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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노동] 현대차비정규직, 다시 문제는 지도력이다-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성웅 부지회장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1/04/08 22:59
  • 수정일
    2011/04/08 23:04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통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불어나기 시작한 조합원 수는 그 속도만큼이나 큰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자본은 계속 법을 지키지 않았고 복직도 정규직화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투쟁은 길어졌다. 공장점거파업 이후 정규직노조의 말에 순순히 따르지 않은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에게 대량징계와 해고폭풍이 휩쓸었다.
이러한 가운데 사측과 유착한 한 집행부 임원이 간부들의 조합비 유용 등 비리사건을 ‘적절한’ 시점에 폭로하면서 비정규직지회의 조직력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집행부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으나 지도력의 공백이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현재 각 공장별·사업부별로 선전전 및 집회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하나로 모이지 못한 채 각자 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여전히 현대자동차지부 눈치를 보며 방관하고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지부’)는 자기 말에 따르라며 협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관리자들이 노조를 탈퇴하라며 회유하거나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하다. 물량싸움도 여전해 보수적인 정규직 대의원들이 자기 선거구의 조합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은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대량징계는 아산공장으로 확산되었고 전주공장에도 징계가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조직력의 붕괴는 단순히 ‘징계’와 ‘비리사건’ 때문이 아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어떤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해 온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성웅 부지회장이 기로에 서 있는 이 투쟁이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기고해 주셨다.
첫 번째 글은 1공장점거투쟁을 중심으로 현대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대한 평가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글에서는 집행부 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현대차비정규직 투쟁을 전진시키기 위한 방향과 제언이 담겨있다.
기고글은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 [편집자주]

 

 

노동자민주주의는 노동자계급을 단결시키고 그들의 창조적 열정과 계급적 태도, 단호한 직접행동을 담는 노동자계급의 대중운동이며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활력을 대의기구로 제도화하지 않는 노동자계급의 영속적인 자기결정운동이다.
풍부한 대화와 토론, 비판적 활력 속에서만 노동자민주주의는 생존할 수 있고 노동자민주주의를 통해서만 자본의 유연화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창조적 열정과 직접행동이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좀더 인간적이고 보다 민주적이며 더욱 문화적인 지도력의 구성,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지도력의 구성을 의미한다.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지도력의 구성은 곧 혁명정당 건설로 요약된다.
차이 속에서 소통을 확장하고 협력을 생산하는 힘을 성장시키는 비판적이고 문화적인 노동자계급의 역량만이 관료주의를 넘어설 수 있고 이경훈 집행부의 파업파괴행위에 맞서 싸울 수 있다. 비판적이고 문화적인 노동자계급의 역량을 구성하는 힘이 바로 노동자민주주의이며 현대차비정규직 공장점거파업투쟁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이미 “새로운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정규직과 경쟁하고 동료와 경쟁하고 심지어 동지와 경쟁했던 과거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아니다. 현대차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자본의 탄압 속에서 태어났고 성장한, 이제는 자본이 두려워하는 새로운 사람들이다.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치떨리는 경쟁의 시간과 단절했고 비정규직노동자들도 단결할 수 있고 공장을 멈출 수 있으며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졌던 그 감동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은 1공장점거파업을 사수하고 2공장, 3공장으로 파업을 확대하기 위해 맞아도 맞아도 투쟁의 현장으로 돌아왔으며 병원에 누워서라도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던 위대한 용기와 직접행동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동지들의 따뜻한 손을 기억해야 한다. 마주 잡은 따뜻한 손으로 함께 꿈꿨던 희망을,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족들까지 “동지라는 말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 하지 않았는가? 동지들은 모든 것들을 변화시켰다. 동지라는 말이 포괄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 현대차비정규직 공장점거파업은 지금 이 곳에 존재했던 “우리들의 꼬뮨”이었다.
문제는 이 꼬뮨의 생존기간이 대단히 짧았다는데 있다. 다시 문제는 지도력의 문제다. 개량주의로는 개량주의를 비판할 수 없고 조합주의로는 조합주의를 넘어서지 못한다. 평조합원들의 노동자민주주의와 쟁대위의 조합주의적 지도력은 공장점거파업 기간 내내 불안정한 동거를 유지했고 공장점거파업의 해제와 현대차비정규직 특별교섭으로의 퇴행은 조합주의적 지도력이 평조합원들의 노동자민주주의를 배제시킨 결과물이었다.
현대차 자본은 공장점거파업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평조합원들의 노동자민주주의는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무기를 결여하고 있었다. 즉 자신의 투쟁하는 지도부를 건설하지 못했다.

 

 

△ 출처 : 참세상

 

평가토론의 부재와 평조합원 배제

특별교섭과 평화교섭 기간은 지회 내부의 동요와 분열을 조직하고 두려움을 생산하는 자본의 시간이었다. 현대차는 농성장을 해제하자마자 3공장 57명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체포영장 발부자들을 확대했으며 징계위를 소집했다. 손배가압류를 자행했다. 비정규직 특별교섭은 조직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자본의 무기였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투쟁을 지속하고 유지하기 위한 체력이 고갈됐고 끊임없이 동요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백기투항 할 수도 없었다. 여전히 평조합원들의 정규직화 투쟁에 대한 열망과 직접행동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조합원들은 화·수·목 출근투쟁, 중·야식선전전, 수요본관집회, 조합원 교육에 60%이상이 참여하고 있었고 정규직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조직했다.
그러나 평조합원들에게도 약점은 존재했다. 조합주의적 지도력을 대체하지 못하고 여전히 조합주의적 지도력에 의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이상수 지회장을 넘어설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평조합원들은 자신들이 건설한 노동자민주주의의 힘을 확신하지 못했고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지도력은 하나의 명령이 아니다. 지도력은 조합원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풍부한 비판과 토론을 조직함으로써 협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평조합원들의 계급적 활력과 노동자민주주의를 보존하고 그들을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는 것은 흔들리는 지도부를 쑤신다고 해서, 상황과 전술로 강제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차비정규직 공장점거파업을 통해 배웠듯이 집단적으로 모이고 비판과 토론을 조직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면서 오류를 극복하는 방법을 정식화하고 함께 결정하고 공동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 집단적인 토론과 결정의 과정 속에서 새로운 투쟁의 주체가 성장하는 것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집단적인 토론을 조직할 의지가 없었다. 오히려 집단적인 토론이 생산적인 토론과 결의보다는 서로를 비난하고 물어뜯는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이것은 지도부 스스로의 동요를 조합원들에게 손쉽게 전가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집단적인 투쟁 평가 작업은 삭제됐고 2차전술의 D-DAY를 잡고 참가인원을 소집해 상황과 전술일정을 잡는 것으로 대체됐다.
D-DAY는 평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토론과 공동결정으로부터 분리돼 있었다. 지도부가 수배상태이고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점을 고려할 수 있고 또한 D-DAY가 현대차자본이 설치한 평화교섭 기간이라는 통제장치를 파괴하고 평조합원들의 활력을 소집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더라도 D-DAY의 오류는 평조합원들이 건설한 노동자민주주의를 배제시켰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을 D-DAY의 주체로 세우는 것은 자신들의 25일 동안의 파업투쟁에 대한 집단적인 평가작업과 결합해야 하고 노동자민주주의를 회복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8대요구안을 4대의제로 축소한 문제, 직접교섭이 아니라 지회의 독자성을 훼손하면서 3주체 논의에 참가한 교섭문제, 연대동지들에 대한 태도와 외부세력이데올로기, 쟁대위원들과 현장간부들의 동요를 강제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 이 전체 과정에서 등장했던 평조합원들의 노동자민주주의에 대한 평가와 오류를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들과 수단들을 구체화하는 집단적인 노력이야말로 평조합원들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방법이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평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힘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즉 집단적인 힘을 배제하고 소수의 결의결사한 동지들을 소집하는데 시간을 낭비함으로써 하락하는 투쟁동력을 방어하지 못했다.
소수의 결의한 동지들도 평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힘으로 지지되지 않으면 쉽게 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D-DAY는 집행될 수 없었고 오히려 지회 임원들의 자본과의 유착관계가 폭로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설 휴가 전부터 회자됐던 자본과의 유착관계와 조합비 유용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D-DAY를 조직하는 것에 집착하고 이 투쟁으로 상황을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내부의 약점이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설령 투쟁의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내부의 약점을 치유하지 않는 한 투쟁은 단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었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 출처 : 울산노동뉴스


비정규직 독자성 상실, 조합주의로의 경도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지난 1월 평화교섭 기간에 갇혀 투쟁으로 전진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백기투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동요했다. 이 동요를 끊어낸 것은 스스로의 결단이 아니라 1월25일 제출된 현대차노사합의안이었다. 현대차노사합의안은 지도부 30여명의 해고를 포함하고 있었고 집단소송 포기와 공정별·직무별 대표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너무나 정당하게 “현대차노사합의안은 비정규직 조합원 다 죽이는 안”이라고 규정하고 2월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8대요구안 쟁취 2차파업”을 결의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조계사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전 임원들은 현대기아차본사 광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월14일 쟁대위를 소집해 "4대의제와 관련된 교섭에 더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2월17일 5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파업출정식을 통해 8대요구안 쟁취 2차 파업을 공식화했다. 21일에는 부당징계에 맞선 4시간 부분파업도 조직했다.
그러나 2월21일 4시간 부분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지회 임원들의 조합비 유용 사실을 담은 유인물을 현장에 배포하고 곧바로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는 파업에 참가한 평조합원들까지 포함하는 무차별 대량징계를 자행했다. 각 공장 대표들, 대의원들, 현장위원들은 해고되거나 정직자로 현장 밖으로 내쫓기고 현장간부들이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평조합원들에게 조끼를 벗도록 협박하고 “쓸래, 나갈래”라는 대단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노조활동포기각서와 노조탈퇴를 강요했다.
현장은 가장 기본적인 노조활동조차 보장되지 않는 병영과 같은 통제가 강화됐고 평조합원들과 노조간부들의 분리가 완성됐다. 현대차는 내부 흔들기와 폭력적인 장계탄압을 효과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불법파견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동력을 진압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임원들의 조합비 유용건은 임원 각 개인들의 실수가 아니라 현대차지부의 대리교섭에 의해 훈육된 조합주의적 활동의 결과물이다. 노동조합의 현장활동은 부재했고 지회 임원들은 조합원들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비에 대해 너무나 손쉽게 손을 댔던 것이다.
지회 독자성의 유실과 대리교섭에의 거주, 현장활동의 부재는 부패하고 타락한 대공장 정규직 조합주의를 너무나 빠르게 배우는 늪지였다. 술과 사행성 오락, 도박과 성매매는 부패하고 타락한 대공장 조합주의적 활동의 형식이었고 자본의 매수의 방식이었다. 자본은 밥 한 끼에 정보를 수집하고 술 한 잔에 회유하며 도박과 성매매를 통해 영혼을 타락시킨다. 그리고 투쟁의 결정적 국면마다 도덕적 문제, 비리문제를 폭로하면서 투쟁을 파괴해왔다.
수많은 끈으로 연결된 자본과의 유착관계를 끊어내고 “노조의 독자성”을 회복하지 않는 한, 투쟁의 전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임원들의 조합비 유용 사건은 가르쳐주고 있다.

 

공개적·집단적 토론 통해 지도력 구성해야

그렇기 때문에 불법파견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새로운 지도력을 구성하는 것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임원 몇 명 뽑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회복하는 문제, “모든 시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8대요구안을 사수하는 문제, 현대차지부에 의한 대리교섭이 아니라 현대차와의 직접교섭을 쟁취하는 문제, 평조합원들의 직접민주주의를 건설하는 문제는 한 명의 뛰어난 지도자의 잘 짜여진 계획에 의해서가 아니라 징계자들과 평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집단적인 토론과 논쟁의 결과이어야 하고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불법파견철폐, 정규직화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정치환경은 대단히 반동적이고 폭력적이다. 현대차는 징계탄압과 무력으로 투쟁동력을 진압하고 있고 현대차지부는 4월 가이드라인(정규직 임단협 전에 비정규직 특별교섭 마무리)을 제출하고 비정규직지회를 무장해제하려 하고 있다.
이미 대규모 징계가 강행됐기 때문에 4대의제 관련 교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남아 있는 문제는 해고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만 남아 있다. 교섭에 들어가는 순간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임원들은 가장 앞장 서 투쟁했던 해고자들을 청산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고 지회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폭력적으로 진압될 수밖에 없는 힘의 관계 속에 있다.
누가 임원으로 선출되더라도 현대차와 현대차지부의 폭력적인 진압 앞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 객관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는 것은 징계자들 전체의 치열한 집단적인 토론과 논쟁을 통해 집행부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공동결정하고 임원들을 통제할 수 있는 집단적인 힘(공동책임)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집행부 선거과정은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투쟁의 목표를 분명하게 결정하고 “4대의제와 관련된 교섭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쟁대위 방침을 재확인하며 현대차지부의 대리교섭이 아니라 8대요구안 쟁취를 위한 현대차와의 직접교섭 방침을 결정하는 집단적인 토론과 논쟁의 과정이어야 한다.
이 집단적인 토론과 논쟁 과정은 2차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집행부의 임무와 역할에 적합한 주체를 구성하는 수단이며 공동결정과 책임 속에서 지도력의 안정성을 갖추는 방법이기도 하다.

 

 

△ 현대차비정규직 조합원총회 (출처 : 울산노동뉴스)


2차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지도력을 건설하는 과정은 자본의 탄압을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개량주의자들 노사협조주의자들 조합주의자들과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 공장점거파업 과정과 점거해제 이후에 지회 내부의 경향들은 분화되고 있다. 불법파견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지도력을 건설하는 문제, 임원선거는 이 경향과 경향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경향과 경향의 대립이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어 있고 후보군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층중심의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선거준비는 임원후보군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평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힘을 구성하는 것을 배제한다.
따라서 임원 선거는 징계자 전체와 평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집단적인 토론을 조직하는 방식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 집단적인 토론을 통해 현시기 지도력의 성격, 임무와 역할에 대해 견해를 제출하고 공개적으로 논쟁을 조직해야 한다. 집행부의 성격과 임무와 역할을 둘러싼 경향과 경향의 공개적인 논쟁은 평조합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고 계급적 태도를 수립하도록 도울 수 있다. 평조합원들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리에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과 능력이 있다.
평조합원들은 자본의 폭력적인 탄압을 견디면서도 4대의제를 쓰레기 안이라고 규정하며 계급적 태도를 수립했고 1공장점거파업을 사수하기 위해 폭력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도 생산타격투쟁을 제안하고 결정하고 집행했다. 그리고 지금 평조합원들은 지도력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다시 한 번 투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평조합원은 비록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내 곁에 현장간부들이 없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조끼를 벗었지만 노조탈퇴를 거부하고 있고 벗은 조끼를 잘 개어 사물함에 보관하고 있다. 언제든지 다시 투쟁조끼를 입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평조합원들이 다시 투쟁조끼를 입는 날은 고통 없이 오지 않을 것이다. 내부혼란을 견디며 논쟁의 시간을 거쳐가야 한다. 충분히 고통스러워야 하고 구체적으로 사유해야 하며 자신의 계급적 태도를 취하고 결단해야 한다. 체념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불신과 분열을 넘어 그들이 다시 잡은 깃발은 조합주의도 아니고 개량주의도 아니며 평조합원들이 건설했던 노동자민주주의의 또 다른 이름인 혁명적 사회주의일 것이다. 지금 계급투쟁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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