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꼰대들이나 해
뒤바뀐 현실 2006/12/17 21:22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3월 이후 이라크에서 전쟁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을 합하면 모두 65만 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발표되었다.
65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면 큰 도시 전체의 인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과 같다.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려 죽인 목숨이 30만 명이라고 한다.
지금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은 핵폭탄을 투하한 것 보다도 더욱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다.
한국 정부는 이런 이라크에 전투병을 보내고, 총을 든 병사들을 그곳에 주둔시키는 범죄로도 모자라 이제는 전쟁으로 참화를 입은 레바논에까지 전투병을 보내려고 하고 있다.
군대를 보내는 이유가 레바논의 평화를 위한다고 한다.
나는 대추리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살면서 총을 든 군대가 마을에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생하게 목격하였다.
군대가 있는 곳에는 인권침해와 폭력 그리고 범죄가 일어나기 마련이지 평화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가진자들이 어떠한 미사여구나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고 해도 그것은 민중들에게 위협과 폭력이 될 뿐 평화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월요일마다 레바논 민중들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난로를 보내자고 주장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몇 주간 이렇게 차가운 길에서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이 모은 돈으로 레바논에 난로를 보냈다.
그리고 난로를 받은, 내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레바논의 민중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았다.
민중이 힘을 모아 지켜나가는 평화는 이렇게 구체적이고도 생생한 것임을 느꼈다.
이라크에 전투병을 보내 미국의 야만적인 침공을 도왔던 전쟁범죄자 노무현이 대추리, 도두리에도 바로 그 군대를 파병해 이곳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고 있다.
대추리, 도두리에 평화가 있는가?
없다.
십만이 넘는 미국평화유지군이 득시글거리는 이라크에 평화가 있는가?
없다.
그렇다면 군대가 레바논에 간다면 그곳의 평화가 지켜질 수 있을까?
없다.
바로 그런 꼰대들이 지금 다시 레바논에 군대를 보내 환하게 웃어야 할 그곳 민중들의 가슴을 총칼로 후벼 파내려고 하고 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먼 서울 길거리로 나갔다.
군대는 점령지에서 철수하라고.
전쟁은 꼰대들이나 하라고.
2006년 12월 16일 서울 보신각으로 말이다.
그곳에서 난 혼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