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의 난
미래통합당이 만들어지고 그 위성정당으로 미래한국당이 만들어질 때, 어쩌면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얼마나 재밌을까 했던 상상이 있었는데, 그게 그만 현실이 되었다. ㅋ
노컷뉴스: 미래한국당, 비례순번 놓고 내분... 최고위 파행 '촌극'
여하간 뭘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여주는 수구정치세력의 모습은 말 그대로 촌극이다. 난 이런 일이 그저 내 망상계에서나 작동할 줄 알았는데 실현된 상황을 보니 이건 내 생각보다 훨씬 스펙타클하고 찰지다. 이쯤 되면 한선교 뚝배기엔 뭐가 들어 있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자, 이 상황이 뭔가 하면.
황교안이 비례의석 싹쓸이 하자며 미한당을 만들자고 했다. 그런데 위성정당도 당이니까 구색을 맞춰야 한다. 이것저것 다 갖추었는데 당대표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선교에게 어차피 네 정치인생은 이번으로 종치는 거니까 가서 네가 당대표해라. 물론 내 말만 들어야 하고. 당연히 선거 끝나면 알아서 짜지고.
기왕에 정치인생은 쫑났다고 생각한 한선교는 미한당을 갔다. 가서 눈물 콧물 짜면서 대표에 올랐다. 그랬는데 어째 이게 진짜 이 미한당이 총선 지나면 20석 이상도 얻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 이게 아무리 차명계좌라지만 엄연히 내 이름으로 만든 통장 아녀? 그럼 내 거지! 오호, 견물생심이로다.
그렇다면 명실상부 통장이름이 내 것이니 이걸 내 거라고 우기면 누가 차명계좌라고 하겠어. "그거 원래 내 건데 한선교 이름만 빌린 거라구" 이러면서 황교안이 나서면 그땐 금융실명제 위반인가? ㅋ 암튼 한선교가 이렇게 짱구를 굴렸더니 배짱이 두둑해지더란 말이지.
앗싸! 공천권 내 마음대로 휘둘러서 내 꼬붕들을 비례후보로 만들어놓으면 선거 끝난 다음에 이 당은 그냥 진짜루 내거! 이렇게 생각했던 거 같다. 그래서 막 공천권 행사하는데 미통당 입장에선 엇 뜨거라 할 수밖에 없는 거지. 특히 황교안은 정신이 아득해지지 않겄어? 아니 저 쉥퀴가 뚝배기에 총알이 박혔나, 왜 저따위 짓을! 어라? 내가 앞번호 주라고 보냈는 자들은 다 떨궜네? 아니 이런 ㅆㅂ...
이거 며칠 안에 정리정돈이 끝나야 하는데, 이러면 황교안이나 미통당 입장에서는 후덜덜해지는 거다. 한선교가 아이 썅 나 몰라, 다 죽자, 이러고서 후보등록하는 그 순간까지 꼬장을 부리면 어쩔 건데? 아오, 진짜 그런 일 벌어지면 한국 헌정사에 최고의 코미디물이 되긴 하겠다만.
더민당과 그 위성정당은 어찌 될라나? 거기도 그렇게 될라나? 물론 그 가능성은 미한당에서보다는 극히 작다고 보인다. 하지만 그 여파는 아마도 총선 지나면 금새 드러나게 될 거다. 나가니 마니 하다가 그게 더민당 위성정당이냐 아니냐 가지고 또 쌈질하고. 그것 역시 미통당과 미한당이 보여준 개그물에 버금가는 웃기는 짜장이 되겠지만.
그래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그거다. 잔뇌 굴려 꼼수 피워봐야 결국 남는 건 두통밖에 없는 거옄ㅋㅋ
이러다가 조만간 미한당 출신 국회의원과 더민위성정당 출신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내지는 그 보좌관이나 당직자들 사이에서 "진짜 사장 나와라~!" 투쟁 벌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