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별 음식점
떠남과 돌아옴 2010/02/09 12:07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장악한 타멜 거리에서 나와 현지인들이 바글거리는 시장통을 헤매다 '작은별 음식점'을 발견했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한참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이런 곳을 발견하는 기쁨이 바로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같이 간 친구가 이곳은 여행자 가이드북에도 나온 곳이라고 한다.
데바나가리 문자들로 가득찬 곳에서 갑자기 커다란 한국어로 '작은별'이라고 씌인 음식점이 나와 들어가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한다.
네팔에는 인구의 과반수가 사용하는 공식언어인 네팔어를 비롯해 30개가 넘는 언어들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중 하나도 말하고 알아듣지 못한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언어들 사이에서 헤매다 한국어를 하는 작은별 음식점의 주인 아주머니가 참으로 반가웠다.
친구 둘과 앉아 채식 뗌뚝과 채식 구운 모모, 채식 볶음면, 채식 코타이 모모를 시켜 먹었다.
맛있다.
티벳과 네팔의 맛이 적절히 섞여 있다.
지금은 정전이다.
어둡다.
하루에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이 몇 시간 안되는 것 같다.
사람들이 기계처럼 정신없이 일하는 시간에 전기가 끊기면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일을 멈춘다.
양초를 켜놓은 채 최소한 해야 할 일만을 하면서 삶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가게마다는 굉음소리가 나는 발전기를 돌리면서 손님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냥 조용히 영업을 쉬거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전기가 없어도 사는데 큰 지장이 없겠구나.
의외로 나는 금방 적응했다.
이곳이 맘에 든다.
길거리, 사람들, 분위기 모두 말이다.
낭비라곤 찾아볼 수 없다.
가난하게 살자고 말할 필요도 없다.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