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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야릇한 영화(?)

re님의 [쿨스마스에 만난 사람들] 에 관련된 글.


 

영화광이 아니어서인지 이런 영화는 첨봤다.  도무지 평범한 여성들의 일상들이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자그마치 9개씩이나 옴니버스식으로 나열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까지 한참이나 생각하게 만든, 약간 싱거운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게 만든 그런 영화였다.

 

물론, 각각의 얘기들 속에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거나 이해가 가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특히나 다이애나의 얘기(10년만에 옛 애인을 슈퍼마켓에서 다시 만났지만, 둘은 이미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 후다.--이래서 역시'사랑'은 믿지 못한다. 라는 말에는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도..하면서 혼자 중얼거림.--하지만, 그 둘은 여전히 옛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까지 하는, 너무도 애절한 연인이다.)가 가장 내 가슴을 울렸다.  눈물이 날 정도로... 



도통 연결점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이야기들 뿐이다.  그래도, 뭐...잔잔한 화면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내 여성들의 삶이려니(화가 나기도 했지만) 하고 계속 보았다.  재미가 없지 않은 내용이지만...웬지, 아쉽기만 했다.  각각의 얘기들이 너무 짤막짤막해서.. 

 

영화를 다 보고 나왔는데 리씨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9개의 토막 이야기들이 등장 인물 뿐만 아니라, 모두 연결된 이야기들일지도 모른다.(그리고는 하나둘씩 등장인물을 연결 짓는데..거의 맞는것 같다.)고...헉! 전혀 예측하지 못한 말에 나는 정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뭔 놈의 영화를 단순한것 같으면서 저렇게 아리송하게 만들었을까?와 이렇게 만든 작가의 의도가 넘 놀라울 뿐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참으로 신기하고도 재미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거 아냐?라는 아이의 항의 섞인 말에 별다른 이의(사실은 설명하기 귀찮아서)를 달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처지라 밥만을 먹고 부랴부랴 발걸음 돌려야만 했다.(하튼, 쪼그만게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 가지고...이것도 분명 언론의 영향이 가장 컸으리라고 본다.  주구장창 크리스마스엔 가족과 함께! 를 읊어대는 전근대적이고 고리타분한 저 언론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치를 떨 지경이다.)

 

하튼, 리씨가 아니었으면 뭐가 뭔지 몰랐을 이상야릇한 영화가 될뻔 했던, 'Nine Lives' 는 영화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흥미로운 영화임이 틀림 없었다. 리씨에게 감사를...^^ (나도 이번 특별전을 시간이 된다면 몇편 더 챙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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