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쏟아진다. 10시가 넘은 사무실은 2시간 전에 시간을 멈춘 듯하고 어제밤을 이런저런 의자들에 의지한 얼굴들이 부스럭부스럭. 쏟아지는 비에 오늘 범국민대회는 어떻게 되려나 하는 걱정이 어색하게 스친다. 우산보다는 우비를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재빠르게 뛰쳐나오고 다시 막막. 몇 번을 변경한 비행기 예약을 더는 늦추지 말아야겠다면서도 갑자기 아득해지는 발걸음. 비 속에서 집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친구들은 편안히 몸을 뉘었을까. 공항으로 가는 친구들의 설레임이 독일로 가기 전까지 눅눅해지지 않기를. 태연한 척하면서도 내가 제일 걱정이 많은 것은 아닐까. 위기감, 이라기보다는 전화위복을 기대하는 거라고, 그렇다고. 비가 내려서 회의는 늦어지고 비가 내려도 회의를 시작하겠지만 비가 내리니까 모든 것이 아득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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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go 2006/07/12 11: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살아온 날들도... 걸었던 길들도 아득해져버렸어요...
레이 2006/07/12 12:1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
미류 2006/07/16 18:2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무화과~ 안개가 가득한 산길을 따라오다보니 어느새 안개가 걷히더군요. ^^
레이~ 언제 술한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