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직접행동

2004년 11월 전 세계 병역거부자 소식

다음 자료들은 모두 전쟁저항자 인터내셔널(WRI) 홈페이지 http://wri-irg.org/ 에서 발췌해 번역한 것들입니다.

1. 그리스 : 대체복무 기간이 23개월로 감소됨. 그러나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그리스 법률이 개정되었다. 그래서 이제 병역거부자들은 군복무 기간의 두 배에서 한 달 모자라는 기간 동안 대체복무를 이행하면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즉 23개월 동안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는 뜻이다. 원래 30개월이었던 것이 법이 개정되어 23개월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대체복무는 군복무 기간에 비교해볼 때 상당히 길고 그것은 대체복무제도가 징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체복무 기간이 줄어든 것은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도 들려왔다. 그리스 해군 소속의 군인 한 명이 이라크전과 관련된 임무를 띄고 출항하는 그리스 전함 '나바리노' 호에 승선을 거부해 결국 징역 3년 4개월에 처해진 것이다. 그가 전함 승선을 거부한 것은 2003년 5월의 일이다. 그의 이름은 Giorgos Monastiriotis(죠르고스 모나스티리오티스)이며, 직업 군인으로서 그리스 해군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리스는 직업 군인에 대해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Lazaros Petromelidis(라자로스 페트로멜리디스)는 그리스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서 이미 여러 차례 재판을 받은 바 있다. 그의 가장 최근 재판은 2004년 2월에 열렸는데, 그는 여전히 그리스 정부로부터 쫓기는 신세에 있다. 지난 9월 22일에는 그리스 경찰관 2명이 라자로스를 구속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왔다. 그에게는 병역기피로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라자로스는 집에 없었고, 경찰관들은 그의 아내와 말을 했다. 라자로스는 지금도 구속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2. 러시아 :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다

2004년 1월 1일 러시아에서 병역거부 관련 법안이 시행되었다. 그 결과로 대체복무를 수행하게 된 병역거부자들은 지난 7월부터 복무를 시작했다. 대체복무자들은 러시아 말로 alternativschiki 라고 하는데, 약 100명 가량의 대체복무자들이 국가기관, 건설업, 정신병원 그리고 군 지원분야 등에서 36개월에서 42개월까지 복무하고 있다. 대체복무라고 하지만 군사복무와 별로 다르지 않다. 이렇게 긴 기간 역시 러시아에서 대체복무제도가 기본권으로 존중되는 것이 아니라 징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쟁저항자 인터내셔널은 러시아의 병역거부 관련 법안이 유엔인권위원회와 유럽연합의회가 마련한 기준에 매우 뒤떨어진다는 보고서를 2003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대체복무제 법안이 마련되어 2004년 1월 시행될 것이다. 그러나 대체복무 기간은 42개월이며, 현역복무 기간인 24개월에 비교해 볼 때 징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법은 또한 대체복무자들의 노동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매우 힘들고, 위험한 노동 분야에서 복무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있어 대체복무자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 법안은 러시아의 군인이 군복무 도중 병역거부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3. 미국 : 병역거부자가 수감되다

2004년 9월 17일 암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미국의 병역거부자 Abdullah William Webster(압둘라 윌리엄 웹스터)의 병역거부 소식을 긴급하게 전했다. 그는 미육군 병장으로서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이라크전 참전을 거부한 대가로 군사법원에서 14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압둘라 웹스터는 미국 시민으로서 1985년부터 미육군에서 복무해왔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독일 밤베르그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는데, 2003년 3월 그가 속한 부대의 이라크 참전이 결정되었다. 그는 이슬람 교도에게든 아니든 간에 누구에게라도 어떠한 폭력적 전쟁이나 탄압 그리고 부정의를 저지르지 말라고 가르치는 자신의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 2003년 9월 병역거부 지원서를 제출하고 제대를 결심했다. 그는 얼마 후에 병역거부 지원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위의 충고에 따라 병역거부 지원을 철회했다.
압둘라 웹스터는 그후 비전투 분야에서 복무하게 해달라는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의 이런 탄원에도 불구하는 그는 2004년 2월 이라크에 참전하라는 군사명령을 받았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이 명령을 거부한 웹스터는 명령불복종과 근무지 이탈로 기소되었다. 그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신청은 기각되었는데, 그 이유는 웹스터의 병역거부 사유가 전쟁 일반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이라크 전쟁이라는 개별 전쟁에 대한 거부였기 때문이었다. 미군 규정에 따르면 개별 전쟁에 대한 거부로는 병역거부자로 인정받게 되는 우호적인 판결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가 제출한 두 번째 신청서가 현재 미육군에서 처리 중에 있다.
군사법정에서 압둘라 웹스터는 14개월의 감옥형을 비롯해 불명예제대, 월급 지급정지 및 기타 수당과 혜택 삭감 등의 선고를 받았다. 그는 현재 독일 만하임의 미군기지에 묶여 있으며 2005년 제대하게 된다.
압둘라 웹스터를 비롯해 현재 많은 미군들이 이라크 참전을 거부하고 있다.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많은 미국 병사들은 캐나다로 도망가기도 하고, 미국 본국이나 독일 등지로 휴가를 떠나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4. 에리트리아(Eritrea) : 병역거부자들 재판도 없이 십년간 수감되다

에리트리아의 병역거부자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특히 여호와의 증인 같은 조직력을 갖춘 종교인이 아닌 병역거부자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에리트리아의 여호와의 증인은 병역거부 때문에 최소한 17명이 감옥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중 몇몇은 1994년 9월부터 지금까지 수감되었다고 한다. (에리트리아는 1993년 이디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아프리카의 조그만 국가이다) 그리고 이들은 정식 재판도 받지 않은 채 수감되었다. 또한 이들 수감자들에게는 자주 고문이 가해지고 있으며, 갖가지 모진 처우를 받는다고 한다. Paulos Eyassu(파울로스 에야수), Negede Teklemariam(네게데 테클레마리암) 그리고 Isaac Mogos(아이작 모고스) 등 3명은 1994년 9월 24일 군대에 가서 총을 들 수 없다며 병역을 거부한 대가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옥에 갖혀 있다.
암네스티 인터내셔널의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에리트리아에서는 1994년 이후 징병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18세에서 40세에 이르는 모든 여성과 남성들은 6개월 동안 군사교육을 받아야 하며, 18개월 동안 건설 공사 등의 일을 하기도 하는 군복무를 해야 한다고 한다. 예비군 역시 의무이다. 이디오피아와의 전쟁 중, 그리고 전쟁이 끝난 이후까지 군복무 기간은 무제한으로 늘어났으며 많은 예비군들이 다시 징집되었다. 에리트리아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5. 아르메니아 : 대체복무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많은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되다

지난 2004년 7월 1일 아르메니아에서 대체복무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병역거부자들은 감옥에 갖히고 있다. 포럼 18 뉴스 서비스에 따르면 2004년 10월에도 5명의 새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되었다는 것이다.
Karen Hakopyan(카렌 하코피안)은 지난 10월 7일 최고형인 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수감 이유는 '합법적으로 면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시 병역의무와 교육적 차원의 군사교육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Arsen Sarkisyan(아르센 사르키스얀)은 10워 8일 2년형을 선고받았으며, Mher Mirpakhatyan(메르 미르파카티얀)은 10월 13일 2년형을 선고받았다.
Artur Manukyanhe(아르투르 마누크야네)와 Hovhanes Bayatyan(호파네스 바야티얀) 역시 2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들은 모두 Nubarashen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들로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 아르메니아에서는 뒤늦게나마 대체복무제도 법안이 통과되긴 하였지만 유럽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르메니아 의회 부의장은 이 대체복무제도 법안이 시행되는 7월 1일 이후 감옥에 갖혀 있는 병역거부자들은 모두 석방될 것이라고 스트라스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병역거부자들이 석방되기는커녕 새로운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되고 있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번역 조약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