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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요즘.. 故칼세이건 아저씨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거대한 우주를 바라보자면 아저씨는 아저씨 몸에 빌붙어사는 미생물의 미생물에 빌붙어 사는 흔적도 없는 동물로 여겨집니다. 나서 병들어 죽는 그 과정이요. 한편으로 무척이나 마음이 편해집니다. 해왕성에 대한 글을 읽고 있는데요. 해왕성에도 고리가 있다합니다. 토성같은 고리요.
한 30여년전 아저씨가 젊어서 그지 같은 도보여행을 한적이 있는데요. 백곡의 어느 성지에 있는 건물 옥상에서 덜덜 떨며 잠을 청하고 있는데.. 바람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먼가 허연게 저를 디다보는거 같아 또 놀라고 하며 덜덜떨며 잠을 못자다가.. 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고는 '아.. 나는 먼지같은 존재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잠을 편한히 잘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주 월요일날 아저씨 사는 동네 집회를 갔습니다. 예전 10여년전 노조활동할때 존경했던 민노총 지역본부 총무부장 아주머니가 깔판을 나눠주셔서 편안히 깔고 앉았습니다. 물론 마스크쓴 저를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탄핵되는날 집회에는 집에 안쓰는 단열벽지를 잘라서 품에 넣고 집회에 갔습니다. 아저씨는 항상 혼자 다닙니다. 양방향 도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앉았는데.. 제 앞에는 중학교? 혹은 고딩 1학년 정도의 여학생 3명이 앉아있었습니다. 유난히 추원던 그날 차가운 아스팔트 도로에 그냥 앉아있는겁니다. 두친구는 두꺼운 패딩 같은걸 깔고 앉아 괜찮아 보였는데.. 한 친구는 잠바도 추워보이고 맨바닥에 차겁게 앉아있었습니다. 바닥이 추워서인지 연신 자세를 뒤바꿔가며 추위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노래를 잘 부릅니다. 아니 노래하는 방식이 2가지 입니다. 크게 부르거나 소리나지 않게 부르거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존나 큰소리로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앉아서 집회를 참석하고 있는데.. 떨고 있는 그 친구를 보며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었습니다. 집에서 출발할때 혹시 모르니 방석을 하나더 맨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제꺼만 잘라갔던걸 후회했습니다.
'반을 자를까? 지금 깔판을 줄까?' '치질의 고통에 시달릴 수도 있는데..'
이런 고민을 30여분을 하다가 결국 그친구 팔을 톡톡 두들린후 말없이 깔판을 건네주고는 인났습니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고마워유"
얼마후 곧 탄핵이 되서 다들 일어나서 환호성을 외쳤고 행진후 집회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단열벽지 깔판을 앉은 시간은 불과 10여분 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친구가 왜 찬 바닥에 앉아 소녀시대 노래를 따라부르며 '윤석렬 구속해' 구호를 외쳐야하는지 조금 더 살은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87년도 그랬고 박근혜 탄핵때도 그랬고 짱돌던지던 촛불들던 사람들이 국민이 이겼다고 만세만 불렀지 그 후로 국민들은 여전히 반복적으로 혹독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번도 만세만 부르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기존 정치인에 내맡길게 아니라 국민협의체? 혹은 시민정당으로 만세 '그 후'도 반드시 함께해야할 겁니다. 안그러면 국민승리의 성과는 일부 정치인이나 기득권이 독식하고 우리들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거예요.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요.
집에 사용하고 남은 단열벽지 두루마리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2025년 2월경 탄핵이 기각되어 집회를 나갈때 퇴근후 두세개씩 맨들어서 나갈 계획입니다.
집회장소에서는 10대들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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