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에서 뉴라이트까지, 극우의 역사적 계보
상업 생태계로 진화한 음모론과 여론조작
한미 극우의 수직 하청 구조와 순환 공작
외세의 이름을 빌린 명백한 내정간섭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가져올 위협
민주주의 파괴 공작을 직시해야 할 시점

선거가 끝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부정선거’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어게인’ 세력과 극우 유튜버, 혐오를 조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결합하면서 온갖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단지 ‘참정권 침해에 대한 저항’으로만 보면 본질을 빗겨간다. ‘부실관리’가 ‘부정선거’로 변질된 현 사태는 내란세력이 주축이 된 한국 극우가 미국 마가(MAGA)의 선거 불복 프레임을 그대로 이식한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
친일에서 뉴라이트까지, 극우의 역사적 계보
이들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극우의 역사적 계보를 추적해야 한다. 이들의 뿌리는 해방 직후 청산하지 못한 친일·부역 세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반공을 생존 무기로 삼은 군사 독재 정권과 이들에 기생한 수구 기득권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전통적인 반공주의에 신자유주의의 약육강식 논리, 그리고 “일본 덕분에 한국이 근대화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사상적 기둥으로 삼았다.
이 세력은 2017년 노재봉 전 총리를 좌장으로 삼아 '한국자유회의'를 결성하고, 촛불집회를 체제 전복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우익 이데올로기 공세를 주도했다. 이후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김광동(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상업 생태계로 진화한 음모론과 여론조작
이들이 권력을 유지하고 대중을 포섭하는 방식은 대단히 치밀하다.
이들은 2010년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미국산 소고기 파동과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으로 수세에 몰릴 때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 정보기관을 동원해 대규모 댓글 공작과 심리전을 감행했다.
이때 개발된 혐오적 은어와 역사 조롱 콘텐츠는 온라인 공간으로 침투했다.
유튜브와 온라인 게임 채팅창을 통해 일종의 ‘놀이 문화’이자 반사회적 배설구로 가공된 극우적 서사는 10~20대 젊은 남성층을 서서히 물들였다.
과거에는 국가 권력의 비밀공작이었던 여론 조작이, 이제는 자극적 음모론을 유포해 막대한 조회수 수익을 올리는 ‘유튜브 가짜뉴스 산업 생태계’로 진화하여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미 극우의 수직 하청 구조와 순환 공작
최근 양상은 토착 극우 진영이 미국 마가(MAGA) 세력과 수직계열화된 하청 구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더 구체성을 띤다.
미국의 극우 진영이 부정선거 음모론과 종교 탄압 프레임 등 상층의 논리를 개발하면, 한국의 극우 세력은 이를 그대로 수입해 광장 동원과 온라인 확산을 실행한다.
2023년 미국 마가 세력과 트럼프 주니어 등이 참석한 '빌드업 코리아' 행사에서 한국 측 대표가 미국 마가를 모델로 삼아 활동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 수직계열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미국 부통령 제이디 밴스 등 마가 핵심 자금책과 연계된 '락브릿지 코리아' 네트워크에 국내 정·재계 인사 및 대기업 회장이 동참하고 있는 점 또한 이들의 결탁이 단순한 일시적 연대를 넘어 조직화된 구조임을 증명한다.
이와 관련해 이병권 인문연구자는 “한미 극우 세력은 국내외 이슈를 상호 복제하며 증폭하는 여론 생산 기제를 가동한다”면서 “한국 극우 인사가 특정 사안을 왜곡한 유튜브 영상을 미국 측에 전달하면, 미국 극우 매체는 이를 '한국 교회의 탄압 실상' 등으로 인용 보도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극우 세력은 다시 이 미국 방송을 들여와 '미국 주류 사회가 주목하는 진실'이라며 국내 여론을 호도하는 순환 공작 체계를 완성했다”라고 폭로했다.
외세의 이름을 빌린 명백한 내정간섭
이 수직계열화 구조의 연장선에서 나타난 현상이 바로 미국 리버티대 교수이자 전직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인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국제감시단’의 활동이다.
이들은 민간단체임에도 마가를 통해 미국 현 행정부와 연계된 듯한 인상을 주면서 국내 선거 시기마다 입국해 사전투표소를 무단 방문하는 등 국내 극우 유튜버와 결탁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유포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 현장에서 ‘선거 집단 불복’을 유도하며 법치 시스템을 교란하는 불법 행태까지 자행한다.
이러한 외부 세력의 개입은 단순한 참관을 넘어 주권 국가의 선거 시스템을 폄훼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정치개입이자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퇴행적 극우 음모론을 권위 있는 국제사회의 시각인 양 포장하여 국내 정치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가져올 위협
더욱이 미 연방 상원 인준을 통과해 공식 부임을 앞둔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 대사의 존재는 이러한 우려를 가중한다.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그는 과거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극우 마가(MAGA) 진영의 부정선거론 기조에 동조해 온 인물이다.
미국 내 선거 제도를 부정한 전력이 있는 인사가 주한 미국 대사라는 공식 외교 직책을 맡아 한국에 부임하는 현실은, 국내 극우 진영의 부정선거 프레임에 강력한 외교적·정치적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미국의 공식 외교관 지위가 한국 내 선거 불복 선동 세력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파괴 공작을 직시해야 할 시점
이러한 내외 요인들이 고착화될 경우 향후 치러질 총선과 대선 등 국가의 중대 선거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법적인 투표 절차와 결과에 대해 ‘국제 감시단’이 외교적 권위를 빌려 조직적·지속적으로 불복을 선동함으로써, 선거제도 자체의 정당성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로 몰고 가는 선동은 미국의 선거 불복 운동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el)'의 논리 구조를 그대로 복제한 하청 정치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대중의 욕망, 약자에 대한 혐오, 근거 없는 공포와 굴욕감이라는 사대 심리 기제를 자극하여 정교분리의 헌법 원칙을 무너뜨리고 종교와 정치를 일치시키는 파시즘적 사회 구조를 지향한다.
민주주의의 허점을 파고들어 내부에서부터 시스템을 와해시키는 한미 극우 세력의 수직 하청 구조와 상업화된 여론 공작, 그리고 외부 민간단체와 외교 경로를 빙자한 정치 개입의 실태를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