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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올해는 예상치 않게 눈도 많이 이른시기에 왔고, 날씨도 엄청 춥다.

작년 같으면 12월초에 이렇게 추운 날씨는 예상도 못했고,

눈구경도 쉽지 않았을텐데...

 

나는 날씨가 추워지기가 무섭게 몸을 한껏 움츠렸다.

작년에 추운 날씨를 헤치며 가정방문을 했던 기억이 솔솔 떠오르는게

너무 끔찍했던 나머지 이렇게 공부 한다는 핑계대고 따뜻한곳만 누리면서

지내는게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올 마지막 산행인 역사와 산 산행에 선뜻 가고픈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 하고 누워서 책을 보는 재미도

재미 거니와, 이 추운날 겨울산을 간다는게 그다지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일단은 마지막 산행이고 하니 가야 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발견.

거기다 집에서 가까운 강변 터미널로 버스가 온다고 하지 않던가!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겠다 싶어 부랴부랴 내복도 꺼내놓고 지난 소백산 갈때

썼던 장갑이랑 옷가지를 준비 했다.

만나기로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사람들은 좀체 보이지 않았다.

추운 아침에 벌벌 떨며(30분이나 일찍 나갔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다가

겨우 산행버스를 발견해서는 올라 탔다.

그런데 이걸 웬걸~ 사람들이 너무 없는거다.  1년의 마지막 산행이고, 거기다

오늘은 송년회도 겸해서 있다고 한것 같은데 사람들이 이렇게 안올줄이야...

조금은 실망까지 해가며, 버스를 타고 삼십여분 달렸다.

 

산행지는 경기도 남양주군 와부읍에 있는 '예봉산'이다.

오르기 시작할 때부터 평탄한 아스팔트 길이 나오고, 재미 없겠다 싶었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눈이 밟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서울엔 지난번에 온 눈이 거의 다 녹아 없어 졌는데 산에 오니

아직도 이렇게 눈이 있고, 거기다 뽀드득 소리까지 내면서 밟을 수 있다니..

기분이 상쾌하다.  미끌어질듯 말듯한 스릴감도 재미있고...

 

예봉산은 특별한 경치라고 할만한건 없었다.

오르는 동안 내내 너무 추워서 고생한것 밖에는 별다른 기억도 없다.

그리곤 다시 결심한다. 겨울산은 왠만하면 가지 않기로...

그러면서 계속 올초 소백산가면서 떨었던 기억이 떠오르더라.

그 추위에 뭘 본다고 올라 간건지...그래도 산오리랑 오타랑 간것은

특별히 재미 있었고, 기억할만 했지만..

 

살을 애는듯이 추운 겨울산은 이제 좀 피하고 싶다.

나이 때문인지, 뭣때문인지 웬만한 고생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젊었을때 처럼 뭔가에 의욕이 솟구치지 않는것도 그렇고 생동감을 잃어가는

삶에게서 기대가 없어지는것도 점점 두려워 진다.

 

탁구공처럼 통통 튈때가 그래도 사는 재미는 있었는뎅...

추운건 진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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