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잃어버렸거나 잊고 있는 것들
-한심하고 덜떨어진 안철수 지지자들 각성해야!
[브레이크뉴스 선임기자 박정례]= 안철수 의원에게 지금 아쉬운 것은 호남으로부터의 지지다. 호남의 지지가 없는 안철수 의원이라면 정치권 어디서든 주목받지 못할 게 자명하고, 어디서 안 전 대표를 유력한 대선후보라 평해줄 것이며 장래가 창창한 후보라 인정해줄까 싶지 않다. 그 원인을 세 부분, 안철수 자신과 국민의당 내부 풍토와 당 외적인 문제로 나눠서 생각해본다.
안철수 의원은 어떤 모습이 자신에게 최상인지 하루 속히 감 잡아야 한다. ‘호남에서의 탄탄한 지지세’는 건물로 치자면 탱크처럼 굳건한 기초공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철수에게 탱크가 건재하다고 볼 수 있는가. 적과 싸워야할 탱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닦고 조이고 기름처가며 그 성능을 잘 유지하고 있는가도 문제일 텐데 탱크 자체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문제는 심각한 거다. 작금의 안철수 처지는 어떤가?
우선 언론에서 씹힌다. 텃밭에서도 지지 받고 있지 못한데 무엇을 믿고 “대선후보로 나섰냐?”고 말이다. 다음으로는 상대후보들에게 씹힌다. 왜냐면 더민당의 문재인과 안희정은 호남에서 조금이라도 자기들의 지지율이 오를 기미라도 보이면 “내가 대세다” “호남이 나를 택했다. 그러니 게임이 끝난 것 아니냐?” 조로 환호작약하며 세몰이를 가중시키고 대세론을 주장하는 근거로 삼을 게 분명하다. 예 컨데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문재인과 안희정에게도 밀리는 안철수라면 전국 어디서든 명함이나마 제대로 내놓을 수 없는 처지에 직면할 것이다. 이래서 호남의 지지율은 안철수 뿐 아니라 다른 당 후보들에게도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된다는 것을 가정하여 4월 말이나 5월 초에 대선이 치러질 전망인데, 단초가 된 굵직한 사건은-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이어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강제모금사건에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로까지 번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탄핵정국이 아니라면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혼란과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냉혹한 국제정세 등이 빅 이슈로 등장하여 민생안정과 위기타개책에 관심이 모아질 테고 아직은 12월대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을 시기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손톱 밑 곪는 줄은 알고, 염통 곪는 줄은 모르는’ 상황논리에 직면해있다. 오로지 대통령 될 욕심에만 골몰하는 사람들과 이에 맞장구쳐대는 언론환경 때문이다. 그들은 대권이라는 과녁판의 정 중앙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 외엔 서민대중의 삶에는 안중에도 없다.
이들의 대책 없는 자랑 질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에라 모르겠다. 세상 별 거 있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허무주의적인 패닉 상태를 노출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심정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 전에 정확한 진단평가를 실시하여 치유와 반전(反轉)책을 내놔야 한다.
‘국민의당’에는 얼치기들이 너무 많다. 제1과 제2당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국당’에서나마 기회를 잡아보려고 모여든 현실이고, 신생정당이다 보니 보다 쉽게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심정은 이해하겠다. 그러나 최소한의 노력과 열정은 정당생활에 있어 기본 양식이다. 어떤 사안에서든 권리가 있으면 의무와 노력이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염치와 상식 말이다. 당원모집 현황이 이를 알아보는 하나의 척도요 리트머스시험지라 하겠다. 국민 없는 국가 없듯이, 당원 없는 당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노력 여부로서 애당심을 잴 수 있기에 말이다.
당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역구 의원들이야 굳이 할 말은 없지만, 당직 중에서 제일 영양가가 많은 쪽은 당선권에 드는 비례대표 순번이라 보기에 한마디 짚고 넘어가야겠다. ‘짐승도 키워놓고 잡으랬다’고 당을 튼실하게 키워야할 책임이 있는 당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지난 4.13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욕심에 비해서 감투정신이 너무 없었다고 생각한다. 당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두어 달 봉직한 이력으로 염치도 체면도 없이 당선권비례대표의원직을 독식하는 이기심을 보였다.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기타 당직에서도 문제였다. 자고로 남의 자리를 욕심내는 사람치고 끊임없이 남 탓만 하는 공통점이 있다. ‘국당’의 제일 큰 병통(病痛)은 “호남 색이 강하면 안 된다”고 하는 점이었다. 호남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속내를 그들은 이런 식으로 이유를 댔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호남 색을 지워야 당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귀부추기고 말이다.
김 모 최고위원을 보자. 지난 전당대회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1월9일 천안시 당원대회 때, 최고위원에 도전한 김 후보는 연단에 오르더니 “박지원 의원에게 지역당원이 몇 명인가 물으니 8천명이라고 했다. 당원 모집이 잘 안 되는 제 처지로서 당원이 8천명이나 되는 이분에게 경쟁이 되겠나 싶었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바로 그렇다. 남들은 당원을 8천명이나 모집할 때 자신은 몇 백은커녕 단 몇 십 명이라도 모집하려 노력했냐는 거다. 김 모 최고위원은 ‘국당’의 사무총장직에 있었다. 이 사람은 당 사무총장 직을 내놓은 직후 TV조선에 출연하여 “호남 사람들 때문에 일을 못했다.”고 일 못한 핑계를 늘어놓은 사람이다.
전.남북의 지역위원장은 당연히 호남 사람들이다. 그 지역에서 ‘국당’ 출신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했으니 당연히 호남출신들이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을 건 뻔하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왜 일을 못했는지(...) 의문스럽다. 이율배반이 아닌가. 텅텅 비어있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왜 일을 못 했는지, 반성은 하지 않고 남 탓만 해댄다.
당의 3대 요직이라 할 수 있는 막강한 자리가 사무총장이다. 그 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을 물리치고 당 대표의 강권적인 배려로 꿰찼으면서 그는 왜 호남 지역 아닌 다른 지역에서라도 의미 있는 활동을 전개하지 못했는지. 이와 같이 국민의당에 들어와 한 자리 하고 싶은 사람들은 걸핏하면 호남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전국정당이 못 된다. 호남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일이 안 된다’는 둥 벼라 별 핑계를 대면서 자기들 욕심을 관철하려는 수단으로 입에 발린 말을 해왔다.
이쯤해서 질문 하나 더,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더민당 보다 못나오는 당과 후보라면 장차 무슨 명분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 유망한 대선주자요” 주장할 것인가. 안철수 대표는 그 탄탄했던 호남에서의 지지율에 다른 지역에서의 지지율까지 더 보태는 덧셈 행보를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호남지역 외의 당원들도 마찬가지다. 호남의 지지율에 의지하지 않고, 자발적인 헌신과 충심을 바치며 배전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다시 하나 더, 당 외부의 적들에 대한 대처다. 그들은 안철수가 가진 지지율을 흠집 내고 어떡하든 균열을 일으키려 갖은 수단을 구사해왔다.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 화법(話法)으로 도무지 손해날 것는 말을 내뱉어 왔다.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높으면 그래선 전국 정당 못 된다 협박하고,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거 봐라! 호남에서조차 지지를 못 받으면서 무슨 큰 소리냐?”는 식이다. 그러면서 이를 빌미로 그를 주저앉히려 든다. 이쯤해서 정말 묻고 싶다. 정적(政敵) 혹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가짜 지지자들이며 수준 낮은 지지자들로부터 호남의 지지율을 놓고 휘둘린 결과가 뭔가?
안철수는 어서 잃어버렸거나 잊고 있었던 것을 되찾아야 한다. 비중 있는 대선후보로 뛰려면 지지기반을 속히 회복하고, 대내외적으로 발목을 잡는 요인을 제거하며, 한심하고 덜떨어진 지지자들도 대오 각성해야 한다. 이는 필수다.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순수한 동기에서 우러나오는 의지이기에 빛나는 대장정(長征)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
글쓴이/박정례 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