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찾아서

잡기장
아침에 눈을 떴을때, 11시. 무지 피곤하다. 어제는 3시쯤에 잤는데, 컴퓨터와 불을 안끈걸 어찌 기억해 5시쯤에 일어나 다 끄고 다시 잤다. 그렇다더라도 6시간은 더 잔건데. 이렇게 피곤한 거는 분명 꿈 때문이다.


알 수 없는 괴물을 쫓는 알 수 없는 팀의 리더였다.
그 괴물들은 어느 평범한 들판을 지나, 어느 산 중턱에 위치한 한 건물에 있다.
그들은 인간과 비슷하지만 마치 진흙이 흘러내리는 듯하다.

난 먼저 정찰을 나갔다. 어떻게 발견했는지 모르지만 그 건물에 잠입했고,
계단을 내려가니 아래층에
세 개의 문이 있는데 그 중 가운데 문이 비밀통로라는 걸 알고 있다.
(근데 왠지 목욕탕 같다.-_-)
왼쪽, 오른쪽의 문은 복도를 지나 큰 방으로 연결된다.
가운데 문은 지하로 향한다. 내려가는 길의 벽은 온통 빨간색.

그 괴물은 총으로 죽일 수 없다.
어떤 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특수한 칼로 세 군데의 급소 중 한 곳을 한번에 찔러야 한다.
정수리, 목, 그리고 왼쪽 배 부분.

건물을 빠져나오며 나는 괴물을 상대해야했는데, 둘은 처치한 것 같다. 괴물은 피는 흘리지 않고 그냥 스르륵 사라진다.
힘이 엄청 셀 것 같은데 내가 한방에 모두 처치해서 힘은 확인할 수 없었다. (-_-;)


난 팀원들에게 돌아왔다. 이제 팀을 이끌고 그 괴물들의 아지트로 간다.
가다 보니 모두 흩어지고 나와 누군가만 같이 가고 있다.
배를 타고 강을 내려간다. 조그만 강이고 상류도 아닌 것 같은데 물살이 거세다. 막 물이 배 안으로 튀어들어온다.
둘은 엄청 힘들지만 어케 어케 해서 잘 내려가고 있다.
오른쪽을 바라보니 그 괴물의 산이 보인다.
왼쪽을 바라보니 안보이던 동료들이 강둑 위에서 이쪽을 보며 여기 있다고 손흔들며 알린다.


팀과 합류해 캠핑을 하다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중 도중에 기억이 잘 안나는데 지금 생각하면 영화에서 본 장면을 아주 있는대로 갖다 쓰고 있었던 듯.
결국 괴물의 산에 도착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른채로, 목마르고 배고파서 잠이 깼다. 깼을때는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더니 지금은 중간중간 연결이 안된다.
....
이게 뭐지 -_-?
대체 먼꿈인지 모르지만 여튼 무지 피곤하다.
가능하면 늦은 새벽까지 일하지 말고 일찍 자야겠다. -_-;;; 날씨까지 더우니 처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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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2 19:02 2007/07/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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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토 2007/07/12 20:18 URL EDIT REPLY
수고하셨어요. 혹시 지구를 구하셨는지도 몰라요.
지각생 2007/07/12 20:25 URL EDIT REPLY
아.. 또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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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는가

잡기장
그가 대답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려하지만 목에 걸려 나오지 않는 듯합니다.
애타게 불러봅니다.
이렇게 보내기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누군가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했을때
전 농담으로 "나를 키운건 8할이 이 친구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평생을 나와 함께 하며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었던 친구.

내가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나아갈때,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친구.

그가 언제부턴가 호흡이 거칠어지고, 예전처럼 명석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주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쉬게 해줄 수 없었습니다. 나만 생각하며 계속 이끌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가, 요즘 계속 "힘들다"고 말했는데, 저는 그저 "조금만 더 힘을 내. 친구"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죠.
그는 실제로 다시 힘을 내서 내 기대에 부응해줬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걸 알지 못했습니다.

어제 밤. 그는 드디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너를 위해 변변히 업그레이드 한번 못해준 나를 용서해다오.
돈이 생기면 난 떡볶이 한 접시를 더 사먹었지. 차마 너를 위해 아껴두진 못했다.


너는 이렇게 나의 분신이었는데, 너에게 4년 반은 인간의 60년에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그 힘든 시간들을 몰라주었구나

그의 지금 모습입니다. 몸이 더 이상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하드디스크가 맛갔어요 ㅠㅠ 그것뿐 아니고 다른 것도..) 그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지금의 내겐 너무 벅찬 일입니다. 어쩌면 그의 마지막을 덤덤히 지켜주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일일지도.


아.. 비가 신나게 내리는구나. 안녕 친구여~
(노래 : Green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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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1 13:29 2007/07/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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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8/05/13 19:26 | DEL
지각생의 [그대, 가는가] 에 관련된 글. 언젠가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사흘 후에 부활하셨던 제 단짝 놋북이그만 액정이 깨져버리고 말았어요. 요즘 컴퓨터를 멀리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그래서 자신을 구석에 처박아두고 있는거라고 생각했나봅니다.모처럼 가방에 넣고 증산동, 영등포를 거쳐 남산으로 돌아와 보니화면 오른쪽이 ... 당장 다음주에 한국 밖으로 들고나갈 놋북이 필요하고 해서1. 놋북을 한 주간 빌려주실 분2. 쓰시던 중고 놋북을 그냥 주실
나루 2007/07/11 13:32 URL EDIT REPLY
너무 슬픈데요, 안녕...
지각생 2007/07/11 13:33 URL EDIT REPLY
흑... ㅠㅠ
☆디첼라 2007/07/11 13:55 URL EDIT REPLY
쿨럭.. 깜딱 놀랐는뎅.. 그래도 삼가 조의를..
지각생 2007/07/11 14:03 URL EDIT REPLY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orz
케산/세르쥬 2007/07/11 19:03 URL EDIT REPLY
놀래라~(가슴을 쓸어내리며)
지각생 2007/07/11 19:48 URL EDIT REPLY
:D
당고 2007/07/13 00:38 URL EDIT REPLY
얼마나 놀랐는지;;;
지각생 2007/07/13 00:59 URL EDIT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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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잡기장
조금만 더 이대로 있었으면 하는 마음. 조금만 더 함께 걸었으면 하는 마음. 조금만 더 다가갈 수 있으면 하는 마음. 조금만 더 용기를 낼 수 있으면 하는 마음.

많이도 아니고, 조금만.
몇 분만이라도. 저 앞까지만이라도. 한 발짝만이라도. 그리고 한 마디만이라도. 조금만 더.

혼자만의 바램은 대개 아쉬움으로 끝나지만
끈기 있게 서로 계속 맞춰갈 수 있기를. 그게 용인되길. 계속 힘을 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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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13:30 2007/07/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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