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준설공사 ‘불법’...육해상 시위
나의 화분 2011/12/13 10:53
해군기지 준설공사 ‘불법’...육해상 시위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발파 제동 걸렸는데 공사 강행? 대국민 사기극”
2011-12-12 22시12분 정재은 기자
제주 해군기지 구럼비 바위 발파 계획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 앞 바다 준설작업에 투입될 바지선이 출항 준비 중인 모습이 포착되자 강정마을 주민, 천주교 신부, 평화운동가 등이 나섰다.
‘해군 해상불법공사 감시단’ 30여명은 12일 오후 2시경부터 강정마을서 차량으로 25분가량 거리인 화순항에서 바지선 출항을 막기 위해 육해 상을 넘나들며 ‘불법 공사 중단’ 시위를 했다. 화순항은 해군기지 건설로 강정 앞 바다에 투입될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 제작장이기도 하다.
출항이 포착된 바지선에 공사업체측이 크레인 등을 실으려고 하자 이를 막는 주민, 평화운동가, 종교인.
출항이 포착된 화순항 바지선 |
해군기지 시공업체측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감시단은 바지선 인근에서 해군지기 반대 시위와 퍼포먼스를 했다.
감시단은 이번 바지선 출항에 특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6월 20일 해군측이 강정 앞 바다에 바지선을 투입하며 공사를 강행하자 주민, 평화운동가가 격렬하게 저항한 바 있다. 당시 시공업체 관계자의 폭행 논란부터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기 때문에 주민 등은 ‘끔찍한 기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강정마을 관계자는 “제주도, 의회 등도 구럼비 바위 발파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경찰에서 되돌려 보냈으며, 제주도가 바지선 출항도 안 된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해군측은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여전히 막무가내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6월 20일 바지선에 올라가 공사 중단을 요구할 때, 해군기지 공사 책임자들은 우리를 발로 차고 바다로 밀어버렸다”며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까봐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6월 20일 바다에서 바지선에 올라 불법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송강호 평화운동가 등. [출처 : 조성봉 감독] |
육상에서 시위를 하던 중 일부는 카약을 타고 직접 바다로 뛰어 들어 ‘불법 공사 감시단’ 활동을 했다. 이들은 오후 4시경 화순 금모래해변에서부터 바지선 인근까지 카약을 타고 이동하며 해군기지 ‘불법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육상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출항을 막던 이들은 해상에서 불법 공사 감시단이 카약을 타고 오자 환호하며 맞았다. 한 관계자는 “거대한 바지선에 비하면 작은 카약이지만 수많은 카약이 모이면 공사 중단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해군기지 전면 백지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꺾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측은 바지선 출항이 포착된 만큼 24시간 감시 등을 통해 공사 중단을 위한 행동을 이어간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바지선에 옮겨질 예정인 크레인 등을 막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 평화운동가들. 이들은 불법 공사 감시단이 카약을 타고 오자 환호하며 맞았다. |
한편 서귀포해양경찰측은 “해상교통안전법에 따라 금모래해변에서 카약 등의 레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신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카약을 탄 감시단측에 바다에 들어가지 말라고 요구했다.
해경측은 카약을 물에 놓는 순간부터 처벌 대상이 된다며 “바지선이 출항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절대 출항할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시단은 “우리는 불법 공사를 감시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하며 “해군은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마당에도 불법 공사를 하는 등 대국민 사기극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강정마을 주민, 평화운동가로서 공사 감시는 너무도 당연한 임무이자 표현의 자유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