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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학부를 같이 다니던 한 친구를 만났다. 우연히는 아니고...
얼마전에 우연히 부딪혔다가 날 잡아 한번 만나자고 하다가 계속 시간이 안맞아 못 만났는데, 드뎌 어제 그 만남의 날이 되었던 것이다. 학교 다닐때는 참으로 무미 건조하던 친구였는데...그렇다고 친분이 전혀 없는 아이도 아니었고, 그냥그냥 만나면 반갑게 인사나 하는 정도, 가끔 대화도 하고...술을 마시면 늘 얼굴이 제일 먼저 붉어지는 친구...뭐, 대략 이 정도로 기억하고 있던 친구를 15년이란 세월을 건너뛰고 만났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 긴 세월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한두달 전에 본 친구처럼 스스럼이 없고 대화도 너무 잘되고...속이 깊고...정말 신기할 정도...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 친구가 하는 말, "결혼 후 8년간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미술치료'라는 걸 받고서는 이렇게 좋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결론은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었다는 말! 그래서 스스로가 편안해지고 주변사람들도 편안해지게 되어서 결국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도 그 치료를 받아보기를 권했다. 너무 필요한 치료인것 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내가 그딴걸 왜?? 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오면서 생각해보니 나도 한번 그 치료를 받아 볼까? 라는 쪽으로 기운다. 그만큼 그 친구가 얘기한 치료의 과정이 합리적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되며 나 같이 스스로의 화를 못이겨 맨날 씩씩거리면서 사는 애한테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해서 생기는 불화라는 말. 나는 왜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고 스스로를 늘 학대하듯이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더더욱 그 미술치료라는것에 구미가 당긴다. 물론 의지해서는 안되겠지만...하지만, 지금 형편으로는 그 치료를 받을만한 경제적, 물리적인 어떤것도 허락하지 않는다는게 결정적인 문제...
아름다운재단에서 하는 하반기 배분사업 공모에 '아름다운 사람'을 추천하는 사업이 있다. 상금이 300만원. 돈에 눈이 멀었다고 누군가를 팔아서(?) 그 상금을 노린다면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난 이 사업을 꼭 당선시킬 자신이 있다고 믿고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있던 괜찮은 술자리도 피하고 일부러 일찍 왔는데....갑자기 자신감이 확 떨어지면서 쓰기가 싫어졌다.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서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왜? 바로 한시간 전까지만해도 의기양양해서 써 보겠다던 것을 의기소침해 하는 걸까? 이유는 반드시 있다. 갑자기 나도 모를 질투심이 활활 불타오르는 걸 어쩌라고!! 아름다운 사람을 추천하는 이유는 줄줄이 찬양이 가득한 문구를 넣어서 지금까지 일해 온 공적과 연혁을 붙여 상을 받을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무슨 재주로 그런 글을 쓴단 말인가? 거기다 내일까지 마감인뎅...글 쓰려는 찰나에 갑자기 웬수 같은 생각이 불같이 드는걸 어찌하란 말인지... 빌어먹을~~
그래서 결론은, 나에겐 마음의 평화가 필요하다는 말! 그래야 매사가 둥글게 둥글게 풀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추천하는 글도 잘 써서 3백만원을 손에 넣을 수도 있을테니까...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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