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깊이 알지 못하면서 섣불리 아는척 하거나 나서지 말 일이다.

신년벽두 마음가짐 중 하나는 sns를 자제한다는 것이었다. 잡설만 늘어날 뿐, 어차피 인스턴트일 뿐인 공간에서 과중한 이야기를 꺼내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한 번 들어가면 계속 머물게 되고, 이 이야기를 보면 또 저 이야기를 찾게 된다. 그러다가 좋은 글이든 꺼리는 글이든 만나게 되면 기어이 참지 못하고 말을 덧댄다. sns 공간에 머무는 시간은 늘어나는데 남는 건 거의 없다.

최근 들어 더욱 sns를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 공간의 논의가 점점 더 맥락이 없어진다는 거다. 점점 가벼워지는 수준들과 반면에 더 휘황해지는 언변들. 그러다보니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글들은 뒤로 밀리거나 사라지고 그저 직관적으로 호불호가 갈릴만한 글들만 빽빽히 타임라인을 채운다. 거기에 또 좋아요 눌러주고 덧글 달고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문제를 고민이라도 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편파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런 풍토가 만연한 sns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정작 나 자신조차 그리 되어가는 듯. 최근 포스팅한 글들을 훑어봤는데, 나 또한 그런 경향에서 그닥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부끄러운 일이다. sns를 일종의 낙서장이나 날적이 정도로 생각하긴 했지만, 원래 여럿이 함께 글을 올리는 공간이 언제나 그렇게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고보니 sns가 공론장이냐 아니면 사적 공간이냐의 논쟁은 그 공간이 열리는 순간부터 이어졌던 이야기이긴 하다만.

아무튼 간에 sns에 머무는 시간은 정말 진짜 리얼리 획기적으로 줄여야겠다. 더불어 그 공간에 글을 올리는 것도 최소화하고, 남의 글에 덧글 다는 것도 줄이자.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지만, 잘 안되긴 하더라. 올해도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 안 그랬던가. 항상 계획하고 시작하고 잘 안되고 후회하고 그러다 또 계획하고 시작하고...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어쩌다보니 신년계획을 또 올리게 된다. 잘 해보자고,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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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15:34 2021/01/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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