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7056억, 소방청 1851억
내년도 예산안 중 국정원은 7,056억원, 소방청은 1,851억원이란다. 일단 이 숫자 자체만으로도 이해가 잘 안된다. 구체적인 예산안을 봐야겠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더라도 아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거다. 왜냐하면 어차피 국정원의 예산은 구체적인 세목 없이 두리뭉실하게 나와있을테니.
예산안의 액수를 전년도와 대비하면 더 이상하다. 국정원 예산은 전년대비 30%가 증액되었고, 소방청 예산은 전년대비 15%가 감액되었다. 이 정부의 성격이 도대체 무엇인지 이젠 아예 종잡을 수가 없다. 적폐의 온상이라며 해체 내지 재편을 주장하던 국정원은 예산을 터무니없이 증액하고, 국가공무원화 및 적정 처우를 약속했던 소방청의 예산은 사정없이 깎아버렸다. 뭘 하자는 건가?
최근에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만 봐도 이러한 예산편성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오늘 어떤 회의를 했는데 그 회의는 국정원 프락치 사건 대책회의였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댄데 아직도 국정원이 프락치를 동원해서 조직사건을 조작하나? 이 사건은 현 정권이 정보기관에 대한 통제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반면 소방청의 공무원들은 위험에 노출된 채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화학적 오염물질을 노상 뒤집어 쓰고 사는 사람들인데 이에 대한 안전조치나 사후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큰 사고가 터질 때마다 소방관들이 희생되고, 그 때마다 처우개선이 운운되지만 현실은 예산이 확 깎여나가고 있다.
난 이 정권이 대체 뭘 하자는 정권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문재인 보유국이라 자랑스러워요" 운운하는 자들은 도대체 뚝배기에 뭘 집어넣고 사는 자들인가? 회의 하다가 갑자기 분이 확 솟구치는데 여태껏 가라앉질 않는다. 아주 기분이 더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