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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당원토론방에 [찬물]이라는 자의 글이 올라와 있다.
▲ 심재옥 최고위원의 '업무 보다 육아가 우선' 주장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그래서, 한 마디 해줬다. 아주 논리적으로 구구절절 얘기하기는 귀찮고 해서, 간략한 콩트와 길지 않은 잔소리와 블랙 코미디로 답해줬다. 이러니 좀 길어졌네.
말걸기의 게시물을 옮기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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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있었을 법한 최고위 회의를 상상해 봅시다.
(찬물님이 전해 주신 말씀만으로도 당시 상황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을 것 같군요.)
○ 문성현 대표 : "한미 FTA 저지 투쟁에 올인하기 위해 최고위원들이 전국순회 등 모범을 보이자"
○ 심재옥 최고 : (아마도) "나는 아이를 돌봐야 해서 전국순회는 어렵다."
○ 문성현 대표 등 기타 최고위원들 : (아마도) 한미 FTA 저지 투쟁의 중차대성을 설명하며, 최고위원들의 모범이 있어야 한다는 등... 심재옥 최고에게 책임감 있게 참여할 것을 독려...했겠지요.
○ 심재옥 최고 : (아마도 사정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하였으나 여전히 난감함이... 그리고 나서) "업무는 중단할 수 있어도 육아는 포기할 수 없다"
■ 제대로된 최고위원회라면...
○ 문성현 대표 : "한미 FTA 저지 투쟁에 올인하기 위해 최고위원들이 전국순회 등 모범을 보이자"
○ 심재옥 최고 : "나는 아이를 돌봐야 해서 전국순회는 어렵다."
○ 어느 최고위원이든간에 : "물론이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심재옥 최고의 일정은 육아에 지장이 없도록 계획해야 옳다."
○ 문성현 대표 : "심재옥 최고의 일정은 실무를 준비할 때 육아에 지장이 없도록 계획하는 것으로 한다."
아무래도 후자의 회의가 깔끔하면서도 진보정당의 지도부 답지 않나요?
찬물님께서 말씀하신 "업무와 육아문제의 대비"는, 여성의 의지가 아닙니다. "업무와 육아문제의 대비"는, 언제나 남성이, 권력이, 자본이 그리 하도록 했답니다. 그것이 어떤 일이건간에 자신의 일을 원하는 지구 상의 모든 엄마들은 "업무와 육아문제가 대비"되는 상황을 무척이나 싫어한답니다. 그 둘이 대비되는 순간 둘 중 하나는 충실히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내면적 갈등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건 엄마들(혹은 엄마가 될까 생각하는 여성들)에게는 큰 고통이랍니다.
찬물님께서 말씀하신 '범부'들은, 그 고통을 이겨내기 어렵도록 하는 사회 때문에 둘 중 하나를 포기하거나 뒤죽박죽으로 삽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 게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최고지도부라고 해서, 그 책임이 막중하다고 해서 '예외'로 두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 누구가 최고지도부라고 해도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고위원인 엄마가 아이를 성실히 돌보는 걸 제대로 보장하지 않으면, 민주노동당이라는 조직은 언제든지 '예외'를 인정할 준비가 되도록 내면화됩니다. 사실은 이미 내면화되어 있기때문에 심재옥 최고가 더욱 고통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마지막으로 웃기도 어려운, 실제 있었던 블랙 코미디 하나는 들려드리지요.
중앙당 상근자 하나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1년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이 상근자와 함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은 또 다른 상근자가 말했습니다.
"동지, 정말 육아휴직 쓸겨? '진보'도 좋지만 우리에게는 '변혁'의 길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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