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들여다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아무리 비판을 받고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아도 민주노총에 대한 어떤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냥 아까워서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노동정치의 발판이 되어야만 한다는 당위가 아직 다른 당위로 대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오늘날의 민주노총에 대하여 불만이 많긴 하다. 남한 최대의 통일운동단체가 되어버린 민주노총이 퍼뜩 제정신을 찾길 바라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부닥친 금속 사업장에 대하여 어중간하게 서지 않길 바라고, 대정부투쟁과 대자본투쟁을 보다 힘 있게 해주길 바라고... 뭔 바라는 게 이리 많은지. 이건 그냥 예배당에서 조물주에게 뭣도 해줍시고 뭣도 해줍시고... 하는 거하고 같은 건가? 흐...
노동현안에 대해 알고 싶을 때는 그래도 민주노총의 문건을 참조하게 된다. 이번에 나온 주간 소식은 당장 쟁점이 된 철도파업부터 해서 여러 사안이 다루어지고 있다.
좋은 소식 고맙다. 그런데 언제나처럼, 남한 최대 통일운동조직 민주노총은 반미투쟁에 한 꼭지를 할애하는데, 이번엔 방위비분담 인상과 지소미아 연장 강요가 주제다. 지소미아 연장의 문제는 다른 문제가 있지만 그건 건너뛰고, 방위비분담 문제 이야기 부분에서는 좀 아쉬운 면이 있다. 바로 미 군속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의 문제다.
난 민주노총이 미군 부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군속들의 노동문제를 좀 다루어줬으면 한다. 방위비 분담 이야기 나올 때마다 미군은 이들의 노동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이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입장을 제시하면서 정부에 요구안을 제출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자면 미 군속 전원을 한국군 군속으로 전환배치하는 방안 등은 어떨지 모르겠다.
언제나 아쉽지만 그렇다고 등을 돌릴 수 없는 민주노총. 불현듯 생각이 나서 찾아보다보니 그런 저런 생각이 드는 아침이었다. 오늘도 날씨가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