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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벼르고 벼르던 만두를 빚었다...김장김치가 익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드디어.. 올해는 하기 싫은 김장을 겨우겨우 했드랬는데 그래서 김치가 맛없을 거라고 별 기대도 안했는데 익은 김치를 먹어보니 오~ 생각보다 김치가 맛있는거다. 이게 웬일이야?? 하면서 만두를 빚기로 결심!

나는 음식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다른일에 비해서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편이다. 이상하게 음식을 만들때는 밍기적 거리거나 별다른 갈등을 하지 않고 생각한 즉시 하게 된다. 굶지 않고 살 팔자인가보다 라고 스스로 진단하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결론에까지 다다른다. 사실, 다른 일들은 엄청 게을러 빠져서 완성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엄청 느려서 늘 욕먹기 십상인데 말이다(사실, 지금은 빨래도 일주일 넘게 안하고 개기고 있는 중..ㅠㅠ).

오랜만에(몇년만) 빚는 만두라서 레시피를 잘 기억 못하거나 버벅 거릴줄 알았는데 역시나 숨은 실력은 도망가지 않는구나..ㅋ 근데, 만두는 먹고 싶은 충동이나 먹을때 누리는 행복감 위해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이번에 다시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김치를 잘게 다지고 숙주를 삶아서 잘게 썰고...여기까지는 좋다. 이어서 다져놓은것들을 베보자기에 넣고 죽을 힘들 다해서 꼭 짜야 한다.

한가지 재료도 아니고 서너가지 재료를 한번에 한가지씩 보자기에 넣고 짜야 하는데 짤때 드는 힘이 장난이 아니다. 어찌나 힘이 드는지...그런데도 완성되었을때 그 맛을 위해 손목에 불끈 튀어 나오는 실핏줄에는 아랑곳없다(얼마나 만두가 먹고 싶었으면...). 오로지 완성된 작품을 위하여~!



만두 속을 다 만들고 나서 시식용으로 몇개를 우선 빚어서 끓는 물에 익혀 먹어 보았다. 우와~! '작품'이 따로 없다고 할만큼 정말 훌륭한 맛이다. 모양은 물론이고.. (어떤 요리든지 나는 내가 만든 요리에는 너무 후한 점수를 주는것 같다. 물론 먹어본 사람들도 맛있다고는 하지만...립서비스일 가능성도 있겠고) 시식이 끝난후 부터는 열심히 빚었다. 근데, 혼자 빚기는 조금 심심하다. 같이 빚을 사람(을 찾았지만 없다.. )이 있으면 걸쭉한 임담까지 만두속으로 삼아 더욱 맛있는 만두가 되었을텐데...그러다가 희여이가 나왔다. 같이 빚겠다고.. 나중에 만두를 다 빚고 나서 만둣국을 끓여 주었더니 먹으면서 하는 말, "내가 만든 만두가 제일 맛있네!" 쩝~ (너도 나를 닮은거냐? 자기가 만든 요리를 자기가 맛있다고 하는거보니..ㅎ)

후다닥 먹고 나서 나머지 만두는 냉동실에 넣어서 얼려두었다. 라면 끓여 먹을때 넣어 먹거나 누군가 방문하면 자랑(?)삼아 만둣국을 끓여서 내 놓아야지, 하면서...그리고 나머지는 다가올 설에 떡만둣국을 끓여 차례 지낼때 쓸거다(그때까지 남아 있으려나??).

마침 오늘은 친구가 방문했다. 기다렸다는듯이 떡만둣국을 끓여서 내 놓았는데 하는 말, "이 속, 이걸 어쩜 이렇게 꽉 짰니? 정말 대단하다.."라고..히히. 그럼 그렇지! 사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달콤하고 행복한 요리의 맛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하는 노고가 정말이지 만만치 않다는걸 누군가 알아 주는건 참 행복한 순간이다. 그래서 그 힘듦을 다 잊고 다음에 또 만들기도 하지만... 그런데 만두빚기는 정말 너무 힘이 들어서 아무리 칭찬을 해주고 맛있다고 한들 또 만들고 싶지는 않다. 서서히 기력이 딸리고 있다는게 실감 나기도 하는 그런 나이테에 들어서서 인지도 모르겠고...풉~!

 

 

** 사진이 없어서 아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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