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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과 승리가 아닌 삶과 행복을 위한 교육

[전교조 창립 30주년 기획] 전교조 30년, 앞으로도 참교육④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9-05-08 20:58:07
수정 2019-05-08 20: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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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30년, 앞으로도 참교육
전교조 30년, 앞으로도 참교육ⓒ자료사진

5월 28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민중의소리는 다섯 차례에 걸쳐 전교조 30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총론격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서 전교조 30년을 맞는 이들을 만나 전교조 30년 전과 후를 살펴봅니다. 이번 기획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전교조 30년, 한국 교육이 변했다
2) 학교 현장이 바뀐다 ‘딥 체인지’
3)‘구의역 김군’도, ‘악질사장’도 없으려면..반드시 필요한 노동인권교육
4) 특권과 승리가 아닌 삶과 행복을 위한 교육
5) 싸움만 한다구요? 국민과 함께 하는 전교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6년 학업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15살 중학생 오 모 양이 남긴 유서의 마지막 문구다. 학생이 남긴 뼈아픈 말은 우리 사회 입시 중심 교육의 문제를 꼬집었다. 친구들과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과잉학습에 내몰린다. 학생들은 시험 점수에 따라 좌절과 포기를 느끼며, 상위에 있는 학생조차 불안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오늘도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출구를 보며, 입시지옥을 통과의례처럼 버텨내고 있다.

 

"쌤 우리 예서 서울대 의대 꼭 보내야 해요!", 2019년 인기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예서 엄마가 입시 코디에게 하는 말이다. 교육은 서열화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도구가 되며, 대학의 이름은 또 하나의 계급 사회를 형성한다. 학생들은 교육의 과정을 통한 자신의 행복과 삶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입시전쟁터에서는 남을 이겨야 살아남는 잔혹한 경쟁을 먼저 배운다.

1989년 12월 21일 전교조 주최로 열린 자살학생 추모제
1989년 12월 21일 전교조 주최로 열린 자살학생 추모제ⓒ전교조 제공

도를 넘어선 경쟁구조와 공고해진 서열화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피로 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전교조는 입시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학생들의 삶을 위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그동안 경쟁과 효율의 논리로만 강조했던 교육현장에서 협력의 가치를 구현하는 교육공동체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날 전교조는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경쟁과 부담을 덜어내는 '행복한 학교'를 위해, 학교혁신 운동을 전개하고 확산하고 있다. 학교혁신 운동 중 하나는 '혁신학교'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혁신학교는 이른바 '진보교육감'으로 불리는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과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처음 시작한 학교 모델이다. 혁신학교의 시발점이 됐던 것은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다. 전교조는 경기도 등 전국에 폐교의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 살리기 등을 시도하면서 참교육 실천 활동을 해왔다. 또한 젊은 전교조 교사들을 중심으로 핀란드 등 교육복지 선진국에 연수를 다녀오고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교육모델을 모색해온 노력이 바탕이 됐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혁신학교'
1등만을 위한 학교는 없다..."아이들 모두 주인공"

민중의소리는 지난 26일 오전 서울 은빛초등학교를 방문해 이희숙 교장을 만났다. 서울 은빛초등학교는 2011년 3월 개교해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곳이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현재 213개교로 전체 학교의 1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빛초 1층에는 교장실이 있었다.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교장실은 학생들이 창문을 통해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기존에 넓었던 교장실을 반으로 나눠서 한쪽 공간은 회의실로 만들었다.

전교조 출신의 이희숙 교장은 평교사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장이 됐다. 그는 혁신학교인 서울 강명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한 바 있다. 이 교장은 "혁신학교는 '학교 개혁'의 사례로, 위가 아닌 아래로부터(상향식 방식) 학교를 바꿔내는 성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에서 소리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에서 소리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희숙 교장은 수업하는 선생님이다. 이 교장은 이날 1~2학년 각 한 반씩 수업을 진행했다. 이 교장은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나누는 기회가 있어야, 관리자의 경직성을 벗어날 수가 있다"며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1등을 만들기 위한 학교가 아니다. 이 교장은 "혁신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주인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은빛초에는 회장, 부회장 등 임원을 뽑지 않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순번제로 하고 있다. 학교 수업은 주로 토론형 수업으로 진행돼,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발표를 한다고 한다.

또한 학교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모든 대회 상장을 폐지했다. 이 교장은 "수업시간에 수업을 침해해가면서 대회를 했을 때, 원래 잘하는 아이 몇 명에게 만족감을 주고, 그것도 며칠 못 가는데, 그 아이들의 상장을 주기 위해 나머지 아이들이 들러리를 서는 것"이라며 "그 시간에 오히려 수업을 하는 게 아이들의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티커나 보상제도도 없앴다. 이 교장은 "스티커나 보상제도는 아이들에게 계속 경쟁하고 통제하기 좋은 방식"이라며 "(교사가)뭘 하자고 하면 뭐 줄 건데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오히려 수단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놀이는 '밥'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만드는 학교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 식당에서 아이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 식당에서 아이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특히 은빛초는 기존의 40분 수업과 10분 쉬는 시간에서 벗어난 80분 블록 수업을 한다. 수업 시간 중 30분은 놀이 수업이다. 이 교장은 "40분 수업 시간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하는 말하는 주입식 교육에는 맞을 수 있다"며, "80분 블록 수업을 통해서 기다려주고, 아이들이 천천히 배우게 되고,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밥'이라는 얘기가 있다. 30분간의 놀이시간이 아이들한테 소중하다"며 "아이들이 놀면서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지고 놀이를 충분히 하면, 규칙도 정하게 되고 사회성도 길러지게 되고, 내가 볼 때는 교과서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을 통해 교과서 밖의 생태계와 지역사회를 느끼게 만든다. 은빛초는 4학기제로 운영한다. 여름·겨울 방학 이외에도 5일간의 봄·가을 방학이 있다.

이 교장은 "혁신학교는 체험학습 많이 가는, 많이 놀아주는 것으로 오해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의 전통적 학력관을 새로운 학력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인 학력관은 문제지 풀어서 사지선다형 맞추는 것이지만, 새로운 학력관은 협업능력, 창의적 사고"라며 "그것은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도전 속에서 주어진다. 혁신학교는 수업과 일상 속에서 경험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주체로 나서서 학교의 자치를 구현하고 있다. 기존에는 학교 행사에 동원되는 성격이 강했다면 학부모가 주체가 돼 학부모총회를 개최하고 진행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녹색장터 등을 통해 각자 자기 집에서 안 쓰는 물건 다 가지고 와서 돗자리 깔고 팔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환경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하고, 주변 개천에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들은 학생들과 함께 2박 3일 캠프를 통해 소백산 등 여러 곳의 둘레길을 걷기도 한다.

특히 은빛초에서는 촘촘한 학부모 대의체계를 통해 학교에 관한 결정사항에 학부모들의 의사를 반영한다. 이 교장은 "학급에서 수렴된 의견을 학급 대의원이 학년대표에게 전달이 되고, 학년 대표는 임원회의에서 전달한다"며 "학부모들의 제안사항이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학교에서 반영하려고 한다. 소통의 접촉면을 다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 다모임', '공개수업' 등...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학교 
학교의 토론 소통의 문화...'민주시민 교육' 내제화

그는 혁신학교의 특징으로 교사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손꼽았다. 이 교장은 그 밑바탕에는 '교사 다모임' 등 민주적 토의와 소통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교사 다모임(총회)이 교사들에게 민주시민의 경험을 주면서, 이런 사고나 생각이 자신의 교실 속에서 구현이 된다"며 "토론이 있는 교직원 회의를 통해서 다양한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바꾸는 기회를 통해서 그럼 우리 교실에서 내가 아이들하고 소통할 때 과연 나는 어땠나. 자기 성찰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을 대하거나, 학급 운영을 할 때도 그런 경험들이 녹아난다"며 "끊임없이 아이들의 생각을 묻고, 학급 운영에도 아이들의 생각을 반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 다모임을 통해 길러진 선생님들의 경험이나 역량이 결국에 학교를 움직이고, 교육활동의 질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학교에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도 함께 성장한다. 교사들은 칸막이를 거두고 열린 교실을 추구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실 문을 열어서 동료 교사와 수업도 같이 나누고, 교육활동에 대해서 토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과 가치관이 부딪치고 배우며 교사들도 함께 성장해간다.

이 교장은 "신규교사가 했던 말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게, 저희가 교육과정 평가 회의를 같이 모여서 하고, 그다음에 교사회에서 치열하게 토론을 하는데, 이게 어떤 연수보다도 자기를 성장시키는 연수의 기회였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혁신학교는 교사들의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교육지원팀'이라는, 교사들의 행정 업무를 전담해주는 부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 교장은 "선생님들은 행정업무가 줄면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많이 한다. 교사가 학생활동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옛날에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저는 이제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교육의 질은 교사 공동체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의 토론과 대화를 통해 집단 지성이 모은 결과, 수업방식과 교육과정을 변화했고, 교육의 질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

이 교장은 혁신학교의 '학력 저하' 논쟁과 관련해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같이 경험을 나누고 성장해가며 교사들의 역량이 높아지는데, 그 수업의 질이 낮아질 수 없다"며 "수업의 질이 높아지는 만큼 아이들은 좋은 교육을 하게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실제 혁신학교의 입시 성적도 좋다"면서도 "하지만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가치가 입시교육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희숙 서울 은빛초등학교 교장이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빛초등학교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소위 '벌떡 교사'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교장은 "(교무회의 시간에) '왜 그렇게 하느냐'고 일어나서 문제제기하면 오히려 동료 선생님들이 퇴근시간 늦어지는데, 왜 저렇게 일을 만들지 하면서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는 상황이었다"며 "교사들 스스로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과거 학교에서 교무회의 시간이 있었어도 이미 소수 관리자 중심으로 결정을 해서 안내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최고의 가치가 민주시민 교육을 하는 것"이라며 "교사가 민주시민의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교과서의 내용도 얼마나 사회적 가치나 시대정신을 담아서 수업으로 풀어내는가가 민주시민 교육"이라며 "교사가 그런 소양이 없거나 가치관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박제된 지식을 전달하는 정도에 머무른다. 이런 점에서 전교조 교사들은 다양한 경로로 시대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경험하고 활동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일반 학교에서 '나 홀로 조합원'으로도 살아봤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시스템이 공고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선생님들이 당연하게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상태에서 1~2명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변화시키기 어렵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흔히 하는 이야기가 개방적이고 마인드 좋은 교장과 거기에 열정 있는 교사 3명만 있으면 학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장은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모델학교라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교육청은 교장이 민주적인 리더십과 혁신 마인드를 갖게 하고, 혁신학교를 사원학교처럼 혁신리더를 끊임없이 양산해내고 확산해야 한다"면서 "혁신학교를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나아갈 바를 선도하는 학교다, 이런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권과 차별 용인되는 '특권학교 폐지'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계 개편...공교육의 정상화

26일 오전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특권학교폐지촛불시민행동 주최로 진행된 자사고·외고 등 특권학교의 일반고 전환 특권학교 관련 시행령 연내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6일 오전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특권학교폐지촛불시민행동 주최로 진행된 자사고·외고 등 특권학교의 일반고 전환 특권학교 관련 시행령 연내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교조는 '특권'과 '차별'이 용인되는 교육을 거부하고, '평등'과 '협력', '정의'가 작동하는 교육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교조는 그동안 차별 없는 교육, 고교평준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고교다양화 300' 정책에 따라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가 생겨났다. 하지만 특목고, 자사고 등 특권학교 정책은 서열화를 조장하고 일반고 슬럼화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전교조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과정을 시행하겠다며 도입된 자사고가 사실상 입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 도입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며 "현재 자사고는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 학생들을 싹쓸이하여 일반고 붕괴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전교조 부설 참교육연구소는 "한국의 교육은 과잉 경쟁이 지배하면서, 부모의 경제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교육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이 사교육비 지출 격차를 벌리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제중, 자사고 등 특권 학교를 설립함으로써 교육 양극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여기에 현행의 복잡한 입시제도는 특권 학교에 유리하게 작용함으로써 이러한 교육 불평등을 가속화시킨다"고 비판했다.

2017년 교육부는 자사고 폐지 3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와 일반고 입시 동시 실시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유도 ▲국가교육회의 논의 통해 고교 체제 개편하는 내용이다.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자사고의 동시 선발, 이중지원 금지 조항에 대한 판결에 동시 선발은 합헌, 이중지원 금지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자사고 이중지원 보장은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특혜이며, 자사고를 지원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라며 "이번 판결은 특권학교로 변질된 자사고의 특혜를 인정 해주어 고교체제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한걸음 멀어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고 밝혔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전경원 제공

전교조는 제2의 고교평준화인 특권학교의 폐지를 통한 일반고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 등과 정책협의회를 통해 특권학교 관련 시행령 폐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운동을 전개해 '특목고와 자사고 관련 조항 삭제'에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들은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이 갖는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사회통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며 "다양한 계층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 속에서 학생들은 서로 다름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
"함께 사는 법 가르치는 학교로 나아가야"

서울시교육청이 17일 미림여자고등학교에 대해 자사고 지정취소를 최종결정했다. (사진) 자사고 지정취소가 된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미림여자고등학교에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림여자고등학교에 대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를 확정해 오늘 학교에 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08.17.
서울시교육청이 17일 미림여자고등학교에 대해 자사고 지정취소를 최종결정했다. (사진) 자사고 지정취소가 된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미림여자고등학교에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림여자고등학교에 대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를 확정해 오늘 학교에 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08.17.ⓒ뉴시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됐을 때 학교의 교육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미림여고의 사례를 들어보기로 했다. 2011년부터 자사고로 운영하던 미림여고는 2016년 일반고로 전환됐다. 자사고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학생들의 등록금 등 수업료로 학교를 운영해, 학생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학교 운영에 타격을 입는다. 미림여고는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반고로 전환했다.

일반고를 비롯해 외고와 자사고의 아이들을 가르쳤던 주석훈 선생님은 2016년 3월 1일 자로 미림여고 초빙 교장이 됐다.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었고, 학생 약 100여명이 전출되면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일반고의 전환은 교육의 전환점이 됐다.

주 교장은 일반고 전환 초기, 주변에서 '특별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주 교장은 직원회의를 통해 학교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반을 만들고, 독서실에 좋은 자리를 배정하고, 상을 몰아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 교장은 "학생들이 어떤 이유로든 차별받으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이 27일 오후 사당역 인근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이 27일 오후 사당역 인근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민중의소리

미림여고는 학생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주 교장은 학생들의 복장을 단속하는 등교 지도를 없앴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복 바지도 도입했다. 전체조회 사회는 주로 학생이 맡고, 훈화 역시 대부분 학생이 한다. 주 교장은 훈화는 통틀어 1~2번 정도 했다고 말했다.

미림여고는 '오픈북' 방식으로 경시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주 교장은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사고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 친구들과 협업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 이런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진짜 교육이라고 본다"며 "이런 교육이 가능한 수업방법, 평가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학교는 시험과 수행평가 등 모든 평가에 대한 공정성을 검증하는 기관인 공정성심의위원회(학업성적관리위원회+차별방지위원회)를 설치했다.

학교는 아이들을 평가하는 시험의 공간이 아니라, 행복과 삶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꿈터로 변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미래인재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대학 교수와 전문가들을 초빙해 학생들에게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미림여고의 사례처럼,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뜻을 함께 모으면 일반고 내부에서도 충분히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주 교장은 학교에서는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로 가려면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강자가 약자를 더 배운 자가 더 못 배운 자를 품을 수 있는 리더십을 키워줘야 한다"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협업하고 도와주고 이런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분리주의 교육으로 가면 사회가 나중에 더 큰 사회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분리주의 교육의 생태계는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교장의 말처럼, 학교는 분리 또는 경쟁이 아닌 통합과 융화의 장소가 돼야 한다.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계개편을 시행했을 때, 예상되는 문제는 크게 '수월성 교육'과 '자사고 일반고의 성적 수준 차이'로 요약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기존의 영재학교나 과학고가 근본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되는 문제는 아니다"며 "선발 시기와 관련해 위탁교육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월성 교육에 대한 요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사고의 경우 "이미 입학할 당시부터 학업성취도 측면에서 우수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대학진학도 일반고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이라며 "그것을 단위학교의 교육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수능 절대평가'..."'경쟁'보다 '협력'과 '배려' 가치" 추구
대입제도 개편...대학서열체제 해소

대학수학능력시험 날 아침 수험장에서 수험생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날 아침 수험장에서 수험생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교육은 변화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진보한다. 학교는 2025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될 고교학점제로 또다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전공과 선택 과목으로 강의를 나누고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방식으로,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불과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기 전에 해결돼야 하는 선행과제로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 '교육과정 개정'으로 판단했다. 전 소장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가 선결되지 않고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것은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교 교육의 질은 평가의 방법과 직결돼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객관식 시험 문제 위주의 평가 방식이 학생들의 배움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주 교장은 "절대평가냐 상대평가냐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과 같이 오지선다형의 시험문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답없는 문제에 대해서 아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상대평가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요구한다"며 "경쟁보다는 협력과 배려의 가치가 작동할 수 있는 '절대평가'가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입시경쟁이 지배하고 있는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입시경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극단적인 대학서열화와 학벌 차별 등이다. 전교조는 대학통합네트워크를 통한 대학서열체제 해소하고, 대입자격고사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를 위해서는 국공립대 통합, 공영형 사립대 양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2025년까지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현재 대입제도가 안고 있는 교육 문제를 최소하기 위해 2022년까지 과도기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권과 승리가 아닌 삶과 행복을 위한 교육을 위해, 학교를 개혁하기 위해 역량을 쌓은 전교조 선생님들이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아이들을 마주하는 '교육 전문가'로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법외노조라는 이름 앞에 교육 개혁은 뒷걸음질하고 있다. 권정오 위원장은 "정말 바꾸고 싶다"며 "법외노조라는 모래주머니를 떨쳐내지 않고서는 달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찾아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찾아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후 전교조 사무실을 방문해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을 만나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유 장관은 "교육부 정책은 교육부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해나갈 수 없다"며 "전교조 역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에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정부의 교육 정책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다.

올해 30세가 된 전교조는 학교 개혁과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질끈 묶는다. 법외노조라는 모레주머니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전교조는 '숨을 쉬는 공간', '쉼이 있는 배움', '삶을 위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 현장을 만들기 위해 걸음을 떼고 있다.

전교조 30년, 앞으로도 참교육
전교조 30년, 앞으로도 참교육ⓒ자료사진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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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쌀 지원이 가져올 나비효과…정세현 "서둘러야"

[정세현의 정세토크] 아베가 북일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까닭은?
2019.05.08 20:28:51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이후도 한미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의 군사적 행위에 대한 규탄이 아닌 인도적 지원이 적절한 대응인지에 대해 보수층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8일 대북 식량 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 간 식량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북미 간 협상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인도적 지원이 북미 간 협상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도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이 틈을 파고 들어가서 우리가 쌀을 지원하면 아마 남한에 대해 꼬여있던 북한의 심기가 풀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가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대북 인도적 지원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전화 통화 이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지만, 정작 백악관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이 부분이 빠진 채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만 강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미국에서 '식량 지원은 안 된다'는 공식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면 정부가 밀고 나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식량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그래 뭐 그렇게 하든지"라는 정도의 대답만 했으면, 그 정도면 된다"며 "미국 대통령이 이정도의 관심을 보였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월 11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던 것처럼 이번에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입장은 아니지 않나"라며 "그렇다면 우리가 당연히 치고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북 쌀 지원이 북한에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북한 내에서 식량이 모자라서 피해보는 사람들은 힘 없고 뒷 배경 없는 서민들이다.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군은 북한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먹는다"라며 "북한 외부에서 들어가는 식량 지원은 힘 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말 그대로 '인도적' 지원인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으로는 남북 간 다소 경색된 국면에서 북한이 남한의 지원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우리가 주겠다고 통보하면 북한은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북한의 식량 문제 때문에 국제기구가 움직이고 있는데, 이 와중에 북한이 남한으로부터의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하면 국제사회가 북한을 어떻게 보겠나"라며 "북한이 (국제기구의) 실태 조사에 대단히 협조적으로 응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필요 때문에라도 남한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뷰는 8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북한이 지난 4일 발사체를 발사한 이후 한미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북한의 이번 발사가 북미 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세현 : 이번 북한의 발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남한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고 봅니다. 우선 방사포의 경우 대남용이라고 보이는데요. 지난 4월 22일 시작된 한미 양국의 공군 합동 훈련에 대한 반발로 해석됩니다.  

이미 북한은 4월 25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훈련에 대해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며 북과 남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확약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행위"라고 주장했었죠.  

그러면서 훈련에 맞대응할 수 있다는 '예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반발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진행되는 시기보다는 보통 훈련이 끝날 때쯤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훈련에 대해 반발은 해야겠는데, 훈련이 한창인 중에 군사적인 행동을 하면 한미의 군사력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훈련이 끝나는 시점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발사한 또 다른 발사체인 '전술유도무기'의 경우 그 거리에 상관없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미국이 계속 북한을 견제‧압박할뿐만 아니라 군사적 위협까지 가한다면 자기들도 대응하겠다는 것이죠. 특히 북한은 F-35기의 도입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의 대응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런데 북한의 이번 발사는 단순한 대응 차원에서 일어난 것만은 아닙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계기 때 가진 시정연설에서 올해 연말까지는 기다려보겠다면서 미국의 '정치적 계산법'을 바꾸라고 했었죠. 그런데도 미국이 아무런 응답이 없자, 북한은 미국에 "어떻게, 생각 좀 정리했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번과 같은 군사 행동을 취한 것 같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군사적인 행동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기존에 많이 해오던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대체적으로 나름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전술유도무기가 남한으로, 일본으로 발사된 것도 아니었고 북한의 영해에서 이뤄졌으며, 미국을 향한 것도 아니었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도 아니었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협상을 통해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이뤄낼 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이번 일이 북미 간 협상에 방해가 되지 않길 바란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가 있었던 당일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 위원장이 약속을 깨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본인이 북미 간 지금까지 가져왔던 협상을 깨지 않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봐야 합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4일 전술유도무기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로동신문


프레시안 : 그렇다면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언급됐다고 전해지고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 현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인도적 지원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정세현 : 그렇죠. 북한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건 인도적 지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남북 간에 식량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북미 간 협상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이 중요합니다.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이 북한 현지에 들어가서 식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수요량보다 159만 톤이 부족하다고 했는데요. 사실 이 수치는 기존보다 악화되긴 했지만 매우 이례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유엔의 이번 통계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 일까요? 여기에는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즉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을 해줘야 할 명분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을 지원하면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북한 내에서 식량이 모자라서 피해보는 사람들은 힘 없고 뒷배경 없는 서민들입니다.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군은 북한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먹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외부에서 들어가는 식량 지원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말 그대로 '인도적' 지원인 것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우리가 지원하면 북한이 이를 순순히 받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인데, 북한이 쌀 지원은 받을까요?

정세현 : 우리가 주겠다고 통보하면 북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북한의 식량 문제 때문에 국제기구가 움직이고 있는데, 이 와중에 북한이 남한으로부터의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하면 국제사회가 북한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또 북한이 이번 실태 조사에 대단히 협조적으로 응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필요 때문에라도 남한의 제의를 받아들일 겁니다.  

프레시안 : 일부에서는 한미 정상 간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공감대가 있는 것이 확실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청와대의 발표에는 식량 지원 이야기가 있지만, 백악관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만 강조하고 있다는 건데요.  

정세현 : 미국에서 "식량 지원은 안 된다"는 공식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면 정부가 밀고 나가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식량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그래 뭐 그렇게 하든지"라는 정도의 대답만 했으면, 그 정도면 됩니다. 미국 대통령이 이 정도의 관심을 보였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겁니다. 

지난 4월 11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던 것처럼 이번에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입장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당연히 치고 나가야 하는 겁니다.  

지금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이 틈을 파고 들어가서 우리가 쌀을 지원하면 아마 북한이 남한에 꼬였던 심사가 풀리는 계기가 될 겁니다. 남한의 쌀이 북미 간에 협상의 접점을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예전보다 지원이 더 수월한 것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있어서 협의하기도 편리합니다. 예전에는 쌀 지원 문제로 중국 베이징까지 가서 회담한 적도 있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나서서 국제기구도 지원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되겠냐면서 전례에 비춰 수십만 톤 정도의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치고나가야 합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 북한에 쌀을 차관으로 줄 때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십만 톤 단위보다 더 많이 지원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쌀을 그냥 비축해봐야 어차피 사료나 비료로 쓰이는데 그게 가성비가 별로 좋지 않거든요. 또 정부 비축미를 일정하게 빼줘야 추곡 수매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농민들 입장에서도 좋은 겁니다.  

쌀 지원을 통해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고 우리 농민들의 지갑도 두둑히 하고, 남북관계도 풀고, 나아가 북미 간 협상도 다시 이어붙일 수 있는데 뭘 망설이고 있는 겁니까? 쌀 지원 하나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 협상 국면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쌀 지원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리가 50만 톤을 보내주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실제 북한의 하역 능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 달에 10만 톤 이상을 보낼 수도 없습니다. 또 실제 쌀을 보내려면 정부 비축미를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 구입하고 이를 실어 나를 배를 섭외해야 하는데, 정부미가 벼 상태로 보관돼 있기 때문에 이걸 먹을 수 있는 쌀로 만들려면 도정공장에서 작업도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이제 장마철이 두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 쌀을 배에 실어 보내기는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정부가 신속하게 결정해서 북한과 협의를 서둘러야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 청와대는 북한에 대한 남한의 식량 지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북미, 접점 찾으려면 

프레시안 :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게 계속 계산법을 바꾸라고 촉구하고만 있는데, 대북 쌀 지원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 가능할까요?  

정세현 : 미국은 북한에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핵 물질, 핵 시설 파괴 등을 전부 실행하면 미국이 무엇을 해줄지는 그 때 가서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이죠. 북한은 그렇게는 할 수 없다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스몰딜이라는 것은 양측이 하나씩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매칭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남북 장관급회담이나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여지가 있다는 점을 북한에 알려주고, 이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면서 미국도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게 접점이 생기도록 빨리 움직이는 게 필요합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요구가 제재 해제에서 체제 보장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세현 : 시간을 조금 되돌려보면,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은 종전선언을 계속 주장해왔습니다. 종전선언은 체제 안전 보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죠. 그런데 미국 내에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이 마무리되는 단계가 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 나왔고,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는 종전선언을 계속 밀고 갈 수 없다고 판단, 경제 제재 해제로 전략 목표를 바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제재 해제에 대해 나름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전부 내놓으라는 이른바 '빅 딜'을 제안했습니다. 그래야 경제 지원이든 체제 보장이든 할 수 있다면서 말이죠. 그러자 북한은 이건 리비아식 해법이라며, 제재 해제보다 시급한 것이 '체제 보장'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이 체제 보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에 발사체 발사 이후에 북한 매체에 보도된 내용 속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발사체를 참관하며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고 그 어떤 세력들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도 나라의 정치적 자주권과 경제적 자립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제재 완화에서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는데도 북미 협상을 끌어갈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정세현 : 미국은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월 31일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했던 강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당시 비건 특별대표는 북미 간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미국은 영변의 핵 시설이 북한 핵 능력의 80%라고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폐기하면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북한의 요구에 미국은 영변 핵 시설이 북한 핵 능력의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도 내놓아야 한다고 다른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 수준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프레시안 : 이런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에 오는데요. 어떤 내용을 협의할까요? 

정세현 : 아마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해 견제를 하기 위해 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곳에서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며 한국을 말리려고 오는 것 같습니다. 
 

▲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각)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과 '만날 수밖에 없다'는 아베  

프레시안 : 북미 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발사체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정세현 : 일본 입장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 다녀온 것이 자극이 된 것 같습니다. 실제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려는 의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미국이 바로 'NO'하긴 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을 언급하면서 나름의 발언권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여기에 끼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일본만 소외되는 현 상황을 막아야 할 현실적 필요가 생긴 것이죠.  

게다가 러시아가 저렇게 움직이면 아베뿐만 아니라 트럼프도 불안해집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남북미 3자 구도로 북핵 문제를 풀어 내는 것이 성과를 내기 훨씬 좋거든요. 러시아가 끼어들면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본과 미국 모두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수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소외되지 않고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북일 정상회담이 필요한 것이죠. 따라서 일본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하면 미국은 도와줄 겁니다. 회담의 모멘텀을 깨지 않기 위해서 미국이 '일본' 카드를 쓰는 셈이죠. 만약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이 과정에서 일본에 지분이 생기면 협상판에 또 다른 변화가 생기는 겁니다.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미국은 이란 핵 문제에도 직면해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시절 만들어진 이란 핵 협정을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란은 이에 대항해서 자신들도 핵 협정 일부 이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란 핵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란 핵 문제가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세현 : 사실 이란 핵 문제 때문에도 트럼프 정부가 좀 조급한 상황이긴 합니다. 이란과 북한의 공조가 강화되면 미국은 이걸 끊어야 하기 때문에 다급해질 수밖에 없죠. 그러면 미국은 북한과 빨리 만나서 이란과 협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이란 문제는 이스라엘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급할 수밖에 없죠. 미국과 이란 문제가 복잡해지면 북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해결 여지가 넓어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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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판문점서 남북 신자들과 ‘평화 미사’ 봉헌하길”

 4가지 남북 화해프로세스 제안한 윤종일 신부
양평=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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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9  0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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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일 신부는 3일 양평 수도원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11월 교황의 방북을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저는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교황님과 함께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미사’를 봉헌하고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의 내용이 성취되기를 기도하는 광경을 한번 상상해봅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꾸준히 기도하고 실천해온 윤종일 신부는 3일 양평 두물머리 인근 수도원에서 <통일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의 원폭피해지역을 방문하고 이어 북측을 방문한다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바라는 세계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가던 2017년 10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중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고,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남북미중 정상이 북미 간의 한국전쟁과 미중 간의 무역전쟁에 대해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1][관련기사 보기2]

윤종일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1월 일본을 방문한다. 교황은 도쿄와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방문하여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해 강론을 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하고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은 비핵화에 대해 어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북측과 미국과 교황은 비핵화 관점에서 어떤 의견의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비핵화의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며 “북측은 한반도의 비핵화이고 미국은 북측의 비핵화이고 교황은 세계의 비핵화이다”고 짚었다. 따라서 “서로 간의 합집합과 교집합을 정리함으로써 핵 갈등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신부는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위스에서의 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유럽생활을 통해 교황의 위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고 전제하고 “북측은 교황을 초청하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에 응할 필요가 있다”며 “교황의 방북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제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윤 신부는 4년전 김정은 위원장이 유학했던 스위스를 둘러봤고 “평화와 경제를 함께 발전시킨 스위스를 경험한 김정은 위원장은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작한 실리사회주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 이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신부는 “한국전쟁의 상처, 이념갈등, 70년간의 반목은 비핵화의 문제로만 풀 수 없을 것”이라며 “마음의 상처와 이념적인 갈등을 치유하는 화해프로세스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대북제재를 벗어나서 실행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신부는 이미 2002년 10월 정의구현사제단 방북시 평양 장충성당 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며 “우리는 예수님의 사람을 통해 남과 북이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신앙고백을 한 바 있다. [관련영상 보기] [관련 영상(영문본) 보기]

윤 신부는 “대북제재의 대상인 경제교류와 협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교류협력을 민족화해와 평화, 생명안전 등으로 확대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생각한다”면서 4가지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통일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한반도 미세먼지를 남과 북이 함께 정화시켜 나가고, △ 백두산 화산과 지진을 함께 연구하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이를 위한 장소로 만들자는 것이다.

다음은 3일 오후 2시 양평 수도원 야외에서 새소리와 풍경소리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윤종일 신부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스위스 경험한 김정은 위원장, 실리사회주의 더욱 발전시킬 것”

   
▲ 윤종일 신부는 2002년 10월 정의구현사제단 일원으로 방북해 평양 장충성당에서 강론하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발원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오랜만에 다시 뵙습니다. 역시 이곳을 올 때마다 느끼지만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특히 봄철이라 꽃도 많고, 저 꽃 이름은 뭔지요?

■ 윤종일 신부 : 야광나무 꽃입니다.

□ 굉장히 화려하군요. 아름다운 자연만 감상하면 좋을 텐데, 우리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같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굉장히 좋게 발전해 오던 한반도 정세가 지금은 상당히 교착 국면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때 중요한 모색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신부님의 지혜의 말씀 듣고 싶습니다.

■ 저는 4년 전 겨울에 로마에서 국제회의를 마치고 스위스를 방문했습니다. 방문목적은 북측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영세중립국 스위스를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젊은 시절에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여 스위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관광산업이 발달하였죠. 제가 방문한 스위스 남부의 마태호른 스키장과 관광도시 쩨르마트는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눈 덮인 알프스를 배경으로 스키를 타며 배후도시인 쩨르마트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김정은 위원장도 이러한 알프스를 체험하였을 것이고 이 체험이 마식령 스키장과 원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으로 평화와 경제를 함께 이룬 선진국입니다.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중립국으로서 평화와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관광산업 뿐만 아니라 기술집약적인 정밀기계산업도 발달하였습니다. 그래서 스위스 시계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세계적인 명품으로서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는 평화와 경제를 함께 발전시킨 스위스를 경험한 김정은 위원장은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작한 실리사회주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급발전 시켰습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좋게 발전하던 한반도 평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지금, 저는 남측과 북측이 실리주의 노선에서 남북공조를 추구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대북제재의 대상인 경제교류와 협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교류협력을 민족화해와 평화, 생명안전 등으로 확대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러면 대북제재를 뛰어넘어 민족공조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질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가 발전되고, 발전된 관계의 힘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네 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째,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통일방안을 함께 연구합시다. 그리고 둘째, 한반도의 미세먼지를 남과 북이 함께 정화시켜 나갑시다. 셋째, 백두산의 화산과 지진을 함께 연구합시다. 그리고 넷째,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이를 위한 장소로 만듭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민족의 화해프로세스 통해 완성될 것”

   
▲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날로 높아가던 2018년 9월 25일 윤종일 신부는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성당에서 가톨릭 남녀 수도자들과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무기한 기도에 돌입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신부님, 네 가지 중요한 제안을 해주셨는데요, 아무래도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강대국들과의 관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해관계 속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어떻게 진행시켜나가야 할지 지혜를 주십시오.

■ 평화는 인류의 보편가치이고 최종목표입니다. 진정한 평화는 힘의 균형에서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에서 온다고 우리 교회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종목표인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서로 적대적인 두 사람이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화와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야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서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 안에서 두 사람은 화해를 이루게 됩니다. 이러한 화해의 결과가 우리는 평화라고 이야기 합니다.

한반도 평화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룩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전쟁의 상처, 이념갈등, 70년간의 반목은 비핵화의 문제로만 풀 수 없을 것입니다. 적대적인 이 관계를 치유하는 과정이 절대 필요합니다. 마음의 상처와 이념적인 갈등을 치유하는 화해프로세스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민족의 화해프로세스를 통해서 완성될 것입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제안이 화해프로세스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북제재를 벗어나서 실행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네 가지 제안을 설명해 주시죠.

■ 첫째로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통일방안을 함께 연구하면서 이념적인 갈등을 치유하는 겁니다. 남과 북의 다른 사상과 제도를 실용적이고 민족화해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또 조율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합의된 통일방안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인도해주는 깃발이 되고 그 깃발 아래서 민족공조가 굳건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남과 북이 함께 한반도 미세먼지를 정화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 전체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남과 북의 동포들이 호흡의 곤란을 느끼며 지금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호흡을 하는 데에는 남과 북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남측에서 먼저 시작한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북측과 함께 확대 개편해서 치명적인 미세먼지를 조금씩 조금씩 정화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셋째로 백두산의 화산과 지진을 함께 연구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백두산의 화산과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지적이 현실로 드러나면 북측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고 남측은 물론 한반도 전체가 대재앙을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범민족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환경과 생명의 보편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로 남과 북이 함께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는 것입니다. 이 사무실에서 남과 북의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만나고 토론하고 각 분야의 대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연중무휴로 불을 밝힌 개성연락사무소는 우리 민족의 등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저는 북미 간의 비핵화문제와 남북 간의 화해프로그램을 분리시켜서 대응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민족의 화해프로세스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동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하였으면 합니다. 비핵화문제에 있어서 남측은 북미 사이에서 효과적인 자기역할을 하고 북측은 선제적이고 주동적인 협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루어나갔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남북은 민족공조 입장에서 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를 통하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동하고 견인하는 이런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이 네 가지 화해 프로그램의 시행방법은 민과 관이 함께하는 1.5트랙을 이용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네 분야의 전문가들과 행정요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행정기관을 통해 입증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는 이것을 국가정책으로 받아들여 화해와 평화프로세스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북측은 교황을 초청하고 교황은 이에 응할 필요 있다”

   
▲ 윤종일 신부는 “교황의 방북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신부님은 가톨릭 사제로서 오랫동안 살아오셨는데요, 지난해부터 한반도 평화 과정에 교황님의 방북이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에는 좀더 구체화되지 않을까 이런 관측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평화의 중재자이십니다. 교황님은 4년전 미국과 쿠바의 갈등을 중재하여 화해하게 하고 양국의 외교관계를 정상화시켰습니다. 그러므로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수장일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지도자라고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오는 11월 일본을 방문합니다. 교황은 도쿄와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방문하여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해 강론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2차 세계대전 때 원폭피해 지역입니다. 특히 나가사키는 일본 가톨릭교회의 발상지이고 많은 순교자들이 피를 흘린 곳입니다. 나가사키의 우라카미 성당은 원폭으로 완전히 파괴되었고 성당의 종탑은 파괴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일본의 원폭피해지역을 방문하고 이어 북측을 방문한다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바라는 세계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겁니다. 교황은 2017년 11월 바티칸에서 핵 폐기와 군축관련 국제회의 참석자들에게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제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세계가 불안과 갈등,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며 북미간의 핵무기 갈등으로 세계가 전쟁의 공포에 놓여 있음을 우회적으로 거론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교황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강조하였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놓고 볼 때, 북측과 미국과 교황은 비핵화 관점에서 어떤 의견의 일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핵화의 범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북측은 한반도의 비핵화이고 미국은 북측의 비핵화이고 교황은 세계의 비핵화입니다.

따라서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은 비핵화에 대해 어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간의 합집합과 교집합을 정리함으로써 핵 갈등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측은 교황을 초청하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에 응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전임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의 가르침을 한반도에서 실천해주었으면 합니다. 핵무기 갈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측의 신자들을 방문해서 위로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교황의 이런 사목적인 방문이 북측에 신앙의 자유가 더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위스에서의 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유럽생활을 통해 교황의 위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의 도덕적인 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교황의 방북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교황님과 함께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미사’를 봉헌하고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의 내용이 성취되기를 기도하는 광경을 한번 상상해봅니다. 굉장히 즐거운 일이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신부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시절의 경험, 교황님의 방북, 신부님이 아니시면 이런 큰, 넓은 생각들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말씀해 주셨던 판문점에서 그런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가져봅니다. 부디 신부님 메시지가 널리 알려지고 신부님께서 바라는 것들이 잘 꼭 전달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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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 해결에 올인하라

등록 2019.05.08 08:18 수정 2019.05.08 10:22
 
'똑경제'는 똑똑한 경제필진 4명과 함께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똑똑한 경제 이야기입니다.[편집자말]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독립운동가로 청년운동에 앞장 선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한 말이다. 한 나라에 청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표현한 문장이다. 100년 전 이 땅의 청년들 미래는 그야말로 암울했다. 무능한 봉건 왕조는 몰락했고, 그 자리를 일본 제국주의 총독부가 차지했다. 독립과 생존을 위해 수많은 청년들은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떠났다.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이를 잘 보여주었다. 조국에서 부강한 나라의 주역이 되어야 할 청년들에게 당시 한반도는 지옥의 땅이었다. 제국주의 식민지, 패권국가의 점령과 분단, 전쟁과 독재,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지독한 가난이라는 지옥과 같은 시기를 헤쳐오면서 기적을 만들어갔다.

그 중심에 청년들이 있었다. 먼저 산업화의 역군인 청년들은 해외에서, 즉 독일 막장인 탄광과 병원, 베트남 전쟁터,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 터, 그리고 이라크 및 리비아의 더운 공사장에서 젊음을 바쳤다. 대한민국은 반만년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 10대 강국으로까지 도약했다. 또 다른 민주화의 전사인 청년들은 독재에 맞서 4.19 혁명, 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거쳐 2017년 평화적인 촛불혁명을 이끌었다.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 경제 10대 강국이자 아시아 최고 자유민주주의 나라의 청년들 미래가 암울하고 불투명해졌다. 나라가 위기로 가는 가장 큰 징조라고 볼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이 땅의 청년들을 설명하는 '삼포(연애ㆍ결혼ㆍ출산 포기) 세대'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암울한 청년 현실의 핵심 문제는 바로 청년 실업에 있다. 독일의 칼 마르크스도 "노동은 자기실현의 최고 수단"이라고 갈파하지 않았던가? 잿더미 속에서도 날아오른 불사조 같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어떻게 이 지경으로까지 되었는가.

청년실업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기득권, 기성세대의 무책임, 무능력과 탐욕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 유럽의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선 청년들의 일자리가 남아돌 정도다. 하지만 한국은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 OECD 통계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일본의 경우 3.7%로 세계에서 가장 낮고, 이어 독일이 6.5%로 세 번째 낮은 나라이고, 한국은 10.5%로 OECD 국가에서 중간에 해당된 수치다. 하지만 한국의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월 청년체감실업률은 25.1%를 기록하며 통계발표 이후 최고치 기록을 갱신했다.
  
그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나라 중 하나인 독일은 어떻게 청년 완전고용의 나라가 되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 일부와 독일 정부, 대표 기업, 노조, 기업인 대표 단체, 정당, 시민사회 등을 방문했다. 왜냐하면 '현장이 답이 있다'는 원칙에 충실해 한국형 모델을 탐색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청년일자리를 두고 독일과 한국은 크게 세 가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정치리더십, 기업, 사회적 연대의 차이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만찬 회담을 마치고 나오다 환영나온 한국 교민들을 보고 메르켈 총리와 함께 교민들을 향해가고 있다. ⓒ 연합뉴스

 
먼저 정치리더십, 즉 최고 권력자인 한국의 대통령과 독일의 총리 리더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국가 그랜드플랜을 세워 부강한 나라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었다. '인더스트리(Industrie) 4.0', 4차 산업혁명을 말한다. 독일은 2011년부터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과 창조를 실천하고 있었고 그 중심에 메르켈 총리가 있다. 반면 당시 한국은 글로벌 트렌드와 동 떨어진 토건산업(4대강)이나 역사 퇴행의 구 냉전 사고에 머물러 있었다.

둘째, 청년에 대한 인식과 투자에서 독일 기업과 한국 기업은 큰 차이를 보였다. 올 1월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국의 최고기업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인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인력 양성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반면에 독일의 최고기업인 지멘스는 1년에 약 5억 유로(약 6750억 원)을 투자해 기업 스스로 미래 산업역군을 양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회공헌의 기부금 총액이 3000억 원 정도다. 지멘스의 절반 밖에 안 되는 금액이다.

셋째, 청년 일자리를 위해 독일은 사회적 연대, 즉 코포라티즘(Korporatisumus)이 살아있고, 한국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범국가 기구로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을 설립해 운영한다. 여기엔 연방정부인 경제부 및 교육연구부 장관뿐 아니라 지멘스, 도이치 텔레컴, 보쉬, BMW 등 독일 주요기업, 프라운호퍼 연구소, 그리고 노조 대표가 참여한다. 노사민정의 연대와 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

독일은 어떻게?

그렇다면 독일은 청년 완전고용의 나라가 되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을 펼치고 있을까.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창업국가'를 내걸고 창업에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청년이 일정 자격을 갖추면 창업지원금 뿐 아니라 2~3년 치 월급을 아무 조건 없이 투자한다. 청년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함이다. 한국 정부는 공시족을 양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둘째, 기업 역시 창업에 적극적이다. 필자의 친구인 균터 팔틴 회장은 교수로서 창업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자신이 설립한 '기업가 재단'에 기부했다. 창업기업인을 양성하면서 유럽의 창업 대부가 될 정도다. 이후 그는 독일 기업인들과 베를린에 창업센타인 '팩토리(factory)'를 설립했다. 현재 약 2600개 창업팀과 글로벌 및 최고기업들이 투자 참여해 창업공동체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창업성공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 내부에 '스핀 오프', 즉 사내 창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셋째, 약 360개 분야에 지멘스, 벤츠 등 수많은 대기업 및 히든 챔피언들이 '인재 사관학교'를 운영한다. 기업들이 인재 양성에 적극 투자해 1년에 약 50만 명을 흡수하고 있을 정도다. 독일 산업 강국의 역군인 '마이스터'를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인재양성과 동반성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넷째, '미래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일자리 및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이 전국에 운영하는 랩(연구소) 30개를 들 수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연합해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청년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결론적으로 독일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 정도였다. 정치 리더(총리 및 정부), 기업가정신, 사회적 시장경제 시스템이 3위 일체가 되어서 일치단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청년의 미래가 암울하면 나라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국 청년들이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얼마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달라"는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청년일자리 비서관을 하나 만들어 생색내기 정치 쇼는 그만하길 바란다. 해법은 하나다. 대통령이 나서 '한반도 평화의 번영을 시대'에 올인 하듯이, 청년일자리 해결에 올인 하길 바란다. 총리에게 전권을 맡기는 방안도 있다. 독일에서 얻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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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투명 날개 나비의 비밀

조홍섭 2019. 05. 07
조회수 720 추천수 1
 
애초 독성 강한 나비에서 진화…경계색과 은폐 동시 노려
 
b1.jpg» 중남미 열대우림에 사는 400종 가까운 투명 나비는 모두 새들이 먹지 못하는 독성을 띤다. 투명 날개는 이런 독성을 바탕으로 추가로 은폐 기능을 얻기 위해 진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렉스 포포브킨,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마존의 컴컴한 열대우림 숲 바닥에는 느릿느릿 여유롭게 나는 아름다운 나비가 있다. 날씬한 배와 긴 더듬이의 이 나비에서 두드러진 모습은 날개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투명하다는 것이다.
 
왕나비 아과에 속하는 이토미이니(Ithomiini) 족 나비 393종 가운데 80% 이상은 날개가 투명하다. 아마존과 안데스 열대우림에 가장 많지만, 멕시코부터 아르헨티나에 걸쳐 축축한 숲에 사는 이 나비는 왜 투명한 날개를 갖게 됐을까.
 
먼저 날개가 투명한 이유는 털처럼 생긴 특이한 비늘 덕분인데, 이 비늘이 빛의 반사를 막고 투과하도록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일뿐 투명한 날개가 진화한 이유는 따로 있을 터이다.
 
나비가 주요 포식자인 새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한 전략은 ‘눈에 띄지 않거나 눈에 확 띄거나’ 둘 중 하나다. 주변 환경 속에 녹아들어 포식자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게 전자라면, 먹으면 끔찍한 맛을 선사한다는 기억을 포식자가 학습하게 한 뒤 그런 색깔이나, 소리, 냄새를 강조하는 것이 후자이다.
 
b2.jpg» 올레리아 속 투명 나비. 알렉세이 야코브레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투명 나비’는 하나같이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 나비 성충이 식물에서 섭취한 ‘피올리지딘’이란 알칼로이드가 독성을 낸다. 경계색으로 포식자에게 알릴 조건이다.
 
그런데 투명한 날개는 경계색과 거리가 멀다. 많은 바다 생물이 투명한 몸을 은폐 수단으로 삼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나비는 어떻게 경계와 은폐 전략을 동시에 펴는 걸까. 멜라니 맥쿨루어 프랑스 소르본대 생물학자 등 프랑스 연구진은 페루 열대림에서 채집한 투명 나비를 대상으로 실험을 통해 그 비밀의 일단을 밝혔다.
 
b3.jpg» 올레리아 속 투명 나비의 표본. 디디에 데스쿠엔,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들은 과학저널 ‘왕립학회보 비(B)’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투명 나비의 조상은 모두 경계색을 내는 종인데 여기서 어떻게 은폐를 위한 투명 날개가 진화했는지는 수수께끼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투명 나비가 경계색과 은폐의 두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 타협을 이뤘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투명한 부위가 넓은 나비일수록 새의 눈에 덜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눈에 덜 띄면 독성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투명도가 커지는데도 맛이 없는 특성은 줄지 않았다. 가장 투명한 나비가 가장 독성이 강했다.
 
연구자들은 “이 나비의 특정한 맛이 포식자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강점이 있다면 경계색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보다 은폐 능력을 강화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
 
b4.jpg» 메토나 속 투명 날개 나비의 짝짓기 모습. 지오프 갤리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예컨대 이런 상황이 그렇다. 경험 없는 애송이 포식자가 많다면 눈에 띄는 경계색을 내 보아야 효과가 없을 것이다. 또 얼마나 끔찍한 맛을 내는 벌레인지 아는 포식자라도 다른 먹이가 부족하거나 독을 감당할 만하다면, 독을 무릅쓰고 영양분을 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포식자의 눈에 덜 띄는 신호는 비록 포식자를 교육하는 데는 덜 효과적일지라도 어떤 상황, 예컨대 포식자가 경계색을 띤 먹이를 죽일 수 있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논문에 적었다. 
 
비슷한 예를 살무사의 지그재그 무늬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 독사의 무늬는 은폐와 경계 모두를 위한 타협책이다. 투명 날개 나비도 날개 가운데는 보이지 않지만 테두리는 오렌지나 검은색으로 눈에 잘 띄어, 그 고약한 맛을 기억하는 포식자라면 충분히 알아차릴 만하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cClure M et al. 2019 Why has transparency evolved in aposematic butterflies? Insights from the largest radiation of aposematic butterflies, the Ithomiini. Proc. R. Soc. B 286: 20182769. http://dx.doi.org/10.1098/rspb.2018.276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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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년...비정규 노동자 87% 노동 정책 불만

문재인 정부 2년...비정규 노동자 87% 노동 정책 불만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05/08 [00:0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년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오는 10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2년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과 ‘직장갑질119’는 7일 오후 1시 프란체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 1244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 45.4%가 매우불만, 41.5%가 불만이라고 답해 90%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의 노동정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정부의 노동정책에 ‘매우만족’한다는 답변은 1.6%, 만족한다는 답변은 11.5%에 불과했다.

 

정부 초기 노동정책에 대해 ‘매우 기대’했다는 응답이 69.6%, ‘기대’했다는 응답이 20.6%로 90%이상이 현 정부에 기대감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출범 2년 만에 ‘기대감이 급격히 불만으로 바뀐 것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95.1%로 조사됐다. 공공부문 비정규 정책에서 자회사 전환 방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41.4%가 ‘최저임금은 비교적 많이 인상됐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소득증대 효과가 줄었다’고 답했고, 48.6%가 ‘최저임금은 인상됐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도리어 월급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늘었다고 답한 비정규직은 10%에 불과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51.4%가 ‘주 52시간 시행은 잘한 일이지만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는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고, 34.4%는 ‘탄력근로 확대로 노동시간 단축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향후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에 대해선 30.9%가 ‘노동존중 공약을 일부만 지키고, 친재벌 정책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했고, 28.4%는 ‘친노동 공약은 지키지 않고 친재벌 정책을 펼 것’이라고 답했다. 노동존중 공약과 정책을 지킬 것이라고 답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18.7%에 불과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행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 하나로 5월 11일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비정규직 대행진’을 진행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진행됐으며,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403명, 40대 486명, 50대 이상 355명이 응답했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 174명, 계약직·일용직 291명, 파견·용역 571명, 특수형태근로 207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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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전단 중동 급파... 한국, 40억 달러 이란 수출도 막혀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19.05.07(302)
  • 류경완 KIPF 공동대표
  • 승인 2019.05.07 14:13
  • 댓글 0
▲ 에이브러햄 링컨 USS 항공모함[사진 : VOA캡처j]

1. 미국이 이란핵합의 탈퇴에 이어 이란 정규군인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제재한 가운데, 항모전단과 폭격기를 급파하며 군사적 압박까지 나서 중동 정세와 국제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역내 미국과 동맹국의 자산뿐만 아니라 '이익'에 대한 '‘이란의 대리인'의 공격도, 비록 이란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할지라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촉발하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모호한 언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한국과 이란의 원화결제계좌 거래도 중단됐습니다. 그동안 이란과 한국은 서울에 개설한 원화계좌를 통해 대금을 결제해와 실제 외환거래 없이 원유와 상품을 매매할 수 있었지만, 원화계좌가 동결됨에 따라 이란에 대한 수출도 막혔습니다. 한해 40억 달러(2017년)를 수출하던 2100여 개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연합/Mintpress News/한국경제>

2. 2016년 누출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이메일에서는 이스라엘이 200여 기의 핵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이란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Mintpress News>

3. 정세현 전 통일장관은 "경제 압박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미국이 북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 송유관을 막아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자는 제안에 푸틴이 꿈같은 소리하지 말라고 했다... 고난의 행군 시절 그들은 풀뿌리를 까먹으면서도 우리한테 손을 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은 곤궁이 겁나 손 들고 나올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독한 사람들이다"면서 "북쪽도 우리 동포고, 한국사람이다. 한국사람들의 DNA가 얼마나 무서운지 미국은 모르고 있다... 우리가 굽신굽신하고 있으니 북도 그런 줄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컷뉴스>
☞ 푸틴, 트럼프와 통화...'대북제재 완화' 요구
☞ 트럼프, 아베와 통화..."북 FFVD 방법론 일치 재확인"

4.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임무가 끝난 것을 인정하고 북 문제를 한국 주도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직 미군 전쟁전략가가 주장했습니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은 한국의 운명은 한국인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한국 주도의 통일을 전제로 주한미군 철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 맥그리거 "미, 아시아 미래 결정할 세력 아니다. 아시아 사람들이 그들의 미래 결정해야"

5. 북이 4일 발사한 전술유도무기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입니다. 김동엽 교수는 "사거리 500㎞까지 가능해 한반도 전역이 포함된다"면서 "고체연료 사용...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가 가능해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 핵탄두 탑재도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 
☞ 김정은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 담보...전투력 강화 투쟁 더욱 줄기차게 벌여야" 
☞ 트럼프 "김정은, 나와의 약속 깨길 원치 않아…합의 이뤄질 것"
☞ 폼페오 "중장거리 미사일, ICBM은 아니라 확신...경계선 넘지 않았다...대화 계속 원해"

6.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북의) 이번 발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던진 경고"라고 전제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경고의 의미를 축소하고 대신 북이 외교적 형식에 참여하게 하도록 노력을 배가하려는 움직임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도 "(트럼프의 신중한 반응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 이후 외교가 탈선하지 않도록 기울이는 노력"이라고 평했습니다. <연합>

7. 김종대 의원은 "북이 발사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로, 미국은 이를 묵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대화 교착을 계속 끌지 말라는 독촉장을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남북 관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북의 불만이 임계치를 넘었다고 본다"며 "우리의 중재 외교는 일단락됐다. 이제 우리도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나갈 때...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약속하고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등을 하면서 '시즌 2'를 맞이할 수 있다"고 남북대화 재개를 전망했습니다. <연합>

8. 북 매체 '메아리'는 최근의 연합편대군 종합훈련과 8월로 예정된 '19-2 동맹' 연습에 대해 "북남선언들에 대한 공공연한 배신행위"라며, "군사적 도발이 북남 사이 신뢰를 허물고 사태를 수습하기 힘든 지경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은 각종 매체를 통해 사드 훈련, F-35 도입과 전략자산 전개, 한미군사훈련 등을 연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연합>

9. 2019년 말까지 102,000명이 예멘 전쟁으로 사망하고, 추가로 131,000명이 기아와 질병, 의료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유엔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매 12분마다 5세 이하 어린이가 죽어갑니다. 2015년부터 이어진 전쟁이 아라비아 반도 최빈국에 끼친 경제 손실은 890억 달러입니다. <Middle East Eye>

10. 베네수엘라 외무장관 아레아자는 카라카스가 현재 진행 중인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를 선호하지만 어떤 시나리오에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미국이 마두로 정부에 대항하여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putnik>

한편 쿠데타 실패 이후 과이도가 빠르게 모멘텀과 신뢰를 잃어감에 따라, 그의 대중성과 정당성 결여가 점점 부각되어 미국의 개입 계획과 충돌하면 미국 전쟁 주창자들에겐 '죽은' 과이도가 점점 더 유용해질 수 있다고 칠레 언론인 휘트니 웹이 밝혔습니다.

전 녹색당 부통령 후보 바라카도 "CIA와 미국에 존재가치가 약해져가는 과이도를 치는 위장깃발 작전을 주시하라. 알 수 없는 세력에 의한 로페즈(가택연금 중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신한 야당 지도자, 과이도의 정치적 멘토)의 탈출로 미국은 더 사악하고 기회주의적인 인사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두로를 비난하고 군사 개입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과이도를 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intpress News> 
☞ 폼페오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행동도 '합법적'"
☞ 과이도 "미국의 군사 옵션 논의, 좋은 소식"
☞ 라브로프 "미 전복 시도는 재앙 부를 것... 유엔헌장·국제법 수호 위해 미국의 잠재적인 개입에 맞설 국가 블록 만들 것"

□ "북은 곡물생산량이 정곡 기준으로 500만 톤이면 문제가 없다. 2018년 생산량은 북 추정은 520만톤, 정곡 기준으로 환산하면 440만톤이다."
북측이 올해 식량 부족분을 50만톤으로 자체 추계하고 있다고 이찬우 테이쿄대학 교수가 『북한경제와 협동하자』 출판기념회에서 밝혔습니다.

또 북의 연간 석유 수요량은 150만톤 수준이고, 중국에서 들여오는 원유 50만톤, 갈탄에서 뽑아내는 액화석유 10만톤, '탄소하나' 공법으로 석탄에서 뽑아내는 20만톤, 공식·비공식 수입 20만톤 정도로 추산하면 연간 100만톤 정도 수급되고 있고 50만톤 정도가 부족하다고 추산했습니다. <통일뉴스>
☞ 이찬우 "북, 사회주의 공유경제 보완하는 사회적경제 존재...돈주 5천명 30~50억 달러 유통 추산"
☞ FAO/WFP "136만톤 대북 식량지원 필요"

[단신]
• 천정배 "기무사, 세월호 참사 초기 유가족 '종북세력' 분류...패륜, 헌정질서 파괴 범죄"
• 김정은, 조러정상회담에서 푸틴에 전통 검 선물 "이 칼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한다. 나의 넋이 이 칼에 담겼고, 당신을 지지하는 우리 인민의 마음이 이 칼에 담겼다"
• 중 지린성, 한일러 등과 경제합작구 추진...'솽다이(雙帶·Two Belt)-두만강·압록강, 중·몽골·러 잇는 두 개의 경제벨트' 추진 관련 정책 발표
• 나토 사무총장 "터키의 S-400 도입계획 우려", 에르도안 "주권"
☞ 타스 "5월 말부터 터키 군인 약 100명, 러시아에서 S-400 운용 훈련 시작" 
• 2018년도 GDP 대비 국방비 지출 : 미국 3.2%, 중국 1.9%. 사우디 8.8%, 인도 2.4%, 프랑스 2.3%, 러시아 3.9%, 영국 1.8%, 일본 0.9%, 한국 2.6% 
• 미 코드핑크 평화활동가, 고립된 워싱턴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빵 던졌다가 '(빵) 미사일 투척' 혐의로 기소 
•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확대...임산부 포함 27명 사망
• 러 정보총국 "매년 극단주의자 2만명, 난민 가장해 EU 입국" 
• 트럼프 국정운영 지지율 46%...취임 이후 '최고치'

KIPF band ☞ https://band.us/@kipfnews
(사)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이 제공하는 평화와 통일 뉴스 큐레이션입니다.

류경완 KIPF 공동대표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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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홍보대행사 대표

조선일보가 언론자유 말하며 옹호한 외신기자, 실체는?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홍보대행사 대표
 
임병도 | 2019-05-07 09:25:4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4월 24일 <조선일보>에는 ‘자신들과 의견 다르다고 언론·필자 공격하는 홍위병 KBS’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습니다.

사설에는 마이클 브린이라는 외국인이 쓴 ‘과연 광화문광장이 적절한 공간일까‘라는 칼럼을 KBS 기자가 취재하면서 영어 원문을 요청한 것을 가리켜 ‘권위주의 시대 안기부 직원이 외신기자 사무실에서 원고를 걷어 가던 일이 떠오른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세상에는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 다른 견해에 대해 언론과 필자를 공격한다’라며 ‘사람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홍위병과 같은 행태’라고 KBS를 비난했습니다.

당사 마이클 브린을 취재했던 KBS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저널리즘토크쇼 J>에서는 강압적인 상황이 아니었으며, 안기부까지 떠올린 것은 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클 브린이라는 외국인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조선일보>가 사설과 칼럼, 기사를 통해 마치 언론을 억압하는 것처럼 보도했는지 알아봤습니다.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홍보대행사 대표

<조선일보>는 4월 1일 새로운 칼럼 필진을 소개하면서 마이클 브린을 ‘전 가디언지 서울특파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4월 6일 칼럼에서는 마이클 브린을 ‘전 서울외신기자클럼 회장’이라고 소개했고, 4월 23일 기사에서는 ‘1982년부터 37년째 한국 사회를 지켜본 언론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조선일보>의 소개만 보면 마이클 브린은 언론인 같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브린이 서울 외신기자 클럽 회장이었던 시기는 1987년으로 굉장히 오래전입니다.

그는 1994년부터 기자가 아니라 북한 전문컨설턴트로 활약했고, 1999년부터는 홍보대행사 대표로 기업가라고 소개됐습니다.

실제로 2006년 마이클 브린이 칼럼을 썼던 <이데일리>에서는 그를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로 소개했습니다. 마이클 브린을 <조선일보>가 소개했던 언론인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영어 원문 요청에 안기부를 떠올렸다?

<조선일보>와 마이클 브린은 KBS 기자가 칼럼 원문을 요구한 것을 가리켜 ‘안기부 시절’을 떠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2006년에 칼럼을 썼던 <이데일리>는 영어 원문을 함께 실었습니다.

영어로 작성된 칼럼이니 기사를 독자들이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원문을 싣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KBS 기자가 원문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취재 방식입니다.

과연 영어 원문을 요청한 일이 독재 정권 시절 안기부를 떠올릴 만한 일이었는지는 이해되기 어렵습니다.


론스타 홍보대행사 대표가 작성했던 칼럼

마이클 브린이 대표로 있던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된 ‘론스타’의 홍보대행사였습니다.

2006년 마이클 브린은 자신이 칼럼을 쓰는 <이데일리>를 통해 론스타에 유리한 입장의 칼럼을 3회에 걸쳐 게재했었습니다.

언론의 지면을 빌려 자신의 클라이언트를 홍보했다는 사실은 그가 언론인 출신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자, 언론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습니다.


언론이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조선일보’는 알고 있는가?

5월 7일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문재인 정권 심판 11개월 남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그 논리가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김대중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심판 이유를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한 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이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 그런 말씀들도 많이 듣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그런 것이 어려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5월 2일 사회원로 초청 간담회)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반헌법적인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범죄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던 발언이 왜 문재인 심판의 근거가 되는지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마이클 브린이 언론인이며 KBS가 그를 취재한 것을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홍위병과 같은 행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고문의 칼럼을 보면 오히려 <조선일보>가 홍위병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홍보대행사 대표를 마치 신뢰 있는 외신기자, 언론인으로 소개하는 <조선일보>의 보도 방식은 기초 사실조차 왜곡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나쁜 짓입니다.

<조선일보>가 ‘언론’,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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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논란'이 차기 총선 구도에 미치는 영향

북미대화 장기화 우려…정권심판 대 국회심판 구도 형성 가능성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5.07 09:45

[미디어스] 언젠가 다음 총선에 대한 전직 국회의원의 견해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총선이 정권심판의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면서 정권심판일지, 반대로 국회심판일지, 아니면 평화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회심판까지는 무슨 말인지 이해했지만 평화를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인가에 대해선 좀 의문이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논쟁은 다음 총선에서도 이른바 ‘평화’ 프레임이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보수세력은 국방부가 애초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했다가 40분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한 것을 두고 미사일을 미사일로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정부’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장외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피를 토한다”고까지 했다.

북한은 문제가 되고 있는 자신들의 발사체를 ‘신형전술유도무기’로 부르고 있다. 이 표현은 이미 지난달 18일에도 나온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고 지도했다는 사실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것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서로 다른 목표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격했고 특수한 비행유도 방식과 강한 전투부 장착으로 완벽하게 검증됐다”는 등의 자평을 내놓았다.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정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당시에 이미 대략적인 추측을 내놓은 바 있다. 차량 또는 고정발사대를 통해 발사하는 미사일인데 비행 중에 목표물을 변경하거나 장애물을 피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기능이 탑재 됐을 거라는 등의 전망이 그것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는 걸 봐서 이것과 이번에 등장한 무기는 같은 종류의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합참, 국정원 등이 평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일견 이해가 간다. 지금까지 실제로 등장하지 않았던 무기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통해 분석을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개발해왔던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경우도 몇 차례 발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했다.

다만 북한이 스스로 사진까지 공개한 마당인데도 당국이 ‘미사일’이라는 규정에 소극적인 것은 기술적 측면 외에 대북정책이라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일 북미간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 아니었다면 ‘단거리 미사일’이란 평가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다.

이 점은 미국의 태도를 봐도 어느 정도 확인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사일’이란 표현을 일정 사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격노’했지만 참모들의 만류로 이성을 되찾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면 그것은 두 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첫째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 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국내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문제에 대한 자신의 접근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에 대해 “실험도 없고 발사도 없다”며 실질적 성과를 자랑해왔다. 만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 게 되면 더 이상 이런 주장을 하기 어려워진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구도의 경우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추가 제재가 결의되고 북한이 제재가 아닌 체제보장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국면이 되면 협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서 우리가 재차 확인할 것은 ‘홍길동 정권’의 어떤 거짓말들이 아니라 북핵문제의 장기화 쪽으로 추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미국 정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국면으로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어떤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평화 프레임’은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북미가 당장 내일이라도 어떤 합의를 이루고 다시 마주 앉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후 북미관계는 꾸준히 이런 방향으로 움직여왔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렇다면 ‘국회심판’의 구도로 총선을 치르게 되는 것일까? 이것도 지금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를 통해 5월 2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청와대와 국회의 관계가 과거와 별 차이 없거나 악화됐다고 답한 이들의 34.8%는 자유한국당의 책임을, 31.6%는 청와대의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정당지지도까지 고려하면 현 상황에 대해선 자유한국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더 큰 걸로 볼 수 있지만 정부 여당과 청와대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는 목소리 역시 예상한 것 이상으로 크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보자면 정권심판론과 국회심판론이 힘을 겨루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정치가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밀어 붙일 것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 단지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이를 위한 ‘판’을 적극적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조선일보 7일자 지면에 실린 김대중 고문의 칼럼을 보면 “문 정권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거나 분노하고 있는 국민은 문 정권을 심판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써 있다.
이들의 무기는 여러차례 지적했듯 종북론과 경제위기설이다.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안보 정책에서 후퇴했고 독선적인 정책 운용과 끼리끼리 나눠먹기, 내로남불 때문에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레파토리를 반복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뭉칠 기회를 찾으면서 중도층의 “나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감각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이 글에 의하면 이른바 ‘반문전선’ 구성에 방해가 되는 보수정치 내부의 요인은 여전히 계파 갈등과 분열이다. 그래서 김대중 고문은 “김무성 의원 등 이른바 탄핵 찬성파도 자중할 것은 자중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협조할 것은 해야 한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파도 머뭇거리며 계산하지 말고 한국당에 합류해야 한다”, “친박이 '박근혜 신당'을 만들거나 당 화합에 조건을 달고 나오면 문 정권 견제는 물 건너간다”고 썼다.

‘국회심판’은 이에 맞서는 정부 여당의 주요 논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국회심판론은 결국 정부가 무언가 개혁적인 정책을 추진해 한국사회를 바꾸려고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발목 잡기’를 해서 제대로 안 되고 있고, 그게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서사로 귀결된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정권이 추진하는 개혁이 무엇인지가 실체화 돼야 하고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늘 지적하지만 바로 이 대목에서 오히려 정부 여당이 ‘개혁의 피로감’을 경계하거나 중도층 여론을 의식한 중도화에 더 방점을 두는 것은 문제라는 생각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 원로들과의 대화를 둘러싼 논란 역시 이런 사례의 하나이다. 여기서 대통령이 ‘선 적폐청산, 후 협치’ 등을 강조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수습에 나선 것은 애초에 이 행사가 기획된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나마도 목적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이다.

‘국회심판’의 서사는 아마도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연내 처리 국면에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공수처, 검경수사권조정, 선거제도 개혁만 갖고 충분할까? 오히려 중요한 것은 여기까지 이르는 ‘수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평가는 ‘맥락’에 제기되는 것이지 하나의 이벤트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지지층 단결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더 과감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늘 늦었다고 말하지만 그때가 또 가장 빠른 때라는 틀에 박힌 격언도 있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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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행복추구권을 누리는 민주국가인가?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행복추구권을 누리는 민주국가인가?
 
 
 
김용택 | 2019-05-07 08:56:1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는 이렇게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해 놓고 있다. 또 헌법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행복을 누리고 사는가? 헌법을 비롯한 법률이며 조례, 규칙과 같은 사회적 규범이 법전에 있다고 해서 그대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생활 피부로 느낄 때 가능한 일이다.

헌법에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했지만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스스로 행사하지 못하면… 또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31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34조)가 있다고 법전에 선언적으로 명시했다고 민주공화국이 실현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가? 투표할 때만 주인이고 투표가 끝나면 노예상태로 돌아간다면 그것이 어떻게 권력을 가진 주권자라고 할 수 있는가? 헌법에는 분명히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가진 주인으로 섬김 받고…’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에게 의무를 지도록’(헌법 제 10조)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국회는 주권자가 위임한 권리를 주권자의 뜻에 따라 행사하고 있는가? 지금 야당이 장외 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는 주권자의 권익을 지켜주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정당의 이익을 위해 투쟁을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여야가 하나같이 주권자들이 위임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양극화현상이 나타났을까? 청년들이 헬조선을 말하고 하루 평균 36명, 40분 마다 1명이 자살하는 나라가 됐을까? 국회의원들의 평균재산이 38억 4,466만 원이나 될 수 있었을까? 노동자의 575만 명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저소득 근로자’가 됐을까?

내일의 주인공에게 민주주의를 배우고 체화시켜야 할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학교는 지금도 민주적인 생활을 배우고 실천하는 장(場)이 아니라 지시와 복종, 통제와 단속이 일상화 되어 있다. 토론과 대화, 타협과 양보라는 민주주의를 체화하는 과정이 없이 정보화 사회, 인공지능시대에 걸맞지 않는 구조에서 변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헌법은 주권자가 나라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학교의 주인인 학생은 스스로 교칙조차 만들지 못하고 학부모들은 여전이 학교에서 손님이다. 교육의 3주체 중의 하나라는 교사들은 교사회조차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학교자치는 먼 남의 나라 얘기다.

1998년 전국적으로 시행된 학교운영위원회는 21년이 지났지만, 설립취지에 맞게 학교를 민주적인 학교, 특색있는 학교로 만들고 있는가? 설립 당시 사립재단의 위세 때문에 공립은 심의기구로, 사립은 아직도 자문기구로 만든 학교운영위원회는 의무교육기간이 중학교에서조차 사립은 자문기구다. 학교에서 유일한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학교운영위원회는 민주적인 선출과정을 거치는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잇는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학생들은 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가? 헌법 따로 현실 따로인 학교에서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있는가?

가정에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민주적인 생활을 체화하고 있는가? 가정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체화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교과서를 암기해 인지된 지식으로는 민주의식을 가진 시민으로 자라기는 역부족이다. 이산가족으로 자라는 아이들… 말이 쉬워 저녁이 있는 삶을 얘기하지만 자녀들 학원비 마련을 위해 이산가족이 되어 살고 있는 가정에서 민주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겠는가? 헌법 따로 생활 따로… 로 살아 온 주권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민주시민교육을 몇 시간 받는다고 민주의식을 가진 민주시민이 될 수 있는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민주주의, 공화제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가? 주권자인 모든 국민이 행복추구권을 누리며 살고 있는가? 그런 사회로 지향하고 있는가? 희망이 있는 사회는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주권자들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또 직장에서 그런 사회로 가고 있는가? 헌법에 보장된 민주공화국이란 모든 주권자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자유와 평등을 누리며 살 수 있는 나라라고 했다. 국가는 모든 주권자가 인간다운 삶, 행복추구권을 누릴 수 있도록 의무를 지고 있는 나라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그런 민주공화국인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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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127배 ‘도시의 허파’ 사라진다

[도시의 허파가 사라진다①]남산 127배 ‘도시의 허파’ 사라진다

 

이종섭·백경열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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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전국 도시공원 40%가 해당

벌써 도시공원 사유재산권 갈등 지난 3일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진입로에 토지주들이 쳐 놓은 철조망 옆으로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내년 7월 이른바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전국 곳곳의 공원에서는 토지주들이 사유지를 표시해 시민들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백경열 기자 

벌써 도시공원 사유재산권 갈등 지난 3일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진입로에 토지주들이 쳐 놓은 철조망 옆으로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내년 7월 이른바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전국 곳곳의 공원에서는 토지주들이 사유지를 표시해 시민들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사유지 출입 및 경작을 금합니다. 위반 시 민형사상 고발 조치합니다.”

지난 4일 대전 서구 월평공원의 한 등산로 입구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 아래로 둥글게 쳐져 있던 철조망은 한쪽으로 치워졌다. 주변에는 “대전시의 허파, 미세먼지 잡아주는 54년 토지사용료 내놔라”라고 적힌 팻말도 보였다. 

공원 부지 지정 이후 조성 안 해 
내년 지정 효력 사라져 개발 위기

지난 1월 월평공원 내 땅을 소유한 ‘월평공원지주협의회’가 등산로를 폐쇄하겠다며 설치해 놓은 것이다. 월평공원지주협의회는 “50년 넘게 행사하지 못한 사유재산권을 행사하겠다”며 모두 3곳의 등산로에 철조망 등을 설치했다. 지금은 대부분 훼손되거나 사라진 상태다. 등산로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가는 주민들이 ‘매일 다니던 곳에 누가 철조망을 쳐 놨냐’며 치워버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전 월평공원은 1965년 건설부 고시에 의해 근린공원으로 결정된 곳이다. 전체 공원 면적이 약 4㎢로, 서울 여의도보다 크다.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어 시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대전의 중심 하천인 갑천과도 맞닿아 우수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십년간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해온 이곳에서 갑자기 토지주들이 사유재산권을 주장하고 나선 이유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때문이다. 올해 초 토지주들의 사유재산권 행사는 단순한 항의 시위나 해프닝에 그쳤지만, 내년 7월 이후에는 전국 곳곳에서 실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전국 도시공원의 40%가량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시공원을 만들기 위한 부지로 정해 놓은 땅 923.86㎢ 중 367.77㎢가 20년 이상 공원 조성이 이뤄지지 않아 도시공원으로서의 결정 효력이 내년 7월부터 없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과 여의도 면적(각각 2.9㎢)의 127배 넓이가 되는 땅이다.

국민 1인당 공원 면적 8.8㎡ 불과 
실효로 축소 땐 ‘삶의 질’도 추락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뚝 떨어지게 된다. 2017년 현재 도시공원으로 결정된 부지를 기준으로 할 땐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17.8㎡이지만 실제 집행된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8.8㎡에 불과하다. 장기 미집행 공원들이 일시에 해제될 경우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도시계획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내놓은 목표치에서도 한층 멀어지게 된다. 국토부는 일찌감치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 2020년 1인당 도시공원 면적 목표를 12.5㎡로 제시했지만, 역설적으로 내년 7월 미집행 도시공원이 일시에 실효된다면 17개 시·도 중 목표를 충족하는 곳은 세종과 전남에 그치게 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로 정해진 기준 면적(1인당 6㎡ 이상)에 미달하는 곳도 생긴다. 현재 조성된 공원 면적 기준으로 대구는 1인당 공원 면적이 4.8㎡, 제주도 4.9㎡에 불과하다. 광주는 6.1㎡로 겨우 법적 기준을 충족하고, 부산도 6.6㎡까지 줄어든다. 1인당 도시공원 면적 8.8㎡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9㎡)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정부가 중요하게 관리하는 ‘국민 삶의 질 지표’에도 포함돼 있다.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1인당 도시공원 조성 면적은 ‘도시지역 인구 대비 도시공원 조성 면적을 의미한다’고 정의하며, ‘도시공원 규모는 도시 환경의 쾌적한 정도를 나타내며, 시민의 휴양과 건강을 위한 생활공간으로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5070600035&code=940100#csidx6c4c9cd4ac493849f160c61519ac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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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기고문이 '광주'에서 시작하는 까닭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5/07 08:13
  • 수정일
    2019/05/07 08: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독일 언론 FAZ 기고문] 광주 → 촛불 → 3.1 운동 넘나들며 '평범함의 위대함' 강조

 

19.05.06 23:59l최종 업데이트 19.05.06 23:59l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는 모습.

 

 
▲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3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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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이하 FAZ) 출판부가 5월 말께 출간하는 '새로운 세계질서'(가제)라는 기고문집(2019년도)에 글을 기고했다. FAZ 출판부는 약 5년에 한번씩 전 세계 주요 정상과 재계·종교계 지도자들로부터 글을 받아 기고문집을 발간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기고문은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도시 '광주'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광주와 함께 3.1운동과 촛불혁명 등이 기고문에 주요하게 언급된 이유기도 하다. 기고문의 제목도 '평범함의 위대함'(The Greatness of the Ordinary)이다.

이러한 '평범함의 위대함'은 "남북의 문제는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라는 인식으로 나아간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한 평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기고문은 정부 출범 2주년 즈음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한 생각을 아우르고 있다"라고 전했다.

광주, 두 개의 자각과 한 개의 의무
 

생후 3일 만에 아버지 잃은 김소형씨,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생후 3일 만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 생후 3일 만에 아버지 잃은 김소형씨,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2017년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생후 3일 만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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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처절한 죽음"으로 막을 내린 광주의 비극은 "두 개의 자각과 한 개의 의무를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두 개의 자각"이란, "국가폭력에 맞선 사람들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라는 것과 "국가의 폭력 앞에서도 시민들은 엄청난 자제력으로 질서를 유지했다"라는 것이다. 

특히 후자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항쟁의 기간 동안 단 한 차례의 약탈이나 절도가 없었다는 것은 이후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자부심이며 동시에 행동지침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도덕적 행동이야말로 부정한 권력에 대항해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동이라는 것을 한국인들은 알고 있다"라며 "도덕적 승리는 느려 보이지만 진실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개의 의무"란,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광주에 가해진 국가폭력을 폭로하고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곧 한국의 민주화운동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촛불혁명, 그리고 광주형 일자리
 
세월호참사 '제대로 된 진상규명' 촉구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인양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제대로 된 진상규명" 촉구 2017년 1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인양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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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위대함'의 또다른 사례는 '2017년 촛불혁명'이었고, 그 촛불혁명은 '1980년 광주의 부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한 번의 폭력사건 없이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3월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라며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라고 평가했다. "1980년 광주가 2017년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한국 정부는 촛불혁명의 염원으로 탄생한 정부다"라며 "저는 한시도 '정의로운 나라, 공정한 나라'를 원하는 국민의 뜻을 잊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부에서 나오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 대통령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행복할 때 한 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라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강조했다. 그는 "포용국가는 사회경제체제를 포용과 공정, 혁신의 체제로 바꾸는 대실험이다"라며 "(이) 대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사회적 대타협'의 사례로 '광주형 일자리'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광주정신'이 이뤄낸 결과라고 여기고 있다"라며 "민주화의 성지 광주가 사회적 대타협의 모범을 만들었고, 경제민주주의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며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 속에서 노동자와 사용자, 지역이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 보여주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1980년 5월의 광주가 민주주의의 촛불이 되었듯,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타협으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여주었고, 포용국가의 노둣돌이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3.1 독립운동, 그리고 민주주의   

100년 전에 일어났던 3.1 독립운동도 '평범함의 위대함'을 일깨운 사례였다. 202만 명이 참가한 독립항쟁에 나무꾼, 기생, 시각장애인, 광부, 머슴, 무명의 사람들이 앞장섰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3.1 독립운동이 중요한 이유로 "이 운동을 통해 시민의식이 싹텄다는 것"과 "마음을 합하는 것처럼 큰 힘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나아갔다는 것"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주권, 자유와 평등 등을 향한 열망이 생겨났고, 민주공화국을 지향한 임시정부를 수립했고, 식민지와 분단을 넘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향해 전진해왔다는 것이다. "그 역사의 물결을 만든 이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라는 게 문 대통령 기고문에 흐르는 일관된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민주주의가 제도나 국가운영의 도구가 아니라 내재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국민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존중되고 보완되며 확장되고 있다"라며 "제도적이고 형식적인 완성을 넘어 개인의 삶에서 일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민주주의로 실천되고 있다"라고 '한국의 현재'를 짚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평범함이 힘이고, 평범함이 쌓여 이룬 발전"이라고 표현했다.
 
3.1절 기념사 마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 3.1절 기념사 마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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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영웅이 난다'란 말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의 기고문은 광주의 비극에서 시작해 촛불혁명과 3.1독립운동을 거쳐 '분단과 평화의 문제'에 다다랐다.

"영웅담에는 항상 스스로의 운명을 빼앗긴 평범한 사람들의 비극이 감춰져 있다"라고 날카롭게 통찰한 대통령은 "분단은 개인의 삶과 생각을 반목으로 길들였다"라며 "분단은 기득권을 지키는 방법으로, 정치적 반대자를 매장하는 방법으로, 특권과 반칙을 허용하는 방법으로 이용됐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사람들은 분단이라는 '난세' 동안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사상과 표현, 양심의 자유를 억압받았고, 자기검열을 당연시했고, 부조리에 익숙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오래되고 모순된 상황을 바꿔보고자 하는 열망은 한국인들이 촛불을 들은 이유 중 하나였다"라며 "민주주의를 지켜냄으로써 평화를 불러오고자 했다, 촛불이 평화로 가는 길을 밝히지 않았다면 한국은 아직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의 영웅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적 힘이었다"라며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동양의 옛말은 '평범한 힘이 난세를 극복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평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전역에 걸쳐 오랜 시간 고착된 냉전적 갈등과 분열, 다툼의 체제가 근본적으로 해체되어 평화와 공존, 협력과 번영의 신질서로 대체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이것을 '신한반도체제'라고 이름붙였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제가 안타깝게 생각했던 일은 한국의 국민들이 휴전선 그 너머를 더 이상 상상하지 않는 것이었다"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력이 넓어진다는 것은 곧 이념에서 해방된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상상력도, 삶의 영역도, 생각의 범위도 훨씬 더 넓어져서 그동안 아프게 감내해야 했던 분단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남북의 문제는 이념과 정치로 악용되어서는 안되며,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과 북은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며 "사람이 오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병충해가 발생하고 산불이 일어난다, 보이지 않는 바다 위의 경계는 조업권을 위협하거나 예상치 못한 국경의 침범으로 어민들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바로 항구적 평화"라며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평화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위한 평화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은 평범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라며 "이러한 힘은 마지막 남은 '냉전체계'를 무너뜨리고,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돼 "수동적인 냉전질서를 능동적인 평화질서로 전환"시키는 것이 '신한반도체제'라는 것이다.

정의와 공정, '평범함의 위대함'의 조건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년 4월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는 모습.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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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평범함이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자유와 평등 못지않게 정의와 공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며 "'착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벌한다'(권선징악)는 평범한 진리가 정의와 공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의와 공정이 더 보편화된 질서가 되어야 한다"라며 "정의와 공정 속에서만 평범한 사람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와 공정으로 세계는 성장의 열매를 골고루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모두에게 권한이 주어지고 의무가 싹트며 책임이 생길 것이다"라며 "결국 우리는 세계를 지키고 서로의 것을 나누면서, 평화의 방법으로 세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냉전 해체의 세 가지 조건'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평범함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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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에 대한 4가지 접근방식

자주적 경제민주화의 길(1)

한국경제문제가 초미의 화두로 등장했다.
수출주도재벌중심경제 모델이 한계에 다다르고, 이를 해결해보려는 문재인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이 잘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공황 이후 뉴노말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고, 중미무역전쟁 등 세계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3대 신성장산업으로 비메모리반도체, 수소경제, 바이오산업으로 설정하고 삼성, 현대 등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재별체제개혁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27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번영시대에 대한 기대는 높으나 이 시대적 요구에 맞는 한국경제체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는 아직 논의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한국경제의 출로와 방향은 어디인가?
이에 <자주적 경제민주화의 길>이라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이중 첫째편 <경제민주화의 다양한 접근방식>을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1편 경제민주화의 다양한 접근방식
1.경제민주화에 대한 4가지 접근방식
2.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 사례
3.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 사례
4.자주적 경제민주화 사례

 

18·19대 대선과, 19·20대 총선을 거치며 경제민주화문제가 최대쟁점 중 하나로 부상했다. 촛불혁명 이후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더 높아졌다. 촛불혁명이 폭발한 것은 정치적으로는 박근혜정부의 독재회귀와 국정농단에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헬조선사회”, 즉 1:99로 초양극화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터진 것이다. 촛불정부라면 마땅히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촛볼혁명의 요구인 소득주도를 통한 민생안정,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혁정책이 실종되고 후퇴하는 모습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 
이 시점에서 촛불혁명의 과제를 다시금 되살리고 개혁정책방향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중 경제민주화정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전문적인 글은 아니다. 향후 풍부한 연구를 위한 시론적 접근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민주화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경제문제 = 경제민주화문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여기서는 크게 시장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4가지로 분류하여 소개한다. 경제민주화 무용론,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 자주적 경제민주화의 길이다.

경제민주화 무용론
경제민주화 무용론은 내용상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론이다.
고전파, 신고전파,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계보를 잇는 이들의 주장은 시장만능주의, 시장제일주의를 주장한다. 사적 소유, 개인의 자유,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을 절대화한다. 이들이 시장을 절대화하는 이유는 정치영역에서의 민주주의가 경제영역에서의 민주주의로 확장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개입이 없는 시장에서는 자유로운 경쟁과 약탈이 가능하다. 그것을 건드리지 말라는 논리가 핵심이다.
한국의 경우 이들은 ‘국제화’, ‘세계화’, ‘선진화’를 앞세우며, 개혁이미지까지 분장하고 나타났다. 과거 박정희식 국가주도 재벌경제가 가지는 정경유착, 관치경제를 극복하고 민간시장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의 개입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규제완화’, ‘규제철폐’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짖는다. 이들이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쓸 때조차도 그 의미는 이승훈 교수의 주장대로 “한국경제의 현주소에서 필요한 경제민주화는 ‘자율화’와 적정한 사회복지 제도가 보완하는 ‘자유화’”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론은 IMF이후 정치민주화에 상응하는 경제민주화가 필요했던 시절, 미제국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전략의 수입에 앞장섰다. 오늘날 양극화, 비정규직 양산의 주범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론에 있다. 이들의 주장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전략의 파산을 선고한 2008년 금융공황 이후에도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경제민주화무용론으로 나타난다. 
경제민주화무용론의 대표적 이론집단은 한국경제연구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2년에 출간된 <경제민주화의 함정>을 통해,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부정적‧비판적 견해”를 밝히고 있다. 같은 책에서 주장하는 근거는 세 가지이다. 첫째, 경제에서 다수결을 강제하는 정치적 민주주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 둘째, 유럽사민주의에서 썼던 경제민주화 개념은 역사적으로 실패했다는 주장, 셋째, 경제민주화 개념이 유의미하다 할지라도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 등이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의 길은 공정한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철학적으로 시장을 중시한다는 입장에 있어서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론자들과 공유하는 지점이 생각보다 크다. 그러나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내에서 거대기업의 독점과 횡포로 인해 시장이 자율조절기능이 상실한다면 이를 시정하여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 핵심이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론자들이 반독점, 재벌개혁에 대한 일관되고 강한 입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속한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론자들이 취하는 정책방향은 주로 독점의 해체, 약화에 집중된다. 때문에 이들 진영내에서 재벌독점의 해체, 약화를 강력하게 하느냐 타협적으로 하느냐 하는 방법론상 쟁점이 형성된다. 독점방지의 대상과 영역이 기업인가, 자본, 금융 등 시장전체인가 문제, 그리고 그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보면 이런 문제들은 방법론상의 문제에 불과하고, 근본지향점은 결국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활성화에 있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의 길을 걸었던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 일본, 이스라엘이다. 미국은 강력한 반독점법을 시행하여 록펠러 등 재벌을 해체하였다. 일본은 45년 미군정이 일본재벌을 해체하였다. 이스라엘은 2011년 30만 항쟁을 겪고 나서 재벌개혁을 단행했다. 그런데 과연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가 독점자본의 시장독재를 막아냈는지는 의문이다. 재벌개혁의 경험을 했던 지금의 미국, 일본, 이스라엘 경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살펴봐야 할 이유이다.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의 길은 조절된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론자들이 시장의 해방을 주장한다면,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론자들은 시장을 의심한다. 시장 자체가 독과점의 온상이며, 독점발생이 필연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시장이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아예 없앨 수는 없고 시장지배자와 타협해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론자들은 노동, 시민사회의 힘, 정부의 역할을 높여 시장을 조절통제하고 복지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시행방안은 공동결정제, 사회적 협약, 정부의 개입 등이다. 
사실 경제민주화론의 원조는 사회민주주의이다. 경제민주화론은 1928년 독일일반노동조합연맹(ADGB) 연구소장인 프리츠 나프탈리(Fritz Naphtali)의 경제민주화 보고서를 통해 만들어졌다. 서구의 경제민주화논의는 주로 노동조합의 경영참여 등 기업·경제 운용 과정에서 노사의 대등한 지위를 보장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하였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의 주창자는 정승일 새사연 연구이사, 이병천 강원대 교수 등이 있다. 정승일 교수는 재벌과의 타협을 주장한 반면, 이병천 교수는 강한 재벌개혁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장하준 교수의 경우에는 규제되지 않은 자유무역에 대한 비판과 폭로에 기여하였으나 정통사민주의적 시각보다는 경제성장, 산업정책, 복지 등의 요소를 제도주의 정치경제학적으로 분류된다.
사회민주주의적 경제민주화는 스웨덴 노사정 모델이나 독일의 라인모델이 대표적이다.

자주적 경제민주화
자주적 경제민주화의 길은 제국주의의 경제적 침략과 약탈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이들 나라에서 경제민주화는 정치적 독립과 정치민주화 이후에 진행된다. 또한 제국주의 침략과 약탈로 인한 빈곤의 높을 헤쳐나오기 위해 국가적 수준에서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강력한 대중운동을 결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 나라에서 경제민주화문제는 경제자주화와 경제성장 등의 문제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경제자주화의 핵심은 자원과 주요생산수단에 대한 국유화 조치이다. 이에 기반하여 자립경제, 수입대체산업 등의 전략을 채택했으나 제국주의의 간섭과 방해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재식민지화의 길을 걷기도 한다. 주요 남미국들이나 리비아 등의 경우가 전형적인 사례이다. 
반제혁명으로 제국주의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강력하게 자주자립의 길을 걷고자 하는 나라들은 예외없이 제국주의의 경제제재와 봉쇄를 극복해야 하는 심각한 투쟁을 동반하게 된다. 석유부국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들어서서도 제국주의의 정치군사적 침략에 맞서야 하는 이란과 베네주엘라 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편 구식민지에서 벗어난 경제성장에서 성공한 경우는 오히려 한국처럼 제국주의의 하부경제에 예속되어 수출주도성장전략을 채택한 나라들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는 경제주권과 경제민주화문제를 풀지 못하였다. 때문에 양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과실이 노동자민중의 몫으로 가지 못하고 제국주의의 경제약탈과 소수 친제국주의세력의 몫으로 돌아간다. GDP규모 세계 12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수준이 48위에 머물고 1:99의 양극화 사회로 전락한 구조적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좌충우돌하는 조건에서 경제민주화를 향한 민의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다.
우선 경제민주화무용론에 대한 철저한 비판을 가해 문재인 정부안팎에서 혁신성장론을 주도하며, 재벌경제의 부활을 꿈꾸는 시도들을 차단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자유주의적 경제민주화론에서는 재벌체제개혁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많은 분석과 연구성과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재벌문제로만 국한시키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기본권 강화, 을들의 연대, 민중의 참여, 민중의 대중운동 등 자본을 통제할 수 있는 노동시민사회의 힘을 키우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다가오는 평화번영의 시대는 자주적 경제민주화 시각에서 경제민주화 문제를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다시금 촛불혁명의 정신으로 다양한 논의와 실천들이 모이고 민의 경제민주화동맹을 형성하여 경제적폐청산과 경제대개혁을 위한 새로운 광장의 운동이 필요하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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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안보협력을 위하여, 루스끼섬의 약속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5/06 11:39
  • 수정일
    2019/05/06 11: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346] 평화와 안보협력을 위하여, 루스끼섬의 약속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5/06 [09: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선과 로씨야가 안보협력의 길에 남긴 발자취

2. 뿌찐 대통령의 소원, 마침내 이루어지다

3. 조로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몇 가지 의제들

4. 미래를 개척하는 루쓰끼섬의 약속

 

 

1. 조선과 로씨야가 안보협력의 길에 남긴 발자취

 

2012년 8월 14일 일본 언론매체 <니혼게이자이신붕> 보도에 따르면, 울라지미르 뿌찐 로씨야 대통령은 2012년 8월 8일부터 9일까지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 평양에서 조로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제의를 받을 수 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그 제의를 받을 수 없었는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있었던 사연을 되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동아일보> 2013년 8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4년 4월에 제정되었던 ‘전시사업세칙’을 2012년 8월에 개정하고, 조국통일대전 개전준비를 하고 있었다. 개정된 ‘전시사업세칙’에는 조선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세 가지 조건과 전시를 선포하는 세 가지 조건이 각각 새로 명시되었다. ‘전시사업세칙’에 새로 명시된 조건들에 따르면, 조선은 국가의 최고이익을 침해하는 미국과 한국의 도발에 대응하여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게 되어 있었고, “미제와 남조선의 침략전쟁의도가 확정되었을 때” 주저 없이 자위적 선제공격으로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하게 되어 있었다. 2013년 3월 16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에서 분석한 72시간 통일대전이 실제로 임박했던 것이다. 그처럼 극도로 긴장된 시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만나 정상회담을 할 수 없었다.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목표가 조국통일대전에서 핵무력완성으로 전환된 때는 대략 2013년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2013년 2월 12일 조선에서 제3차 핵시험이 진행되었고,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이 채택되었으며, 4월 1일 최고인민회의가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을 반포하였고, 4월에는 녕변핵시설단지에 있는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가 재정비되어 무기급 핵물질생산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전략목표를 조국통일대전에서 핵무력완성으로 전환시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미국과 추종국들의 집요한 방해책동을 물리치면서 핵무력완성에 전념하고 있었으므로, 그 기간에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처럼 분망하고, 긴장된 기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에게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제의한 뿌찐 대통령의 성의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4년 11월 18일 최룡해 부위원장을 자신의 특사로 모스크바에 파견하였다. 최룡해 특사는 크레믈리대궁전에서 뿌찐 대통령을 접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다. 당시 쎄르게이 라브로브 로씨야 외무장관은 최룡해 특사와 회담을 진행한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내용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였는데,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협력할 의사가 친서에 담겼다고 하면서, 로씨야는 조로정상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단독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환담하는 장면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여 년 동안 강화, 발전시켜온 조선과 로씨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키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정책구상은 이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으로 마침내 실현되었다. 그리고 2012년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랐던 뿌찐 대통령의 소원도 마침내 이루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완성사업을 틀어쥐고 정력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어느덧 5년이 지나 2017년이 되었다. 그해 9월 3일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열핵탄두(수소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하였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열핵탄두가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마침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선포하였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란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16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서훈-김영철 비공개회담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정상회담을 제안하였다. 그리하여 2018년 한 해 동안 조중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조로정상회담까지 성사될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조선과 로씨야는 대화와 교류를 가일층 확대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5월 31일 평양을 방문한 쎄르게이 라브로브 로씨야 외무상을 접견하였고, 9월 8일에는 공화국 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왈렌찌나 마뜨비옌꼬 로씨야련방평의회 의장을 접견하였고, 10월 12일에는 조로수교 70주년에 즈음하여 뿌찐 대통령과 축전을 교환하였으며, 조선로동당 대표단과 로씨야 외무성 대표단은 10월 22일과 23일 각각 모스크바와 평양을 교차방문하였다. 지난 해에 진행된 위와 같은 외교활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로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뿌찐 대통령도 조로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2000년 7월 19일 그의 평양방문은 1991년 12월 25일 쏘련이 해체된 이후 일시적으로 소원해졌던 조로관계를 친선협조관계로 복원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그는 소련-로씨야 역대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조선을 처음으로 방문한 최고지도자다. 2000년 5월 7일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조선방문과 조로정상회담을 추진한 것만 보더라도, 그가 조선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시야를 넓혀 역사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로씨야는 조선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1904년 2월 8일부터 1905년 9월 5일까지 지속되었던 로일전쟁, 1918년 여름부터 1992년 6월 24일까지 일본의 씨리비(시베리아)침공, 1938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의 소련침공으로 일어난 로일국경분쟁, 1945년 8월 9일부터 9월 2일까지 만주에서 벌어진 로일격전 등이 말해주는 것처럼, 20세기 전반부에 로씨야는 아시아대륙을 넘보는 일본을 상대로 네 차례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늘까지 70년 동안 로씨야는 과거 일본제국보다 더 강해진 무력을 가지고 아시아대륙을 넘보는 미일동맹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대립구도 속에 존재하는 로씨야는 미일동맹의 위협으로부터 원동지역 및 씨비리의 안전을 수호하고, 연해변강에서 동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선과 손잡고 동북아시아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이익은 일치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01년 8월 4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뿌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직전 환담하는 장면이다. 전통적으로, 조선과 로씨야는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해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뿌찐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던 것과 뿌찐 대통령이 소련-로씨야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조선을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두 나라가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해오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공약은 2000년 7월 19일 평양에서 발표된 공동성명과 2001년 8월 4일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 각각 명시되었다. 그 공동성명들에 명시된 조로안보협력문제는 조선과 로씨야에 대한 침략위험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정황이 조성되는 경우 두 나라가 즉각 협의한다는 것, 그리고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서 평화를 실현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주한미국군이 철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씨야는 조선과 채택, 발표한 공식외교문서에서 주한미국군 철거를 지지한 유일한 나라다.     

 

조선과 로씨야가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각각 채택, 발표한 공동성명들에 반영되어 있다. 2000년 7월 19일 조로공동성명에는 두 나라의 안보협력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로씨야에 대한 침략위협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이 조성되여 협의와 호상협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  

 

2001년 8월 4일 조로공동성명에는 두 나라의 안보협력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남조선으로부터의 미군철수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서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로 된다는 립장을 설명하였다. 로씨야측은 이 립장에 리해를 표명하였으며 비군사적 수단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합의하였던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은 오늘 변화된 정세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되어야 하였다.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변화된 정세가 조선과 로씨야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안보협력문제를 해결한 역사적인 계기로 되었다. 

 

 

2. 뿌찐 대통령의 소원, 마침내 이루어지다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연해변강 울라지보스또크의 명승지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역사적인 상봉이 이루어졌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여 년 동안 강화, 발전시켜온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키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정책구상이 마침내 실현되었다. 2012년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랐던 뿌찐 대통령의 소원도 마침내 이루어졌다. 자기 소원을 이루게 된 뿌찐 대통령은 온갖 성의를 다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극진히 환대하였다. 로씨야민족근위군아까데미야협주단, 국립크레믈리발레단, 국립아까데미야볼쇼이극장발레단, 크라스노다르필하모니합창단을 모스크바에서 울라지보스또크로 불러 성대한 축하연회에 출연시키고, 다채로운 공연종목들을 펼친 사실 하나만 봐도,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얼마나 극진히 환대하였는지 잘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력사적인 첫 상봉을 통하여 훌륭한 친분관계를 쌓으셨다”고 보도하였다. 오랜 시간 동안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끝마치고 축하연회장에 들어서기 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선물을 교환하였다.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해 성의껏 준비해온 세 가지 선물을 하나씩 차례로 설명하였다. 세 가지 선물은 특별렬차를 이용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마실 수 있도록 일습으로 준비한 로씨야 전통차, 이번 조로정상회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기념메달, 그리고 옛날 로씨야 기마병들이 사용하던, 완만한 곡선으로 굽어진 싸브르(sabre)라는 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인검처럼 생긴 조선의 전통검을 뿌진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이 칼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한다. 나의 넋이 이 칼에 담겼고, 당신을 지지하는 우리 인민의 마음이 이 칼에 담겼다”고 말하여 뿌찐 대통령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이런 분위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친분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졌는지 잘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3> 뿌찐 대통령은 최상의 예우를 갖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환대하였다. 위쪽 사진은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축하연회장에 들어서기 전에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해 성의껏 준비해온 세 가지 선물을 하나씩 자세히 설명하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뿌찐 대통령은 옛날 로씨야 기마병들이 사용하던, 완만한 곡선으로 굽어진 싸브르라는 검을 칼집에서 빼어들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하여 마련한 성대한 축하연회의 한 장면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립아까데미야볼쇼이극장발레단 무용수들이 발레무용을 무대에 올렸다. 뿌찐 대통령은 로씨야가 자랑하는 국보급 예술단체 4개를 모스크바에서 울라지보스또크로 불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환영하는 축하연회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도록 하였다. 로씨야의 변방을 방문한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이처럼 환대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친분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졌는지 잘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격의 없는 친근한 감정”을 가지고, “신뢰적이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중대현안들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회담시간이 예정보다 훨씬 더 늘어난 데서도 알 수 있다. 단독회담은 원래 50분 동안 진행하기로 예정되었으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양측 수행간부들이 동석한 확대회담은 오후 3시 4분부터 5시 4분까지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알렉싼드르 마쩨고라 조선주재 로씨야대사는 조로정상회담에 수행간부로 동석하고 평양에 돌아간 2019년 4월 29일 <따스통신> 평양주재원과 회견하면서 “회담결과를 높이 평가한다. 과장하지 않고, 역사적인 정상회담이었다. 두 수뇌분들은 공식회담과 상봉을 합쳐 약 5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양국관계와 국제문제를 논의했다. 나는 다소 흥분된 심정으로 평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가 발전되고, 상호안보협력이 강화되는 것을 꺼려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느니 회담결과가 실망스러웠을 것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잠꼬대 같은 폄하타령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폄하타령과는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전통적으로, 조로정상회담에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된다. 이를테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7월 19일 평양을 방문한 뿌찐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조선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였다는 비밀정보를 뿌찐 대통령에게 알려준 바 있다. 뿌찐 대통령은 그런 비밀정보를 들은 때로부터 17년이 지난 2017년 10월 4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로씨야에너지주간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도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되었기 때문에 회담결과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었고, 따라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던 것이다. 

 

 

3. 조로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몇 가지 의제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이번 상봉과 회담이 오랜 친선의 력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사이의 친선관계를 보다 공고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키며 제2차 조미수뇌회담 이후 불안정한 조선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유지관리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유익한 계기로 되었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평가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선과 로씨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부문의 의제들, 그리고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불안정해진 한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매우 민감한 의제들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는 다음과 같은 의제들이 논의되었음을 말해준다. 

 

(1)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각기 자기 나라의 형편을 통보”하고, “국가건설과정에 이룩한 성과와 경험을 교환”하였다.

 

<해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의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였고, 뿌찐 대통령은 로씨야의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였다. 상호신뢰가 없으면, 회담상대에게 내부사정을 알려주지 않는 법이다. 상호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조미정상회담, 조일정상회담,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서로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는 기회가 있을 수 없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9년 4월 25일 울라지보스또크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조로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두 나라 국기들이 게양된 회의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양측 수행간부들과 함께 대화하는 장면이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상호통보하였고, 두 나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높은 차원으로 상승발전시키기 위한 의제들이 심층적으로 논의되었고,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불안정해진 한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의제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되었으므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다.     

 

(2)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여러 분야에서 쌍무적 협조를 가일층 확대발전시켜나갈 데 대하여 토의”하였고, “호상리해와 신뢰, 친선과 협조를 더욱 증진시키고 새 세기를 지향한 조로친선관계의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에 대하여 합의”하였으며, “당면한 협조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시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았다. 

 

<해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고귀한 전통을 이어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조로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는 것은 시대와 력사 앞에 지닌 응당한 책임이라고 하시면서 선대령도자들의 뜻을 받들어 조로관계발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갈 결심을 표명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조로친선협조관계를 더욱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이 정상회담에서 합의되었다. 어떤 방향과 조치들인가? 확대회담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가 의문을 풀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확대회담에서는 “최고위급상봉과 접촉을 포함한 고위급 래왕을 강화하며 두 나라 정부와 국회, 지역, 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 협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시켜나갈 데 대하여 론의”되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앞으로 조선과 로씨야는 정상회담, 고위급회담, 국회회담, 지방정부급회담 등을 활발히 진행하게 될 것이고, 각계각층별로 다양한 협력, 교류, 협조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확대회담에서는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며 두 나라 사이의 호혜적인 경제무역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하여 여러 분야들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과 로씨야가 무역, 경제, 과학기술부문에서 협조를 더욱 확대할 것임을 말해준다. 조선과 로씨야가 무역, 경제, 과학기술부문에서 상호협조를 확대하면, 두 나라를 겨누고 있는 미국의 경제재재는 무력화될 것이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선반도정세와 국제관계분야에서 나서는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해나가기 위한 솔직하고 기탄없는 의견을” 나누었다. 

 

<해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위의 인용문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안정적으로, 공동으로,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문제를 깊이 논의하였다. 이 논의는 미국의 대결주의정책으로 매우 불안정해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평화와 안전으로 이끌어가려는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전에 조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전략을 논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전략을 논의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논의한 안보전략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4. 미래를 개척하는 루쓰끼섬의 약속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논의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안보전략과 관련하여,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1)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중대한 고비에 직면한 조선반도 정세추이에 대하여 분석평가”하였다. 한반도 정세추이에 정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설하였고,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세해설을 주로 들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들려준 정세해설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고비에 직면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중대한 고비에 직면하였다는 것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협상재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교착국면을 두고 한 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교착국면에 대해 언급하면서 “얼마 전에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데 대하여 지적”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하였다는 절제된 외교어법을 사용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취한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는 그가 조선을 리비아처럼 비핵화하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6년 전에 다음과 같이 언명한 바 있다. 2013년 3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의 목적은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우리의 핵무장해제와 제도전복을 이루어보자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적들은 우리에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고 위협공갈하는 동시에 다른 길을 선택하면 잘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회유도 하고 있다”고 언명하였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뿌찐 대통령에게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에 담겨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음흉한 계략에 대해 설명하였다. 

 

(2)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미국의 차후태도에 의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좌우될 것이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좌우될 것이라는 뜻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면, 조미핵협상은 재개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핵협상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새로운 길로 전환하는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언명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핵협상이 핵대결로 뒤바뀌는 반전의 길이며, 핵대결이 격화되어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굴복을 감수해야 하는 벼랑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게 최후승리를 안겨주고, 미국에게 최후패배를 안겨줄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명백히 언명하였다. 한반도의 정세는 협상과 대결의 갈림길에 이르렀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로 두 나라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려정에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 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의”하였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 해나가기 위한 방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조로정상회담의 논의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서, 그 방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뿌찐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그 방도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핵화 방도에 대해 아주 짤막하게 언급하였다. 그는 “비핵화는 조선의 군비를 일정정도 감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뿌찐 대통령이 이해하는 비핵화의 의미가 이 짤막한 발언에 들어있다. 조선이 핵군비를 일정정도 감축하는 것이 그가 이해하는 비핵화의 의미다. 다시 말해서, 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개념을 일정한 수준의 핵군비감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핵군비감축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부분적으로 폐기한다는 뜻이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핵동결(핵군비통제)과는 다른 개념이다. 뿌찐 대통령이 핵군비감축을 언급한 것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동결방안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폐기방안 사이에서 절충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로정상회담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면, 조미핵협상은 재개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핵협상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조미핵협상이 조미핵대결로 뒤바뀌는 반전의 길이며, 핵대결이 격화되어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굴복을 감수해야 하는 벼랑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게 최후승리를 안겨주고, 미국에게 최후패배를 안겨줄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명백히 언명하였다. 한반도의 정세는 협상과 대결의 갈림길에 이르렀다.     

 

조로정상회담 중에 뿌찐 대통령으로부터 핵군비감축방안을 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군비를 감축하려면 조선과 미국이 대등한 지위에서 핵군축회담을 해야 한다는 기존 견해를 제시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1월 13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그리고 2월 2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답변을 통해 조미핵군축회담을 미국에게 제안한 바 있다. 

 

(4) 뿌찐 대통령은 조로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의사를 표명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자신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뿌찐 대통령에게 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전향적인 의사를 먼저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전향적인 의사를 표명한다는 말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한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그런 철회조건을 제시한 까닭은, 조미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선의 입장이 뿌찐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지기 바랐기 때문이다. 

 

뿌진 대통령은 조로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에게 각각 전해달라고 자기에게 요청하였다고 말했다. 그런 요청에 따라 뿌찐 대통령은 2019년 4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일대일로 정상연단’에 참석하여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해달라고 요청한 조선의 입장을 전하였다. 

 

2019년 5월 3일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하였다. 크레믈리대궁전 공보실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했으며, 조선의 성실한 의무이행에 상응하여 미국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크레믈리대궁전 공보실의 언론보도문은 뿌찐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하였다고 간략하게 서술하였으나,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해야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조선의 입장을 전했고, 조선의 핵동결조치에 발을 맞춰 미국도 제재를 완화하는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분명하다. 

 

(5)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인 협동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뜻이다. 뿌찐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연회 도중 축하연설에서 “로씨야는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을 해소하고 동북아시아지역 전반에서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하여 계속 호상협력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사회와 모든 관심 있는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가 밑에 반도와 지역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번영을 이룩해나가기 위한 목적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로정상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이 동북아시아의 다자안보협력문제를 제기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뿌찐 대통령의 안보전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가 조로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해다. 뿌찐 대통령은 오래 전에 폐기되어 실패의 과거사 속에 파묻힌 6자회담을 다시 꺼내놓은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뿌찐 대통령이 조로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2019년 4월 2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근본적인 문제(한반도 정전상태를 뜻함-옮긴이)가 종결되어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안보측면에서 조선에게 충분한 (안전)조건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발언은 조미핵협상의 목표가 한반도에서 정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동북아시아에서 기존 양자동맹체제를 해체하고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수립하는 데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수립된다는 말은 주한미국군이 철거된다는 뜻이고,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안보협력체제가 수립된다는 말은 조선-중국-로씨야 대 한국-미국-일본의 대결구도가 해체되고 다자안보협력체제가 등장한다는 뜻이다. 만일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된 뒤에 한반도 밖의 동북아시아지역에서 대립과 대결이 여전히 지속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는 또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세우는 것은 동북아시아에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세우는 것과 병행되어야 한다.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는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과 양립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세우려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해체되어야 한다.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반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뿌찐 대통령의 안보전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뿌찐 대통령이 제시한 안보전략구상에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과 로씨야는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전이 실현되는 미래를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다. 루쓰끼섬의 약속에서 미래가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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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비상착륙 중 화재... 최소 41명 사망

 

벼락 맞고 비상착륙하다 활주로에 부딪히면서 화재 발생... 탑승자 비상 트랩으로 필사 탈출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9-05-06 08:54:45
수정 2019-05-06 08: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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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내선 여객기가 5일(현지 시간) 오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최소 41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가 5일(현지 시간) 오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최소 41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뉴시스/신화통신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가 5일(현지 시간) 오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최소 41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타스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께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던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젯 100’ 기종 여객기가 이륙한 다음 기술적인 이유로 회항해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하지만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가 화염에 휩싸였고 일부 승객들은 비상 트랩을 통해 긴급 대피했다. 애초 사망자는 1명으로 알려졌으나, 러시아 조사당국은 현재까지 승무원 1명을 포함해 모두 4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조사당국은 현재 생존자 28명이 국제공항에 있고 5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혀 향후 사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기관은 현재 생존자에 대한 심리적인 치료와 함께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즉각적인 지원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비행기는 이륙 당시 승무원 5명을 포함해 승객 73명 등 모두 78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여객기가 긴급 회항한 이유와 착륙 당시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 여객기가 벼락을 맞아 전자장치가 고장이 나면서 비상착륙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동체가 두 차례 활주로와 충돌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동영상에는 기체 꼬리 부분이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기체 앞부분 비상 트랩을 통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탑승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사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러시아 항공당국 및 수사 당국은 여객기 생존자와 공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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