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왜 와 있는지 말한적은 없는것 같군요. 지금 지각생 일행은 "트랜스미션" 회의에 참석중입니다. http://transmission.cc 트랜스미션은 "A Network of online video distribution projects for social change" - 사회변화를 위한 온라인 비디오 배급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게 머시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지금도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약자 소수자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고, 사회 시스템을 비틀어 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는 것들을 만들고 있지요. 노조, 사회 단체, 개인 미디어 활동가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배급되고, 상영되면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는데, 아 근데 이게 양은 많은데 제때 적합한 곳에 잘 활용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상황에 함께 보면 좋을 영상이 이미 있는데 누가 뭘 만들었는지,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알 수 없고, 안다 하더라도 시스템의 문제로 수월하게 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해 비디오를 쉽게, 널리 보급하려는 시도가 계속 되어왔는데, 이 프로젝트는 지금 현재 존재하는 웹 기술과 미디어의 요구를 접목시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온라인 툴, 시스템을 만드려는 시도입니다. 6월에 로마에서 1차 회의가 있었고, 지금 10월에 런던에서 2차 회의를 가진 것입니다.
보조를 잘 맞춘건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별도로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개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디어문화행동이 추진하던 "독립미디어 온라인플랫폼"도 그 중의 하나죠.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우리의 고민과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한번 맞춰보고, 실제 추진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서 이번에 미디어문화행동 멤버 4+1명이 회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을 활용해, 비디오 컨텐츠를 관리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어떻게 사회운동에 적합하게 활용할 것인지등이 논의되었구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메타데이터 표준, 권력의 감시와 통제를 피해, 그리고 악용되지 않게끔 비디오를 배포하기 위한 방법 등도 얘기되었습니다, 그외 트랜스코딩(변환 작업), 다른 언어 자막 번역 작업등 다양한 고민들을 주고 받았구요.
많은 얘기가 오고 갔지만 언어의 장벽도 있고, 참가한 사람들의 인식 수준과 고민 지점들이 많이 다르다 보니 어려움이 많더군요. 새로운 얘기들이 얼마나 쏟아졌는지, 얼마나 실질적으로 진전을 봤는지는 제일 영어가 안되는 지각생으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 (지각생은 영어 공부하러 갔나?ㅋ) 그래도 역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는 것은 큰 기쁨이고, 몇가지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뭔가 하고는 있으나 어디에 촛점을 맞추고 집중해서 할지 사실 잘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더 좌충우돌하며 이것저것 했었는데, 지금은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을지가 조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시 뭔가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하면, 관련된 다른 것들에까지 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고, 깊이 있는 고민과 노력으로 나온 성과물은 보다 넓은 영역을 커버해 줄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군요.
아직 미문동 참가팀끼리도 회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우리의 상황에 맞게 고민을 확장하는 과정을 밟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서 다시 실제로 부딪히며 고민하다 보면 더 많은, 더 좋은 생각들이 발견될 수 있겠죠. 실제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Working Group 도 얼추 짜여지고, 이후로도 계속 소통하며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회의 내용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정리가 되는대로, 보강해서 올리겠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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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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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4/30 14:11 | DEL
런던 갈 준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개인 준비는 하나도 못하고, 회의때 발표할 내용 만드는 거랑, 없을 동안의 처리, 프로젝트 실무 추진 등으로 정신 없는 하루입니다.오늘 무쟈게 많이 수다떨고, 번잡스레 헤집고, 엄청나게 나돌아다녔습니다. 놋북 2개를 빌리기 위해 메신저에 들어와 있는 사람은 죄다 한번씩 말을 걸었습니다. 갑자기 오랫만에 말걸어 불쑥 놋북을 열흘동안 빌려달라고 하니 당황하는 사람도 있... |
Tracked from | 2007/04/30 14:11 | DEL
런던의 지각생입니다 :) 한국의 불로그 폐인들 잘 계시나요?계속 포스팅한다 한다 하고는 못했네요. 불질 중단 금단 증상이 생기려고 합니다. 성격이 급격히 안좋아지고 있어요. 원래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흠흠. ㅎㅎ 늦은 인사와 손가락에 힘빼기 포스팅입니다. 지금 여기는 아침 7시 반, 한국은 오후 세시 반이군요. 이곳에 온 후로 긴장한 탓인지 계속 일찍 일어나고 있습니다. 평소에 지금처럼만 일어나도 하... |
Tracked from | 2007/04/30 14:12 | DEL
포스팅을 한동안 안하다 하려니 (그래봤자 며칠 된 것도 아니지만 -_-)그리고 열흘간 외국 여행겸회의라는, 언뜻 보면 얘기꺼리 노다지가 터졌을 법한 상황에뭔가 쓰려고 하니 스스로, 그리고 왠지 다른 사람들도 뭔가 기대를 하고 있을 것 같다.. 는 생각에 말문을 어떻게 떠야할지 모르겠다. 말을 하려면 하겠는데 최근 들어 내가 너무 진지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원래도 그렇지만 너무 "정직 단순&qu... |
Tracked from | 2007/04/30 14:12 | DEL
[여행담은 천천히] 에 관련된 글.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었나 봅니다. 고작 열흘, 그 중 6일반을 런던, 하루 반을 파리에서 보낸 주제 얼마나 많이 그곳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충분히 느끼고 올 수 있었겠어요? 게다가 3일반은 회의와 관련된 일로 정신을 뺏기고 있었고, 나중에는 몸이 지쳐 맘의... |
Tracked from | 2007/04/30 14:45 | DEL
[트랜스미션] 에 관련된 글. 작년 가을에 다녀온 트랜스미션 회의. 그때 부실 후기 1편만 올리고는 다 잊어먹고 바빠서 뒷이야기를 하나도 못했군요. 오늘 자리 정리하러 노동넷에 왔는데, 하드를 정리하다 사진들을 발견했습니다. 원래 다른 갤러리 프로그램에 다 등록했는데 지금 동작을 안해서 볼 수가 없던차라.. 감회가 새롭군요. 이야기는 이제와서 풀기에 조금 어렵지만 사진이라도 같이 보면 좋겠군요.루턴 공항에서 런던으로 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도착한 곳은 |
Tracked from | 2007/04/30 15:40 | DEL
[트랜스미션] 에 관련된 글. 사샤 sasha (맞나? -_-) 의 집입니다. 회의가 끝나고, 쥐와 함께 밤을 보냈던 램파트 점거건물을 나온 우리를 받아준 곳입니다. 빅토리아 공원 근처인데 그 안에 이런집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늑하고, 편안한, 오래된 집입니다. 연못과, 푸른 정원, 식탁까지 있는 집.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지는 곳이더군요. 어떤 유명한 소설을 쓴 사람의 집이었답니다. 그게 뭐였더라? 우리가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던 j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