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0원에 도전한다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8/11/18 17:15마포촛불과 길바닥평화행동을 하면서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영상을 보고, 전기로 불을 밝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항상 그 전기가 필요했다.
전기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근처 화장실이나 또는 전기를 끌어올 곳이 있으면 그냥 쓰곤 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석유를 채운 발전기를 돌려야 했다.
그리고 매주 행동을 하다보면 어느새 발전기 석유가 동이 나버려서 노래를 하다가 갑자기 앰프가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석유 없이 전기를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다.
기존의 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그래서 대안이 필요하고, 그 대안을 추구하는 모임을 한다면 모든 것이 대안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자전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로 앰프를 켜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고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태양에너지든 풍력이든 자전거든 대안에너지로 돌아가는 대안행동이면 그 자체로 신나고 의미가 있다.
이런 실험은 이미 많은 곳에서 벌어져왔다.
2007년 여름에 새만금 갯벌에서 열렸던 살살페스티발도 역시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자전거 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를 통해 함께 여름밤 갯벌에 누워 영화를 보는 풍경을 그리며 우리는 손수 자전거 발전기를 제작했었다.
오늘 민들레공동체(http://www.dandelion.or.kr/)에서 제작한 자전거 발전기를 피자매 사무실에 가져왔다.
이것은 살살페스티발 때 만든 것보다 효율이 훨씬 좋다.
앞으로 이 자전거 발전기를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마포촛불집회에서도 사용할 생각이다.
그래서 석유 없이 촛불집회를 열어가면 좋겠다.
* 사무실에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고 있는 짱돌
* 자전거 핸들에 붙은 전력의 세기를 나타내는 계기판. 25V 부근을 가리키고 있다.
* 자전거 바퀴가 돌아가며 전기가 생산이 되면 이 장치를 통해 배터리에 전기가 모이게 된다. 태양열판이 있으면 역시 이 장치에 연결을 해서 전기를 배터리에 모을 수 있다. 페달을 돌리면 불이 반짝이며 전기가 모이는 과정이 눈에 보인다.
* 이것에 생산된 전기는 아래 보이는 두 개의 배터리에 담긴다. 엄청나게 무거운 배터리에 전기가 모이고 있다.
* 이렇게 모인 전기는 인버터를 통해 직접 우리가 플러그를 꽂아 쓸 수 있게 된다. 불이 들어와 현재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전력이 적어서 전기가 부족할 경우에는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서 소리가 난다. 이럴 때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돌려주면 곧 다시 전기가 모인다.
오늘 피자매연대 사무실에 가져온 자전거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한 다음 그것으로 커피를 타서 마셨다.
난생 처음 마셔보는 달콤한 커피였다.
이제, 전기세 0원에 도전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