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다녀왔습니다~

잡기장

지음님의 [빈집 이름 공모합니다.] 에 관련된 글.

"빈집"의 최장 투숙자가 될 지음윤미 커플의 이삿짐이 어제 "빈집"에 들어찼습니다.

 

사다리차를 내려다보는 작업반장-간지남 말랴와 로망-브레이커 하지메

 

남산 도서관에 있는 책은 다 처분해!

지음윤미의 시간들이 묻어 누래지는 책들입니다.

 

그 많은 책을 다 꽂고 나니

우리의 간지남은 "술맛 떨어지겠다. 뒤로 좀 돌려라"

 

책장 배치를 위해 4가지의 안을, 사람 많고 다 만만하단 이유로 모조리 "한번 옮겨봐" "아까게 낫다" 이러면서 저렇게 낙찰이 났지요. 역시 관람?용 책들이라 수석장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죠?

 

빈집에 가시거던, 꼭꼭 숨겨져 있을 이걸 반드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푸훗.

 

다음 날 아침, 창문 안으로 쏘아 들어오는 햇살.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합니다. 더 넓직하고 여유 있어 보이는 군요.

 

저는 "앞구르기 2회, 옆구르기 7회를 할 수 있는 방바닥"을 드디어 만나 행복에 절었습니다.

이사 오자마자 바닥에 기스난다고 구박을 들었다네요.

 

 

제대로 그림 나오는군요. 좋다~

 

아직 정리할 짐도 많고, 어떻게 살림을 꾸려갈지 이제 고민꺼리가 쌓여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운 고민이 될 겁니다.

 

아마 처음에는 시범적으로 완전 오픈 운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남산3호터널 입구의 "빈집", 많이 많이 찾아와 주세요.

 

한가지. 빈집에 들어갈때는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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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 17:41 2008/02/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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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知 2008/02/26 17:45 URL EDIT REPLY
우와~~ 창문이 엄청 크다더니, 진짜 엄청 크다...+_+ 실제로 보면 너무 멋질 것 같은데요~~>.< 으호호~ 빨랑 가고 싶당...>.< 예전에 파차 컴터에서 본 것 말고 포즈잡고 찍은 결혼사진이 또 있군화~!! 반드시 찾아보리라~~
지각생님, 그나저나 빈집만 가지 마시고 정보공유연대 회의에도 좀 오시라...-ㅁ-+
달군 2008/02/26 17:49 URL EDIT REPLY
집 되게 좋다 되게 좋다..+ㅗ+
지각생 2008/02/26 18:20 URL EDIT REPLY
홍지// 서둘러야 해요. 너무 깊이 숨기기 전에 ㅋ 이번주 회의는 갈께요
달군// 정말 좋아요. 어여 시간내서 가보삼 :)
개굴 2008/02/26 21:17 URL EDIT REPLY
이사 잘했네.. 수고들 하셨삼
적린 2008/02/26 21:39 URL EDIT REPLY
저택의 풍모가 점점 더 갖춰 지는 듯. ㅎㅎ
지각생 2008/02/27 12:38 URL EDIT REPLY
무수한 전설이 나오지 않을까 ㅋ
디디 2008/02/28 09:57 URL EDIT REPLY
아흥 -ㅅㅜ
디디 2008/02/28 12:10 URL EDIT REPLY
그나저나 지음과 윤미가 저런 샤방샤방한 사진을 찍었단 말이지. 우헬헬
지각생 2008/02/29 00:13 URL EDIT REPLY
저거 말고도 또 있다능.. 후후 지음 윤미는 저 사진들을 역사에서 지우려는 발칙한(?) 생각을 한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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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체인

자전거
지난주, MT 준비물을 뒤늦게 사러 마트를 갔다. 버스 타긴 애매하고, 걷기엔 지루하며, 무엇보다 내 모습이 꾸질꾸질하다. 이럴땐 휘익~ 사람들을 지나칠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의 좋은 점 중 하나다. "그냥 집에 있다 잠깐 나온거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안기며 내 꼬질한 모습을 변명하는 거지. 정말 몇 달만에 집 뒤 틈바구니에 묶어두고 혼자 눈 바람 다 맞아가며 날 원망했을 법한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었다. 미안함 반, 반가움 반으로 안장에 올라타고 페달을 밟았다.

지난 늦가을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타던, 많이 탈때는 며칠간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빼고 계속 붙어 있던 자전거였는데, 올라타고 페달을 밟으니 느낌이 낯설다. 뻑뻑해서 안나가는 건 둘째치고, 그 낯선 느낌에 당황했다. 오랫만에 타는 거라곤 해도, 마치 처음 타는 듯한, 내 자전거가 아닌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자전거야.. 너가 날 많이 원망했나 보구나. 마치 슈퍼보드가 손오공을 받아들이지 않듯.

너무 뻑뻑해서 자전거를 멈추고 들여다보니 체인이 온통 녹슬어 있다. 앞 뒤 바퀴 바람도 약간 빠져 있고, 그외 먼지와 녹이 곳곳을 덮고 있다. 그렇게 먼 거리를, 오랜 시간을 나와 함께 했을때는, 조금씩 상채기는 날 망정 언제나 젊고 펄펄한 녀석이었는데.. 몇 달 동안 사랑을 못 받으니 아주 파삭 늙은 것만 같다. 에구 미안 미안, 그나저나 곧 돈 다 떨어지면 교통비도 빠듯한데 이 자전거로 홍제 무악재를 넘어 출퇴근하는 건 무리겠구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곤 집에 돌아와 그전처럼 집 뒤 틈에 묶어두곤 돌아서다 한번 더 곳곳을 쓰다듬어주었다.



모처럼 주중에 규칙적으로 일 한 후, 혼자 있는 주말 연휴다. 어제 토요일은 어케 보냈는지 모르겠다. 티비만 보고 잠깐 누워 자다 또 티비보고... 음악이나 들을까 해서 켠 내 우분투 놋북은 잘 되던 소리가 안나 한참 붙들고 씨름했다. 결국엔 게으름의 승리...포기다. -_- 다시 또 자고, 책을 읽으려 했으나 역시 엄청난 게으름의 포스가 아무 생각도 하지 말것을 강요하여 덮고 다시 잤다. 그런 흐름이 오늘까지 이어져 마냥 늘어져 있다가 시계가 2시를 알렸을때, 난 후배 결혼식에 가겠다는 약속을 펑크냈다는 걸 알았다. 이걸 위해 오늘은 기름 제거하러 안간건데... 아.. 바보.

간만에 멍청하게 그냥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중요한 약속을 빵구내고 나니 이렇게 있어선 안되겠다 싶다.  꼭 해달라고 부탁 받은 일도 있고 하니 노동넷 사무실로 나가 일이나 해야겠다. 시간은 그나마 하루 중 제일 따뜻할 때이고, 가려는 장소는 한강을 따라 달리면 도착하는, 2년 넘게 다니던 익숙한 코스. 일주일 동안 또 잊고 있던 자전거를 탄다. 그래 휴일에 자전거 손보고  있으면 되잖아. 이런 좋은 꺼리를 두고 티비나 보고 있다니. 바람 넣고, 간단히 닦고, 기름 살짝 치니 그럭저럭 달릴만 하다. 참으로 오랫만인 것 같다. 자전거로 한강에 나온게. 해가 저물어 갈때의 한강변과 강물은 언제봐도 아름답고, 오랫만에 보니 더 아름답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자전거를 닦기 시작했다. 바퀴를 빼고, 체인도 풀고 구석구석 닦는다. 기름걸레는 WD-40을 싣고 자전거의 표면을 달린다. 걸레가 지나간 곳마다 흙과 먼지, 때가 사라지고 자전거의 피부가 온전히 드러난다. 전에 닦을 때보다 엄청 많아진 생채기가 보인다. 이게 하루 아침에 생기진 않았을건데, 이렇게 내가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꼼꼼이 닦아준게 그렇게 오래됐나 싶다. 자전거 좋아한다던 사람 맞냐 각생? 그래 사실 내가 좋아한 건 자전거보다 "자전거타는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래도 앞으론 좀 더 아껴줄께. 자전거야. 이제 깨끗해졌구나. 사진 한장 새로 찍어 두고 싶지만 디카가 지금 없다.

컴퓨터를 켜고 예전에 찍은 자전거 사진이 있나 찾아봤다. 찾다보니 처음 자전거 여행을 갔던 태안반도 사진이 있다. 안 그래도 서해안 기름제거 시민구조단 도우미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그 때 얘기를 해주곤 했다. 그때 만리포와 천리포, 백리포까지 올라가면서 그 아름다운 모습에 눈 멀었었다고. 그래서 한 2년이나 3년쯤 후에, 꼭 자전거 여행을 다시 이곳 태안반도로 올거라고, 그때는 구석구석 해변마다 돌아다니며 얼마나 상처가 치유됐는지, 생태계가 회복되는지 보겠다구.




아직 날은 풀리지 않았지만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지. 흠냐. 작년엔 오덕케 추운겨울 내내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지. 오랫만에 자전거와 시간을 보내며 예전 생각에 감상에 빠진 지각생. 그 덕에 포스팅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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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21:55 2008/02/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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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2008/02/17 22:25 URL EDIT REPLY
자전거는 사람의 애정과 페달링을 먹고 살지요. 각생... 언제 시간 되는 날에... 나랑 같이 치빙하자. 같이 갈 데가 있어.
지각생 2008/02/17 22:35 URL EDIT REPLY
ㅋ 그리고 블로그는 덧글과 트랙백을 먹고 살지 :) 땡큐여
상용 2008/02/18 06:14 URL EDIT REPLY
곧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야
산오리 2008/02/18 17:12 URL EDIT REPLY
지각생의 자전거가 녹슬다니...있을수 없는 일이야요..ㅎ
산오리도 겨우내 자전거 베란다에 방치해 두고 있는데.ㅠㅠ
봄이 빨리 왔으면.
리우스 2008/02/18 18:41 URL EDIT REPLY
지음/ 치빙이 뭐에여?
지각생/ 지각생의 자전거가 녹슬다니...있을수 없는 일이야요..ㅎ(2)
나에게도 봄이 빨리 왔으면... 입춘이 벌써 지났는데도 이리 춥다니 말이죠... 봄에 잔차 벙개 내삼... 수요일이랑 금요일 빼고요.
적린 2008/02/18 20:22 URL EDIT REPLY
불가사리 넘이뽀 +_+
지각생 2008/02/20 18:33 URL EDIT REPLY
상용// 슬슬 달려볼까 ㅎㅎ
산오-리-우스// 그러게요. 어제 오늘 날이 풀려 참 따뜻하고 좋네요. 봄에 잔차 벙개 내겠삼 ㅋ
적린// ㅋ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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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잡기장
코가 간질간질하다. 감기에 걸렸다.
왠지 점점 잔병치레가 조금씩 느는 것 같다. 고1변신 이후로는 감기도 잘 안걸렸는데.
요즘은 이런 말하면 "나이 먹어가는거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후후 웃으며 뒤돌아서지만 사실 내심 걱정이.. -_-

17년간 함께 해온 비염을 올해는 어떻게 해봐야겠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막장이다 orz) 내 감기는 코에서 시작해 목을 거쳐 본격화돼고 다시 코에서 끝난다. 목이 따끔따끔한거 보니 이제 본격화 됐구나. 수요일엔 한의원에 가봐야지.

나는야 투명인간. 덧글도 안달리는 투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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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2 02:39 2008/01/2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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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2008/01/22 02:42 URL EDIT REPLY
오랜만이에요 지각생 ㅋㅋ
근데, 방문자가 40만이 넘은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_-ㅋㅋㅋ
꼬미 2008/01/22 04:55 URL EDIT REPLY
저랑 같은 종족이로군요.. 우리 투명인간 종족 모임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요? ㅋ
ScanPlease 2008/01/22 12:19 URL EDIT REPLY
저보다 오래되었군요. 저는 12년째
지각생 2008/01/22 14:02 URL EDIT REPLY
또또// 낚시 포스팅을 간간히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죠 :)

꼬미// 투명인간 번개라. 입장권 없이 어디 들어가고 그래볼까? ㅋ

S.P.// 스캔도 비염이 있었군요. 동네에 "비염전문 한방병원"이 있다고 하니 함 가보렵니다. 초집중지각생이라.. 딴사람되겠네요 ㅋ
뎡야핑 2008/02/13 06:20 URL EDIT REPLY
난 태어났을 때부터 비염...< 콧물이 코딱지가 돼는 통에 미치겠어요ㅜㅜ 쫌만 추워도 콧물이 줄줄 우리 동네 의사가 고쳐주겠다고 용기를 잃지 말랬는데 ㅋㅋㅋㅋ
지각생 2008/02/17 20:55 URL EDIT REPLY
우.. 태어났을때부터 비염인 경우도 있군요. 동네 의사 킹왕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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