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개혁 플랜 A, B, C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하승수 변호사가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면서 정치개혁 패스트트랙 입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날은 추워지는데 건강이 상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고. 노숙 농성하는 한편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고발도 진행하고, 언론에 칼럼도 올리면서 총선준비도 하고, 이 냥반 정말 부지런하다. 존경스럽다.
하변이 경향신문에 또 정치관계법 개정에 대한 칼럼을 올렸다.
경향신문: [하승수의 틈] 선거제 개혁을 위한 플랜 A, B, C
이 바쁜 와중에 이런 글까지 올렸으니 대단하다고 하겠으나, 난 여전히 세부적인 차원에서 하변의 주장에는 크게 동의가 안 된다. 기본적인 방향은 국회의원 정수 증원과 선출방식의 변경, 즉 연동제 도입이다. 여기에 대해선 언제나 동의한다. 그런데 이를 추진하는 과정, 여론을 만드는 과정은 그다지 동의가 되질 않는다.
하변이 말하는 '플랜'은 정치관계법이 개정될 수 있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국회의원 뽑는 방식 1안, 2안, 3안'이라고 할 것이다. 1안은 의석 30석 증석하고 비례를 80석으로 한다는 거다. 2안은 현행 의석 유지하는 거다. 3안은 250:50으로 지역구:비례를 정하되 '준연동형'으로 하는 거다. 앞의 안들은 '준연동형'이 아니라 '연동형'을 전제로 한다고 한다.
난 3가지 안이 그다지 차이가 있다고 보질 않는데, 왜냐하면 어떤 안이든 간에 비례성 강화라는 측면의 의미를 확보하는데도 큰 영향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하변이 제시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변은 이렇게 말한다.
"국민세금 440억원을 절약하면서 국회의언 30명 늘릴 수 있다고 하면,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있겠는가? 이렇게 하면 얼마나 감동적인 정치개혁이겠는가?"
글쎄다... 국민 입장에서 세금 440억 절약했다는 것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어차피 30명 의원 늘리는데 들어갈 돈인데 그걸 뭐 절약했다고 할 건덕지도 없다. 결국 국민 입장에서는 혈세는 그냥 낭비되고 있는 거다.
반면 의원 30명이 늘어났다는 건 그들에게 줄 돈을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타의 설명따위로는 합리화되지 않는다. 지금 있는 것들만으로도 열통이 터지는데 거기다가 30명을 더 늘린다고? 이미 조단위 세금이 삽질에 들어가고 비선 자녀 말 태워주느라 들어가는 등을 봐온 국민에게 440억쯤은 껌값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난 플랜 A, B, C 뭐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과감하게 의원 한 1000명으로 늘리고, 보좌관 다 없애고, 죄다 비례로 뽑자고 하는 게 어떨까 싶다. 아, 내년 출마하는 사람은 이런 말 하기 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럼 내가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