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텃밭을 가꾸며

꼬뮨 현장에서 2009/06/12 20:00

황금빛을 뿜어내며 이렇게 늘어선 아파트들이 우리 시대의 욕망인가.
부서진 용산현장에서 나는 텃밭을 일군다.

용역깡패들은 우리가 도로를 파서 만든 텃밭을 바로 다음날 아침 철저히 짓밟고 망가뜨려 놓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나는 상자텃밭을 하나둘 늘려나가려고 한다.


오늘도 용산참사 현장 뒤 복합투쟁문화공간 '레아'에 텃밭이 하나씩 늘어간다.
이 상추와 고추와 토마토와 오이와 호박이 열매를 맺기 전에 승리를 쟁취하고 이 싸움을 끝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이 시대의 냉동고를 열고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한 이 텃밭의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 상추며 토마토며 고추를 철거민들과 나누 먹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행동하는 텃밭'을 가꾸며 오늘도 개발과 파괴의 자본주의 물길을 완전히 돌리는 세상을 꿈꾼다,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로운 세상이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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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2 20:00 2009/06/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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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적린 2009/06/12 22:19 Modify/Delete Reply

    흠. 밟았단말이지. -_- 순간 손/발대면 전기오르는 장치를 설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_-;;; 나도 길 다니면서 열심히 박스 찾아 봤는데 이 동네는 사람들이 화분용으로 워낙에 많이 쓰고 있어 구할 수가 없네;;; 그나저나 저 고층아파트랑 텃밭은 정말 너무 대조되는구나.

  2. karaAn 2009/06/13 02:47 Modify/Delete Reply

    망가진 것들 잘 옮겨는지.. 힘들게 난지도가서 지렁토랑 흙도 퍼왔는데.. 그날 힘들게 한 작업 개새끼들이 뭉겨놓았다는 문자를 받고 얼마나 힘이 빠지던지...
    Fortu animon kaj nenove fresigu nian energion.

  3. 성은 2009/06/16 21:11 Modify/Delete Reply

    저 연약한 풀포기가 무슨 죄가 있다고 짓밟는지...
    그저 그 자리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겠다는 것 뿐인데......
    가슴이 아프네요... 토마토 같은 목숨.. 뭉개져버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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