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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만난 시진핑 “남북정상회담·북미대화 지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3/13 09:28
  • 수정일
    2018/03/13 09: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 대통령, 시 주석에 “국빈 방한 정중히 요청”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03-12 20:41:33
수정 2018-03-12 2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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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사단의 북한 지도자 김정은 및 트럼프 미 대통령 방문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한국 특사단의 북한 지도자 김정은 및 트럼프 미 대통령 방문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2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과 입장을 같이 하며 앞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부터 35분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면담 자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과 미국을 방문한 결과를 설명 듣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실장은 시 주석에게 “19차 당대회 성공에 이어 양회가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어 중국의 꿈이 조기에 성취되기를 기원한다. 지난해 국빈 방문했을 때 환대해준 점에 사의를 표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조기에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해주길 바란다. 정중히 초청한다”고 밝혔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화해협력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점을 적극 지지한다”며 “북미대화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북미간에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축하한다”며 “특히 남북단일팀의 구성과 공동입장은 남북관계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또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 두번째)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등 한국 대표단을 맞아 인민대회당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 실장 맞은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있고 정 실장 옆에는 노영민 주중 대사가 보인다.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 두번째)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등 한국 대표단을 맞아 인민대회당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 실장 맞은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있고 정 실장 옆에는 노영민 주중 대사가 보인다.ⓒ시진핑

정 실장은 시 주석과의 면담을 마친 뒤 왕위 외교부장과 만찬을 가졌다.

정 실장은 시 주석과의 면담에 앞서 조어대에서 낮 12시15분부터 3시간 동안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 및 오찬을 갖기도 했다.

양 국무위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개선,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정의용) 안보실장을 중국에 보내 관련 상황을 통보하도록 했으며 이는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 정세의 적극적인 변화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올바른 궤도로 복귀시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의 방향에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 국무위원은 “각국이 정치적·외교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을 견지할 수 있다면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바라는 방향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실장은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목표 달성에 있어서 진전이 있는 것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기여와 역할에 힘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특히 비핵화 목표의 평화적 달성 원칙을 견지해온 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 정부는 남북 간의 문제는 남북 당사자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11일 귀국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11일 귀국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료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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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만에 온 평화기회, 촛불로 지키고 키워야"

50여 평화단체,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3.24평화촛불' 참가 호소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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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17: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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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오른쪽 두번째)와 원불교성주성지비상대책위원회 박명은 교무(맨 오른쪽) 등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4일 저녁 6시 광화문 평화촛불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제 우리는 남북 당국이 천신만고 끝에 이끌어낸 합의를 확고하고 충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평화와 통일의 촛불이 됩시다. 3월 24일(토)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촛불이 통일이고 평화이며, 희망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우리의 희망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이어 지난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함으로써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두달 앞으로 가시화된 가운데 분단 70년 동안 늘 위태로웠던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키워야 한다는 제안이 힘을 얻고 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인근 미국 대사관 건너편에서 진행된 '3.24 평화촛불 참여 호소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동시 실천, 그리고 북미 수교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이뤄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3월 24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하고 한미 군사연습과 북의 핵·미사일 실험중단,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평화촛불'을 개최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평통사와 주권자전국회의,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52개 단체와 개인들이 '3.24 평화촛불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회 준비를 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속속 평화촛불에 합류하고 있다.

문 신부는 "지난 70여 년 동안 분단과 정전체제 속에서 남과북, 북미간 불신과 대결은 켜켜이 쌓여 있고 그렇게 때문에 앞으로도 수많은 곡절과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며, "우리는 남북·미 당국이 결코 이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자주통일의 길을 가도록, 한편으로는 뒷받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일은 그 누구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촛불로 그 강고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나가고 있다. 평화도 이 땅의 주인인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분단 79년만에 찾아 온 평화기회를 지키고 키우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스스로 평화의 촛불이 되어야 한다며, 3.24 평화촛불 참여를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3.6 남북합의'에 이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합의되었다. 이로써 남북관계 회복과 발전의 확고한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이뤄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이번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적폐청산 차원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충실한 이행 확인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와 상생의 확고한 이정표 제시 △한미연합연습 등 대북제재 압박 중단 △북미협상에서 평화와 통일 원칙에 부합하는 성실한 중재자, 조정자 역할 수행에 충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의지 표명 △대화 중 추가 핵 및 미사일 실험 중지 △남에 대한 핵 및 재래식 무기 사용 금지 등 '3.6 남측 특사단과의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매개로 미국을 견인하기 위한 주동적 조치를 취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의 전향적 조치에 상응하여 먼저 대북 적대정책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인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공격성과 규모,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신뢰구축을 위해 대북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나아가 북이 한반도 비핵화 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군사위협 해소와 체재안전 보장을 위해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등 대북 적대정책 폐기를 법적, 제도적으로 담보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한 방안은 북의 한반도 비핵화와 연동하여 평화협정을 실현하면 북미는 안보우려를 함께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바라는 시민사회단체, 종교, 정당을 비롯한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3월 24일 광화문으로 모여 평화의 촛불을 들자. 해외의 평화세력들은 각국에서 함께 평화의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변희용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평화협정과 상호불가침조약을 통해 70년 이상 지속되어온 한반도 전쟁위기가 완전히 종식되는 소중한 기회를 위해 공공운수노동자들은 3.24 평화촛불에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박명은 교무는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여는 평화기도회는 세상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평화가 되길 바라는 참가자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3.24 평화촛불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평화를 위해 세상의 희망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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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MB에게 꼭 물어야 할 '죗값'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10년간의 거짓말에 맞선 김정욱 교수

18.03.13 07:49l최종 업데이트 18.03.13 07:49l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월 트리플크라운데이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월 트리플크라운데이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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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트리플 크라운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2007년 대선 승리일인 12월 19일을 기념한 날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그를 쫓아가면서 기자들이 물었다.  

- 오늘은 특별하게 한 말씀 해주시죠.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민들은 '다스는 누구 것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건 나한테 물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허-허-."

핵심 질문은 피했고, 부담스러운 질문에는 웃었다. 이런 이명박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다스 관련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개월 전과는 달리 '다스는 당신 것이냐'는 검찰의 날 선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드러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측근의 증언과 증거 앞에서 나라 걱정하면서 웃을 수 없다.    
  
그의 범죄 혐의는 다스를 비롯해 20여 개에 이른다. 범죄 백화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이다. 이번에 수사를 받을 100억대 뇌물 혐의와는 격이 다르다. 세금 22조 원을 낭비했고, 강도 망쳤다. 지금도 매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혈세를 4대강 사업 유지 보수비용으로 쓰고 있다.  

수많은 탈법과 편법 사실도 드러났다. 박근혜 정권 시절의 감사원도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턴키 공사 입찰 때 불법 담합했던 건설 재벌에게 천 억대 과징금을 물렸지만,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지금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을 감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로 이어진다면 불법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10년 전] 미국 운하를 가다
 

 미국 크레이터 뉴올리언스 다리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미국 크레이터 뉴올리언스 다리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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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는 10년 전 대통령 후보자 시절에 "다스는 큰 형과 처남의 회사다" "내가 다스 소유주? 그건 네거티브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2007년 대선 직전에 이 주장에 면죄부를 줬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그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10년 뒤 검찰은 당시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혐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떤 결론을 내릴까?     

10년 전,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증폭됐을 때 그가 했던 또 다른 거짓말은 한반도대운하(경부운하) 공약이었다. 검찰 출두를 앞둔 그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 든 이유는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거짓말에 대해 책임을 물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거짓말에서 끝난 게 아니라 막대한 세금을 낭비했다. 거짓말에 빌붙어 호가호위했던 4대강 부역자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씨는 경부운하 공약을 반대하는 70% 이상의 국민들을 향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운하 선진국을 봐라... 나에게는 10년 동안 운하를 연구한 100명의 학자가 있다."

유력 대선 후보의 제1 공약이자 국운융성 프로젝트였기에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사업을 밀어붙일 공산이 컸다. <오마이뉴스>는 생태지평연구소와 함께 독일과 네덜란드 운하를 취재한 데 이어 2008년 3월,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은 이 전 대통령이 자기 공약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던 "운하 선진국" 중의 하나였다.   

[국운융성?] 시속 10km 운하로는 불가능한 이야기 

당시 미국 운하를 취재하면서 도달한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운하는 역사박물관에 있었다.' 아래 한 장의 도표만 보아도 운하 1단계 사업인 4대강 사업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미국운하하의 쇠락을 보여주는 도표.
▲  미국운하하의 쇠락을 보여주는 도표.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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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운하는 도표의 시작점인 1980년대 초 철도와 도로, 항공 운송과 함께 미국 산업을 지탱하는 주요 동력이었다. 그 뒤 운하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7년에 경부운하로 4만 불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이명박씨의 주장은 허구였다. 내륙항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지역표'를 긁어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미국 내륙수운 운송량을 보면 거짓말이었다.  

미시시피강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은 하루에 1~2척뿐이었다. 미국 취재팀은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강인 미시시피강 하구의 뉴올리언스항까지 기차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쭉 뻗은 도로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무섭게 질주했다. 시속 10km 남짓한 운하의 속도로는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멕시코만과 뉴올리언스를 잇는 122km의 MRGO(Mississippi River Gulf Outlet:미스터고) 운하의 비극적 운명도 보았다. 이 운하는 물류운송을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던 카트리나 폭풍해일을 육지로 실어 나르는 통로 역할을 했다. 게다가 환경을 파괴하고 경제성도 없어서 폐쇄를 앞두고 있었다. 

폰차트레인 호수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칼튼 듀프리초(Carton Dufrechou) 대표는 "미스터고 운하는 결단코 지역경제의 발전을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미스터고를 폐쇄하는 데 2500만 불이 소요되고, 복원에 필요한 초기 사업비만 따져보면 운하 건설비의 10배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효과?] '톰소여'호를 타고 확인한 MB 거짓말
 

 미국 세인트루이스 항에서 카지노로 사용되는 크루즈선.
▲  미국 세인트루이스 항에서 카지노로 사용되는 크루즈선.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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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가 내건 경부운하 조감도에는 호화스럽게 치장한 대형 유람선이 떠다녔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조감도에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운하 찬성론자들은 '물류 혁명'을 강조하다가 경부운하를 통한 물류 효과가 별반 없다는 게 밝혀지자, 경제 효과의 70~80%가 관광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주장을 확인하려고 미시시피 강 변에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갔다. 미국 3대 내항 도시였다. 물류 운송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킨 대표적인 곳이었지만 취재팀이 찾아간 항구에는 3척의 대형 유람선만 정박해 있었다. 그중 2개는 수지가 맞지 않아서 선상 카지노로 업종을 바꾼 뒤부터 엔진을 멈췄다. 

취재팀은 그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람선 '톰소여호'를 탔다. 토요일 점심때였다. 객실은 텅 비어 있었다. 유람선에서 내리면서 입구에서 표를 받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관광객은 취재팀을 포함해 총 15명이었다. 승객보다 승무원이 많았다. 승객들이 낸 승선비용을 셈했더니 총 168달러였다. 1시간 동안 17만 원 남짓한 돈을 받고 유람선을 띄운 셈이다.  

문을 닫은 것은 유람선만이 아니었다. 유람선을 타니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았다. 문을 닫은 공장과 창고가 창문이 다 뜯긴 채 방치되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유람선을 타면서 미시시피 강을 떠다니는 단 한 척의 바지선도 볼 수 없었다. 미국 3대 내항 도시라는 명성은 운하의 쇠락과 함께 역사가 되어 있었다. 

[호화 유람선?] 역사박물관에 있다
 

 미국 오하리오-이리 운하의 과거 모습. 노새 3필이 배를 끌고 있다.
▲  미국 오하리오-이리 운하의 과거 모습. 노새 3필이 배를 끌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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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아래쪽에 위치한 쿠야호가 계곡(Cuyahoga Vally) 국립공원으로 갔다. 당시 미국 390여 개의 국립공원 중 9번째로 많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 곳이다. 대표적 명물은 오하이오-이리 운하길(Canalway). 이곳에 가면 이명박 발 호화 유람선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유람선이 없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토지매매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데니스 햄은 이렇게 말했다.

"이 운하는 1825년에 착공해 1848년에 완공됐습니다. 1913년까지 이용했죠.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농산물과 목재·돌 등을 운반하는 데 쓰였는데, 1913년 큰 홍수로 무너지고 난 뒤에는 그대로 놔뒀습니다. 지금은 폐쇄된 상태죠. 철도나 다른 대체 운송 수단이 있는 데 굳이 재건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는 "운하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댐으로 인근 강을 막으니, 그 강 수질이 나빠졌고, 깨끗하지 않은 물을 끌어다 사용하니 운하의 물도 나빴다"면서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질도 아니고 레크리에이션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이 관광명소가 된 것은 '살아있는 운하'가 아니라 '죽은 운하'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명박씨가 말했던 '친환경 운하'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썩은 물이 흐르는 운하를 사실상 폐쇄한 뒤에야 비로소 되살아나고 있는 자연 생태 환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운하를 공원으로 만든 건 '운하 역사관'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이곳에 운하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하려는 겁니다. 지금은 운하 주변의 길을 산책로로 이용합니다."

햄이 이 말을 마치고 건네준 국립공원 홍보물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오하이오-이리 운하는 미국 경제개발의 상징이다."

이명박씨가 좋아할 구절이지만, 100년 전에나 유효했던 말이다. 

[100명의 학자?] 반기를 든 2500여 명의 학자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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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미국 운하를 취재해 현지에서 기사를 쏘아 올릴 때 한국에서는 학자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명박 캠프에 있다는 '10년 동안 운하를 연구해 온 100명의 학자'들이 아니었다. 한반도대운하에 반기를 든 전국교수모임이었다. 전국 대학의 교수들이 학교별로 운하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120여 개에 달하는 대학교로 확산됐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그해 1월에 이 일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는 최초로 성명을 발표한 서울대 교수모임과 그 뒤에 결성된 전국교수모임의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명박씨가 한반도대운하를 통해 물류 혁명을 일으키고, 4만 불 시대를 가져오겠다고 했죠. 독일 라인-마인-도나우 운하를 벤치마킹한다고 했는데, 직접 가봤습니다. 중심이 되는 항구도시가 뉴른베르크인데, 반나절을 그곳에서 보냈어요. 배를 거의 보지 못했고, 트럭 한 대가 지나다닐 수 있는 부둣가에서 노인이 낚시를 하더라고요. 이건 완전히 사기라고 봤지요."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한반도대운하의 허구에 대해 발표를 했다. 아주 짧은 기간에 전국 2500명 이상의 대학 교수들이 성명서에 사인을 했다. 국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광우병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한반도대운하 포기선언을 했다. 그 뒤 4대강 정비 사업만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김 교수는 믿지 않았단다.

"한반도대운하와 4대강 사업의 공사비가 14조 원으로 같았습니다. 운하 터널을 뚫거나 하늘에 다리를 만들어서 한강과 낙동강을 운하로 잇겠다고 말했는데, 4대강 사업 공사비와 어떻게 같을 수 있나요? 운하 갑문 위치와 16개 댐의 위치도 같았습니다. 수심을 6m로 파는 것도 같았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황당한 훈시] "북한에 가서 살아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한반도대운하 TFT를 만들어 제1 공약인 경부운하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학자들이 이제 막 시작하는 기세등등한 권력에 맞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 교수는 전국을 돌면서 200회에 걸쳐 4대강 반대 특강을 했다.     

"초기에는 인신공격이 심했죠. '김정욱 교수는 국책사업마다 반대한다' '하천 관련 논문 한 편도 없는 사람'이라고 욕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4대강 현장 조사를 하러 가면 '북한 도발 옹호하는 4대강 반대 세력 물러나라'는 현수막이 나붙었죠."

이뿐이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측으로부터 교육부 감사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았다. 3~4년 전에 한 강의를 30분 늦게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날 서울대학교 사범대에서 특강을 한 시간과 자기 강의 시간 중 30분이 겹치는 것을 감사 근거자료로 내밀었다.  

"그 뒤부터 외부 특강 보고 양식을 주면서 매번 보고를 하라고 하더군요. 1년 동안 그렇게 하다가 집어치웠죠. 지방 강의 때마다 이상한 사람들이 따라다니더라고요. 나보다 먼저 내 강의장에 와서 '빨갱이' '종북 좌파'라고 떠들었습니다. 내 정보를 누가 알려준 것일까요? 당시 4대강 반대 교수 불법사찰 건이 터졌는데, 국정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섬뜩했죠."

김 교수는 '4대강 사업 위헌‧위법 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을 발족시켜 4대강사업 취소 청구소송을 주도했지만 패소했다. 이때 황당한 일을 경험했단다. 

"항소심 때 변론 피고석에 앉았는데 판사가 훈시를 하더라고요.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북한에 가서 살면 되는 데 왜 여기서 떠드느냐'라면서 30분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그 판사는 자기가 한 말을 밖에 나가서 떠들면 재미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죠. 기분은 나빴지만, 판결에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입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졌죠. 우리에게 북한에 가서 살라고 말하는 판사가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겠어요."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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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판결] 편법과 탈법의 면죄부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그 뒤 사업을 시행하면서 환경정책 기본법 25조에 있는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 국가재정법 38조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했다. 하천법 23조 수자원 장기종합계획 수립, 24조 유역 종합 치수계획의 수립, 25조 하천 기본계획도 건너뛰었다. 환경영향평가도 부실 덩어리였다.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예측하는 게 있습니다. 미국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환경 보호국)에서 만든 EDFC(Environmental Fluid Dynamics Code) 모델을 썼다고 하더군요. 이 모델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1년은 현장 조사를 하고, 취합한 데이터에 기초해 1년 동안 예측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불과 6달 만에 마친 거죠. 

우리가 자료를 전부 확인했는데, EDFC 입력 자료와 출력 자료도 없었습니다. 완전히 거짓말이었죠. 법원은 '부실하지만 그래도 평가는 했다'면서 면죄부를 줬습니다. 이걸 대법원이 인정했으니... 한 마디로 정권의 눈치를 본 웃긴 판결이죠."

김 교수는 4대강 피해자 증언대회 때 들은 덤프트럭 운전자의 이야기도 전해줬다. 

"그는 공사를 하고 매달 돈을 받았는데, 그중에서 절반 가까이 되는 돈을 다음 날 아침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답니다. 제일 말단에서 하청을 받은 사람조차 그렇게 했는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당시 건설사들은 불법 담합을 해서 통상 55%의 낙찰가를 97~98%까지 올렸습니다. 이 돈은 또 어디로 갔을까요?"  

[사기죄?] 세상도 속았다
 

 한반도대운하 포기 선언을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  한반도대운하 포기 선언을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 4대강 다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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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는 4대강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용수 확보와 홍수 조절의 근본책을 마련함은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사업을 모범적인 녹색사업(Global Green New Deal)으로 선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의 생태계를 살린 공로로 유엔으로부터 생물다양성협약 상을 받았고 자이드 국제환경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항의를 하자, 유엔환경계획(UNEP)은 모범적인 녹색사업 선정을 취소했고, 온실가스 줄이는 CDM(청정개발체제)사업으로 신청했던 것도 반려했습니다. 이렇게 세상도 속였던 겁니다."

김정욱 교수는 4대강 사업 이후의 이명박씨의 거짓말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낙동강의 물그릇을 10배 키우면 희석 효과 때문에 수질도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4조 원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만들면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배출량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낙동강 물을 떠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 낙동강 물을 그냥 먹으면 죽습니다. 녹조에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물로 농사를 지으면 안 됩니다. 독성 물질은 물고기의 몸속에도 들어있겠지요. 어민들은 물고기 없는 강을 떠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돈만 낭비했지."

김 교수는 "이탈리아에서는 지진 예측을 잘못한 전문가에게 6년 형을 선고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 때 금전 비리가 밝혀지면 추가로 처벌하면 되겠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 확실하게 드러났기에 지금이라도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2016년 8월,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투명카약으로 탐사에 나서는 모습.
▲  2016년 8월,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투명카약으로 탐사에 나서는 모습.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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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시작된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이제 마침표를 찍기 위해 치닫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4대강 독립군'들과 함께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도 10년간의 사기극에 대해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이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 사기극'이라고 불리는 4대강 사업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까? 이마저도 없다면 우리는 수십조 원의 혈세를 수장시키고, 또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오류를 범할지도 모른다.   

오는 14일 이명박씨의 검찰 출두는 다스 논란의 마침표이자 또 다른 사기극의 죗값을 묻는 시작이어야 한다. 이날 아침 일찍 그의 집 앞에 가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볼 예정이다. 철옹성 같은 그의 집 담벼락에 기대어 허물어지는 권력의 민낯을 확인할 예정이다.   

오마이TV와 10만인클럽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부역자들의 민낯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해온 '4대강 독립군'들도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조력자이다. MB와 부역자들에 저항하면서 10년의 삶을 희생해온 독립군들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시기 바란다. 오늘도 찬바람을 맞으며 죽어가는 강과 함께 아파하는 진실 고발자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아래 영상은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제작한 세 편의 미니 다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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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헌안 발의 임박…여야 여전히 평행선 “이제 시간 없다” VS “국회 기만하나”

정부개헌안 초안 확정 앞두고 여야 신경전 팽팽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8-03-12 11:09:22
수정 2018-03-12 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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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뉴시스
 

정부 개헌안 발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는 여전히 개헌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을 마련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2일 정부 발의 개헌 초안을 확정하고 그 다음날인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는 개헌 내용은 물론 시기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모두 약속한 대로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이뤄져야 하며, 국회가 개헌안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정부 개헌안 발의를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정부가 아닌 국회가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국회 개헌 논의 한 발짝도 못 나가 개탄스러워"
"야당이 국회 책임 포기한다면, 대통령 권한인 개헌안 발의 비판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국민과 함께 개헌을 준비하는데 오히려 국회는 개헌특위에서부터 헌정특위까지 이어져왔지만, 여전히 (개헌 논의가)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다"며 "야당이 사실상 국회 책임을 방조하거나 포기한다면 대통령 권한인 개헌안 발의를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아직까지 국회 논의가 한 발짝도 못 나가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찬성하면서도 구체적인 개헌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개헌시기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이제라도 각 당은 명문화된 개헌안을 내놓고, 국회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은 무작정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6월에 개헌이 안 되면 개헌이 언제 되겠나. 기약 없이 표류하다가 30년 만에 다가온 개헌 기회를 상실할까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끝나고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개헌 관련 당론을 내놓지 않고 무작정 개헌을 뒤로 미루고자 하는 것은 도저히 공당 자세로 보기 어렵다"며 "정부여당은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최우선에 두고 노력해왔고, 나머지 시간도 그렇게 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야당이 끝내 국민 개헌 발목잡기에 매몰된다면 정부 발의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라며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관제 개헌안 논의 즉각 중단"
민주평화당도 부정적 "정부 개헌안 발의는 국회와 국민 기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부 개헌안 발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상대적으로 정부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민주평화당도 정부의 개헌안 발의는 "국회 기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나름대로 시한을 정해놓고 설익은 '문재인 개헌안'을 다그치듯 종용해온 것이 얼마나 무모한 정치적 시나리오였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바란다"며 "개헌은 분명한 시대적 과제이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개헌을 했다는 시늉이 아니라 얼마나 잘 된 개헌을 할 것인지 내실을 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황영철 의원도 "개헌정책자문위를 통한 관제 개헌안 논의를 즉각 중지해달라"며 "오히려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중심이 돼서 국회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조장하고 협조해줄 때"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 "대의기관인 국회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조 대표는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 정부가 주도해 야당이 동참하는 것은 주객전도격"이라며 "개헌을 정략적으로 하려는 시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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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동물’ 산거머리, 야생동물 조사 일꾼이 되다

‘흡혈동물’ 산거머리, 야생동물 조사 일꾼이 되다

조홍섭 2018. 03. 12
조회수 1698 추천수 0
 
생쥐부터 들소, 박쥐, 멧닭까지 길목 잠복하다 공격
혈액 유전자 분석하면 그 지역 동물 다양성 조사 ‘끝’
 
l1.jpg» 남아시아 열대우림에서 효과적으로 포유류 생물 조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해마딥사 속 산거머리. 미국자연사박물관 마크 시달 제공.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열대우림의 포유동물을 조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덥고 습하며 거머리가 덤벼드는 나쁜 여건에다 동물이 야행성이거나 은밀하게 행동하고 워낙 희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생 포유류를 조사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은 배설물이나 털, 발자국 등을 찾는 것이고, 최근에는 동물이 지나갈 때 작동하는 무인 카메라가 널리 쓰인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유력한 조사 수단이 나타났다. 바로 연구자들을 애먹이던 산거머리가 그 주인공이다.
 
산거머리는 길이 2∼3㎝이며 다른 거머리와 달리 물속이 아니라 숲에 난 동물의 이동통로에 잠복하다가 지나가는 동물에 들러붙어 피를 빤다. 이 피를 확보해 유전자를 분석하면 거머리의 공격을 당한 동물이 어떤 종인지 알 수 있다. 마이클 테슬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학예사 등은 과학저널 ‘계통분류학과 생물다양성’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산거머리가 포유류 생물 다양성을 조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남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밝혔다.
 
l2.jpg» 산거머리는 동물 이동통로에 잠복하다 체온과 공기 흐름, 진동 등으로 동물을 감지하고 들러붙어 흡혈한다. 미국자연사박물관 릴리 베르니커 제공.
 
연구자의 하나인 마크 시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학예사는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보호구역 안에서 총을 쏘지도, 덫을 놓지도, 배설물이나 털을 채집하지도, 특히 무인 카메라도 설치하지 않고도 어떤 포유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이런 방법은 이런저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예컨대, 연구자들은 무인 카메라가 쥐 같은 소형 포유류는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거머리는 “정확도, 완성도, 속도, 비용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조사 방법보다 우월했다”고 시달은 말했다. 거머리는 흡혈 몇달 뒤에도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는 혈액을 간직하고 있으며 소형 포유류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산거머리는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그 지역 동물의 피를 두루 빤 것으로 나타났다. 흡혈 대상으로는 야생 소인 가우어와 문착 등 발굽을 갖는 우제류, 야생 고양이 등 육식동물, 토끼류, 쥐류, 나무두더지류, 마카크원숭이 등을 포괄했고, 메추라기, 멧닭, 꿩 등 땅에 사는 새와 박쥐도 들어있었다. 남아시아에 매우 드문 천산갑과 코끼리를 빼고 포유류의 대부분이 산거머리의 공격대상으로 나타났다.
 
l3.jpg» 산거머리를 이용한 조사는 빠르고 간편하지만 무엇보다 조사 대상인 거머리가 스스로 사람을 찾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자연사박물관 릴리 베르니커 제공.
 
테슬러는 “거머리를 이용하는 방법은 보전을 위해 매우 유용한 수단임이 드러났다. 이 방법은 아주 빠르고 쉽다. 심지어 분석 대상인 거머리조차 찾아다닐 필요가 없이 제 발로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하이킹을 가듯이 조사지역에 가기만 하면 되고 단지 당신 피를 빨기 전에 떼어내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며 “어떤 지역의 척추동물상을 알아보는데 기존의 방법으로는 여러 달이 걸렸지만 이 방법으로는 하루 동안의 샘플링이면 된다”고 보도자료에서 덧붙였다.
 
산거머리는 주로 열대지방과 대만, 일본 등에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서남쪽 끄트머리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확인된 바 있다(▶관련 기사: 열대 정글 흡혈 산거머리, 남해 가거도에도 산다). 가거도 산거머리는 주로 장마철에 출현해 9월 중순까지 활동하다 휴면에 들어간다. 채준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이 국립생물자원관의 의뢰로 한 조사에서 산거머리가 사람, 생쥐, 족제비, 흰배지빠귀, 울새 등 다양한 동물의 피를 빤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leech3.jpg» 신안 가거도에서 발견된 산거머리가 등산객의 다리에서 흡혈해 통통해졌다. 이 거머리 혈액에서도 다양한 야생동물의 유전자가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ichael Tessler, Sarah R. Weiskopf, Lily Berniker, Rebecca Hersch, Kyle P. Mccarthy, Douglas W. Yu & Mark E. Siddall (2018): Bloodlines: mammals, leeches, and conservation in southern Asia, Systematics and Biodiversity, DOI: 10.1080/14772000.2018.143372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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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개벽예감 290]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3/12 [09: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2018년 3월 8일 트럼프는 크게 흥분하였다

2.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몇 가지 장면들

3.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하다

4. 조미정상회담의 역사적인 타결은 무슨 뜻인가?

 

1. 2018년 3월 8일 트럼프는 크게 흥분하였다

 

2018년 3월 8일 백악관 상공에는 조각구름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오후 2시 30분, 검은색 외교관 차량 한 대가 백악관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거기에 타고 있었다. 

백악관에 들어간 그들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과 지나 헤이스펄(Gina C. Haspel) 중앙정보국 부국장을 30분 동안 각각 따로 만났고, 오후 3시부터는 그 네 사람이 함께 30분 동안 만났다. 

오후 3시 30분이 되자, 백악관 고위관료 20명이 회의실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던 정의용 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를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불과 사흘 전,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평양에 갔던 정의용 실장은 그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였다. 조윤제 주미한국대사가 합석하였다. 

그런데 방북성과설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오후 4시 15분경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당장 내 집무실로 들어오라. 빨리 만나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의 긴급호출이 전해진 것이다. 원래 백악관 방문일정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이틀에 걸쳐 충분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나서, 방문일정 마지막 날 트럼프 대통령의 접견을 받게 되어 있었으나, 그런 방문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호출로 뒤집어지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고 있던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에게 설명을 중단하고 즉시 자기 집무실로 오라고 부른 것이야말로 그가 그들의 내방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료 13명이 참석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방북성과설명을 들으면서 질문도 하였고, 즉석에서 중대한 결정도 내렸다.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놀라운 것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흥분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평양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온 직후 그와 전화통화를 하였던 맥매스터 보좌관으로부터 사전설명을 들었으므로, 정의용 실장이 자기에게 전하려는 방북성과가 무엇인지 미리 알고 있었다.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한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소수의 백악관 고위관료들은 방북특사 두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방북성과를 설명할 것인지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의 설명을 직접 듣고 싶었고,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급히 대통령 집무실로 부른 것이다. 긴급호출을 받은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다 말고 급히 대통령 집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마익 펜스(Mike R. Pence)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존 케리(John F. Kerry) 비서실장,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 등 고위관료 13명이 대통령 집무실에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정의용 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를 들으면서 의문이 나는 점을 그들에게 물었다.  

정의용 실장은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구두메시지를 전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에게 조선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배경이 무엇인가, 방북특사단이 조선에서 관찰한 것이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성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을 질문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구두메시지의 내용은 전부 공개되지 않았고, 두 가지 내용만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1)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이른 시일에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은 방북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역사적인 타결(historic breakthrough)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역사적인 타결’이라는 말은 조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증유의 개벽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강하게 예고한다.    

(2) 정의용 실장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또 다른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백악관 방문을 마친 직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느끼는 특파원들에게 “정상 간에 주고받은 것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 (공개되지 않은 구두메시지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서로 간의 신뢰구축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을 원만히 성사시키기 위해 특별한 사전조치까지 이미 준비해두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도면밀한 회담준비를 엿볼 수 있다.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놀라운 것이었다. 놀라운 구두메시지를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연 흥분하였다. 특히 조미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듣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흥분은 절정에 이르렀다.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흥분이 절정에 이른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의 설명을 도중에 갑자기 끊더니, “알았다. 알았다. 북조선에게 내가 그렇게 한다고 전해달라.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에게 ‘예스(yes)’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백악관 각료들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히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건의하면서 “이대로 가면, 위험과 전복(risks and downsides)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의 그런 의견을 물리치며 “내가 한다. 내가 한다(I get it. I get it.)”고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즉각 수락하였다고 한다. <뉴시스> 2018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즉석에서 수락하면서 곁에 앉은 백악관 고위관료 13명에게 “거봐라. 대화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 서훈 원장, 조윤제 대사는 방북성과설명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각료들의 우려 섞인 의견을 물리치면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즉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도 믿어지지 않아 자기들끼리 서로 마주보며 어리둥절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다혈질로 소문난 사람이지만, 그처럼 흥분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의 흥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그는 조미정상회담을 다음 달에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자기가 한 발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이다.  

정의용 실장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난감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이 4월 말에 예정되었으므로,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개최하고 그 다음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백악관 각료들도 그 의견에 동조하였다. 그 의견을 받아들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 5월에 조미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결정하였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임무를 수행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 그와 전화통화를 하였던 맥매스터 보좌관으로부터 사전설명을 듣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을 통해 자기에게 전하려는 제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개최제안을 수락하기로 미리 결심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개최제안을 즉석에서 수락한 것은 즉흥적인 결정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자신의 결심에 따라 행동한 것이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8년 3월 8일 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조윤제 주미한국대사가 백악관 현관문 앞 차량진입로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방북성과설명에 관한 언론발표문을 낭독하는 장면이다. 그들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사무실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실무관리들과 함께 2시간 동안 그 언론발표문을 작성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제의를 수락하였고, 오는 5월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언론발표문을 통해 알려지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몰랐다. 그는 정의용 실장이 직접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의 결정을 세상에 공개하라고 즉석에서 지시하였다. 하지만 곁에 앉은 백악관 각료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 백악관 기자실을 외국 관리들에게 내줄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실언한 것이다. 그렇게 되어 정의용 실장, 서훈 원장, 조윤제 대사는 어둠이 깔린 백악관 현관문앞 차량진입로에서 영어로 작성된 짤막한 언론발표문을 읽었고, 취재진과 질의응답도 하지 않은 채 총총히 모습을 감추었다. 정의용 실장이 취재진 앞에서 읽은 언론발표문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한 직후 맥매스터 보좌관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실무관리들과 함께 2시간 동안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언론발표문이 준비되고 있었던 시간에 뜻밖의 일이 또 벌어졌다. 앞으로 두 달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하여 흥분에 사로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실로 내려가 출입문을 살짝 열고 얼굴을 빼꼼히 들이밀면서 한국에서 온 관리들로부터 곧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발언을 흘렸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언론매체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백악관 기자실에는 코빼기도 내밀지 않던 그가 그날따라 매우 이례적으로 백악관 기자실에 나타나 정의용 실장의 언론발표를 예고한 것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하여 얼마나 흥분하였는지를 말해준다. 대통령이 자기들 앞에 갑자기 나타나 아리송한 예고발언을 남겼을 때,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였다. 그래서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 기자가 백악관 기자실 출입문을 닫고 복도를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따라가 “중대발표”라는 것이 조미회담에 관한 발표인가 하고 캐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 이상이야. 내 말을 믿어도 돼”라고 대꾸하였다.  

 

 

2.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몇 가지 장면들

 

위에 자세히 서술한 내용은 2018년 3월 8일 오후 백악관에서 5시간 동안 일어났던 극적인 사건이다. 그날 백악관에서 5시간 동안 전개된 극적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지난 70일 동안 좀처럼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몇 가지 의문이 풀린다.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장면을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국가핵무력 앞에서 파탄에 빠져든 미국의 국가안보를 건져낼 회생방도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회생방도가 조미정상회담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제3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회담의사를 몇 차례 전하였다. 명백하게도, 그것은 조미핵대결에서 패배한 패자의 다급한 요청이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요미우리신문> 2018년 3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을 통해 조미정상회담을 제의하기 훨씬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루트(유엔통로라는 뜻-옮긴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회담의사를 몇 차례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3자를 통해 그런 제의를 몇 차례 받고서도 일절 응답을 주지 않았다. 패자의 다급한 요청에 묵묵부답하면서 패자를 더 깊은 궁지에 빠뜨려 꼼짝 못하게 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략을 읽을 수 있다. 

오만한 핵제국의 체면까지 슬그머니 내려놓고 몇 차례 회담의사를 전했건만 응답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며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8일 ‘노회한 책사’로 알려진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를 백악관으로 초빙하여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조언을 받기까지 하였다. 그 날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세 번째 회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키씬저는 1972년 2월 21일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였던 극적인 장면들을 그에게 이야기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3>

 

▲ <사진 3>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한 핵제국의 체면까지 슬그머니 내려놓고 제3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몇 차례 회담의사를 전했건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애를 태우며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108년 2월 8일 '노회한 책사'로 알려진 헨리 키씬저를 백악관으로 초빙하여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조언을 받기까지 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7년 10월 10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있었던 트럼프-키씬저 회동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안달이 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방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안달이 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마지막 방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방도는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회담의사를 전하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통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응답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타산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방도를 준비하였다.

 

(1) 이전에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방북특사임무를 국정원장에게 각각 맡겼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관례를 따라 국정원장을 방북특사로 보낼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 임명하였던 것이다. 관례를 뛰어넘어 사정이 그렇게 바뀐 까닭은 백악관의 ‘입김’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백악관은 정의용 실장을 방북특사로 파견하라고 청와대에 요구하였다. 

정의용 실장은 평소에 문재인-트럼프 전화통화현장에 빠짐없이 배석해왔다. 그래서 그는 문재인-트럼프의 비밀대화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또한 백악관은 맥매스터-정의용 연락통로를 통해 자기 의사를 수시로 청와대에 전하고 있다. 그래서 정의용 실장은 백악관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그런 ‘백악관 측근’이 방북특사로 평양에 가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2) 2018년 3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방도를 실행에 옮겼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의사를 담았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즉석에서 읽어본 다음 “참으로 훌륭한 친서를 보내온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하루빨리 만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의사가 담겼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측근’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 임명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측근’을 통해 조미정상회담을 또 다시 제의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흥분시킬 놀라운 제안을 마련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악관 측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구두메시지가 바로 그 놀라운 제안이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으로 파탄지경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되살릴 회생방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침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놀라운 구두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2018년 3월 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과 격정에 사로잡힌 날이었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흥분시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놀라운 제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비밀에 쌓인 그 제안이 어떤 것인지 외부에서 알 길이 없지만, 그것을 백악관에 전달한 ‘백악관 측근’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정의용 실장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방북특사임무를 수행하고 서울에 돌아온 그는 2018년 3월 6일 기자회견 중에 이런 말을 남겼다. 

 

“김 위원장 언급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고,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희가 주목할 만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북관계의 정상화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위의 인용문에 나타난 핵심내용을 집어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에게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조미관계정상화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놀라운 소식이 전파되자, 전 세계가 흔들렸다. 이제껏 조선은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거부해왔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하겠노라는 구두메시지를 정의용 실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8년 3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특사단 성원들을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로 불러 접견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 수석대표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그와 악수하였다.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외부인사를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접견한 것은 조선 건국 이래 처음 있는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일만 보더다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반복, 격식, 모방을 싫어하고, 혁신, 파격, 창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그런 놀라움에는 “과연 정말일까?”하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그런 의문이 생긴 사람들 가운데는 <조선일보> 특파원도 있었다. 정의용 실장과 함께 방북특사임무를 수행한 서훈 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 그 특파원은 기내에서 서훈 원장과 단독으로 대담한 기사를 2018년 3월 10일부에 실었다. 대담 중에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특파원 -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대북특사단에 말한 ‘비핵화’는 ‘핵동결’이나 ‘핵확산방지’가 아닌, 정말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나?”

국정원장 -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직접 비핵화를 약속한 것에 의미를 뒤야 한다.”

특파원 -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로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나?”

국정원장 - “이런 일을 할 때는 상대의 의지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 상대가 한 말 중에서 의미 있는 것을 끄집어내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다른 중대현안들과 함께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하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선대 수령님들의 유훈’이라고 방북특사단에게 말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청와대는 그 말의 의미를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이라고 해석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기들의 그런 해석을 곧바로 전하였다.  

정말 그럴까? 청와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조선반도의 비핵화’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한 것일까?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일반상식으로는 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를 해석할 수 없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곧 조선의 핵폐기라는 일반상식의 단순한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3월 5일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특사단을 접견하는 장면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접견에 참석하였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던 서훈 국정원장은 나중에 대담기사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미리 예측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도 빠른 판단을 하고 결단했으며,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정세의 배경과 역사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풍부한 지식과 정보, 특출한 지략과 날카로운 판단, 파격적인 결단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시종 이끌어갈 것임을 예고한다. 그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늙기도 하였거니와 정상인보다 조금 낮은 지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니 백악관 각료들의 걱정이 자꾸만 커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놀랍게도, 조선과 미국은 이미 25년 전에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너무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라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희미해졌지만, 1993년 6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에 합의하였다.

-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이러한 무력으로 위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한다.

- 전반적인 담보적용의 공정성 보장을 포함하여 조선반도의 비핵화,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며 상대방의 자주권을 호상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 조선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이러한 원칙들에 준하여 조미 쌍방 정부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기초 우에서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하였다.”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는 그 뒤에 6자회담으로 이어졌다.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이렇게 명시하였다. 

 

“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조선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하였다.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한민국은 자국 영토 내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1992년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남북공동선언’에 따라 핵무기를 접수 또는 배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위의 인용문이 명백히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조선만 비핵화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미국, 한국이 모두 공평하게 비핵화한다는 뜻이다. 이 중요한 사실을 더욱 명료하게 서술한 공식문서는 2013년 10월 21일 조선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대변인 성명이다. 거기에는 이런 문장이 기록되었다.

 

“미국은 조선반도의 비핵화 의미를 똑바로 알고 우리에 대한 모든 고립압살조치를 전면 철회하여야 한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공화국정부가 실현하려는 불변의 정책적 목표이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남조선을 포함한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다. 이 비핵화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까지 완전히 청산하고 그것을 세계의 비핵화와 이어놓기 위한 평화애호적이며 힘있는 물리적 수단이다.”

 

위에 인용된 개념설명에 따르면, 조선에서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청산하는 비핵화인 것이다. 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에 대해 2013년 4월 18일 조선국방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국 성명은 이렇게 밝혔다.

 

“당면하여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고 재투입 시도를 단념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이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이 철수하는 것으로부터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시작될 수 있고 그것으로 세계의 비핵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4. 조미정상회담의 역사적인 타결은 무슨 뜻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분명해졌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이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는” 것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들, 주일미국군기지들, 괌(Guam)의 군사기지에 전진배치해놓고 조선을 끊임없이 위협해오는 각종 핵전쟁수단들을 전면 철수하면,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무기 생산 및 배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맥락을 이해하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개념은 미국이 동아시아작전지대에 배치한 핵우산을 철거한다는 뜻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핵우산을 철거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들을 모두 폐쇄하고,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의 군사기지에 배치된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전략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전투기를 하와이와 알래스카로 모두 철수, 재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물질생산시설, 핵탄두생산시설, 중장거리미사일생산시설을 폐쇄하고, 전략군을 해산하여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동아시아작전지대에 전진배치한 핵우산을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조선이 40년 걸려 완성한 국가핵무력을 폐기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핵제국이 쇠락하는 장래에 실현될 수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지, 오는 5월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현안은 아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른 중대현안들과 함께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도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방북특사단에게 말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오는 5월에 예정된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하여 논의만 하고, 아무 것도 합의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의 비핵화’의 범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한 합리적인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이라는 것은 미국이 핵우산을 부분적으로 철거하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도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0월 중순 동해작전구역에 출동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함대를 거느리고 항진하는 장면이다. 항모타격단의 동해 출동은 미국이 조선에게 핵공격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미국은 지금까지 65년 동안 각종 핵전쟁수단들을 동원하면서 조선에 대한 핵공격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핵공격위협소동도 이제는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는 5월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은 조선을 위협하는 핵전쟁수단들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조리 철수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이 시작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나는 미국의 핵우산을 부분적으로 철거한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미국이 모든 유형의 대조선전쟁연습을 영구 중단하고, 전쟁돌격대로 전진배치된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핵동결이 아니라, 명백한 핵폐기다. 나는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한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 핵시험, 핵탄두생산을 중단하고, 핵탄두 일부를 폐기하고, 핵물질을 생산하는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로 복귀시킨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물론 위에 서술한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론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알 수 없지만, 위에 열거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특사단에게 언급한 ‘역사적인 타결’로 될 수 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상호검증을 어떻게 실행하는가 하는 것이다. 검증하려면 전문가들이 현장사찰을 해야 하는데, 군사기지와 핵시설에 대한 외부인의 현장사찰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상호검증은 실현될 수 없는 것일까? 

원래 상호검증이란 신뢰구축의 문제다. 그러므로 가장 확실한 검증장치는 쌍방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바로 그런 까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관계정상화를 의제로 논의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미관계정상화는 조선과 미국이 정전상태를 청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며,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수립하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이 실현되고, 조미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며, 자주통일국가건설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과 조미관계정상화를 조미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하면, 그것은 4월 말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동반상승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바꿔놓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명백하게도, 그 위대한 개벽은 우리 민족을 자주통일국가건설로 힘있게 이끌어 갈 것이다. 

해솟는 백두산처럼 온 누리에 눈부시게 빛날 위대한 개벽, 우리 민족의 절절한 염원대로 반드시 이루어질 위대한 개벽을 심장에 아로새긴다는 이 벅찬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은 부풀어 오른다. 올해 진달래 피는 봄이 어김없이 시작되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이 2018년 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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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놓치면 6개월 기다려야... 3월에 보는 특별한 일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3/12 11:17
  • 수정일
    2018/03/12 11: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금 거기에 가면 ⑥]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과 바람의 언덕

18.03.12 08:08l최종 업데이트 18.03.12 08:08l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매년 3월 중순 경과 9월 중순 경,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뜬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출을 볼 수 없다.
▲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매년 3월 중순 경과 9월 중순 경,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뜬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출을 볼 수 없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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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을 잡아라,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해금강' 하면 금강산의 해안 절경 '해금강'이 원조인데, 남한 땅에서는 '해금강' 하면 경남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사방이 온통 기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작은 섬이라  보통 유람선을 타고 접근하는 곳이다. 해금강과 외도를 연계하는 유람선 코스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는 대표적인 해상 관광 코스라서 일년 내내 호황이다.   

그런데 이 거제 해금강 앞 갈곶 부두쪽에서 사자바위 방향으로 사람들이 특별하게 몰리는 시기가 있다. 매년 3월 중순과 9월 중순. 

 

매년 3월 5일 경부터 3월 15일 경까지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뜨는 해를 찍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 찍는 이들이 몰려든다. 거제시 지역민들 중에는 아침 일출을 보고 출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해는 매일 같은 지점에서 뜨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공전 때문에 해 뜨는 지점이 겨울로 갈수록 남쪽에서 뜨고, 여름으로 갈수록 북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갈곶 앞바다에는 동쪽에 해금강 바위섬이 버티고 있어 평상시에는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볼 수 없다. 다만 해금강이 끝나는 지점과 사자바위 사이에 수평선이 보이는 좁은 공간이 있어 연중 특정 시기에만 이 두 바위 사이의 바다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그 때가 바로 3월 중순과 9월 중순이다. 

그러다보니 약 10여 일간의 타이밍에 멋진 풍경을 보거나 담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평일이라도 거의 200~300여 명의 인파가 몰린다. 물론 날이 맑다는 예보가 있는 날에 한해서다. 비 오는 날에는 썰렁하다. 

일단 날이 좋다는 예보가 뜨면 1월 1일도 아닌 평일에 다 어디서 온 인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진, 사진 촬영의 명당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해 뜨기 한참 전인 새벽부터 전쟁터가 된다.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조금 멀리서 본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장면이다.
▲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조금 멀리서 본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장면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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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시간이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 속에 때를 기다린다. 갈수록 조용해진다. 그러다 사자바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강렬한 붉은빛을 발산하며 바다 위로 몸을 내미는 순간부터 연속적인 셔터 소리가 정적을 깨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창공을 가른다. 

"어허, 어허!" 

자기 앞을 가로막는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린다. 입술 사이로 웃음이 나온다. 그럴 만도 하다. 이거 놓치면 2~3일 안에 다시 오거나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누가 가장 먼저 발견했는지 몰라도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꽝" 때리는 듯한 울림이 하늘과 바다, 사람들의 심장에 강한 반동을 준다. 특히, 양쪽 바위에서 뜨는 해를 영접하는 듯한 모양새가 참 멋지다. 

그러다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르면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속도도 경이롭다. 32배속 썰물 같다. 해가 뜬 해금강은 한동안 조용한 정적 속에 잠긴다. 

반면, 해금강 주차장에 오면 사람들의 영웅담, 경험담이 와글거리며 허공을 떠돌고, 이들을 겨냥한 식당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아침 식사를 차려낸다. 식당들은 매년 겪어서 그런지 알아서 식사 준비를 마치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맘때 평일이면 거제 해금강은 이미 아침 8시 전에 하루가 끝난다. 아침 손님이 밀물처럼 들어와서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온종일 조용하다.  
 

거제 해금강 전경  갈곶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 평범한 작은 바위섬이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절경이다. 사진에서 왼쪽 끝이 사자바위다.
▲ 거제 해금강 전경 갈곶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 평범한 작은 바위섬이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절경이다. 사진에서 왼쪽 끝이 사자바위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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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으로 보는 거제 해금강 

우리나라 자연의 자존심 금강산, 이 금강산의 해안 쪽 절경을 해금강이라 하는데, 이 해금강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라 하여 해금강의 이름을 달고 있는 곳들이 두 곳 있다. 거제 해금강과 추암 해금강. 동해시 추암 해금강도 드물게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흔히 해금강 하면 바로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거제 해금강은 이미 1971년에 명승 제 2호로 지정된 오래 된 여행지이지만, 거제도에서는 여전히 가장 유명하고 지명도가 높은 여행지이다. 해금강 자체의 경치도 멋지지만, 해금강으로 가는 해안도로와 진입로의 풍경도 아름다워 사계절 사람들이 찾는다. 
 

거제 해금강 기암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바퀴 돌면 이같은 기암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 거제 해금강 기암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바퀴 돌면 이같은 기암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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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은 본래 갈도(칡섬)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지만, 섬 자체가 기암절벽의 해안으로 이루어져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해금강이라고 불리어왔다. 

따라서 거제 해금강은 육지에서가 아닌, 해금강을 바라보는 갈곶에서 유람선을 타고 접근해야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보통 외도와 연결해서 같이 보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장승포항을 비롯한 거제도 동부의 여러 항구에서 유람선이 출발한다. 

해안에서 보면 그저 하늘을 향해 둥그스름하게 솟아 오른 방패 모양의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유람선으로 접근하면 부처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신랑·신부바위, 만물상 등의 기암을 볼 수 있으며, 십자동굴에 배가 들어가 절벽을 올려다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십자동굴에 들어가는 것이 백미이지만, 파도가 높으면 들어가지 못한다. 만약 십자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배를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날씨가 좋은 날,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해금강 주변에 많은 유람선들이 오고간다. 해상에서 교통 체증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에 경쟁을 의식한 듯 유람선 선장들은 저마다 베테랑임을 뽐내며 구수한 말투로 해금강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한다. 이 설명을 듣는 재미도 있다.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으로 십자동굴 안에 들어가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 단, 파도가 높지 않아야 들어갈 수 있다.
▲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으로 십자동굴 안에 들어가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 단, 파도가 높지 않아야 들어갈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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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도 들러 가자  

거제 해금강 가는 길에는 육지가 사람의 목처럼 좁아지며 양쪽 해안이 모두 보이는 지점이 있는데, 왼쪽이 바람의 언덕, 오른쪽이 신선대이다. 

바람의 언덕은 최근 10년간 거제도에서 이른바 가장 '뜬' 여행지이다. 인근 거제해금강이 유람선을 매개로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언제든 접근하기 쉬운 바람의 언덕이 인기이다. 아마도 각종 드라마, 영화와 CF에 나왔기 때문인 것 같은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절벽과 인공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덕택인 듯하다. 
 

바람의 언덕 풍차  해금강 가는 길, 요즘 잘 알려진 바람의 언덕 위 풍차의 모습이 하늘과 바다에 어울린다.
▲ 바람의 언덕 풍차 해금강 가는 길, 요즘 잘 알려진 바람의 언덕 위 풍차의 모습이 하늘과 바다에 어울린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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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포마을 위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은 말 그대로 바람이 많은 언덕으로, 완만한 언덕길을 내려가며 바다를 한눈에 전망하는 곳이다. 멀리 학동과 구조라를 연결하는 거제도 동부 해안 전체가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대단히 빼어나다. 

언덕에 기세 좋게 자리 잡은 풍차는 그림 같은 바다와 어울린 이곳의 명물이다. 풍차 아래로 낭만적인 산책길이 잔디밭과 어우러져 푸른 바다를 한 아름 가득 안고 있다. 그 아래 도장포 항구조차 일부러 만들어놓은 세트처럼 아기자기한 풍경이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맞은편 해안 쪽에 있는데, 나무 데크길이 나 있어 누구나 천천히 걸어내려 갔다 올 수 있다. 신선대는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거대한 기암군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에서 하나 뚝 떼어온 수석 같이 빼어난 모습이다. 

이 신선대 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등 돌리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 자체로 분위기가 있었다. 누구라도 그 지점에 서서 뒷모습을 보이면 신선대 풍경의 한 점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신선대 아래쪽에는 까맣고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함목해수욕장이 있다. 여름 해수욕보다는 봄, 가을의 가벼운 산책에 더 어울리는 해안이다. 
 

신선대 바람의 언덕 반대편에는 싢선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이 금강산에서 수석 하나 잘라온 듯한 느낌의 비경이다.
▲ 신선대 바람의 언덕 반대편에는 싢선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이 금강산에서 수석 하나 잘라온 듯한 느낌의 비경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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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 하나. 신선대에서 해금강까지 바다를 따라 걸어갈 수 있는 해안길을 따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로를 따라 걸어봤는데, 저 아래 바다로 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바닷길 이름은? '바다와 바람의 길'이라고 하면 어떨까. 

여행 정보

- 해금강 입구 주차장은 100대 이상 수용, 주차료 없음
-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항에서 해금강 유람선이 뜬다. 평일에 3회, 주말에 4회 운행(구조라, 도장포, 지세포, 장승포항 일대에서도 외도와 해금강을 연결하는 유람선이 뜬다). 주말에 갈 경우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 유람선을 타도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니 챙겨갈 것. 

해금강유람선 : 055-633-1352(www.hggtour.net) 
도장포선착장 : 055-632-8787 
장승포 유람선(여기가 가장 규모가 큼) : 1688-8788(www.oedoticket.com)

- 해금강 입구에 횟집촌이 있다. 꽤 여러 집이 있는데, 집집마다 회 맛이나 나오는 반찬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사하겠다면 현장에서 보고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면 된다.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에 호텔, 모텔, 펜션, 민박들이 있고, 해금강 들어가는 길에 몇몇 펜션이 있어 숙박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바람의 언덕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 바람의 언덕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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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작가연합 창립

분단시대 통일문학, 민족예술 다짐
▲ 3월 10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민족작가연합 창립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해화 상임대표(왼쪽에서 4번째) 등 임원진이 인사하고 있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노동자 시인 민족작가연합 김해화 초대상임대표

통일시대 자주적 민족문학을 지향하는 새로운 문학단체 민족작가연합(상임대표 김혜화)이 3월 10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회원 및 작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민족작가연합은 이날 ‘예술은 인간을 역사의 주체로 만드는 용광로다. 민족작가연합은 진실을 밝혀내는 참된 예술적 힘으로 역사를 이끌어 가는데 한 몸이 될 것임을 선언’하고 '문학을 통한 인간의 주체성과 자주성, 분단 극복을 위한 문화공동체 추구, 노동해방을 위한 연대, 제국주의 반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인간적인 문학, 민족정신 승화, 민족어의 올바른 재생 등'을 민족작가들의 주요 지향임을 밝혔다.

▲ 민족작가연합 창립을 축하하는 희망새 공연
▲ 민족작가연합창립 축하인사를 하고 있는 연사들(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손솔 청년민중당 공동대표, 김창규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 한명희 민중민주당 대표, 이재형 민주노총 동양시멘트노조 지부장, 이적 민족작가연합 자문위원)

창립대회는 노래극단 희망새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김해화상임대표 인사말과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한명희 민중민주당 대표,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등 뜻을 같이한 각계 인사들의 축사와 창립선언문 낭독, 축시 낭송, 시국선언문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민족작가연합은 자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문학정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작가들이 모여 지난 해 12월 단체 결성 준비대회를 갖고 여러 차례 모임을 통해 방향과 목적, 강령과 규약을 정하는 등 4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이날 창립대회를 가졌다.

▲ 민족작가연합 창립대회에서 박분란 시인의 축시와 회원들의 작품 낭송이 진행되었다.(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분란 시인, 박희호 시인, 정미숙 시인, 강기희 작가). 강기희 작가의 '위험한 특종'은 제주 4.3항쟁을 다룬 소설로 3월 12일 출판작이다


민족작가연합은 창립대회 직전 인근 고냉지 식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강령과 규약을 확정하고 임원진을 선출하였다. 
민족작가연합의 임원진은 초대 상임대표에 김해화 시인, 공동대표에 강기희 작가, 고희림 시인, 김창규 시인, 문창길 시인, 박금란 시인, 한도훈 시인이 선출됐다. 감사는 김동순 시인, 사무국장은 박학봉 시인, 사무차장은 지창영 시인이 맡았다. 아울러 고문에 강상기 시인, 윤정모 소설가, 자문에 이적 시인, 박희호 시인, 박응천, 황상현 변호사가 위촉되었다.

이날 채택된 강령서문에서는 ‘모든 예술작품은 역사 속에서 창조되는 생산물로서 그 시대를 반영하며 의미있는 문제들을 심오하게 밝혀내고 승화시키는 가치를 가진다. 일제강점기에는 마땅히 저항의 문학을 지향해야 했듯이 분단시대에는 문학을 통한 통일을 지향해야 하고, 격변의 시기에는 민족의 갈 길을 앞장서서 밝혀야 한다”고 천명했다.
민족작가연합은 올해 통일문학제를 개최하고 회원작품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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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도 원했던 전직 대법관의 ‘도장 파워’

이재용도 원했던 전직 대법관의 ‘도장 파워’

 

 

등록 :2018-03-10 11:26수정 :2018-03-10 16:11

[토요판] 뉴스분석 왜?
‘전직 대법관’에게 매달리는 이유
한줄짜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문이 두려운 의뢰인들은 ‘제대로 된 판결이라도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상고이유서에 전직 대법관 도장만 찍어도 최소한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줄짜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문이 두려운 의뢰인들은 ‘제대로 된 판결이라도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상고이유서에 전직 대법관 도장만 찍어도 최소한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대법관의 임기는 6년입니다. 대법관으로서의 임기가 그렇다는 말. 명예로운 대법관에서 퇴임하면 또 다른 ‘시장’이 그를 반깁니다. 전직 대법관이란 이름값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입니다. 명예와 부를 다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데 말이죠.

 

“여건이 허락한다면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2008년 2월22일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상당 기간 사건 수임이나 영리활동은 제쳐놓고 공익활동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도장 찍어주고 몇천만원씩 받는 그런 일은 안 한다.”(<중앙일보> 2015년 7월1일)

 

차한성 변호사는 2008년 3월부터 6년 동안 대법관을 지냈다. 퇴임 후 1년 동안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낸 뒤 2015년 2월 변호사 등록을 했다.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는 그의 변호사 개업 철회를 요청하고 개업 신고를 반려했다.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변호사 등록은 허가제여서 ‘범죄를 저지르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등의 결격 사유가 있으면 심사를 통해 거부할 수 있지만, 개업은 신고만으로 가능했다. 법무부도 “변호사 업무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차 변호사 손을 들어줬다. 차 변호사는 “법무법인(태평양)이 만든 공익재단 이사장을 맡으려고 개업 신청을 했다. 돈벌이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고 항변했다.

 

차 변호사가 말한 “상당 기간”은 ‘2년’이 좀 못 됐다. 그가 2017년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상고심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 그리고 다시 1년이 못 돼 그의 이름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변호인단에 등장했다.

 

이번에도 대한변협이 나섰다. 변협은 지난 3일 성명을 내어 “전관예우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차 변호사의 사임을 촉구했다. “지나친 요구”라며 버티던 법무법인 태평양은 7일 오후 “사회적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그를 변호인단에서 뺐다. 이 부회장 사건 주심으로 차 대법관과 경북고, 서울대 법대 동문인 조희대 대법관이 배정된 직후였다.

 

 

전직 대법관을 찾는 이유

 

전관예우(前官禮遇)란 판사나 검사로 재직하다 변호사로 개업한 사람이 맡은 소송에서 그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거나 절차상 특혜를 주는 것을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특혜라, 한쪽에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들어 열린 첫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정화 당시 대법관 후보자는 “법관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 안 해봤다”고 말했다가 의원들의 질타에 시달려야 했다. 일선 단독판사부터 대법관까지 전관예우의 존재를 ‘겉으로’ 인정하는 판사는 아무도 없다. 오죽하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사에서 “전관예우가 없다거나 사법 불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외면하지 말자”고 말했을까.

 

 

대법관 출신 차한성 변호사
이 부회장 상고심 수임했다 사임
“엉성한 항소심 논리 비판 직면
대법원 향한 메신저 필요했을 수도”

 

‘한줄’ 심리불속행 기각 급증에
대법관 출신 찾는 의뢰인도 늘어
‘영구 수임 제한’ 개정안도 발의 
“법 개정 필요성 주목받는 계기 돼야”

 

 

변호사나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13년 6월 변호사 7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7%가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우리 국민의 사법제도 신뢰도는 27%에 그쳤다. 설령 실제로 전관예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판사들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의뢰인들은 예우를 기대하고 전관을 찾는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는 심리불속행 제도와 관련이 깊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 사건을 제외한 민사·가사·특허 사건의 원심 판결이 상고심을 제기할 수 있는 여섯가지 요건(헌법·법률의 부당한 해석, 기존 판례와 다른 해석, 새로운 판례 변경의 필요성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더 이상 심리를 진행하지 않고 간단한 사유만 적어 상고를 기각하는 처분이다. 대법원의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분별한 상고가 급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정 이유)으로 1994년 도입됐다. 판결문엔 “상고인의 주장은 특례법이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고…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는 간략한 문장만 적힌다.

 

비싼 수임료를 내고 상고심까지 갔는데 한 문장짜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문을 받은 의뢰인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한 변호사는 “왜 졌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심리불속행 판결문을 받게 되면 의뢰인에게 할 말이 없다”고 말한다. 제도 도입 이후 심리불속행으로 처리되는 사건은 꾸준히 증가했다. 민사 사건의 경우 2005년 59%이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지난해 77%에 달했다.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된 사건도 2005년 약 4000건에서 지난해 1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제대로 된 판결이라도 받아보고 싶다’는 의뢰인들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상고이유서에 전직 대법관 도장만 찍어도 최소한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2006년 <한겨레>가 전직 대법관 5명과 전·현직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3명의 변호사 시절 수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맡은 사건들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6%에 불과했다.

 

판검사들의 전관예우가 비판을 받자 국회는 2011년, 퇴직 1년 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법원이나 검찰청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맡을 수 없다는 내용을 변호사법에 포함시켰다. 대법관들이 사법 신뢰도 하락의 당사자로 지목받자 일부 대법관들은 임기 중에 “퇴직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김영란 전 대법관(2004.8~2010.8), 박시환 전 대법관(2005.11~2011.11), 양창수 전 대법관(2008.9~2014.9) 등은 지금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퇴임한 대법관을 향한 ‘감시’가 강화되자 ‘꼼수’도 등장했다. 퇴임 뒤 로스쿨 석좌교수로 갔다가 1년 정도 지난 뒤 로펌으로 향하는 과정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차한성 전 대법관, 신영철 전 대법관,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이런 과정을 밟았다.

 

퇴임 뒤 1년만 잘 버티면 변호사로 개업해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는 데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 인고의 시간을 잘 버티면 돌아오는 건 사건이고 수임료다. 경쟁자들이 줄어 독점이 가능하다. 대한변협이 2016년 9월 대법관 출신 변호사 38명이 6년간 수임한 대법원 사건 중 판결이 선고된 1875건을 분석한 결과 수임 순위 상위 10명이 전체 사건의 70% 이상을 가져갔다. 변협은 “재직기간 연고를 이용하는 경향이 매우 높고, 고교 동문이 주심인 대법관의 사건을 수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재용은 왜 차한성이 필요했을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사실상 승리한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관 출신 차 변호사를 선임해 논란을 자초한 배경엔 의문이 남는다. 이 부회장 상고심은 형사사건이라 심리불속행과 무관하다. 국정농단의 ‘동조자’(이 부회장은 ‘피해자’라 주장한다)인 이 부회장의 상고심은 국민의 관심이 쏠린 재판이다. 문전박대를 당하긴 불가능하다는 말.

 

한 변호사는 “대법관들에게 말이 먹히려면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상고심 심리에 대비해 “최대한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 중이라는 뜻이다.

 

승마 지원 관련 72억9천만원,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에 16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승마 지원액의 절반인 36억원만 뇌물로 인정돼 실형을 면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업무수첩의 증거능력 △부정청탁 여부의 입증 범위 △재산국외도피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판단 △자동차와 말의 소유권과 뇌물 여부, 뇌물액 산정 기준 등의 쟁점에서 1심과 정반대의 판단을 내렸다. 이들 쟁점은 상고심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데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쟁점 중 상고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가장 큰 대목이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 인정 여부다.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은 영재센터 16억원 뇌물 혐의와 직결된다. 안 전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고 인정한 업무수첩은 다른 국정농단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정됐다. 수첩에 적힌 내용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단독으로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간접증거는 된다는 취지였다.

 

반면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업무수첩을 행위의 간접증거로 인정하면 우회적으로 수첩에 적힌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독특한 논리를 폈다. 수첩에 적힌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이상, 그런 대화나 지시가 있었다는 간접증거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논리는 1주일 뒤인 지난달 13일 최순실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에 의해 다시 뒤집혔다. 재판부는 “단독 면담 당사자가 진술하지 않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그와 관련된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업무수첩 내용으로만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대화 내용을 증명한다는 게 아니라 수첩과 안종범 전 수석의 진술, 면담에 이르게 된 경위, 면담 전후 대통령의 말과 행동 등 간접사실들을 종합해 대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업무수첩을 간접증거로 사용한다고 그게 곧 우회적으로 수첩에 적힌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증거가 되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마치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를 향해 말하는 듯하다.

 

‘최순실 재판부’는 “소유권이 삼성전자에 있었다”며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말과 자동차에 대해서도, “실질적 소유권은 최순실·정유라씨에게 있었다”며 뇌물로 인정했다. 용역대금 36억원에 말 구입비와 보험료 등 36억원이 추가됐다.

 

결국 국정농단 관련 재판 중 유일하게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만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유일하게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만 이 부회장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제공한 말과 자동차를 뇌물로 보지 않았고 사용 이익 역시 산정하지 않았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부회장 항소심은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고 법리적으로 엉성한 부분이 많다. 전원합의체로 갈 가능성도 있는데 대법관들에게 자신들의 논리를 전파하려면 어느 정도 ‘급’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상고심 결과에 대해) 확신을 못 하고 불안해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대법원 사건 수임 제한은 가능할까?

 

다행히도 ‘유전무죄’와 ‘전관예우’의 만남은 차 변호사가 물러나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아마 이 부회장은 상고심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엔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대법원 사건 수임을 금지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 19명이 발의해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개정안엔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등 법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의 변호사 등록을 퇴직 후 2년 동안 제한하고, 고등법원 부장판사나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퇴직 전 근무지 사건을 2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는 등 전관예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대책을 담고 있다.

 

물론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 ‘왜 대법관에게만 제한을 가하냐’는 반발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19대 국회(2012~2016)에도 비슷한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들이 발의됐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박영선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을 검토한 국회 법사위 정연호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 “대법원과 법무부는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여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19대 국회에서 ‘퇴직 대법관의 대법원 사건 3년 수임 금지’ 개정안을 발의했던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발의를 했는데 위헌 논란이 불거지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 (퇴직하면) ‘교수 하겠다’ ‘개업 안 하겠다’는 구두 약속만 할 게 아니라, 의지가 있다면 법원과 국회가 앞장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한성 변호사의 이재용 부회장 사건 수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번 논란이 “변호사법 개정의 필요성이 주목받는 기회”(김현 대한변협 회장)가 될 수 있을까.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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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1년 '처벌'과 '무죄'로 갈라진 광장

[현장] 세월호 유가족 "처벌하라" VS 보수단체 "석방하라"

18.03.10 21:01l최종 업데이트 18.03.10 21:01l
글·사진: 신지수(clickjs)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시민문화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시민문화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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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아픔이 공존하는 날이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안명미씨는 지난해 3월 10일을 그렇게 회상했다. 안씨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기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아팠다. (탄핵 사유에) 우리를 왜 뺏을까. 그 아픔과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1주년을 맞아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10일 오후 5시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박근혜 탄핵 1년·세월호 참사 4년 광화문 시민문화제 '세월호 참사, 죄를 묻다'를 열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혜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지난해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됐지만 헌법재판소는 세월호 참사를 탄핵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권한 남용, 사인의 국정개입 허용 등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사유로 인용했지만, 세월호 참사는 인용하지 않은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시민문화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문화제가 열렸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시민문화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문화제가 열렸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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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은 헌재의 판단에 아쉬움을 표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월호로 처벌하라"라고 외쳤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아무리 많은 죄목들이 있더라도 박 전 대통령은 그 모든 것들을 뒤덮어버릴 만한 가장 나쁜 죄를 저질렀다"라며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데 모든 힘과 총력을 기울이고 자원을 투입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집행위원장은 "어느 죄목이 살인죄보다 큰 게 있느냐"라며 "30년이 아니라 즉각 처형해도 모자랄 죄목이다"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년이 됐지만, 적폐 청산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더딘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안명미씨는 "진상규명이 너무 더뎌서 힘들다"라며 "우리 소원인데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권영빈 선체조사위원회 1소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가고 새로운 대통령이 왔다. 많은 것이 좋아지고 변화가 있었지만 너무 더디다"라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협조해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도 "1년 전 촛불 광장에 백만명이 모여,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다. 그런 변화를 만들어낸 유가족들과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면서도 "퇴진행동에서 낸 100대 개혁 과제 중 해결된 건 10%도 안 된다"라며 적폐청산과 세월호 진상규명이 더딘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은 "끝까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문화제를 끝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죄 석방하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태극기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열린 태극기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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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단체들도 이날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제45차 태극기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를 외쳤다.

해당 집회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서석구 변호사, 이규택 천만인무죄석방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3.10 대한민국 법치 사망의 날'이라는 현수막이 붙은 연단에는 올라 "박근혜 대통령", "진실은 밝혀진다", "무죄 석방" 등을 외쳤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서울역 광장을 메운 집회 참가자들도 따라 외쳤다.

시위대의 환호를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이규택 천만인무죄석방본부 공동대표은 "지난해 3월 10일은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을 비롯한 8명의 정신과 혼이 죽은 날이다"라며 "오늘은 법치가 망하고 헌법재판소가 죽은지 1주년 된 제삿날이다"라고 외쳤다.

연단에 설치된 화면에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는 장면이 나오자, 시위대는 야유했다. 일부 시위대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법치사망'이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옷에 단 시위대도 있었다.

일부 연설자들은 미투 운동을 폄하하기도 했다. 임덕기 전 건국회 회장은 "대한민국이 죽은 날인데 (국민들이) 미투나 보고 있다"라며 "미투가 뭐냐. 나라 잃어버리는 거 아니지 않냐"라고 했다. 심리학과 교수라고 소개된 이규리씨는 "미투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정부가 더럽고 추악하고 지저분한 것이 낱낱이 드러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조원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10개월만에 대한민국은 다 망했다"라며 "대한민국이 망해갈 때 우리의 책무는 태극기를 들고 죄 없는 대통령을 구출하는 일이다"라고 외쳤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목 놓아 외치자. 즉각 구출하자. 살인적 정치보복 중단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구출하자"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집회 참가자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구출하자", "석방하라", "투쟁하자"라고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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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도 힘이 되는 든든한 언덕, 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 열려

이름만으로도 힘이 되는 든든한 언덕, 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 열려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03/11 [01: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가 3월 10일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한국사회에서 사회의 진보와 조국의 통일,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을 하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수는 지금까지 얼마나 될까? 헤아릴 수도 없는 ‘양심수’들의 든든한 벗, 민가협 양심수후원회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가 3월 10일, 오후 3시에 열렸다. 

 

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는 양심수후원회 회원들을 비롯해 비전향장기수, 통일광장, 범민련 남측본부, 민중당, 민가협 어머님들, 사월혁명회, 유가협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특히 최근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희망이 싹트는 것을 반영한 듯 양심수후원회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여유가 보였다.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30차 정기총회에서 모시는 말씀을 하고 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먼저,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모시는 말씀으로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맞이하였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올해는 양심후원회 30돌이라는 의미 있는 해이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파격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더 뜻 깊다.”고 “30년을 맞는 양심수후원회가 작은 일을 했다면 비전향장기수를 석방시킨 것과 송환한 것”이라고 소회를 밝히며 “양심수후원회는 후원단체이지만 통일운동단체이다. 이 땅의 양심수는 대부분 통일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양심수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오헌 명예회장은 “양심수가 갇혀있고 국가보안법 있는 한 양심수후원회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국가보안법도 양심수도 없는 자주통일 세상을 이루는 것이 근본적으로 양심수후원회의 최종목표이고 임무이다. 우리 역할은 아직 남아있다.”고 양심수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남북관계의 파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연속적인 변화와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남북은 철통같이 단결해야 한다. 냉전시대의 잣대를 버려야 한다. 사상 이념을 떠나서 민족적 대단합과 단결로 주변에 있는 침략세력, 외세를 물리치고 자주통일을 이룩하자”고 권오헌 명예회장은 호소했다. 

 

비전향장기수 양희철 선생은 “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를 맞으며”라는 축시를 낭독했다. 시 가운데 일부를 인용해본다.

 

“외세가 갈라 논 나라의 분단

민족의 화합으로 맞잡은 손 놓지 말자

외세에 빌붙지 말고

분단 영속을 바라는 미제와 일제

그들에 빌붙어 놀아나는 족속을 제쳐라

한 몸 한 뜻 하나 된 통일로,

 

세계 곳곳에 분란 없어지고

침략 멈출 때까지 

내 조국 평화통일이 이룩된 후에도 

양심수후원회여!

영원하라! 영광 있으라!”

 

▲ 비전향장기수 양희철선생이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주년을 맞으며'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이어 각계에서 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를 축하하는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김창한 민중당 상임대표, 한명희 민주민중당 대표가 직접 참석해 연대사를 했으며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과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연대사를 보냈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연대사에서 “범민련 탄압을 규탄하고 구속자 석방을 위해 가정 먼저 달려와 주신 분들이 바로 권오헌 명예회장을 비롯한 양심수후원회원들이다. 맨 앞장에 서서 범민련을 지켜주셨고, 범민련이 가는 가시밭길을 늘 함께 걸어오셨다. 범민련과 양심수후원회는 혈연적 관계이자 동지적 관계이다. 올해 남북관계의 대전환, 대변혁의 해라고 한다. 범민련은 민족자주, 민족대단결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미국을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는데 주역이 되자.”라고 호소했다. 

 

▲ 3월 10일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가 열렸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김창한 민중당 상임공동대표는 연대사를 통해서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간 특히 양심수후원회는 모진 고초 속에서도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싸워왔으며 종북 공격 속에서도 매주 목요일 집회와 각종 대회를 통해 양심수 석방과 남북의 단결과 단합을 외쳤다. 가장 극심한 반목과 배제의 시기에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셨던 선각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감사를 저나며 “민중당은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탤 것이며 평화와 통일의 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양심수 석방,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더욱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옥중에서 “이름만으로도 힘이 되는 든든한 언덕, 혼자가 아님을 가르쳐 준 따뜻한 사랑, 피보다 진한 소중한 동지들을 불러보며 벌써 30년,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뀐 세월,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뜨거운 동지애를 전한다.”며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특히 미주양심수후원회는 영상을 통해 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를 축하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정기총회에서 총회 자료집을 보고 있는 권오헌 명예회장과 김창한 민중당 상임공동대표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는 총회준비위원회 경과보고, 29년차 사업보고, 29년차 감사보고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업보고에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는 창립정신이자 사업목표인 부당하게 구속된 양심수의 전원석방과 후원사업, 그리고 양심수를 잡아가두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 악법 철폐 투쟁을 고유임무로 하고 있다.”고 밝힌 뒤에 “29차 사업도 이 같은 고유임무를 중심으로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개선, 민중들의 생존권 보장과 공정사회 지향, 반전평화와 자주통일이란 민족적 과제를 시민사회단체와 연대연합해 왔다.”고 총평했다 특히 29차 사업보고에서 “미주양심수후원회의 눈부신 활동과 분에 넘친 후원은 국경과 공간을 넘어 인권의 보편가치를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 주었으며 분단조국의 자주통일 투쟁에로 큰 업적을 남겨 나라 안팎의 동포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다.”고 감사를 보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대매국 범죄자가 감옥에 가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한다는 새 정권이 들어왔지만 대통령 취임 때나 광복절, 추석, 해를 넘기면서도 양심수의 석방과 사면, 복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양심수후원 단체로서 자기의 고유 임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30차 년도에는 더욱 분발하여 양심수도 국가보안법도 없는 자주통일시대를 반드시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이어 모범회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하였다. 

이번에는 특히 양심수후원회 최초로 ‘통일인권상’을 제정하였는데, 그 영예의 수상자는 평양시민 김련희씨였다. 김련희씨는 통일인권상을 받은 뒤 소감에서 “제 인생에서 가장 뜻 깊은 상, 최고의 상”이며 “고향에 가기 전까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감사패는 미주양심수후원회 김시환씨를 비롯해 전환식, 김래곤, 노혁 후원회원이 받았다.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총회에서 감사패를 받은 회원들과 처음으로 통일인권상을 받은 평양시민 김련희씨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30년을 맞은 양심수후원회는 새롭게 2명의 운영위원을 선임했으며 신임 사무국장으로 홍휘은 씨를 임명했다.

 

양심수후원회는 2018년 주요 사업으로 “1. 양심수 후원회 일반사업으로 △ 국가보안법 철폐, 양심수 전원석방과 사면·복권운동 △ 구속 양심수 지원사업 △ 장기구금 양심수(출소 양심수) 지원사업 △ 회원사업 △ 선전홍보사업 2. 민족민주단체와 연합연대사업 △자주통일과 반전평화운동 △ 노·농·빈 시민사회단체와 연대사업 3. 양심수후원회 특별사업 △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운동 △ 평양주민 김련희, 북해외식당 종업원(기획탈북) 송환운동 △‘만남의 집’ 재건축 적극 진행”으로 설정했으며 총회 참가자들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총회결의문과 특별결의문 채택한 뒤에 전체 사진 촬영으로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를 마감했다. 

 

▲ 민가협양심수후원회를 앞장에서 책염질 임원진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 결의문 "국가보안법도 양심수도 없는 자주통일세상 열어나가자!"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615합창단의 축하공연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한명희민중민주당,대표와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 총회 자료집을 보고 있는 참석자들     © 자주시보,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총회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양심수후원회 30차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더 환히 웃을 있도록 모든 양심수들이 하루빨리 석방되길...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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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이 추동한 북미정상회담이라 꼭 성사될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3/10 17:08
  • 수정일
    2018/03/10 17: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핵이 추동한 북미정상회담이라 꼭 성사될 것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09 [14: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5월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결정되었다. 세계사적 대격변의 폭풍이 온세계를 휩쓸 것으로 예견된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북 보고를 듣고 5월 안에 북미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용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 초청의사를 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그자리에서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정의용 특사단 단장은 이미 한국에 돌아왔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보장만 된다면 비핵화에 응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정의용 특사단 단장이 미국 백악관 앞에서 온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정 특사는 회견문만 낭독하고 전세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미소만 남긴채 훌 들어가버렸다.     © 설명글: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관련 연합뉴스를 보니 과거 클린턴 대통령도 18년 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행을 결정했지만 막판에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무조건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우리 통일부 장관도 언급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된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술술 풀리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여전히 살얼음판을 유리그릇을 들고 걷는 상황이라며 신중히 정세를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의겸 대변인도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정세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물론 그러면서도 더디지 않게 진행시키겠다며 필요하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클린턴 정부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당시에 북은 공개적인 핵보유를 선언하지도 않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단 한 발도 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광명성-1호 위성만 쏘아올려 미국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로켓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을 공개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2번이나 미사일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하였고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고각발사시험까지 성공하여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능력을 과시하였다. 나아가 괌포위타격 경고까지 나왔다. 실제 화성-12형으로 일본 열도를 넘어 괌 사거리에 해당하는 태평양 목표지점을 명중시키기까지 하였다. 

그것 때문에 미국 국민들은 엄청난 북의 핵미사일 공포에 떨게 되었다. 하여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 국민들이 러시아의 핵미사일 성공 때보다도 북의 핵미사일에 훨씬 더 큰 공포를 느끼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여기서 더 북미대결전이 격화되면 괌 포위타격은 물론 미 본토 포위타격도 연속 이어질 것이다.(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1310)

 

따라서 미국의 수뇌부가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졌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했을 때 제꺽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한국 정부가 "중대 성명을 발표한다"고 직접 예고하며 먼저 분위기를 띄웠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제안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의용 특사와의 면담은 확인절차를 밟는 것이었고 그 전에 상세한 보고를 받고 이미 북미정상회담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을 매우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북의 핵억제력에 밀려 결국 평양으로 날아간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평가를 조금이라도 덮기 위해 미국의 고위관료들은 북미정상회담은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입만 열면 공개적으로 그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의용 실장도 기자회견 첫머리에서 그 점을 매우 강조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런 남과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고 미국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를 보니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을 평양이 아닌 제주도나 워싱턴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장소와 날짜는 추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정의용 특사가 발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으로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수락했다고.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초강대국 미국 대통령이 적성국에 먼저 날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미국도 이제는 북과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풀겠다는 단적인 의사표현이다. 북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상징적 표현이 평양방문이다.

이것이 하도 어마어마한 일이고 세계사적 대격변을 의미하는 초대형 사건이기 때문에 그동안 그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쳤던 것이며 총포성은 없었지만 북과 미국 모두 자신들의 국력을 총동원하여 무시무시한 대결전을 펴왔던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는 세계사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지정학적으로도 가장 큰 대양인 태평양과 가장 넓은 대륙인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중심이 한반도이다. 세계로 가는 길이 한반도에서부터 출발하게 될 것이며 세계의 하늘길, 바닷길, 땅길이 한반도로 연결될 것이다.

평양의 공항은 문턱이 닳게 될 것이고 온 세계가 전쟁 걱정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한반도는 자주로 존엄높고 부강번영할 통일조국을 평화적으로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여곡절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파탄날 가능성도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사실 북미정상회담은 미국 제국주의 패권시대의 종말을 의미하고 미국이 새롭게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며 세계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미국 내의 반발세력들의 도전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대세는 막을 수 없다.

미국의 핵심 수뇌부가 이미 의견일치를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없이 트럼프가 어떻게 즉석에서 5월 평양방문을 결단하고 바로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할 수 있겠는가.

미국이 정신차려서 만들어진 변화가 아니라 북의 핵무장력이 가져온 변화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어쩔 수 없는 힘에 밀려 아무리 평양으로 날아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만 열면 25년 전에 클린턴 정부 때 날아가서 풀어야할 일을 이제 자신이 처리하려니 더 힘들게 되었다고 투덜거렸던 것이다.

트럼프마저 안 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더욱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더 힘들게 해결해야 할 것이며 자칫하다가는 파국적 전면전도 피치 못할 수가 있다.  

 

그래서 북의 강력한 핵무장력이 추동해낸 북미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이점을 주목해야 향후 정세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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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안들고 끝내주는 결혼식

돈안들고 끝내주는 결혼식

최철호 2018. 03. 09
조회수 104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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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삶을 가로막는 힘은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 말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밝은누리> 젊은이들은 혼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신과 물질 면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주체로서 새 삶을 사는 계기로 삼는다. 혼수품을 마련하고 살림집 장만하는 것도 가능한 한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단순 소박하게 한다. 혼인식 때도 한 번 입고 마는 특별한 옷이 아니라 한복이나 평소 즐겨 입는 옷을 입는다. 혼인예식은 먼저 혼인한 이들과 젊은이들이 신랑 신부와 함께 기획하고 준비해 마을잔치로 한다. 혼인식마다 새롭고 창의적인 잔치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혼인 과정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반대하는 ‘어떤 힘’에 부딪힌다. 주로 부모님 반대로 시작되지만, 반대하는 실체가 꼭 부모님이 아니다. 맞서야 할 실체가 뚜렷하지 않다. 가부장 문화에서는 엄마가 먼저 나선다. “나는 괜찮은데, 네 아빠가 이해하시겠냐?” 그럴 때면 큰맘 먹고 아빠를 만난다. 아빠와 어려운 얘기 나눌 생각 하면 심장부터 뛰는 딸들은 먼저 편지로 할 얘기를 전하는 슬기를 발휘한다. 아무리 무섭고 고집불통인 아빠라도 장성한 딸의 편지 받으면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그래도 반대가 꺾이지는 않는다. “나는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큰아버지나 고모가 이해하시겠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만나서 해결해야 할 대상이 엄청 많아지고 모호해진다. 말이 큰아버지고 고모지, 집안 어른 누구든 등장할 수 있는 거다. 또 한 번 큰맘 먹고 거론된 집안 어른들을 찾아뵙고 말씀드린다. “네 혼인식인데 네가 알아서 하면 되지! 근데 손님들이 좀 이상하게 느끼지 않겠냐? 그냥 사람들이 하는 대로 사는 게 좋을 거다.” 이제 누구를 만나 풀어야 하지! 반대는 여전한데, 맞서야 할 실체가 뚜렷하지 않다. 제풀에 지치게 하는 구조다. 이러다 보면 많은 경우 그냥 지쳐서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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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습적인 삶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려다 보면 이런 실체 없는 싸움에 자주 직면한다. 이럴 때는 말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정성껏 나누되 그냥 뜻한 바대로 살면 된다. 그 삶이 참되고 고운 것이라면 결국 삶을 보고 이해할 것이다. 관습의 힘은 그럴듯한 말로 이길 수 없다. 말은 천 냥 빚을 갚는 힘도 있지만, 우리 삶을 떠도는 말은 많은 경우 실체 없는 허상이다.

 

 말은 잘 주고받았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어릴 때 뚜렷하게 경험했다. 고등학생 때 우리 집을 어렵게 만든 사람을 만났다. 나름 담판 짓는 마음이었다. 다방이라는 곳을 처음 갔다. 엄청 긴장되었다. 준비한 얘기를 설득력 있게 했다. 반응도 기대 이상이라 뭔가 해결되는 듯했다. 근데 얘기를 마치고 나오는데 기분이 묘했다. 얘기는 잘되었는데,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었다. 허깨비와 싸운 느낌이었다. 세상을 지탱하는 다른 화법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때 깨달음이 이후 ‘말도 안 되는 세상’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냥 뜻한 바대로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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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1991년 생명평화를 증언하는 삶을 살고자 ´밝은누리´ 공동체를 세웠다· 서울 인수동과 강원도 홍천에 마을공동체를 세워 농촌과 도시가 서로 살리는 삶을 산다· 남과 북이 더불어 사는 동북아 생명평화공동체를 앞당겨 살며 기도한다· 청소년 청년 젊은 목사들을 교육하고 함께 동지로 세워져 가는 일을 즐기며 힘쓴다.
이메일 : suyu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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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반도정세-남북,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자주통일운동

[사설] 남북관계전환을 중심으로 북미관계를 보자급변하는 한반도정세-남북,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자주통일운동

1. 핵무력완성 이후 북의 전략과 핵미사일실험 중단(유예)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남북관계개선과 평창올림픽참가의사) -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 고위급대표단 파견, 김여정특사를 통한 남북최고위급회담(정상회담)제안 - 대북특사파견과 4월말 정상회담개최 합의 –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제안과 트럼프의 5월안 개최동의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숨가쁜 대전환, 대반전이 불과 두 달 남짓 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지금 한반도정세의 대반전은 누가 보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다. 신년사발표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준 남북관계 전환에 대한 의지와 이를 위한 과감한 행보, 대범한 결단은 세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행보를 이해하려면 핵무력 완성 이후 북의 국가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바탕으로 1) 경제강국건설 2) 남북관계전환 3) 책임있는 핵강국으로서 국제외교를 전략적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핵무력 완성으로 억지력이 담보된 조건에서 위 세 가지 방향에서 역량을 구축한다면 북미대결전을 승리로 끝낼 수 있다는 전략적 타산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주동적 조치가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이다. 핵과 미사일실험발사 중단이라는 주동적 조치를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를 선도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전쟁책동을 무력화함과 동시에 남북관계와 국제외교를 전환함으로써 경제강국 건설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을 포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중심고리는 남북관계전환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고 말한 것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의 시작을 남북관계에서부터 하겠다는 구상이 서 있었던 것이다. 이에 관해 ‘조선신보’에서는 북이 핵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을 것임을 이미 시사한 바 있다.

▲ 3월 5일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방북 특사단 일행을 환영하는 만찬을 열었다.[사진 : 조선신보]

2. 남북관계전환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와 대범한 결단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어느 누구도 민족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말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이러한 의지는 남북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대범한 결단으로 나타났다. 우선 4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통상적 수준으로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표명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물론 여기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남측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당장에 중단할 수는 없기에 최대한 ‘로우키’로 하겠다는 남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적 안정이 정착되면 중단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인데, 일부 언론에서 마치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합동군사훈련자체를 통상훈련으로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다. 
4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러나 ‘비핵화 의지표명’은 예상 밖의 파격적인 발언이다. 그간 북이 “우리의 핵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며 비핵화를 의제로 한 대화에 분명히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북미협상 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향적 조치로 보아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그 성격상 미국이 북의 참가를 반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평창 이후는 북미관계의 전환 없이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 나설 수도 없고, 설사 남북대화를 한다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묶여 그 어떤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는 사정을 이해한 조치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의 방법론으로 ‘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한 2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 2단계 해법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입구의 조건으로 말하는 ‘동결’에 관해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 출구인 비핵화에 관해서는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을 조건으로 논의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 관련 6일 저녁 정의용 안보실장의 청와대 발표문에는 핵과 미사실험 중단 앞에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이란 단서가 붙어있는 반면 9일 오전 백악관 발표에는 “앞으로 어떠한 핵실험과 미사일실험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앞으로 어떠한 핵실험과 미사일실험발사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남측이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남측용과 대미용 두 가지로 변형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상황을 미국이 ‘동결‘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북미정상회담에 동의했다는 것은 그간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했던 비핵화선행조치를 폐기하고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에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목은 정상간 핫라인개설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을 정상회담 개최장소로 선택한 결단이다. 정상간의 소통을 상시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정상간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남북관계를 전략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특히 과거 6.15시대처럼 북미협상이 교착되거나 갈등이 격화되면 남북관계가 중단되는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고 북미협상의 진행과 관계없이 남북관계를 밀고 나가도록 하자는 의지로 보인다.

▲ 3월 9일 정의용 특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 청와대 제공]

3.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은 비공식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전략

북의 핵무력 완성 선언은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ICBM기술의 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시점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전략적 모호성을 남겨두기 위해서다. 핵억지력을 보여주면서도 기술적 완성의 모호성을 남겨두는 것이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가는 데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장치와 새로운 국면에서의 전략적 공세의 여지는 마련해 두었다. 그 하나는 ‘괌 포위사격 계획’이다. 미국이 군사행동을 할 조짐이 보이면 가차 없이 괌포위사격을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태평양상에서의 대규모 핵실험’이다. 미국이 끝내 대북적대정책을 계속하겠다면 공격적인 핵실험으로 새로운 대미 핵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상의 핵실험은 사실상 대미선전포고나 다름없기에 이것이 단행된다면 사실상 북의 입장에서 반미최후의 대결전일 것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은 북의 핵보유국인정을 결단코 공식적으로 하지 않으려한다. 북의 핵보유국인정을 공식화하면 이른바 핵도미노현상을 불러오고 강대국의 핵독점체제인 NPT체제의 무력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들이 NPT체제 밖에서 비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된 것도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북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해 왔지만 북의 실질적인 핵 제거, 더 나아가 북 정권의 제거를 목표로 하는 미국과는 입장이 다르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보다는 미국이 주적이고 미국의 대북핵전쟁을 포함한 북한붕괴를 위한 군사행동을 더 경계한다. 
최근 러시아가 북미협상의 중재를 자처해 나서고 더 나아가 어떤 미사일방어체제도 무력화할 수 있는 핵미사일개발성공을 발표하면서 푸틴이 직접 나서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해 나선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중국도 미국의 대북독자제재에 반대하면서 “대북제재는 소진되었다. 더 이상의 대북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나선 것도 북핵에 대한 우려보다 트럼프정권의 모험적 군사도발에 대한 경계를 더 크게 드러낸 것이다. 
북이 추가적인 핵실험과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보유한 북핵과 미사일제거를 위한 공격적인 대북제재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는 북을 비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다.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유예는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을 미국주도의 대북제재로부터 이탈시키고 사실상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 나가려는 북의 전략이다. 북이 자신을 적대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반복해서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새로운 시진핑 시대를 준비하며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우위에 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정권이 밀어 붙이는 한미일삼각동맹구축과 무역전쟁에 맞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력하기 보다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해 북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푸틴의 러시아는 한걸음 더 나아가 ‘동방정책’ 가속화를 위해 북과 경제협력과 가스 송유관 연결 등 이른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주도하고 싶어한다. 
바야흐로 미국의 대북제재동맹은 붕괴되고 ‘동북아평화동맹’으로의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4. 북미대화-첨예한 협상과 대결의 병행

트럼프정권은 북의 비핵화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다. 또 북미정상회담에 응하면 남북관계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북-중, 북-러, 북-EU 정상회담으로 이어짐으로써 미국의 대북제재전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이 참가하는 것을 동의할 때만 해도 대놓고 반대할 명분도 없지만 평창 이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강행을 통해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타산했을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 생겼다.

먼저, 평창에서 터져 나온 남북사이 화해와 단합의 열기다. 다른 민족은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우리민족의 뜨거운 동포애와 통일의 열기는 문재인정부에게도 자신감을 주었고, 김여정특사방남과 대북특사방북으로 이어짐으로써 남북관계전환의 강력한 동력을 형성했다. 평창 전과 평창 후 남북대화에 대한 국민여론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발언과 북미정상회담 제안은 트럼프로서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핵과 미사일실험을 유예하고 비핵화논의를 할 수도 있다며 만나자는데 거절할 명분도 없다. 
관세폭탄에 대한 반발 등 이래저래 국내정치의 위기에 처해있는 트럼프로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서라도 북미대화를 성사시켜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싶을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미국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북의 핵과 미사일실험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는 물론 북중, 북러 정상회담이 이어질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이 협상과정에서 북의 전략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북미협상에서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잘게 쪼개는 방식이 아니라 한꺼번에 내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해야 할 것인데 대북협상라인조차 붕괴되어 있는 트럼프정권으로서는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협상의 입구는 열렸다지만 대화의 지속을 위해서는 북의 긴장완화조치-핵과 미사일실험유예에 상응하여 미국이 8월에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등 대북전쟁연습 중단과 대북제재철회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의 가시적 비핵화조치전까지는 이를 지속하려 할 것이다. 또 북이 말하는 ‘조선반도비핵화’와 관련하여 미국의 핵위협과 핵우산 제거 등 상응하는 조치도 쟁점이 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세계비핵화와 연동될 수도 있다. 
특히 북의 비핵화에 상응하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의 핵심인 대북적대정책철회와 평화협정, 주한미군철수 등 ‘근본문제’는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달린 문제여서 북이 비핵화를 한다 해서 미국이 동의하고 이행하리라는 담보도 없다. 
결국 북미협상은 협상과 대결이 병행되는 가운데 매우 불안정하고 복잡한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 3월 8일 시민사회단체들이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5. 남북관계전환으로 우리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도로 전환하여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것이 현 정세의 초점이다.

현 국면의 초점은 북미협상에 있지 않다. 북미협상은 남북관계전환을 위한 환경을 여는 것에 의미가 있다.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버리고 정책적 대전환을 하는가 여부는 북미협상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통해 민족적 힘을 하나로 결집하여 북미대결구도를 우리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도로 전환시킬 때 가능하다. 이것이 현 국면에서 주체적 정세인식의 초점이다. 
따라서 진보적 통일운동은 자주통일의 기치를 더욱 뚜렷이 하고 반미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갈 것을 제안한다.

첫째, 대규모의 남북정상회담 지지환영대회 등 남북정상회담을 지지 환영하는 하는 거족적인 운동을 통 크게 벌여 남북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에 동의하는 광범위한 통일애국세력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 6.15공동위원회를 중심으로 그간 남북대결국면에서 이완되었던 평화통일세력의 결집을 통해 ‘제2의 6.15시대’를 밀고 나갈 민족운동의 구심을 세워야 한다. ‘전민족대회’라는 전략적 지향은 분명히 하되 그 정신에 맞게 광범위한 평화통일세력의 민족적 단결을 건설하는 운동을 통이 크고 대범하게 전개해야할 때다. 특히 ‘촛불혁명의 시대’에 맞게 광범위한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대중운동을 창조적으로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개입, 방해를 단호히 배격하고 대북적대정책폐기, 전쟁연습중단, 대북제재철회 등 남북관계진전을 가로막는 미국의 반평화적 반통일적 정책과 남북이간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더욱 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GM대우사태, 한미FTA개악, 통상압력,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 미국의 침략적 횡포와 주권유린에 맞선 반미투쟁도 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셋째, 남북사이 다방면적인 왕래와 교류 협력사업을 정세의 요구에 맞게 통크고 대범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새로운 높이의 ‘북한바로알기운동’을 창조하는 등 민족자주의식, 민족대단결의식, 통일의식을 고취하는 운동과 결합하여 자주통일운동의 대중적 토대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전개해야한다.

넷째, 자주통일운동의 주체역량을 확대강화하는 것을 첫 자리에 놓아야 한다. 지난 6.15시대 좋은 정치적 환경에서도 주체역량을 튼튼히 마련하는데 주력하지 못하고 합법주의, 실적주의에 빠져 역량강화에는 별 성과가 없었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의 운동을 하더라도 의식화 조직화사업을 앞세워 튼튼한 자주통일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현장언론 민플러스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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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회동 제의에 "5월까지 만날 것"

정의용.서훈, 트럼프 접견..김정은 위원장 메시지 전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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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09: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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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접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왼쪽)과 조윤제 주미대사(오른쪽)가 배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 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대북 특사단 수석대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했던 정의용 실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한 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8일 오후 7시)를 조금 넘겨 결과를 간단히 발표했다. 

정의용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에 감사를 표시하고,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북 특사단 발표문에 포함됐던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하였다”는 점과 “김 위원장은 북한이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점, 그리고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접견에는 미국측 고위관계자들도 배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정 실장은 “오늘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저의 북한 평양 방문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는 영예를 가졌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 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 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그리고 전세계 많은 우방국들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완전하고 단호한 의지를 견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외교적 과정을 지속하는 데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정의용 실장의 이날 트럼프 대통령 접견 결과 발표는 당초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 실장이 준비해온 메모를 낭독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다. 발표장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윤제 주미대사가 함께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발표문(국문 번역본, 전문)
2018. 3. 9. 09:11 (현지시간 8일 19:11)

  o 오늘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저의 북한 평양 방문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는 영예를 가졌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님과 부통령, 그리고 저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맥마스터 장군을 포함한 그의 훌륭한 국가안보팀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 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 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하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님의 개인적인 감사의 뜻을 전달하였습니다.

  o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하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하였습니다.

  o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에 감사를 표시하고,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o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그리고 전세계 많은 우방국들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완전하고 단호한 의지를 견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o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외교적 과정을 지속하는 데 대해 낙관하고 있습니다.

  o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NSC Chief’s Announcement at the White House

Good evening.
Today, I had the privilege of briefing President Trump on my recent visit to Pyongyang, North Korea. I’d like to thank President Trump, the Vice President and his wonderful national security team, including my close friend General McMaster.  I explained to President Trump that his leadership and his maximum pressure policy, together with international solidarity, brought us to this juncture.  I expressed President Moon Jae-in’s personal gratitude for President Trump’s leadership.
I told President Trump that, in our meeting,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aid he is committed to denuclearization. Kim pledged that North Korea will refrain from any further nuclear or missile tests. He understands that the routine joint military exercises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must continue.  And he expressed his eagerness to meet President Trump as soon as possible.
President Trump appreciated the briefing and said he would meet Kim Jong Un by May to achieve permanent denuclearization.
The Republic of Korea, along with the United States, Japan, and our many partners around the world remain fully and resolutely committed to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long with President Trump, we are optimistic about continuing a diplomatic process to test the possibility of a peaceful resolution.
The Republic of Korea, the United States and our partners stand together in insisting that we not repeat the mistakes of the past, and that the pressure will continue until North Korea matches its words with concrete actions.
Thank you.



​(수정,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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