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노동탄압
열일하는 따오기팀이 또 볼만한 영상을 내놨다.
따오기: 구글이 열심히 일하던 엔지니어들을 해고한 이유
동영상은 최근 구글이 4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는데 그 이유가 식당노동자(the people who prepare and serve food in the cafe)와 청소노동자(the people who clean the office)의 평등한 노동권을 주장하였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동영상은 구글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은 상당히 오래 되었으며, 그 이슈도 다양했고, 특히 구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함께 해왔던 것임을 이야기한다. 그러한 전통 속에서, 최근 해고된 4인은 구글의 주력 노동자들인 IT 개발자나 사무직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청소노동자와 식당노동자들의 노동권 향상에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도 나오지만, 해고된 사람 중 1명인 Paul Duke는 결국 자신들의 주장은 특정 노동자들에게 편향된 이해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This is about the people who DO the work)." 난 이 대목에서 상당한 울림을 느꼈다. 모두를 위하여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간단한 당위가 왜 현실에서는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구글 사측이 벌이고 있는 노동운동 탄압은 한국사회에서 벌어졌던 유사사례들에 비하면 유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장담컨대 적어도 구글에서 해고된 이 4인과 구글의 투쟁은 아무리 길어봐야 1년 안에 종식될 것으로 예상한다.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투쟁과는 별개로 법적인 측면에서 양측이 수긍할 수 있는 조치는 그 안에 분명히 나오게 될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한참 일할 나이에 해고된 삼성의 한 노동자는 고공에서 홀로 시위를 하며 환갑을 넘겼다.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보니 이젠 무감각해질 지경에 이르렀다. 이건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글의 사측은 한국의 삼성보다 훨씬 낫다거나 미국의 제도가 한국보다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자본가들의 습성과 자본과 결탁한 정권의 습성은 어디나 같으니까. 그러나 적어도 시스템이 사람들을 수십년간 고용관계의 문제로 인해 투사로 만드는 일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는 좀 비교해볼만하다.
구글은 그런 의미에서 쟤들도 우리랑 비슷하네라는 수준의 감상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환경과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회적 시스템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덧)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IT 분야에서는 더더욱이나 대체재라는 것이 힘들고 귀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기술의 차이나 독점의 문제도 있지만, 익숙한 것을 떠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는 듯하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 상업적으로 개인정보를 이용하고, 보안에 취약하며, 국가권력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때문에라도 페이스북에서 떠나야 한다거나 유튜브를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게 쉽지 않은 걸. 고민은 고민이다. 아예 온라인 세계를 떠날 수도 없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