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파룸파, 이건 아마추어의 반란이다
꼬뮨 현장에서 2010/06/16 18:08두리반님의 [노동자 움파룸파] 에 관련된 글.
오늘은 아침부터 '며칠 후면 내 생일' 2집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
어제밤부터 새벽까지 두리반에 모여 웅성거리던 며칠 후면 내 생일 멤버들은 두리반 지하실로 내려가 푸닥거리를 시작했다.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지나가듯이, 40여분간의 굿이 끝나자 내 녹음기에는 원본 음원 파일들이 남았다.
그것을 가지고 본격적인 mp3 파일로 뽑아내는 작업.
며칠 후면 내 생일은 데뷔음반을 낸 것이 아직 몇 일 되지 않았다.
그런데 웬 벌써 2집이냐고?
사실 결성된 것도 얼마되지 않는다.
누구나 밴드를 할 수 있다, 누구나 음악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열정을 뿜어낼 수 있다, 농성투쟁은 진지하고도 동시에 즐거울 수 있다, 한 번 신나는 투쟁에 빠져들면 목숨을 걸고 끝장을 본다 등등의 내용에 멤버들이 동의하자마자 우리는 밴드를 결성했고, 결성하자마자 바로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고 녹음하고 음반 작업까지 해버리고 있다.
곧 두리반 철거농성이 6개월이 된다.
그동안 농성투쟁장,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관, 공연장, 미술관, 만남과 소통의 공간, 활동가들의 집결지 등으로 매일매일 회전탈바꿈을 해오는 두리반은 오늘도 여전히 흥겨운 철거투쟁의 가능성을 내보이며 새로운 저항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은 복합투쟁문화공간이다.
2009년 용산참사 현장에 레아가 있었다면 2010년 지금은 두리반이 있다.
'레아의 정신'이 두리반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이것은 확신이자, 의지이자, 집단적 소망이기도 하다.
며칠 후면 내 생일이 새로 만든 이 노래 '노동자 움파룸파'를 들어보라.
2010년 두리반 농성투쟁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즉흥연주혁명펑크의 결실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가 몸으로 드러내온, 활동 그 자체로서 보여온, 삶으로 증거해온, 멀리 다른 나라의 예를 들 것도 없이 바로 이곳 새로운 해방구에서 솟구쳐 나온 아마추어들의 통쾌한 반란이다.
나에겐 끊임없이 이어져온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며칠 후면 내 생일은 두리반 철거농성투쟁이 승리로 끝나기 전에 최소한 5집 음반을 내기로 했다.
조약골이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5집 음반 낸 것, 그것도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다.
먹고 마시고 논다고 우리에게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아, 노동자 움파룸파, 나는 길고양이, 노 맨 노 크라이 등등 명곡들이 담길 며칠 후면 내 생일의 2집 음반을 기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