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뒤 경찰 안보수사 인력 56% 증가
2024년 이후 시민단체·언론·SNS 게시물까지 국가보안법 수사 이어져
“수사기관 종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 과잉수사 부추길 가능성”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사랑채앞에서 진행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기자회견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609/217589_118604_487.jpg)
경찰이 이미 2년 전에 활동을 끝낸 소규모 독서·토론 모임 참가자들의 주거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면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은 뒤 대폭 확대된 경찰 안보수사 조직이 국가보안법 사건을 통해 조직의 존재 이유와 수사 실적을 입증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7일 통일시대연구원 관계자 등 8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 가운데 5명의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연구원 측은 해당 모임이 통일 문제 등에 관한 자료와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하던 소규모 독서모임이며, 이미 약 2년 전 활동을 종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단체들은 “공개된 자료를 읽고 토론한 행위를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만드는 것은 사상과 학문의 자유를 겨냥한 과잉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일시대연구원 등은 이번 수사를 “독서토론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 이후 안보수사 조직과 인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1일 대공수사권 이관을 앞두고 경찰의 전국 안보수사 인력은 2023년 724명에서 2024년 1,127명으로 403명, 약 55.7% 증가했다. 순수 대공수사 인력도 약 400명에서 약 700명으로 늘어 약 75% 증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확대된 조직을 배경으로 최근 수년 동안 국가보안법이라는 미명 아래 수사가 시민사회와 언론, 온라인 공간까지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8월 민중민주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권말선·한성 씨, 10월 한국진보연대·통일시대연구원·통일의길과 한충목 대표의 주거지와 차량,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랐다. 이후 인터넷 매체 자주시보 관계자들이 온라인 기사와 기고문, 북측 언론 인용 등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송치되는 등 표현물과 온라인 활동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이어졌다.
지난 6월 민중민주당 대표와 사무총장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이적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당시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폭 확대된 안보수사 조직이 시민사회의 민주적인 독서 모임과 토론회, SNS 게시물, 기사와 기고문 등 사상·표현의 영역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 가는 현상 자체가 문제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대상이 된 독서토론 모임의 경우 활동이 끝난 지 약 2년이 지나서야 다수 참가자에게 동시에 강제수사가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이를 두고 “80년대식 공안수사가 SNS와 휴대전화 압수수색이라는 방식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시민의 온라인 대화와 독서·토론까지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동조’ 문제로 확대한다면 사실상 사상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국가보안법의 상금·보로금 제도로도 번지고 있다.
현행 국가보안법 제21조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통보하거나 체포한 사람뿐 아니라, 범인을 인지해 체포한 수사기관·정보기관 종사자에게도 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2조는 일정한 경우 압수물과 관련한 보로금 지급 근거도 두고 있다.
지난 9월23일 KBS가 1981~1992년 국가보안유공자 심사위원회 결정문 1,702건을 분석한 결과, 포상금이 지급된 간첩 사건 175건 가운데 82건, 46.8%가 이후 재심 무죄나 국가기관의 불법수사 인정 등을 통해 ‘조작 간첩 사건’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제도가 수사기관 종사자가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토대로 금전적 보상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둔 구조라며 이해충돌과 과잉수사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개별 압수수색 한 건의 문제가 아니라, 대공수사권 이관 이후 몸집을 키운 경찰 안보수사 조직과 국가보안법이 결합해 시민사회 영역을 지속적으로 수사대상으로 확대하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이들은 독서토론 모임 수사 중단과 압수수색 과정의 인권침해 조사·사과, 국가보안법 제21조 상금제도 재검토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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