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정치인을 등에 업은 극우단체들의 사후검열, 그리고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 <암살자(들)>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나 2020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다룬 바 있다. 심지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서도 여러 번 다루다가 중단되기도 했다.
사건 당시 경호가 소홀했을 뿐 아니라 조사에 대한 불신, 다시 말해 사건에 대한 진실 은폐 의혹은 독재정권에 대한 불신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상식적이지 않은 국정운영, 기관들의 권한남용이 불러온 비참이다. 당시 피격사건의 감식을 맡았던 이건우 전 서울시경 감식계장은 1989년 탄흔 및 각도 분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것은 영화 말미에도 나오듯이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보수단체들의 공격은 심한 것일까.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 극단적인 우익세력들이 성장했다는 뜻이다. 과격성도 더 심해졌다. 극우라 불리는 보수단체의 이러한 행보는 2024년 말의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더 집단적 공격성은 커졌다. 서부지법 폭력사태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제도권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고 더 당당하게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해진 배우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협박으로 배우가 자신이 상 받는 영화제에도 불참하게 만드는 것은 도를 넘은 행위다. 이것은 비판의 자유를 넘어선다.
이 영화를 계기로 극우세력을 동원하고자 하는 상업적 욕망(극우 유투버의 돈벌이), 정치적 목표(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지지세 모으기)에 닿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영화도 보지 않고 압박의 수위를 높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학생인권이나 교사의 노동권을 다루기보다 <암살자(들)> 공격에 집중했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것은 예술인들을 국가권력인 입법자인 국회가 압박한다는 점에서 '사후검열'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를 낳는다. 영화감독이나 배우들이 영화를 제작하고 영화에 출연하는 일을 꺼리게 만든다. 영화배우나 감독에 대한 고소나 광고주에 대한 압박 등은 이후 영화인들을 지원하고 함께 창작활동을 하는 것도 꺼리게 만든다. 박근혜 정권 시절 난무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처럼 예술인의 활동 범위를 좁힐 수 있다.
한마디로 예술인들에 대한 통제와 길들이기다. 이는 다양성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문제다. 영화 제작과 이를 보는 관객들인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도 함께 제한되는 일이다.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암살자(들)>의 내용에 허구의 정도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으나 감독이나 배우에 대한 압박과 사후 검열은 다른 차원의 문제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이들을 등에 업은 극우단체들의 사후 검열이 낳은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해 우리는 명확한 입장을 내야 한다. 그래야 영화의 다양성, 표현(창작)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문화다양성 등을 만드는 힘을 보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부나 국가기관의 제재가 답은 아니다. 혐오표현에 대한 권력의 제한은 다른 편향을 낳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행위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 그러니 우리 더 크게 말하자. 당신들의 행위는 사후검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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