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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간첩단 사건' 첫 재판, “검찰 공소사실 전면부인, 기획·조작극” 규탄!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8/30 00:35
  • 수정일
    2023/08/30 00: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창원 국가보안법 피고인 4명, ‘9월14일 석방 유력’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3.08.29 15:43
  •  
  •  댓글 0
 
'창원간첩단 사건' 첫 재판 참가자(방청)들이 재판이 끝난 후 법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창원간첩단 사건' 첫 재판 참가자(방청)들이 재판이 끝난 후 법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창원간첩단 사건' 첫 재판이 28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합의 30부, 강두례 부장판사)에서 열린 가운데, 변호인단은 이 사건이 철저히 국가보안법에 의한 정치적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하였다.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은 정치적 목적 실현을 위해 기획·조작됐다”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국가보안법 피고인 4명도 모두진술을 통해 허위 날조라며 모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특히 “검찰 공소장에는 국가보안법 상 다수 규정 위반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단체”라고 했는데 반국가단체도 아니고 이적단체도 아닌 형법과 국가보안법을 뒤섞어 놓은 애매모호한 첫 법률적용에 대해, 그만큼 증거능력이 입증이 안 되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소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검찰의 공소장을 신랄히 비판하였다.

계속해서 영장이 발부되어 집행과정에서 국정원 수사관들이 영장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비인간적인 강제행위와 어린이에 대한 난폭한 폭력적 행위 등 인권을 무참히 유린한데 대한 성토와 함께 그 사실들이 낱낱이 폭로되었다.

또한 검찰은 공소장에 판사에게 ‘유죄의 예단을 심어줄 수 있는 혐의와 무관한 사실을 적어선 안 된다’는 형사소송 규칙, 즉 공소장 일본주의를 어기고 증거능력을 다투는 지령문 등을 공소장에 무수히 기재했다면서 180여 페이지의 공소장은 사실상 8페이지밖에 안된다면서 황당하다고 비난하였다.

국제사법절차에서는 아직 기소단계에 있는 사건을 국제공조 수사신청서에 범죄가 확정된 것처럼 꾸며낸 문제점에 대해서도 강하게 지적하여 재판부에서는 검찰측에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주문하였다.

장경욱 변호사가 끝난 후 법원 앞에서 오늘 재판성과와 다음 재판준비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장경욱 변호사가 끝난 후 법원 앞에서 오늘 재판성과와 다음 재판준비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끝으로 재판부는 검찰의 추가기소 의견에 대해 잠시 휴정을 하고 합의를 거쳐 의견수렴을 한 후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 사건 구속기간 만료는 9월14일이므로 이후부터는 불구속 재판이 확실시 된다.

이날 첫 재판은 4시간이 넘는 동안에 경남지역에서 많은 방청객들이 함께 하였으며, 재판정은 꽉 채워진 상태에서 입석까지 하면서 20~30분간 교대로 자리를 바꿔가며 방청하였다. 국가보안법 피고인들의 모두진술이 끝났을 때에는 방청석에서 박수도 터져 나왔으며 재판부에서 추가 구속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에는 안도의 한숨도 나왔다.

다음 재판은 9월 4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2호실이다.

장경욱 변호사와 신윤경 변호사가 재판이 끝난 후 법원 앞에서 이날 재판성과와 다음 재판준비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장경욱 변호사와 신윤경 변호사가 재판이 끝난 후 법원 앞에서 이날 재판성과와 다음 재판준비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에서는 '민주노총 간첩사건' 검찰측 증인 국정원 직원 2명의 심문이 있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수집한 사진, 동영상 등에 관한 국제사법절차에 따른 증거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변호인단의 지적과 사실관계 심문이었다. 오후 2시부터는 스테가노그래피에 대한 증거능력 다툼으로 속개되었다.

현재 국정원 직원들은 자신들이 수집한 모든 증거들이 국제공조수사가 아닌 것으로 대답해 명백히 불법적 행위였음을 스스로 자인하였다.

민주노총 국가보안법 피고인들의 구속기간 만료는 11월 9일경이다.

하원오 전농의장, 이병하 경남진보연대 상임대표, 양옥희 전여농 회장이 재판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하원오 전농의장, 이병하 경남진보연대 상임대표, 양옥희 전여농 회장이 재판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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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뉴라이트 세력, 홍범도를 지우려는 진짜 이유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흉상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뉴시스
육군사관학교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옮기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보수세력과 여권 내부에서조차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국방부는 한발 후퇴해 공산주의 경력을 문제 삼으며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을 옮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육사뿐 아니라 국방부 앞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고,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국가보훈부도 홍 장군이 지난 1962년에 건국훈장 2등급인 대통령장을 받은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8월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계기로 1등급인 대한민국장에 추서된 과정에 편법은 없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이후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국방부


윤석열 정부와 군은 왜 홍 장군의 동상을 육사에서 옮기려 하는 것일까? 군은 홍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8일 브리핑을 통해 “육군사관학교는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대비하여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호국간성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6.25전쟁 발발 당시 육사 선배님들은 전선에 투입되어 북한 공산군에 맞서 싸웠고, 6.25전쟁 기간에 다시 개교하여 지금까지 북한과 공산주의 위협에 맞서 왔다”면서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홍범도 장군께서 항일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신 업적은 부정할 수 없으며, 정부도 이를 인정하여 1962년에 건국훈장을 수여하였다. 국방부가 이를 폄훼하거나 부정할 의도는 전혀 없다. 하지만, 장군께서 1921년 소련 자유시로 이동한 이후 보이신 행적과 관련해서는 독립운동 업적과는 다른 평가가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이후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더욱이,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불법 남침하여 6.25전쟁을 자행한 엄연한 사실을 고려할 때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여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대통령 특사단의 황기철 단장(국가보훈처장)과 특사단인 우원식 의원, 조진웅 배우가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8.15. ⓒ뉴시스, 국가보훈처

하지만, 홍 장군과 항일 무장세력은 만주와 연해주 등 중국과 러시아(소련) 지역을 거점으로 일본과 맞서 싸웠다. 많은 항일 무장세력들이 중국과 소련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았다. 당시 중국은 일본의 침공을 받아 오랜 기간 전쟁을 벌였고, 소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으로 참전해 일본·독일 등과 맞서 싸운 국가다. 이런 역사를 무시한 채 냉전 시기의 인식을 바탕으로 홍 장군의 이력을 문제삼는 건 불합리하다.

 

 

 

보수세력 내부에서도 이어지는 비판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 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은 해방 2년 전에 작고하셨으니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 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한다”며 “그것은 반(反)역사다.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으로 오해받는다. 그만들 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2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홍범도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십전구도(十顚九倒) 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라며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도 아니고, 전쟁에 가담한 중공군도 아닌데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등 여권 내부에도 비판이 줄을 이었다.

사실 군의 이런 움직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직간접적으로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윤 대통령의 지난해 5월 10일 취임사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5번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광복절 경축사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


‘자유’를 ‘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사상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포함한 자유가 아니라, 공산주의를 배격하자는 반공 구호로서의 ‘자유’와 ‘자유민주주의’다. 이런 윤 대통령의 의도는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 잘 나타나 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비롯하여 모든 국민이 함께 힘써온 독립운동은 1945년 바로 오늘, 광복의 결실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독립운동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라며 “그 이후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인식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주장한 것처럼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라는 선언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는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 민주화로 이어졌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윤 대통령의 주장은 독립운동의 역사가 곧 공산주의 세력을 배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방 이후 좌우대립과 분단,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진 역사를 모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3.08.15. ⓒ뉴시스

이런 규정은 일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로 이어진다. 자유민주주의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규정하면서 일본은 과거 우리를 지배하고, 침략했던 국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하는 동지가 될 수 있다. 올해 3.1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104년 전 3.1 만세운동은 기미독립선언서와 임시정부 헌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로운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이었습니다.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라면서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건국절’ 주장과 함께 등장한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독립된 국가가 아니라
일제로부터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북과의 이념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자유민주주의 국가


문제는 이런 주장이 단순히 과거 일본은 침략자였지만 지금은 동반자가 되었다는 주장을 넘어, 일제강점기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토대를 쌓아 건국을 준비한 시기로 미화한다. 이는 뉴라이트 세력이 주장해온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역사관으로 이어진다. 이런 주장이 본격화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지나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2008년이다.

2008년 광복절 경축식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그해 광복절 행사 명칭을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및 광복 63주년 경축식’으로 바꾸려 시도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이런 시도는 무산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또다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건국 68주년’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건국절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건국절 발언을 하기 불과 3일 전에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김영관 전 광복군동지회 회장이 건국절 주장에 대해 “역사를 외면하는 처사”라며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되지 않고, 역사 왜곡이며, 역사의 단절을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지만 무시당했다.

건국절 주장이 최초로 등장한 2008년은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가 출간된 해이기도 하다. 당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는 “개화기와 식민지 시기에 걸쳐 민족의식을 자각하고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해 온 근대화 세력과 해방 이후 미국을 따라 들어온 자유민주주의 국제세력의 결합으로 대한민국이 성립하였다”고 주장했다. 일제강점기가 대한민국 건국과 근대화의 밑거름이 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사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환국기념(충칭, 1945.11.3.) ⓒ뉴시스

 

그들은 임시정부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한 채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독립된 국가가 아니라 일제로부터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북과의 이념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는 홍범도 장군, 여운형 선생, 김원봉 선생 등 일제에 맞서 싸운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을 폄훼하고, 일본군에 복무하며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했던 백선엽, 김창룡 등 친일 군인들을 ‘민족 반역자’에서 ‘건국 세력’으로 신분을 세탁한다.

 

 

 

한홍구 교수
“건국절부터 시작하게 되면
이전의 행적이 어땠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죠
전에는 친일파로 통했지만 이제 반공투사가 되는 겁니다
왜? 독립운동가들 중 상당수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였으니까요”


역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2009년 출간한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에서 뉴라이트 세력의 역사왜곡 시도를 이렇게 분석했다. “뉴라이트들이 정말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 다시 쓰려고 하는 겁니다. 그들 입장에서 건국절을 만들려고 그럽니다. 그동안 광복절 잘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왜 건국절이 나올까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역지사지해보면 됩니다. 여러분이 친일파 입장에서 보세요. 어떤 날을 기억하고 싶을까요? 1945년 8월 15일은 친일파한테 무슨 날입니까. 제삿날입니다. 사실 집단으로 제삿날이 될 뻔한 날이죠. 반면에 1948년 8월 15일은 친일파한테 어떤 날입니까? 서광이 비친 날입니다. 살 수 있다, 드디어 살았다. 여러분 같으면 어떤 날을 기억하고 싶으시겠습니까?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순국선열이 떠오르고, 순국선열이 떠오르면 그 반대편에 친일파가 떠오르는 구도 아닙니까? 건국절부터 시작하게 되면 이전의 행적이 어땠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죠. 전에는 친일파로 통했지만 이제 반공투사가 되는 겁니다. 왜? 독립운동가들 중 상당수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였으니까요. 이 사회주의자를 잡는 기술자, 전문가가 최고의 반공투사, 최고의 애국자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역사를 새로 쓰는 겁니다. 건국절을 자꾸 들이미는 이유가 바로 그런 맥락입니다.”

이런 역사관을 바탕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을 선언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건립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뉴라이트 세력에겐 일종의 ‘신전’(神殿)이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렸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담겨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런 시도는 잠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역사왜곡 시도는 더욱 집요해졌다.

집요해진 역사왜곡은 일제강점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재평가하려는 시도가 그 중심에 있다. 2019년 7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뉴라이트 학자들은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뉴라이트 학자들은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의 주장을 전면 부정한다.

 

 

 

2019년 ‘반일종족주의’ 출간
“일제시기, 쌀 수탈이 아니라 수출”


“한국사 교과서의 서술은 일제시기 농민의 궁핍을 엉뚱하게도 일제가 쌀을 수탈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형성된 일반인들의 통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쌀을 ‘수탈’한 것이 아니라 수출한 것인데도 말이죠.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고 가격도 불리해지지 않았다면 소득이 올라가는 것은 경제의 상식인데, 이를 뒤집어서 억지를 부리고 있는 셈입니다”라고 주장하며 일제에 의한 쌀 수탈이 아니라 수출이고 주장했다.

 

 

 

'반일종족주의' 이영훈 ⓒ이승만TV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 배상,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독도 영유권 문제 등 한일간의 첨예한 현안들을 ‘반일종족주의’에 기반한 주장으로 치부하며 일제강점기에 대한 비판이 우리나라를 망국으로 이끌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어느 나라가 전 국민을 몇 사람의 무녀가 벌이는 진혼굿으로 동원하는 정신문화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요. 어느 나라가 그런 수준의 외교로 일관한다면 격동하는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반일 종족주의는 이 나라를 다시 한번 망국의 길로 이끌어 갈지 모릅니다. 109년 전 나라를 한 번 망쳐본 민족입니다. 그 민족이 아직도 그 나라가 망한 원인을 알지 못하기에 한 번 더 망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헌법에서 ‘자유’를 삭제하자고 주장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지 않습니까. 절반의 국민이 그들을 지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망국 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그 근원을 이루는 반일 종족주의의 횡포에 대해 이 나라의 정치와 지성이 너무나 무기력하기 때문입니다.”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인
일본과는 손잡을 수 있지만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대상인
국내의 진보세력과도 손잡을 수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


‘반일종족주의’ 집필을 주도한 이영훈 교수는 2016년 9월 출범한 ‘이승만 학당’의 교장이다. 이승만 학당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자유의 소중함과 대한민국 건국 정신을 가르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시민 대상 강좌를 열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극우세력과 뉴라이트 세력을 중심으로 ‘광화문 광장’을 ‘이승만 광장’으로 만들자는 식으로 이승만 미화 작업이 그동안 이어졌고, 윤석열 정부 들어 그 시도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황교안) 주관으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에서 박민식 보훈처장은 “진영을 떠나 이제는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고 밝혔다. 하루 뒤인 27일엔 이승민 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국가보훈처가 내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추앙하는 것은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독립한 나라가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공산주의에 맞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세워진 국가라는 역사적 규정을 확고히 하려는 시도다. 이런 역사적 규정은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인 일본과는 손잡을 수 있지만,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대상인 국내의 진보세력과는 손잡을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에 실린 '이승만 찬양'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146쪽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국민통합위 출범 1주년을 맞아 “우리가 더 자유롭고, 자유로운 가운데 더 풍요롭고 더 높은 문화와 문명 수준을 누리는 것이, 그리고 함께 이 지구에서 사는 모든 인류와 평화롭고 번영되는 그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결국 우리의 방향인 것이지, 시대착오적인 그런 투쟁과 혁명과 그런 사기적 이념에 굴복하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는 점은 우리가 국민통합을 추진해 나가는 모든 분들이 함께 여기에 공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역사 왜곡 시도는
미국과 일본의 바람인
한미일 삼각 동맹에 힘을 실어준다


아울러 이런 역사 왜곡 시도는 미국과 일본의 바람인 한미일 삼각 동맹에 힘을 실어준다. 한미일 삼각 동맹을 통해 미국은 안보, 외교, 경제 등에서 중국을 견제할 힘을 얻길 원했고, 일본은 중국과 북한을 상대로 한국을 대륙 방어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전쟁이 가능한 이른바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런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길에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는 큰 걸림돌로 여겨졌고, 미국은 한국을 향해 일본과의 화해를 압박해왔다.

이런 압박은 박근혜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졸속 처리와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졸속 해결시도로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묵인한 것도 바로 이런 압박 때문이다. 보수세력 내부의 만만치 않은 반대에도 홍범도 장군 동상을 이전하려는 등의 무리한 시도가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와 압박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역사왜곡 시도는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집요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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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변태적 ‘하이브리드 정치’

  •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
  •  
  •  승인 2023.08.28 13:02

1. 하이브리드 전쟁

2. 하이브리드 정치(통치)

3. 조국, 윤미향, 개딸, 민주노총

4. 이재명, 민주당, 진보정당

5. 하이브리드 전략, 총선과 전쟁위기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1일 을지 국무회의 발언에서 “오늘날의 전쟁은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 테러를 동반한 비정규전,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전, 핵 위협을 병행한 정규전 등 모든 전쟁을 혼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을지연습에서 북한의 핵 위협, 반국가세력 준동,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이 진행된다”고 했다.

대통령의 위 발언 내용이 바로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개념이다. 대통령이 그 의미를 알고 읽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하이브리드 전쟁’과 ‘하이브리드 정치’의 도구이며 당사자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반민주적, 변태적 ‘하이브리드 정치’ 양상에 대해 살펴보자.

1. 하이브리드 전쟁

‘하이브리드’(hybrid)는 ‘서로 이질적 성질을 가진 요소들이 둘 이상 뒤섞인 것’을 말한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사자도 호랑이도 아닌 ‘라이거’ 같은 ‘잡종’을 의미하며, 긍정적으로 보면 혁신적 혼합종이다. 흔한 사례는 우리가 잘 아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이다. 이 경우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 전기모터처럼 두 종류 이상의 구동장치를 함께 탑재한 차를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행사’란 온라인 행사와 오프라인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행사를 말한다.

그러면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무엇일까?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전쟁 양상은 종래 우리가 정규군 중심으로 생각해왔던 1.2차 세계대전, 이라크전쟁 등 재래식 전쟁과 많이 달라졌다. 즉 대중심리전, 사이버전, 테러, 군중시위, 비정규전, 경제봉쇄, 세균전(=바이러스전) 등이 혼합되어 벌어진다. 이 개념은 이렇게 복합, 혼종 되어 전개되는 현대 전쟁의 양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이 현대전 현상을 미국의 프랭크 호프만(Frank Hoffman),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장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등 여러 국제군사 전략가, 학자들이 다양한 용어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하나로 정립된 정의는 없다.

쉽게 말하면 이른바 ‘아랍의 봄’ 사태나 유럽에서 진행된 이른바 ‘색깔혁명’과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어느 한 국가의 주민, 대중을 대상으로 은밀하고 인위적인 자극으로 진행되던 군중시위, 사상 심리전이 정치혼돈으로 발전하며 어느 날 외세가 개입된 군사전투와 국가 간 전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양상의 전쟁을 말한다. 이는 정치와 전쟁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상호 연계되는 전쟁이다. 내전이 쉽게 국제전으로 비화되기도 하고 전쟁과 평화의 분명한 경계도 사라지는 전쟁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기 상대방이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한다.

2. 하이브리드 정치(통치)

‘하이브리드 정치’란 또 무엇인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변태적, 기형적 반동정치의 일종을 설명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변형되고 진화된 독재정치다. 정당, 의회중심의 정치방식과 비정치적 집단(특히 검찰, 군대)의 정치가 복합적으로 혼종 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서는 기형적 통치방식을 말한다. 의회와 정당정치는 있으나 제 역할을 못한다. 검찰, 공안기관, 극우언론, 민간 극우 정치부대 등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득권 집단의 통치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시대의 통치를 말한다. 정치가 월권적 공권력 행사, 편파적 검찰권 행사, 여론조작은 물론, 대중심리전, 극우 대중시위 등에 의존한다.

과거 군사독재가 군경의 탄압과 언론지배를 통해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고 힘으로 통제했다면, 최근의 윤석열 검찰독재의 통치는 무력보다 법과 검찰 권한을 지능적으로 악용하여 이른바 ‘법치’를 표방하는 통치를 한다. 한국 극우보수도 높아진 대중의 지식수준, 정치의식과 정보화시대의 사회 환경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이다.

정권이 주요언론을 통제장악 하면서도 동시에 대중의 눈과 귀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공된 지식과 정보를 주어 대중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편이 되도록 만드는 방식을 쓰고 있다. 태극기부대와 극우 유튜버가 구조적으로 양산되는 이유이다.

극우 매체의 사상 심리전 핵심은 ‘교란’이다. 사실과 진실의 폭로에 기초한 선전과는 거리가 멀다. 쉽게 말해 초점의 교란과 분열 공작이다. 명분으로 이길 수 없다면 결국 분열 교란시키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제공하는 정보가 진실이건 진실이 아니건 그건 그리 중요치 않다. 결과가 중요할 뿐이다.

이미 한국 정치의 주된 장이 의회나 정책경쟁이 아니라, 법원과 정치인 사건이 되고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극보수 중심으로 변했다. 사법부에 제2의 양승태 집단이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기형적 ‘하이브리드 통치’가 국민들이 피로 이룩한 한국 민주주의를 다시 무력화시키고 있다.

3. 조국, 윤미향, 개딸, 민주노총

한국 극우 보수가 집권 전에 벌인 하이브리드 전략의 대표적 성공작은 조국, 윤미향 사건이다.

이 사건을 키우며 윤석열이 집권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이 사건들이 그들의 구체적 정책이나 정치이념 자체에 대한 공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의 매국적 극우보수도 윤미향이 평생을 바쳐 쌓아온 지난한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문제와 일본 식민지배 사과와 배상 투쟁의 대중성과 정당성에 대해서 열패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한국의 매국적 극우보수가 윤미향 의원과 구체적 정책으로 싸워서는 대중적으로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승산이 없다.

이들이 윤미향과 구체적 정책 싸움을 접고 새로 시도한 ‘윤미향 죽이기’는 이른바 시민단체(정의기억연대) 모금과 자금운영 비리이다. 이른바 비대칭 접근법이다. 논쟁과 정책을 접고 윤미향에 대한 근거 없는 보수언론의 사실왜곡 폭로로 시작해 검찰이 기소하는 일련의 과정을 한 편의 영화처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조선, 동아, 중앙에 이번에는 한겨레까지 동원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으며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중에게 미래는 없다. 검찰의 부풀려지고 근거 없는 기소내용이 1심 재판에서 거의 모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물론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어떻게든 2심에서 중형유죄로 전복을 꾀할 것이다.

윤미향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물론 한겨레, 경향, 진보단체, 민주당, 진보정당조차 윤미향을 여론재판에 따라 같이 비난하는 어이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왜 윤미향의 말을 믿지 않고 검찰과 조중동의 말을 그리 믿었을까?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자신들이 윤미향의 처지가 되었다. 검찰의 칼은 이제 시민단체와 민주노총으로 향했다. 시민단체, 민주노총소속 건설노조가 같은 방식으로 당하고 있다.

조국사건의 본질은 조국일가의 비리와 도덕성 문제가 아니다. 그가 일말의 비리도 없으며 그 정도는 누구나 했으니 정당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사건의 본질 역시 비대칭 접근법이다. 극우보수가 사법개혁 논쟁과 정책경쟁으로 조국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대중의 공분을 사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조국을 잡는 것이 쉽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조국장관이 과연 사법개혁 각오와 의지가 있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그의 사법개혁 시도는 어설픈 것이었다.

한국에서 군사독재로 회귀는 더는 가능치 않은 환경이다. 이제 극우보수의 주요 통치수단은 ‘무단통치’가 아니라 ‘문화통치’(일제의 문화통치본질과 유사)로 변했다. 사법과 언론이라는 두 기둥이 분단체제와 친미친일 보수체제를 유지하는 지지대인 시대이다. 이것을 허무는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을 극우보수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것은 사실상 혁명을 의미할 것이다. 물론 조국은 혁명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간단한 싸움조차 준비 되지 않았다.

민주당과 조국도 기득권 보수세력이라고 욕하며 비난하는 사람도 ‘일리’가 있으며, 검찰의 편파적 기소로 멸문지화를 당하는 조국을 수호하자는 사람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검찰이 바라는 것은 바로 두 가지 ‘일리’와 주장이 싸우며 대중이 분열되는 것이다. 검찰의 의도대로 검찰개혁을 바라는 촛불투쟁과 국민들의 하나의 전선은 조국사태로 둘로 갈라졌다. 진보와 개혁 모두 핵분열 되었다. 정치검찰과 언론이 전면에 나서며 기존 어느 보수정치도 못한 전과를 올리며 성공했다. 변태적 하이브리드 정치의 목적은 달성되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은 없다.” 그것이 검찰의 신조이다. 그것이 채용비리, 미투문제, 재산문제, 주식문제, 가족불화 등 상관이 없다. 설사 먼지가 안 나와도 상관없다. 노동조합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한 노동자 양회동 열사는 분노했다. 정당한 노동조합운동을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간 것에 대한 모멸감이 그들 죽음으로 저항하게 했다. 이러한 변태적 하이브리드 정치의 본질을 먼저 간파한 것은 의외로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다.

4. 이재명, 민주당, 진보정당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오만과 무능, 개혁배신, 촛불항쟁 배신에 대해서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함은 지금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윤석열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 바로 문재인이라 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대선이 허탈하게 끝나자, 윤석열의 인간적, 정치적 준비 부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다시 시작한 것은 ‘이재명 죽이기’이다. 대통령과 여당 국민의힘은 뒷짐을 쥐고 한동훈 사단이 정치를 주무르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상대와 링에 올라 싸우는 것보다, 아예 상대를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비열한 수를 쓰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대응이 고작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와 ‘여야 영수회담’이니 그들이 보기에도 민주당이 만만하고 한심할 것이다.

조국, 윤미향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 사건의 본질은 대장동, 백현동, 이화영 대북송금비리가 아니다. 비대칭 접근법이다. 역시 털어서 먼지가 나오면 좋고 설사 안 나와도 좋은 ‘패’다. 이 사건을 지난 흥행작 ‘조국 사건’처럼 재현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한 총선전략이다.

보수정치권의 다양한 관행적 편법, 불법거래는 여야가 예외 없으며 국민의힘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그렇다고 검찰이 이런 관행을 발본색원하는 정치개혁을 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검찰도 이런 관행에 익숙하며,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야 보수정치권의 다양한 관행적 편법과 불법거래를 먹잇감을 사냥하듯 즐기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분열은 가관이다. 개혁과 단합은 고사하고 개인적 계파적 이해관계와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해 검찰의 공격도 서슴없이 활용한다. 결국 현재 제1야당 민주당은 분열되었고 윤석열 정부의 망국적 맹동외교와 거듭된 실정으로 초래되는 국난과 민생위기에도 제 역할을 못하는 거대 식물야당이 되었다. 이낙연 비리는 왜 안 나올까? 그가 이재명보다 과연 깨끗해서 일까?

한국진보가 한동훈과 민주당의 진흙탕 싸움을 보고 보수정치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면 그것이 진보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거나, 그것이 원칙적인 태도라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연 민주당이 그나마 유지하던 차기 대선 유력후보와 미온적이나 그나마 표방하던 개혁 가능성도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 과연 그것이 한국민주주의와 한국진보에게 유리한 도약의 기회가 될까? 가능성은 두 가지이다.

만약 한국진보가 정치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면 그것은 도약의 기회로 된다.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진보정당이 구심이 없이 사분오열되어 지리멸렬한 상태라면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순차적으로 각개 격파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진보의 준비란 무엇일까? 진보의 대단결과 진보의 국민적 지도자, 진보의 사상, 정책, 정치교양수준을 질적으로 높이는 것을 말한다. 대중은 결코 한순간에 조직화되고 정치적으로 각성되지 않는다.

5. 하이브리드 전략, 총선과 전쟁위기

한국정치를 면밀히 연구한 사람이라면 미국이 외부세력이 아니라 한국 정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을 잘 안다. 한국에서 반동적 하이브리드 정치의 기획주도자는 검찰집단이 아니다. 윤석열정권과 검찰 역시 도구이며 하위 수단일 뿐이다. 하이브리드 통치를 남북을 대상으로 한 한반도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략적 단위도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미국이다. 윤석열 정부는 전쟁권한과 한국군에 대한 전시 군작전지휘권조차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한국 정책 최우선 순위는 한국 경제,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니다. 북한(조선) 정권을 붕괴시키고 끝나지 않은 북미 70년 여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한국경제가 아무리 성장해도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 여전히 한국의 반북 반통일 정권창출이다. 미국은 5년 임기의 한국 대통령보다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문제를 다룬다. 미국이 청와대, 대통령실 도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NED(민주주의 진흥재단= 세칭 민간 CIA)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종교단체를 정치화하며 반북 민간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며 공을 들이는 이유이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집권유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대체로 예상하고 있다. 밖으로는 친미친일 맹동외교와 안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검찰주도의 변태적 하이브리드 통치가 계속되는가 저지시키는가를 가늠할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위기속에 검찰의 칼춤은 계속될 것이며 마약과의 전쟁, 묻지마 테러를 명분으로 한 공안기능 강화와 공안통치도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삶은 갈수록 불안하고 팍팍한데 하루하루를 견디는 백성들이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극우의 공안통치와 결합된 변태적 하이브리드 통치는 자신감의 산물이 아니다. 미국의 신냉전 전략과 한국 민중의 정치의식 성장에 따른 위기의 산물이다. 한국 진보개혁 세력이 저열한 반동정치에 분열되어, 각자도생 또는 각기 아름다운 정책선거로만 대응해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혁명적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새로운 정치적 구심과 진보개혁 총단결, 조직된 국민항쟁 없이는 국민이 피로 가꾸어온 민주주의의 계승과 승리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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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이동관... 법원이 '이런 방송 장악 안 된다'고 판결해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MBC 사장 역임한 최승호 <뉴스타파> PD

23.08.28 20:01최종 업데이트 23.08.28 20:01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방송 장악의 원흉으로 꼽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현 정부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16번째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에 따라 방송계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이미 남영진 KBS 이사장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하고 본격적으로 공영방송을 손 볼 태세다. 현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자 MBC 사장을 역임한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지난 2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청문 보고서가 채택 안 된 채로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임명되었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보셨어요?"처음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임명할 거로 생각했어요. 예상대로 많은 문제점이 있었지만 임명했네요. 기본적으로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총선 전에 공영방송을 확실히 장악하고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확고한 전략과 결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 방통위원장은 방송을 잘 알아야 하는데 신문기자 출신이 가는 게 맞을까요?
"방송의 기술적인 측면도 물론 전문 영역으로서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민주주의 사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방송의 역할이 무엇이냐 하는 데 대해서 깊은 성찰이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동관씨 같은 경우 신문 출신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보다도 이른바 자기가 이야기하는 우익들 그다음에 현재 정권의 이익에 방송을 다 종속시키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단히 부적절한 것 같아요. 물론 방송 그 자체에 대해서도, 방송에 대해서 그 사람이 뭘 알겠어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무리한 인사죠."

- 이동관 위원장이 파시즘적이란 평가도 있는데요.
"그 사람이 공산당 기관지 같은 방송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아마 MBC나 KBS 같은 방송을 가지고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 그런 시각 자체가 굉장히 파시즘적인 사고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을 공산당 기관지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예요. <노동신문>이 북한 공산당에 대해 비판하는 건 불가능한 거잖아요. 공산당 기관지는 정권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선전 홍보하는 거죠. 윤석열 정권을 MBC나 KBS가 비판하기 때문에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이란 얘기는 정반대로 이야기하는 거죠."

"스핀 닥터였다고 자랑하는 사람... 비극적인 현실"
 

▲ 최승호 뉴스타파 PD ⓒ 이영광


- 인사청문회에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도 있어요.
"인사청문회 이전에 많은 문건이 나왔어요. 문재인 정부 시절에 국정원에서 정보 공개를 해서 나온 많은 문서가 있잖아요. 사실 이전에는 어떤 인사청문회에서 그렇게 많은 과거 정부가 만든 문서들이 공개된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생각한다면 이미 굉장히 많은 팩트들이 나왔죠.

이동관씨 아들의 고1 담임 선생님이 국회까지 오셔서 학폭에 대해 기자회견도 했잖아요. 거기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왔고 충분히 중요한 많은 팩트가 나왔음에도 그러한 팩트들을 과연 언론이 전체적으로 제대로 보도했는가? 굉장히 부족했다고 봅니다.

KBS MBC YTN 그다음에 진보 언론을 제외하고 나머지 언론은 거의 이웃집 불구경하는 수준으로 이 사안을 다뤄왔어요. 그래서 제대로 전달이 안 됐고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뭐가 나오더라도 임명한다는 거니까 그런 측면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에는 어려웠다고 생각하죠."

- 청문회 중 어떤 게 가장 문제라고 봤나요?
"청문회 내용 중에 생각나는 게 '나는 스핀닥터고, 그래서 보도를 정권에 유리하게 하도록 노력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 내가 YTN 등 여러 언론사에 영향을 줘서 보도가 나온 걸 없애거나 표현 바꾼 것은 지극히 당연한 거다. 문제가 없는 거다'라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방통위원장이 되면 안 되는 거죠. 우리나라 방송법의 근간을 이루는 굉장히 중요한 원칙인 중립성이나 공정성 같은 것들은 도외시하고 스스로 정권의 어떤 스핀 닥터였다고 자랑하는 정도의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방송의 독립성을 보호하고 지켜야 되는 자리에 앉는다는 건 비극적인 현실이라고 생각했죠."

- 스핀 닥터가 뭔가요?
"스핀 닥터라는 건 '권력에 유리하게 기사를 쓰도록 사건의 내용을 뒤틀어서 설명하는 정치권력의 대변인'이라는 뜻이거든요. '스핀'이라는 게 뭔가를 뒤튼다는 뜻이잖아요. 의미를 뒤틀어 권력에 유리하게 왜곡하는 기술자를 말하는 부정적인 용어예요. 그런데 이동관씨는 그것을 긍정적인 용어로 이해하고 쓰더라고요. 저걸 무식하다고 해야 되나요? 원래 굉장히 부정적인 뉘앙스의 용어인데 저걸 저렇게 긍정적인 말로 생각하고 쓴단 생각에 놀랐어요."

- 21일이 고 이용마 기자 4주기였는데 최근 언론계 상황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착잡했을 것 같아요.
"이용마 기자가 가장 염원했던 것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 이용마 기자를 두 번이나 만나 약속했는데도 결국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안 했죠.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면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생각 하면 이용마 기자의 4주기를 맞아서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착잡하죠."

- 사장 선임 시 이사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임명하는 제도인 특별 다수제로라도 바꾸는 게 나았을까요?
"그 문제는 다른 문제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만약에 원래 합의가 됐던 특별다수제를 당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면 현재 공영방송에 대한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법원의 방통위 해임 처분 집행정지 기대"
 

▲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 현 정부나 이동관 위원장도 가짜뉴스 문제를 제기했는데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차기환씨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임명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차기환씨나 이동관씨,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거 보면 컬러가 비슷해요. 그러니까 서로 굉장히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관씨가 공산당 기관지라고 이야기하면서 '보수 이념의 전사를 육성해야 된다'고 자기 책에 썼잖아요.

그리고 차기환씨가 '5·18 때 북한군이 내려왔다'고 주장하는 건 비슷한 얘기고 또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시민사회나 야권이 공산 전체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게 같죠. 결국 이 정부가 극우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진보도 건강해야 되는 만큼 보수도 건강한 보수가 돼야 되는데 지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본류가 보여주는 모습은 극우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 가짜뉴스 문제 강조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자기네를 비판하면 가짜뉴스라는 식인데 그건 가짜 뉴스란 용어를 굉장히 오염시키는 말이죠. 공영방송에서 정부나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걸 가짜 뉴스라 얘기하면 공영방송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 되는 거고 그걸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기관이라는 정도까지 생각한다면 도대체 공영방송을 앞으로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가죠. 결국 자기네 정책 지지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방송사로 만들겠다는 결론이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굉장히 문제를 많이 일으킬 겁니다."

- 지난 14일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에 이어 21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도 해임했어요. 두 이사장은 소송을 제기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나는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법원이 문재인 정부 때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또 고대영 KBS 사장이 낸 해임 취소 소송에서 이 두 사람 손을 들어줬거든요. 고영주씨 같은 경우는 방문진 이사장으로 김재철, 김장겸 사장을 비호하고 MBC를 거의 계엄 상태같이 언론 자유의 불모지로 만든 인물입니다. 고대영씨는 KBS 저널리즘이 무너진 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었던 인물이고요.

이런 사람들에 대한 해임조차도 무효라고 판단했다면 오늘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남영진 KBS 이사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을 거예요. 공영방송을 수호하고 독립성을 지켜야 되는 직무의 중차대함이 엄청난데 이런 사람들을 그 정도 이유를 가지고 해임한다? 그런 거를 만약에 법원에서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공영방송에 대한 정권의 영구적인 쟁탈전을 법원이 승인해 주는 그런 결과가 될 겁니다. 저는 두 이사장이 본안 소송에서 이길 거라는 것은 추호도 의심하지 않아요. 

다만 당장 방통위의 해임 처분을 집행정지하고 두 분이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해임 집행정지'를 법원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이 중요한 거죠. 몇 년 뒤 방송장악이 끝난 뒤에 잘못된 해임이라고 판결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이런 식의 방송 장악은 안 된다'고 법원이 판결해줘야 되는데 과연 그럴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가 직무집행정지와 정직 처분을 내렸을 때 윤 총장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법원이 받아들였잖아요? 그래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직무를 계속하다가 사퇴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었죠. 그러나 막상 본안 소송에서는 '징계처분이 정당했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이처럼 본안 소송에서 징계가 정당하다고 나온 사례에서도 집행정지를 받아들였는데, 본안 소송에서 두 이사장이 이길 것이 관측되는 이번 경우는 충분히 법원이 집행정지를 선언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퇴행하고 발전 어려워지는 상황 걱정"
 

▲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공작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방송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릴지 예상해야 할 것 같아요. 공영방송 경영진을 교체하고 민영화도 추진할 것 같고 내부 갈등도 있을 거로 보이는데요.
"만약 법원이 공영방송 이사장들과 이사의 해임에 대해 당장 집행정지를 선언하지 않고 윤석열 정권의 해임 조처를 추인하면 아마 그런 방향으로 갈 겁니다. 당장 윤석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조직을 장악하고 그다음에 보도의 방향을 윤석열 정권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맞추겠죠.

그러면 내부에서 상당히 저항이 일어날 거고, 또 민영화 문제도 아마 추진할 것 같아요. 물론 민영화는 이게 법을 바꿔야 되는 문제라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지금 하는 태세로 봐서는 거기까지 나가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방송사 내부에서는 틀림없이 저항이 있을 겁니다."

-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뭔가요?
"이런 과정을 통해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도가 자꾸 떨어지는 거죠. 이명박 정부 때 엄청나게 저항도 했지만 결국은 이명박 정권 낙하산들이 KBS, MBC, YTN을 장악했잖아요. 그게 박근혜 시대까지 이어진 거고, 공영방송들이 비판을 전혀 못 하다 보니까 언론 지형이 극단적으로 편향이 돼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일어나는 사태가 벌어졌거든요. 견제가 있었으면 탄핵이 되는 사태까지는 안 갔을지도 몰라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일들이 또 벌어질 수도 있죠. 당장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거란 얘기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제대로 굴러가겠는가죠. 상당히 한국 사회가 퇴행하고 발전이 더 이상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입니다."

- 정권과 노조가 격돌할 경우 이명박 정권 때만큼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언론인들이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요?
"언론인들은 기본적으로는 자기 본분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어려운 얘기고 지극히 좀 한가한 얘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근본적으로 가면 누가 시민들이 도와준다고 더 싸울 거고 안 도와준다고 안 싸울 거고 그런 게 아니잖아요. 이건 결국 언론인들의 자기 자신의 자존 문제예요.

언론인으로서 자기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할 것이 있으면 비판하고 하는 것이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본질이잖아요. 그런 걸 안 하면 언론인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는 거죠. 자기 역할에 충실하려고 하다가 낙하산 사장이나 정권에 의해 더 이상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탄압받는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외압에 순응하면서 언론인으로서 해야 되는 자기의 본질을 저버린 채로 언론인인 척하는 것보다 더 이상 언론인으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게 더 언론인다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지금 내가 언론인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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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간토학살100주기 추도문화제 '100년의 통곡...'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29 01:12
  •  
  •  댓글 0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를 맞아 간토학살100주기추도사업추진위원회(간토100주기추진위)가 주최한 '간토학살100주기 추도문화제'가 28일 저녁 서울 대방동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100년이 되도록 학살의 진상을 분명히 드러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또 잊고 있었던 것이 부끄러워서, 전적으로 조선인 학살의 책임을 져야 할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죄를 받아내기는 커녕 산산히 부서진 그 이름들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단 한번도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은 이 나라가 정녕 해방된 우리의 나라인지 자책하느라 추도문화제의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

그 세월이 무려 한 세기, 100년이되었지만 결코 반성도 사죄도 하지 않는 지금의 일본은 군국주의 부활의 야욕을 꺾지 않고 한미일 군사협력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라는 기가 막힌 역사의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식민주의를 넘어선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울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추도문화제는 양심적인 한일 시민사회의 굳건한 연대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다.

'100년의 통곡.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라는 주제로 진행된 추도문화제는 목회자들의 합창 '마른잎 다시 살아나'로 시작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00년의 통곡.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라는 주제로 진행된 추도문화제는 목회자들의 합창 '마른잎 다시 살아나'로 시작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바람의 춤꾼' 이삼헌이 진혼무를 펼쳐 간토학살의 희생자들을 어루만져 달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바람의 춤꾼' 이삼헌이 진혼무를 펼쳐 간토학살의 희생자들을 어루만져 달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쓰다'는 '칼', '나의 그림자를 안아주세요'라는 제목의 노래를 공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쓰다'는 '칼', '나의 그림자를 안아주세요'라는 제목의 노래를 공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손병휘는 식민지 강점시기 아픔을 노래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손병휘는 식민지 강점시기 아픔을 노래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이지상과 간토100주기추진위 김종수 목사가 지난 100년간 묻히고, 또 잊혀진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이지상과 간토100주기추진위 김종수 목사가 지난 100년간 묻히고, 또 잊혀진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이지상은 간토학살 90주기에 만든 노래 '아직 잠들지 마시오'를 불러 학살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가다듬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이지상은 간토학살 90주기에 만든 노래 '아직 잠들지 마시오'를 불러 학살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가다듬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도문화제의 네번째 마당.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르는 노래에는 피리연주자 한충은의 애달픈 곡조가 유정하게 흘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도문화제의 네번째 마당.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르는 노래에는 피리연주자 한충은의 애달픈 곡조가 유정하게 흘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손병휘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일본의 민중가요 합창단과 함께 '인간의 노래'를 열창해 감동을 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손병휘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일본의 민중가요 합창단과 함께 '인간의 노래'를 열창해 감동을 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도문화제 참가자들은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과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일본 정부에 더 이상 국가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간토학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도문화제 참가자들은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과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일본 정부에 더 이상 국가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간토학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참가자들이 진혼을 위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참가자들이 진혼을 위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은 간토학살 인정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은 간토학살 인정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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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라”···1,082인 긴급 선언 발표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8/28 [11:38]
  •  
 

  © 국민주권당

 

국민주권당(준)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일본 핵오염수 방류 저지, 투기 공범 윤석열 탄핵 긴급 국민선언’(아래 긴급 선언)에 1,082명의 국민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긴급 선언에서 “일본의 만행에 분노한다. 돈을 조금 아끼자고 인류와 전 세계에 테러를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일본을 성토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핵오염수 방류를 적극적으로 도운 공범”이라며 “국회가 나서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 중단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온 국민이 촛불을 들자고 제안했다.

 

한편 국민주권당(준)은 “핵오염수 방류 공범 윤석열을 해고한다”라며 “방류 중단시킬 대통령 새로 뽑자!”라는 현수막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 국민주권당

 

아래는 긴급 선언 전문이다.

 

일본 핵오염수 방류 저지, 투기 공범 윤석열 탄핵 긴급 국민선언

 

일본이 기어이 핵오염수를 방류했다.

 

일본의 만행에 분노한다. 돈을 조금 아끼자고 인류와 전 세계에 테러를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로 우리 국민은 상시적인 불안과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방류를 하루라도 빨리 중단시키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

 

일본의 공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

 

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핵오염수 방류를 적극적으로 도운 공범이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총선에 악영향이 적도록 빨리 방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윤석열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국회가 나서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국민이 나서자.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에게 있다. 오염수 방류 중단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온 국민이 촛불을 들고 함께 나서자.

 

일본은 핵오염수 방류 즉각 중단하라!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

 

온 국민이 윤석열 정권 퇴진 촛불을 들자!

 

2023년 8월 28일

 

국민주권당(준) 및 선언자 일동(1,082명)

강경모, 강경미, 강근영, 강기훈, 강남형, 강명현, 강병준, 강석한, 강선옥, 강성근, 강성용, 강성우, 강숙, 강신찬, 강영구, 강우리, 강윤미, 강인서, 강주희, 강지현, 강철구, 강철웅, 강현미, 강효수, 강희창, 고계자, 고민성, 고민수, 고방현, 고서권, 고성심, 고영란, 고영미, 고영재, 고유미, 고은하, 고장갈, 고주환, 고형필, 공미희, 공성숙, 곽중록, 구금회, 구나영, 구다원, 구산하, 국혜진, 권동준, 권상돈, 권소리, 권소영, 권순용, 권순욱, 권영심, 권오혁, 권완선, 권용기, 권이소, 권태균, 권혁주, 권현정, 권효석, 권희숙, 기어진, 김건수, 김경민, 김경민, 김경선, 김경세, 김경숙, 김경아, 김경아, 김경중, 김경화, 김경희, 김계관, 김계향, 김광배, 김광석, 김광신, 김금례, 김기만, 김기봉, 김기순, 김기연, 김기옥, 김기웅, 김기정, 김기현, 김나경, 김나혜, 김남석, 김남훈, 김단희, 김대기, 김대명, 김대준, 김대현, 김대희, 김도연, 김동수, 김동안, 김랑은, 김만태, 김명선, 김명성, 김명은, 김명화, 김목순, 김문숙, 김문숙, 김미경, 김미애, 김미연, 김미연, 김미진, 김미화, 김민기, 김민석, 김민선, 김민주, 김배홍, 김보경, 김보령, 김복순, 김복희, 김봉림, 김봉숙, 김부은, 김상만, 김상미, 김상열, 김상진, 김상태, 김상희, 김선경, 김선애, 김선자, 김선태, 김선혜, 김성겸, 김성기, 김성기, 김성길, 김성남, 김성민, 김성진, 김성태, 김성훈, 김세기, 김세진, 김소망, 김소명, 김소희, 김소희, 김수연, 김수연, 김수인, 김수정, 김수진, 김수진, 김숙기, 김순규, 김순임, 김순자, 김순철, 김애진, 김양순, 김어진, 김연숙, 김연지, 김연태, 김연희, 김영규, 김영덕, 김영미, 김영민, 김영서, 김영숙, 김영심, 김영혜, 김예선, 김완, 김용옥, 김용호, 김우경, 김우식, 김운기, 김원형, 김유숙, 김유정, 김윤경, 김윤기, 김윤복, 김윤실, 김윤주, 김은경, 김은규, 김은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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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마저 ‘이념 갈라치기’ 윤석열 정부에 여권도 반감

윤 대통령 부친과 친분 두터웠던 이종찬 광복회장 “좌시하지 않을 것”

이종섭 국방부 장관 자료사진 ⓒ뉴스1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진 5명의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하자, ‘독립운동 지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육사 교정에 세워진 5명의 독립전쟁 영웅 중 1명의 공산주의 경력을 이유로 5명 흉상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인데, 여권에서조차 “매카시즘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육사는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하고 독립군과 싸우던 일본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 장군의 흉상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부친과 친분이 두터웠던 이종찬 광복회장조차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항일 독립전쟁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라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 또한 “이념 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그렇게 할 거면 홍범도 장군에 대한 서훈을 폐지하고 하는 게 맞지 않겠나? 박정희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 논란에
국방장관 “굳이 육사교정에 있어야 하나”
광복회장의 경고 “좌시하지 않을 것”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미국이 한미일 훈련 장소인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일과 관련한 질의에 이어 육사 교정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 논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상당히 놀란 게 있다”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김병주 의원과 이종섭 장관

▷ 김병주 :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사실인가?
▶ 이종섭 : 그렇다. 육사에서 육사 교정에 있는 기념물을 다시 정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는 장교의 요람인데,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지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 그런 문제가 제기되어 시작했다.


육군사관학교가 철거를 계획하고 있는 흉상은 2018년 중앙현관에 설치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다. 육사는 봉오동 전투 등에서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을 문제 삼았다. 박정희 정부가 1962년 훈장을 추서하고, 진보·보수 정부 가리지 않고 예우해 왔던 장군의 광복 전 경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 육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내에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방위 회의에서도 김병주 의원은 “여기다가 한미동맹공원을 만들어서 백선엽 장군과 맥아더 장군 동상을 세우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데, 독립운동가를 대체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홍범도 장군 자료사진 ⓒ국가보훈처

하지만 이 장관은 “그분들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굳이 육사 교정에 그런 조형물이 있어야 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26일에도 출입기자들에게 “소련 공산당 가입·활동 이력이 있는 분을 생도 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2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이나 그런 류의 장군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부친 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두터웠고, 두 집안은 오랫동안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백선엽 장군은 일제 강점기 시절 항일단체를 토벌하기 위해 창설된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며 일본을 위해 항일운동을 하던 동포를 토벌했음을 일부 고백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는 백선엽 장군의 친일행적을 지우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최대 국난인 6.25 전쟁을 극복한 최고 영웅인 백 장관의 명예를 지킬 것”이라며 국립현충원 홈페이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육사 교내에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장군 흉상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은 해방 2년 전에 작고하셨으니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1950년대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공주의 선풍 “매카시즘”을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에도 ‘일제로부터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독립운동’을 ‘이념투쟁’처럼 묘사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라며 “우리의 독립운동은 주권 회복 이후에는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경제 발전과 산업화·민주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왔다” 등의 발언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야권을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반공주의 이념’을 강조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힘을 합쳐야 하는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일본 극우언론들의 찬사를 받았다.

한편,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이어지는 여러 논란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 계획에 대해 “과학적”이라며 옹호하고, 지난 22일 동해에서 진행된 한미일 군사훈련 당시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한 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항의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공교롭게도 한미일 군사훈련이 있었던 날은 일본이 정한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며 칭하는 명칭)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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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양키나라 쌀국米國을 내쫓아야 된다..!



겨레와 함께하는 특별강좌 공동대표 이필립

 

이 나라가 지금 미쳐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방부가 난데없이 다섯 분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의 동상을 다른 곳에 옮길 것을 알리면서, 각계 주장과 발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가뜩이나 가슴 졸이면서 얼빠져 있는 시민들을 여지없이 쥐 흔들어 놓고 있다.

 

얼간이 팔푼이, 모지리, 윤 정권이 드디어 또 터트린 말썽은? 까무라치게도 ‘독립운동가’ 5명에 대한 커다란 실책이었다. 아니 대낮에 낮도깨비도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 독립군의 상징인 다섯 분을 우습게 보고, 속좁은 옹색한 표현을 써가면서 업신여기는 꼬라지의 근거는 무엇인가? 쪽발이 일본을 의식하고, 자위대 입성을 준비하려는 것인가?? 이 못나고 못된 윤석열 검찰출신정권이여~ 대답하라..! 미친 것 아닌가 제정신 있는가?

 

나라가 이 지경으로 헤메고 좌충우돌 갈팡질팡 하는 원인과 이유는 뚜렷하게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미국의 식민지 78년째, 노예살이 점령국 교육, 경제 문화 예술에 정치는 ‘전시작전권 마져 고스란히 갖다가 받친 종, 머슴같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고약한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솟아나오며 벗어버리는 길은? 쌀국米國에게서부터 독립하려는 신념과 의지가 처절이 요청되는 것 뿐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서로 이질적 성질을 가진 요소들이 둘 이상 뒤섞인 것’을 말 한다.>

 

‘한국정치를 면밀히 연구한 사람이라면 미국이 외부세력이 아니라, 한국 정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을 잘 안다. 한국에서 반동적 하이브리드 정치의 기획주도자는 검찰집단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과 검찰 역시 도구이며 하위 수단일 뿐이다. 하이브리드 통치를 남북을 대상으로 한, 한반도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략적 단위도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미국이다. 윤석열 정부는 전쟁권한과 한국군에 대한 전시 군작전 지휘권조차 없기 때문이다.’

 

’최상위 포식자‘인 먹이사슬에 맨 위에 버티고 있는 미국을 몰아내고 독립해서 내쫏고, 우리끼리 다 함께 잘 살아가려면 시대상황을 검토, 검색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한국 정책 최우선 순위는 한국 경제,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니다. 북한(조선) 정권을 붕괴시키고 끝나지 않은 북미 70여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한국경제가 아무리 성장해도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전히 한국의 반북 반통일 정권창출이다. 미국은 5년 임기의 한국 대통령보다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문제를 다룬다. 미국이 청와대, 대통령실 도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NED(민주주의 진흥재단= 세칭 민간 CIA)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종교단체를 정치화하며 반북 민간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며 공을 들이는 이유이다.”이런 사실을 알아야만 된다.

 

78년을 노예처럼 살아 온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교육 경제 문화 예술 각종 관습까지 식민지, 종속국으로 자라왔기 때문에 철저히 양키문화가 은연중에 깃들어 있다. 그러나 “우리끼리”라는 독특한 겨레의 신념인 고집과 평등사상, 협동 협력정신이 있으므로 그 “은근과 끈기”가 오천년 넘도록 우리 가슴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집권유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대체로 예상하고 있다. 밖으로는 친미친일 맹동외교(3국동맹)와 안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검찰주도의 변태적 하이브리드 통치가 계속되는가? 저지 시키는가?를 가늠할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위기속에 검찰의 칼춤은 계속될 것이며 마약과의 전쟁, 묻지 마 테러를 명분으로 한 공안기능 강화와 공안통치도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삶은 갈수록 불안하고 팍팍한데 하루하루를 견디는 시민, 농민 노동자들이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극우의 공안 통치와 결합된 변태적 하이브리드 통치는 자신감의 산물이 아니다. 미국의 신 냉전 전략과 한국 민중의 정치의식 성장에 따른 위기의 산물이다. 한국에 깨어있는 시민, 농민 노동자들 그리고 진보개혁 세력이 저열한 반동정치에 분열되어, 각자도생 또는 각기 아름다운 정책선거로만, 대응해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혁명적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새로운 정치적 구심점과 진보개혁 총 단결, 조직된 시민항쟁 없이는 국민이 피로 가꾸어온 민주주의의 계승과 승리는 요원하다.

 

우리는 은근과 끈기로 똘똘 뭉쳐있고, 우리 겨레와 민족의 끈끈한 단결심은 이미 세계를 여러번 놀라게 했고 여지 껏, 아직도 모르는 사람은 지구위에 없을 것이다. 우리 힘만으로 이루어낸 4.19혁명, 5.18혁명, 촛불혁명, 10.26역명 그리고 수많은 시민혁명들을 만들어낸 겨레로 살아움직이고 있다. 자, 이제 보아라!! 우리가 ‘달걀 3개씩 던짐으로서 혁명을 불러올 것’이니 기다려보라..! 지구에 정의롭고, 다정다감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이여~~~

 

 

 

<이풀잎 필립과 함께 하는 이웃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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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에 '반발하지 않는' 국민들... 왜 이렇게 됐을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8/28 08:45
  • 수정일
    2023/08/28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전강수의 경세제민] 이타심과 애국심 회복한다면... 희망은 있다

23.08.28 07:01최종 업데이트 23.08.28 07:01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나는 지난달 <오마이뉴스> 칼럼(어느 경제학자의 끔찍한 예언... 국민의 전반적 상태 걱정된다https://omn.kr/24sjm)에서 "자기를 희생해 나라를 살리려는 의로운 부자도, 애국심과 정의감에 불타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정치인도, 부동산 투기가 아닌 땀과 노력으로 먹고살겠다고 결단하는 건강한 시민도, 열심히 공부해서 기업을 일구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학생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국민이 부패한 나라는 되살아날 길이 없다"고 했던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의 경고에 기대서 한 말이다. 

국민의 전반적 상태에 대한 내 진단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지난 한 달 동안 학교 현장에서, 길거리에서, 공원에서 과거에 보지 못했던 끔찍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약간의 지각이라도 있다면, 이 모든 일이 하나의 깊은 원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것이다.
물론 국민의 전반적 상태가 이렇게까지 된 것을 두고 국민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나라 살림을 맡은 정치인들,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언론들, 진리를 탐구하고 밝혀야 할 지식인들의 책임이 막대하다. 그들의 배후에서 온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기득권층의 책임이야 일러 무엇 하겠는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이렇게 됐을까.

평등지권 사회, 부동산 공화국으로 전락
 

▲ 지난 4월 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 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후 출현한 많은 신생 독립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농지개혁을 성공시켜 전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사회를 이룩했다. 지주의 땅을 유상몰수해서 소작농에게 유상분배하는 엄청난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얼마 전까지 극도로 불평등했던 '대지주의 나라'를 '평등한 소농의 나라'로 급변모시킨 것이다. 나는 이를 평등지권(平等地權) 사회라고 부른다. 

지주들 밑에서 고율 소작료에 시달리다가 자기 땅을 갖게 된 소농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해서 재산을 불렸고, 그 돈으로 자녀 교육에 투자했다. 식량 증산과 우수한 노동력 공급, 사회 엘리트층 배출 등 경제성장에 꼭 필요한 중요한 요인들이 농지개혁의 효과로 출현했다. 외국의 학계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매우 빨랐다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분배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른바 '공평한 고도성장'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농지개혁 단행 이후 한국 사회가 누렸던 평등성은 공업화·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약해지기 시작했다. 땀 흘려 일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도 돈을 벌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처음에는 권력자 주변 사람들, 나중에는 일반 국민까지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었다. 급기야 한국 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무조건 부동산을 사야 한다는 '신화'가 형성되었다. '토지 신화',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신조어는 그렇게 등장했다. 농지개혁으로 실현된 평등성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고, 토지와 부동산이 소수의 수중에 집중되어 소득·자산 불평등의 핵심 원인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부동산 때문에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졌고, 부동산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망한다. 부동산 때문에 등 붙일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서민들의 애환은 깊어져 가고, 부동산 때문에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피하고 있다. 부동산 때문에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부동산 때문에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 모든 경제문제의 뿌리에 부동산이 자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업화·도시화가 진행되는 곳에서 토지가치가 상승하고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찬란했던 평등지권 사회가 문제투성이의 부동산 공화국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유별나다. 여기에는 박정희 정권의 무분별한 도시개발, 그 후 정부들의 냉열탕식 부동산 정책 운용,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 토건족의 과대 팽창과 그로 인한 언론의 부패 등의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서 평등지권 사회가 부동산 공화국으로 전락하는 과정은 추락 일변도는 아니었다. 중간중간 부동산 투기와 불로소득을 근절하여 토지 정의를 실현하려는 시민과 정부의 노력이 있었고,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국민이 그 성과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개혁과 개혁파 참모들
 

▲ 이승만 정부에서 초대 농림부장관을 맡았던 조봉암. ⓒ wiki commons

 
첫째, 이승만 정부가 단행한 농지개혁 자체가 모든 농민에게 평등지권을 부여해 조선 후기 실학파들이 꿈꾸었던 사회를 창출했다. 이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이상을 실현한 놀라운 사건이었다. 최근 뉴라이트 인사들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농지개혁을 이승만의 치적으로 극구 상찬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들이 왜 이런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사실 인식에 문제가 있음은 분명하다. 우선 이들은 지금 한국에서 농지개혁과 유사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 거품 물고 반대하리라 짐작한다. 스스로 지지하지 못할 이상을 이승만이 실현했다고 상찬을 하고 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승만은 농지개혁을 농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여기고 추진하지는 않았다. 단지 미국의 압박과 당시 지주층의 견제를 누르고 농민층을 무마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추진했을 뿐이다. 농지개혁을 개혁으로 여기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헌신했던 사람들은 조봉암 초대 농림부 장관과 농림부 내 농지개혁법 기초위원회 인사들(조봉암, 강정택, 강진국, 이순탁 등 4인), 그리고 국회 내 혁신적 성향의 소장파 의원들이었다. 물론 이런 엄청난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당시 미국이 남한의 농지개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둘째, 박정희 정권의 무분별한 도시개발의 결과로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기 시작해 주기적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을 때, 노태우 정부가 종합토지세와 토지공개념 3법을 도입했다. 1986년부터 이어진 국제수지 흑자가 1988년에 절정에 달하고, 그해 3월에 13대 총선, 9월에 서울올림픽이 치러지자, 막대한 유동성이 시중에 풀리면서 엄청난 투기가 발발한 것이다. 1989년 전국 평균 지가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노태우 정권은 이를 사회의 토대를 흔드는 위험한 현상으로 받아들였고, 부동산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조순·문희갑·김종인 등 개혁적 성향의 정부·청와대 인사들이었다. 노태우 정부의 이 정책에 대해 국민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토지공개념을 두고 행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거의 90%에 달했으니 말이다. 이때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 등의 언론도 토지공개념을 지지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국민이 깨어 있고, 언론이 공정하며,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개혁가들이 있으면 상당히 의미 있는 경제개혁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토지공개념 3법은 위헌 소송의 대상이 되어 모두 위헌 또는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택지 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은 1999년 위헌 판정이 내려지기 전 위헌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폐지되었으며, '토지초과이득세법'은 1994년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은 후 문제 조항의 개정을 거쳐 몇 년 동안 유지되다가 1998년에 폐지되었다. 단, 토지공개념 3법 가운데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1998년 위헌 판정을 받았지만, 문제 조항의 개정을 거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적지 않은 국민이 토지공개념을 위헌이라고 믿는 것은 토지공개념 3법이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던 기억을 가졌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왜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했을까
 

▲ 2003년 11월 1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이정우 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셋째, 노무현 정부는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이 근본 문제라는 인식을 깔고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했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2003년 11월 "강남이 불패라면 대통령도 불패로 간다"고 하고, 2006년 4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화되거나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할 정도로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역대 어느 정부도 펼치지 못한 기념비적인 것들이었다.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도입하여 시장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 부동산보유세 강화의 장기 로드맵을 만들어 법제화한 것, 개발이익 환수제도를 정비한 것,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행복도시와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한 것,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해서 주거복지의 수준을 높이고자 한 것 등 이루 열거하기도 어렵다. 이런 뛰어난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었던 데는 노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 이정우·정태인 등 개혁파 청와대 인사들의 맹활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니, 부동산 과다 보유자들과 토건족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이들은 조·중·동 등 보수 언론과 시장 만능주의 학자들을 대거 동원했다. 

보수 언론과 시장만능주의 학자의 주장은 소위 '세금폭탄론'으로 집약되어 당시 언론 지면을 연일 장식했다.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도입해서 집 한 채 가진 서민들에게까지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세수가 3조 원도 안 되는 작은 세목에 이렇게 맹렬한 공격이 가해진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러자 종부세 부담과 아무 관련이 없던 중산층과 서민층, 지방 주민들이 마치 노무현 정부가 자신들에게 세금폭탄을 퍼붓기라도 하는 것처럼 착각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장담했던 집값 안정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대적인 민심 이반이 일어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그렇게도 강조했던 이유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싸움'에서 대중이 언론과 학자들의 여론조작에 너무도 쉽게 넘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 아닐까.

보수 세력의 퇴락
 

▲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지난 5월 15일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열린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석해 청계천을 둘러보고 있다. ⓒ 이희훈

 
넷째,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간난신고(艱難辛苦) 끝에 도입한 개혁적 부동산 제도를 모조리 뒤집었다. 두 정부의 임기 동안에 시장 만능주의적 부동산 정책은 절정기를 맞았다. 과거 보수 정부들은 그래도 부동산 투기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두 정부는 거꾸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일관했다(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을 기억하라). 이는 보수 세력의 퇴락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시장 만능주의적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에 불이 붙기 시작한 즈음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는 토지공개념 명시하는 개헌안을 제안하는 등 일부 개혁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으나 집권 후 3년 동안 내내 시장을 적당히 마사지하는 일에 몰두했다.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중요한 정책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제야 다주택자에게 정말로 세금폭탄을 퍼붓는 무리한 정책을 쏟아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고, 참모들도 대통령의 심기를 살필 뿐 부동산 개혁을 추진할 생각이 없었다. 결과는 재집권 실패였다. 언론 환경은 노무현 정부 때보다도 더 나빠졌다. 조·중·동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언론이 시장 만능주의적 정책을 지지했다. 일반 시민의 생각도 크게 바뀌었다. 단순히 세금폭탄론의 영향을 받아서 정치적 판단을 그르치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기에 나서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옳다고 믿게 되었다. '영끌족' 이야기, 건물주를 꿈꾸는 중학생 이야기 등은 이런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보다 더한 윤 정부의 부동산 시장 만능주의 정책
 

▲ 지난해 5월 2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초원7단지 부영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취재단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오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명박 정부보다도 더 빠르고 철저하게 시장 만능주의적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종부세·재산세·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장치들이 모조리 후퇴했고, 문재인 정부가 일부 성과를 낸 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도 축소되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는 완화되었고 금융규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은 윤석열 정부의 이런 정책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 때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데 대해서 시민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훨씬 더한 정책이 시행되는데도 큰 반발이 없다. 이를 두고 국민의 도덕성이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인간의 마음에는 이기심과 이타심이 뒤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하고 은근히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암시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일찍이 이 사실을 간파하고 시민에게 진리의 힘, 이타심, 애국심을 고취하려고 노력했던 헨리 조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기보다는 힘없는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하고 싶다. 이익을 따지는 마음보다는 의무감이 사회의 개선에 더 효과가 있으며, 이기심보다는 동정심이 더 강력한 사회적 힘이다.

모든 위대한 사회개혁은 자신의 기쁨만을 추구하는 정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더 낫고 고상하고 행복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정신으로부터 시작되고 활성화된다. 왜냐하면 사악한 맘몬[부와 탐욕의 신]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는 언제라도 이기적인 사람들을 매수하지만,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사회문제의 경제학>, 돌베개, 123~124쪽)."

지난달 칼럼에서 말했듯이, 현재 한국 국민의 전반적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이 상태로 가면 다음번에는 더 악한 선동가에게 권력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예전에 가졌던 이타심과 애국심을 회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농지개혁 이후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정의의 길, 도약의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어느 경제학자의 끔찍한 예언... 국민의 전반적 상태 걱정된다 (https://omn.kr/24s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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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흉상 철거에 “남로당 입당한 박정희도 지울 건가”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8.2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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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논조 막론 비판

    오염수 방출 뒤 일 “삼중수소 문제없어”…수입금지 명분 우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있는 독립영웅 5인의 흉상을 철거해 이전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관련 이력을 이유로 밝히면서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28일 아침신문들은 논조를 막론하고 국방부 입장을 반박하며 비판 관점으로 보도했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 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육사에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에서 (이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5인 중 홍범도 장군(1868~1943)의 1920년대 소련 국적 취득 및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28일 아침신문 1면

    ▲28일 한겨레

    신문들에 따르면 홍 장군을 비롯해 김좌진·이범석 장군 등 5인 흉상은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육사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됐다. 홍범도 장군의 건국훈장 추서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3년 이뤄졌다. 1920년 봉오동 전투에 이어 김좌진 장군과 함께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웅이기도 하다.

    한겨레는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지만, 당시엔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공산주의·사회주의를 받아들인 독립운동가가 상당수 있었다. 광복 2년 전인 1943년 사망해 북한 정권 수립과도 관련이 없다”며 “1962년 박정희 정부가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고, 2021년 문재인 정부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하는 등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홍 장군을 독립영웅으로 인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했다.

    ▲28일 경향신문

    ▲28일 한겨레

    한겨레는 3면 <박정희도 훈장 추서했는데…독립영웅에 빨갱이 프레임> 기사에서 정권을 가리지 않고 역대 정부가 홍범도 장군을 항일 무장독립투쟁의 최고 지도자로 꼽아온 기록을 다뤘다. 홍범도 장군은 평양에서 가난한 머슴의 아들로 태어나 포수 생활을 하다 구한말 의병에 참여했다. 홍 장군은 1920년 간도 봉오동 골짜기에서 일본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의 전면전을 벌여 승리를 거뒀다.

    1922년 당시 54살인 홍 장군은 소련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서 당시 소련 지도자 레닌으로부터 권총 선물을 받았고 59살인 1927년에는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는 1937년 소련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해 말년에는 극장 수위 등으로 일하다 1943년 순국했다.

    한겨레는 “2020년 9월 국방부가 만든 ‘독립전쟁과 홍범도’ 책자를 보면 ‘1922년 당시 54세의 홍범도는 조선독립군 대장 명의로 레닌을 면담”했다며 “홍범도는 ‘한국을 해방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레닌에게 요청했다‘고 적혀 있다”며 “광복 2년 전인 1943년 사망한 홍 장군에게 남북 분단 이후 고착화된 ‘빨갱이 프레임’을 적용하는 게 무리”라고 했다.

    중앙일보도 “역대 정부는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홍범도 장군의 공을 인정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해군의 1800t급 최신 잠수함을 ‘홍범도함’으로 명명하기도 했다”며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볼셰비키당에 입당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1937년 스탈린이 그를 일본인과 닮았다는 이유 등으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홍범도 장군은 해방 이전인 1943년 카자흐스탄에서 타계했다”고 했다.

    ▲28일 중앙일보

    국방부는 그 자리에 친일 이력이 있는 백선엽 장군 동상을 설치하고 한미동맹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사설 ‘친일 이력은 지워주면서, 독립영웅에 이념 딱지 붙이는 정부’에서 이를 두고 “‘좌파 경력은 어떤 이유로도 안 되고 친일은 된다’는 이중성은 더욱 개탄스럽다”며 “흉상 건립이 검토되는 백선엽 장군은 6·25 당시 다부동전투에서 북한군을 격멸한 전과가 크지만 일제의 간도특설대 복무사실이 드러나 이명박 정부가 친일행위자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부는 지난달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기록을 지웠다”고 했다.

    ▲28일 한국일보

    한겨레는 “지난달 국가보훈부는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을 국립현충원 안장기록에서 삭제했다”며 “친일 행적은 가볍게 보고 반공 행적은 무겁게 강조하는 등 편의적·선택적인 역사 해석”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하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라고 썼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공산주의 활동 경력’을 문제 삼은 국방부 입장을 놓고 “국방부 논리대로라면 해방 정국에서 남로당 조직책으로 활동하며 육사 전신인 국방경비대 제1연대 장교양성소를 좌익 장교들의 온상으로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도 지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결국은 모두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건국절 제정, 박근혜 정권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모습은 한국 사회에 확립된 ‘해방 전 독립운동’의 공감대마저 깨려 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했다.

    ▲28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국방부 논리대로라면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도 철거돼야 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진수한 잠수함 ‘홍범도함’(1800톤급) 역시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뉴라이트 사관에 입각해 항일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폄하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편협한 이념 잣대로 국군의 정통성과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은 철거 논란을 ‘여야 공방’으로 다뤘다. 서울신문은 “야당이 ‘독립 영웅들에게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운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여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며 며 홍준표 대구시장의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으로 오해를 받는다. 그만들 하라”는 페이스북 발언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8일 동아일보

    ▲28일 서울신문

    조선일보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경력만 문제 삼는 것은 이념적”이라고 밝히면서도 전 정부가 친일 이력을 이유로 백선엽 장군 기록 삭제를 같은 선상에 두고 비판하면서 앞서 신문들과 다른 논조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공산당 가입이) 소련 치하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고 1937년엔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당하는 고통을 겪었다. 그는 박정희 정부 때 건국훈장을 추서받았고 2021년 유해가 봉환돼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정부가 (이번 방침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며 “육사 교정에 있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휘호석은 철거해 인근 야산으로 옮기고 육사 홈페이지에서 백선엽 장군 웹툰을 삭제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입맛에 따라 역사를 줄 세우는 시도”라고 했다.

    ▲28일 조선일보

    오염수 방출 시작, 일 “삼중수소 문제없어”…수입금지 명분 우려

    신문들은 지난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뒤 일본 정부 입장과 국내 정치권, 각국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7일에도 오염수를 방출한 주변 바닷물과 인근 해역에서 잡은 물고기 표본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야당은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지 못하게 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전국 곳곳에선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한국일보는 일본 수산청이 26일 후쿠시마 1원전에서 4~5km 떨어진 앞바다에서 잡인 광어와 성대 각 1마리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염수 방류의 초기 영향에 불과하고, 다른 방사능 물칠 방출 우려도 여전하다”며 “중국은 정부 차원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에 이어 민간에서도 전면적 ‘노 재팬 운동’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28일 한국일보

    한겨레는 “우리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묵인하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거부할 논리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해양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표를 내세워 수산물 수입 규제를 해제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2013년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되자 후쿠시마 주변 8개 지역 모든 수산물과 인근 14개 지역 27개 품목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한겨레에 “오염수 방류에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안전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돼 ‘수산물 안전을 확신할 수 없어 수입을 규제한다’는 법적 논리가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28일 한겨레

    우원식‧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27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이번 집회는 일본 야당인 사회민주당과 일본 시민사회단체 등이 공동 주최했다.

    ▲28일 한국일보

    한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이 시작된 뒤로 대형마트와 시장 등에서 건해산물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국민일보도 “건어물과 냉동생선이 때아닌 대목을 맞았다”며 “주말에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오염수 방류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소 1주일은 지나봐야 영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상인 말을 전했다.

    ▲28일 경향신문

    ▲28일 서울신문

    ▲28일 국민일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괴담 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광우병, 사드 괴담 때처럼 지금의 괴담 정치도 머지않아 진실은 드러날 것이나 (그때는 이미) 무책임한 괴담 선동으로 선량한 어민, 수산업자들이 피눈물 속에 생계를 위협받은 뒤”라며 민주당이 어민 등의 피해를 조장하고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경향신문은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28일 현행법과 달리 후쿠시마산 식품을 특정해 수입을 금지하도록 명시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은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 생산, 사용, 조리된 식품에 위해 우려가 있으면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현행법은 이들 식품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위해가 없으면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중국에선 일본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각종 불매 운동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중국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와는 별개로, 중국인들 스스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고 일본 여행도 취소하는 등 민간 부문의 '노 재팬(No Japan) 운동'으로 번질 기세”라며 “일본 정부는 중국 내 자국민들에게 '일본어 사용 자제'를 권고하며 우발적 사태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등 예상 밖 거센 반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28일 한겨레

    ▲28일 한국일보

    한겨레는 “중국 정부는 지난 24일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 조처를 취했다. 이후 중국 주민들도 일본산 제품 불매 및 여행 취소에 나서고 있다. 소금 사재기와 해산물 섭취 중단에 이어, 일본산 화장품 불매운동과 일본 단체여행 취소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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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타격 씨나리오 누락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

[개벽예감 553] 핵타격 씨나리오 누락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8/2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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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탱고에 나타난 윤석열 

2. ‘북의 핵사용 상황’을 자꾸 언급하는 윤석열

3. 한국군 수뇌부의 건의를 받아주지 않았다

4. 핵타격 씨나리오 누락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

5. 두 가지 작전계획이 연동되지 않는 이유

6. 상전의 속임수에 넘어간 하수인

 

 

1. 탱고에 나타난 윤석열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에는 화강암층을 뚫고 건설된 미 제국 지하전쟁지휘소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49년 전인 1974년에 완공된 이 지하전쟁지휘소의 이름은 ‘탱고(TANGO)’다. 탱고라는 이름은 전쟁구역(Theater), 공군(Air Force), 해군(Navy), 지상작전(Ground Operation)이라는 네 단어에서 첫 머리글자 다섯 개를 조합한 것이다. 건설비 50억 달러가 들어간 탱고의 총면적은 약 33,000㎡(약 10,000평)이며, 지하 2층 구조로 건설되었다. 지하공간이 매우 넓어서 전기차를 타고 돌아다닌다. 탱고에는 발전기, 상하수도, 공기정화기, 야전병원, 식료품 창고, 침실, 식당이 있어 두 달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버틸 수 있다. 탱고에는 안보협력정보통로(Security Cooperation Information Portal, SCIP)라는 극비 군사통신 체계가 있는데, 거기서 워싱턴의 합동참모본부, 국방정보국, 중앙정보국, 그리고 하와이의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와 24시간 직통한다. 

 

  © 대통령실

 

2023년 8월 23일 탱고의 육중한 출입문을 지나 특별한 손님이 들어섰다.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그날은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라는 해괴한 명칭으로 불리는 북침 전쟁연습이 시작된 날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대통령의 탱고 방문에 국방부 장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4명의 고위 관료가 동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탱고 방문을 승인하고 연출한 사람은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국군 사령관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다. 러캐머라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험프리스 기지(Camp Humphreys)의 코리아전투사령부 작전쎈터(KORCOM Operation Center)에서 한미연합군 북침 전쟁연습을 지휘하던 중 윤석열 대통령의 탱고 방문을 현장에서 연출하기 위해 유엔사령부 부사령관 앤드루 해리슨(Andrew Harrison),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안병석을 대동하고 현장에 나타났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탱고 방문 중에 늘어놓은 이상야릇한 발언이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3년 8월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탱고에서 그는 “이번 연습(한미연합군 북침 전쟁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를 뜻함-옮긴이)이 고도화된 북의 핵-미사일 능력을 반영한 씨나리오를 적용하고, 단기간 내 급격한 전쟁상태로 돌입하게 될 경우를 상정해 동맹의 위기관리 및 대응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면서, “북의 핵사용 상황을 상정해 한미 양국의 핵과 비핵전력을 결합한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2. '북의 핵사용 상황'을 자꾸 언급하는 윤석열

 

 

위에 인용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는 것은 그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정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1) 윤석열 대통령의 탱고 발언에 의하면, “고도화된 북의 핵-미사일 능력을 반영한 씨나리오를 적용하고, 단기간 내 급격한 전쟁상태로 돌입하게 될 경우를 상정”한 ‘을지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설 – 지난 시기 한미연합군 북침 전쟁연습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제1단계는 국지적 무력 충돌이 일어난 평시 상황이고, 제2단계는 국지적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전시상황이다. 지난 시기 한미연합군 북침 전쟁연습은 제1단계 국지적 무력 충돌에서도 대북 공격에 전력하게 되어 있었고, 제2단계 전면전에서도 대북 공격에 전력하게 되어 있었다. 한미연합군이 대북 방어가 아닌 대북 공격에 전력하기 때문에 ‘을지 자유의 방패’는 통상적인 방어연습이 아니라 도발적인 북침 전쟁연습이다. 

 

그런데 그런 도발적인 북침 전쟁연습이 전면적으로 개편되었다. 북침 전쟁연습이 개편된 사정을 언론보도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23년 8월 21일 연합뉴스 보도기사에 의하면, 한미연합군은 “평시에 급박하게 전쟁상태로 전환될 수 있는 씨나리오를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적용해 전쟁 수행 체계로의 신속한 전시전환절차를 연습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한미연합군이 제1단계에서 제2단계에로 전환되는 북침 전쟁연습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국지적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즉시 조선인민군을 공격해 전면전에 돌입하는 매우 도발적인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둘째, 2023년 8월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고도화된 북의 핵-미사일 능력과 의도, 변화된 안보 상황, 우크라이나전쟁 교훈, 북이 전시 또는 유사시 유포할 수 있는 가짜정보 대응 등이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반영되었다”라고 한다.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고도화된 북의 핵-미사일 능력과 의도가 반영되었다”라는 말은, 각종 첨단 미사일들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해 공중, 지상, 수중에서 동시다발로 불시에 발사할 만큼 고도화된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능력에 대한 한미연합군 수뇌부의 인식이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변화된 안보 상황이 반영되었다”라는 말은, 한반도와 대만해협,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전쟁위험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는 오늘의 군사 상황, 그리고 미 제국, 일본, 한국이 3자 안보협의체를 결성해 동아시아 전쟁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는 오늘의 군사 상황이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우크라이나전쟁 교훈이 반영되었다”라는 말은, 미 제국의 전쟁억제력이 로씨야에 통하지 않았던 2022년의 경험, 그리고 미 제국과 추종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정치군사적으로 지원해 우크라이나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군사 상황이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북이 전시 또는 유사시에 유포할 수 있는 가짜정보에 대한 대응이 반영되었다”라는 말은 싸이버공간, 사회관계망, 대남방송을 통한 조선인민군의 사상전,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 등에 맞설 한미연합군의 대응 행동이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 윤석열 대통령의 탱고 발언에 의하면, “북의 핵사용을 상정해 한미 양국의 핵과 비핵전력을 결합한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군 수뇌부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위협을 체감하면서 심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나는 2023년 8월 14일 자주시보에 실린, ‘너무나 대조적인 8월 8일과 8월 9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23년 8월 9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 다각-다층-정밀타격으로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국군을 제압, 소멸하려는 조선인민군 전선작전 집단이 새로 편성되었다는 사실을 서술하였고, 전선작전 집단은 “전선대련합부대에 전술핵전투부대, 전자교란전부대, 침투저격부대, 상륙돌격부대가 추가로 결합된 극강의 작전 단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군 수뇌부는 조선인민군 전선작전 집단이 자기들에게 전술핵을 사용할 최후의 순간을 예감하는 심한 불안 속에서 ‘북의 핵사용 상황’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되뇌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8월 23일 탱고 방문 중에 ‘북의 핵사용 상황’이라는 말을 되뇌었고, 그보다 앞서 2023년 8월 21일 국무회의에서도 ‘북의 핵사용 상황’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 대통령실


 

3. 한국군 수뇌부의 건의를 받아주지 않았다

 

 

2023년 8월 24일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의하면, 2023년 상반기에 한국군 수뇌부는 ‘을지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준비하던 중에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을 반영한 씨나리오를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적극 검토했다”라고 한다.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이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인지를 직감한 한국군 수뇌부는 이번 북침 전쟁연습을 준비하던 중에 한미연합사령관 러캐머라에게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을 반영한 씨나리오를 북침 전쟁연습에 포함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조선인민군 전선작전 집단이 자기들에게 전술핵을 사용하는 최후의 순간을 예감하는 심한 불안을 느끼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군 수뇌부가 사활적으로 매달려야 할 구원자는 러캐머라 바로 그 사람이다.

 

그러나 러캐머라는 매몰차게도 한국군 수뇌부의 간절한 건의를 받아주지 않았다.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의하면, 한미연합사 지휘부(한미연합사령관을 뜻함-옮긴이)는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을 반영한 씨나리오가 “(북침전쟁)연습 범위를 벗어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그 씨나리오를 북침 전쟁연습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국군 수뇌부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포함시켜 달라고 건의했다가 거절당한 씨나리오,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을 방영한 바로 그 씨나리오는 무엇인가? 동아일보 단독보도에서 익명의 소식통이 전해준 바에 의하면, 한국군 수뇌부가 적극 검토한 다음 한미연합사령관에게 건의했다는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은 “북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남측 내륙이나 해상에 핵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라는 것인데, 이런 식의 표현은 너무 모호하고 부정확하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좀 더 정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이 오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들은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는 게 아니다. 그들은 화성-11가형 및 화성-11나형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 화살-1형 및 화살-2형 전략 순항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에 화산-31 전술핵탄두를 각각 장착해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 방식으로 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조선인민군 전선 포병부대들은 신형 155mm 자행포와 신형 122mm 기동포, 그리고 신형 122mm 조종방사포와 신형 240mm 조종방사포를 쏠 것이다. 

 

또한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이 오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전술핵탄두를 남측 내륙이나 해상에 떨어뜨리는 게 아니다. 그들은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와 작전통제소, 통신시설과 레이더기지, 탄약고와 유류저장소, 육군기지와 육군항공기지, 해군기지와 항만시설, 공군기지와 반항공기지와 공항 등을 공중, 해상, 수중에서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다. 이것을 다각-다층-정밀 전술핵타격이라 한다. 

 

그런데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의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 다각-다층-정밀 전술핵타격을 막아낼 방어력을 전혀 갖지 못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군대도 그처럼 엄청난 전술핵타격을 막아내지 못한다. 방어력을 상실하고 생사존망의 벼랑 끝으로 떠밀린 한미연합군은 미 제국의 대북 보복핵타격에 자기들의 명줄을 거는 수밖에 없다. 미 제국의 대북 보복핵타격이란 이른바 ‘확장억제 공약’에 따라 전략사령부(Strategic Command)가 전략핵폭격기 또는 전략핵잠수함을 출동시켜 조선인민군에 전술핵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연합사령관 러캐머라가 한국군 수뇌부의 건의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 상황과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대북 전술핵타격 상황을 반영한 씨나리오가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북침 전쟁연습은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이 임박한 상황만 반영된 씨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의하면, 한미연합사령관은 “북의 핵공격에 대응하는 핵전력이 빠진 현 작전계획(작계)의 현실 등을 고려해” 한국군 수뇌부의 건의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에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타격과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대북 전술핵타격을 예상한 핵타격 씨나리오가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은 핵타격 씨나리오 없는 허깨비 작전계획에 불과하다. 

 

 

4. 핵타격 씨나리오 누락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은 조선인민군의 고도화된 대남 전술핵타격 능력에 대응해 기존 북침 작전계획을 대폭 수정, 보충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인데,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도 여전히 핵타격 씨나리오가 누락되었다.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서 핵타격 씨나리오가 누락된 사정을 분석적으로 고찰해보자.

 

2022년 3월 31일 미 제국 하와이주에 있는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에서 미 제국-일본-한국 3자 합참의장 회의가 열렸다. 미 제국 합참의장 마크 밀리(Mark A. Milley)는 당시 한국 합참의장 원인철을 따로 만나 양자 회담을 진행하면서 ‘전략기획지시(SPD)’라는 문서에 함께 서명했다. ‘전략기획지시’라는 문서는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을 근래에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게 수정, 보충하라는 지시문이다. 당시 언론매체들은 ‘전략기획지시’가 하달되었으므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이 앞으로 1~2년 안에 수립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을 수정, 보충하는 작업은 한미연합사령부 작전기획국이 아니라 미 제국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기획국이 담당한다.

 

‘전략기획지시’를 접수한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기획국은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을 수정, 보충하는 작업을 다그쳐, 약 1년 만에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을 완성했다.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의 고유번호가 무엇인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이 임박한 상황이 오면, 한미연합군이 대북 선제타격을 가한다는 것이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의 핵심 내용이다. 이에 관해서는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 소속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발언을 인용한 연합뉴스 2022년 3월 31일 보도에 의하면,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은 조선인민군이 전술핵무기로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을 반영해 수정, 보충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조선인민군이 전술핵무기로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은 미 제국의 정찰 수단들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징후를 포착한 급박한 상황을 뜻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내가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2023년 8월 27일 현재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징후가 나타나는 즉시 재래식 무기로 조선인민군에 선제타격을 가하는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 따라 북침 전쟁연습을 실시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기획국이 지난 1년 동안 수정, 보충해 완성했다는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는 만회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이 들어있다. 만회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이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징후가 나타난 급박한 상황에서 한미연합군은 전술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 대응한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술핵무기의 대남 위협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이 수립될 것이라는 언론매체들의 예상 보도가 나왔던 2022년 3월 말, 군사전문가들은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징후가 나타난 급박한 상황에서 전략핵폭격기 또는 전략핵잠수함에서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씨나리오가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2023년 8월 24일 동아일보 단독보도를 보면, 군사전문가들의 그런 예상을 뒤엎고, 조선인민군 전술핵타격에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는 씨나리오가 새로운 북침 작전계획에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전술핵타격에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만일 전술핵타격에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면, 두말할 나위 없이 자멸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것이다. 이런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한미연합군은 자멸의 지름길로 직통하는 북침 전쟁연습을 하면서도 자기들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 대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는 무모한 헛발질이다.

 

 

5. 두 가지 작전계획이 연동되지 않는 이유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기획국은 왜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는 허깨비 같은 북침 작전계획을 만들어놓은 것일까?

 

핵무기를 갖지 않은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지만, 전략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을 운용하는 미 제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과 달리,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에 전략핵폭격기 또는 전략핵잠수함을 동원하는 전술핵타격 씨나리오 또는 전략핵타격 씨나리오가 들어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분명하다.  

 

여기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는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과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이 서로 연동되는가 하는 것이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과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이 서로 연동되어야 전략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미 제국은 왜 한미연합군의 북침 작전계획과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을 서로 연동시키지 않았다. 양자는 서로 무관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 의문을 다음과 같이 해명할 수 있다.

 

1)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은 극비 중의 극비이므로, 그들은 자기의 핵타격 작전계획을 영국이나 도이췰란드 같은 주요 동맹국들과 절대로 협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 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 성원국에 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전략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을 배치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성원국 공군에 소속된 F-16 전투기들에 탑재하는, 작전성능이 뒤떨어진 공중발사 전술핵폭탄만 배치했다. 그러므로 미 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성원국들과 협의하는 핵타격 작전계획은 전략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을 출동시키는 핵타격 작전계획이 아니라, 공중발사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F-16 전투기를 출동시키는 허접한 핵타격 작전계획이다. 전시에 공중발사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F-16 전투기들이 출격하면, 로씨야군의 강력한 반항공망에 걸려 우수수 추락하게 될 것이다.

 

만일 미 제국군 수뇌부가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과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을 연동시키려고 하면, 전략사령부는 자기의 핵타격 작전계획을 한국군 합참본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상전이 하수인과 마주 앉아 극비 중의 극비인 핵타격 작전계획을 협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내막을 살펴보면,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이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과 연동되지 않고 서로 무관하게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2) 만일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징후가 나타난 급박한 상황에서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인민군에 전술핵타격을 감행하면, 조선인민군은 그에 대한 보복 핵타격으로 미 제국군 약 200,000명이 밀집한 태평양의 여러 군사전략 거점들을 모조리 날려 보낼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미 제국의 태평양 군사전략 거점들을 날려 보낼 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미 다량 생산하여 실전 배치하였다. 

 

만일 미 제국이 상황을 더욱 오판하여 조선의 보복 핵타격에 보복하겠다고 하면서 제2차 핵타격을 감행하면, 조선은 최강의 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 제국 본토로 발사할 것이다. 이것은 미 제국을 멸망시킬 핵대전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 나라를 멸망시킬 최후의 핵대전,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백악관은 미 제국을 멸망시킬 최후의 핵대전을 상상할 때마다 공포에 사로잡힌다. 이와 관련된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나는 2020년 9월 21일 자주시보에 실린, ‘조선은 왜 발사순서를 바꾸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미 핵대결이 첨예하게 벌어지던 2017년 10월 중순 당시 미 제국 국방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가 군복을 입은 채로 취침할 정도로 매우 긴장했었고, 자신을 짓누르는 핵전쟁 위험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이면 남몰래 전쟁 추모 예배당을 여러 차례 찾아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서술한 바 있다. 매티스는 국방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미 제국의 저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를 만나 2017년 10월 핵전쟁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던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이 문제(조선과의 핵전쟁 위험이 고조된 상황을 뜻함-옮긴이)가 매일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기우가 아니었다.” 

 

구체적인 사례는 더 있다. 2020년 8월 6일 미 제국 보도전문매체 CNN에 의하면, 조미 핵대결이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던 2017년 10월 미 제국군 수뇌부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핵전쟁이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조선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릴까 봐 두려워 군사적 선택방안들을 트럼프에게 보고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미 제국군 수뇌부가 조선과의 핵전쟁을 두려워하며 쩔쩔매고 있으니, 그들이 전략사령부의 핵타격 작전계획과 한미연합사령부의 북침 작전계획을 서로 연동시킬 리 만무하다.  

 

 

6. 상전의 속임수에 넘어간 하수인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사례들만 봐도, 미 제국은 자멸을 무릅쓰지 않는 한 감히 핵전쟁을 도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의 그런 약점을 꿰뚫어 본 조선은 조미 핵대결이 극도로 위험해진 2017년 11월 18일 미 제국 본토 전역을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가 16,000km에 이르는 세계 최강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백악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좌충우돌하며 날뛰던 트럼프의 기를 보기 좋게 꺾어버렸다. 

 

그런데도 그 무슨 ‘세계 최강 핵대국’이라고 자처하며 허장성세를 부리는 미 제국은 요즈음 툭 하면 ‘확장억제’라는 북침작전개념을 꺼내들고, 한미동맹이 ‘확장억제’에 의해 뒷받침을 받아 철통같이 견고해졌다느니, 동맹은 언제나 변함이 없을 것이라느니 뭐니 떠들어대면서 부질없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대통령은 2023년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고,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을 선포하였다. 미 제국은 ‘워싱턴 선언’에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가 핵무기를 포함한 미 제국의 국가역량을 총동원하여 실행될 것이라느니, 만일 조선이 대남 핵타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느니 뭐니 떠들어대면서 씨도 안 먹힐 헛소리를 너저분하게 늘어놓았다. 그날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바이든의 거짓말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것도 모른 채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하는,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위에 서술한 것처럼,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극비 중의 극비인 핵타격 작전계획을 한국군 합참본부와 협의하는 것은 꿈속에서도 생각할 수 없으므로, 핵협의그룹이 회의를 개최하더라도 핵타격 작전계획이 전혀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핵협의그룹은 조선인민군의 대남 핵타격 위협 앞에서 불안에 떠는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안정시켜주기 위한 한낱 위안 장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2023년 7월 18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한국 국가안보실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에서 핵협의그룹 제1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속 인디아양-태평양 업무 조정관 커트 캠벨(Kurt M. Campbell)과 한국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태효가 회의에 참석했다. 핵타격 작전계획에 관해 아무것도 거론하지 못하는 핵협의그룹 회의에 참석한 커트 캠벨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의 불안을 경감시켜주는 감언이설이나 늘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미 제국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아마도 영영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어떤 말로에 이르게 될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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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규제 해제? 의무 다하지 않는 경영자들이 '킬러'

[인권의 바람] 윤석열의 킬러규제 해제는 '산재 킬러'들에 대한 면죄부

 
 

 

 

8월 25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따른 1심 판결과 검찰의 기소가 있었다. 전자는 만덕건설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판결이다. 후자는 SPC 계열사 공장에서 벌어진 제빵 제조과정에서의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기소다.

 

만덕건설 사고는 굴착기 주변에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하지 않아 주변에서 일하던 작업자가 사망한 사건임에도 재판부는 만덕건설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해당 사고 이전에 중대재해가 없었고, 피해자의 과실이 있었으며, 유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서'라고 감형 이유를 댔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이전과 같다. 당시 많은 재판부는 해당 이유를 들어 산재사망을 발생시킨 경영자를 처벌하지 않았다. 

 

이제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업무상과실치사 위반만이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인 상황인데도 재판 결과는 변함이 없다. 중대재해처벌법 6조에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경영책임자의 처벌'은 또 다시 유예됐다.

 

검찰의 '늦장기소'와 '원청 경영자 책임 빼기' 

 

재판부도 문제지만 검찰의 수사지연과 늦장기소, 무혐의 처분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작년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건 278건 중에서 22건만 기소했다. 기소율이 10%도 되지 않는다. 검찰공화국임에도 검찰은 중대재해 경영자는 기소하지 않고 있다. 

 

8월 25일엔 SPC 계열사에서 일어난 산재사망에 대한 기소 결과가 10개월 만에 나왔다. SPL 평택 공장에서 소스배합을 하던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이게 벌써 작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SPC불매운동이 일어났을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센 사건이었음에도 검찰은 늦장기소 한 것이다. 

 

 

 

 

기소 결과는 어떤가. 검찰은 혼합기 내부에 손을 집어넣고 작업한 경우가 다수 확인됐고, 덮개가 개방된 채 가동했고, 사고위험이 높은데도 SPL 강동석 대표이사가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이행, 안전·보건 의무 이행 여부 반기 1회 이상 점검, 관리 감독자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 등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기소했다. 해당 사업장은 최근 3년간 유사한 기계끼임 사고가 12건이나 있었음에도 재발방지책을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은 원청경영자인 SPC는 빼고 기소했다. SPC는 삼립, 샤니, 파리바게뜨 등 한국에서 여러 제빵업체 등을 거느린 대기업이다. SPL도 SPC의 계열사다. 검찰은 "SPL은 별도의 법인으로서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업무를 포함한 사업 전반에 관해 실질적·최종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라며 "(SPC 허영인 회장은) SPL 사업을 대표하거나 안전보건 등 업무에 관해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려워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작년 사망사고 때 SPC 허영인 회장이 사과할 정도로 사업 전반에 대한 권한이 있는 사람은 SPC 원청 대표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SPC의 산하 계열사나 공장을 넘나들며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사업총괄의 권한을 갖고 있다. 최근 SPC 계열사에서 또 산재사망사고가 나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는데도 원청을 무혐의처분한 것이다.

 

검찰이 재벌 대기업의 경영자를 불기소하거나 그들 혐의를 무혐의로 처리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서울동부지검은 'LG전자 에어컨 수리기사 추락사'와 관련해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심지어 울산지검은 에스오일(S-Oil) 사건에서 에스오일 대표이사를 빼고 이민호 CSO(안전경영책임자)만 기소하기도 했다.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 전권을 위임받은 경영책임자'라는 억지 주장을 검찰이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이런 주장을 한 기업들이 다수 있었으나, 22곳의 기업 모두 경영책임자(대표이사)를 기소한 것을 생각하면 확연히 다른 케이스다. 대검찰청의 중대재해처벌법 벌칙해설서에도 "복수의 대표이사가 있는 경우 회사 내에서 직무, 책임과 권한 및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최종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결국 '대기업이라서' 특별대우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대표이사가 에스오일의 '대주주인 외국기업이 선임한 외국인'이라는 점을 불기소 사유로 든 것은 더욱 황당하다. 대한민국 법은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므로, 에스오일 대주주가 외국기업이라거나 대표이사가 외국인이라는 점이 면책의 사유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검찰의 불기소, 대기업 경영자 빼주기가 개별 지검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크레인 작업을 하다 사망한 동국제강의 산재사망사건에 대해서도 동국제강 포항공장장과 하청업체 창우이엠씨만 검찰로 송치됐다. 원청인 동국제강 장세욱대표이사는 빠졌다. 대검찰청의 지시에 지검이 따랐다고 한다. 대검찰청은 본인들이 직접 해설책자에 쓴 것과는 다르게. 대기업 원청의 책임을 빼도록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다.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등 관계자들이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의 킬러규제 해제는 '산재 킬러' 면책방안 

 

검찰공화국인 한국사회에서 검찰이 기업주의 중대재해에 대해 불기소 면죄부를 주고 있다. 검찰이 정쟁사건 대하듯이 중대재해 사건도 제대로 수사하고 기소한다면 중대재해는 줄어들 것이다. 검찰공화국에서 검찰의 직무유기는 단순 유기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기에 권한 남용에 가깝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4일 '킬러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산업단지 입지 규제, 외국인 노동자 수 제한 등을 완화하라고 지시했다. OECD 국가 중에서 산재 사망률이 가장 높은 현실임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생명안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기업규제 완화 대상으로 지목한 화평법은 노동자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도 직결된다. 화평법은 화학물질의 등록과 신고, 유해성과 위해성에 관한 심사와 평가, 유해화학물질 지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2013년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화학물질이 노동자나 시민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화평법이 제정된 것이다.

 

가습기살균제로 병에 걸리고 사망한 것으로 신고한 사람이 2021년 기준 7천 명이다. 사회적참사위원회가 구성될 정도로 피해규모가 큰 재난참사다. 시민들은 '집조차 안전하지 않은 사회를 막겠다'고 화평법을 만들었다. 이렇듯 정부가 말하는 '규제'는 노동자, 넘어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된 것이 다수다. 정부가 말하는 킬러 규제란. 사실은 기업이 산업재해라는 ‘살인’을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킬러는 규제가 아니다.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영자들이 킬러다. 

 

최근 철근을 빠뜨리고 지은 자이 아파트, 철근이 콘크리트 밖으로 나온 캐슬 아파트까지 대기업이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대기업의 안전의무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원청의 책임을 완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기업의 지지는 받을지언정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윤석열의 킬러 규제 해제는 '산업재해 킬러', '시민재해 킬러'에게 면죄부를 주는 면책방안일 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재와 시민재해가 기업의 범죄임을 명확히 한 법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불기소나 늦장기소, 그리고 솜방망이 처벌로 사회적 비판이 많았는데 정부는 이를 더 노골적으로 후퇴시키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 이전부터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를 구성해 법을 개악하려고 했다. 지난 5월 17일에 열린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 위원장은 강연회에서 원청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대표이사라고 무조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기업에 친화적인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있는 TF가 내놓을 방안이 어떨지는 예상 가능하다. 

 

그러나 2022년 고용노동부의 발표로 산재사망자는 49명이나 늘어난 874명이다. 오송지하차도 참사처럼 시민재해도 늘고 있다. 중대재해에 대한 기소와 처벌이 되지 않고 있기에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기업주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어도 산재가 줄어들지 않으니 법이 필요없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무용론을 떠들고 있다.

 

법대로 기소하고 법대로 처벌하면 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문제인데 법이 소용없다는 전도된 평가를 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킬러규제 해제가 아니라 중대재해의 킬러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그래야 죽음의 행진을 멈출 수 있다.

 

▲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왼쪽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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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반대’ 일본 원정 집회 나선 야당 “한일 연대해 중단시켜야”

우원식 “이번 싸움 반일의 문제 아냐... 바다와 미래 세대를 지키는 정의로운 항거”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참석한 야당의원들 ⓒ민주당 제공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이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7일 오후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열린 이 집회는 일본 시민단체와 정당, 노조 등 전국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 도쿄전력 해양 방출 반대 전국행동 실행위원회’가 주최했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시마본부 대표 에미 가네코 의원, 사회민주당 대표 후쿠시마 미즈호 의원,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과 현지 어민 등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양이원영, 정의당 강은미,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야당 의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당내에서 후쿠시마 해양방류저지 총괄대책위원장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이번 오염수투기는 허점투성이의 IAEA 보고서, ALPS의 성능 미검증, 핵종의 생태계 축적의 우려만으로도 치명적인 범죄적 행위”라며 “현재 대한민국의 윤석열 정부가 기시다 정부의 해양 투기를 지지하는 형국이지만,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명백하게 이를 반대하고 있다. 어제 오후에도 서울에서는 5만명이 넘는 국민이 오염수 투기 반대를 외쳤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인류공동의 자산인 바다를 해치는 이번 기시다 정부의 범죄적 행위에 대해 저희는 명백하게 반대한다”며 “저희는 우리 국민의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에게 구상권청구, 유엔인권이사회 진정, 런던협약 위반에 대한 IMO 총회 대응을 비롯한 국제법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이번 싸움은 한일간의 싸움, 반일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와 미래 세대를 지키려는 정의로운 항거”라며 “이제 정의로운 한일간 연대를 통해 일본 국민은 기시다 정권의 잘못을, 대한민국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 시민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강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로 후쿠시마 어민과 시민을 넘어 모든 일본의 어민과 시민, 한국 어민과 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한국과 일본 시민이 연대해 하루빨리 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동조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는 매우 크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국민이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연대로 바다를 살리고, 우리 미래세대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한국에서는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과 야4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어민 등 약 5만여명이 모여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투기용인 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의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때까지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25일에는 독일에서도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는 한국과 일본, 독일 시민단체 소속 50여명이 집회를 열고, 한목소리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했다.

독일 반핵단체인 평화의종 공동체 안야 메베스 대표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 130만t을 30년간 태평양에 투기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전세계적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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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고 불가역적’ 3국 동맹…미국이 청구서 날리면?

등록 2023-08-26 05:00

수정 2023-08-26 09:08

[한겨레S] 문장렬의 안보 다초점

한미일 ‘사실상 동맹’ 후폭풍

한·일 묶어 중국 등 안보위협 대처

미국의 숙원, 윤 정부 들어서 성취

위협엔 신속한 대응 ‘협의’ 약속

하위 파트너에 ‘강요’ 가능한 조항

2023년 8월18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은 ‘사실상의 동맹’ 결성에 합의했다.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기술 등 다방면에서 북·중·러 3국에 대결적인 인도·태평양 안보협력체다. 그러나 안보도 평화도 오히려 더 위태로워지는 형국이다.

북한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고, 지난 21일부터는 한·미 연합훈련이 아닌 ‘한·미·일 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기간 중인 24일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재시도해 실패했지만 10월에 3차 발사를 예고했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 종료 뒤 6시간 만에 다수의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했고 곧이어 베트남 부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후속 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방류를 결정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환경 문제도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안보 사안’이다.

제2보병사단 소속 미군 장병들이 지난 23일 경기도 파주시 훈련장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안보란 상대가 있는 게임인지라 이러한 ‘사태’들은 놀라운 것이 아니고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정상 간의 합의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제도화’한 것을 두고 ‘역사적인 날’로 자평했다. 정말 그렇다면 귀국 즉시 대국민 설명회라도 크게 열어 ‘자랑’할 법도 한데 대통령 자신은 국무회의실과 연합사령부 벙커에 들어가 ‘가짜뉴스’ 박멸과 전시작전통제권도 없는 핵전쟁 훈련 ‘지도’에 바쁘다. 참으로 담대함인지 비겁함인지 알 길이 없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똑같은 ‘협의’ 문구

한-미 관계의 시작점은 제국주의 시대인 19세기 말이었다. 조선은 미국과 일본 두 제국의 ‘처분 대상’이었다. 1905년 7월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미국이 필리핀을 차지하는 대신 일본은 조선을 강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은 일본을 동맹국으로 삼았다. 1951년 9월 미-일 안보조약을 통해서다. 그때부터 미국은 한-일 간의 역사 문제를 무시한 채 양국을 묶은 3자 안보동맹 결성을 추구했으나 초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1953년 10월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압력을 행사해 19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된다. 냉전이 끝나고 중국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북한 핵 문제까지 불거지자 한·미·일 ‘동맹화’는 다시 추진됐다. 1999년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 조정 및 감독 그룹’(TCOG)이 만들어져 6자회담(2003) 전까지 운영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2015년 12월)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2016년 11월) 등이 미국의 ‘조정’으로 성사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한·미·일 정상 회동이 잦아졌다. 스페인 마드리드(2022년 6월), 캄보디아 프놈펜(2022년 11월)에서 안보 및 기타 영역에서의 3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회동에서는 새로운 수준의 공조체제를 발전시키기로 약속하고 일제 강제징용 문제가 ‘타결’됐다고 했고, 마침내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열렸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행복해 보일 역사적인 날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동맹 전략은 그동안 ‘다 계획이 있었고’ 그걸 이뤘다는 감회가 컸을 것이다.

캠프 데이비드 회담 결과 발표된 ‘원칙, 정신(공동성명), 공약’ 문서들에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요구했던 세 가지 방식이 한·미·일 동맹화에 적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 협력체계의 구축이다.

먼저, 3국 동맹화의 완전성은 위 세 문건 중 단 두 문단으로 이루어진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을 통해 추구된다. 3국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하여 신속하게 협의할 것을 공약한다.” 핵심어는 ‘협의’(consult)다. 공약을 의무화하지 않았지만 이 표현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와 미-일 안보조약 제4조에 명시된 것과 같다. 미국은 하위 파트너와의 합의 문서에 의무를 명시하지 않는 게 상례다. 강대국으로서 자신의 의무는 회피하면서 상대에게는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캠프 데이비드 3국 공약은 조약이라는 간판을 달지 않았을 뿐 완전한 ‘거주’가 가능한 ‘동맹의 집’을 지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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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도자도 쉽게 이탈 못하도록”

검증가능성은 인원과 물자(무기)가 실제로 움직이는 군사훈련을 통해 입증된다.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은 2022년 9월과 10월, 지난 2월과 7월 네차례 동해와 남해에서 진행됐다. 주로 일본과 미국의 방어를 위한 대잠수함전과 미사일방어 훈련이었다. 대잠수함전은 북한의 잠수함이 일본이나 미국 본토에 접근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고 미사일방어의 핵심인 중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8월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은 인태지역 및 전세계 평화를 위한 협력 강화라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확장억제 및 연합훈련 강화라는 ‘정신’에 충실해 한 단계 격상됐다. 한·미·일 연합훈련은 당연시되고 유엔사와 한국전쟁 참전국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유엔사 회원국도 참여한다. 군사작전 측면에서도 우주전과 인지전(cognitive warfare) 훈련도 새롭게 진행된다. 우주전은 미사일방어가 주목적이고 듣기에 생소한 인지전은 미국이 대테러전 과정에서 ‘개발’한 일종의 심리정보전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지전을 “개전 때 북한이 반국가세력을 선전선동에 활용하는 것을 분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지만 평시에 ‘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3국 동맹화 합의는 불가역적 성격이 강해 미래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한다. 다양하고 중층적인 3국 협의 기제와 기구들의 설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들 간의 ‘최소한’ 연례적인 회담, 외교안보경제 분야의 장관급 협의체, 사이버우주전 실무협의체 등이 합의대로 설치·가동되고 다개년 대북 공동군사계획이 시행되면 3국 동맹화는 제도화할 것이다. 커트 캠벨 미 국가안보회의 인태조정관은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솔직하고 명확하게 표현했다. “한-일 관계 개선 및 한·미·일 공조 진전을 세 나라 정치에 착근시켜 어느 나라의 어떠한 지도자도 쉽게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목표”였다고.

안보와 경제를 위한 다양한 협력은 국가이익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결과와 그것이 가져올 미래는 재앙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최강대국들과 나란히 찍은 정상회담 기념사진 속에 숨겨진 그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길을 잘못 들었으면 너무 늦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

전 국방대 교수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 국방담당,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군사과학 기술의 이해’ 등의 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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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 근간 흔들 수 있는 제5원소론, 내 연구는 확인되거나 부정돼야 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8/27 09:09
  • 수정일
    2023/08/27 09:0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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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의 과학자 열전] KISTI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는 연구자들 ①고등과학원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  기사입력 2023.08.26. 19:18:30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이론천문학자)가 우주에 제5원소가 있어야 한다는 논문을 썼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 제5원소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거나, 대중문화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1997년)의 모티브로 소비되어 왔을 뿐, 한국의 대표적인 천문학자가 할 얘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더구나 박 교수의 제5원소론이 국제천문학계의 최상위 학술지인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출판되었다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논문은 2023년 8월 8일자에 실렸다. 한국 당대 최고의 이론천문학자가 도대체 무엇을 알아낸 것인가를 본인에게 묻기 위해 지난 8월 14일 서울 고등과학원으로 찾아갔다.

 

"현재의 우주론은 틀렸다" 

 

박창범 교수는 "우주론의 표준 모형이 틀리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말했다. '증명'이란 단어를 사용하다니, 엄청난 말이다. 현대 우주론은 당대 최고의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기원과 현재, 미래를 연구하여 구축한 이론이다. 현대우주론의 표준모형은 현재 ΛCDM다. Λ(람다)는 우주상수를, CDM은 차가운 암흑물질(cold dark matter)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우주론 표준모형은 우주를 이루는 물질과 에너지의 대부분이, '우주상수'와 '차가운 암흑물질'이라는 거다. 우주공간은 가속적인 팽창을 하고 있고, 현대 우주론은 그걸 설명하기 위해 미지 에너지인 암흑에너지를 도입한 바 있다. 그리고 여러 가능한 암흑에너지 중의 하나가 우주상수, 즉 진공 에너지라고 보고 있다. 또 '차가운 암흑물질'은 암흑물질이라는 아직 정체를 모르는 물질이 있는데, 그 물질 성질은 차갑다, 즉 운동속도가 빛의 속도에 비해 매우 느리다는 거다. 이 암흑물질이 갖는 중력 특징은 인력, 즉 잡아당기는 힘이다. 그런데 박 교수는 우주를 가속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의 정체가 우주상수가 아니라 제5원소이라는 주장을 이번 논문에서 한 것이다. 차가운 암흑물질과 우주상수가 우주 물질-에너지의 대부분을 이룬다는 현재의 우주 표준모형이 틀렸다는 논문이고, 그렇기에 박 교수 주장은 예사 얘기가 아니다. 

 

박 교수는 미국 뉴멕시코 주 선스팟에 있는 아파치 포인트 천문대의 SDSS망원경이 관측한 적색이동 자료를 갖고 연구했다. SDSS(슬론 디지털 전천 탐사)는 은하들의 적색이동 탐사 데이터를 측정했다. 적색이동(redshift) 값을 보면 천체가 지구로부터 얼마나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그 값이 클수록 멀리 있는 천체다. 즉 멀리 있다는 건 초기 우주에 있었던 천체라는 게 된다. 은하들의 적색이동탐사 데이터를 박 교수는 분석했고, 그러면 은하들이 우주 공간에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면 우주가 어떻게 팽창해 왔느냐를 확인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우주 팽창의 역사를 측정한 방법은 알콕-파친스키 테스트(Alcock–Paczyński Test)다. 이 측정법으로 측정한 우주팽창 역사에 따르면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 값이 –1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 우리가 얻은 값은 -0.903이다. 두 값이 비슷한 거 아니냐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1은 알콕-파친스키 측정법의 오차 한계 멀리에 있는 값이다. –1이라고 상정하는 현재의 우주론 표준모델은 틀렸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파친스키 교수로부터 논문을 한 부 건네 받다

박 교수가 알콕-파친스키 측정법을 접한 건 이 논문을 1979년에 내놓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파친스키 교수로부터다. 보단 파친스키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천문학자였다. 박 교수는 프린스턴 대학교 박사과정 유학 때에 그의 강의를 한 학기 들은 바 있다. 박 교수는 학위를 하고 미국 서부로 가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LA 인근 패서디나에 있던 중, 1990년 11월 어느 날 동부의 모교인 프린스턴을 잠시 찾았다. 파친스키 교수가 점심을 먹자고 하더니 논문을 하나 갖고 왔다. 파친스키 교수는 논문 아이디어가 좋은데, 나오고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이 방법을 갖고 연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박창범 박사가 연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파친스키 교수는 이때 자신의 집으로 저녁 때에도 초대를 해서 식사 대접을 했다. 박 교수는 "나는 굉장히 고마웠다. 따님이 저녁 식사를 차려주고 극진한 대접을 해줘서 황송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박창범 박사는 연구를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박사후연구원을 마치고 한국으로 서울 대학교 천문학과 교수가 되어 돌아왔다. 1990년대는 한국에서 천문학 연구를 제대로 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다가 고등과학원에 와서 천문학 연구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알콕-파친스키 측정법을 이용한 연구는 시작하지 못했다. 고등과학원에서 일하던 2000년 대 후반 프린스턴을 다시 찾아 보단 파친스키 교수를 만났다. 파친스키는 뇌졸중이 와서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는 몇 달 후인 2007년 초 사망했다. 그의 생전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네 명의 젊은 천문학자와의 연구 

 

박 교수는 2007년에 드디어 우주공간팽창 역사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우주가 진화해도 은하들이 공간에 분포하는 모양은 크게 보았을 때 통계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서 우주공간의 팽창역사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마침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막 학위를 한 김영래 박사가 연구원으로 합류해 이 연구를 함께 했다. 그 뒤로도 세 단계에 걸쳐 세 사람과 연구를 이어갔다. 

 

첫 번째 연구자는 2013년 중국에서 온 박사후연구원 리샤오동 박사다. 그 연구원에게 앞서 개발한 은하분포 진화 이용법과 알콕-파친스키 측정법을 서로 결합하고, 이를 관측 자료에 적용하게 하였다. 박 교수는 그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논문을 여러 편 썼다. 박 교수는 "이때 연구는 은하 공간 분포에 담겨 있는 정보를 최대한으로 사용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걸 받아 연구를 또 확장한 사람은 박창범 교수 아들인 천문학자 박현배 박사(1987년생)다. 박현배 박사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박사학위를 했고, 한국천문연구원, 일본 IPMU(우주수리물리연구소)를 거쳐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 우주론 연구자다. 결혼을 위해 한국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때 박 교수는 연구를 시켰다. 박현배 박사가 주어진 SDSS 자료에 있는 정보를 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최종적으로 개발했다. 2019년에 논문이 나왔다. 박현배 박사의 연구를 이어받기 위해 2020년 중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이 또 왔다. 동푸유 박사(현 중국 윈난대학교)가 알콕-파친스키 측정법으로 마지막 연구를 해냈다. 네 사람과 수행한 연구는 2010년 논문, 2016년 논문, 2019년 논문, 그리고 2023년 논문으로 네 단계에 걸쳐 나갔다. 

 

박 교수는 이들의 연구를 이렇게 설명했다. 

 

"리샤오동 박사와 박현배 박사는 알콕과 파친스키가 낸 아이디어와 나의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이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상술하여 구체화한 뒤, 시뮬레이션 데이터에 적용해서 이 방법의 효용을 검증했다. 마지막 연구자인 동푸유 박사는 그 모든 걸 관측 데이터에 적용해서 분석했다. 그래서 우주배경복사 관측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은하들의 공간분포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우주 모형을 검증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우주 파라미터 측정을 이번에 해냈다." 

 

암흑에너지가 또 문제 

 

박 교수는 우주모형 검증을 위해 표준우주모형 보다 약간 일반화된 우주모형 집단을 채택했다. 우주는 공간의 기하학적 성질이 평탄하고 암흑물질은 차가운 성질은 갖는 점은 표준우주모형과 같다. 그러나 암흑에너지를 우주상수로 확정하지 않고 다른 물질일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암흑에너지의 압력과 밀도의 비를 상태방정식 계수 w라고 하는데, 이 계수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말해 주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암흑에너지의 압력을 밀도로 나누어준 값 w가 –1/3보다 크면 우주가 감속 팽창을 하고, 이 보다 작으면 가속팽창을 한다. w가 정확히 –1인 경우가 암흑에너지 정체는 진공 에너지다. 우리 연구진이 암흑에너지의 상대방정식 계수를 이번에 새롭게 정밀 측정을 했다. 측정 해봤더니 표준 우주론에서는 w가 –1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0.903이 나왔다. 과거 같으면 오차가 너무 컸기에 –0.9라고 해도 –1인 표준모형과 부합한다라는 결론을 우리도 내렸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가 오차가 작게 정교한 측정을 했다. 우리의 측정값은 -1에서 표준편차의 4.2배(4.2시그마) 만큼 떨어져 있다. 보통 3시그마를 넘어가면 두 값이 서로 부합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다. 4.2시그마가 나왔으니 두 개가 맞을 확률이 거의 없는 거다. 그래서 앞으로 거듭 재확인 되어야 하겠지만, 우주상수를 채택한 현재의 우주 표준 모델은 일단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KISTI 슈퍼컴퓨터로 연구 

 

박 교수의 연구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수행했다. 고등과학원을 가다보니, 바로 앞에 KISTI가 있다.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갖고 연구를 했느냐?"라고 물었다. 박 교수는 "KISTI에는 'I'(정보)가 들어가 있지 않느냐. 정보 관련 데이터베이스, 책과 같은 게 서울 분원에 있고, 과학기술(ST)는 대전에 시설이 있다"라며 "KISTI의 도전과제에 지원해 선정됐고, 그 비싼 슈퍼컴퓨터 이용 시간을 공짜로 이용하게 해줘서 이번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제5원소론 

 

박창범 교수가 KISTI얘기 전에 우주론 얘기를 좀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을 옮겨 본다.

 

"우주 표준 모형이 채택하고 있는 암흑에너지 정체는 우주 상수다. 우주 상수는 진공에너지라고 우리가 보고 있다. 상태방정식 계수가 –1이면 암흑에너지가 진공에너지인데, -0.903이니 진공에너지가 아니다. 그러면 압력과 밀도의 비가 –0.903인 물질은 무엇인가? 이걸 Quint-essence라고 한다. 우리말로 제5원소라고 하는데, 제5원소 물질이 우주에 깔려 있을 거라는 거다. 제5원소론은 제임스 피블스(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와 바흐랏 라트라(Bahrat Ratra, 미국 캔자스 주립 대학교 교수)이 1988년에 제안했다. 바랏과 나는 캘텍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같이 했다. 친한 친구다. 나는 제5원소 아이디어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제5원소에 대한 증거가 지금까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박 교수가 이번에 제5원소론을 제안한 이유를 계속해서 설명했다. 그의 이야기가 논문의 핵심으로 진입하고 있는 듯하다. 

 

"진공 에너지라고 하는 게 물리학적으로 보면 예측이 된다. 그런데 물리학에서 예측하는 진공에너지와,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진공 에너지가 너무 차이가 난다. 관측적으로 필요로 하는 양에 비해 이론적 예측값이 몇 배, 몇 십 배가 아니라, 약 10의 120승 배나 크다. 입자물리학 하는 사람이 보면 진공 에너지가 있을 수는 있으나, 이렇게 큰 건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 우주의 나이나 가속팽창을 설명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렇기에 제임스 피블스와 바흐랏 라트라 이런 분들이 제5원소론을 생각해 낸 거다." 

 

피블스와 라트라 박사가 1988년에 제안한 가상의 물질인 제5원소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박 교수는 "진공 에너지는 우주에 공간이 있으면 에너지가 있는 거다. 반면에 제5원소는 실제 물질이 있는 거다. 압력과 밀도의 비(w)가 –1보다 큰 물체가 실제로 우주에 차 있는 거다. 우주 안에 진공, 즉 아무 것도 없는 진공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아니라, 우주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물질이 있는 거다. 그리고 이 물질은 우주의 어디에는 많을 수도 있고, 또 어디에는 적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제5원소와 암흑물질 

 

그러면 제5원소는 또 암흑물질과는 다른 것인가? 현재 우주표준모델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과 에너지의 약 25%는 암흑물질이 차지한다고 말한다. 암흑물질이 무엇인지, 인류는 모르고 있다. 중력은 있고, 전자기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을 '일반물질'이라고 한다. 일반물질은 전체 물질-에너지의 5% 밖에 안 된다. 

 

박 교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결정적인 차이는 w가 –1/3 지점에서 갈린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암흑물질은 압력과 밀도의 비가 –1/3보다 크다. 그래서 중력이 인력이고 우주를 감속 팽창시킨다. 우주가 팽창하기는 하나 팽창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물질이니 질량을 갖고 있어 중력이 작용하기에 서로 잡아당긴다. 박 교수가 "질량의 일반적인 개념이 에너지다."라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어떤 물질이 있으면 이 물질이 항상 인력을 내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귀가 솔깃하다. 물질인데, 인력, 즉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고 밀어내는 힘, 척력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인가? 박 교수는 "척력을 낼 수도 있다. 인력을 내느냐, 척력을 내느냐 하는 건 바로 압력과 밀도의 비율인 w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비율이 –1/3을 기준으로 크면 인력, 작으면 척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고등과학원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 ⓒ최준석

 

인력과 척력이 엇갈리는 지점 

 

박 교수는 "물질이라고 무조건 인력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나는 왜 –1/3에서 밀어내는 힘과 잡아당기는 힘으로 물질의 물리적인 특징이 갈리는지가 궁금했다. 설명해달라고 했다. 박 교수가 뉴턴을 말했다.

 

"뉴턴 역학에서는 질량에서만 중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물질 밀도 뿐 아니라 압력도 중력을 만들어낸다. 뉴턴 중력에서 아인슈타인 중력으로 가면 중력을 주는 항이 질량이 아니라 에너지다. 에너지 관점에서 보면 압력도 에너지다. 중력을 주는 물리량이 에너지 즉 물질 밀도 항과 압력 항 2개가 있는 것이다. 이 두 개를 합한 값이 양수가 될 수도 있고, 음수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궁금했다. 중력 값에 마이너스가 나올 수도 있나 싶다. 박 교수는 이런 질문에 대해 "물질 밀도만 있으면 물질 질량이 음수가 되지 않는 한 플러스다. 항상 인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항이 두 개 이기 때문에 합이 음수가 되느냐 양수가 되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알아야 이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 개의 항을 합한 값이 마이너스라는 건 물질 밀도보다는 압력 항이 훨씬 크다고 보는 것인가 싶다. 박 교수는 "압력항이 결국은 중요해지고 있는 거다. 훨씬 큰 거다"라며 "물질 밀도에 의한 중력항과 압력에 의한 중력항이 지금은 비등하나, 압력에 의한 중력항이 더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설명을 계속 옮겨 본다. 

 

"만약 암흑에너지가 진공에너지와 같은 우주상수라면 압력에 의한 중력 항은 안 커진다. 물질 밀도에 의한 중력항은 줄어들고 있다. 왜냐면 우주에 있는 물질의 양은 그대로 인데, 자꾸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피가 팽창하니 밀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중력이 약해진다. 인력은 자꾸 약해지는데, 척력은 그대로 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밀어내는 힘, 척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왜 –1/3일까? 두 개의 힘 중에서 어떤 힘이 나타나느냐는 –1/3의 어느 쪽으로 나오느냐가 결정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공간에 세 방향이 있어서 그렇다. 세 방향 압력이 등방한 개념이다. 그렇기에 물질밀도/압력의 값이 –1/3이면 전체 중력 값이 0이 된다. 그러면 우주 팽창 가속도가 힘을 잃는 거다. 그리고 이 값이 –1/3보다 크면 전체 중력값이 음수가 되어 우주가 감속 팽창을 하는 것이고, -1/3보다 작으면 전체 중력값이 양수가 되어 우주가 가속 팽창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SDSS관측데이터 보정을 위해 KISTI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다 

 

알콕-파친스키 방법을 관측 데이터에 적용했다. 관측 데이터가 주는 건 은하들의 적색이동 수치다. 적색이동 수치는 빛을 내고 있는 천체가 지구에 있는 관측자로부터 얼마나 빨리 멀어지고 있는가 하는 속도를 알려준다. 은하들의 공간 분포를 그려보려면 적색이동 수치를 거리로 환산해야 한다. 적색 이동을 거리로 정확히 환산하려면 우주가 그동안 어떻게 팽창해왔는지를 가정해야 한다. 어떤 모델이든 쓴다고 하자. 그거에 맞춰 구간 별로 관측된 은하들을 그림으로 그린다. 가까운데에서부터 멀리 있는 데 까지를 표현한다. 적색이동 값밖에 없었는데 시선 방향 거리로 환산해서 은하 그림을 얻는다. 적색 이동을 제대로 거리로 변환했다면 은하들의 공간 분포가 실제 우리 우주의 우주거대구조의 공간 분포 모습과 일치해야 한다. 

 

박 교수는 "한 가지 예를 들면 우주거대구조가 시선방향으로 찌그러져 있으면 안 된다. 호떡처럼 납작하게만 있으면 안 된다. 그런데 내가 적색이동을 거리로 잘못 환산하면 은하들의 공간분포 모습이 찌그러진다. 그러면 내가 우주 모형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멀리 있는 은하 분포 자료에서나 가까이 있는 은하 자료에서 분포의 성질이 통계적으로 똑같이 되는 그런 우주 모형을 찾는 거다. 그런 모형을 찾으면 그게 정답이다"라며 "잘못된 우주모형을 채택하면 은하들의 공간 상의 분포 모습이 실제에 비해 왜곡이 된다는 점을 이용해서 우주모형을 찾는 방법이 알콕-파친스키 테스트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모든 관측 데이터는 지저분하다. 간접적인 선택 효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라며 "관측에서 발생하는 시스템적인 왜곡 효과를 모두 보정하기 위해 관측 과정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해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없으면 관측의 왜곡 효과 보정을 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호라이즌 런 1~5 

 

박 교수는 KISTI로부터 슈퍼컴퓨터 사용시간을 지원받아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는 대전에 있는 KISTI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수행한 우주 거대 구조 생성 시뮬레이션 연구는 '호라이즌 런(Horizon run, 이하 HR이라고 표현)'라고 한다. 매 단계의 시뮬레이션이 당대에서는 가장 큰 우주 거대 구조의 진화를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었다. HR1은 2007년에 시작했고, HR2, HR3, HR4, HR5를 2019년까지 진행했다. 이번 제5원소론 연구 성과는 HR4 시뮬레이션에서 나왔다. HR4는 2013년 말에서 2014년 초까지 석 달간 KISTI의 슈퍼컴퓨터 4호기인 타키온을 갖고 했다. 박 교수는 "KISTI의 슈퍼컴퓨터 능력의 4분의 1은 사용했을 것이다. 코어를 8000개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HR1~4는 N체(N-body) 시뮬레이션이다. N개의 물체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주 진화 모형을 연구했다. HR1에서 HR4로 숫자가 커질수록, 시뮬레이션으로 돌린 입자 수가 늘어났다. 우주를 모사해서 정확하게 그 진화를 알려면 입자 수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에 입자를 집어넣고 입자의 중력만으로 우주에서 은하가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지켜보았다. 별 생성은 볼 수 없었다. 

 

후속 연구인 HR5에서는 유체 역학을 추가했다. 박 교수 연구진은 중력과 유체역학을 같이 보는 우주 진화 시뮬레이션을 이번에 처음으로 수행했고, 이 역시 세계적으로 최대의 시물레이션이었다. 박 교수는 "HR4까지는 물질 분포의 요동을 입자들을 갖고 표현해서 중력 계산을 했다, 가스는 없다"라면서 "HR5에서는 입자, 즉 중력의 특징에 가스와 별 생성이 들어갔다. 관측 데이터와 직접 비교가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HR 연구는 매번 세계 최대의 우주 진화 시뮬레이션이 되었다. 이는 KISTI가 우수한 슈퍼컴퓨터 자원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가령 2018년에 구축한 누리온은 25.7페타플롭스(PFlops)의 계산 능력을 갖고 있다. 플롭스는 초당 수행할 수 있는 연산 횟수(부동소수점 연산)이고, 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 연산을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HR5 데이터가 아니라, HR4 결과를 갖고 논문을 작성했다. 박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HR5는 유체역학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이기는 하지만 관측 데이터에 비해서 너무 작아서 관측을 시뮬레이션할 수가 없다. 시뮬레이션 공간 크기로는 HR4가 훨씬 크다"라고 말했다. 한국 연구자가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려면 KISTI가 더욱 강력한 슈퍼컴퓨터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박 교수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KISTI에서 시뮬레이션할 때 연구자가 현장에 붙어 있어야 한다. 슈퍼컴퓨터가 알아서 잘 돌리겠지 하고 나는 짐작했으나, 그건 잘못이었다. 슈퍼컴퓨터는 병렬계산 방식을 쓴다. HR4 8000개, HR5 17만 개의 코어 중 슈퍼컴퓨터를 돌리다보면 코어 중 잘못 되는 게 있다. 고장 나면 계산이 안 된다. 한 개가 계산을 못하면 다른 코어들도 계산 수행을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고장 나면 시스템을 안전하게 죽여야 한다. 그러니 박 교수가 시뮬레이션하는 동안에 연구원 두 명이 밤샘 근무를 해야 했다. 이재현 박사(KIAS연구원)과 김용휘 박사(KISTI 선임연구원)가 고생했다.

 

HR5는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을 2018년 3개월, 2019년 삼 개월씩 사용하여 진행했다. 처음 3개월에는 우주 나이 30억 년까지의 계산을 했다. 그리고 중간에 시간을 갖고 그 다음 시뮬레이션을 돌려 100억 년까지 계산 결과를 얻어냈다. 현재 우주 나이는 138억 년이라고 본다. 

 

KISTI시뮬레이션이 끝나 데이터를 얻어냈을 때 그걸 KIAS로 갖고 와서 분석 작업을 했다. 고등과학원 내에는 거대수치계산연구센터가 있다. 김주한 연구교수가 이 작업을 수행했다. 

 

제5원소론 논문에 대한 반응 

 

박 교수는 제5원소론 논문에 대해 "우주론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연구다. 하지만 한 연구자의 연구 내용으로 확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 그룹은 SDSS, 즉 슬론 디지털 전천 탐사 데이터를 갖고 분석한 거다. 추가적인 연구가 잇따라야 하고, 실제로 DESI라는 후속 은하적색이동탐사가 진행 중이다. DESI(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는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가 주도하여 남반구와 북반구 해서 두 대의 망원경을 갖고 수행 중이고, 우주 팽창의 역사와 암흑에너지 물리학 연구가 목표다.(북반구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메이올 망원경이고, 남반구는 칠레의 블랑코 망원경이다. 각각 직경 4미터 크기다. 반면에 SDSS 관측 망원경은 2.5미터 크기다.) 구체적으로는, 우주 3분의 1 영역에 있는 3000만 개 은하를 미리 선정, DESI가 관측한 적색 이동 데이터를 갖고 우주의 3차원 지도를 만든다. 박 교수는 "SDSS보다 DESI가 훨씬 큰 서베이이고, 한국에서는 고등과학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DESI 회원이다"라고 말했다. 

 

학술지에 우주론 표준모형이 틀렸다는 연구가 자주 나오는 걸까? 박 교수는 "아닐 거다. 직접적으로 물리량을 측정해서 표준 모형이 채택하고 있는 물리량과 다른 측정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일 거다"라고 말했다. 나는 "지난 10, 20년 간 이런 지적은 없었나?"라고 물었고, 박 교수는 "그렇다. 표준모형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측정치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우주 팽창의 속도를 설명하는 관측치로 허블상수가 있다. 허블상수는 우주배경복사에서 계산한 것과, 주변은하에서 측정한 게 다르다. 어느 게 옳은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허블상수는 우주론학계에서 세계적인 이슈다. 그거에 비하면 이번의 암흑에너지 연구가 더 임팩트가 있다. 우주의 구성 성분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어야 한다는 발견을 한 것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나의 연구가 다른 사람의 연구에 의해 추가 확인되거나, 부정되어야 한다"라면서 "천문학 분야 사람들이 다 보는 학회지에 나왔기에 사람들이 충격이 클 것이고, 반신반의하고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알콕-파친스키 테스트는 다른 데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보통 BAO(Baryon acoustic oscillations, 중입자 음향 진동)방법을 쓴다. 박 교수는 "BAO방법은 태생적으로 알콕-파친스키 테스트의 정확도에 도달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의 이번 논문에 대한 세계적인 뜨거운 반응은 아직은 없다. 그의 '제5원소론' 연구의 운명이 궁금하다. 우주론을 뒤흔드는 위대한 발견의 첫 단초가 될 것인가?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읽을 거리 

 

뒤늦게 '과학책'에 빠져 8년 이상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문과 출신의 중견 언론인. <주간조선>에 '과학 연구의 최전선'을 연재했고, 유튜브 채널 '최준석과학'을 운영한다.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 저자이며, 조선일보 인도 뉴델리 특파원의 경험을 살려 <인도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등 다수의 책을 썼고, <떠오르는 인도>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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