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장구치기

내가 원래 이랬나? 요즘 하는 생각이다.

 

뜬금없이 과거를 훑어보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는 맞장구치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맞장구치는 게 잘 안된다. 잘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이 따로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부쩍 내 자신이 어색하다.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꺼낼 때는 막연하게라도 공감을 기대한다. 내 기쁨이 그/녀의 기쁜 느낌을 들추어낼 수 있기를, 외로움이나 어려움을 그/녀가 이해해줄 수 있기를.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주억거린다 하더라도 설레설레 흔들지는 않기를 바라는 것이 대화가 아닐까.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느낌이나 생각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역시 당연하다. 나와 그/녀가 만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긋나기도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매력이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좋은 거야? 왜 그때 화가 났어? 그렇게 슬퍼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아. 이런 어긋남.

 

공감은 어쩌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느낌을 그/녀가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인 듯하다. 그/녀가 겪었을 시간과 공간을 지금, 여기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 그것이 공감인 듯하다. 우와, 좋았겠다. 웅, 그렇게 화날 수 있겠다, 네가 이러이러해서 슬픈가보다. 이런 맞장구.

 

으앙. 근데 그게 안돼!!! 언제부터 그랬나? 원래 그랬나? 요즘은 괜히 이해되지 않는 느낌들이 더 먼저 차오르고 어긋나기만 하는 것 같구. 왜 그런 거야?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같은 느낌을 나누고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데. 왜 그럴까. 우웅. 완전 괴로울락말락.

 

그러고보면 예전에도 맞장구쳐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난감했던 기억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고보니 늘 잘하는 편도 아니었던 것 같네. 우쒸. 원래 그런 거야?

 

게다가... 나도 누군가에게 공감을 기대하며 말을 건네본 기억이 가물가물? 우앙. 완전 괴로워야 하는 상황인 듯.

 

.추가.

그리고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에 맞장구치는 게 잘 안되는 것 같다. 누가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류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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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2:06 2006/07/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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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미 2006/07/27 15:4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맞장구 같이 함 쳐야 쓰겄구먼... 나두 맞장구가 잘 안 되는거 같은데... ㅋㅋ

  2. 미류 2006/07/27 15:4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갑자기 풍물패할 때 장구보다 북이 재밌어서 북치며 놀았던 기억이 -,- 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