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을 중지하라평화가 무엇이냐 2005/01/12 23:14
요즘 여기저기서 지구의 기후가 심상찮다는 보고가 쏟아지고 있다.
지진해일이 발생하고, 폭설과 폭우, 홍수와 가뭄 그리고 혹한과 혹서의 피해가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더 암담한 것은 이런 환경재앙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에 재앙이 곧 닥칠 것이라는 암울한 소식들은 오늘도 위성을 타고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경고는 어제오늘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미 10년 전부터 양식 있는 사람들은 꾸준히 환경위기 또는 환경재앙을 경고해왔다.
지금과 같은 자원 소비를 계속할 경우, 지금과 같은 무차별적인 개발을 계속할 경우, 지금처럼 무작정 생태계를 착취할 경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기 전에는 이런 경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다.
특히나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자본가들과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은 국민소득 2만불 운운하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꽁무니를 쫓기에 여념이 없다.
경제발전과 기술개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근시안적 생각으로 이들은 오늘도 신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소비를 유도하여 경기가 살아나기를 절망적으로 바라고 있다.
오늘도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는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들이 척척 만들어지고 있고, 조선소에서는 새로운 거대한 배를 건조하고 있으며, 새로운 건설 기계를 만들어내는 중장비 산업도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석유를 잡아먹고 더러운 배기가스를 내뿜는 이런 기계들이야말로 지구 환경 파괴의 주범들이다.
'지금 지구에 자동차가 더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단연코 '아니다'이다.
우리에겐 이미 너무나 과도한 양의 자동차들이 있다.
단언컨데 오늘 당장 지구의 모든 자동차 산업이 중단되어 오늘부터 새로운 자동차가 단 한 대도 출고되지 않는다고 해도 커다란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구 위를 굴러다니는 몇 억 대 또는 몇 십억 대의 자동차로도 지구상 모든 인류가 가진 필요를 충분히 채워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한국에서 그리고 모든 나라에서 지금 당장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라!
그렇다면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은데, 그것이 필요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쉽다. 이미 갖고있는 사람과 나눠쓰면 된다.
마찬가지로 필요한 제품을 새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눠쓰는 지혜를 갖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불필요한 생산을 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들이 '부유하게' 살 수 있다.
부유함이란 많이 가진 것이나 넉넉하게 가진 것이 아니라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닌가.
그런 지혜를 어디서 얻을 것인가?
자동차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야, 더 이상의 배가 건조되지 않아야, 더 이상의 중장비와 비행기가 만들어지지 않아야 우리는 지금 현재 갖고 있는 것을 나눠쓰는 지혜를, 우리가 오래 전에 잊었던 그 지혜를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생산에 매몰되어 자신의 행위가 어떻게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지, 어떤 비참한 결말을 갖고 올 것인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보니 이렇게 우리는 집단적인 무감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지진해일이 닥쳐도, 홍수가 나고 가뭄이 닥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자본가들의 배만을 불리는, 즉 이윤추구가 목적인 생산 행위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지구 상에서 인류가 멸종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대표적인 공해산업인 자동차 생산을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인간에게 꼭 필요한 극소수의 몇 가지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산업 역시 대폭 감소 또는 중단되어도 좋을 것이다.
공장에서 일손을 놓고 나온 노동자들은 땅으로 돌아가 생존에 필요한 먹거리들을 자기 손으로 길러내는 일에 종사하면 될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이와 같은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기에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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