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법흥사지 전탑과 고성이씨 탑동파 고택
숙소로 잡은 임청각 바로 옆은 법흥사지였다. 그 자리에 법흥사는 간 곳 없지만 칠층 전탑이 우뚝 서서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전탑이라는 건 구운 벽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탑이란다. 법흥사를 상징하던 탑이라지만 법흥사는 이름만 남아 있고, 여기서 좀 떨어진 곳에 법흥사라는 이름의 절이 따로 있다. 탑의 부조가 기가 막힌다.
법흥사지라던 곳에는 고성 이씨 탑동파(塔洞派) 고택이 있다. 아마도 이 전탑 덕에 탑동파라는 칭호가 붙었을 게다. 고택은 택지의 규모가 넓고 건물이 안동 양반이 이리 살았더라는 것을 웅변하듯 장하다.
서울에도 이렇게 크게 남아 있는 사대부가의 고택이 없는데, 여기서 보니 옛날 한자락 하던 양반들 권세가 어느 정도였을지 헤아리기가 어렵다. 이정도 고택을 유지 관리하려면 사람이며 돈이며 얼마나 들었어야 했을까나.
어릴적 시골에 있었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수준도 여기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나 할까. ㅋ
앞으로 철로가 지나가는 통에 가림막을 쳐놓은 터라 강이 보이질 않지만, 과거 철로가 없을 때에는 지세만으로도 세간의 부러움을 샀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