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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처음, 아니다...두번째로 염색을 했다.
첫번째는 컬러 염색이었는데 이번엔 흰머리 커버용 염색이다..
컬러 염색때는 흥분하면서 되게 좋아했던 기억이 나는데
흰머리 커버용 염색을 할때는 기분이 묘했다...
이 나이에 벌써 흰머리가 이렇게 많아 질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그걸 덮어 준다고 염색을 하게 될줄이야...그리고 '늙음'이란 단어와 친해져야 한다는게
왜 그렇게 서글프기만 하던지...
사실, 염색을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희연이가 하도 펌을 하고 싶다고 하기에 해주려고 동생네 미용실에 갔는데
동생이 언니 머리가 너무 하얗다고 하면서 애는 펌 시켜주고 나는 염색이나 하란다..ㅠㅠ
그래서 얼떨결에 하기는 했는데 사실, 그동안 흰머리가 엄청 많아진건 사실이다.
애써 덮어 보려고 해도 겉으로 자꾸 돌출되는 그 흰머리는 거의 머리의 반을 덮을 지경있으니까..
희연이는 나보고 흰머리가 많아서 다른 엄마들보다 늙어 보인다고까지 했었다..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먹어 안할 수 없게 된 염색..
다른 엄마들보다 늙어 보여서 기분이 별로 라는걸 모르는 눈치 없는 엄마(는 되기
싫어던 모양인가??)...
하튼, 이래저래 염색을 하고 나니 한결 기분은 가벼워 졌지만...
희연이도 젊어 보인다고 좋아라 하고...
자기 펌은 더더욱 맘에 든다고 입이 찢어진다..ㅎㅎ
그러나, 나는 걱정이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염색을 해주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예전엔 염색할 생각하면서 차라리 그 돈으로 술이나 퍼마시겠다고
작심했던 적이 있었는데...이젠 정말로 술은 못마시고 염색을 해줘야 하다뉘...
그리고 이제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서만 고민했었지 '늙음의 징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것 같다.
신체 어느 부분에서도 그딴걸 느끼지 못하기도 했지만 오만하게도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걸 애써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언제나 내 마음속 나이는 20대 초중반이니까!
마음속 나이 대로 살다보니 철없다고 욕먹을때도 많았지만
이왕이면 마음이라도 젊어야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도 국경없이
친해 질 수 있는거 아닌가?? ^^
언제나 삶을 '오만함'자체로 살고 있어서 문제가 있기는하다...
그래도 여전히 내게 '늙음'이라는 단어는 와닿지가 않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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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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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말걸기 정수리에 허연 머리칼이 길게 솟아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란 적 있음.음... 술보다는 희연이한테 '젊은 엄마' 소리 듣는 게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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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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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우리 나이가 그런때이군...ㅠㅠ 근데 난 한두개가 아니라서 말이지..글고, 앞으론 술먹을 돈으로 염색해야 할 판이라니깐!! ㅎ(본문에도 그렇게 써있음..)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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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번은 씁슬하지만 계속하다보면 또 그러려니 해지던데요.어머니 닮아서 30대 초반부터 흰머리가 생기더니 중반되니까 꽤 허옇게 되더군요. 70대 부모님 앞에서 허연 머리 보이는 게 거시기 해서 이따금씩 염색하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합니다. 그러다가도 가끔씩 우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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