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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이란 손 잡은 SCO…미국 군사 공격·제재 규탄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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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9.03 07:30

  • 수정 2026.09.0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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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교역 중단 지지에 트럼프는 군사 공격 강화

트럼프 "최대 공격 대기…이란 남는 건 없을 것"

레자이 "미, 스스로 만든 지옥서 결코 못 나와"

SCO 정상들, 폭사한 알리 하메네이 사망 애도

비슈케크 선언,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도 지지

페제시키안, 푸틴·모디와 회담, 시진핑과 환담

미나브·라메르드 참극 거론하며 미국 비판

미국이 경제 고사 작전과 강도 높은 군사 공격을 통해 이란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가운데, 고립무원에 빠질 수도 있었던 이란에 뜻밖의 '외교적 구원군'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온 반서방 연대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10개 회원국 정상들이다. 이들은 SCO 창설 25주년을 기념해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인 '비슈케크 선언'을 채택하고 이란을 향한 미국‧이스라엘의 2‧28 군사 공격을 규탄하고 정치적,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또한 특정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이란과 러시아를 염두에 뒀음은 물론이다.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이리스 오르도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플러스 회의에 앞서 정상들과 수석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 09. 01. 이란 대통령실 제공. [UPI=연합뉴스]

'절체절명' 시점에 이란 손 잡은 상하이협력기구

비슈케크 선언 통해 미국의 군사 공격·제재 규탄

비슈케크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10개 회원국을 포함한 17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이란으로선 절체절명의 시점이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마침내 3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에 밀려 이란과의 모든 교역을 끊는 '경제 왕따 작전' 지지와 제재 동참을 선언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공격을 재개하고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이었다. 미군은 30일에 이어 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방공·레이더 시설, 해상자산, 기뢰 부설 능력, 통신 시설과, 이란 정부 소유 유조선 2척과 민간 공항 등 100여 곳을 타격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미국이 이란 남부 시리크 지역의 한 결혼식장을 폭격해 2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요 여행·관광 기업 경영진과 면담하고 있다. 2026. 09. 02 [EPA=연합뉴스]

트럼프 "최대 공격 대기…이란 남는 건 없을 것"

레자이 "미, 스스로 만든 지옥서 결코 못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을 통해 "실패한 국가인 이란이 이 정당한 공격에 보복한다면, 훨씬 더 강력하고 높은 수위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라면서 "최대 공격은 대기 중이며, 공격이 마무리되면 이란이슬람공화국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IRGC는 성명을 내고 "침략자들에게 뼈저린 후회를 안겨줄 응징에 이미 착수했다"고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은 미국의 무인공격기인 MQ-9 드론을 격추하고,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요르단과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

특히 이란의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X를 통해 결혼식장 폭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스스로 만든 지옥의 밑바닥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조만간 전장과 외교 무대, 그리고 경제 봉쇄 대응에 있어서 이란의 새로운 전략이 너희의 기반을 철저히 무너뜨리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미 NBC 방송은 2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해커들을 동원해 미국 본토의 에너지·수도·통신 등 인프라 공격을 위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구글 지도 캡처. 2026. 08. 26 시민언론 민들레

SCO 10개국 정상들, 하메네이 사망 애도

NPT상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 지지

이란 전쟁과 관련해 정상들은 '비슈케크 선언'에서 "회원국들은 수많은 민간인 인명 피해와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 이란 영토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는 SCO의 기존 입장(2025 톈진 선언)을 다시 확인한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했다. 이들은 "그런 행위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과 규범을 위반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 안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뒤 "회원국들은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 지지를 재확인하며, 오직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비극적인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선언에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서방의 대러 제재 등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고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일방적 강압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인 이란의 권리도 지지했다. SCO 정상들은 "평화적 목적을 위해 원자력을 연구·생산·이용하고, 이 분야에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차별 없는 국제협력을 추구하는 이란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조치도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보유 고농축 우라늄 반출과 국내 우라늄 농축 금지 등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포기를 압박하며 작년과 올해 두 차례 이란을 공격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알라 아르차 국빈관에서 열린 2026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있다. 2026. 09. 01 [타스=연합뉴스]

페제시키안, 푸틴·모디 회담, 시진핑과 환담

미나브·라메르드 참극 거론하며 미국 비판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도 있었다. SCO 정상들은 "지속적인 분쟁, 에너지 및 식량 안보 과제, 세계 시장의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여전히 엄중함에 주목한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핵심 해상 교통로 및 운송 수송로의 안정성과 안전한 운항을 유지하는 건 지역 및 세계 경제의 안정과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비슈케크 정상회의 기간에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별도로 러시아, 인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고, 중국의 시 주석과는 잠시 만나 환담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은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작년과 올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기본 원칙, 무력 사용 금지 원칙 및 생명권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68명의 학생과 직원이 사망한 미나브 학교 공격과 약 200명의 사상자를 낸 파르스주 라메르드 체육관 공격을 언급하며 미국·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폭격 피해가 발생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초등학교 인근 공동묘지에서 인부들이 수십개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있다. 2026.3.4. 로이터 연합뉴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들었지만, 그 후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가 참가해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 외교 전문지 <모던 디플로머시>의 라민 시디키 편집장은 'SCO 정상회의, 워싱턴 없는 세계의 새로운 구조'란 2일 자 칼럼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열린 최대 규모"라면서 "미국 권력에 동조하기보다는 위험 헤징(대비)을 결정한 국가들의 모임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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