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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벌을 보고 와서..

누군가의 블로그(기억이 안남)에서 인디 다큐가 있다는걸 보고 가보기로 결심.  국회앞에서 기초법 공대위 농성에 들어가 결합하고 있는지라 인디 다큐에 간다는게 약간 걸리긴 했지만 한번도 가본적 없는 인디 다큐에 이번엔 꼭 가야 겠다는 일념으로 부랴부랴 차를 돌렸다.



잘 몰라서 사전을 찾아 보려다가 극장에 입장하기 바로 전, 티켓을 사고서야 알게 되었다. Independence 라는 걸..(내가 생각해봐도 너무 무식하다..ㅡㅡ;) 근데 가만히 보면 외래어라든지 우리말의 약자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할 정도로 못알아 볼 말들이 많다. 해서 "독립영화"라는 라는 뜻을 확실히! 알고 관람하게 되었다.

 

오늘 내가 본 것들은 저녁 6시에 상영한 '나와 인형놀이', '열다섯', '커밍아웃',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와 8시 반에 상영한 '나의 선택, 가족'이었는데 6시에 상영한 것들이 훨씬 감동적이었다. 특히 나와 인형놀이는 앞부분을 약간 잘리고(극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보았지만 성정체성에 관한 솔직한 감독의 심정을 담고 있어서 좋았으며,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에서는 다큐멘터리의 제작 과정을 보여 주면서 다큐임이 분명하지만, 다큐의 형식적 부정을 통해 영화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드는 '역설적'기법을 사용했다는 면에서 돋보이기도 했다.  열다섯은 말 그대로 열다섯 소녀들의 순수하고 꾸밈없는 그들의 꿈과 소망을 인터뷰 하면서 한편으론 일탈마저도 그들 나름의 문화라는 걸 강조 하는 측면이 매우 담백하게 느껴졌다.  커밍아웃은 우리가 흔히 짐작하는 성적 소수자를 말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외피가 규정하는것에 대한 일종의 반감으로써 표현된 수식으로 풀이 하기도 했다. 다시말해 말(사투리)이 그 사람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이제 사람들의 눈에 나를 맞추지 않겠다."는 대사가 나옴)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항의 메세지로서의 커밍아웃 이라고나 할까..

 

'나의 가족, 선택'은 일반적으로 일컫는 혈연을 중심으로 한 가족이 아니라, 위탁모에게 맡겨진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정, 공동육아를 위해 꾸려진 7가정의 얘기, 장애인들의 공동체인 그룹홈으로 이루어진 가정 등을 담아낸 영상이다. 내가 보기에 이 영상은 내가 접하는 아주 흔한(전공이 전공인지라 ㅎ) 집단 이기에 약간 진부해 보이긴 했다. 하지만 감독이 전하는 메세지는 혈연집단에서 얻을 수 없는 더 큰 가치와 행복을 이러한 대안 가정에서 찾을수 있다는것에 촛점을 맞춘것 같다.

 

작년에도 언뜻 블로그에서 인디 다큐에 대한 소개가 있었던것 같은데 못가서 도대체 인디 다큐란게 뭔가 하고 궁금 했는데 올해 비로서 인디 다큐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나마 알게 되었다. 다보고 나오는데 갑자기 다큐에 대한 매력이란게 무얼까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고, 특히 독립 다큐라는건 이 사회의 숨겨진 곳곳에 카메라를 댈 수 있다는 무한한 잠재력과 보이지 않는것을 보여 준다는 크나큰 모험까지 동반한 일임이 분명하다는걸 알게 되었다.  특히 독립영화를 만든다는건 그 만큼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한다는 뜻이니 제작하는 과정이나 감독의 수고로움은 말할것도 없이 높이 치하해야 할일이 아닌가 싶다.  힘든 일을 선택한 많은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나마 힘찬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행운은 우연히 '슈아'를 만나게 되어 8시 반 영화를 그의 아이디 카드로 슬쩍 볼 수 있었다는것.. 또하나, 영화 보는 내내 류미례 감독이 생각 났다는것. 이렇게 힘든 일을 그가 하고 있었다니 몰랐던 새로운 사실에 감동 먹었다.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독립영화 감독이 류미례니까.. 푸훗~!  (그러고보니 나루와 슈아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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