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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때도 일 걱정, 마약만큼 위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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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의 현 주소다. 한국 경제 성장 이면에는 직장인들의 '만성 피로누적, 높은 스트레스, 산업재해와 과로사, 그리고 공황장애나 과로 자살' 등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현실은 대개 경제 위기 논란에 묻혀 사회적으로 쟁점도 안 되거나, 일회성 흥미 위주로 다뤄져 곧잘 잊히고 만다. 그리고 문제 해결 방안도 개인이 해야 할 과제 정도가 제시될 뿐이다. '일중독 벗어나기'는 바로 이러한 현실에 던지는 문제 제기이다. 저자는 일중독이 거의 보편화된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고,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는데도 사회적인 문제제기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단다. 이 책은 일 중독이 개인 문제라고 보고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매일 과로사 사망자가 몇 명씩 나오고 매 시간 산재사고가 10건 이상씩 발생하는 데도 "별 이상 없다"거나 "경제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자"며 무감각하게 일에 매몰된 '집단 불감증'에 대한 비판적 고발서이다. 중독은 질병의 일종이다. '일' 중독도 일이 삶에서 지배적 비중을 차지하면서 자기 일은 물론, 다른 사람과 병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갈수록 더 많은 일을 하거나 성과를 내야 만족할 수 있으며, 그 일을 중단하는 경우에는 견디기 어려운 불안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병적인 상황이다. 알코올, 도박, 마약 등 중독과 다름없는 병이면서도 일중독자는 '성실한 사람' '모범적인 사람' 따위로 칭찬하고 포상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일 중독 이론의 접근 방법에서 신경생리학·경영관리학적인 접근을 넘어, 정신분석학·정치경제학적인 접근 방법의 통합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일 중독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까. 저자는 개인이든 사회든 불감증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차원에서 일 중독을 극복하거나 예방하려면 '삶의 질 중심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 이것은 통상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종국엔 경쟁력 중심으로 귀결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스스로 물어보자. "과연 내가 지금 하는 일은, 행복한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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