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가의 최후

경계를 넘어 2005/07/25 15:09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영국 경찰들이 브라질 국적의 장 샤를 데 메네제스Jean Charles de Menezes를 테러범으로 오인하고 사살해버린 것이다.
그는 테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으로 밝혀졌다.
영국 경찰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분노한 군중들은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7월 7일 영국에서도 테러 공격이 일어나고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뒤를 이어 마침내 영국에서도 제국주의의 만행에 분노한 일부 과격 무슬림들이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와 미사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아메리카 제국의 야욕.
그리고 이런 폭력에 테러라는 폭력으로 응징하려는 과격파 무슬림들.
이에 야만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경찰력을 비롯한 공권력을 더욱 강화해 자국 내에서도 '전쟁'을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경찰은 등에 가방을 맨 장 샤를 데 메네제스씨가 수상해보였다고 한다.
그 가방에 폭탄이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그를 수색하려고 했단다.
메네제스씨는 본능적으로 달아났고 경찰들이 그의 뒤를 쫓았다.
그는 지하철 역 입구를 뛰어넘어 달아나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고, 그를 테러범으로 확신한 경찰은 그의 뒤통수에 총 5발을 발사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죽고말았다.
 
영국 경찰은 7.7 테러 이후 테러범으로 보이는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을 내렸다.
이런 무시무시한 명령은 '수상한 행동을 하는 테러범이 자살폭탄 테러로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기 이전에 그를 제압하기 위해' 내려진 것이란다.
 
영국 텔레비전에 나온 어떤 이는 영국 경찰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수상해 보이는, 즉 다시 이야기하자면 무슬림처럼 생긴 사람이 등에 폭발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가방을 맨 채 자주 테러의 타겟이 되는 지하철 역으로 들어간 것 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변한다.
 
믿을 수가 없는 이야기이다.
영국 주류인 백인들 눈에는 그가 브라질 사람이든 다른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이든 일단 피부색이 어두우면 테러용의자가 되는 모양인가보다.
그런 사람이 등에 가방을 매고 있으면 자동적으로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다고 의심을 받아도 되는가?
그런 사람이 서슬퍼런 영국 경찰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검문과 연행에 불응해 도망친다면 그가 테러리스트가 되는가?
아무리 테러리스트라고 하여도 그를 현장에서 뒤통수에 총알 5발을 발사해 즉결심판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일개 경찰이 갖는 것이 합당한가?
 
경찰의 권한을 늘려 테러에 대비한다는 것, 즉 공권력으로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주의자들이 항상 주장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경찰과 공권력의 힘을 늘려 경찰국가가 되어버린 미국과 영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무엇인가?
무고한 사람이, 테러와는 전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이 경찰의 총에 사살되는 것이다.
 
공권력의 손에 안보를 내맡긴 영국 사람들은 이제 경찰 폭력이 언제 자신에게 닥칠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다.
경찰국가의 최후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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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5 15:09 2005/07/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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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석 2005/07/27 01:00 Modify/Delete Reply

    이런일이 있었구나... 퍼갈께... 점점 숨쉬고 사는것 자체가 생존하는 것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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