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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글 중에서
"지금 모두들 영화비평의 위기를 말한다. 지금 다시 떠올려 볼만한 다네의 유명한 제안, 영화에 관한 평이란 완전하게 불필요하다. 대중은 평 없이도 영화를 보고, 극장은 글 없이도 가득 채울수 있다. 말하자면 영화평이란 잉여이다. 그런데 그게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가? 그건 단 한 가지 목적 때문이다. 영화를 본 다음 생각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영화에 관한 평을 읽는 것은 영화를 보는 경험의 연장이며, 보충이며, 대리이다. 그러기 위해서 영화평은 영화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겹쳐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세르주 다네는 영화를 본 다음 정리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핵심은 그 인상을 보존하고, 그것만으로 버티는 것이다. 영화와 세상 사이의 중재. 그냥 영화를 본 다음 인상적으로 떠오른 생각들. 수첩을 가득 채운 두서없는 메모. 이 글은 그렇게 쓰여졌다."
"나는 영화가 지나치게 자기를 뽐내거나(실험영화들), 반대로 너무 겸손해할 때(미디어로서의 영화들) 흥미를 잃는다. 물론 그걸 더 좋아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취향을 말하는 중이다. 영화는 세상과의 긴장을 유지할 때, 그래서 그 둘사이의 관계에 내가 개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생각이 활동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한다. 결국 영화는 어떤 자세로 세상을 보느냐의 문제이다. 그래서 어떤 자세를 선택할 때 거기서 진실을 볼 수 있느냐는 선택의 내기이다. 영화와 세상 사이를 중재하는 자세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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