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딴지... 개헌이 잘 될지 몰라서...
꼴랑 며칠 있다가 어떤 마을의 주민들과 개헌과 기본권과 선거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주제 자체가 워낙 광범위해서 어떻게 말을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감감하기만 하다. 그건 그거고...
우짜되었던동, 몇몇 선생님들과 페친 중에서도 유력한 분들이 청와대가 주도하는 개헌논의의 심장부에서 활동하시고 있는 상황이다. 다들 좋은 안을 만들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훌륭한 개헌작업을 수행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다.
그분들의 헌신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듯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런 류의 개헌논의가 지금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다. 특히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수라는 희안한 당위론과, 독일이나 스위스는 허구헌날 개헌을 한다는 등의 포인트 어긋난 사례를 드는 분들을 보면 더욱 이번 개헌의 과정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현재의 법제 하에서는 불가능하지만, '혁명'에 준하는 차원의 사회적 변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개헌이라면, 현재의 의회를 해산하자거나 개헌안의 국민투표 후 선출직들에 대한 전면적인 총선거를 실시하자는 등의 안까지는 아니더라도, 촛불들의 '혁명적' 의사표현이 가능한 장을 만드는 정도의 절차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개헌 사이트 하나 개설하는 것으로 퉁치고 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몇몇 정당과 일부 단체가 제시하는 개헌안을 이리저리 검토해보고 있지만, 새로 제시되는 헌법규정안이 아니라 그러한 안들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영 찝찝하다. 좋은 말 다 넣어놓는다고 한들, 이런 과정을 거친 개정 헌법이 주권자들로 하여금 "이 헌법은 내 헌법이다"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해 줄 것인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