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다음 수를 본다면 어떤 수가 나올까?
직전 포스팅에서 임종석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더랬지만서두, 주변 반응을 보면 임종석이 이대로 정치판에서 완전퇴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1도 보이질 않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그만 둔 시점 자체가 본인이 제시한 이유의 설득력을 반감시킨다. 뭐 측근이 이야기하길, 이미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인데 마침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기냥 질렀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여 됫박이여. 그거 믿을 놈은 하나도 없고.
비서실장 내려놓자마자 한 짓이 종로로 주소 옮기는 거였는데, 와 이거 기냥 날로 먹으려는구나, 내부적으로 복잡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마침 정세균 의원실에 있던 넘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보냐고 했더니 그냥 픽 웃고 말더라. 청와대쪽도 심드렁하고, 더민당쪽은 울그락불그락하고. 이 상황이란 게 임종석에게는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었던 때의 상황과는 완전 딴판인 상황이 벌어진 것일 게다.
당시 한명숙을 비롯해 민주당은 임종석 하나 어떻게 해볼라고 주접을 싸다가 호남 인심 다 잃었고, 결국 그게 기화가 되어 2018년 총선에서는 아예 호남지역에서 폭망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지금 상황이 많이 변했는데, 이게 재밌는 게 임종석 고향이 전남 장흥인데도 이렇다. 겨우 호남 인심이 민주당으로 돌아섰고, 그 덕에 지금 박지원 등이 똥줄이 타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임종석의 손을 들어줄 이유가 더민당에겐 없다.
금의환향하여 온 동네방네에서 전대협 의장님 옹립하듯 떠받들여주길 기대했는지 모르겠다만 그런 상황이 단 1도 없는 거다. 그러니 종로로 주소 옮긴 다음에 별 행보도 없이 산이나 다니다가 이제 이렇게 된 거. 물론 산을 그냥 탔을리는 없고 온갖 짱구를 굴렸겠지. 그 짱구굴림 끝에 도달한 첫 번째 결론. 아, 내년 총선에서는 빛 볼 가능성이 별로 없다. 글쎄, 뭐 지가 좀 한 발 빼면 당선 가능성 높은 곳에서 한 방 할 수도 있겠지만, 예를 들면 다시 성동으로 돌아가는 거지. 의장님 옹립 때부터 따라다니던 한양대 가신들하고 원점에서 재도약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건 가오가 빠지고.
일단 청와대 비서실장 외에 그 이전 경력은 이제 그다지 효용이 없고, 청와대 비서실장을 기반으로 다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단 손을 뻗을 수 있는 건 자신의 특기인 통일운동. 본인 스스로가 주사계열하고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엇고, 자민통 쪽에서도 내놓은 자식 취급하고 있으니 친북스타일의 통일운동을 할 것은 아니라는 알리바이가 성립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거야 대중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문제고.
중요한 건 임종석이 뭔 배달민족의 하나됨을 위하여 이런 숭고한 뭣도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 통일운동이 아직은 약빨이 남아 있는데다가, 현재 북미관계를 고려한다면, 그리고 바닥을 친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면 향후 당분간은 블루오션인 분야라고 손익계산서를 짤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문재인 정권 남은 기간 동안 일정하게 남북관계가 완만해지고, 거기에 자기가 숟가락 올려놓았다가 빛 좀 보면 이걸로 밑천이 확보된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이고.
그때 딱 돌아오는 게 바로 2022 지방선거. 아아... 서울시장이 있었구나... 정무부시장 했던 경력도 있고, 박원순은 이제 더 못하고. 그럼 무주공산이 서울시장에 도전해서 한방 터뜨린 후, 이명박 코스를 타는 방법도 없지 않다. 뭐 이런 수순?
이 블로그가 어차피 내 일기장이니 그냥 내 생각일 뿐이지만, 혹시라도 이거 보는 사람들이 오해할까 걱정되서 다시 말하지만, 이건 그냥 내 뇌피셜이다. 관심법이라고. 맞느냐 틀리냐 뭐 그런 거 관심도 없고. 그냥 소설 써보는 거다. 아... 줸장, 내 일기장에다가 이렇게 변명까지 해야 하나... 암튼 그렇고.
어쨌든 이런 류의 방식들이 보이는 판에 임종석의 은퇴선언이라는 거는 그냥 때 되서 나오는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된다는 거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난 임종석이 통일운동한다는 거에 별로 기대가 없고 오히려 우려가 많다. 다만, 이젠 89년처럼 평양에 한국 대학생이 간다고 한들 그게 별로 공포와 충격으로 변환되지도 않고, 미국의 상황이라는게 트럼프 하는 꼴로 봐서 지금보다 더 나은 북미관계가 형성될 것 같지도 않을 뿐더러, 더 중요하게는 임종석이 참여했던 현 정권과 여당이 미국 민주당과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미국의 정권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거, 이런 것들이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현실 정치판을 쏘다니던 임종석이 그런 것까지 생각을 했을 거라고 믿어보는 수밖에.
아... 그렇지. 나는 일단 내 먹고 살 궁리부터 한다는 게 자꾸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 걱정부터 하고 있네. 핫^^;;;
김세연의 부산시장 출마가능성에 대해서도 뇌피셜을 작동시켜보고자 했으나...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