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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와 접촉한 민간인’이 북에 무인기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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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1.19 14:03
  •  
  •  수정 2026.01.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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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30대 오모 씨가 ‘내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요시사]가 ‘12·3 내란’ 이전 오 씨가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요원과 여러 번 접촉했다고 폭로해 주목된다.

정보사는 ‘12·3 내란’에 참여한 주요 부대 중 하나이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 내란 당시 사령관이었던 문상호 씨 모두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9일 오전 브리핑하는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 [사진 갈무리-ebrief]
19일 오전 브리핑하는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 [사진 갈무리-ebrief]

19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에서 해당 기사 관련 질문을 받은 이경호 부대변인은 “조금 전에 제가 기사를 봤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가정적인 상황인데, 정보사가 민간을 포섭해서 무인기를 보냈다면 그건 군이 한 게 아니라고 볼 수 있는가’는 의문에 대해서도 “제가 가정적으로 단정해서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폭로 직후 군이 관여한 거 없다고 발표했을 때 정보사의 이런 활동에 대해서 인지한 상태였는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이경호 부대변인은 “당시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피해갔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북측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남측이 무인기를 개성 상공에 보냈다며 “불에 타 멸살될 짓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10일 국방부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은 “1차 조사결과,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발표한 일자의 해당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간 영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유관기관과 협조하여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 윤민호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무인기 사건 관련해서는 현재 관계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면서 “북한 반응 관련해서 모든 것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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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부터 대선까지 생중계 시청자 1위 ‘매불쇼’, 슈퍼챗 1위 ‘뉴스공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시사 유튜브 분석 결과 조회수 1위는 ‘MBCNEWS’ 비상계엄 반대집회 현장 중계

“유튜브 라이브, ‘디지털 광장’ 기능 수행...‘뉴스공장’·‘매불쇼’, 핵심 이슈 담론 주도하며 높은 주목”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6.01.19 07:38

▲'매불쇼' 진행자 최욱씨(왼쪽)와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불법 비상계엄부터 조기 대선까지 격동의 6개월, 유튜브는 현실에서 ‘언론’ 또는 그 이상이었다. 우리는 이 기간 어떤 시사 유튜브 채널에 주목했을까. 최근 공개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서 <유튜브와 저널리즘:계엄부터 21대 대선까지>에서 2024년 12월3일부터 2025년 6월3일까지 6개월간 유튜브 ‘뉴스 및 정치’ 분야 채널 데이터를 ‘플레이보드’로 수집해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소위 진보 성향 채널의 강세 속에 라이브 중심의 소비 패턴이 보였다.

이 기간 가장 많이 본 영상은 2024년 12월4일 업로드된 ‘MBCNEWS’ 채널의 <국회 앞, ‘비상계엄 반대’ 집회..이 시각 국회 - [끝까지LIVE]>로 조회수는 981만5790회(이하 수집시점 기준)였다. 2위도 2025년 1월15일 업로드된 ‘MBCNEWS’ <현직 대통령 첫 체포‥계엄 선포 43일 만 [LIVE]>으로 975만 945회였다. 3위는 같은 날인 1월15일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윤석열 체포 LIVE]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겸공뉴스특보>로 915만 680회였다.

이번 집계 결과 조회수 상위 10개 영상 중 7개가 ‘MBCNEWS’ 채널이었고, 1~3위 모두 편집된 뉴스 리포트가 아닌 현장 중계 형식의 속보였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대형 이슈 발생 시 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의 보조 수단을 넘어 실시간 정보 습득의 핵심 창구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으며 “유튜브 이용자들이 단순히 사건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 전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소비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MBCNEWS’ 구독자 수는 1월19일 현재 609만 명, 언론사 채널 중 독보적 1위다.

연구서가 ‘비언론’으로 분류한 뉴스 및 정치 분야 채널 중 가장 많이 본 영상 1위부터 20위까지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10개, ‘매불쇼’가 9개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진보 성향을 대표하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매불쇼’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탄핵, 대선 등 핵심 이슈 담론을 주도하며 높은 주목을 받았다. 이들 채널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지지층에게 단순한 뉴스 전달을 넘어서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용자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객관적 보도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욕구, 즉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이들 유튜브 채널에서 찾았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유시민 작가 등 유력 논객이 출연한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치적 격변기에 시청자들이 단순한 사실 전달보다는 사건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 정치적 맥락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선호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라이브 영상의 동시 시청자 수 상위 100개를 취합한 결과에선 2024년 12월4일 ‘매불쇼’의 <윤석열, 김용현을 당장 내란죄로 체포하라!>편이 1위를 기록했으며, 해당 편의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무려 103만5654명이었다. 2위~5위까지 라이브 영상은 <‘윤석열 탄핵안 두 번째 표결’ 국회 본회의>(2024년 12월14일, 79만3413명),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헌재 대심판정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2025년 4월4일, 78만6804명) 등 모두 ‘MBCNEWS’ 채널 영상이었다.

계엄부터 대선까지 6개월 슈퍼챗 수익 상위 채널을 뽑은 결과에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4억2862만4692원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신의한수’가 3억465만4017원 2위, ‘매불쇼’가 2억1009만2817원 3위, ‘한두자니’가 1억8023만8170원 4위, ‘사장남천동’이 1억7699만1092원 5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신의한수’는 2025년 1월 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윤석열 체포 이슈가 지지층에게 강력한 위기감을 주었고, 이것이 ‘슈퍼챗 후원’이라는 집단적 행동으로 표출된 결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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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가장 두드러진 이용 행태는 녹화된 편집 영상(VOD)보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라며 “비상계엄 해제 직후나 윤석열 체포와 같은 결정적 순간에 ‘매불쇼’ 등의 채널에서 100만 명에 육박하는 동시 접속자가 기록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유튜브 라이브가 이용자들이 동 시간대에 접속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며, 집단적 효능감을 확인하는 ‘디지털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 평가다.

연구서에선 시민들의 시사 유튜브 이용 행태 및 인식도 엿볼 수 있다. 성인 23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9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19년 조사에선 유튜브 이용자 100명 중 54명(53.7%)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시청했다면, 2025년에는 100명 중 76명(75.5%)이 유튜브 뉴스 이용자”라고 했다. 유튜브 뉴스 시청 빈도에서도 “하루에 여러 번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67.6%로 적지 않았다. 유튜브 뉴스 콘텐츠 규제를 누가 담당해야 하는지 물은 결과에선 ‘언론계나 시민사회가 감시’가 3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튜브 등 플랫폼 회사 자율규제’(31.1%), ‘정부 직접 규제’(18.1%) 순이었다. 뉴스를 제공하는 개인 유튜버도 ‘기존 언론사와 같은 수준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는 지적에는 72.2%가 동의했으며,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11.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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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장, 텅 빈 거리···트럼프가 ‘좌표’ 찍은 그 도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수정 2026.01.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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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찰로이는 인구가 4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러스트벨트 도시다. 이 소도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9월 대선 유세에서 언급하는 바람에 갑자기 전국적인 이목을 끌게 됐다.

“찰-로이, 이름은 참 아름답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한 곳이다. 아이티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도시는 파산했고,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그가 이 말을 한 것은 TV 대선 토론회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유언비어를 내뱉은 지 불과 몇 주 후였다.

수십년 만에 반등한 인구, 트럼프 발언으로 싸늘하게 식은 희망

지난 10일(현지시간) 찰로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라는 맥킨 애비뉴와 팰로필드 애비뉴 일대를 걸었다. 토요일 한낮이었지만, 대로 한가운데 서서 360도 회전하며 둘러봐도 시야 안에 눈에 띄는 사람이 없었다.

거리의 상점 대부분은 비어 있었다. 가게 주인들은 폐업하면서 간판조차 떼지 않고 떠나버렸다. 유리창 안을 들여다보면, 버리고 간 가재도구들만 뽀얗게 쌓인 먼지 속에 뒹굴고 있었다.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집 앞에는 ‘임대’라는 팻말이 붙었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재난을 피해 사람들이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나버린 도시 같았다.

1950년대 미국 펜실베니아주 찰로이의 풍경. 과거 유리·석탄산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이 도시는 한때 ‘매직 시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곳에도 영광의 시절은 있었다. 찰로이는 한때 ‘매직 시티’란 애칭으로 불렸다. 19세기 말 벨기에 이민자들이 세운 유리 공장과 철강·석탄산업 덕분에 경제는 날로 번성했다. 1920년대 미국 유리의 80%가 이 일대에서 생산됐다. 맥킨 애비뉴의 상가에서 찾을 수 없는 물건은 없었다. 오페라 하우스는 물론 미국 최초의 영화관인 일렉트릭 극장까지 들어섰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산업이 쇠퇴하고 공장이 이전하면서, 찰로이는 전형적인 러스트벨트의 전철을 밟았다. 계속된 인구 유출로 1만명 넘던 인구는 반토막이 났다. 빈곤과 절망으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시 전체가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찰로이가 러스트벨트의 운명 앞에 줄곧 무기력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멈춤 없이 하강 곡선을 그리다가 2020년 결국 4000명선이 붕괴된 인구는 2021년 예상치 못한 반등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특히 아이티에서 매년 수백명씩 밀려온 이민자 물결 때문이었다.

이들이 이곳까지 흘러온 계기는 월마트 같은 대형마트에 냉동식품을 공급하는 ‘포스 스트리트 푸드’ 덕분이었다. 팬데믹을 거치며 냉동식품 수요가 급증했지만, 찰로이에서 젊은 일손을 찾을 수 없었던 공장 운영자는 인력 파견업체를 통해 이민자를 불러들였다.

아이티 이민자들은 빈 도시 구석구석을 다시 채워나갔다. 물류창고나 유리공장에서 일하고, 잔디를 깎아주고, 배달 일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비어있던 상점을 저렴하게 빌려 샌드위치 가게나 캐러비언 음식점, 식료품점 등을 열었다. 추락하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다. 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집주인들은 방마다 세를 놓았다.

찰로이의 행정책임자인 조 매닝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은 주택과 상가 공실을 줄이고, 도시 곳곳에 노동력을 제공했으며, 근로소득세를 냈다”면서 “그들은 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죽어가던 도시는 그렇게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듯 했다. 2024년 9월12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러스트벨트 소도시인 찰로이의 조 매닝 행정책임자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아이티에서 온 이민자들이 찰로이를 장악해 범죄가 만연하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좌표’가 됐다. 쿠클럭스클랜(KKK)이 찰로이에 들어와 백인들은 무장하라는 전단을 뿌렸다. 또 다른 인종차별 단체인 ‘패트리엇 프런트’도 아이티 이민자를 공격하라고 선동하는 메시지를 신호등 제어함 등 도시 곳곳에 붙이고 다녔다.

지난 11일 만난 랜디 오드 제일연합감리교회 목사는 그때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학교 아이들을 위한 모금 행사를 할 예정이었어요. 모두가 각자 자기네 민속 음식과 옷 등을 가져오기로 했었죠. 그런데 행사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찰로이를 거론하면서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된 거예요. 아이티 이민자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을 공격할까 봐 너무 두려워했어요. 경찰관이 교회로 출동해서 경비까지 섰지만, 결국 참석한 아이티인은 한 가족뿐이었어요.”

찰로이 주민들이 요리 레시피나 정보 등을 교환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혐오 글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아이티인들의 저녁 식사”라는 글과 함께 죽은 거위 사진을 올리면 “이들은 찰로이에 어울리지 않아”라는 댓글이 올라오는 식이었다. 행정부에는 이민자들 때문에 교통사고와 범죄가 늘어났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 전화가 쏟아졌다.

매닝은 “대통령의 발언 이후 그냥 다들 갑자기 미쳐버린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물론 급격히 늘어난 이민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혐오)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낸 적은 없었다”며 “대통령의 말이 (인종차별을) 정상적인 것처럼 허용해 주는 신호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러스트벨트 소도시인 찰로이 번화가의 풍경. 대부분 상가는 공실이었고, 오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찰로이의 정체성이었던 유리공장 폐업…러스트벨트 진짜 위기 외면한 트럼프

그러나 그때 찰로이 앞에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들쑤신 아이티 이민자가 아니라, 따로 있었다. 130여년 동안 찰로이를 지켜온 유리 공장이 문 닫을 위기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찰로이를 호명하기 일주일 전인 그해 9월4일, 모회사인 앵커 호킹은 모든 시설을 오하이오로 이전하고 찰로이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 전체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파이렉스(주방용품에 사용되는 투명 내열 유리)는 찰로이의 정체성과도 같았다. 파이렉스 출시 100년을 맞았던 2015년엔 도시 이름을 100일 동안 ‘파이렉스’로 바꿀 정도였다.

공장이 폐업하면 350여개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증발할 터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조부모, 부모, 자녀가 3대에 걸쳐 일해 온 터전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공장 폐쇄에 대한 뉴스가 이 일대를 온통 뒤덮고 있었지만,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찰로이의 유리공장. 130년 역사의 이 공장은 지난해 4월 폐업했다. 아직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간판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안은 텅 빈 공실이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결국 유리 공장은 지난해 4월 문을 닫았다. 지난 12일 찾은 공장 앞에는 여전히 코렐 브랜드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어디서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9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한 탓에 공장은 텅텅 빈 채로 방치돼 있었다.

찰로이에서 이 공장과 어떤 형태로든 연관된 사람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근처 주유소 편의점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던 스테이시에게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아느냐고 묻자 “내 남편, 내 이웃, 내 이웃의 형제들, 내 가족의 절반이 다 거기서 일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해고된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냐고 묻자 “각지로 흩어졌다. 내 남편은 GE에서 일하고, 이웃 중 일부는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클레이턴 코크스 공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긴 찾았지만, 상황은 나빠졌다. 코렐 유리공장은 노조가 있고, 8시간 교대 근무와 유급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스테이시는 “다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코렐 공장은 지역 사회에 뿌리내린 ‘평생 직장’이었다. 앞으론 이곳 사람들 누구도 그런 일자리를 다신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게 파괴됐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찰로이에서 문 닫은 공장은 이곳만이 아니다. 유리 공장으로부터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퀄리티 파스타’ 공장도 지난해 9월 폐업했다. 그곳에서 일하던 100여명이 일시에 해고됐다. 퀄리티 파스타 공장 길 건너편에 있는 대형 약국 체인점 ‘라이트 에이드’ 매장은 본사가 파산하면서 지난해 6월 문을 닫았다. 15명 가량의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찰로이 주민들은 이 지역 유일의 조제 약국이 사라진 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퀄리티 파스타 공장과 라이트 에이드 매장 둘 다 아직도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해 공실로 방치돼 있다.

‘포스 스트리트 푸드’ 공장도 문을 닫을 뻔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0월 폐업 신고를 했지만, 막판에 겨우 인수자를 찾는 데 성공해 북쪽 공장만 닫고 남쪽 공장은 계속 가동하기로 결정됐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약 100명이 해고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 스트리트 푸드 공장 노동자인 마리오는 “나는 원래 북쪽 공장에서 일했지만, 남쪽 공장으로 옮겨서 계속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너무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다행히 난 아직까지 일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내 처지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을 살리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마리오는 “지금 이 나라에 제조업 일자리가 부족한 이유는 지난 20~30년 동안 진행돼 온 구조적 문제다. 그걸 하루아침에 되돌릴 수 없다는 건 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민을 위하는 척하는 사기꾼이라 생각한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테이시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 공장 폐업엔 아무런 관심조차 주지 않은 채 아이티 이민자만 공격한 것에 분노했다. 그는 “나는 지난 1년 동안 트럼프 정책으로 얻은 혜택이 아무것도 없다. 건강보험료는 올랐고, 음식값도 여전히 비싸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러스트벨트 소도시인 찰로이의 풍경.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 철도로 아직도 석탄을 실어나르는 열차가 지나다닌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떠나간 아이티인들, 다시 텅 비어가는 상가와 집들

러스트벨트를 되살리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이 지역에서 지켜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아이티 이민자에 대한 그의 약속은 실행에 옮겨졌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1일, 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아이티 이민자들을 반갑게 환영한 이 교회는 지난 몇 년 동안 영어·운전 교육, 산모 지원, 중고 의류 나눔,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등 이민자들을 위한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예배가 시작될 무렵 20여명의 아이티인들이 함께 차를 나눠타고 도착했다. 오드 목사는 “강제추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난해 아이티 이민자들이 찰로이를 대거 떠나면서 아이티인 교인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귀띔했다.

오는 2월3일 아이티에 대한 TPS(임시보호지위)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찰로이의 아이티 이민자 인구는 더욱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TPS는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에게 임시 거주 및 노동 허가를 부여하는 특별 제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아이티·온두라스·베네수엘라·엘살바도르·아프가니스탄 등에 대한 TPS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러스트벨트 소도시인 찰로이에 위치한 제일연합감리교회. 이 교회는 아이티 이민자들에게 영어·운전 교육, 산모 지원, 중고 의류 나눔,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예배 도중 돌아가며 각자의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이 되자 아이티 교인인 아크나피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아내를 대신해 말했다. “아내와 저는 같은 베이커리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얼마 전 아내의 공장 출입카드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았어요. 아내를 포함해 수십명의 아이티 노동자들이 그 자리에서 한꺼번에 해고된 겁니다. 제 출입카드는 아직까지 작동하고 있지만, 저도 언제 해고될지 모릅니다.”

공장이 이들을 해고한 방식은 매우 무례했다. 다만 공장이 이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2월3일 TPS가 종료되기 전 미리 새 인력을 충원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아크나피는 TPS가 종료된 후 어떻게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막막하기만 하다”고 답했다. 그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아이티 대통령이 한밤중 자택에서 갱단에 암살된 후 나라가 무정부 상태에 빠지자 TPS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보스턴을 거쳐 찰로이에 정착한 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꿈꿔보게 됐다고 했다. 공장에서 일하고, 교회에선 통역 봉사를 했다. 아껴 쓰고 남은 돈은 아이티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모든 것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아이티인은 개도, 고양이도 먹지 않습니다. 그런 말은 사실이 아니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TPS가 종료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아이티로 돌아갈 생각을 하면 극도로 두렵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그렇게 암살될 수 있는 나라라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아이티의 상황은 매일매일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티인이 지금도 목숨을 걸고 세계 곳곳으로 피난처를 찾아 떠나고 있어요.”

찰로이를 떠난 이민자 중 고국으로 돌아간 라이베리아인과 나이지리아인은 있어도, 아이티로 돌아간 아이티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오드 목사는 말했다. 일부는 캐나다로 재이주를 했고, 일부는 뉴욕 같은 피난처 도시로 떠났다.

가족같이 지내온 아이티인들이 한명 두명 떠나갈 때마다 오드 목사와 교회 사모인 메리는 “내 몸이 찢겨 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울컥한 표정으로 말했다. 랜디 목사는 “이곳을 떠난 사람 중엔 내가 세례를 해 준 두 세 명의 아기들이 있다.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내 이름을 따서 붙여준 아이티 부부도 있다”고 말했다. 메리도 “분만실에 들어가기 무섭다고 같이 가달라고 부탁해서 출산 과정 전부를 함께 한 젊은 부부도 기억난다”며 “그들은 모두 우리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오드 목사는 “이 도시는 벨기에 이민자에 의해 세워진 도시고, 나도 아일랜드 이민자의 자손”이라면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다 떠나면, 이 도시 경제는 어떻게 되살리겠단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 이 도시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난장판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러스트벨트 소도시인 찰로이에 있는 제일연합감리교회의 랜디 오드 목사와 메리 오드 사모가 경향신문과 인터뷰 후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 옆에는 이민자 가정에게 전달할 기저귀가 쌓여 있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아이티 TPS 2월 종료…공장도, 노동자도 사라지는 찰로이의 미래는

그러나 이 도시에는 오드 목사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2024년 대선 때 찰로이가 속한 워싱턴 카운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은 62.43%를 기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36.93%)를 26%포인트나 앞지른 수치다.

지난 10일 주유소 앞에서 만난 데이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이 지역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좋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러 공장들이 문을 닫지 않았느냐고 묻자 “불법 체류자들을 너무 많이 고용했던 그 공장들을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민자가 도시 인구 증가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을 굳이 부정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도심에 나오면 온통 아이티인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더 이상 미국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몇 년 전부터 이곳에 거의 오지 않는다. 시내에 나갈 일이 있으면, 다리 건너 (옆 동네)로 간다”고 말했다.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을 또 찍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 가족은 트럼프 강성 지지자라 그럴 것 같다”면서 “나는 그들만큼 강하게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민주당을 찍을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있는 찰로이 커뮤니티 페이지에는 여전히 아이티 이민자를 비난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누군가가 교통사고 현장 사진을 올리면 그 밑에는 “역시 아이티인들 짓” “어차피 2월이 되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스테이시는 일자리 수백 개가 사라진 지난 1년간의 경제적 상황이 이 지역의 트럼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이곳은 레드넥(보수적인 저학력층 백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라면서 “트럼프를 맹신하는 사람들에겐 공장이 문을 닫은 것도, 교통사고도, 그냥 모든 것이 다 이민자 탓”이라고 말했다.

매닝은 “어떤 사람들은 아이티 이민자들이 백인 주민을 밀어내고 그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이곳엔 애초에 그들이 밀어낼 사람 자체가 없었다. 그들은 비어있는 도시를 채웠을 뿐이고, 그들이 하는 일은 미국인 그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2월에 TPS가 종료되고 아이티 노동자들이 대거 이 도시를 떠나게 되면 이제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러스트벨트 소도시의 찰로이 주택가에는 ‘임대중’이라는 팻말이 붙은 빈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난해 이곳을 떠나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빈 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찰로이 | 정유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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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칼럼]대통령은 임기제 국왕인가 호민관인가

전우용 역사학자

histopi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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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민주주의, 대통령에 관한 질문

'신흥귀족' 테크노크라트에 둘러싸인 대통령

검찰 계혁안 자문위원도 법조계 인사로 가득

검찰 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 해소방안 빠져

대통령 '제왕' 안되려면 시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계엄의 밤, 시민에게 호소하던 초심 잊지 말아야

정부의 검찰개혁안이 입법예고되자 시민사회는 충격과 분노를 표시했고, 여당 의원 일부도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여당,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의 첫 번째 심각한 의견 대립이었다. 검찰청을 법무부 소속의 공소청과 행안부 소속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하되 중수청 조직을 전문수사관과 수사사법관으로 이원화한 이 법안은 기존 검사와 법조인들에게 수사 지휘권을 독점시킨 것으로서, 검찰개혁론이 대두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철저히 무시했다.

일부 정치검사’에게만 ‘검찰독재정권’ 책임 돌릴 수 있나

군사독재 시절 ‘정권의 개’로 불렸던 검찰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친독재 반민주’ 성향을 청산하지 못했다. 독재체제 하에서 반민주적 엘리트주의를 체화한 한국 검찰은, 법치주의를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세우려는 정치인들에게 늘 잔인했다. 검찰은 노무현, 조국, 문재인, 이재명 일가와 측근들을 상대로 표적수사, 먼지떨이식 별건 수사, 조작 수사를 일삼으면서도 자기들과 가까운 자들의 명백한 범죄 행위는 모른 체했다. ‘안면불상 김학의’, ‘99만 원 불기소세트’ 등이 세간의 유행어가 될 정도였으나 그들은 태연히 김건희의 주가 조작 범죄를 덮었다. ‘검찰독재정권’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적·불법적 행위에 수많은 검찰 출신 인사가 동참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작태들의 책임을 일부 ‘정치검사’에게만 돌릴 수 없는 데에 있다. 12.3 내란 이후에도 검찰은 지귀연이 헌정사상 초유의 ‘시간 단위 계산법’으로 윤석열을 석방시켰을 때 ‘즉시항고’하지 않았고, 내란죄 수사와 관련한 국수본의 영장 청구를 번번이 기각했다. 그들은 국민대중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내란 가담세력이나 내란 동조세력으로 의심받을 만한 행위들을 거리낌없이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내부에서 ‘자기 비판’의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비판은 ‘검찰개혁’으로만 향했을 뿐이다. 검찰개혁을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만든 것은, 검찰의 행태에 대한 국민일반의 공분(公憤)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왜, 국민의 공분(公憤)을 해소하기는커녕 가중시키는 개혁안을 내놓았을까?

 

지난해 3월 8일 석방된 윤석열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걸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윤석열은 불구속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정부 검찰개혁안은 중세 길드식 ‘법률 전문가주의’의 산물

며칠 전,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명이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검찰 관계자들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폭로하면서 사퇴했다. 이를 계기로 자문위원 전체 명단이 공개되었다. 전원이 전직 판사, 검사이거나 현직 변호사와 로스쿨 교수였다. 검찰개혁은 법조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도 법과 무관한 영역에서 살 수는 없다. 검찰의 별건 수사나 조작 기소 피해자들을 빼고 법률가들끼리만 검찰개혁안을 논의하는 것이, 환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의사들끼리만 모여 의료개혁안을 논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중세 유럽의 길드에서는 ‘장인(匠人)의 자격은 장인만이 인증할 수 있다’는 원칙이 통용되었다. 동업자의 수를 제한하여 구성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 유효했던 이 원칙은 근대 사회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전문 직종들에 계승되어 ‘전문가주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법률, 의료 등 인간의 안전, 생명과 직접 관련되는 직업 종사자들은 국가의 도움을 얻어 신규 진입 장벽을 높게 쌓음으로써 자기 직업의 권위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들은 전문 직업인인 동시에 국가의 법률, 의료, 위생 등 정책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로도 활동했다.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안도 ‘전문가주의’에 따라 만들어진 셈이다.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주선으로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6명의 법조인과 교수들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4. 연합뉴스

대통령 둘러싼 ‘신흥 귀족들’의 압박

1973년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라는 책을 낸 미국의 역사가 아서 슐레진저는 민주국가의 바람직한 대통령상으로 ‘호민관’을 상정했다. 사실 영국 국왕 조지 6세의 통치권에서 이탈하여 1789년 대통령제를 처음 만든 미국인들에게도 대통령의 위상은 모호했다. 미국 정치사는 대통령을 임기제 국왕으로 보는 시선과 평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호민관으로 보는 시선이 중첩, 교차하면서 전개되었다. 왕국에는 반드시 귀족이 있으며, 국왕은 귀족의 대표 격이었다. 슐레진저는 대지주, 대기업가, 테크노크라트들이 사실상의 ‘귀족’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은 ‘호민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4년 12월 3일 계엄의 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로 가는 차 안에서 개인 유튜브를 통해 “시민 여러분, 국회로 달려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 호소에 응답하여 수많은 시민이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면서도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 그들이 내란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킨 주역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각 지역을 순회하며 타운홀 미팅을 가졌고, 방송을 통해 온국민에게 토론 내용을 공개했다. 국무회의 일부와 정부 부처 업무보고도 공개 대상이었다. ‘모든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실현하려는 조치였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내놓은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이 만들어지는 절차는 이와 달랐다. 작년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 대국민토론회’를 제안했지만, 이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내란의 밤 국회로 달려온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대통령은 직책상 테크노크라트들에게 둘러싸일 수밖에 없다. 특정 분야 전문가들이나 테크노크라트들의 의견에 압도되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대통령 스스로 “시민 여러분 달려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가 처음 호소했던 사람들의 응답을 먼저 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이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숙의하고 정부에서 수렴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1월 20일 이 문제와 관련한 대국민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당은 전문가들보다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을 ‘제왕’으로 만들려는 ‘신훙 귀족’들의 압력을 해소하고 민주국가에 어울리는 ‘호민관형 대통령’을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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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지식인과 외세의 확성기가 된 언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1/19 09:08
  • 수정일
    2026/01/19 09: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리가 읽는 국제뉴스는 ‘미국산 가공식품’이다

침략을 ‘정의’로, 광기를 ‘비즈니스’로 분칠하는 언론의 붓끝

이란의 ‘레짐 체인지’라는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언론

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부역자’들의 무대

식민지 언론,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지구촌 곳곳이 요동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들려오는 비보, 그리고 그린란드를 둘러싼 황당한 영토 분쟁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제국주의 질서가 마지막 발악을 하며 주권 국가의 존엄을 짓밟는 역사의 현장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폭풍 앞에서 우리 언론이 보여주는 행태는 참담함을 넘어 공포감마저 자아낸다. 언론은 주체적 통찰을 잃은 지식인들을 앞세워 국민의 눈을 가리고, 외세의 안경으로 세상을 난도질하고 있다.

우리가 읽는 국제뉴스는 ‘미국산 가공식품’이다

왜 우리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목소리만 내는가. 그 해답은 언론이 접하는 정보의 원천에 있다. 최근 ‘다극화포럼’이 폭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서방 언론사가 보도하는 국제뉴스의 절대다수는 단 3개의 통신사, 즉 AP, AFP, 로이터(Reuters)로부터 공급된다.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이 에이전시들은 전 세계 뉴스 공급망의 목줄을 쥐고 있는 거대한 ‘뉴스 공장’이다.

문제는 이 공장의 주인이다. 이 3대 에이전시는 사실상 미 백악관, 펜타곤, 그리고 CIA(중앙정보국)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 제국주의 심장부에서 설계된 정보가 통신사라는 ‘세탁기’를 거쳐 객관적인 뉴스인 양 전 세계로 뿌려진다. 이것이 바로 서방 프로파간다의 ‘승수(Multiplier) 효과’다. 우리 언론은 이 ‘미국산 가공식품’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 적으며 국민의 사유를 가두는 정보의 감옥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침략을 ‘정의’로, 광기를 ‘비즈니스’로 분칠하는 언론의 붓끝

정보의 원천이 오염되니 분석이 멀쩡할 리 없다. 언론은 입맛에 맞는 지식인들을 불러 모아 외세의 논리를 정당화한다.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마두로 대통령 납치 기도 사건을 보라. 천인공노할 주권 침해 범죄임에도 우리 언론은 “독재 정권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결단”이라거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충격 요법”이라는 제목을 앞다투어 뽑았다.

주권 국가의 수장을 납치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민주주의’가 될 수 있는가. 이라크와 시리아가 미국의 개입 이후 어떤 참혹한 폐허로 변했는지 뻔히 보고서도, 언론은 똑같은 비극을 ‘정의’라고 찬양한다. 이는 보도가 아니라 외세의 침략 행위를 미화하는 선동이다.

그린란드 매입 시도는 또 어떠한가. 돈으로 영토를 사고팔겠다는 19세기 식민지 시대의 유령이 되살아났는데도, 언론은 이를 “북극항로의 가치를 고려한 고도의 비즈니스 외교”라며 낯뜨거운 분석을 쏟아낸다. 한 경제지는 한국 기업의 자원 개발 기회 운운하며 장밋빛 환상을 심었다. 영토와 주권을 사고팔 수 있다는 논리에 동조하는 순간, 우리 스스로도 언제든 매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망각한 처사다. 주인도 버린 낡은 제국주의 망상을 ‘글로벌 스탠다드’라 믿으며 열을 올리는 언론의 사대주의는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던 매국노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이란의 ‘레짐 체인지’라는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언론

이란 내부 시위를 다루는 언론의 방식은 악의적이기까지 하다. 언론은 연일 “이슬람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서구식 자유를 갈망하는 민중의 분노만을 부각한다. 최근 한 시사 주간지는 전문가의 입을 빌려 “이란의 정권 교체가 중동 평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냉정히 묻자. 이란에서 정권이 뒤집히면 평화가 오겠는가? 이란은 제2의 시리아가 되어 끝없는 내전의 늪에 빠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란은 우리보다 강력한 국가 정체성을 가진 나라다. 그들은 지금 나름의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정권이 들어서기만을 기도하며 여론을 호도한다. 이는 합리적 정세 분석이 아니라, 외세의 승리에 목을 매는 식민지적 언론의 처량한 몸부림이다.

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부역자’들의 무대

지금 미국은 존재론적 위기를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고 이란을 위협하며 우방국으로부터 막대한 비용을 뜯어내는 행위는 살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내세우던 자유주의,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미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비극은 우리 언론이 주인이 내다 버린 그 ‘낡은 구두’를 보물인 양 품에 안고 닦아대는 지식인들에게 확성기를 빌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은 이른바 전문가라는 이들을 내세워 “미국 중심의 가치 동맹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며 국민을 세뇌한다. 그들은 미국의 의도에 부합하게 행동하는 방안에만 골몰할 뿐, 한국이 주체적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지성을 마비시키고 합리적인 대외 정책 수립을 방해하는 ‘정신적 망명자’들이며, 언론은 이들의 부역 현장이다.

식민지 언론,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

역사적으로 제 눈을 감고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본 나라가 온전했던 적은 없다. 지금 우리 언론 지형은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하다. 사실을 전달해야 할 언론이 외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 전락했다. 지성이 외세에 투항하고 언론이 이를 앞장서서 전파할 때, 국가는 강대국의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가 쇠퇴하고 다극화된 세계가 도래하는 지금, 여전히 식민지적 인식에 갇힌 언론과 지식인은 국가의 재앙이다. 이제 민중이 직접 눈을 뜨고, 외세의 앵무새 노릇을 하는 가짜 전문가들과 이들을 앞세운 언론의 행태를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정보의 식민지에서 탈출하여 우리 자신의 주견(主見)을 세우고, 우리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직시해야 한다. 자주성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포하는 것이다. 주체성을 잃은 언론의 보도는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데스크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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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자금'으로 전락한 13조 원...농협의 해묵은 악습에 충격

농협은 200만 농민의 조직이나 실상은 '임직원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농식품부 감사 결과 도덕적 해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감사 보고서를 토대로 농협의 민낯을 5회에 걸쳐 꼼꼼히 들여다보고 개혁 방향을 제시합니다.

▲위기의 농협중앙회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특별감사에서 비위 의혹과 인사·조직 운영 난맥상, 내부 통제 장치 미작동 등 65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두 건에 대한 법령 위반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의 경영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무이자 무보증 자금'(상호금융 특별회계 자금). 그 규모만 한 해 13조 2000억 원(2024년 기준)에 달한다.

이 자금은 농협이 사업 이익과 조합원들의 출자로 불려 놓은 농민들의 소중한 자산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조합의 균형 발전과 사업 활성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위해 우선적으로 쓰여야 할 돈이다.

하지만 정부 감사 결과, 이 '눈먼 돈'이 중앙회장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로비 자금'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사조합'이면 더 준다?

최근 공개된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자금 배분의 형평성은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감사 결과를 토대로 2024년 지원된 무이자 자금의 증가액을 분석해 보았다. 일반 조합은 평균 8억 7000만 원 증액(전년 대비 7.6% 증가)된 반면, 이사 조합은 평균 37억 8000만 원이 증액돼 전년 대비 26.3%나 늘어났다.

중앙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이사' 소속 조합들이 일반 조합보다 무려 4.3배나 많은 자금을 더 챙긴 것이다. 자금 배분의 기준이 '농민의 필요'가 아닌 '회장과의 거리'에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돈이 '내 편'에게만 주로 흐르는 현실은 나머지 자금들조차 과연 농민에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무이자 자금을 이용한 '줄 세우기'는 농협의 해묵은 악습이다. 과거 사례들을 보면 그 심각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 2011년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둔 2010년 당시, 8조 원 규모의 조합 지원금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조합에 집중적으로 배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조합 217곳의 평균 지원금은 56억 4900만 원이었던 반면, 일반 조합 759곳은 35억 8200만 원으로 약 58%의 격차를 보였다. 대의원 조합 가운데 조합장이 중앙회나 22개 자회사 임원 등의 보직을 맡은 곳은 지원금이 65억 9600만 원에 이르기도 했다.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농협중앙회가 '농협법 개정안(회장 연임제)' 처리를 위해 국회와 조합장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무이자 자금을 '당근책'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무이자 자금'이 통치 자금 된 원인

▲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 농협중앙회장 사과 기자회견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과 관련,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무이자 자금이 로비 자금으로 변질된 원인을 보면 농협중앙회의 난맥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우선 '깜깜이 배분 구조'다. 무이자 자금의 지원 기준과 산출 근거 대신 중앙회장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 보니, 조합장들은 자금을 더 받기 위해 중앙회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음은 중앙회장의 막강한 인사·예산권이다. 농협중앙회장은 13조 원의 무이자 자금 배분권뿐만 아니라, 지역 조합을 감사하는 조합감사위원장 임명권 등 제왕적 권한을 쥐고 있다. 자금과 인사, 감사권을 모두 쥐고 있어 지역 조합장들을 줄세우기 할 수 있었던 셈이다.

자금 배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오히려 수혜자가 되는 모순된 구조도 한몫했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듯 이사 조합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이사회가 중앙회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 공동체'로 결탁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감사를 계기로 무이자 자금 배분 기준 등 중앙회 운영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가칭)농협개혁 추진단'을 구성해 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손보겠다'던 정부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늦었지만 지난 달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농협법개정안에는 농협중앙회에 '회원조합지원자금(무이자자금) 조성·운용계획 매년 수립'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회는 감사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경영 자율성 침해'를 이유로 이 조항 신설에 반발해왔다. 중앙회의 강한 반발은 역설적으로 이 자금이 그동안 조직 내부에서 강력한 권력의 도구였음을 말해준다.

#농협중앙회#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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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안전을 증명했는가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를 둘러싼 진실] 생물농축 논쟁의 출발점에서 다시 묻는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6.01.18. 08:40:06

2023년 8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공식 개시했다. 이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그 핵심 근거로 '생물사육 실험' 결과를 제시해 왔다. 넙치와 전복 등을 삼중수소 농도 1500Bq/L 이하로 희석한 물에서 사육한 결과, 체내 방사능 농도가 자연 수준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물사육 실험 결과, 영향이 거의 없었다", "생물농축 우려는 과장되었다"고 반복해 주장해왔다. 이 실험은 일본 정부의 홍보 자료, 언론 보도, 심지어 국제기구 보고서에서도 반복 인용되며, 시민들의 우려를 반박하는 대표적 근거처럼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실험은 과연 과학적으로 충분한가. 도쿄전력의 실험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계되었으며, 장기적 생물농축 가능성을 반박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가. 생물농축 논쟁의 출발점에 선 이 실험을, 이제 다시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실험은 과학적 검증이라기보다 정책 정당화를 위해 설계된 제한적 시험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 일본의 연구자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음에도, 그 비판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방류 결정 이후 여러 차례 '생물영향 검증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는데 대표적인 자료는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도쿄전력, 2023년 4월 27일–5월 25일 보도자료).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 및 사육시험의 완료에 대하여(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および飼育試験の完了について)'(도쿄전력, 2025년 3월 27일).

이 실험에서 도쿄전력은 넙치, 조개류, 해조류 등을 ALPS(다핵종제거설비)처리수 또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희석수에 일정 기간 노출시키고, 체내 방사성물질 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는 "유의미한 농축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시험'의 실험 설계와 내용을 알아보자. 후쿠시마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안전성 증명의 한 근거로 도쿄전력이 수행한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은 △어떤 생물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농도의 처리수를 이용해 △얼마나 오랜 기간 △어떤 핵종을 측정했는지 이 다섯가지 요소가 연구의 타당성·해석의 신뢰성을 결정한다. 도쿄전력의 공개 자료 및 일본 시민단체의 분석을 기반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도쿄전력 해양생물 사육실험에 대한 코멘트(東京電力 海洋生物飼育実験へのコメント)'(NPO법인 원자력자료정보실, 2025년 4월 14일).

이 실험의 목적은 ALS처리수 희석수에서 해양생물이 체내농축을 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생물체에 흡수되어 체내 농도가 일정 수준에서 평형에 이르고, 이후 다시 배출되는 과정을 확인한 뒤, 수조 내 물속 삼중수소 농도와 생물체 내 농도의 관계를 평가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다.

이 실험은 2022년 10월 3일 처리수 희석수 1,500Bq/L를 사용해 사육을 시작한 뒤 2025년 3월 20일 시험종료 시 정리한 데이터를 공표했다. 대상은 넙치, 전복, 해조류(모자반 등)이고 사육시설은 구내(수조) 및 구외(환경 중 방출 후 물을 사용한 시험)였다.

실험조건은 첫째, 삼중수소 흡수시험으로 삼중수소수가 포함된 희석 ALPS수조 안에 넙치를 사육해 312시간(약 13일) 후까지의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했다. 과거 지식으로는 약 24시간 지나면 농도는 평형상태에 달한다고 상정한다. 그 결과 사육 중인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주위 수조의 삼중수소 농도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으로 일정 기간 뒤에 평형상태를 확인했다.

둘째, 배출시험은 삼중수소 농도가 환경보다 높은 상태에서 통상 해수로 되돌린다. 144시간(6일) 경과 후에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한다. 그 결과 통상 해수로 되돌린 후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시간 경과와 함께 감소해 안정상태에 이르렀다.

셋째, 체중·성장 비교이다. 2025년 3월 실험보고에 따르면 통상 해수 대 ALPS처리수 조건에서 넙치의 체중 및 전장에 현저한 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가령 739±177g 대 815±152g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사용해 도쿄전력은 "이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언론은 이 결과를 인용해 "생물농축 우려는 과학적으로 부정되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이 실험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는 실험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생물농축은 단기간에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다. 특히 삼중수소가 체내 유기물과 결합해 형성되는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 Organically Bound Tritium)'는 체내 잔류 기간이 길고, 축적 양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일본의 방사선생물학자 이와쿠라 마사키(岩倉政城)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는 '의학평론' 제121호(2024년 3월)에 '방사능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어패류에 농축을 부른다-도쿄전력 후쿠시마사고 핵발전소의 오염수탱크 내 유기결합형 삼중수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논문에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는 체내 체류시간이 길고, 단기실험으로는 영향평가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다수가 몇 주~몇 개월 단위의 실험에 불과하다. 몇십 년에 걸친 방류가 예정된 사안에서, 몇 주 혹은 몇 달짜리 사육 실험으로 "장기 생물농축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방사선방호연구소(IRSN) 연구진 이로엘-부아예(Eyrolle-Boyer) 등은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환경방사능저널)'(2018)에서 "OBT의 형성 과정과 생태계 내 거동은 여전히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으며, 단기 실험으로 장기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 불확실성 대신, 짧은 기간의 사육 결과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사슬(foodchain)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생물농축은 개별 개체 수준이 아니라, 먹이사슬 전체를 통해 누적된다. 플랑크톤 → 소형 어류 → 대형 어류 →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농도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환경오염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환경경제학자 나카야마 게이타(中山敬太)는 2023년 '장의 과학(場の科学)' 제3권 제1호 '후쿠시마원전사고대책에 있어서 ALPS처리수의 해양방출에 관한 구조적 문제(福島原発事故対策におけるALPS処理水の海洋放出に関する構造的問題)'에서 이렇게 비판한다. '실험실 내에서 단일종을 단기간 사육한 결과를 가지고 해양생태계 전체에 있어서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도쿄전력의 실험은 대부분 단일 종을 고립된 조건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실제 해양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쿄전력 실험이 실제 해양생태계의 핵심 구조인 '먹이망'을 거의 완전히 제거한 채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바다 없는 해양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다에서는 플랑크톤, 저서생물, 조개류, 소형 어류,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복잡한 먹이사슬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축적되고 이동할 수 있다.

재슈케(Jaeschke) 등은 2013년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플랑크톤과 저서생물에서 삼중수소가 유기결합형으로 전환·축적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하위 단계 생물군의 변화가 상위 포식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피벳(Fievet) 등(2013)도 역시 해양생태계 내에서 OBT가 먹이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단순 수조 실험이 이 과정을 포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도쿄전력 실험은 대부분 인공 사료를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핵심 경로를 제거한 상태에서 '축적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바다에서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비약에 가깝다. 해양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조류, 수온 변화, 염분 차이, 계절 변동, 미생물 활동, 퇴적물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열린 시스템이다. 특히 퇴적물은 방사성물질을 흡착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2차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축적 문제와 직결된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진 역시 후쿠시마 연안 해역의 퇴적물에서 방사성물질의 장기 잔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Masaru Sakai 외, 2021). 그럼에도 도쿄전력의 사육실험은 이러한 환경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통제된 수조에서 수개월간 진행된 실험 결과를 가지고, 복잡한 해양 생태계에서 수십 년간 지속될 방류의 영향을 평가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접근이다.

세 번째 문제는 '측정 가능한 것만' 측정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실험에서 측정된 주요 항목은 주로 삼중수소 농도였다. 그러나 후쿠시마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루테늄-106 등 다양한 핵종이 극미량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핵종은 생물학적 농축 특성이 더 강할 수 있다.

일본의 환경저널리스트 가미야 요시히로(神谷吉弘)는 도쿄신문의 후쿠시마오염수 시리즈(2024-2025)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측정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측정대상의 선정 자체가 리스크평가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즉,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은, 실제로는 '측정한 범위 안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실험 주체가 '이해당사자'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실험의 설계, 수행, 해석, 발표를 모두 담당한 주체가 바로 방류 당사자인 도쿄전력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적 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구조이다.

일본 과학사회학자 고토 히데노리(後藤英徳)는 '과학과 민주주의(科学と民主主義)'에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과학행정을 분석하며 이렇게 썼다. '과학적 데이터 그 자체보다도 그 데이터가 누구에 의해 어떠한 입장에서 생산된 것인지가 신뢰성을 크게 좌우한다'. 도쿄전력의 실험 결과가 설령 일정 부분 타당하더라도, 그 결과를 사회가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독립적 연구자, 제3자 기관, 시민참여 검증 없이 수행된 실험은 그 자체로 신뢰의 한계를 안고 있다.

도쿄전력의 사육 실험에 대해 일본 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은 존재해왔다. 이와쿠라 마사키는 OBT 문제와 장기 축적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나카야마 게이타는 실험 설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 저널리스트인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공개 구조에 대해 비판을 했고,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 공개의 구조를 비판했다.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인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ALPS 처리수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었다기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문제는 '위험이 입증됐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입증됐는가'이다. 이러한 비판적 연구는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 자료나 언론 보도에서 거의 인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쿄전력의 제한적 실험 결과만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이는 과학적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이 보여준 것은 '안전'이 아니라 '검증 부족'이다. 도쿄전력의 생물 사육 실험이 조작되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 실험이 과학적으로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해양방류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수조 실험, 단순 먹이 구조, 현장 생태계 미반영,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부재. 이 모든 조건 속에서 도출된 '축적 없음'이라는 결론은, 과학적 확증이라기보다 검증 부족의 결과에 가깝다.

일본 환경법·과학사회학 연구자인 나카야마 게이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책을 분석하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선택적으로 과학을 동원해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성을 은폐하는 구조"라고 표현한다.

과학적 논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가 있다.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환경·보건 문제에서 올바른 질문은 그 반대다.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충분히 입증되었는가?"이다.

후쿠시마오염수와 같이 수십 년 지속되고,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사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험이 충분히 장기적인가, 다양한 생태경로를 반영했는가, 이해당사자로부터 독립적인가, 데이터가 외부 검증에 개방되어 있는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안전이 입증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생물농축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논쟁의 출발점일 뿐, 종결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실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누가 실험을 설계했는가?", "어떤 조건이 실험에서 배제되었는가?", "장기 영향은 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는가?", "독립 검증은 왜 구조적으로 어려운가?"

생물농축 논쟁은 과학적 사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어떤 구조 속에서 생산되고 있는가라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도쿄전력의 실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단지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이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진정으로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기 관측, 현장 조사, 독립 연구자 참여, 원자료 전면 공개, 국제 공동 검증 체계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후쿠시마오염수 검증 구조는 이러한 조건과 거리가 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어떤 과학을 선택하고, 어떤 불확실성을 외면하며, 그 결과를 누구에게 부담시키는가의 문제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을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실험이 증명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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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총리 명확 입장으로 수사권 논쟁 마무리…이젠 국민의 시간”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1.17 13:18

  • 댓글 0

“검찰주의자들, 보수언론 앞세워 ‘경찰 부실수사’ 총공세 펼칠 것”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소청법과 함께 검사의 (보완)수사권 규정(형사소송법 제196조)을 삭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민석 국무총리께서 검찰개혁 법안 관련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일관된 원칙이라고 천명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주권 정부의 검찰개혁 책임 부서인 국무총리실에서 명확하게 해줌으로써 검사의 보완수사권 논쟁은 이로써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제부터 검찰주의자들의 경찰 부실수사 언론플레이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보수언론을 내세워 공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형사사법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형사공백이 발생하며 범죄자 천국을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활용되지 않는다. 그 나라들이 형사사법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범죄자 천국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사들과 사법연수원, 변호사시험 기수로 얽힌 변호사들은 경찰보다는 검사에게 변론하는 것이 영업에 더 유리할 것”이라며 “(수사 기소 분리로) 법조카르텔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밖에 경찰의 수사지연, 부실수사, 검경 핑퐁 운운 등등의 많은 주장들은 모두 제도로 보완이 가능하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찰에 대하여도 당연히 제도로 강제할 수 있다”며 “수사 기소 분리 원칙을 무너뜨릴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김학의 사건’, ‘쿠팡 사건’ 등 검찰의 수사지연, 부실수사 사례도 수도 없이 많아서 개별 사례를 가지고 논쟁을 하게 되면 끝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은정 의원은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검찰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금부터는 국민의 시간”이라며 “지난 추운 겨울 광장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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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소유 집착 트럼프의 '대국주의 분할지배'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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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1.18 08:55

  • 수정 2026.01.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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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수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

2월부터 10%, 그래도 반대하면 6월부턴 25%

매수 이유 “중·러로부터 그린란드 지키기 위해”

문제는 중·러 아닌 트럼프의 그린란드 소유집착

중국 러시아 들먹이는 건 핑계일 뿐

트럼프의 대국주의 세계 분할지배 구상

그린란드의 주거지 모습. 이코노미스트 1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자신의 그린란드 매수 계획에 반대하는 덴마크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 국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소유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린란드 미국 매수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영유)에 반대해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한 유럽 8개 국에 대해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부터는 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면서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매수(complete and total purchase)에 관한 거래(deal)가 이뤄질 때까지 관세를 의무적으로 내게 하겠다(tariff will be due and payable)”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8개 국은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을 지니고 있는 덴마크 외에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미국의 그린란드 매수에 반대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린란드와 주변 지도. 중앙의 분홍색이 그린란드. 그린란드와 북극해를 중심으로 왼쪽에 미국 캐나다, 오른쪽에 러시아 중국이 포진해 있다. 가디언 1월 17일

매수 이유 “중국 러시아로부터 그린란드 지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이들 나라에 대한 자신의 관세부과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는데, 덴마크는 거기에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유럽 8개 국이 “위험한 게임에 빠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세계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불가결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또 2029년 1월부터 운용하려 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시스템 ‘골든 돔’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 고도로 복잡한 시스템이 최대한의 능력과 효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 땅(그린란드)이 시스템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중국 러시아가 아니라 트럼프의 소유집착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초치일관 그린란드의 미국 소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는데,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 소유국인 덴마크는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이 덴마크를 두둔하면서 그린란드를 중국과 러시아의 야욕에 속수무책인 상태로 방치하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그대로 둘 수 없으니 미국이 나서서 그린란드 매수하고 소유해야 세계의 안전과 평화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가 지금 덴마크와 유럽에 맡겨 두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빼앗아 갈 것이니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그린란드를 미국 소유로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소유집착이다.

왜냐하면, 그린란드는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덴마크의 영토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 방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덴마크와의 협약을 통해 그린란드 피투픽(Pituffik)에 미국 우주군 기지를 두고 실질적으로 군사적 방어를 맡아 왔다. 덴마크는 미국과의 양국간 협약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충실하게 약속을 지키고 있다.

 

아침 여명 속의 그린란드의 수도누크 모습. 가디언 1월 17일

중국 러시아 들먹이는 건 핑계일 뿐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설사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린란드 소유권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고도 그린란드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유럽은 트럼프의 고집을 무마하기 위해 나토를 통한 미국 유럽의 그린란드 공동관리 방안까지 제안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정말로 그린란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야욕’을 물리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하면 된다. 미국이 단독으로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상도 지금 관리체제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유럽과 공동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

그럼에도 굳이 그린란드을 미국 단독으로 소유하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를 들먹이는 것은 그것을 위한 핑계일 뿐이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니어처 모형, 유럽연합(EU) 국기와 그린란드 국기, 그리고 '관세(Tariffs)'라는 단어가 나타나 있다. 1월 17일 촬영된 이미지. 2026.1.17.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대국주의 세계 분할지배 구상

트럼프는 내심 유럽이 반대하더라도 군사적으로 그린란드를 점령하고 주민 동의를 받아내 사실상 그 땅을 빼앗고 금전적으로 일정하게 보상해 주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럴 경우,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주민들이 주장하듯 나토 주도국인 미국이 나토 헌장을 부인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자칫 나토 자체를 붕괴시키고 유럽과의 대결을 차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선의 방책으로 트럼프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이를 이간시키고, 아예 덴마크를 배제한 채 그린란드 주민에게 막대한 금전적 보상을 하면서 주민투표 등을 통해 미국에 주권을 넘기도록 하는 자발적인 주권양도 모양새를 만들어내려 한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매수했듯이 그린란드를 매수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SNS 글에서 그린란드를 돈으로 사겠다고 했다. 1867년 당시 720만 달러로 172만km²의 알래스카를 샀듯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216만km²의 그린란드를 돈 주고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인구 5만 6천~5만 7천 명인 그린란드 주민에게 한 사람당 10만 달러(약 1억 4730만 원)씩 지불해도 56억~57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알래스카 매수 때 미국이 지불한 720만 달러가 지금 환율로 한산하면 약 17억 달러 정도 된다는 계산도 있다. 트럼프는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이미 "국가는 소유권을 가져야 하며, 소유한 영토를 방어하는 것이지 임대지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는 얘기도 했다. 임대지나 공동관리 방식은 고려해야 하는 많은 법률적 문제나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중앙통제식 결정과 행동을 어럽게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소하는 것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직접 소유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트럼프의 사고방식은 알래스카 매수가 가능했던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1803년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매수, 1845년에 텍사스 병합, 1846-48년 멕시코와의 전쟁 뒤 캘리코니아 병합 등 미국의 역사 자체가 끝없는 영토 확장으로 점철돼 있다. 국가주의자인 트럼프는 미국이 끝없이 힘을 키워간 19세기의 그 제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 듯 보인다. 그의 철저한 부동산식 ‘거래주의’도 공동관리나 임대가 아니라 완벽한 소유를 추구한다. ‘제로섬’적 세계관의 소유자인 트럼프에게 진정한 힘은 소유에서 나온다. 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면 확실한 단독 소유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몇 개의 대국들이 세계를 각자의 세력권으로 분할해 경쟁하면서 공동관리하는 그의 ‘대국주의’ 세계관에도 부합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최근 협상과 ‘거래’를 보면 트럼프는 미국, 중국, 러시아 3대국이 세계를 분할 지배하는 21세기판 ‘얄타 체제’를 추구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해 12월 5일 발표한 ‘2025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에 대한 미국지배를 강조한 것에서도 그런 맥락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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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역 '폭발 직전'…"여러 발화점서 동시에 위험 증폭"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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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1.17 08:00

  • 수정 2026.01.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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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 행동은 위험…"결정적 불쏘시개"

여러 중동 위기, 예측 불가 미국과 결합

이란 시위, 이슬람 공화국 모델 시험대

중동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 가자지구

"시리아, 국지적 사건 중동 이슈로 전환"

외국군ㆍ민병대ㆍ정보기관 중첩돼 작전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 가장 위험"

"예멘 내전, 중동 다층적 복잡성 보여줘“

"지금 중동 전역이 끓어오르고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의 모하메드 아유브 명예교수(국제관계학)는 '중동은 비등점에 이르렀나'란 14일 자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반체제 유혈 시위가 진행 중인 이란을 포함해 중동 전역이 직면한 극한 충돌의 위험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여러 교차하는 중동의 위기들이 예측 불가한 미국과 결합해 이 지역에 격변의 2026년을 예고한다"라고 우려했다. 인도 출신의 아유브 교수는 이른바 제3세계 국가들의 안보 위협의 본질을 다룬 '종속적 리얼리즘' 이론을 만들고, 이슬람 분야 등에도 정통한 학자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9일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6. 01. 09 [AP=연합뉴스]

"지금 중동 전역이 끓어오르고 있다"

"여러 발화점들, 동시에 위험 증폭"

아유브 교수가 보기에,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행동을 경고한 이란의 시위는 전례 없이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슬람 정권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지만, 이런 이란의 혼란이 중동의 유일한 불안 요인은 아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파괴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시리아는 여전히 정치적 분열과 싸우고 있고, 이스라엘은 전장을 레바논으로 계속 확대 중이며, 예멘은 다층적 내전을 벌이고 있다. 그 와중에 튀르키예와 미국 등 역내와 외부 강대국들은 공세적이고 종종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들의 정책은 갈수록 여러 전장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교차하고 있다.

아유브는 "중동이 단 하나의 고립된 위기를 제공한 경우는 드물다"면서 "대신 다수의 중첩된 갈등을 보여주며, 그 충격파들은 난민, 미사일, 교역 흐름, 이념의 형태로 국경들을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동이 '끓고 있다'고 확실히 느끼는 건 전쟁 하나가 격화돼서가 아니라, 여러 압력 지점이 동시에 달아올라 전역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순간의 특징은 위기의 새로움이 아니라 동시성이다. 이들 발화점은 더는 고립되지 않고 함께 전개되며, 위험을 증폭하고 외교 탈출구를 좁히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한다"라고 했다.

 

8일 이란 테헤란에서 통화 가치 하락과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인 '바시지' 대원이 거리의 불을 끄고 있다. 2026. 01. 08 [WANA=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시위, 이슬람 공화국 모델 시험대

"테헤란 내부 불안정, 내부적이지 않아"

아유브에 따르면, 이란의 시위는 이슬람 공화국 통치 모델에 대한 극단적 스트레스 테스트다. 수십 년의 제재와 정권의 실정으로 극한 상황에 놓인 경제와 민생, 정치적 탄압, 세대 간 갈등이 반복적 불안정의 악순환을 낳았고, 정권은 개혁 대신 무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메네이 지도부의 대응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탄압 강화란 익숙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역사적으로 내부 압력을 커질 때 이란 정권의 대외정책은 자제와 저항 사이를 오갔다"며 "내부의 긴장은 종종 강경 세력을 강화한다. 이들은 (중동) 역내의 공세가 억지력과 혁명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대중의 불만을 외부 행위자로 돌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헤즈볼라,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란의 관계는 테헤란의 내부 불안정이 결코 순수하게 내부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외부 파급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국의 리스크 계산을 바꾼다. 이들은 이란이 제약받으면서도 예측 불가해 보일 때 억지, 외교, 전략적 인내 중 무엇이 자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4일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자이툰 구역의 건물들 사이를 걷고 있다. 2026. 01. 14 [AP=연합뉴스]

중동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인 가자지구

"다음 폭발에 필요한 에너지 저장할 뿐"

아유브는 가자를 여전히 지역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이고 중동의 "정치적 가속기"로 봤다. 파괴,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 통치 문제 등 가자의 모든 일이 전 아랍 국가에 반향을 부른다. 가자는 아랍 대중엔 국제 외교의 불공정과 이중 잣대라는 서사를 강화한다. 이스라엘의 침탈에 무기력한 아랍 정권들엔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스라엘엔 실존적 안보 논쟁을 격화시키고 국제적 비난을 초래한다. 특히 트럼프가 '평화 프로세스' 주도를 결정한 뒤 가자는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결정적 시험대"가 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미국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스라엘의 핵심 동맹인 동시에, 가자의 인도적 접근, 휴전의 지속성, 전후 체제를 만들 가장 강력한 나라이지만,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유브는 "동맹국은 미국의 결의를 의심하고, 적대국은 미국의 공정성을 의심하며, 지역 대중은 미국 외교를 변화를 주도하기보다 반응적이며 미국 유권자들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과는 외교적 긴장뿐만 아니라 전략적 표류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가자를 위한 성공 가능한 정치적 지평이 없다면, 각각의 휴전은 해결이 아닌 일시 중지가 되고, 그 일시 정지는 단지 다음 폭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할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14일 시리아 알레포에서 군용 차량에 탑승한 군인들. 시리아 국영 통신사 SANA는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 주도의 시리아 민주군(SDF)을 겨냥한 공격 개시를 위협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리아군이 '데이르 하페르 전선'에 증원군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2026. 01. 14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 국지적 사건을 중동의 이슈로 전환"

외국군ㆍ민병대ㆍ정보기관 중첩구역서 작전

아유브에 따르면, 시리아는 "동결된 분쟁"으로 불리지만, 진짜 현실은 다르다. 시리아는 여러 역내 경쟁 관계를 잇는 영구적으로 활성화된 단층선이다. 시리아의 파편화로 외국 군대, 민병대, 정보기관들이 중첩된 구역에서 활동하면서 국지적 사건을 중동의 이슈로 전환시킨다.

외부 행위자 중 튀르키예와 미국의 존재가 중요하다. 튀르키예는 PKK(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와 연계된 쿠르드 자치 정부 구축을 막고 난민 관리를 위해 북부 시리아에서 군사력을 운용하고 있으며, 쿠르드 세력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미국은 대테러와 이란 영향력 억지를 위해 동부 시리아에 일부 핵심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유브는 "시리아가 불안정한 건 어느 한 행위자가 혼란을 원해서가 아니라, 누구도 포괄적인 해결을 강제하거나, 촉진할 의지나 능력조차 없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1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재래시장)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다. 2026. 01. 15 [WANA=로이터=연합뉴스]

아유브는 "튀르키예와 미국은 오늘날 중동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방관자는 아니지만, 결과를 통제하지도 못한다. 양국은 중첩되고 때로는 충돌하는 목표를 지닌 채 여러 전장에서 작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안보, 민족주의, 실용적 관여의 균형을 맞추는 지역 강대국으로 자신을 투사한다. 시리아 정책, 러시아‧이란과의 관계, 나토 회원국 지위, 가자 집단학살 비판 발언, 국내 정치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역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론 강력하나 외교적으론 제약이 있고, 갈수록 국내 경제적 압력을 받는 등 그 영향력은 "불균등"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또한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미국은 이란을 억지하고,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동맹을 지원하며, 교역로를 확보하고, 대규모 전쟁을 피하고자 하지만, 그 결과는 주도적이기 보만 반응적이고, 특히 최근엔 트럼프 개인에 좌지우지되고 있어 중동 정세를 예측 불가하게 만들고 있다.

 

15일,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소모르 마을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목표물들을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2026. 01. 15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 가장 위험"

"예멘 내전, 중동의 다층적 복잡성 보여줘"

역내 확전의 가장 즉각적 위험을 보여주는 곳을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으로 봤다. 그에 따르면, 양측 모두 '억지력'을 내세우지만, 제한된 타격, 보복 사격, 격화하는 말싸움은 갈수록 오판 가능성을 키우고 전면전으로 이어질 흐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예멘 내전은 중동 지역의 다층적 복잡성을 보여준다. 후티 반군과 합법적 예멘 정부 간의 투쟁에서 시작된 내전이 남부 분리주의자, 부족 세력, 지역 후원자, 해양 안보와 연계된 국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중첩된 갈등으로 진화했다.

후티 반군이 이란과 연계되면서 예멘은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광범위한 대결 구도 안에 놓였다. 홍해 안보와 연계된 미국의 해군 배치와 공습은 국지적 충돌이 어떻게 글로벌 우려 사항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반후티 세력 내의 분열,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정부군 지원)와 아랍에미리트(UAE, 남부 분리주의자 지원) 간의 균열은 대리인 연합이 장기전의 압박 속에서 국지적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 어떻게 분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5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 병사들이 순찰하고 있다. 2015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후티가 사나를 포함한 예멘 북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한 반면,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남부 대부분을 통제하면서, 예멘은 다시금 권력 투쟁 속에서 분열 위험에 놓여 있다. 2025. 12. 25 [EPA=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군사 공격은 불쏘시개,

중동 전역, 혼란의 도가니로 내몰 것"

예멘은 홍해에서 인도양으로 향하는 선박들이 통과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한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세계 무역의 12%, 해상 석유 및 LNG 무역의 8~10%가 홍해를 통과한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최단 항로다. 어느 한 지점에서라도 통행이 차단되면 선박들은 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러면 항해 기간은 10~15일 늘어나고 비용은 급격히 상승한다. 후티 반군은 2024~25년 이스라엘의 가자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파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했다.

아유브는 "중동이 '끓어오르는' 건 그 위기들이 더는 고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면서 ▲ 이란의 내부 불안은 중동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 가자의 파괴는 여론과 무장 세력의 전략에 영향을 주며 ▲ 시리아는 불안정을 수출하고 ▲ 레바논은 이스라엘과의 영구 대치라는 무게에 짓눌려 있으며 ▲ 예멘의 전쟁은 끝나지 않고 변이하고 ▲ 이 모든 것 위에는 떠 있는 튀르키예와 미국은 영향을 줄 만큼 강력하지만, 결과는 결정 못 하는 세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휘발성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군사 개입 위협이 실행된다면, 그것은 결정적 불쏘시개가 되어 중동 전역을 혼란 도가니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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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남북교역 재개위한 제도개선 착수...교류협력법 시행령 등 입법예고

반입승인 단계에서 관련 서류 제출...절차 간소화인가, 행정편의에 따른 부담가중인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1.16 10:57
  •  
  •  수정 2026.01.16 1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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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정부e브리핑 갈무리]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정부e브리핑 갈무리]

지난해 9월 남북 사이에 초보적으로 재개된 교역 진행 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던 '해외제조업소 등록과 현지실사' 등 규정이 정비되고 기타 절차가 간소화된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통일부의 반입승인 후 13년만에 북한술 2종 3,500병이 인천항에 도착했으나 그 사이 강화된 '해외제조업소 등록' 절차 등에 문제가 발생해 통관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6일 "남북간 작은 교역의 재개를 촉진하고, 교류협력의 기반을 복원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남북교역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협의해 왔다"며,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다른 법률의 준용 규정에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신설(제41조) △식품 반입승인 신청시 제출서류 목록에 해외제조등록 신청에 필요한 서류, 그리고 제3국 경유 반입의 경우 환적 또는 복합 환적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추가(제25조) △반입·반출 승인신청과 관련 대리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제34조에 무역거래자별 고유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제25조 4항)를 추가했다.

통일부는 특히 제34조(대리신청 등)에 제25조 제4항을 추가한 것에 대해 수입신고 및 통관 단계에서 제출하던 서류를 반입승인 신청 단계에서 제출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합의하고 규제개혁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으며, 16일부터 오는 2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2월 중 시행령 및 고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안 이유와 주요내용에 대해서는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여, 북한산 식품의 반입 과정에서 식품안전을 확보하고 반입 신청인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하여 수입 신고 및 통관 단계에서 요구되는 해외제조업소 등록 신청 서류와 환적 증명서류를 반입 승인단계에서 신청인이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게 반입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식품 수입시 적용하는 해외제조업소를 등록하도록 신설한 규정이 현재 남북관계 현실에 부합하지 않아 통관절차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제3국 세관 단순 경유를 입증할 환적(복합환적)서류와 무역거래자 고유번호를 반입승인 신청단계에서 제출하도록 한 것은 행정당국의 편의를 위해 반입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식약처와 공동명의로'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해외제조업소의 등록 △현지실사 △정밀검사 등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수입식품의 경우 최초 반입시에만 실시하는 정밀검사를 북한산 식품의 경우에는 최초반입시 뿐만 아니라 재반입시에도 계속 실시하는 강화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남북 교역물품의 원신지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는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원산지확인실무협의회'(통일부, 관세청 등) 운영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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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벌게진 윤석열 완패, '내란 유죄' 길목 열렸다

[분석] 공수처 수사권, 서부지법 영장, 비화폰 임의제출 모두 적법성 인정... '실체 판단' 장애물 사라져

26.01.16 18:34최종 업데이트 26.01.16 18:41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에서 진행중인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크게 5가지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이날 백재현 부장판사는 내란특검의 구형량 징역 10년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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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 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형사합의35부)가 "이상의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며 피고인의 기립을 명했다. 윤석열씨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고공판 초반과 달리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날 법원은 윤씨의 ①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미참석 국무위원 심의방해 ②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폐기 ③ 군사령관들 비화폰 기록 은폐 시도 ④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계엄 선포 국무회의 소집 통보를 받은 박상우·안덕근 장관 도착 전 회의를 강행해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했고, 외신대변인에게 외신 기자 대상 허위공보를 지시한 일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진 않고, '가짜 계엄 선포문'은 사실상 곧바로 폐기됐기 때문에 허위공문서 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형량도 특검이 요구한 '징역 10년'의 절반만 선고했다.

그런데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윤씨의 얼굴이 붉어질 만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 가운데 '이 사건 수사는 위법하다'는 내용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윤씨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한 것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일, 법원이 해당 영장에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한 일은 물론 경찰이 법원 영장을 토대로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확보한 것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수사의 큰 틀을 인정해 준 셈이다.

'내란 수사' 정당성 인정... 얼굴 벌게진 윤석열

재판부는 먼저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 혐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모두 수사권이 있다"고 명확히 정리했다. 계엄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씨는 내란·외환죄만 예외로 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84조),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빠져있는 점 등을 내세워 '내란 수사는 불법이고, 후속 절차, 증거 등은 모두 위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백 부장판사는 헌법 84조는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수사까지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수처가 당시 수사하던 윤씨 직권남용 혐의는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수사 가능한 '관련 범죄'라고 봤다.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와 내란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서 수사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및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관하여 모두 수사권이 있다."

영장 쇼핑? 불법 수색? 깔끔하게 날아갔다

윤씨의 두 번째 패배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이었다. 그는 줄곧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수색영장을 청구하고, 발부된 수색영장에 형사소송법 110·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며 대통령 관저는 군사비밀보호구역이므로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고, 공무원은 소속기관 허락 없이는 직무상 비밀에 관한 압수·수색에 응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 대상이므로 공수처가 경호처 허가 없이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재판부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백 부장판사는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고위공직자 범죄 등 사건의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관할로 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편으로 공수처법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 공수처의 영장 청구에 관한 재판의 관할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석열씨의 범행 자체가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뤄졌고, 윤씨가 거주한 대통령 관저도 용산구에 있으므로 서울서부지법의 관할이 맞다는 얘기였다. 재판부는 또 '물건 압수를 위한 수색'과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의 성격을 구분했다.

"형사소송법 110조 1항은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인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는 장소적 제한에 관한 규정인지 불분명하나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군사상 비밀인 물건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수색의 경우에는 위 조항에 따라 책임자 승낙 없이는 수색할 수 없지만,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에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조항은 수사기관의 압수 또는 수색과 같은 대물(물건)적 강제 처분에 관한 것이므로, 체포와 같은 대인(사람)적 강제처분에는 적용되지 않음이 분명하다. (중략) 결국 이 수색영장은 헌법과 법률 조항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유효한 영장이라 할 것이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석열씨의 지지자들이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5가지 혐의로 윤씨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되자 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고 있다.유성호

재판부는 또한 공수처가 경호처에 두 차례 협조요청 공문, 허가요청 공문을 보냈는데도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다가 1월 3일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한 형사소송법 110조 2항에 어긋난다고 봤다. 백 부장판사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어 직무정지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책임자인 경호처장은 영장 집행을 승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체포영장 등의 집행은 적법하였고, 이 과정에서 촬영·편집된 채증 자료, 이 결과를 기재한 진술조서 등은 모두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된다."

수사기관의 경호처 비화폰 기록 확보가 적법하다고 인정된 점 역시 윤석열씨의 패배다. 백 부장판사는 비화폰과 그 기록 자체가 군사기밀에 해당하고, 특히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은 대통령기록물인데 경호처가 경찰에 임의로 이를 제출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사기밀보호법과 대통령기록물법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및 검증 자체를 제한하진 않으며 경찰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영장에 근거해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은 것이므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 세 가지 쟁점은 내란 수사의 뿌리이자 내란우두머리 혐의 인정 여부로 나아가는 길목에 해당한다. 공수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고, 불법 영장에 의한 불법 구금이 이뤄졌다면 윤씨의 신병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화폰 기록은 그가 12.3 계엄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는 '네 명이서 한 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작전 실패 확인된 판결, 내란사건이라고 다를까

결국 '12.3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전 단계부터 틀어막고, 각종 범행사실을 구성하는 '벽돌'들을 무너뜨리려 했던 윤씨와 변호인단의 작전은 명백히 실패했다. 참여연대는 "아직까지도 윤석열 측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트집잡으며 내란죄 수사로 시작된 모든 수사와 증거가 위법이라는 억지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 주장을 단호하게 배척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도 "이로써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취지의 변호인단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성명을 냈다.

하나 더, 윤씨로선 달갑지 않은 대목이 있다. 그는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국가비상사태라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며 계엄 선포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16일 재판부는 계엄 선포 과정을 두고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 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실 내란우두머리 재판이라고 다르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렇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라고 평가가 다를 수 있을까. 결론은 2월 19일 오후 3시, '반란·내란우두머리' 전두환씨가 30년 전 사형선고를 받았던 그 법정에서 공개된다.

14일 새벽 내란우두머리 사건 결심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윤석열씨가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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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군사령부 상설화, 자주국방은 멀어졌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1/17 08:52
  • 수정일
    2026/01/17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6.01.16 17:05
  •  
  •  댓글 0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치? 동맹 종속은 더 고착화

작년 11월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시행된 한미연하 도하훈련 ⓒ뉴시스
작년 11월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시행된 한미연하 도하훈련 ⓒ뉴시스

최근 한미 군 당국이 연합구성군사령부 체계를 상설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본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구성군사령부 상설화로 인해 전작권 전환을 통한 자주국방은 오히려 의미를 잃었다. 오히려 한미 동맹의 종속 구조가 더 촘촘해졌다는 평가다.

전작권 전환을 명분으로 한 구성군사령부 상설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준비한다는 명분 아래 연합 지휘체계 개편을 추진해 왔다. 지상·해상·공중·해병 영역별로 연합구성군사령부를 상설화하고, 평시부터 연합 작전계획 수립과 훈련, 지휘·통제 절차를 일치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군 당국은 이를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필수 단계라고 설명한다.

원래는 전시를 가정해 구성군사령부를 운영하고 있었다. 구성군사령부는 한미 연합지상구성군사령부, 한미 연합해상구성군사령부, 한미 연합공중구성군사령부로 이뤄져 있다. 구성군사령부는 전시를 전제로 한 개념적 지휘체계에 가까웠고, 평시에는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의 지휘체계로 움직였다. 기존의 이러한 체계를 너머 구성군사령부 체계를 상설화한다는 것이 요지다.

이러한 변화의 본질은 한미 연합 지휘 체계를 항시 적용한다는 데 있다. 명목상으로나마 전시에만 작동하던 한미 연합체계가 이제 평시 훈련 통제, 작전 준비의 기본 단위가 되었다. 즉 전작권을 환수한다는 의미보다 연합 지휘 방식이 고정된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조정할 수 있는 공간을 점차 상실하게 된다. 이는 전작권을 되찾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전작권이 없어도 기존 구조가 아무 문제 없이 굴러가도록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전작권 전환 계획과 일정, 왜 늘 명확하지 않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여전히 ‘조건 충족 시 전환’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연합 지휘 능력, 한반도 안보 환경의 안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환 시점은 제시되지 않는다. 조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수단을 미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구조에서, 전환 시점은 언제든 연기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환 이후의 모습이 이미 현재의 체계 속에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작권이 형식적으로 전환되더라도 한미연합군사령부와 그 하부 구성군사령부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지휘권의 실질적 변화는 없다. 전작권 전환은 ‘언젠가 달성할 목표’로 남겨둔 채, 현재의 연합 지휘 구조를 더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구성군사령부 상설화 이후 한미 동맹의 종속성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평시 체계로 고정됐다. 전략 결정은 미국이 쥐고, 한국군이 운용 책임과 부담을 떠안는 구조는 그대로다. 전작권 전환을 준비한다는 명분 아래 연합 지휘가 먼저 고정된 지금, 전작권 전환은 목표가 아니라 관리용 구호로 남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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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李대통령 암살 미수, 테러 지정·전면 재수사해야”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1.15 11:38

  • 댓글 0

정부, 20일 국가테러대책위 소집…테러 지정 시 피해 복구·후속조치 논의

2024년 1월 2일,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을 명백한 ‘테러’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재수사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지호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공당 대표를 향한 물리적 위해는 개인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국가 안전을 겨냥한 중대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 시절, 단독·우발 사건으로 축소 관리되며 충분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직후 현장 물청소가 이뤄지고, 증거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 사건의 중대성을 낮추는 취지의 문자와 설명이 배포됐다는 정황은 단순한 부실 대응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초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축소·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포함한 전면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에 “더 이상 판단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가덕도 이재명 테러암살 미수 사건을 명확히 테러로 규정하고,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종합적이고 독립적인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테러 지정은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범행의 동기와 배후, 공범 여부는 물론, 초기 대응 과정의 문제와 책임 소재까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무총리실은 오는 20일 제22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이 대통령 피습 사건에 대한 테러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한다고 밝혔다. 테러로 지정되면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과 진상 조사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총리실 관계자는 “테러로 지정될 경우 테러대책위에서 후속조치 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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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제명' 내홍·역풍 직면한 장동혁, 돌연 "단식 시작"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수용 촉구"…'24시간 필리버스터'때처럼 전선 전환 시도?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1.15. 19:58:2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 특검 및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전격 돌입했다. 지난 14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당 중앙윤리위가 '제명'을 의결한 뒤, 당 지도부에 대한 내부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다.

장 대표는 15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 '2차 종합특검법 규탄대회'에서 "1년 내내 '내란몰이'를 하고 3대 특검에서 탈탈 털었지만 새롭게 나온 게 뭐가 있느냐"며 "이 정도면 그만해도 되지 않나. 꾸역꾸역 2차 특검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장 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패악질을 국민께 제대로 알리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차 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서는 순간, 저는 국민의 목소리가 모이는 이곳 로텐더홀에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게이트 특검'과 '공천뇌물 특검'을 통과시키기 위해 개혁신당과 함께 싸우기로 했다"며 "2차 종합특검법의 무도함과, (통일교·공천헌금) 특검법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의 무도함이 저의 단식을 통해 국민들께 더 강력하게 전달되기 바란다"고 했다.

장 대표가 단식농성이라는 강경 투쟁 수단을 들고 나온 시점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명 결정에 대해 당 안팎에서 우려·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였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에 윤리위 결정 재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관련 기사 : 장동혁에 쇄도하는 "한동훈 제명 재고" 요청…중진들도 압박), 오세훈 서울시장 등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을 이렇게 파국으로 몰고가면 당연히 그 리더십 자체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방선거 여론조사 등을 보면 TK 말고는 전패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이러면 당이 궤멸되는데 어떻게 장 대표가 온전하게 자기 리더십을 지키겠나.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까지 했다.

이같이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당내 성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서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으로 전선이 이동하는 효과가 발휘될지 관심이 모인다.

장 대표는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분출했던 지난 연말에도 민주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통해 당내 여론을 결집시킨 바 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장 대표의 단식을 놓고 "장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다"며 "당시 '12.3 비상계엄 사과와 윤석열 시대와의 정치적 절연을 선언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와 당무감사위발 논란이 커지자 장 대표가 정당 대표로서 사상 최초로 필버에 나서 정면돌파를 택했고 24시간 경신 기록을 세우며 닥친 위기를 잠시 넘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지난번에도 필버가 아닌 단식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번 제명 사태로 촉발된 성난 여론은 장 대표가 단식을 한다 해서 잠재워질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 제헌국회의원상 앞에서 공천헌금·통일교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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