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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님의 [집안일] 에 관련된 글.
그리고 어제 한겨레 신문 기사(여자여, 살림을 놓고 책을 들자)에 관련된 글.
집안일 이라는게 정말 해도해도 끝이 없다는 말은 그 일을 해본 사람만이 안다..
허구헛날 밥해먹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어디 그것 뿐이랴...
계절 바뀌면 커텐 같은것도 한번씩 빨아줘야 하고, 이불은 또 오죽하겠냐마는...
매번 반복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력이 붙을만 한데도
나는 그 일들을 할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어느 누군가 이 일들을 대신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또는
안하고 대충 살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겨우 나름대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어차피 매일 해도 티도 안나는 그것들을 내비두고(대충대충 하고)
차라리 그 시간에 좀 더 유용한 내일을 하자!는 모드로 바뀌어
좀 지저분한 가스레인지 주변도 본체 만체, 설거지는 하루에 한번만(모았다가),
청소는 걸레질 안하고 대충 청소기로 밀고(걸레질은 이삼일에 한번만),
빨래도 정 입을것이 없을때만 빨고, 다림질은 웬만하면 하지 않고 그냥 입고...
등등...
이렇게 바꾸기로 한거다.
사실, 나는 아주 사소하고 불필요한 부분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라
가스레인지 주변에 기름기 뭍은거하고, 씽크대에 물기 뭍어 있는거 보면
신경질이 팍팍 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그딴것에 매일 신경 쓰고 살다간 밖에 나가 있다가도 조금 더 일찍
집에와서 해야 할 일들이 생각 나기 때문에 도무지 마음 편히 무엇을 할 수
없게 된다.
지저분한 그것들이 눈에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생까고 놀 수 있는 뻔뻔함이 점점 몸에 익숙해 지고 있다.
사실, 나도 저 신문기사에서 말한대로 책 같은거 볼려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된다.
집에서는 아무래도 사사건건 눈에 거슬려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건
명백한 사실이니깐....
거기다가 나는 특히나 집에서는 책을 못보는(집중이 안됨) 스타일...
소설책을 읽더라도 도서관에 가서 보는게 훨~ 잘 읽혀지고 마음이 편하다는 사실..
기사에서 말한대로 집을 나가면 모두가 도서관이 되는게 맞는 말이기도 하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읽는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좋은 도서관이고..
아침에 화장실에서 볼일보며 읽는 신문이 머리에 쏙쏙 들어 오는 이유도
그곳이 도서관이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내가 보기에 이 같은 문제는
전업주부의 경우에 모든 동력을 '집안일'에만 쏟는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동 때문에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빼앗긴다면
이것 또한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다 줄것이냐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밀린 빨래와 설거지를 개수대에 담궈둔채
밖으로 나간다.. 그곳이 어디가 됐든, 내가 책을 볼 수 있고
집안일과 조금 멀어 져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굳이 '양심'같은것에 찔릴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지금도 내 머릿속에는 담가야 할 김치, 만들어야 할 반찬 생각들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나는 뻔뻔 스럽게 집을 나간다..
먹는거, 입는거 대충해도 머릿속을 채울수 있고 정신건강에 유용한거면
그야말로 제대로 사는 삶이 아닌가라는 '확신'을 가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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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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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마지막 말쌈이 고민입니다. 그 역_그니까 먹는거입는거랑 머리속채우는거랑_이라면? 증말 고민되네요.부가 정보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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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스럽게 집을 나간다.' 저는 매일 하고 있는 행위입니다. ㅜㅜ부가 정보
Scan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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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그것들이 더이상 눈에 거슬리지 않는 경지에 오르시면 될 듯..ㅎㅎ부가 정보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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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게 눈에 거슬리는 강박과 그걸 해결하지 못하는 게으름, 두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는 말걸기에게는 나름 괴로움이 있지... ㅎㅎㅎ부가 정보
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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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뭐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갑갑한 사람이 하게 돼 있는 거거든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