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분류없음 2015/12/01 01:34제목: 스토브리그 중간점검
이진영이 팀을 떠났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이듯이] 팀을 떠났다. 주지하다시피 (나만 주지했나?) 이진영은 2015시즌 주장이었다. 사실 2015 시즌을 맞이하면서 이진영이 주장을 맡았다고 했을 때 뜬금없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김성큰 감독님이 계시는 팀 같으면야 주장의 역할이 그닥 크지 않겠지만서도) 왜지? 왜 대갈장군이 주장을 맡은 거지? 어쩐지 시험대, 아니면 스케이프고트? 예상은 적중했다. "읍참마속 (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국민우익수"를 떠나보낸다고 찌끄렸는데 그 말이 맞다. 애초에 이진영은 "마속"이었다. 꽃개는 개인적으로 이진영 선수가 트윈스 케미스트리에 들어맞는 선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는 쌍방울 – SK 를 거치면서 김성큰 스타일로 조련된 플레이어다. 다만 나이가 들었을 뿐이다.
한편, 야생마 이상훈이 코치로 온다는 소문이 횡행하다. 적극 환영이지만 잘 모르겠다. 선수 시절과 지도자로서의 삶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정수근이 코치로 온다고 치자. 정수근이 과연 그가 그토록 칭송해마지 않던 제리 로이스터처럼 할 수 있을까? 그가 코치나 감독이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전혀 그렇지 아니하다. 그래서 타고난 게 중요하다. 성장과정이 중요하다. 철학이 중요하다. 이상훈을 코치로 맞이하는 2016년은 그래서 또다른 의미로 그에게, 팀에게 독배다. 여전히 트윈스는 세대교체, 앙시엥레짐이냐 혁명이냐를 한 해 더 시험하게 됐다. 그래서 조금 슬프다.
이동현은 드디어 그의 인대를 바칠 수 있게 되었다. 착한 에프에이. 딴에는 정우람을 데려왔으면 했는데 아무래도 내팽겨쳐버린 프랜차이즈들에게 [보다는 팬에게] 많이 데인 것 같다. 이동현은 좋다. 확실하다. 백을 기대하면 백만큼 한다. 하지만 백이상은 하지 않는다 [아니면 못한다]. 서울팀에서 굴러먹은 근성이 어디 갈까?
정상호는 진짜 뜬금없어 보인다. 이렇게 또다시 유강남의 성장을 미루는 것인가? 아무래도 트윈스 프런트에는 "배터리앙마"가 끼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토록 오래도록 "강한 포수"를 구하거나 만들지 못하는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나는 사실, 김동수도, 김정민도 믿지 않는다. 믿지 아니한다. 나는 오히려 주심을 믿으련다. 하지만서도… 포수를 데려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센터라인의 소중함을 깨달은 현장과 프런트의 대오각성에 한차례 박수는 보내주고 싶다.
이 와중에 이진영과 함께 집을 떠난 나성용, 김선규를 주목한다. 사람들이 "탈쥐효과"를 말하면, 언급하는 걸 보면 죽도록 싫었다. 이게 꽃개의 아킬레스건이다. (가령 나중에 인펄슨으로 꽃개를 봤을 때 꽃개를 약올리고 싶으면 박병호나 박경수 따위를 거론하면 된다.) 나성용은 전형적인 "트윈스의 무덤"에서 필 꽃이다. 김선규… 쏠쏠한 그의 활약을 다시 NC에서 보게 된다면 묵묵히 박수를 쳐줄 것이다.
이 와중에서 SSC (심수창) 가 치킨 댁으로 가서 그의 에너미와 조우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 2016시즌을 기다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력을 심쿵- 던져주시는구랴.
* 이진영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니 그는 2014년, 2015년 2년동안 팀 주장을 맡았던 모양이다. 나의 기억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만, 변명하자면 - 엠비씨청룡으로 팀이 출발한 1982년부터 팬이었던 나로서는 이진영이 팀을 떠날 수밖에 없던 이유를 더 하나 분명히 알게 된 셈이다. 씁쓸. (이곳 시간으로 12월 1일 밤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