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아니, 손석희 앵커가 뭇매를 맞고 있다.(손석희가 없는 JTBC라면 이런 논란 자체가 무의미하기에). 경쟁하는 언론사가 갖고 있던 걸 '비열한 방법'으로 가로챘으니. 반성의 자세를 폄훼할 수 없으나 공식 견해표명 또한 솔직함과는 거리가 있으니. 매를 맞아 싸다. 다만, 언론사 밥을 20년 이상 먹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매는 어느 정도가 적절하며, 어디에 가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체적 진실과 국민의 올바른 판단, 취재윤리, 사생활 보호 등이 한 데 맞물려 그냥 분위기에 편승해 회초리 하나 보태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손석희는 경향신문이 주장하는 '취재 음성파일 절도사건'의 피고인으로 '언론법정'에 섰다. 스스로도 무죄 주장을 할 수 없을 만큼 그 행위의 부도덕성에는 이견이 없다. 단지, 손석희가 그런 행동을 한 데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전혀 없을까에 대해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파렴치범이나 살인범에도 변호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인정할테니. 게다가 이번 사안에는 언론사간 다툼 차원을 넘어, 언론 본연의 자세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대목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손석희가 굳이 부탁하지도 않은 변호인의 관점에서 이 글을 적는 이유다.
'성완종 게이트'에는 내로라하는 등장인물이 즐비하고, 논란거리도 많아 무엇이 뿌리고 곁가지인지 단단히 챙겨보지 않으면 본질이 실종되기 쉽다. 그 본질은 딱 하나, 권력형 부정비리다. 진상을 파헤치다보면 비자금, 뇌물, 분식같은 경영비리 등이 고구마줄기처럼 엮어나오겠지만. MB 정부의 부패한 자원외교의 떡고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성완종과 그와 유착된 권력자들의 실체가 무엇인가가 핵심이다. 권력형 비리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소중한 국고를 얼마나 허비했는지를 밝히고 재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언론이 늘 주장하는 본연의 자세이자 공공성이다. 손석희를 단죄하는 핵심적 기준 또한 바로 이것이어야 한다. 언론의 취재윤리 시비 또한 여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몇 시간 빨리 독점 보도를 하려는 욕심에 비윤리적 행위를 마다지 않고 ‘알 권리’라는 숭고한 단어를 들이댄 것 자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 대목에서 성완종 음성파일의 성격을 엄격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가 고인이 된 터여서, 이 글이 한 인격체로서 고인의 죽음이 갖는 고귀함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먼저 밝혀야겠다.) 그것은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이다. 그것도 자신의 돈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필사적인 구명 노력을 펼치다 좌절한 나머지 폭로한 것이다. 죽음을 앞둔 폭로라 신빙성이 높다고 보지만, 평소 언론의 유지하는 기본적인 보도준칙에 비춰볼 때, 충분한 검증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할 성격이 아니다. 내가 박근혜가 밉고, 이완구가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 만약 그런 보도가 정당화된다면, 고인이 된 노무현에 막말을 해댄 조현오나 그걸 빌미로 노무현 죽이기에 쌍심지를 켠 언론들까지 면죄부를 받게 된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수사 결과조차도 신중하게 판단해 보도해야 하는 게 언론의 의무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다. 더욱이 성완종은 자신의 구명에 힘을 보탤 수 있는데도 등을 돌린 현재의 권력자들에 대한 배신감에 따른 폭로를 했다. 그런 자신이 잘 나가던 때인 MB 정권 시절 권력자들은 얼마나 많은 돈으로 구워삶았을까 하는 추정은 자연스레 가능하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 JTBC 홈페이지
그렇다면, 언론의 가장 바람직한 보도 태도는 어때야 할까. 최대한 자체 취재를 통해 그의 폭로가 사실인지를 검증하고 일정 수준의 신뢰가 확보됐을 때 보도하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또는 이번처럼 폭로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검증할 만한 시간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국민들에게 최대한 일찍, 가장 투명한 형식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설령 내가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판단의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해석을 앞세우는 건 바람직않다. 충분한 자료가 먼저 제공되고 거기에 그 언론사의 시각과 분석이 따르는 게 정도다. 한겨레라고 해도 이런 원칙은 당연히 지켜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손석희가 16일 클로징멘트를 통해 말한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거나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 흐름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봤다”는 해명을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일축하기는 어렵다.
성완종은 기댈 데가 전혀 없는 우리 사회의 힘없는 계층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권력자들에게 돈을 뿌리고 기댄 사람이다. 언론은 그의 말을 검증할 책무가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검증이 힘들다면 송완종의 음성 녹음은 최대한 원본 그대로 공개되는 게 필요하다. 만에 하나, 공익적 성격이 아닌 개인 관련 얘기나 명예가 훼손될 만한 사안이 있다면 선택적으로 비공개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게 타당하다. 결국, 언론 본연의 책무가 국민들이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도록 돕는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손석희에 대해 일방적으로 돌을 던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언론사간 도의를 훼손한 부도덕한 행위이지만, 공익 측면에선 음성 파일을 공개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욕심을 줄이고 경향신문의 전문 공개 이후에 음성 파일을 공개했더라면 하는 것이 사후에 얻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자연스럽게 그 다음 비판인 ‘유족의 동의를 얻지 않고’ 또는 ‘유족의 반대 의사에도’ 무단으로 방송했다는 대목으로 넘어간다. 이 비판은 타당성이 더 떨어진다. 이번 폭로는 단순한 사인간의 대화가 아니다. 고인이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 또한 아니다. 공적 성격의 발언은 제기된 이상, 그 누구도 공개를 하라 마라고 할 권리가 없다. 공적 사안에 관한 말은 입밖으로 나온 순간 공적 자산이 되는 것이다. 발언 당사자에게도 그런 권리는 없다. 그럼, 발언의 텍스트는 공적 자산인데, 음성 파일이나 비디오 파일은 누군가의 허가를 얻어야 공개할 수 있는 사적 자산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유족의 소유물도 아니며, 경향신문이 그 파일을 갖고 있었다고 해서 경향신문의 소유물도 아니다. 설령 당사자가 나중에 반대했다손 치더라도 이런 공적 발언은 공개하고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다.
유일하게 남는 윤리적 문제는 ‘취재원과 약속’을 깨는 행위냐 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도 이번 폭로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보도를 원한 사회적 발언이니 손석희를 크게 나무랄 일은 못된다. 유족의 의사를 묻는 예의 정도는 갖추는 게 더 바람직할 따름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사안, 가족간의 내밀한 부분에 관한 대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뿐이다. 유족의 반대를 이유로 이런 중대한 판단 근거를 공개하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언론의 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파일 공개에서 정말로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할 대목이라면 특정인의 일방적 폭로가 국민들에게 마치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위험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내가 박근혜가 밉고, 이완구 김기춘 홍준표가 아웃돼야 한다고 믿더라도 말이다. 내 주장을 펴는 데 도움이 되는가, 장애가 되는가를 따져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건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손석희는 “파일이 검찰에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파일이 물건 자체가 아닌 성완종의 폭로를 말한다면, 단언컨대 그 음성 파일은 만들어진 순간 공적 자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엄정하게 본다면, 유족 동의를 앞세워 공개를 미룬 경향신문의 태도는 독점 상태를 지속하기 위한 핑계에 가깝다. 물론, 한겨레가 같은 상황에 놓였더라도 그런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웠겠지만.
‘음성 파일 가로채기’라는 수단은 비도덕적이지만, 이번 사태의 진실 찾기라는 궁극적 가치에는 도움이 된다는 손석희의 해명이 터무니없는 궤변이라고는 나는 생각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단지 시청률의 달콤함이란 한 순간의 유혹 때문에 손석희가 그동안 쌓은 신뢰를 단박에 허물 수도 있는 그런 비윤리적 행위를 용인하고 얄팍한 계산으로 이번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다고는 나는 생각지 않는다. 정권의 나팔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깨고 종편을 공영방송보다 더 신뢰받는 매체로 변모시킨 그의 소신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은 버릴 필요가 없다. 피고인의 얘기를 들지 않고도 동원 가능한 변호인의 추론이다.
잠깐이나마 손석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게 있다면, 언론의 과도한 욕심일 터이다. 언론 본연의 자세를 한참 넘어 '독점 욕심'을 과도하게 부린 경향신문의 태도 또한 지적받을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의 본질과 무관하게 경쟁사들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고 언론의 취재윤리를 무디게 만든 데 적잖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한겨레 기자가 경향신문이 잘 되는 데 배 아파 이런 주장을 한다고 오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 연합뉴스
성완종이 숨진 때(지난 9일)부터 그가 한 얘기를 있는 그대로 접하기(15일)까지는 엿새 넘게 걸렸다. 경향신문이 예정대로 공개했다면 하루 가까이 더 걸렸을 것이다.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서라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들 무슨 문제가 있을까. 또 더 엄정한 보도를 위해서 그런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한 언론사의 지나친 ‘독점 보도 욕구’로 촉발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향신문이 독자적으로 엄청난 땀과 시간을 투입한 탐사취재를 통해 밝혀낸 특종 보도라면 가로채기 따위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송완종이 절박한 나머지 친분이 있는 경향신문 기자를 통해 폭로했다는 것만으로 장시간 배타적 권리를 고수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기에 그 행위의 비윤리성에 대한 인식도 무뎌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신문사들의 수개월에 걸친 땀이 배인 탐사보도도 큐레이션이니 하면서 마음대로 가져다쓰는 '디지털 소매치기'가 횡행하는 시대가 아닌가.
성완종이 누구를 통해 폭로 또는 진술을 했던 그것은 이미 공적 자산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의 영역에 속한다. 이번처럼 그가 궁지에 몰려 언론을 먼저 찾지 않더라도, 그가 사실을 털어놓도록 갖은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게 언론 본연의 책무다. 다른 걸 모두 차치하고, 성완종의 뜻을 그대로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실하게 전달되는 것을 원했다. 발언의 배경과 맥락, 구체 진술이 있는 그대로 전달됐다면 그의 폭로가 갖는 신뢰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다. 마치 게임이나 하듯이 자신의 발언을 조각조각내 공박의 자료로 쓰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그건 국민이 원하는 것도 아니다. 이완구를 궁지에 모는 게 통쾌했을지는 모르지만.
벼랑 끝에 몰려서야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성완종의 하소연, 진실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 할 국민의 권리, 언론이 지켜야할 본연의 자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지점이 어딜까.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지난 4월 16일,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발하며 “총력투쟁”을 선언했습니다. 한국노총은 5월 1일 노동절에 여의도에서 조합원 12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5월 말까지 총파업 투표를 실시해 5월 말이나 6월 초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4월 1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민주노총이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었습니다. 민주노총은 4월 24일, 3년 만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2015년 노동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바로 박근혜 정부가 예고한 노동법 개악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부터 “쉬운 해고” 요건을 신설하고 비정규직 고용을 대폭 확대하는 조치를 담은 노동법 개악을 추진 중입니다. 이른바 “쉬운 해고”란 정규직 노동자를 경영상 긴박한 사유가 없음에도 일상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확대 조치는 현재 32개로 제한된 노동자 파견 허용 대상 업종을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이 같은 노동정책은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 비정규직을 광범위하게 도입하던 조치와 비견됩니다. 1997년 IMF는 한국 정부의 노동정책을 쥐락펴락하며 이른바 ‘고용 유연화’라는 미명하에 한국 사회에 비정규직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도록 강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노동법 개악은 1997년 이후 노동자들에게 가장 가혹한 조치로 평가됩니다. 노동계가 민주노총의 4월 24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5~6월 산업별 노조와 한국노총이 연이어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왜 박근혜 정부는 이와 같은 노동법 개악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경제난 때문입니다.
해소되지 않는 경제난, 책임은 박근혜
박근혜 정부는 2012년 출범이후, 경제난과 민생고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시켰습니다. 대선 당시를 돌아볼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증세 없는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통해 민생고를 해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는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공약이었던 ‘창조경제’는 정부 출범 이후 내내 정책의 실체가 없다는 비판에 시달려 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정책을 찾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창조경제 정책이 실제 한국경제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부분 역시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공약 자체를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나는 한 번도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언급해버린 것이죠. 사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했던 ‘4대 중증 질환 100%보장’ 등 주요 복지공약의 대부분을 지키지 않거나 사실상 폐기했습니다. 게다가 담뱃값을 4500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노동자 서민의 세금 부담을 늘이는 방향으로 ‘연말정산제도’를 변경했습니다. 증세 없이 복지를 하겠다더니, 복지는 하지도 않고 서민들의 주머니만 터는 꼴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정책과 세금부과 방식은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민생고를 해소하는 데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 두 가지 중요한 정책을 거꾸로 추진하여 오히려 국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지난 2013년 7월 언론사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대해 “거의 끝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정부출범 반년도 지나지 않아 폐기처분 하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했던 ‘경제민주화’는 재벌과 중소기업, 그리고 영세자영업자들이 최소한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는 동안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내용이 후퇴했다‘는 비난을 안고 줄줄이 처리됐습니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가 애초 추진하기로 했던 35개 경제민주화 관련법 중 6개를 처리했을 뿐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사이 우리 국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 국민이 겪고 있는 민생고는 전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무런 성의도 다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입니다.
고통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박근혜
경제난이 심해지면, 그 고통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일반 서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법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경제난 해소에 실패한 책임과 이로 인한 고통을 기업과 정부가 나누기는커녕 전적으로 노동자 서민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실업난과 비정규직 문제가 정규직 때문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2014년 11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원인을 기업의 투자 부진과 정부 정책의 잘못에서 찾지 않고, 그 화살을 엉뚱하게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린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논리는 바로 “쉬운 해고” 추진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과 교직원들의 연금을 손보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공무원과 교직원이 퇴직 후 받을 목적으로 월급의 일부를 적립해 놓은 연금 기금을 공적자금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바가 있습니다. 그 규모가 26조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본래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기금을 사용해 연금이 부실해지자, 그 책임을 공무원과 교직원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 셈입니다.
연금뿐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그 동안 ‘부자감세’로 나라 곳간이 부실해지자 공식적인 증세 추진 대신에 손쉬운 서민 주머니 털기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과태료, 범칙금 등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1년간 교통 범칙금·과태료로 걷어간 돈이 무려 6379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836억원이나 증가한 사실은 유명합니다.
노동계 총력투쟁은 국민 처지 대변한 처절한 싸움
이처럼 박근혜 정부는 경제난의 책임과 고통을 전적으로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쉬운 해고’란 월급이 많은 정규직 노동자를 쉽게 해고한 후 임금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시 고용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한 분야에 종사해 온 숙련도 높은 노동자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려는 ‘쉬운 해고’ 등 노동법 개악은 경제위기 해소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 아니라 인건비 줄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법원에서 정규직으로 인정된 노동자들이 직장의 법 이행 거부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현실조차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대선 당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인 최병승씨가 대법원으로부터 정규직으로 인정받는 판결을 받았지만 현대자동차는 법 이행을 차일피일 미뤘고 박근혜 정부 역시 수수방관한 사례는 유명합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복직에 힘쓰겠다던 대선 공약도 여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박근혜 정부가 주요 노동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법 개악이 현실화 된다면, 정규직 노동자들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하나 둘 전락해 갈 것이며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꿈조차 꾸기 어려운 사회가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법 개악을 막는 싸움은 결국 벼랑 끝에 내몰린 모든 국민의 처지를 대변한 처절한 싸움입니다. 4월 24일 민주노총이 예고한 총파업은 바로 그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싸움이 될 것입니다.
정치권 인사 “성완종에 들어…MB 최측근 통해 인수위에 요청”
이병기 비서실장 “MB쪽과 사이 안좋아 청탁할 위치 아니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 2007년 참여정부 임기 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면 과정에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그러나 이 실장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당시 성 전 회장과 가까웠던 정치권의 한 인사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7년 이뤄진 성 전 회장의 2차 사면은 당시 여의도연구소 고문으로 있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을 통해 인수위에 성 전 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2007년 12월25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사면을 받게 될 것 같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경위를 물었더니 ‘이병기 고문이 힘을 썼다’고 말했고, 하루이틀 뒤 충남 서산농협 스카이라운지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거듭 물었더니 ‘이 고문이 힘을 써준 것이 맞다’고 거듭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시만 해도 성 전 회장은 친박근혜계와 가까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쪽이 사면을 해줬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 실장이 당선인 쪽 최측근을 통해 사면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2006~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에게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병기 실장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며 “이병기 실장이 여의도연구소 고문으로 야인 생활을 할 당시 성 전 회장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실장은 이를 부인하면서 “당시 (성 전 회장의) 사면을 청탁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이명박 당선인 쪽과도 사이가 좋지 않아 사면을 요청할 관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또 성 전 회장의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성 전 회장을 이전부터 알던 사이이긴 하나, 별도의 도움을 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3일 당선 무효형인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향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치러진 이번 1심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모두 조 교육감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평결했다.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규홍 부장판사)도 배심원들의 평결에 따라 조 교육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조 교육감에게 배심원들의 다수 양형의견인 벌금 500만 원이 내려졌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화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승덕 당시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한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 글을 근거로 5월 25~27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보수단체들이 이를 두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며 조 교육감을 고발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혐의 없음' 의견으로 서류를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조 교육감을 기소했다. 정치적 기소라는 논란 속에서 재판이 열렸다.
배심원 전원일치 유죄... 재판부 "의혹 확인 노력 안 해"
고승덕 전 후보는 미국 영주권를 보유하지 않았다. 결국 조희연 교육감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의혹으로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시된 소명자료 등에 의해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이를 벌할 수 없다.
결국 재판의 쟁점은 조희연 교육감 쪽이 최경영 기자의 트위터 내용을 충분히 조사하고 자료를 확보해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었는지 여부였고, 이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 심문 등을 통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의혹 확인 노력이나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는 검찰의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 쪽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고 후보의 경력을 확인하는 등 일반적인 내용을 알아봤을 뿐"이라면서 "주한 미국 대사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지 않고, 이민법 전문가에게 자문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 교육감이 허위 사실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의혹을 처음 인지한) 최경영 기자의 트위터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공보담당자에게 확인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미필적으로나마 허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주장하듯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언론 자유는 가장 기본권으로 선거과정에서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라면서도 "근거가 박약한 의혹 제기는 후보자 명예 훼손은 물론 유권자 선택을 호도하게 돼, 공익에도 현저히 반한다"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진실이 믿을 만한 때만 의혹제기가 허용돼야 하는 게 법리다, 의혹 제기를 소명할만한 자료 제시하지 못했고 의혹에 대한 증거가 없는 한, 허위 사실 공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면서 "증빙자료가 없다면 의혹 제기를 멈추거나 그 이후에 사과해 원만히 해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강조했다.
실망한 조희연 "항소하겠다"
선고가 끝난 뒤, 조 교육감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정 밖에서 기자들을 만난 조 교육감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바로잡히길 소망했지만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왔다"라면서 "곧바로 항소해 2심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판 결과로 인해 선거에서 이뤄져야 할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추진 정책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1심 유죄판결이 2심과 3심의 유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혁신 정책들을 열심히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1신 : 23일 오후 5시 41분] 검찰, 조희연 교육감에게 당선 무효형 구형
검찰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교육감직 상실을 의미하는 벌금 700만 원을 구형했다.
조희연 교육감이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를 따지는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검찰은 최종 의견 진술을 통해 유죄를 주장했다. 재판의 쟁점은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5월 25~27일 기자회견 등의 방법으로 고승덕 당시 후보에게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한 것이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느냐다.
허위사실 공표죄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되는 만큼, 유죄는 곧 교육감직 상실을 의미한다.
검찰은 "의혹 제기자가 의혹에 대한 확인 노력이나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게 법원 입장(판례)"이라면서 "조희연 교육감 쪽이 당시 고 전 후보의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한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 외에는 추가 확인 조치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교육감의 변호인들은 "의혹 제기는 필수적인 후보 검증이자 의견 표명"이라면서 "공소장에 기재된 검증행위가 반칙인지, 아니면 이 정도로 상대방을 검증하는 것을 처벌함으로써, 앞으로 이러한 검증 행위 자체가 차단되는 게 좋은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최종 입장을 통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 (전) 후보와 마음을 터놓고 오해를 풀고 싶다"면서 "사법 정의를 바로세우는 사려 깊은 판단을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재판 절차는 오후 4시 50분께 모두 끝났다. 7명의 배심원들의 평의·평결 절차 이후 재판부가 선고를 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후 7~8시에 선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가 23일 서울 정동 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가 23일, 다음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대조국전쟁 승전 기념행사(5.9)'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이의 양자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날 오전 서울 정동 소재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티모닌 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승 기념 행사에 참석하는가'는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기대하고 있으며, 본행사 참석 이외에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담당 보좌관의 전날 발언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행사 준비는 조직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사항은 모스크바로 문의해달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다가 '왜 아직도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가'는 질문이 이어지자 "걱정 안해도 된다, 아마 러시아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참 통보'에 대해서는 "일정 때문에 불참한다고 알려왔다"며 "러시아는 이 문제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양국의 이견과 연관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 결정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다."
2008년 12월 이후 6년 넘게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 지도부가 핵문제 관련한 회담에 관심이 있다고 확신하지만, 북한과의 접촉은 그들의 안보 이익을 존중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접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기자들과 환담하는 티모닌 대사.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또 "현재 한반도와 그 주변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특별한 조치가 요구된다"며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북한이 한.미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독수리'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에 대해서는 "각국이 안보 강화를 위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나, 그러한 결정을 할 때는 지역 내 정세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드 배치 이유로 북한 미사일 위협을 드는 데 대해서는 "매우 의구심이 많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사드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의 부분으로, 러시아 근접 지역에 배치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 철도 재건프로젝트 '포베다(승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가'는 의문에는 "위반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준수해왔다며, "한.미의 일방적인 대북제재가 북.러 간 통상 협력에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티모닌 대사는 러시아 내 고려인 사업가들이 개성공단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 분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 푸틴 대통령이 최근 승인한 극동 지역 내 '선도개발구역'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희망했다.
북한 주재 대사를 역임한 그는 "남북 간 차이는 아주 크지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주민들이 서로 접근하고 협력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가능한 빨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와 접촉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이 왜 '제2차 세계대전 및 대조국전쟁 전승 기념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성대하게 치르고 하는지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티모닌 대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한국말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자 여러분, 대사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올해는 러시아 국민과 국제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제2차 대전 승리와 러시아 대조국 전쟁 승리 70주년'이다. 오늘 러시아 국민들이 이 위대한 승리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우리가 왜 이 날을 널리 기념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대사관에 초대했다.
5월 9일 러시아에서 '대조국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널리 개최될 예정이다. 이 위대한 기념일은 우리가 모든 인류와 함께 그리고 우리와 같이 파시즘과 싸운 모든 나라의 인민과 같이 기념하는 것이다. 이 위대한 승리를 기념할 때 우리는 나치로부터 세계를 구한 장병들의 위업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유엔을 포함해 전후 체제 기초를 마련한 역사적 결정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2차 대전은 6년 이상 계속됐고, 인류 역사상 가장 피를 많이 흘린 전쟁이었다. 세계적으로 진행된 이 전쟁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60여개국이 참가했다.
히틀러의 길에 주요한 장벽이 된 나라는 바로 소련이었다. 나치 지도자들은 소련을 소멸시키고, 이른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려는 침략적인 계획을 가지고 러시아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파시스트 장군들의 희망이 실현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인민들은 강한 무기와 용감성으로 침략자에 항전했으며, 1941년 모스크바전투에서 처음으로 독일군을 격파했다. 이 승리는 인류에게 파시즘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는 희망을 줬다. 이후에 반히틀러연합을 결성하기 위한 외교 노력이 시작됐고, 1942년 소련, 미국, 영국을 비롯한 20여개국이 워싱턴 선언을 서명했다. 제2차 대전의 전환점은 역시 우리의 200여일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였다. 이것은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육상전투다. 1942년 6월1일, 독일군은 전략적인 주도권을 잃어 소련군 및 연합군 공격에 의해 유럽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대조국전쟁에서의 이 승리는 우리가 너무나 큰 희생으로 얻은 것이다. 전쟁이 계속된 1,418일 동안 2,700만 이상의 우리 동포가 사망했다.
그러나 우리 인민은 동양에서 침략과 약탈, 다른 나라 인민과 전쟁하는 군국주의 일본이 존재하는 한 최후의 승리를 선언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바로 이 때문에 얄타와 포츠담 회담에 합의한 데에 따라, 1945년에 소련이 대일전쟁에 참여했다. 독일이 항복한 뒤, 1945년 8월9일 참전한 소련은 작전을 진행했다. 러시아 역사가들은 이를 '만주작전'이라고 부른다. 2,700km 전선에서 교전이 전개됐다. 소련군의 제1, 제2 극동전선이 몽골인민공화국 군대, 그리고 대일항쟁공동전사들과 함께 25일 동안 100만명의 관동군을 괴멸시켰다. 이 작전에서 일본군 사망자가 84,000명에 도달했고, 소련군 12,000명의 사망자가 났다. 그 중 한국을 해방하는 작전에서 3,000명 이상의 소련 장병들이 사망했다. 태평양에서 일본을 파멸시키는데서 우리 연합군의 역할을 인정한다. 그러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핵 폭격이 일본 항복에 있어 주요 요인이라는 주장에 는 동의하기 어렵다. 일본 내 가장 강한 관동군 괴멸이 일본이 항복을 결정한 주요 요소가 됐다. 따라서, 1945년 9월 2일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했고 이것으로 제2차대전은 끝났다.
제2차 대전 승리의 주요 결과 중의 하나는 세계 인민들이 공동안보체제를 수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을 인식한 것이다. 이 맥락에서, 1945년 6월 유엔의 수립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 유엔은 아직도 평등,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원칙에 기초하여 국제 평화와 안보을 유지하는 데서 중요한 기구로 남아 있다.
제2차 대전으로부터 우리가 배워할 것은 평화가 아직도...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우리가 2차대전 이후의 시기처럼 협력과 갈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지점에 왔다.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이 다시 자국의 우월성과 특별한 위상을 주장하는 것이 불안감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일부 국가에서 인종주의를 보급하는 민족주의자와 극단주의가 노골적으로 대두하고 있다. 제2차 대전의 역사를 수정해 나치와 일당들이 한 군사 범죄를 정당화하여 세계를 다시 (자신의) 영향권으로 넣으려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길이다. 러시아는 대조국전쟁에서 너무나 큰 대가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래서, 또다시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은 우리의 접근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같이 있어야, 현대의 이 위협에 맞설 수 있다. 한반도 정세의 정상화를 포함한 세계적, 지역적 안보문제를 공동으로,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질문 있으면 받겠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청사로 출근하며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오늘부터는 내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최측근인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이용기 비서실 부장을 소환하면서 수사의 ‘성과’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측근은 성 전 회장의 행적을 가장 잘 알 뿐 아니라 그가 목숨을 끊기 전 금품 로비의 ‘증거 수집’에 나섰을 때도 함께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리스트 8인’ 가운데 첫 소환자가 머지않아 나올 전망이다.
1억 전달과정 캐묻자 시인
전달자 특정·진술 확보돼
홍 지사 소환 임박에 무게
정치권 구명로비 과정서
금품 증거 남겼을 가능성
성완종 행적 재구성 주력
■ 홍준표 소환 가시권
특별수사팀은 이 둘을 상대로 이달 6일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병실을 찾아 홍준표 경남지사한테 2011년 6월께 1억원을 전달했다는 과정에 대해 ‘복기’한 상황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숨진 당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 지사한테 윤 전 부사장을 통해 돈을 줬다고 말했는데, 그로부터 사흘 전 혹시나 ‘배달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를 윤 전 부사장에게 확인했다는 것이다. 윤 전 부사장은 지시대로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의 다음 조사 대상은 윤 전 부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런 조사와 증거 수집을 통해 추궁할 근거가 쌓이는 대로 홍 지사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윤 전 부사장이 입원한 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성 전 회장의 ‘증거 수집’ 활동을 확인해왔다.
홍 지사는 이 사건 초기부터 ‘리스트 8인’ 중 최우선 조사 대상으로 꼽혀왔다. 8명 가운데 돈을 줬다는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어서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데다, 성 전 회장이 다른 사례들과 달리 돈 심부름을 시켜 중간 전달자라는 ‘물증’이 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홍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는데다 수사의 맥락을 꿰뚫고 있는 검사 출신이라는 점 등 때문에 소환에 앞서 꼼꼼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용기(오른쪽) 비서실 부장이 지난 4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성 전 회장을 ‘모시고’ 귀가하고 있다. 검찰은 22일 이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연합뉴스
■ 최근 행적 집중 조사→금품 수수자 확인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숨지기 전 한달여간의 행적을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지난달 18일 경남기업 압수수색을 전후로 자신이 자원개발 비리 수사의 첫 타깃이 됐음을 알고 필사적인 구명 로비를 벌였다. 성 전 회장이 접촉한 것으로 밝혀진 인사들은 대부분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 변호사와 함께 잘 대응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은 구명을 부탁받은 인사들이 과거 그에게서 ‘후원’을 받은 사람들일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숨진 당일 인터뷰에서 “도리”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구명 요구에 등을 돌렸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수사팀은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1년간 성 전 회장과 각각 수십에서 200여건의 휴대전화 착·발신을 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일정표나 측근들 진술까지를 종합해 성 전 회장의 행적을 퍼즐 맞추듯 재구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 전 회장이 구명 로비 대상자들에게 어떤 요구나 압박을 했는지를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압수수색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분주하게 움직이며 들른 장소들에 집중되고 있다.
수사팀이 박 전 상무 등에게 증거인멸 혐의를 두는 것도 측근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홍 지사와 관련해 금품 제공에 대한 재확인까지 한 성 전 회장이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밀 장부’, 혹은 기존 리스트에 있는 8명과 연관된 추가 자료가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경남기업 직원한테서 박 전 상무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전 상무는 “검찰이 증거인멸로 보는 행위는 회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기로 공식 발표한 가운데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한목소리로 인양 발표를 환영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1년간 인양 문제를 끌어오면서 내놓은 검토결과에 대해서는 실망스러움을 내비쳤다.
22일 4·16 세월호 참사 진사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선체인양 공식 선언은 선체인양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론 덕분”이라며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이어 “이제라도 정부가 선체인양을 하기로 선언한데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정부가 발표한 인양 방법은 너무나 불안하다”면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결정과정에서 정부가 인양방법에까지 과도하게 개입하고, 방향을 제시하려고 하는데에 문제점이 있다”며 “정부가 인양방법론까지 결정하게 되면 더 좋은 방법의 적용을 가로막는 행위가 될 수도 있고, 최소의 비용 또는 최적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경제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제한과 가이드라인은 계약의 불공정 시비를 낳을 수도 있다”며 “정부가 언론에 발표한 93개 구멍을 뚫는 플러그홀 방식은 세월호 철판 두께를 감안할 때 한번 실패하면 다른 대안을 적용하기 어려운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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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협의회는 ▲ 실종자 완전수습을 위해 철저한 ‘시신 유실방지대책’을 수립, 실행 ▲ 진상규명과 사실 확인을 위해 선체 변형을 최소화하는 방법 사용 ▲ 인양 중 발생 가능성이 있는 안전사고와 환경오염을 위한 대책을 철저히 수립, 실행 ▲ 실종자 및 유가족 요구 반영을 위한 공식적 협의체 설치 운영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체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습은 정부의 시혜가 아니라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선체인양을 위한 모든 과정을 가족협의회와 공개적으로 협의하며 신속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4·16 가족협의회는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요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인양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발표를 반기며 “이제 남은 것은 시행령 폐기”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죄를 판단케하는 면죄부 시행령, 직접 조사 없이 정부가 내놓은 자료만 검토하고 끝내라는 진상규명 불가 시행령, 예산 아깝다고 종합안전대책 마련 안 하겠다는 안전사회건설 불가 시행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목숨 걸고 지켜낸 세월호 특별법을 대통령령으로 무력화 시키려는 이 쓰레기 시행령은 반드시 폐기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 듀크대 화공학 박사로 천안함 흡착물질 분석 등 지난 2010년 5월 발표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김광섭 박사가 세월호 인양 방식에 대해 2001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인양과 비교하는 글을 보내왔다. 김 박사는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선박 인양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천안한 침몰원인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쿠르스크호의 침몰원인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하게 됐다, 김 박사는 쿠르스크호의 침몰에 관한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는 천안함 침몰의 시나리오를 밝히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쿠르스크호는 선체 내에서 어뢰가 2차에 걸쳐 폭발하여 침몰했는데 이 두 폭발의 에너지를 기록된 지진파를 이용하여 계산한 논문들이 많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 논문들에 포함된 계산 결과들은 매우 부정확하여 침몰의 시나리오를 밝히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정확한 계산결과를 얻으려면 선체의 파괴상태를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이 배의 인양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편집자 주>
해수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기술검토 TF(대책팀)는 지난 4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지 꼭 나흘 만이었다
대책팀이 내놓은 기술검토 중간결과는 가장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된 유력한 인양 방식도 소개했다. 좌측으로 90도 넘어져 있는 세월호의 현재 상태를 유지한 채 우측 선체면의 93개 지점을 크레인으로 연결해 해저면으로부터 3m 정도 들어올린 뒤 2.5km 떨어진 동거차도 남단의 수심 30m 해역으로 옮겨 대기 중인 플로팅 도크에 실어 인양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현재 세월호가 침몰된 해역보다 조류가 약하고 수심이 얕아 크레인줄 설치와 플로팅도크 안착 작업이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 대책팀의 설명이었다. 대책팀은 이같은 방식으로 세월호를 인양할 경우 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대 1년 6개월, 비용은 최소 1천억 원에서 1천 5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대책팀이 전남 진도 앞바다 수심 44m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를 절단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세계 선박 인양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2001년 러시아와 노르웨이의 경계에서 가까운 바렌츠 해의 수심 108m지점에 침몰돼 있던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를 네덜란드 맘뫼트-스미트(Mammoet-Smit)컨소시움이 인양했기 때문이다. 이 컨소시움은 러시아 정부와 계약을 맺고 수중 무게가 9600t인 쿠르스크호를 인양하여 110km의 거리에 있는 지정된 드라이 독에 넣는데 4개월 걸렸다. 러시아 정부가 이 콘소시움에 지불한 금액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비용은 500-700억원이라고 추측된다. 세월호의 수중 무게는 (쿠르스크호보다 가벼운) 8400t 으로 추정된다고 대책팀은 보고했다. 쿠르스크호와 세월호의 길이는 각각 154m와 145m이다.
그림 1. 24,000t의 짐을 실을 수 있는 Giant 4 바지선
그림 2. Giant 4 바지선에 설치된 인양 잭.
그림 3. 26개의 인양 잭이 설치된 Giant 4 바지선. 이 설치에 10주일 소요됐다.
맘뫼트-스미트 컨소시움은 자이언트(Giant) 4라는 24,000t을 실을 수 있는 길이 140m의 다용도 바지선(그림 1)에 10주일에 걸쳐 쿠르스크호를 인양하는데 필요하다고 결정된 26개의 유압 인양 잭을 2열로 설치했다(그림 2와 그림 3). 이 인양 잭들의 설치에만 인양과 수송작업에 걸린 시간의 반 이상이 소비된 셈이다. 각 잭과 선체는 900t을 인양할 수 있는 56개의 철사로 번들된 케이블과 케이블의 한 끝에 달린 그리퍼를 선체에 구멍을 뚫고 넣는 방식으로 고정시켰다. 이 인양 방법의 장점은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각 케이블에 걸린 무게와 그리퍼의 위치를 모니터하고 제어할 수 있어서 인양 도중에 선체의 무게중심이 바뀌거나 특정한 케이블에 걸리는 무게가 바뀌더라도 이에 즉시로 대처할 수 있다(그림 4와 5). 각 잭은 충격흡수장치가 있어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바지선이 아래 위로 움직이더라도 인양되는 선체는 영향 받지 않았다. 선체를 70m끌어올리는데(그림 5) 12시간 걸렸다. 이는 인양 잭을 이용하여 선체를 들어 올리는 방법이 정밀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르스크호는 선수의 끝에 있는 어뢰실에서 어뢰가 폭발하여 침몰했다. 러시아정부는 이 부분을 외부에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는 폭발하지 않은 어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었고 인양 중에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었다. 따라서 선수의 일부는 인양되기 전에 분리해 냈다. 이 작업에 10일이 걸렸다. 러시아 정부는 후에 선저에 있던 이 분리된 부분을 폭파하여 없앴다.
그림 4.5 실시간 인양 모니터링과 인양과정. 이 그림에는 인양 잭의 위치가 정확하게 표시 되지 않았다
앞서 인양과 관련해 중간결과를 발표한 대책팀은 세월호의 우측면에 93개의 이미 존재하거나 새로 뚫을 구멍을 이용하여 케이블로 선체와 두 대의 해상크레인으로 연결한 후 선체를 들어올리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체가 약하여 많은 연결점 또는 구멍이 필요한 것 같다. 대책팀이 검토하고 인양 방법은 다음과 같은 5개의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⓵ 선체옆면의 93개의 지점에 케이블을 고정시킨다 ⓶이 케이블들을 이용하여 2대의 크레인으로 선체를 끌어 올린다. ⓷ 조류가 빠르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고 가시거리가 긴 곳으로 선체를 옮겨 간다.⓸프로팅독에 싣는다.⓹ 프로팅독에 공기를 넣은 후에 목적지로 끌고 간다. 이 가운데 ⓶가 가장 실패의 확률이 높은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무게 중심이 확실하지 않고 또 인양되면서 무게 중심의 위치가 달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이 고정된 선체의 부분이 약해서 케이불이 선체로 부터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대책팀이 쿠르스크호의 인양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검토했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필자는 크레인보다는 인양 잭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안전하고 실패의 확률이 적고 경제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에 프로팅독을 이용하지 않고 정부가 지정하는 드라이독까지 세월호를 바지선의 밑에 달고 가서 내려 놓을 수 있다. 유가족이 원한다면 선체 검사는 인양장소에서 가까운 안전한 장소에서 할 수 있다. 대책팀이 제시한 인양기간은 쿠르스크호의 경우보다 2배 내지 3배 길고 비용도 그 이상으로 많다.
정부는 애초에 세월호 인양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대책팀을 구성했다. 이로 보아 정부는 세월호의 인양을 할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침몰된 선박의 인양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업체들로 부터 입찰의 형식으로 제안서를 받은 후에 TF를 구성하여 제출된 제안서들에 포함된 기술적인 내용을 검토하게 했을 것이다. 이는 대책팀이 세월호의 인양을 주저하는 정부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려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양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 대책팀의 기술 검토의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그것도 대통령의 발언으로 바뀌자마자, 인양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던 대책팀은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를 했다.
이런 경위를 놓고 보더라도 정부 뿐만이 아니라 과학기술자들에 대해 국민이 신뢰를 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천안함 사건 때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그에 비한다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르스크호가 침몰한 뒤 이를 인양하기로 곧 결정했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배에는 2기의 원자로가 있어 인근국가들도 이를 해체하여 폐기하라고 요구했던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 22일 오후 원자력협정 가서명 직후 환영성명을 발표하는 리퍼트 미국 대사.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박노벽 외교부 원자력협력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2일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협정(한미 원자력협정)'에 가서명함으로써 4년 6개월여에 걸친 개정협상이 타결됐다.
2010년 10월 개정협상 개시 이후, 한.미 양국은 11차례의 정례협상을 거쳤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농축.재처리의 길을 터놓아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개정협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 2013년 2월 한.미는 협정 유효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집중적인 협상을 벌여왔다.
협정의 주요 내용과 의미, 향후 절차를 살펴본다.
◇ 주요 내용 : 1974년 6월 발효된 현재의 협정을 대체하는 이번 협정은 전문과 본문 21개 조항, 그리고 협정의 구체적 이행에 관한 합의의사록과 고위급위원회에 관한 합의의사록 등 2개의 부속문서로 구성돼 있다.
한국이 개정협상에 임하면서 중점을 둔 분야는 △사용후핵연료의 효율적 관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원전 수출 증진 등이다.
특히, 한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용후핵연료 핵폐기물 처리에는 중간 저장과 재활용/재처리 기술 적용, 영구 처분, 프랑스 등 외국 재처리 시설에 위탁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처리를 원활하게 할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활용/재처리 기술'과 관련해서는 "파이로프로세싱(Pyro Processing, 건식처리)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비확산전문가들은 건식처리 과정에서 핵물질이 생산될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산 저항성이 없다'는 것이다.
미래에 한국이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건식처리 활동에 대해서는 한미 고위급위원회에서 합의를 거치도록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가 2011년부터 공동연구 중인 파이로프로세싱의 경우, 양국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기준과 절차를 적용해서 협의하고 최종 합의를 거치는 구체적인 추진경로(pathway)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 개발과 관련하여,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연구시설에서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조사후시험(Post-Irradiation Examination)', '전해환원(Electro-Reduction)' 등 형상.내용 변경 활동을 할 때, 미국의 사전 허가절차가 필요 없도록 '장기 동의'를 받았다.
조사후시험은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 물질의 특성을 확인해 데이터를 내는 공정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 등의 처리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초가 된다. 전해환원의 경우, 파이로프로세싱의 첫 단계 공정을 한국 내 시설에서 직접 연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단계에서는 핵분열성 물질이 생산되지 않아 확산 우려가 없다는 평가다.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관련, 국제 원전연료시장이 안정적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연료 수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예상치 못한 연료 수급 문제에 대비하여"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저농축하고자 할 때에는 고위급위원회를 통해" 합의 추진할수 있는 메커니즘도 도입했다.
한.미 원자력산업계의 이해가 상당부분 일치하는 원전수출 증진을 위해 "원자력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원자력 교역을 촉진하기 위한 별도의 조항"도 마련했다.
현행 협정(41년)과 달리, 신협정 유효기간은 20년으로 대폭 단축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 원자력 협정의 안정을 보장하는 동시에 우리 원자력계의 역동적인 발전 가능성과 우리의 장래 연구개발 추진계획, 장기적 원전연료 공급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의미 : 외교부 당국자는 "3대 중점추진분야를 중심으로 국익을 확보하고 자율성도 확대되게 되었다"며, "과거의 일방적 의존과 통제체제에서 벗어나 현재의 당면한 여러가지 제약을 풀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선진적.호혜적 신협정을 마련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강조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게 선진적이며 호혜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표현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농축.재처리' 확보와는 거리가 먼 결과라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농축.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고위급위원회 합의를 통한 장래 건식처리 활동이나 저농축 추진 경로 마련'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 조항들이 미국이 '농축.재처리'를 허용했다는 뜻은 아니다. 상호 입장 차이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 추후 논의 절차를 마련해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봉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 협정이 미국에 의존적 일방적으로 돼 있다 불평등하다고 하는데, 모두 해소했다"고 말했다. "제약 요소를 풀어냈고, 갈 길을 충분히 열어뒀다"며 "그 실현을 위해 산업계, 과학계와 국민의 기대 열망을 담아 실현할 희망과 가능성을 가진 신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가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정은 두 나라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을 지지하고 연료의 안정적 공급 관련 협력을 촉진하면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원자력협정에서, 두 정부는 원자력 협력의 초석으로서 비확산 및 핵안보 공약을 강하게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 향후 절차 : 이날 가서명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정부는 대통령 재가 이후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게 된다. 미국도 행정부 내 검토와 대통령 재가 이후 의회 승인절차를 거친다. 양원 연속회기 90일 이내 불승인공동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으면 자동 통과된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과 의원직 박탈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모두 5명이다. 그 가운데 지역구의원은 세 명이었다. 4·29 재보궐 선거는 공석이 된 그 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시작됐다. 전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도 정당해산의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자신의 지역에 출마했다. 그 가운데 서울 관악을의 이상규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고,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가 사실상 홀로 남았다.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남일 후보가 전 통합진보당 출신이지만 현역 의원은 아니었다. 또 천정배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출마하면서 광주 선거는 '호남정치'의 각축장이 됐다.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출마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정권 심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곳은 이제 성남 중원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1%~18%의 지지를 유지하며 그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중원구 선거사무소에서 김 후보를 만났다. 전날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면서 김 후보 역시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사무소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선거운동원들은 분주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 예정된 지역 방송의 후보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퇴 의사를 묻는 첫 질문에도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어떤 여지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이상규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야권연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고,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라며 "김미희 당선이 진정한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이상규 사퇴에 반성해야"
- 이상규 후보가 사퇴했다. 김 후보도 사퇴할 수 있나?
"사퇴는 없다. 반드시 완주한다."
- 이상규 후보 사퇴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선거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통합진보당을 강재해산 시키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법적 근거도 없이 의원직 상실 결정까지 내렸다. 있어서는 안 되는 선거였다. 이상규 후보와 나는 억울한 당사자다. 우리는 출마회견 때부터 야권연대를 주장했다. 새정치연합과 다른 야당이 거부했지만, 그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런 국민의 바람대로 야권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퇴했다. 그리고 이곳 성남 중원에서는 김미희로 단일화해 달라는 의미였다."
- 반대로 새정치연합 쪽에서도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용득 최고위원이 "야당은 소위 정적이라 할 적이 여당만이 아니고 또 다른 야당도 있다"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선거가 왜 시작됐는지, 이번 선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용득 최고위원이 알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반드시 당선돼야 할 이상규 후보가 사퇴를 결단하는 상황에까지 온 것에 새정치연합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엉뚱한 발언을 한 것이다. 오히려 정환석 후보가 대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고, 3년 전 야권 단일 후보로, 야권연대로 당선됐던 김미희가 임기 4년을 채우도록 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길이다."
- 하지만 두 야권 후보가 표를 나눠 갖고 최종적으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박근혜 정권 심판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래서 정환석 후보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만 볼 게 아니다. 내년에 총선, 내후년에 대선에서 야권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새누리당 3기 정권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 이를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단결하고 새누리당에 맞서야 한다. 재보궐 선거는 그 출발점이다."
- 여러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11%, 많게는 18%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되고 종북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남 지역에서 30여 년에 걸쳐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쳤다. 노동운동, 여성운동, 청년운동, 그리고 정치활동까지 이곳에 튼튼한 뿌리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아무리 종북공세를 펼쳐도 그것을 가려서 볼 수 있는 눈을 성남 시민들은 가지고 있다. 그동안의 지역활동을 인정받고 또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지역일꾼론은 중앙정치 잘못했기 때문"
▲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중원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원구의 숙원사업을 위해 "남은 임기 1년 하던 사람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최근 소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민심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돈을 받았다고 하니까 너무 놀라서 기가 막혀 한다. 허탈해 하시고, 너무 충격이 커서 말을 잘 못하는 정도다. '성완종 리스트'를 정확하게 말하면 '박근혜 불법 대선자금 리스트'이다. 홍문종, 서병수, 유정복 등은 당시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다. 지난 대선은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불법 선거에다, 불법자금으로 치른 '돈 선거'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박 대통령은 항상 '깨끗한 정치'를 강조해 왔다. 하루빨리 귀국해서 이러한 의혹에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성남중원 지역 지원유세에서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신상진 후보가 실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데 상대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또 새누리당의 '지역일꾼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이 지역일꾼을 강조하는 것은 중앙정치에서 잘못한 게 많아서다. 그걸 피해가기 위한 말장난이다. 앞에서는 지역일꾼을 말하고 뒤에서는 종북공세를 펼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나 다름없다.
신상진 후보는 성남 시민에게 치명적인 잘못을 했다. 신 후보가 의원이었던 2006년 지방선거 직전에 새누리당이 주도했던 성남시의회에서 시립병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시가 만들어서 대학에 갖다 바치는 일이다. 그 조례를 수정하지 않으면 직영으로 운영할 수가 없다. 시립병원이 시민을 위한 병원으로 가는 길을 막은 사람을 지역일꾼이라고 할 수 없다."
- 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 초반 '유능한 경제정당'에서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지자 '정권심판'으로 기조를 변경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지역 공약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 주민의 뜻을 충실히 따라가면 되는 일이다. 이번 선거는 그것 외에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그런 심판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국정원 대선개입, 세월호 참사,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폭탄 등 현안에 얼마나 제대로 대응했나?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새정치연합에 실망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뿐 아니라 새정치연합에도 쓴 약이 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 새정치연합뿐 아니라 다른 야권에서도 전 통합진보당 세력과 연대를 바라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후보는 여전히 야권의 단결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야권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나의 주장이 아니라 국민의 바람이다. 모든 야권이 단결해서 정권의 독주를 막아달라는 것이 국민의 뜻 아닌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와 내후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의 대단결, '반새누리당' 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 다른 정당들이 우리와 연대를 주저하는 것은 부끄러운 모습이다. 종북몰이에, 공안탄압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그런 공세에 주눅이 들어 연대를 주저하는 것이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다. 국민들 앞에 더 용기 있는 야당의 모습을 촉구한다."
"시민들도 종북 딱지에 진저리"
▲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 선거사무소 한 쪽 벽에 선거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붙어 있다.
- 전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정치적 재기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다시 정당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나?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 시켰다고 해서. 진보정치가 사라진 게 아니다. 진보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갈망과 염원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히려 더 절실하고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 속에 더 깊이 뿌리 내리는 정당, 무너지지 않고 더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당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한다."
- 정당해산 이후 '종북'이라는 딱지가 더욱 견고해지는 느낌이다. 선거운동하면서 그런 비난을 받은 적은 없나?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나?
"종북이라는 딱지는 실체가 없다. 진보정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뿐이다. 주민들과 조금만 대화를 나누면 그런 딱지는 금방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경상남도에서는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학부모에게도 종북 딱지를 붙인다. 세월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독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권이 마구잡이로 몰아세우고 있다. 시민들도 그런 정부의 태도에 진저리가 날 것이다."
-본래 이곳이 후보의 지역구였다. 당선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성남시립병원을 전국 최고의 공공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100만 시민 주치의제도, 공공산후조리원, 공공아토피클리닉을 연계해 나갈 생각이다. 또 중원구에 재개발을 앞둔 지역이 많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고, 분담금도 인하시키고, 여러 가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 전통시장의 현대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에 주력할 생각이다."
지난 18일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에서 연행된 권영국(52)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2명에 대해서는 민변 등이 법률대리인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도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권영국 변호사에 대해 “현재까지 확보, 제출된 자료의 내용과 성격 및 범죄 혐의사실의 주요 내용에 관한 소명 정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권 변호사는 18일 범국민대회에서 ‘인권침해감시변호사단’으로 활동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에 대해 민변은 성명을 내고 “권영국 변호사는 인권을 옹호하는 변호사로서, 집회현장에서 경찰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변호사로서, 그리고 현행범으로 체포됐거나 체포될 수 있는 시민들의 접견 변호사로서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불법은 간과한 채 물대포, 최루액 직사, 욕설에 항의하는 권영국 변호사를 표적으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 올해 초 열린 '국민파업집회'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가 경찰이 뿌린 최루액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또 다른 시위자 이모씨와 신모씨 또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이들에 대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다만 권아무개씨와 강아무개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집회에서 장시간 도로점거, 경찰관 폭행, 경찰장비 파손 등의 혐의로 유가족 21명을 비롯해 100여명을 연행했고 이 중 5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민변 변호사는 22일 통화에서 “경찰의 차벽설치, 물포사용, 과도한 캡사이신 사용 등 경찰의 집회 관리에 위법성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집회 참가자의 불법 행위만 강하게 처벌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2명에 대해서는 민변에서 대리를 맡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4월 말경 열릴 예정이었던 6.15민족공동행사 추진을 위한 남북해외 대표자회의가 5월 초순경으로 연기됐다. 또한 6.15행사에 앞서 추진 중인 민간 차원의 남북공동행사는 대체로 무산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이하 공동행사준비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승환 6.15남측위원회 공동대표는 21일 “6.15공동행사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해외 대표자회의를 5월 초 중국 선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남북해외의 일정 조율 과정에서 조금 늦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6.15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는 물론 종단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포괄해 지난 1일 발족한 공동행사준비위는 북측과 해외측 대표단을 초청해 서울에서 6.15공동선언 15돌 기념 민족공동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공동행사준비위 상임대표를 맡은 이창복 의장은 지난 9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하순 중국 심양(선양)에서 남북해외 대표자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 계기를 통해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특별히 북측 대표단 100명 정도, 해외 대표단 100명, 남측 대표단 500명 정도로 대표단을 구성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미합동군사연습이 끝나는 4월 말경부터 민간교류와 접촉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6.15공동행사 성사여부로 초점이 모아지면서 일부 공동행사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에서 북측 파트너와 실무접촉을 가진 민간단체 한 관계자는 “북측은 6.15공동행사에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더라”며 “남측 당국의 6.15공동행사 승인 여부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북측 조선직업총연맹(직총)과 함께 추진 중인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당초 5월 1일 노동절에 평양에서 최종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아직 실무접촉을 갖지 못해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북측 직총은 18일 양대 노총에 팩스를 보내와 지난해 10월 합의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당초 합의대로 노동절 평양에서 열리자면 일정이 촉박하므로 19일 남측 결승전이 끝나는 대로 개성에서 3단체 대표자 접촉을 진행하자고 제안해왔다.
5월 4일 어천절(단군이 하늘에 오른 날) 공동행사를 평양 단군릉에서 민족공동행사로 진행하려던 민족진영도 사실상 분산개최로 방향을 틀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대한불교조계종이 다음달 15~18일 서울에서 개최하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기원대회’에 북측 조선불교도련맹 대표단을 초청한 사안이 가장 임박한 남북 민간교류 현안으로 남아있다.
‘이완구 사의‘를 바라보는 민심은…
“내가 총리라도 그렇게는 대응안해”
장노년층마저 싸늘한 반응
“대통령이 자꾸 남의 일처럼 말해…
제발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완구 총리의 심야 사퇴 발표가 나온 21일 아침 7시께. 서울 중구 손기정체육공원의 풍경은 여느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머리가 희끗한 60~70대 장노년층 서넛이 운동자전거(헬스사이클) 주변에 모여 아침운동을 겸해 정국 토론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화제는 단연 이 총리의 사퇴였다. 이 총리의 잘못된 처신에 대한 질타가 잇따랐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도 있잖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내가 총리라도 그렇게는 대응하지 않아. ‘(성완종과는) 친분이 있고 전화도 하는 사이다. 그렇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해도 믿기 어려운데, 잘 모른다니. 사람들을 바보로 아는 것도 아니고.”
이 총리의 ‘때늦은’ 사퇴는 조금의 동정도 얻지 못했다. 그의 거듭된 거짓말과 말바꾸기는 ‘만년 여당 지지자’인 평범한 장노년들의 마음도 싸늘하게 만들었다. 40~50대 중년들이나 젊은층의 민심은 한결 차가웠다. ‘총리 구인난’에 시달리던 박근혜 대통령이 숱한 반대에 아랑곳 않고 ‘우격다짐’으로 임명한 사람이니 ‘예정된 파국’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직장인 임수현(38)씨는 “박근혜 정부 각료 인사청문회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 부정부패의 사슬이 낱낱이, 매우 부끄러운 방식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고 말했다. 학원강사 황아무개(37)씨는 “이완구 총리의 거짓된 해명을 계속 보다 보니 이제 정부의 말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 사퇴가 이번 사태의 끝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만큼, 민심은 ‘이완구 이후’에 쏠려 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온 태도에 비춰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홍보업계에서 일하는 김민정(41)씨는 “이걸로 끝낸다면 너무 무책임하지. 총알받이 하나 내세워 그 아래 줄줄이 다 면죄부를 준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책임감은 아랑곳 없이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는 박 대통령의 말은 국민감정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대통령이 자꾸 남의 일처럼 말하는데 제발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최아무개·38) “국민들의 마음은 읽지 못하는데 총리의 고뇌에는 공감능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김아무개·48·출판사 대표)
이 총리 사퇴 직후 <한겨레>가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꼽는 이번 사태의 해법이 있다. 박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다. 성향과 세대에 관계없었다. 특검이나 철저한 수사에 앞서 국민들에게 정말로 죄송하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국 혼란의 늪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직장인 김형선(45)씨는 “마음 같아서는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했으면 좋겠으나 절대 그럴 리는 없을 테고, 정말 진정어린 사과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신이 임명한 총리의 비리가 “부패 척결”을 외치는 시점에 드러났는데도 외국 순방에 나선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도 성남시 6급 공무원 ㅇ씨는 “이 총리가 3천만원을 받은 것이 사실이더라도 별로 관심을 끌지 않았다. 그러나 신뢰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을 총리로 지명한 정권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도 “대통령과 총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북한이 쳐들어오면 큰일”이라고 걱정하고, 어지간해선 박 대통령 험담을 하지 않던 손기정공원 장노년들도 이날만큼은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처방’을 분명하게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해야 해. (돈을) 받아먹은 사람들 확 쳐내고 다시 짜야 해.”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완구가 아닌 정홍원이라는 검색어가 1위를 했습니다.
역대 두 번째 최단기 총리로 기록될 이완구 총리의 사퇴보다 정홍원 전 총리의 재임용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까요? 아니면 연일 계속된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어쩔 수 없이 총리 자리를 지속했던 그를 빗댔을까요?
‘다시 등장한 정홍원 총리 패러디’
정홍원 전 총리는 총리 후보자들의 낙마로 어쩔 수 없이 총리 자리에 있어, 많은 네티즌들의 패러디 대상이었습니다. 패러디 몇 편을 감상해보겠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홍원 총리 패러디
정홍원 패러디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가 총리 자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입니다. 총리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총리를 해야만 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홍원 전 총리 패러디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의 총리직 유지나 재임용 가능성 등의 원인이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홍원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패러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목했던 총리 후보자 중 낙마한 후보자는 3명이었습니다. ‘김용준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 문제와 부동산 의혹 때문에, ‘안대희 후보’는 전관 예우와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 논란으로, ‘문창극 후보’는 역사관 논란으로 모두 낙마했습니다.
총리직 후보자들의 계속된 낙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무능력하다는 증거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무능력을 땜질하는 정홍원 총리 뒤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점이 패러디로 나온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이 없어 무려 9개월 간 총리 아닌 총리로 살아온 정홍원 전 총리.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자기가 또 불려가지는 않을지 고민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합니다.
‘50대 총리론, 오세훈이 뜨다’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홍원 전 총리가 거론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차기 총리 후보자로 나올까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를 강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 뒤편으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서울 시민들로부터 80만1263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지가 쌓여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우리가 주목해야 할 후보자 중의 한 명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입니다. 무상급식 투표로 서울시장에서는 물러났지만, 보수와 여권에서는 활용성이 높은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가장 먼저 그는 54세로 여타의 총리 후보보다 젊습니다. 50대 총리론으로는 제격입니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잘생긴 외모,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이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파문이 일면서 그가 나설 경우 무상급식 논쟁이 불거질 수도 있지만, 새누리당이 밀고 있는 ‘선별적 복지’의 대변인으로 밀고 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은 지난 2011년 8월 21일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발표한 뒤 무릎을 꿇는 모습. ⓒ 오마이뉴스 남소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부자감세를 주장하자 이를 반대하며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1또한,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투표가 대권을 노린 박근혜 견제용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2
친박에서는 그의 대권을 견제하기도 했습니다.3 그러나 자칭 보수 세력이라 주장하는 단체에서는 아직도 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세훈 전 시장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일할지, 오로지 자신의 사람만 챙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그를 등용할지는 미정입니다. 그러나 여권의 카드로 만지작거릴만한 인물이기는 합니다.
‘이완구가 아닌 김문수 총리가 될 수도 있었다.’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이 총리가 되기 전에 여의도 정치권 찌라시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14년 9월 29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은 경기지사를 통해 행정 경험이 있어 총리직 수행 능력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새누리당에서 차출해 내각으로 끌어들이는 박근혜 정권의 인사 스타일상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워낙 말로 난리를 쳤던 인물이라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4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문수라는 인물이 총리로 나갈 경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입장이 애매해집니다. 대권 주자의 한 명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총리직을 잘 수행할 경우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걸림돌이 하나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김문수 카드를 고집하면 김무성 대표도 별수 없이 찬성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또 거론되는 인물로는 최경환 부총리가 있습니다. 혹시나 박근혜 대통령이 최경환 부총리를 총리로 임명할 경우 ‘부총리도 승진되나요’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다음 총리 후보가 누가 될지 다양한 예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 카드가 그 카드이고 뾰족한 묘책이 없습니다. 그만큼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인물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인물이 문제가 아니라 인사청문회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했다는 사실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인물이 문제라는 증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예언처럼 진짜 사람 빌려달라는 말이 생기는 일도 나오지 않을까 할 정도로 정말 인물이 없네요.
» 몸 내부를 주변보다 다뜻하게 유지하는 악상어. 동해에서 알래스카까지 북태평양에 널리 분포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668m 심해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2.6m 220㎏까지 자라지만 450㎏의 거물이 보고되기도 했다. 사진= Yutaka Sasaki, 위키미디어 코먼스
중부 지방의 요즘 아침 기온인 10도이면 조금 선선해도 견딜 만하다. 그러나 이 온도의 물속이라면 한 시간 만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물속에서는 공기속에서보다 열이 쉽게 전달돼 체온을 금세 잃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대부분 찬피동물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상어와 다랑어 등 일부 물고기는 더운 피를 유지한다. 1835년 영국 물리학자 존 데이비가 가다랑어의 체온이 주변 수온보다 높아 물고기가 찬피동물이란 일반 법칙에서 벗어난다고 발표한 이후 알려진 사실이다.
상어 가운데 백상아리, 청상아리, 악상어 등 5종, 다랑어 가운데는 참다랑어, 황다랑어, 날개다랑어 등 14종이 그런 예다. 이 물고기들은 몸 안쪽에 높은 체온을 유지하는 붉은색 근육이 있으며 생태적으로 활동적인 포식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 그물에 걸린 대서양참다랑어를 떼어내는 잠수부. 이 대형 물고기는 장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먹이를 찾는다. 사진=Danilo Cedrone(FAO), 위키미디어 코먼스
파충류, 양서류, 곤충, 거미, 어류 같은 변온동물은 주변온도가 떨어지면 근육 속 화학반응도 함께 느려져 몸이 굼떠지지만 체온을 유지할 부담이 없다. 그래서 악어는 같은 무게의 사자보다 먹이를 5분의 1에서 10분의 1만 먹어도 충분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반년을 버틴다.
항온동물인 포유류나 조류는 추운 곳에서도 활동을 계속하는 이점을 누린다. 하지만 체온을 유지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많이 먹어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동물인 셈이다.
물속에서 더운 피를 유지하는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보다 에너지를 곱절은 더 써야 한다. 그런 유지비용보다 큰 생태적 이득은 어떻게 얻을까.
이제까지 널리 알려진 가설은 더운 피 물고기는 더 넓은 영역을 서식지로 삼을 수 있고, 따뜻한 근육의 높은 출력을 이용해 재빨리 헤엄쳐 먹이를 더 잘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열대바다에서 온대바다까지 넘나들며 먹이를 찾는 해양동물에는 대왕고래, 북방물개, 장수거북 등과 함께 참다랑어, 악상어가 포함되는데, 찬피 물고기 가운데 이런 장거리 이동을 하는 물고기는 없다. 참고로, 장수거북은 변온동물이지만 몸 안쪽 깊숙한 부위는 주변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한다.
이 오랜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달한 위성 추적 장치와 계통유전학 정보를 종합해 와타나베 유우키 일본 국립극지연구소 생물학자 등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미국립학술원회보> 21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더운 피 물고기가 빨리 헤엄쳐 멀리 이동해 먹이를 쉽게 획득한다고 밝혔다.
» 다양한 해양 척추동물의 연간 최대 이동 거리(㎞). 왼쪽부터 더운 피 물고기, 찬피 물고기, 포유류, 펭귄, 거북의 종류별 최대 이동거리. 더운 피 물고기 가운데는 백상아리, 포유류 가운데는 혹등고래, 거북 가운데는 장수거북의 이동거리가 가장 길다. 그림=와타나베 외, <PNAS>
연구자들은 온혈 물고기의 이동범위가 다른 물고기의 2~3배라고 밝혔다. 이는 펭귄 등 해양 포유류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운 피를 지닌 상어들은 생태적 지위와 크기가 비슷한 찬 피 상어보다 속도는 2.7배 빠르고, 이동 범위는 2.5배 넓었다.
더운 피 물고기는 빠른 유영 속도를 바탕으로 열대에서 온대바다까지, 표층에서 찬 심해까지 먹이 터를 넓힐 수 있고, 이런 장거리 이동능력을 바탕으로 특정 시기에만 얻을 수 있는 먹이를 폭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은 붉은 근육의 높은 대사율과 꼬리만 옆으로 흔드는 독특한 동력 전달 방식, 체온 손실을 최소화하는 역방향 열교환 방식 등이다(■ 관련기사: 개는 왜 발이 시리지 않나).
» 연간 1만㎞ 가까이 이동하는 더운 피 동물인 백상아리.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는 물고기보다 사람에 가깝다. 사진=Hermanus Backpackers,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자들은 “연골어류인 상어와 경골어류인 다랑어가 4억 5000만년 전에 계통이 갈라졌는데도 같은 능력을 획득한 것은 수렴진화의 놀라운 사례”라고 설명했다.
백상아리의 대사 관련 유전자는 다른 물고기보다 사람에 더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백상아리는 내장, 추진 근육, 두개골 등에서 국부적으로 주변 바다보다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며, 이를 위해 높은 대사율을 나타낸다(■ 관련 기사: 백상아리, 물고기보다 사람에 가깝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Yuuki Y. Watanabe et. al., “Comparative analyses of animal-tracking data reveal ecological significance of endothermy in fishes,” PNAS Early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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