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도 안 된 인간"
하승수가 페북에 글을 올렸다.
점점 제 발등을 찍는다. "이낙연보다 양정철이 쎄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라고?
말이 안 될 건 뭐여? 아니 그런 일이 어디 한 두번이었어야지. 황교안보다 최순실이 쎘고, 정동영보다 유시민이 쎘는데 그거 생각이 안 나던가?
더 심난한 건 "기본도 안 된 인간"이라는 말이다. 양정철이 기본도 안 되었다는 뜻이겠지. 생양아치짓 하는 인간에게 뒤통수 호되게 후드려 맞았으니 빡이 칠만도 하다. 양정철을 대표로 하는 더민당이 생양아치인 건 맞지.
하지만 "기본"은 또 뭔가? 정치에서 기본은 이념이나 신념, 명분 같은 것도 있을 거다. 이런 가치로서의 기본은 당연히 탑재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겠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하승수는 "기본"을 지켰나? 녹색의 가치, 생태의 이념, 독자적 대안정당이라는 명분 죄다 폐기했으니 더민당 위성정당을 자처하려 했던 거 아닌가? 게다가 공당을 사당처럼 여기지 않았다면, 즉 공당을 공당으로 여기는 기본이 있었다면 저런 짓 안 했을텐데.
현실정치에서의 "기본"은 또 있다. 자신의 역량과 상대의 위상, 상대의 생각과 현실의 정세 등을 읽어내고 이를 활용하는 것도 기본이다. 이러한 의미의 기본에서라면, 양정철은 약아빠졌지만 기본기가 충실했던 거고, 하승수는 기본 중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자였다.
게다가 이렇게 사태가 흘렀다면 철저한 자기반성과 녹색당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양정철을 거론하면서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양정철이 그런 짓을 능히 할 자라는 거야 이미 세상이 다 아는데 하승수만 몰랐던 건가? 그럴리가. 하승수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데. 나까지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믿게 만들 정도로 영악하게 해왔는데.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 벌어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역시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하승수는 지금 그런 거 일체 없다. 지금 누가 누구에게 기본도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하승수라는 인물에 대해 높게 평가해왔던 나도 참 기본이 안 된 인간이긴 하다.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도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