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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박뉴스 지존' 민경욱, 역시나 청와대 대변인 임명

 
 

 

 


민경욱 전 KBS 앵커가 그동안 공석이었던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습니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 이후 대변인 자리를 맡고 있던 김행 대변인의 사퇴 한 달 이후에 이루어진 인선이었습니다. 

민경욱 신임 청와대 대변인은 2월 5일 청와대 대변인 임명이 발표되고 난 뒤에 '지난 며칠 동안 극도의 번뇌 속에 외로움이 있었다. 결국 받아들이기로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설날 전에 대변인 자리를 제의한 박근혜 대통령은 왜 민경욱 전 KBS 앵커를 대변인 자리에 임명했고, 민경욱 대변인은 왜 수락했는지, 그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의 실패작 민경욱'
 
청와대의 이번 민경욱 대변인 임명은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민경욱 전 앵커는 대변인을 맡을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KBS 윤리강령 제1조 윤리강령 3항을 보면 <KBS인 중 TV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민경욱 앵커는 2013년 10월까지 KBS 9시 뉴스 앵커로 활동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채 6개월이 되지 않았는데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된 것입니다. 
 

 

 


물론 TV 뉴스 앵커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될 수 있습니다. MB정권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도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뉴스 앵커에서 물러나고 8년 뒤에나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습니다. 

앞서 KBS 윤리강령에 6개월이라고 정한 이유는 방송 이미지를 그대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청와대는 이런 최소한의 인사 검증 장치조차 무시하고 민경욱 전 앵커를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했습니다. 말 많고 탈 많은 박근혜식 인사가 또다시 문제가 되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스파이? 언제 줄줄 샐지 모르는 마우스' 

민경욱 앵커는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등장한 인물 중의 하나입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가운데 2007년 9월 19일자 미 대사관발 비밀전문에는 민경욱 앵커의 이름이 나옵니다. 
 

 

 


미국 대사관의 비밀문서를 보면 KBS 고대영 (해설위원, 보도본부장)은 미국 대사관 연락책으로 적혀 있었으며, 각종 한국 정치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나옵니다. 

2007년 대선 직전, 민경욱 앵커는 고 본부장과 함께 미국 대사관에 이명박 후보에 관한 당선 여부와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의 일을 제공했습니다. 

민경욱 앵커는 위키리크스에 나온 비밀문서 내용이 별다른 정보가 없는 대화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위키리크스 논란에 대한 민경욱 앵커의 해명

 


민경욱 앵커는 미국 비밀전문의 작성자는 워싱턴 이웃과 함께 왔던 한국계 미국인이었고, 밥 먹으면서 했던 말을 전문에 적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을 하던 사람이 미국 정보원을 몰라 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기자라면 최소한 자신이 대화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정도는 대부분 파악합니다. 

 

 

▲2007년 제17대 대선이후 방영된 KBS스페셜 '대한민국은 왜 이명박을 선택했나' 한 장면. 출처:KBS

 


민경욱 앵커는 자신의 앞에 있던 사람이 누군인지 알고 있었으나, 중요한 얘기가 아니므로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을 설명해줬을 것입니다. 

정보는 이런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아는 기자라면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방송되기도 전) 그대로 미국에 넘기는 일 또한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아야 마땅합니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도 단순한 내용이라고 미국 정보원에게 알려줄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는 청와대 대변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미국 정보원들은 좋아하겠지만..)

' 땡박 뉴스의 지존, 결국 박근혜의 낙점을 받다' 

민경욱 전 앵커의 청와대 대변인 임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박근혜 대통령과 언어적 소통 한 번 없던 인물이 단순한 나팔수 경력으로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는 점입니다.  
 

 

 


9시 뉴스에 대통령의 얼굴이 첫 번째로 나오는 형태를 우리는 '땡전 뉴스'라고 부릅니다. 전두환이 언론을 장악했을 때 나왔던 양상으로 언론이 전형적인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모습을 빗댄 것입니다. 

민경욱 대변인이 뉴스를 진행하던 10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KBS 9시 뉴스 첫 번째로 나온 사례가 무려 29번 22%나 됩니다. 
 

 

 


민경욱 앵커가 진행한 박근혜 대통령 소식은 그리 별다를 것이 없는 뉴스들이었습니다. 그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의지와 행보에 불과했습니다. 

공영방송이었던 KBS는 조사 기간(취임 초부터 10월까지) 9시 뉴스 전체의 59% 비중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출연시켜, 그녀를 메인 뉴스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민경욱 앵커는 성공한 정치 언론인의 사례로 손꼽힐 수 있을 것입니다. 

<민경욱은 다큐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 달 동안 이명박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당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KBS의 다큐는 이명박이 아주 좋아할 만한 것>이라는 미국 대사관 비밀전문에 따라 MB정권에서 9시 뉴스 메인 앵커로 성공했습니다.
 
민경욱 전 앵커는 부활한 '땡박 뉴스'의 지존답게 박근혜 정권 취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하더니, 이제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에 들어가 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앵커를 그만둘 때까지 8개월 중의 1개월을 민경욱 앵커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란 말로 뉴스를 시작했고, 이런 인물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돼, 이제는 장소만 바꾸어 '박근혜 대통령께서'를 말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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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북 입장 대변,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미국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오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2/06 [00:4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이번 김원식 기자의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분석 내용은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데 매우 중요한 내용들이다.

첫째, 미 국가정보국에서 대 의회 보고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미국명 KN-08)가 실전 배치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사실 미국도 도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 지난해 태양절 당시 열병식에 선보인 화성 13호 , 8축 16륜 차량에 탑재된 미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핵 무기를 보유한 북이 그 운반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 본토를 사정거리에 두게 되었다는 것을 미국 최고 정보국장이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이젠 미국도 북에게 확증파괴 보복공격을 당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북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이 북미대결전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군사적 카드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점점 이제 미국의 선택은 대화에 나서느냐 아니면 속수무책으로 북의 핵억제력 강화를 지금처럼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이냐만 남은 것이다.

물론 미 국가정보국에서도 북의 화성 13호가 이제 실전 배치 이니셜단계(초기 단계)라고 지적했으니 더 강화되기 전에 군사적인 방법으로 제압하려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북의 대미 타격력은 강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북은 더욱 당당하게 대미 외교전에 나설 것이다. 미국에게 군사훈련 중단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며 주한미군철수 요구도 더 거세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북이 남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대미 자신감에 배경을 둔 것임이 확실하다. 
이제 미국만 믿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민족끼리손을 잡고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가지는 자신감에 바탕을 둔 동포애적 촉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김정은 제1비서가 매우 안정적으로 정권을 다져가고 있다는 국가정보국장의 공식 보고 내용이다. 이는 북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미국에서 공식 부인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특 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가 인적 쇄신을 통해 당의 영도적 역할을 더욱 높여 군과 정부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높였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북의 사회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결국 북의 급변사태를 가상한 평양 점령훈련 등의 명분도 사라졌다고 봐야 하기에 이후 미국의 대북 군사훈련에 대한 북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셋째, 미 국가정보국에서 북이 핵무기를 대미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에서 보유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처음으로 지적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는 사실상 북의 그간 공식 입장을 미국 정보국인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북은 미국의 핵위협을 견디다 못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밝혀왔다. 즉 미국의 대북 핵압력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다는 것이다. 

이런 북의 입장은 이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에서 그대로 인정을 했기 때문에 이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북에게 핵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북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북의 핵무기 제거를 명분으로 군사적 방법을 사용하려 할 경우 자가당착적 오류라는 국제적 비난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중에서 약 1페이지 분량의 북 관련 내용은 이렇듯  중대한 문제들을 담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이 사실상 북의 대변인처럼 북의 입장을 충실하게 대변한 이번 보고서는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며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북미 대화의 기본 토대로 작용하게 될 경우엔 합리적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데도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북미대결전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미 정보국에서는 이런 사실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해왔고 또 한국과 일본을 들쑤셔 북과 극한 대결전을 펴오게 분탕질을 쳐왔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가 나오는 순간에도 미 국방부 장관은 여전히 북에 대한 경고 발언을 내놓는 이중적 태도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결국 미국의 이런 이중적 행태에 종지부를 찍고, 북미대화가 바로 추진될 수 있게 하려면 한반도의 전 민족이 한 목소리로 미국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못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그런 남북관계 발전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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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부산지하철'에만 있는 환승 추가요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2/05 10:47
  • 수정일
    2014/02/05 10: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깜짝 놀라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복잡한 요금 체계와 함께 환승 요금 200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 산은 버스에서 버스는 추가 요금이 붙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은 10Km 초과시 2구간 요금이 적용되어 하차시 200원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또한, 지하철-버스, 버스-지하철은 환승요금 200원을 무조건 추가로 더 내야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버스-지하철, 지하철-버스를 타더라도 기본요금 구간은 무료 환승을 하거나 할인 혜택을 줍니다. 그러나 부산시는 2007년 도입부터 환승할인요금이라며 오히려 200원의 추가운임을 더 내야 합니다.
 

 


환승 추가 요금을 200원이나 받는 부산 지하철이지만 요금은 이미 전국에서 제일 비쌉니다. 가뜩이나 비싼 지하철 요금에 환승 추가 요금까지 내니 부산 시민들은 늘 불만입니다.

부산 지하철이 이렇게 비싸고 추가 요금까지 받는 이유는 허남식 부산시장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대중교통시설인 도시철도의 재정적자를 국고보조가 아닌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대중교통 요금과 관련하여 밀실야합으로 요금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토론회나 전문가, 시민 의견 수렴은 생각하지도 않고 부산 대중교통을 철저히 자본의 논리로만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싼 요금, 그러나 시민 안전은 뒷전'
 

요금이 비싸면 그 돈으로 공공성을 가지고 안전하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부산시는 안전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로지 요금인상과 환승 추가 요금 징수에만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20편성으로 (1편성당 6대 전동차)으로 구성된 부산 지하철 3호선의 전동차 부족을 위해 2호선 5편성을 투입하겠다고 합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부산시의 이런 움직임에 절대 반대를 주장합니다. 그것은 2호선 전동차가 3호선에 투입되면 신호시스템 불일치로 고장과 사고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 본은 열차가 서고 승객이 타면 지하철 차장이 열차 객실문을 확인합니다. 부산지하철은 차장이 없기 때문에 모니터나 몸을 뒤로 돌려 확인하고 열차를 출발합니다. 돌발 상황이나 사과 난다면 당연히 차장이 열차를 확인하는 쪽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최소한의 인원으로 지하철을 운행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한 무리한 운행은 결국 시민의 생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가치관에서 비롯됐습니다.


' 부산지하철노조에 여성대의원이 많은 이유'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 입장에서는 부산지하철노조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입니다. 요금 인상이나 추가 환승요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자꾸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과 대중교통을 취재하면서 부산지하철노조를 찾아갔을 때 깜짝 놀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지하철 노조에 유독 여성대의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기술지부', '역무지부', '승무지부', '차량지부'가 있습니다. 대부분 남성이 일하는 직종인 기술직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성대의원이 많을 수 있을까요? 이유는 '서비스지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 산지하철노조'서비스지부'는 부산지하철의 미화(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노조에 가입하는 조건을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로 확대하는 안을 통과, 조합원으로 모두 가입하게 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하면 노조원들은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철 직원 식당도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보통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식당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산지하철노조는 식당 아줌마들도 파업에 동참합니다.

비정규직이 어떻게 노조원들고 함께 파업할 수 있을까요? 이유는 그들이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오랜 요구와 투쟁 끝에 2006년에 부산지하철 일용계약직 48명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과시켰습니다. 

보통의 노동조합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귀족노조'라고 원망을 받고 있지만, 부산지하철노조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끌어 안으며, 그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 부산지하철노조가 시사블로거를 부른 이유' 

아이엠피터는 지난 1월 18일부터 19일간 부산을 방문해 부산의 여러 곳을 취재했습니다. 부산 취재는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의 협조 속에 이루어졌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의 도움을 받아 '영도 고가다리 붕괴 현장', '부산 해운대 난개발','용호만 매립지','롯데백화점 108층 공사','수영만요트장 개발','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부산에 시사블로거를 부른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산지하철의 문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부산 토건족과 정치, 노동 현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부산지하철노조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을 위해 상생하기 위해서 지역 현안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 이의용 위원장과 윤일상 교수의 부산 난개발 대중교통 간담회 모습(좌측) 깅광모 (정의당)해운대구 의원이 동해남부선 1인 시위 장면 (우측)


부산 지역 취재와 자료 수집,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느낀 점은 대한민국의 좁은 땅에서조차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기성 언론에는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아무리 전문가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와 논의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도, 정치권과 언론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적은 소리로 이 땅에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취재를 하고 글을 쓴다고 해서 서울 시민들이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알기는 무립니다. 그러나 부산의 문제가 언제든지 서울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가 주최한 부산 대중교통 토론회 '부산대중교통, 안녕하십니까?'. 출처:부산지하철노조

 

 

부산시는 2012년 한 해에만 129억의 환승요금을 징수했습니다. 부산시민만 유일하게 부담하는 비용인데, 부산시 교통정책과장은 이 교통비용 부담은 부산시 재정의 어려움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천억, 수조 원에 달하는 토건족에 대한 혜택만 줄여도 가난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129억을 만들 필요는 없었지만, 부산시는 정당했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서울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서울시 교통정책은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삶의 질 구현에 포커스를 두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부산 대중교통 토론회에서 주장했습니다.

현재 부산은 재정 적자를 서민의 호주머니로 메꾸고, 서울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가 봐도 보통 시민에게 유리한 곳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부산의 문제가 나와 상관없다지만, 언제든 우리가 사는 지역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지역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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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이 영화, 상영관 찾기 힘드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2/05 09:05
  • 수정일
    2014/02/05 09: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보고 싶은 이 영화, 상영관 찾기 힘드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백혈병 노동자 다룬 ‘또 하나의 약속’ 예매율 높은데도 할당 스크린 100개 미만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높은 예매율과 평점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4 일 이 영화의 배급사 OAL(올)은 “당초 300개 상영관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100개관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6일 개봉 영화 중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관객 평점이 9.8~9.9점(10점 만점)으로 높은 데도 복합상영관에서 적은 스크린을 배정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 자사가 없어 제작부터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던 김태윤 감독의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이번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영관 부족 문제를 겪게 됐다. 사진은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 취직한 딸을 백혈병으로 잃고 회사에 항의하러 찾아간 상구 역의 배우 박철민이 극중 배경이 되는 진성반도체 사원들에게 끌려나가는 영화의 한 장면. | OAL 제공


3 대 복합상영관인 롯데시네마는 이날 전국 7개관 상영을 배급사에 알렸다. 전국 96개 극장에 600여개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롯데시네마는 서울, 인천, 일산, 부산, 대구, 포항, 청주의 각 1개관에서만 상영키로 했다. 대전, 광주, 울산, 제주 등에서는 상영하지 않는다. 또 CGV는 45개관, 메가박스는 30~40개관을 고려하고 있어 <또 하나의 약속>은 전국 80여개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제작비가 비슷한 규모였던 주상욱·양동근 주연의 <응징자>(2013)는 294개 스크린에서, 사회적 이슈를 다뤄 화제가 됐던 <부러진 화살>(2012)도 245개 스크린에서 개봉됐다.

일 반적으로 개봉관 수는 영화에 대한 평가와 예매율, 프린트와 광고(P&A) 비용 등을 고려해 정한다. <또 하나의 약속>은 예매가 시작된 3일부터 <겨울왕국> <수상한 그녀>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6일 개봉되는 영화 중에서는 예매율이 가장 높다. 3일에는 30개관에서만 예매가 진행됐는데도 5000명 넘는 예매관객 수를 모았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맥스무비에서도 4일 현재 2~3위의 예매 순위를 보이고 있다. 예비관객들의 관심도 높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또 하나의 약속> 예고편 조회수는 103만여건이다. <수상한 그녀>의 88만건, <조선미녀삼총사> 22만건을 훌쩍 앞선다.

 

<또 하나의 약속> 포스터.


이 작품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딸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 대기업과 싸우는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삼았으며 박철민과 김규리가 주연을 맡았다.

제 작사는 이 같은 스크린 수 감소에 대해 소재의 민감성에 따른 대기업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기호 프로듀서는 “대기업 계열사인 복합상영관들이 시내 중심가 스크린 대신 변두리관만 배정하고 있다”면서 “공중파의 한 영화 프로그램에서는 고위 관계자가 막아 영화가 소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장의 예고편 광고도 석연찮은 이유로 빠졌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지난달 13일부터 롯데시네마에서 한 달간 예고편이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고편을 방영하지 않고 있다 배급사 측의 항의에 뒤늦게 1주일만 방영하는 데 그쳤다.

배급사 올 김윤미 대표는 “15년째 배급일을 하고 있지만 극장 예고편 방영이 누락되는 것은 처음 본다”며 “보이지 않는 외압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작 관계자는 “삼성을 다룬 영화라 예고편을 방영하지 말라는 극장 고위관계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에 대해 롯데시네마는 “작품성, 시사회 평가, 작품 규모 등을 고려해 상영관 수를 확정하는데, <또 하나의 약속>은 그 정도(7개) 스크린 수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고편 방영누락에 대해서는 “담당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 또 하나의 약속>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제작사가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3대 대형배급사와 접촉했으나 거절당했고, 신생배급사인 올과 계약했다. 제작비도 대기업이 아닌 개인투자가들의 힘으로 모았다. 시민 모금 운동인 제작두레로 3억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100명 이상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약 12억원을 투자받아 총제작비 전액을 모았다. 제작두레 방식 등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 전액을 모은 상업영화는 <또 하나의 약속>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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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기름유출, 윤진숙 해명이 더 가관

 
태안과 여수의 숨겨진 1인치, 사고 초기 엉터리 보고로 오염 키운 정부
 
장유근 | 2014-02-04 13:43: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윤진숙 해명이 더 가관
-여수 기름유출, 태안과 여수의 숨겨진 1인치-

 

사고 초기 엉터리 보고로 오염 키운 정부 무엇이 문제인가…

사흘 전 인터넷에서 속보로 전해진 여수 앞 바다 기름유출 소식은 즉각 열어봤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선박이 접안 과정에서 실수로 얼마간의 기름이 항내로 유출된 것으로 판단됐다.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사고였다. 그것으로 기름유출 소식은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나마 기름유출 소식을 눈여겨 본 이유는 우리 국민을 놀라게 한 태안 앞 바다에서 일어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 때문이었다.

태안 앞 바다에서 일어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는, 연인원 130만 명 이상이 동원된 방제작업으로 우리 스스로 국민적 역량에 놀랐고 세계도 깜짝 놀랐다. 필자도 사고 당시 블로거 여러분들과 함께 사고현장에서 방제에 참여한 적 있으며, 우리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일처럼 여겨 한 번쯤은 사고현장을 둘러봤을 정도이다.

당시 사고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기름냄새가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코를 찔렀고, 오염된 해안은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을 정도여서 과연 복구가 가능할까 싶은 의문도 들기도 했다. 그러나 태안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이후부터 여수 앞 바다는 물론 가끔씩 크고 작은 기름유출 소식이 전해지면 깜짝깜짝 놀랄 정도다. 국토가 환경재해로 만신창이가 되어 회복불능에 빠지면 후손들을 볼 면목도 없거니와, 작은 부주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생계 등 여간 걱정거리가 아니었던 것.

 

그런데 이틀 전(2일) 여수 앞 바다의 기름유출 사고 현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사고현장에서 입을 가리고 있는 윤 장관의 사진과 "처음에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 또 그녀가 입을 가린 건 "냄새 때문에 막았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녀는 'J티비씨'의 인터뷰' 에서 '현장 방문에서 입과 코를 막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독감 때문에 기침이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까봐 막았다. 냄새 때문에 막았다고 이야기는 오해다. 방제는 해양수산부의 일부 업무다. 사고 난 지점에는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북서풍이 불면서 냄새가 나긴 했다. 꼭 기름 뿐 아니라 증유가 섞여 있어 냄새가 났다. 유증 때문에도 냄새가 났다…"

냄새가 나긴 났다. 또 기름 냄새가 나서 입과 코를 막으면 어떤가. 냄새 때문에 입과 코를 막았다는 이야기가 '오해'라고 해명하면, 여수 앞 바다에 유출된 기름의 량이 적어질까. 아니면 적게 보이려고 했을까. 문제는 사고현장에서 사고를 보는 그녀의 사고방식이었다. 기름 '유출량이 엄청난데 초기 보고에 문제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보고 조차 제대로 못 받은 건지,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시 상황에 맞춰 유출량을 유추할 수 밖에 없어 명확하지 않다. 해경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양을 알 수 있다. 목안으로 유출량을 확인하면 그에 맞춰 방제 작업을 실시한다. 400척이 들어와 최선을 다해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사고내용을 축소하고 있는 듯 했다. 정확한 유출량을 모른다면서 400척이 투입돼 방제작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방제선 한 척이 방제할 수 있는 량 곱하기 400척을 하면 단박에 비슷한 방제량이 나올 텐데 얼버무리고 있는 것. 뿐만 아니었다. 그녀는 일찌감치 사고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기 바빳다. 주민들의 보상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녀는 책임소재에 대해 "이번 사고는 배와 배가 부딪친 것이 아니다. 민사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도선사의 실수라면 도선사 협회 측과 이야기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틀의 시간이 흘렀는데 정확한 사고(싱가포르 국적 16만 톤급 유조선) 경위 조차 파악하지 못한 고 있는 것. 그 사이에 언론은 앞 다투어 여수 앞 바다의 기름유출량 등에 대해 소상하게 전파하고 있었다. 여수 앞 바다 기름 유출량이 'GS칼텍스' 발표보다 200배 이상 많은 16만 4천 리터에 이르는 으로 드러난 것이다. 164,000리터의 기름이 여수 앞 바다에 유출된 것이며, 주민들은 사나흘 동안 죽기 살기로 방제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

 

S방송을 통해서 드러난 여수 앞 바다의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유출된 기름은 80% 이상 제거했지만, 기름 막이 사고현장을 중심으로 20km 넘게 퍼져 있어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의 양식장 오염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윤진숙은 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갔을까. 그 해답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맨 먼저 국민들로부터 댓글정부로 인식된 정부의 정체성을 살펴보면 무리가 없을 것.

윤진숙이 사고경위와 원인 및 처리 등을 놓고 요리조리 발뺌을 하는 데는 열린 정부와 닫힌 정부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열린 정부는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등 책임을 민주적으로 공유하는 소통을 하는 반면, 닫힌 정부는 국민들과 소통을 거부하는 불통정부로 종적서열 관계를 중시하며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이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천안함 사건의 경우 폭침인지 좌초인지 등에 대해서 인과관계를 먼저 밝히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사고원인과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익숙한 것.

윤진숙의 해명을 참고하면 그녀의 발언 속에서 사고 경위와 원인과 문제점 및 해결책 등에 대해 어느 하나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이 같은 사례는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주로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라고 부르지만, 그렇게 부르게 된다면 사고를 낸 당사자가 빠지면서 나중에 책임소재 등을 흐지부지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했던 것.

아울러 그녀가 인터뷰에서 민사소송 문제를 언급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현재 한국의 도선사들은 외국의 경우와 달리 (사고가 났을 경우)도선사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고 민사책임을 묻고 있는 것. 그러나 도선사들의 책임을 가려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절차를 감안하면, 정부의 으름장과 달리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관련 업계(도선사협회)의 현실이다.

외국에서는 도선사들이 책임을 부담하는 건 드물고 영국에서는 도선사 개인의 책임은 1천파운드로 제한되어 있다. 도선사를 고용하고 있는 도선기구 조차 도선사 곱하기 1천파운드 정도로 소액일 뿐이다.<도선사 관련 출처: http://loamboy.blog.me/110164457125> 따라서 여수 앞 바다 기름유출 사고의 책임을 도선사에게 묻고 흐지부지 시간을 떼울 게 아니었던 것. 그렇다면 사고 직후 정부나 관계당국은 어떻게 해야 옳았을까.

 

* 포스트에 사용된 자료사진은 태안 앞 바다에서 발생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 방제작업에 나선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들의 모습. '구글이미지'를 사용했음.

두말하면 잔소리다. 사고내용을 정확히 보고하고 관계당국의 방제작업과 필요하다면 여수시민은 물론 군대를 동원하는 등, 전 국민의 자발적인 방제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호소를 해야 마땅했다.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이 집중적으로 사고 지역에 투입되었다면 2차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 그런데 정부는 미적거리고 있었다. 설령 호소를 한다고 해 봤자 참여정부 때처럼 국민들의 호응이 없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었을까.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선출한 대통령과 정부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댓글정부는 댓글러들이 음지에서 당첨시킨 것으로 국민적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도 달랐다. 참여정부는 '민주시민'이 동참해 태안 앞 바다에서 일어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를 방제했다면, 댓글정부는 댓글러들이 댓글로만 나불대거나 방송을 통해 해명이나 늘어놓는 것이라면 억울해 할까.

한려수도를 껴안고 있는 여수 앞 바다는 남해의 얼굴이자 대한민국의 자존심같은 아름다운 바다다. 그 바다가 어떤 실수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면, 먼저 사고 처리를 하고 난 뒤 책임 소재 운운해야 할테지만, 정부는 무엇이 그렇게 구렸는지 책임회피에 열중이었다. 윤진숙의 해명이 가관인 이유다.

태안 앞바다의 오염과 여수 앞 바다의 오염 정도는 비교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보여준 방제모습과 댓글정부가 보여준 방제모습은 국토와 나라사랑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 기름으로 오염된 태안과 여수 앞 바다의 차이가 아니라, 정부의 정체성이 만든 희한한 결과이자 눈에 잘 안 띄는 1인치 정도의 차이랄까. 당장 초·중·고는 물론 전국민들에게 구체적인 오염 사실을 알리고, 국민적 방제작업에 나서기 바란다. 그게 정부와 국민이 할 일이다.

참고하시라. 태안 앞 바다에서 일어난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 유출 사고는 사고 초기 원상회복에 최소 10년 이상, 최장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민주시민과 관계기관의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의 결과, 사고발생 2년 만인 2009년 12월에 태안국립공원의 해양 수질과 어종이 기름유출사고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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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20년 구형에 박창신 신부까지, 길어지는 종북논란

[조간뉴스 브리핑] 2014년 2월 4일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이석기, 징역 20년 구형

소위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게 검찰이 20년 형을 구형했다. 내란음모에 국가보안법 상의 찬양 고무 등 혐의가 더해졌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검 이석기 장기격리 안하면 더 은밀히 체제전복 시도할 것’이라며 검찰 측의 설명을 보도했다. 검찰 측은 보수와 진보는 헌법 안의 문제인데 이석기 의원의 행위는 헌법이 규정한 범위를 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기 의원 측은 국정원의 조작 사건이라며 내란음모 혐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석기 검찰 징역 20년 구형땐 묘한 웃음, 최후진술땐 세 차례나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며 이석기 의원 측 분위기를 전했다.

 

   
▲ 이석기 의원 측 태도를 문제적인 것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의 4일자 기사.

20년 형이 워낙 큰 숫자여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석기’가 1등으로 오를 정도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칭 혁명가들이 모여서 비현실적인 얘기를 나눈 대가 치고는 너무 강한 형량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또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네티즌들은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 모양새다.

내란음모죄의 법정 최고형은 30년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구형 자체가 법 논리로 무리인 것은 아니다. 일부 법조계 관계자들은 어차피 검찰 입장에서는 형량을 낮게 불러봐야 논란에 시달릴 것이고, 형량을 높게 불렀다가 나중에 낮은 형을 선고 받더라도 욕 먹을 일이 없으니 20년 구형에 부담이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경향신문>은 ‘법원, 유죄 인정해도 대부분 구형보다 형량 낮춰’라고 보도했다.

 

   
▲ 역대 내란음모 사건 선고 사레를 짚어본 경향신문의 4일자 기사.

1심 판결은 17일 나오지만 2심, 3심까지 진행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여권에서 제기하는 종북 논란 등에 덧붙여져 장기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검찰이 지난해 시국미사에서 연평도 관련 발언을 한 박창신 신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도 있다. 같은 맥락으로 정치권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만한 일이다.

신흥국 경제 위기 심화

신흥국 위기와 이에 대한 파장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신흥국발 금융불안에 원달러 환율이 14원 급등하는 등 상당한 파장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인지 <경향신문>은 직접 취재팀을 신흥국 위기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에 파견했다. <경향신문>은 ‘가격통제 풀리자 식료품 한 달 새 3배까지 폭등’이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는데, 페소화 가치가 떨어져 수입 물가가 올라가 물가 폭등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아르헨티나에 기자를 파견해 현지 상황을 보도한 경향신문 4일자 지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까 상당한 우려가 있지만 관계 당국은 반복해서 위기 상황이 닥치면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며 외환보유고나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아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변국들의 상황에 따라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신흥국 발 위기가 일본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보도가 있다. 어제 엔달러 환율은 102엔이 깨져 엔화 강세 현상이 관측됐다. 이렇게 되면 엔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해서 경제를 관리하는 아베노믹스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여러 문제적 행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경제 정책은 잘 하고 있지 않느냐는 일본 국내 여론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러한 위기로 아베 내각의 운명이 어찌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아베노믹스를 둘러싸고 도쿄도지사 선거와 감세 논란 등이 점화되고 있다는 매일경제의 4일자 기사.

5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도지사 재선거도 관심사다.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자민당이 밀고 있는 마스조에 요이치 후보가 패배하면 상대 후보인 호소카와 모리히로 후보가 쟁점화 한 탈원전 정책이 힘을 받게 되고 아베 신조 총리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에너지 관련 원료 수입이 경상수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무역적자의 증대를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그러면 외화가 빠져나가고, 위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북한 이산가족 상봉 제안 수용

신흥국 위기 등 국외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북한은 5일 판문점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을 열기로 합의했다. 오늘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고 내일 실무접촉이 진행되면 우리 정부가 제안한 17~22일에 상봉행사가 개최될 지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우리 정부는 통상 상봉 행사 준비에 2주 정도 걸리지만 서두르면 예정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한국일보>는 ‘북 뜸들이기 전략 상봉 늦추려는 의도’라고 보도해 북한의 의도에 의문을 표했다. 이산가족 상봉 관련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고 키 리졸브 훈련 이후로 상봉을 연기하려고 한다는 전망이다. <동아일보>는 ‘북 금강산 관광 얻으려면 핵부터 포기하라’라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을 전하면서 비핵화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한미 훈련 난관 넘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상봉 날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2월 이산가족 상봉 성사 북 뜻에 달렸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결국 북한이 어떤 의지를 가졌느냐에 따라 상봉 일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향후 동북아정세를 분석한 한국일보의 4일자 기사.

이런 상황에서 남북통일과 관련 주변국들의 의미있는 발언 등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남북한 통일문제 한일과 협의중 중과도 논의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며 급변사태 등을 포함한 상황에 대해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앙일보>는 ‘중국이 북한 포기 안 할거라는 건 오판’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국 사회과학원 전략 보고서 내용을 전했는데, 그동안 통일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통제가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왔던 점을 고려해보면 중국 정부 관계 기관의 이런 입장이 전향적인 것이라는 분석으로 볼 수 있다.

여수 원유 유출 사고, 초동 대처 실패 도마에 올라

국외 상황도 혼란스럽지만 여수 원유 유출 사고 때문에 국내 상황도 어지럽다. 이번 사고에서 원유 유출량이 최초 추정치의 205배인 16만 4천리터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GS칼텍스 측과 당국의 대응도 문제가 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해질 것 같다.

 

   
▲ GS칼텍스 측 과실을 보도한 경향신문의 4일자 기사.

사고의 1차적 원인에 대해 <조선일보>는 ‘23년차 도선사 안전속도 무시’라고 제목을 뽑았다. 도선사는 항공기의 파일럿 같은 존재로 항구에 배가 무사히 닿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 과속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GS칼텍스 기름 유출 1시간 동안 신고 안해’라는 제목의 기사로 GS칼텍스 측의 과실을 지적했다. 긴급 상황 발생시 해경에 신고하는 기본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고 송유관 밸브를 잠그는 등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치혁신안 논란 및 지방선거 전망

정치권은 정치 혁신과 지방선거를 두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3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정치혁신안을 내놓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공직자 금품수수 처벌을 강화한 소위 김영란법, 의원 국민소환제, 출판기념회 회계 투명화 등을 입법해 정치권의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김한길표 정치혁신 신호탄, 혁신 경쟁 안철수 신당과 정면승부’라는 제목으로 김한길 대표의 정치혁신안이 가진 의미를 짚었다.

 

   
▲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특권방지법에 대한 당내 반발을 보도한 중앙일보의 4일자 기사.

민주당 내에서는 정치혁신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동아일보>는 ‘김한길표 새정치 내놓자마자 삐걱’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중앙일보>는 ‘당내서 제동걸린 김한길 특권방지법’이란 제목의 기사로 각각 이런 상황을 보도했다. 소위 당내 강경파들이 지금 중요한 것은 국정원 사태 등에 대한 특검 등에 있어서 얼마나 야당다운 태도를 보일 것이냐 하는 점이라는 것과 김한길 대표의 혁신안이 의원들 사이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해 애초 오늘 의총에서 채택될 예정이었던 혁신안 채택이 내일로 미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양치기 소년처럼 선거 다가오자 또 정치혁신 카드’라면서 냉소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여권에선 중진차출론이 계속 힘을 받고 있다. 3일 남경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동아일보>가 보도를 했는데, 본인이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서울시장 출마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이 맞는 것 같다. <조선일보>는 ‘정몽준 출마 장애물 없다’는 기사를 통해 그간 문제가 됐던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사실상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 새누리당의 문대성 의원 복당 추진을 비판한 경향신문의 4일자 사설.

<한국일보>는 ‘여, 수도권 필승과 과반의석 붕괴 사이’제하의 기사를 통해 의원들이 차출되면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의원을 사퇴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권에서는 여러 문제로 탈당한 의원들의 복당을 시도하고 있다. 논문 표절 문제로 탈당한 문대성 의원 등이 대표적인데 일단 최고위원회에서는 유보됐다. <경향신문>은 ‘새누리당의 어처구니 없는 문대성 복당 추진’이란 사설을 통해 새누리당 내 이런 움직임을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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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압수한 음란 비디오는 어디로 갔을까?

[고발] 허술한 압수물 관리... 비디오 대여업자의 11년 소송

14.02.04 17:17l최종 업데이트 14.02.04 20:18l

 

기사 관련 사진
 검찰이 지난 1994년 음란비디오 일제단속을 벌여 압수한 각종 비디오 테잎과 레이저 디스크. (기사와 관련 없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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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8시 18분]

평 범한 비디오 대여점 주인이 불법복제 단속을 당한 뒤 11년째 법정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 주인은 압수된 비디오물 수천 점 중 판결에 의해 불법성이 인정되지 않은 나머지를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허술한 압수물 관리에 의해 돌려받아야 할 비디오물의 상당수는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4년째 지연되고 있다.

'기타 등등'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사 건의 발단은 지난 2003년 4월 불법복제 단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상필(60)씨가 운영하던 서울 불광동의 비디오 대여점과 집에서 비디오물 수천 점을 압수한 검찰은 그해 6월 주씨를 정품 비디오물과 등급미분류 음란물을 불법복제하고 이를 대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1심 결과는 무죄. 검찰은 항소하면서 공소대상 비디오물을 773점으로 축소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중 593점에 대해 불법을 인정하면서 다만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불법성이 인정된 593점은 몰수처분됐다.

그렇게 끝나는 듯했던 이 사건은 주씨가 국가를 상대로 압수물을 돌려달라고 소송(압수물환부소송)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 소송 2심에서 서울고법은 압수물 목록표에 명시된 2749점 가운데 이미 돌려준 1200점을 제외하고, 244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몰수처분 판결이 난 건 593점인데 왜 244점만 돌려주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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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압수물목록표 일부분. 압수물 제목을 'E.t.c'(기타등등)으로 표기, 실제 압수된 물건이 뭔지 알 수 없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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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찰이 지난 2003년 주씨를 불법복제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정에 제출한 압수물 목록표에 품명을 'E.t.c'로 기재한 비디오물 894점 때문이다. 이 'E.t.c 894점'은 비디오물 제목이 'E.t.c'인 게 아니라 '이것저것 기타 등등'이라는 의미로 쓰여진 품명이다. 재판부는 "명확히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주문에 설시할 수 없으므로 인도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물건'이 됐다.

그런데 더 이상한 점은 E.t.c 894점 중 음반비디오물법 위반 재판에서 불법이 인정된 비디오물이 188점 포함되어 있다. 결국 특정되지 않은 압수물이 유죄의 증거로는 사용됐지만,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머지는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검찰이 주씨에게 돌려줬다는 비디오물 개수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2심 재판부는 '현재 보유 중이지 않은 걸로 봐서 이미 돌려준 것으로 추정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005년 11월 주씨가 2749점 중 1200점을 이미 돌려받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주씨는 596점만 돌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먼저 돌려준 비디오물의 목록도 작성하지 않아 이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

엉망인 검찰의 압수물 관리

이 런 모든 상황은 검찰의 압수물 관리가 엉망인 데에서 기인한다. 지난 2003년 4월 한국영상협회 직원들과 검찰 수사관이 불법복제 단속으로 비디오 대여점과 주씨의 집에서 비디오물과 컴퓨터 등을 압수한 뒤 작성해 보고한 압수조서에는 압수물이 총 2593점(비디오물만 2586점)으로 돼 있다. 그런데 음반비디오물법 위반 재판 1심에서 검찰이 제출한 압수물 목록표엔 2749점으로 늘어났다. 추가 압수가 없었는 데도 말이다.

압수조서에 기재된 압수물의 관리도 엉망이었다. 2003년 4월 22일자로 작성된 검찰의 압수조서 내용은 테이프 1050개, DVD 172개, VCD 1350개, LD 15개 등 비디오물만 2586점이다. 2005년 11월 7일 서울중앙지법 증거물과가 작성한 인수인계 확인서에는 테이프 986개, DVD 199개, VCD 1316개, LD 15개 등 2516개를 형사6부로부터 인수·인계했다고 돼 있어 70점이 줄었을 뿐 아니라 매체별로도 수량 차이가 크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는 2005년 11월 21일 작성한 조사보고서에서 "2003년 5월 20일 형사6부로부터 압수물건총목록, 압수조서, 압수목록, 소유권포기여부확인서를 받고 서류상으로만 압수계에서 접수를 하고 실제 압수물은 형사6부에서 관리한다하여 이후 공판시까지 계속 형사6부에서 관리해왔다"고 보고했다. 압수물은 영치 사무담당직원에 인계돼 보관하고 수사상 필요할 땐 증거물과에 압수물 대출신청을 해 수사에 활용하도록 돼 있는 검찰 압수물 사무규칙을 지키지 않았다.

주씨가 인도청구한 비디오물은 압수물 목록표상에 있는 물건들만은 아니다. 주씨는 음반비디오물법 위반 재판에 검사가 제출한 피의자신문조서 등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물에 기재되거나 사진으로 찍힌 비디오물 9점도 돌려달라고 청구했다. '떡 한번 치면 안 잡아먹지', '모텔리어', '턱시도', '스토커', '모닝섹스', '연변연가', 'LORD RING'('LORD OF RINGS'의 오기), '바-이', '빨강머리 지나' 등이다.

이에 대해 국가의 소송수행자는 2점을 제외한 7점은 압수물 목록표에 없어 돌려줄 수 없다고 재판부에 답변했다. 유죄의 증거로 제시된 비디오물들에 대해 '애초에 압수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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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8월 20일자 검찰 수사보고서. 'LORD RING'과 '빨강머리 지나' 등을 예시하면서 불법복제 사례로 보고했다. 그러나 이후 압수물 환부소송에서 국가는 "압수한 적이 없는 물건"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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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대법원에서 잠자는 판결

주 씨가 제기한 압수물 환부소송은 현재 대법원에서 4년째 잠자고 있다. 그동안 주씨는 8차례 판결촉구서를 냈지만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을 대신한 '피고 대한민국'은 20여 차례나 소송대리인 지정·해임·변경서 제출을 반복하고 있다.

사실 주씨가 음반비디오물법 위반 재판에서 선고유예라는 판결 결과에 '이 정도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압수당한 비디오물을 포기했다면, 단속 이후 11년간 소송을 벌이지 않아도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씨는 이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검찰의 '압수물 관리 엉망'이 아니라 '증거물 날조'라고 주장한다. 주씨는 "불법복제와 음란물 대여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제출된 비디오물에 대해 결국 '압수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과 압수물 개수가 들쭉날쭉한 것은 결국 사건을 날조한 것"이라며 "영장도 없이, 압수목록 교부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압수한 압수물을 10년 동안 돌려받지 못한 국민으로서 과연 법의 존재 여부와 사법부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압수물 처리와 미반환으로 인해 본 재판의 공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인 박주민 변호사는 "압수물은 몰수되기 전에는 엄밀히 말해 개인의 재산이다, 이 소송은 검찰이 일반 사건에서 얼마나 압수물을 소홀히 다루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만약 주씨가 일반인이 아니라 유명인이었거나, 또는 이 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었다면 검찰이 이렇게 압수물을 아무렇게나 관리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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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를 상대로 압수물환부소송을 벌이고 있는 주상필씨의 대법원 사건진행내용. '피고 대한민국'이 소송대리인 지정·변경·해임을 수시로 반복하고 있다.
ⓒ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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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급변사태 노리는 아베신조의 흉계

한호석의 개벽예감 <99>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4/02/03 [19:0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독도     © 한호석 소장 제공



독도 영유권에 관해 알려진 것은 반쪽의 사실

2014년 1월 30일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한 총리 아베신조(安培晋三)는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JC)에 단독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대처방안을 검토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서, “(‘다케시마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측에 확실히 전하겠다”고 밝히고, “여러 정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의 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아베신조의 이 공식발언에서 섬뜩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발언은 일본 극우인사들이 독도 문제와 관련하여 상투적으로 내뱉곤 하는 망언보다 더 악질적이고 도발적인 언사로 들리기 때문이다. 아베신조의 그 발언은 일본의 현 극우정권이 노리는 독도강탈도발흉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음을 말해준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울릉도의 딸린섬인 독도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영토다. 그런데 오늘 동북아시아에 조성된 복잡한 정세는 어물어물하다가 일본에게 독도를 빼앗길 것이라는 날카로운 경고음을 울려주고 있다. 

일본 극우정권이 주변나라들을 자극하는 폭언과 악담을 언제까지나 상습적으로 반복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일본 극우정권은 주변나라들을 자극하는 폭언과 악담을 쏟아내는 전방위공세로 혼란을 조성하면서 그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독도강탈을 착착 준비해왔다. 일본은 독도 문제, 댜오위다오 문제, 북방 4개 섬 문제를 놓고 주변나라들을 상대로 영유권분쟁을 벌이는 중인데, 댜오위다오 문제는 자기들이 선점하였으므로 중국의 탈환노력을 저지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북방 4개 섬 문제에 대해서는 2013년 8월부터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하였다. 따라서 일본이 노리는 강탈대상은 독도로 좁혀졌다. 

만일 독도를 일본에게 강탈당하면, 동해의 해양거점을 빼앗기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해에서 가장 전략적 가치가 높은 ‘알짜배기 수역’이 일본에게 통째로 넘어가게 된다. 독도와 주변바다에 대한 영유권을 지키려면, 독도강탈을 도발하는 일본 극우정권의 흉계부터 정확히 간파해야 올바로 대응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문제는 독도와 주변바다가 한일분쟁수역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일 서울시민들에게 독도와 주변바다가 한일분쟁수역인가 아닌가고 물으면,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한결같이 “독도는 우리 땅이고, 주변바다는 우리 영해”라고 확실하게 대답할 것이다. 이런 답변은 역대정부들이 독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해온 대국민 학습효과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독도와 주변바다의 영유권에 대한 그런 인식이 과연 국제법적으로도 확정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땅의 국민들은 “독도는 우리 땅이고, 주변바다는 우리 영해”라는 불변의 인식을 확인해왔지만, 그런 인식을 국제법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가 하는 또 다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하였다. 독도 영유권을 수호하려는 열기가 뜨거울수록, 독도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정하는 문제에 대한 무관심은 점점 더 깊어만 갔다. 이제껏 이 땅의 국민들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반쪽의 사실밖에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처럼 반쪽의 사실밖에 알지 못한 것이 국민들의 잘못이라고 스스로를 탓할 게 아니다. “독도는 우리 땅이고, 주변바다는 우리 영해”라는 반쪽의 사실만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교육하면서, 그 반쪽의 사실이 국제법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가 하는 나머지 반쪽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사실을 은폐해온 역대 정부들을 탓해야 한다. 

이제 이 땅의 국민들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자신의 기존관념을 뒤흔들 심각한 물음을 꺼내야 할 때가 되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고, 주변바다는 우리 영해”라는 인식이 국제법적으로도 확정될 수 있을까? 객관적 사실을 숨김없이 밝히면, 그 심각한 물음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밖에 나올 게 없다. “독도는 우리 땅이고, 주변바다는 우리 영해”라는 인식은 국제법적으로 확정될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의 첫머리에 인용한 아베신조의 도발적 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 일본 극우정권이 ‘다케시마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제소준비를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패소할 수밖에 없는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서 ‘다케시마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정하려는 일본의 독도강탈공작이 본격 추진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독도강탈도발에 광분하는 일본 극우정권이 불러일으킨 경악할 사태와 관련하여 우선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남측 학자들과 사회활동가들은 독도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영토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수많은 역사자료를 발굴하였고, 국민들은 그 역사자료들이 독도 영유권을 확정해주는 근거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믿음은 주관적 신념의 경계를 넘지 못하는 것이며, 객관적 현실로까지 확장되는 게 아니다. 독도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정하는 법리적 판별근거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각종 역사자료들이 아니라 영유권을 명시한 외교문서들이다. 영유권분쟁을 국제법적으로 해결하는 근거는, 영유권분쟁 당사국들이 분쟁대상에 대해 상호합의한 외교문서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실로 충격적인 것은, 독도강탈도발에 광분하는 일본 극우정권이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사실을 입증해줄, 국제법적 효력을 가진 외교문서들을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극우정권이 독도강탈도발에 광분한다고 해서, 그들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저 미쳐 날뛰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치밀한 흉계와 준비태세를 알지 못해서 생기는 오판이다. 그런 일본 극우정권과 대비되는 박근혜 정부는 일본의 독도강탈도발을 저지, 파탄시킬 국제법적 효력을 가진 외교문서를 한 장도 갖지 못했다는 데 심각성과 위험이 있다. 


밀약 체결로 독도 영유권 포기한 친일독재자   

일본 극우정권이 독도강탈에 써먹으려고 움켜쥔 외교문서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1965년 1월 12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가 서명한 한일독도밀약이 있다.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밀약이므로 공식명칭을 알 수 없어 한일독도밀약이라 부른다. <월간중앙> 2007년 4월호에 실린 보도기사에 나온 한일독도밀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한국과 일본은 독도 또는 다케시마를 자국 영토라고 각기 주장하는 것을 상호인정하고, 동시에 상대의 그런 주장에 대해 반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2) 장차 한일어업구역을 설정하는 경우 두 나라가 독도 또는 다케시마를 자국 영토로 하는 선을 획정하고, 두 선이 중복되는 부분은 공동관리수역으로 한다.
(3) 한국이 독도 또는 다케시마를 점거한 현상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 섬에 경비원을 증강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건축 또는 증축하지 않는다.
(4) 한국과 일본은 이 합의를 계속 지켜나간다.
한일독도밀약에 따르면,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는 우리 영토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영토분쟁도서(territorial dispute island)다. 다시 말해서, 독도의 국내법적 지위는 우리 영토이지만, 한일독도밀약 체결로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가 영토분쟁도서로 규정된 것이다.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가 영토분쟁도서로 규정되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첫째, 국제법상 영토분쟁도서는 영유권을 아직 확정짓지 못해 국적이 없는 섬이라는 뜻이므로, 대한민국은 한일독도밀약 체결에 의해 국제법상 독도 영유권을 상실하게 되었고, 국내법상 독도 영유권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한일독도밀약에 따르면, 한국은 영토분쟁도서인 독도를 일시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나라가 국적 없는 섬을 일시적으로 점거하는 것을 실효적 지배라 한다. 따라서 한일독도밀약에 따르면, 한국은 국적 없는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한일독도밀약에 의해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가 영토분쟁도서로 규정되었으므로, 국제법상 독도 영유권을 확정하기 위한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이 불가피하다는 일본의 억지가 합리화되어버렸다.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를 영토분쟁도서로 규정한 한일독도밀약에 서명함으로써 독도 영유권을 포기한 주범은 박정희다. 그가 우리 민족사에 끼친 해악이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일본에게 굴종하여 한일독도밀약에 서명함으로써 독도 영유권을 포기하고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를 영토분쟁도서로 만든 것이야말로 가장 큰 해악이 아닐 수 없다. 

일본 극우정권은 박정희가 자기에게 굴종하여 한일독도밀약에 서명하자마자, 그 동안 지지부진하던 한일국교정상화회담을 급진전시켰다. 일본은 자기들에게 첫 번째 걸림돌이 되어온 ‘다케시마 문제’를 한일독도밀약으로 절반 정도 해결한 셈이었으니 그들이 회담을 급진전시킨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한일독도밀약이 체결된 때로부터 약 넉 달이 지난 1965년 5월 14일 일본 외무성 청사에서 ‘한일 청구권 및 경제협력위원회 제6차 회의’가 진행되었다. 2013년 11월 26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그 회의록을 발췌한 내용에 따르면,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에게 일본은 식민지피해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경제협력자금’을 주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로써 일본은 자기들에게 ‘다케시마 문제’ 다음으로 두 번째 걸림돌이 되어온 식민지피해 배상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한 것이다.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이 전범국 일본에게서 마땅히 받아내야 할 식민지피해배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이미 그로부터 2년 전인 1962년 10월 20일과 11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도쿄에서 극비로 진행된 김종필-오히라 비밀회담에서 식민지피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박정희의 확약이 당시 일본 외상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김종필-오히라 비밀회담 비망록에 따르면, 일본은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이 식민지피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무상원조 3억 달러와 유상원조 2억 달러를 10년에 걸쳐 ‘경제협력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주고, 수출입은행 차관 1억 달러를 얹어주기로 하였다. 이처럼 일제식민지강점기에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한 일본 이름을 쓰며 일제에게 충성한 박정희가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찬탈한 뒤에는 일본 극우정권에게 굴종하여 독도 영유권과 식민지피해배상 청구권을 모두 포기하고 그 대가로 이른바 ‘경제협력자금’이라는 명목의 5억 달러를 받아 챙긴 것은 천추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의 상처를 우리 민족사에 남긴 매국범죄였다.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이 일본 극우정권으로부터 받아 챙긴 ‘경제협력자금’ 5억 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저명한 재미동포 언론인이었던 문명자 선생이 생전에 쓴 책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에 따르면, 박정희는 그 5억 달러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1억5,000만 달러를 김성곤에게 주었다고 한다. 박정희로부터 1억5,000만 달러를 받은 김성곤은 그 자금으로 쌍용그룹을 세워 재벌총수가 되었고, 당시 민주공화당 재정위원장을 맡으면서 박정희의 친위병을 자처하며 1969년 9월 14일 ‘3선 개헌’이라는 이름의 친위정변을 일으켜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의 수명을 악명 높은 유신독재체제로 연장시켰다.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4.19민주혁명의 성과를 폭력적으로 짓밟은 박정희의 집권 18년은, 1962년 김종필-오히라 비밀회담에서 식민지피해배상 청구권 포기→1965년 한일독도밀약 체결로 독도영유권 포기→1965년 이후 일본의 ‘경제협력자금’ 유입에 따른 친일재벌 육성과 대일경제예속화→1972년 억압과 부패의 대명사인 유신독재체제 수립과 영구집권 획책 등으로 연장, 확대되어온 반민족적이고 반민중적인 악정의 연속이었다.  

 
▲ 한일 기본 조약 박정희의 서명     © 자주민보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1965년 6월 22일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은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한일기본조약으로 약칭)’을 체결하였는데, 일본 극우정권은 ‘한일기본조약’에 조인하기 직전인 1965년 4월 ‘다케시마의 불법점거에 관하여 엄중 항의한다’는 구상서를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에게 보냈다. 일본 극우정권이 그 구상서를 청와대에 보내고 나서 ‘한일기본조약’에 조인한 것은, 독도강탈흉계에 따라 취한 행동이었다. 다시 말해서, 일본 극우정권은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기 전이나 체결한 이후에나 영토분쟁도서로 규정된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을 외교문서로 확인한 것이다. 

박정희가 독도 영유권과 식민지피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한 반민족행위를 저지른 때로부터 오늘까지 근 반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남, 북, 해외의 모든 민족구성원들은 박정희의 반민족행위가 산생시킨 치욕과 불행과 고통을 겪어오고 있다. 이 땅에 등장한 자주적 진보정권이 한일독도밀약을 파기하고 그 밀약에 기초하여 작성된 ‘한일기본조약’을 자주적 요구에 맞게 전면 수정함으로써 한일관계의 근본을 바로잡을 때까지 박정희의 반민족행위가 산생시킨 치욕과 불행과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밀약 체결로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 인정해준 독도강탈공모자 

193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던 세계지도에는 한반도 전체가 일본 영토로 표시되었다. 조선이 일제에게 강점되어 식민지로 전락한 1910년 8월 29일부터 일제가 패망하여 조선이 해방된 1945년 8월 15일까지 장장 36년 동안 조선은 자주독립을 열망한 조선민족의 가슴 속에, 자주독립을 위해 피땀을 바친 조선인 항일열사들과 항일혁명가들의 투쟁 속에 살아있었지만, 불행하게도 조선은 국제법상 나라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제가 패망하고 조선이 해방되었다고 해서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이 국제법적으로 자동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1948년 8월 15일 서울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9월 9일 평양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수립되어 각각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회복하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유권을 국내법적으로만 회복한 것이었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범국 일본이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는 공식절차를 거쳐야 하였다. 

 
▲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 자주민보


전범국 일본이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한 공식절차는, 1951년 9월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일교전국들과 일본 사이에 강화조약을 체결한 것으로 이행되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한반도 문제만 다룬 것은 아니었지만, 그 조약의 체결은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포기시키고, 우리나라가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회복하는 유일한 절차였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대일조약 체결을 주도한 미국이 합법정부라고 승인해준 대한민국 정부를 조약체결과정에 끝내 참가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대한민국이 일본과 전쟁을 벌인 교전국이 아니라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그에 따라 대일교전국들이 참가자격을 갖는 강화조약 체결과정에 대한민국을 참가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이 1941년 12월 9일 대일선전포고를 발표하였지만, 처음부터 광복군 통수권을 장악한 중국 국민당 세력이 광복군의 무장을 끝까지 불허하는 바람에 광복군은 일제를 상대로 한 차례도 교전하지 못하였으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하였다고 발표한 대한민국은 대일교전국으로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 국무부 극동국은 1949년 12월에 작성한 문서에서 “대한민국이 항일무장투쟁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반하는 증거들이 더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미국이 일제에게 총 한 방 쏘지 못한 광복군을 교전단체로 인정할 리 없었다.  

일제 식민지시기에 대일교전을 끊임없이 벌이며 한반도 북부지대에로 여러 차례 진공한 교전단체는 김일성 주석이 이끈 조선인민혁명군밖에 없었으므로, 항일전쟁세력이 수립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당연히 대일교전국이었다. 

그런데 대일강화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협의가 막바지에 오른 1950년부터 1951년까지 기간에 한반도에서는 6.25전쟁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회복해야 하였던 결정적 시기에 그 영유권이 회복되어야 할 지역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이 격돌한 전면전은 미국에게 극단적인 반북적대감을 안겨주었다. 반북적대감에 사로잡힌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미국이 주도한 대일강화조약 체결과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이처럼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영유권을 회복하는 대일강화조약 체결과정에서 남과 북의 두 정부가 모두 미국에 의해 배제되었으니,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포기시키는 문제는 일본의 영토강탈야욕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될 위험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일강화조약 체결과정을 주도하던 미국에게 일본은 한반도와 부속도서들에 대한 자기의 영유권을 포기하겠다고 하면서도 ‘다케시마 영유권’만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미국은 일본의 그런 독

도강탈야욕에 맞장구쳤다. 독도강탈을 노린 미일공모의 내막은 아래와 같다.  

패전한 날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은 1946년부터 일본은 자기의 영유권을 포기할 수 없는 섬들을 열거하고, 영유권을 계속 유지할 근거를 밝힌 홍보문건을 작성하여 미국에 전하였다. 그 홍보문건에는 일본이 자기의 영유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섬들이 명시되었는데, 독도는 물론이고 울릉도까지 포기불가대상에 포함되었다. 당시 전범국 일본은 자기의 침략전쟁범죄와 식민지강점범죄를 뉘우치는 차원에서 근신하고 있었어야 정상인데, 되레 영토강탈야욕에 광분하고 있었다. 전범국 일본이 근신하기는커녕 되레 영토강탈야욕에 광분하게 된 원인은 미국이 일본 편에 서서 그들의 영토강탈책동을 용인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토강탈야욕에 광분하는 일본 편에 서서 영토강탈책동을 용인하던 미국은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주는 경악할 사태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1949년 12월 15일 미국 국무부는 그들이 작성한 대일강화조약 초안 2장 제3조에서 일본 영토는 혼슈, 큐슈, 시코쿠, 홋카이도 등 4개 주요섬들을 비롯하여 쓰시마, 다케시마, 오키리토, 사도 등을 포함해 이루어진다고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인정해주었다.   

그런 미국은 1951년 7월 3일 대일강화조약 초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는데, 7월 9일 당시 미국 국무부 대일강화조약 담당 수석고문이었던 존 덜레스(John F. Dulles)는 주미한국대사 양유찬을 불러 대한민국이 대일강화조약 체결에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조약 초안만 전해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초안에는 독도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었다. 이전 초안에서는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명시하였던 미국이 나중에 작성한 초안에서는 독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표기방식의 변화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미국의 대일강화조약 초안작성과정을 파헤치면, 미일공모의 흑막 뒤에서 소리 없이 움직이는 독도강탈흉계를 엿볼 수 있다. 미국은 초기에 작성한 대일강화조약 초안에서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명시적으로 표기하였다가, 후기에 작성한 조약초안에서는 기존 표기방식을 바꿔 일본이 영유권을 포기하는 여러 대상들에서 독도를 제외시키는 새로운 표기방식으로 전환하였던 것이다. 

대일강화조약 초안작성과정에서 미국이 이처럼 독도 영유권에 관련된 표기방식을 슬그머니 바꾼 까닭은,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인정해주려는 미국의 음모를 간파한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이 미국에게 반대요구를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그 반대요구는 이러하였다.

미국으로부터 대일강화조약 최종 초안을 받아본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은 어물어물하다가 독도가 일본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그 조약 초안을 받은 날로부터 열흘이 지난 1951년 7월 19일 미국에 요구서를 제출하였다. 그 날 양유찬과 덜레스의 대화내용을 수록한 ‘대화비망록(Memorandum of Conversation)’에 따르면, 양유찬이 덜레스에게 전한 요구서에는 “일본은 대마도, 파랑도(이어도의 옛이름-옮긴이) 및 일본해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것. 이 세 개의 섬은 러일전쟁 중 일본이 코리아를 점령하기 전에 코리아의 소유였음”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요구서에 대한 미국의 답변은 1951년 8월 10일 당시 미국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였던 딘 러스크(Dean Rusk)가 양유찬에게 보낸 서한이다. 그 서한에서 러스크는 “다케시마 또는 리앙쿠르바위섬이라는 다른 명칭으로 알려진 섬 독도와 관련하여 우리 측 정보에 따르면, 사람이 살지 않는 이 바위섬은 코리아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결코 없으며, 1905년경부터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 지청이 관할하고 있다. 코리아가 이전에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온 적이 없는 것이 명백하다”고 하면서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확정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6.25전쟁 중에 연합군총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플리트(James A. Van Fleet)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의 특사로 1954년에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을 순방한 뒤 아이젠하워에게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보고서에는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인정한 미국의 공식입장이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대일강화조약 초안을 작성할 때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였으나 미국은 독도가 일본의 주권에 속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 조약에 따라 일본이 영유권을 포기하는 섬들 가운데 독도를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미국은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한국에게 은밀히 통보하였다. 미국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영유권분쟁에는 개입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들의 영유권분쟁은 국제사법재판소에 당연히 제소되리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며, 제소에 관한 미국의 제안도 한국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바 있다.”  

미국은 이처럼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적극 인정해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 대일강화조약의 영토조항을 작성할 때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에 포함된다는 기존의 명시적인 표기방식 대신에 일본이 영유권을 포기하는 여러 대상들 가운데 독도를 포함시키지 않는 새로운 표기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리하여 1951년 9월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체결된 대일강화조약 중에서 독도 영유권에 관련된 조항에는 “일본은 코리아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제주도와 거제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코리아에 대한 모든 권리와 소유권과 주장을 포기한다”고 표기되었던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 포기를 명시하지 않은 대일강화조약의 관련 조항에 대한 법리해석이다. 그 조항에 대한 미국의 법리해석은 일본이 제주도, 거제도, 울릉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면서도 ‘다케시마 영유권’만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도강탈야욕에 광분하던 일본은 ‘다케시마 영유권’ 포기를 명시하지 않은 대일강화조약의 관련 조항에 대한 미국의 법리해석을 문서화하여 줄 것을 미국에게 요구하였을 것이고, 미국은 당연히 일본의 그런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 관련 조항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내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였고 일본은 미국의 그런 권고를 받아들였던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일본이 이런 내용을 문서화한 것이 미일독도밀약이다.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밀약이므로 공식명칭을 알 수 없어서 미일독도밀약이라 부른다.

1951년 4월 23일 미국 측에서 국무부 대일강화조약 담당 수석고문 존 덜레스와 친일외교관으로 악명이 높았던 국무부 주일정치고문 윌리엄 시볼드(William J. Sebald)가 참석하였고, 일본 측에서 전범 출신 일본 총리 요시다 시게루(吉田武), 외무차관 이구치 사다오(井口貞夫), 조약국장 니시무라 구마오(西村熊雄)가 참석한 고위급 회담이 열렸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미일독도밀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결정적인 공개시점을 노리며 이제껏 비밀문서고에서 꺼내지 않고 있는 미일독도밀약에는 두 가지 내용이 들어있다. 한 가지 내용은 대일강화조약의 독도 관련 조항에 대한 미국의 법리해석이고, 다른 한 가지 내용은 그 관련 조항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내리기로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일본 외무성이 ‘한일기본조약’에 관련된 방대한 분량의 문서를 공개하면서도, ‘독도 문제에 관한 미국의 견해’라는 소제목을 붙인 문서철과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해석에 관한 사항’이라는 소제목을 붙인 문서철만은 먹칠로 지운 채로 공개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자위대 통합막료감부에서 울려나오는 독도무력강탈의 전주곡

신성불가침한 영토인 독도가 미국과 일본의 공모와 농간으로 우리 민족이 모르는 사이에 그처럼 난도질당했던 비극이 시작된 때로부터 일본은 ‘다케시마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정해줄 두 가지 결정적인 외교문서를 움켜쥐고 독도강탈도발을 끊임없이 자행해왔다.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해악은 헤아릴 수 없는데, 지난 60년 동안 독도강탈도발을 끊임없이 자행해온 악랄한 범죄 하나만 보더라도 백년숙적 일본에 대한 화해와 관용은 불가능하다.  

일본은 대일강화조약 영토조항에서 자기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미국이 국제법적으로 인정하였음을 법리적으로 해석한 미일독도밀약 문서와 박정희 친일독재정권이 독도 영유권을 포기한 한일독도밀약 문서를 모두 손에 넣었기 때문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지배’로 발생한 ‘한일영유권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기만 하면 자기들이 승소하여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정, 판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으로 제소해도, 관련국이 제소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제관할권’을 대한민국이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단독 제소에 응할 의무는 없으며, 따라서 재판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독도강탈도발에 미친 듯이 집착하는 일본의 광기를 보면, 아베 정부는 ‘다케시마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에 박근혜 정부가 응하지 않아서 ‘한일영유권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일본자위대를 내몰아 독도를 무력도발로 강탈하는 독도 급변사태를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아 보인다. 쉽게 말해서, 단독제소는 무력강탈의 전주곡인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2012년도 ‘방위백서’에서 교토부 마이즈루항에 주둔하는 해상자위대 제3호위대군을 ‘다케시마 관할부대’로 지명하였다고 밝혔다. 헬기탑재 구축함 1척, 미사일구축함 2척, 구축함 5척, 그리고 잠수함들을 운용하는 제3호위대군은 해상자위대에서 최강의 함대라고 알려졌다. 또한 일본은 2012년 8월 26일 자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섬을 점거한 적을 격퇴하는 작전시나리오에 따라 육상, 해상, 항공자위대가 실탄사격훈련을 실시하였다. 이것은 일본자위대가 독도무력강탈을 노리고 실전연습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해준다. 

설마 일본이 무력도발로 독도를 강탈하는 급변사태까지 일으키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오늘의 현실은 너무 심각하다. 영유권분쟁이 무력사용으로 귀결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진 수많은 영유권분쟁들이 무력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영유권분쟁에 남겨진 것은 누가 언제 무력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군대출동의 시기선택문제 뿐이다.

 
▲ 해상자위대      © 자주민보


일본이 독도를 무력도발로 강탈해도 박근혜 정권은 독도를 탈환하지 못한다.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일본 해상자위대는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였는데, 한국군의 허술한 해군력으로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상대하는 독도교전에서 대패할 것이 뻔하다. 2005년 3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은 만일 한일독도교전이 벌어지면 반나절도 되지 않아 독도를 빼앗길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그 이후 약 9년 동안 한국군이 무력증강에 힘써온 만큼 일본자위대도 무력증강에 힘써왔기 때문에, 양측의 무력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한국군과 일본자위대의 무력격차가 일본을 독도무력강탈에로 끌어당기는 결정적인 유혹요인이다. 

그런데도 지난 시기 이명박 정부는 2012년 9월 7일부터 나흘 동안 실시한 육해공군 합동 독도방어훈련에 해병대 상륙훈련을 포함시켰다가 일본이 반발하자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해병대 상륙훈련을 슬그머니 취소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자고 일본에 먼저 제안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라, 한국해군과 일본해상자위대는 1999년부터 동해 또는 남해에서 ‘수색구조훈련(SAREX)’이라는 위장명칭을 내걸고 한일합동해상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 편, 한국군과 일본자위대 사이에서 무기부품과 연료를 서로 나누어 쓰는 ‘물품-용역 상호제공협정(ACSA)’을 체결하려고 하는 등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군이 독도를 강탈하려고 벼르는 일본자위대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다니, 세상에 이처럼 미친 짓이 또 어디 있을까!

일본자위대가 독도를 무력도발로 강탈하여 동해에서 군사작전범위를 결정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부합되므로, 미국은 일본의 독도무력강탈을 속으로 환영하고 지지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오늘, 대일동맹관계를 이전보다 더욱 강화해야 할 절실한 요구를 느끼는 미국은 일본의 독도무력강탈로 한일관계가 파탄되는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척하면서 막후에서는 일본을 적극 지지해줄 것이다. 

2014년 1월 30일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한 아베신조는 자신의 야스쿠니진자 참배강행으로 “일미동맹이 흔들리거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을 독도강탈책동과 결부시키면, 일본이 독도를 강탈해도 미일동맹이 흔들리거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므로 독도무력강탈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금 일본의 독도강탈책동은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들어섰다. 요즈음 일본 극우정권이 ‘집단자위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을 서두르며 소동을 피우는 흉계 속에는 독도무력강탈도 포함되어 있다. 아베신조의 ‘집단자위권’ 확보책동이 노리는 일차적 목표가 독도를 무력도발로 강탈하는 독도 급변사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백해무익한 대북적대정책과 망국적인 대일군사협력을 모두 중단하고, 백년숙적 일본의 독도강탈책동을 저지, 파탄시키는데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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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종박 종편, 박근혜 정권을 떠받치는 ‘3종’ 선물세트

등록 : 2014.02.03 19:03 수정 : 2014.02.04 11:24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탈렙 리파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사무총장, 방송인 김지선, 아비가일 등 참석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14.02.03. 【서울=뉴시스】

[성한용 칼럼]

박근혜 정권을 떠받치는 ‘3종 종합선물세트’가 있다. ‘종북’, ‘종박’, ‘종편’이다. 종북은 ‘종북 세력’이 아니라 ‘종북 프레임’을 뜻한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위축시키는 데 더없이 효과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위력이 입증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고 종북 세력이 집권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악을 썼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꽤 통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가정보원을 비판하거나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 종북이라고 몰아붙인다. 이석기 의원에게 내란죄를 적용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고개만 갸웃거려도 종북이란다. 이러니 정부나 여당을 비판할 때는 종북으로 몰리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옛날 박정희·전두환 정권이 민주 인사에게 ‘용공’의 굴레를 뒤집어씌워 억누르던 것과 비슷하다. 종박은 ‘박근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치인이나 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새누리당 안에 그런 사람들이 실재한다. 최경환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정도가 대표적인 종박이다. 중진으로는 서청원 의원이 있다. 이들은 김기춘 비서실장, 이정현 홍보수석 등 청와대 종박들과 손잡고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원안 그대로 관철시킨다. 종박의 기본 덕목은 ‘맹목적 충성심’이다. 황우여 대표와 최고위원들, 김무성 의원은 친박이지, 종박은 아니라는 게 새누리당 사람들의 설명이다. 맹목적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밖에서 보기엔 거기서 거기 같은데, 집권세력 내부에선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종편은 정확히 말하면 이명박 정부가 넘겨준 선물이다. 지난해 몇 차례 하락 위기를 맞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새해 들어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다. 해가 바뀌면 대통령 지지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본 정치 해설가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왜 그럴까?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를 못 믿겠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나 현장을 좀 아는 정치인들은 주저 없이 ‘종편 효과’를 꼽는다. 종편이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를 실상보다 훨씬 더 좋게 홍보해 지지율을 받쳐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연령층 유권자들은 온종일 종편을 시청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잘해보려고 하는데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문제”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3종 세트는 서로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독특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 종박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종북 프레임이다. 종북 프레임은 종편을 통해 확산된다. 종편의 숨통은 종박이 쥐고 있다. 한 축이 무너지면 다른 두 축도 위험해진다. 공동운명체다. 다 좋다. 3종 세트가 박근혜 대통령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3종 세트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망치고 대한민국을 망치고 경제를 망치고 있다. 가장 큰 폐해는 증오의 확산으로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3종 세트는 대체로 박정희 정권 때를 살기 좋았던 시절로 추억한다. 재벌 총수와 산업전사들을 추앙한다. 그래야 자신들의 존재가 정당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모든 잘못은 ‘종북 성향의 친노 386’ 탓이란다. 뜬금없다. 실재하지 않는 가공의 괴물을 만들어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 셈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고연령층의 결집 현상이 뚜렷하다. 대통령 선거 때 50대와 60대 이상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를 찍었던 지지율은 각각 57%, 71% 선이었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50대가 66~68%, 60대 이상은 80~85%까지 치솟고 있다. 엄청나다. 반면에 20·30·40대는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찍었던 지지율과 최근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6 대 4 정도로 부정적인 평가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 정도로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양극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없다. 3종 세트는 고연령층 유권자들을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일까? 무섭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선거정국, 안철수신당·야권연대에 달렸다 [성한용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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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무법자 해파리, 화학적 퇴치 길 열려

바다 무법자 해파리, 화학적 퇴치 길 열려

 
조홍섭 2014. 02. 03
조회수 4062 추천수 0

일 연구진, 유생인 폴립에서 해파리로 바뀌는 신호 보내는 단백질 분자 차원서 규명

겨울에 이 물질 노출시켜 변태 유도해 퇴치할 가능성 제시, 실용화 위해 안전성 검증돼야

 

Hans Hillewaert1.jpg » 보름달물해파리 성체가 유영하는 모습.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종이다. 사진=한스 힐러베르트, 위키미디어 코먼스

 

물고기가 사라져 텅 비어가는 바다를 해파리가 채운다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물에 가득 들어있는 해파리 틈에 상품가치를 잃은 물고기가 끼어있는 모습을 해마다 본다.
 

어업 피해뿐 아니다. 해파리는 독침으로 해수욕장 관광객에게 피해를 주고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를 막기도 한다. 이런 해파리 과다 증식 현상은 우리 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 계 45개 해양생태계를 대상으로 1950년대 이후 해파리의 증감을 조사한 최근의 국제 연구를 보면, 28곳에서 증가했고 감소추세는 3곳에 불과했다. 특히, 동중국해와 황해, 동해는 세계에서도 해파리가 가장 많은 곳의 하나로 드러났다.
 

je2.jpg » 전세계 해파리의 증감 실태. 붉은 곳은 확실한 증가, 갈색은 불투명한 증가, 초록은 불변, 파랑은 감소, 회색은 자료 없음을 나타낸다. 자료=루카스 브로츠 외 <하이드로바이올로지아> (2012)

 

이처럼 해파리가 극성을 부리게 된 데는 사람에 의한 물고기 남획과 수질오염, 해안 생태계 교란이 근본 원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더라도 해파리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은 당장 필요하다.
 

최근 해파리의 변태 과정에 작용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규명한 연구가 나왔다. 이론적으로는 해파리의 번식을 화학적으로 차단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Malene Thyssen.jpg » 수온이 높은 여름 대량 증식해 각종 피해를 일으키는 보름달물해파리. 사진=말린 타이센, 위키미디어 코먼스

 

오키나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은 최근 학술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에서 보름달물해파리의 변태 과정을 분자 차원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 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며 대량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많이 주는 해파리이다. 해마다 4월 말 출현해 여름철 대량으로 증식한 뒤 11~12월까지 꾸준히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겨울 동안 해파리가 변태를 준비하는 시기를 노린 것이다.
 

동물의 변태는 개구리와 나비에서 보듯이 놀라운 일이지만 흔하게 일어난다. 그 과정에 신경과 호르몬의 신호가 작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해파리도 변태를 한다. 알에서 유생, 폴립이 형성된 뒤 여러 단계를 거쳐 우리가 보는 해파리인 메두사가 된다.
 

je1-1.jpg » 자료=콘스탄틴 칼투린 외, <커런트 바이올로지> (2014)

 

연 구진은 바닥에 부착해 촉수를 흔들거리던 폴립이 어떻게 자신과 똑같은 복제물을 형성해 물속으로 흘려보내는 변태에 착수하는지를 조사했다. 저온처리를 해야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보름달물해파리의 폴립도 낮은 수온을 겪어야 변태에 나선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를 분자 차원에서 규명해 변태의 방아쇠를 당기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은 일종의 타이머인데, 단기간의 수온변동이 아닌 계절적인 수온 변화를 감지해 변태를 지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 이런 변태 촉발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투여한다면 해파리는 잘못된 시기에 번식에 나서게 되고, 태어난 어린 해파리는 먹이인 플랑크톤 부족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연구는 아직 실험실 차원이고, 해파리의 호르몬을 교란하는 화학물질을 자연계에 살포했을 때 과연 생태계가 안전한지 등은 추가로 연구되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보름달물해파리란

 

Luc Viatour.jpg » 유영하는 보름달물해파리. 사진=루크 비아투르,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나라 연안에 출현하는 해파리 가운데 가장 흔한 종이다. 밤에는 수심 10m쯤 깊은 곳에 있다가 낮에 표층에서 수심 2m 사이에 떠올라 동물플랑크톤을 먹는다.

 

4월말부터 출현하기 시작해 물이 차지는 11~12월까지 꾸준히 보이며, 수온이 높은 7~8월에 대량으로 나타나 문제를 일으킨다. 우산의 지름은 15㎝, 촉수의 길이는 2~3㎝로 다른 해파리에 비해 짧은 편이다.

 

이 해파리를 대량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어선의 그물을 메워 다른 고기가 들지 못하게 하거나 함께 잡힌 물고기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또 바닷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원자력발전소의 취수구를 막아 발전소 가동을 멈추게 하는 사례도 있었다.

 

비교적 느린 속도로 헤엄치면서 촉수와 입다리에 걸리는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늦은 봄부터 여름 사이 암반 조하대나 기타 고형물체 표면에 무수히 많은 폴립이 붙어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자료=국립수산과학원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Fuchs et al., Regulation of Polyp-to-Jellyfish Transition in Aurelia aurita, Current Biology (2014), http://dx.doi.org/10.1016/j.cub.2013.12.00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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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들은 강력하게 외칩니다.

 
남녀 수도자 시국미사, “정의 위해 기쁘게 순교” 다짐3일 예수회센터에서 수도자 600여 명 참여
다음 시국미사는 10일 광주대교구에서 봉헌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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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3  19: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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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 기자

“다시 결연하게 선언합니다. 우리의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외침을 악의에 찬 왜곡과 편향된 이념의 시각으로 우리의 신앙을 박해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를 위해서 두려움 없이 기쁜 마음으로 순교하겠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정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것을 한없이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와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가 2월 3일 오후 3시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성당에서 ‘부정선거 불법당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번 미사는 지난 2013년 8월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올바른 진상규명과 국가정보원 개혁,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남녀 수도자 시국미사 이후 두 번째로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 남녀 수도자들은 미사에 앞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국선언과 미사에도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으며,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더 이상 하느님의 정의와 이 땅의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것을 침묵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 정의를 외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 이날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600여 명이 참여했다. ⓒ정현진 기자

강론을 맡은 조현철 신부(예수회)는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적 선거 개입이 일어나게 된 맥락을 성찰하면서, 이런 범죄 행위가 권력 상층이 아닌 평범한 이들에 의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조 신부는 선거 개입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업무라고 생각하는 일선 공무원들은 “무비판적인 자발적 복종이 내면화된 이들을 키워내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것도, 옆 사람을 살피는 것도 할 수 없고 그저 앞만 보고 뛰도록 만드는 우리 사회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재 시절 고문을 행했던 이들이나 나치에 복무했던 이들이 얼마나 평범한 이들이었는지 상기하면서, “평범한 이들의 의식 없는 행위가 악이 되는 ‘악의 평범성’이야말로 이 시대의 절망”이라며 “이런 어두운 우리의 현실에서 수도자,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물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둠의 현실에서 예수와 같은 방식으로 현존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모든 것이 되었고, 하느님께 순명하며 가난해졌고, 불의에 맞서 고난을 감수한 것입니다.”

조현철 신부는 “더러운 영을 쫓아낸 예수의 일화를 보면, 예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만 악의 세력이 스스로 그 정체를 드러내고 사라진 것뿐”이라고 설명하면서, “예수가 한 것은 단 하나, 더러운 영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빛으로 그 가운데서 현존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 신부는 “예수의 방식대로 빛으로 존재하는 것은 오늘날, 무비판적 복종과 수용에 익숙해진 현실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우리 자체가 빛으로 존재한다면 어둠은 물러갈 것이고, 세상과 사람을 흔드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이 미사에 참석한 성염 전 주교황청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를 ‘봉헌생활자의 해’로 지정하면서 수도자들에게 “세상을 잠에서 깨우라”는 주제를 내걸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실에 참여하는 바탕은 윤리가 아닌 영성이며, 영성을 가진 수도자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교회도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염 전 대사는 교황이 말했듯이 작은 애덕에 안주하고 소비적 영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사랑으로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수도자들 스스로 주체로 나서고 평신도들도 깨어 함께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장동훈 신부는 “역사는 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이뤄진 것 같지만, 정작 작고 소박한 이들이 만든 것”이라며 “국민이 잠시 나라의 통치를 맡긴 임시공무원(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때, 그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 신부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는 육화 사건이 2000년이 지난 후에 비로소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시련은 우리를 단련시키고 비판과 모욕은 우리를 정화시킬 것이다. 참 말씀이 사람이 되시는 육화 사건을 체험하는 데 동참하자”고 독려했다.

남녀 수도자들은 미사 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이를 위한 즉각적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도덕성과 윤리성의 투명함을 지녀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연이은 공약 파기로 민생파탄을 야기함으로써 사실상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총체적 관권 부정선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요구하고, 관권 부정선거의 또 다른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와 대선 불법 개입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미사가 봉헌된 예수회센터 앞에는 50여 명의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회원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또 미사 중에는 성당 진입을 시도해 이를 막는 이들과 소동을 빚기도 했다.

다음 시국미사는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미사는 10일 오후 2시 광주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봉헌된다.

   
▲ 미사에 앞서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회원 50여 명이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입구에서 시국미사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정현진 기자
성명서 전문
"불의한 것을 지껄이는 자는 반드시 탄로 나고
징계하는 정의가 그를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는다." (지혜 1,8)

지난 해 8월 26일, 한국 천주교회 수도자들은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으로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 (루카 19,40) 라는 성경구절로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올바른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시국선언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비통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우리 수도자들은 강력하게 외칩니다. "불의한 것을 지껄이는 자는 반드시 탄로 나고 징계하는 정의가 그를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는다." (지혜 1,8)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함께 깊이 회개하고 스스로 대통령 직무수행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화의 기회를 주었지만 결국 새로운 한해를 맞이했는데도 정화는커녕 오히려 의혹만 더 불러일으키는 그릇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귀한 피로 숭고한 생명을 바쳐가며 이뤄낸 민주주의의 역사적 과업마저 부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 수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을 비롯한 국군 사이버 사령부, 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기대하며 깊은 인내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수도자들만 뿐만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끝까지 외면한 채 우리 모두를 참담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조직적이고 대대적인 관권 부정선거를 계속한다면 민주주의 뿌리인 우리의 소중한 투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상 일당독재와 영구집권을 가능케 한 지금의 반민주적인 구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라도 우리의 신성한 참정권을 훼손할 수도 짓밟을 수도 없습니다. 관권 부정선거로 더럽혀진 우리의 거룩한 참정권을 수호하고자 합니다.

이번 대선 불법 개입의 주역이자 배후인 국정원은 자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엄정하게 수사를 해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생활을 캐는 등 국정원의 고유 업무를 망각한 채 수사 방해와 정치공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정부와 국정원은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그리고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철저히 방해하며 무력화시켰습니다.

이는 국정원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과 희망을 처절하게 짓밟은 것으로 지금의 국정원은 개혁이 아닌 해체함이 마땅하며, 이로써 자기의 뼈를 깎는 아픔과 회심으로 새롭게 태어나 다시는 민주주의를 훼손케 하는 비열한 정치공작과 정치개입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하느님께 삶을 오롯이 봉헌한 이들입니다. 우리가 봉헌하고자 하는 삶은 불의한 세속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 그 세상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며, 모든 이가 공동선에서 소외됨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시 한 번 결의하며 결코 하느님의 정의가 죽지 않았음을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온 몸으로 그 정의를 세상 안에서 증거 하고자 합니다.

불의에 대한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적극적인 동조이며 그 침묵이 일터에서 쫓겨난 해고노동자들, 부당한 국책사업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강정과 밀양의 주민들, 그리고 이 땅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절규하게 만들었고 그 아픔을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하느님의 정의와 이 땅에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것을 침묵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진실하고 애정 어린 마음을 담아 우리 수도자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겠다고 천명한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정원의 적극적이고 불법적인 개입을 통해 당선이 되었기에 결코 정상적일 수 없습니다.

또한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도덕성과 윤리성의 투명함을 지녀야함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이은 공약파기로 민생파탄을 야기함으로써 사실상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총체적 관권 부정선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마땅히 사퇴해야 합니다.

아울러 관권 부정선거에 또 다른 핵심 축이며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와 공무원과 군인의 정치적 중립을 무시하고 대통령 선거에 불법 개입한 국정원장, 사이버사령관, 보훈처장 등 관계기관의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진상규명과 공정 수사를 위해서 즉각 특검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결연하게 선언합니다. 우리의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외침을 악의에 찬 왜곡과 편향된 이념의 시각으로 우리의 신앙을 박해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를 위해서 두려움 없이 기쁜 마음으로 순교하겠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정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것을 한없이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2월 3일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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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4개국의 전쟁수행체제 구축

 
<칼럼>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김종대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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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3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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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미래 국가간 전쟁에 대비하는 국가들

2014년을 맞이하는 동북아 국가들, 특히 중국과 일본, 남북한 4개국에서는 매우 유사하면서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동북아 국가들이 “전쟁을 결심할 수 있는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동아시아에서 사실상 국가급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미국밖에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그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북아 국가들이 전쟁수행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중국을 보자. 중국은 작년 11월에 중국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전위원회’를 창설했다. 이와 함께 총 7개의 군구를 5개로 통폐합하면서 과거 관리형 군대의 요소를 일소하고 전투형 사령부로 그 체질이 바뀌고 있다. 특히 미사일을 담당하는 제2포병사령부가 창설되고 육해공군의 합동작전을 지휘하는 군구사령부에 그 전력을 배속시키기고 있다. 이와 함께 유사시 도서지역을 점령할 수 있는 지상군을 강화한다. 시진핑은 군 구조개혁의 취지가 신속성과 공격성 강화라고 지침을 부여하고 있다.

일본도 작년 12월에 실질적인 전쟁지도 기구인 일본판 NSC ‘4인 각료회의’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전쟁전략은 3종 세트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전략서(NSS)와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문서들에서는 과거의 방어적 표현이 대거 퇴색되고 공격적인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이 많아졌다. 예컨대 과거에는 ‘미사일 방어’라고 표현했는데, 지금은 ‘미사일 종합대책’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공중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이나 중국의 미사일기지 자체를 정밀하게 타격한다는 공격적 의미까지 추가된다. 또한 일본의 육상자위대 7개 여단도 신속대응군, 즉 공격부대로 체질이 바뀐다.

북한은 작년 3월에 ‘3일전쟁’ 계획을 표방하며 북한판 NSC인 ‘국가안전 및 대외일꾼협의회’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전략로켓사령부 역시 창설되었는데, 이는 중국의 제2포병사령부와 거의 유사하다. 또한 특수부대 역량을 강화하면서 전방으로 병력을 집중시키고, 신속성과 공격성을 강화하는 군 구조개편을 완결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정은 시대에 보다 현대적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총참모부의 작전국에서 현대적인 교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작년 12월에 대통령의 전쟁지도능력을 보완하는 ‘NSC 상설화’를 발표했다. 더불어 김관진 국방장관은 취임 이래 지난 3년여 동안 “방자가 아닌 공자로서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교리를 수행하려는 교과서적인 행보를 보였다. 적극적 억제전략, 적의 중심 타격, 선제공격 등 그가 쏟아낸 말은 일관되게 한 가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극단을 지향하는 전쟁에서 공자로서의 주도권 확보가 가장 유리한 전략이라는 점이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원칙은 신속성과 공격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청와대에 NSC가 상설화되는 이유 중 하나는 분단위로 군사작전을 지도하는 체제, 예컨대 킬체인(kill-chain)과 같은 신속한 작전을 지도할 수 있는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지난 1월의 다보스포럼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지금 일.중관계, 즉 동북아시아는 1차 세계대전 직전과 유사하다”고 말한 것도 단순히 빈말이 아니다. 친절하게도 아베 총리는 올해 100주년이 되는 1차 대전 발발에 대해 “당시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상당한 무역으로 교류하고 있었는데도 전쟁이 일어났다”며 지금 중국과 일본이 경제적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서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는 점을 사실상 강조했다. 일본은 올해 자민당이 신년 정책발표에서 매년 포함시키던 ‘부전(不戰)의 맹세’를 삭제했다.

중국도 이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군대는 지역 군벌 체제의 유산이 남은 생활하는 군대였다. 그러나 작년에 중국군 최고 지도부에 중국과 일본의 해상 충돌이 벌어졌을 때 예상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모의 실험)한 자료가 회람되었다. 여기에서는 중국이 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자 과거 군벌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전쟁하는 군대로 개혁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통일이 이루어지고, 과감한 군 개혁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중국도 미래 언젠가 있을지 모르는 전쟁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를 준비하는 것이다. 최근 심양군구가 10만명의 병력을 동원한 기동훈련을 한 것도 바뀐 지휘체계와 작전교리를 시험해보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바야흐로 동북아에서 전쟁하는 국가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러는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형성이라는 과거 평화와 공존의 꿈은 그만큼 멀어지고 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14~16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보좌관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전 국무총리실 산하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디펜스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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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표 “진보당 해산청구는 헌법정신 위배”

이정희 대표 “진보당 해산청구는 헌법정신 위배”
 
 
 
권종술, 백운종 기자 
기사입력: 2014/02/04 [09:39]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편집자의 일신상의 사정으로 제 때 올리지 못했지만 자료적 가치도 있고 앞으로 통합진보당 재판에 꼭 참고해야할 기사이기에 늦게나마 소개합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첫 변론기일이 28일 열렸다. 이정희 진보당 대표는 “정당해산청구는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진보당을 지지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정치적 의사결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의 소송대리인단은 정당해산심판청구의 의의와 정당해산심판제도 일반 및 판단기준, 신중한 심리와 절차 진행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첫 변론기일에선 진보당 대리인단 단장인 김선수 변호사가 구두변론에 나섰고, 이 대표가 참석해 직접 발언에 나섰다. 정부측에선 대리인인 정점식 검사(법무연수원 기획부장)가 구두 변론에 나섰고,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발언했다. 
 

 
이정희 대표 “독재의 첫 징표는 야당활동 방해 금지하는 것”
 
이날 변론기일에서 이 대표는 “헌정 사상 최초의 이 사건 정당해산청구로 인해, 우리는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강제로 정당을 해산하는 나라’가 되느냐, 아니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자유롭게 오가며 선거를 통한 국민의 평가 속에 민주주의를 성장시키는 나라가 되느냐’의 길목에 놓이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이 사건 청구를 철회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길로 갈 것을 천명하기를 촉구한다. 만일 정부가 이 사건 청구를 계속 유지한다면, 이 사건이 정당해산사건으로서 마지막 사건이 될 수 있도록 청구를 기각하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선 정당해산청구가 독재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당해산청구는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주주의는 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의 존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집권자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민주정치 최소한의 요건”이라며 “민주와 상반되는 개념으로서 독재의 첫 번째 징표는 바로, 집권자가 야당의 활동을 방해 금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87년 6월 항쟁의 성과인 헌법은 정당 활동과 참정권을 보장한다. 독재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국민 의지의 표명”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집권 8개월 만에 정당해산청구를 감행해 이 믿음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는 우리 국민의 지향이며 염원이다. 다양한 견해의 공존이 민주주의의 전제다. 이른바 방어적 민주주의는 나치즘과 같이 비인도적 범죄까지 서슴지 않는 정치세력을 상대로 정당화된 것으로 총을 든 강도를 칼로 막는 것에 비유되곤 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인간 생명의 존엄과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공유하는 정치세력에 대해 정권에 위험한 견해로 보인다는 이유로 방어적 민주주의를 명분삼아 정당해산을 구하는 것은, 말을 걸려는 사람을 난도질하는 것에 비견될 일”이라며 “이 상황에서 방어적 민주주의란 ‘민주주의’의 외피를 쓴 독재의 포장술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독재는 민주주의를 더욱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헌법재판소가 이 점을 정확히 준별해 판단해달라. 민주주의의 실질적 실현을 위한 법치주의 구현의 사례로 기록되느냐 아니면 민주주의 후퇴를 합법화한 정치재판으로 남느냐가 이 사건 재판이 갖는 역사적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정희 대표 “냉전시대 독일판결 60년 지나 적용… 헌법 냉전시대로 후퇴”
 
이 대표는 정부가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을 이 사건에 적용시키려는 의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날 변론에 정부측 대표로 참석한 황 장관은 “진보당의 최고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독일공산당 해산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의 안보 현실을 고려할 때 진보당 해산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2차 대전 직후 전 세계가 첨예한 동서냉전에 휩싸였던 1950년대의 판결을 이미 60년이 지나 냉전이 끝나고 남북화해와 협력도 모색되는 2014년에 적용하는 시대착오를 범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헌법은 일거에 1950년대 냉전시대로 후퇴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헌법을 냉전의 과거에 가두지 말아 달라. 평화와 통일, 민주주의의 미래를 향한 헌법으로 나아가도록 앞길을 열어 달라. 우리 헌법을 박제되어 과거의 유물로 남는 헌법이 아니라 살아 숨 쉬며 미래를 여는 헌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로 6월 민주항쟁의 결실로 설립된 귀 재판소가 헌법보호의 기능을 다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가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진보당의 활동을 위헌으로 모는 근거의 대다수는 국정원이 댓글로 만들어낸 진보당에 대한 세간의 편견과 오해, 이를 받아쓴 소문과 추측이다. 그 밖에 정부가 낸 증거의 상당수는 당과 무관한 개인의 활동 자료이거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된 것이거나, 아예 문서 기재 내용을 거꾸로 해석한 것이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북의 지령에 따라 강령을 개정했다고 주장해온 정부는, 누구를 통해 그 지령이 당에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스스로 자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북의 지령으로 당의 대표와 당직자를 선출했다고 주장에 대해선 “과연 누구를 통해서 이 지령을 전달했다는 것이냐. 증거없는 추측으로 진보당을 위헌으로 모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정희 대표     © 자주민보

 
이정희 대표 “진보당 해산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정치적 권리 침해”
 
강령개정 시 공산주의가 거론되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전형적인 왜곡이다. 2011년 6월 당대회에서 이 말은 사회주의 이상과 가치를 계승한다는 문구를 강령해서 삭제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대의원들과 당원들이 상당수 존재하자 이들을 설득하고자 ‘당내에 공산주의 하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 강령개정안에 인간해방이라는 문구가 들어있으니 궁극적으로 인간해방을 목적으로 한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공산주의라도 자신의 뜻과 이 강령이 다르더라도 강령개정에는 동의해줄 수 있지 않느냐, 그러니 대의원들 모두 굳이 반대하지 말고 동의해주기를 바란다는 설득이었을 뿐, 강령개정안이 공산주의를 표방하거나 내포했다는 해석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피청구인인 진보당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섰지만, 제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진보당이 갖는 정당으로서 헌법상 보호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진보당 해산으로 인해 빚어질 국민 각자의 기본권 침해를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진보당은 노동자 농민 서민이 직접 나서는 정치를 만들려 애써왔다. 당원의 절대 다수가 노동자 농민”이라며 “진보당 해산청구는 진보당을 지지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정치적 의사형성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이 6.4지방선거에 진보당 참여를 봉쇄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했다. 이 대표는 “가처분결정으로 지방선거에 진보당의 참여를 아예 봉쇄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지방자치의 실질화라는 지방선거의 성격조차 도외시한 채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탄압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선수 변호사 “정당해산 심판 졸속… 냉전시대 독일도 5년 걸려”
 
대리인단 단장인 김선수 변호사는 정당해산 심판이 졸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5일 청구서 접수이후 12월24일 성탄을 앞두고 준비기일을 연데 이어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28일 변론기일이 열리게 된 과정을 지적한 뒤 “1톤 트럭 3대 분량의 증거서류를 제출하고 2회 준비절차기일을 진행하고 2주도 되지 않은 오늘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청구인의 방대한 서면과 증거자료를 일일이 검토하고 사실관계와 주장을 정리하기에 시간상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정부가 인용하고 있는 독일 공산당 해산 사건도 청구이후 판결이 나오기까지 5년이 걸린 사실을 거론하면서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신중한 심리 후에 선고됐음에도 그 결정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다. 사상 처음 진행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을 원용하고 있는 정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독일공산당 해산결정은 독일 내에서도 ‘비례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1996년 헌법재판소장 림바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직전 1953년 선거에서 2%를 득표한 정당을 해산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한 바 있다”고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201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60년 전 독일의 문제 많은 결정을 모델로 삼아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선수 변호사 “국무회의 의결 등 해산절차 중대 하자”
 
김 변호사는 국무회의 심의절차상의 중대한 하자 등 철차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별다른 급박한 사정이 없음에도 헌정사상 처음 있는 정당해산심판청구를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것은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심판 절차와 관련해서도 “정당해산심판 절차와 관련해서 법률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선례도 없어 결정해야 할 쟁점들이 많다”며 “명시적 규정이 없는 정당해산 심판에 민사소송에 준해 진행하는 건 문제”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정당해산심판절차는 헌법상 징벌제도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탄핵심판과 유사하므로 형사소송 절차가 준용되어야 합니다. 증거와 사실인정 등에 대해 민사소송절차를 준용하는 것은 정당해산심판이라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헌재가 “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하여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법 32조 규정을 위배하고 내란음모 조작사건 재판 기록을 송부하도록 요청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이 진행 중인 형사사건 기록에 대한 송부촉탁은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설령 송부촉탁에 의해 기록이 헌법재판소에 제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진행 중인 형사사건을 정당해산심판 절차에서 판단대상으로 하고자 한다면 헌법재판소가 독자적으로 별도의 증거수집 절차를 거치거나, 형사사건이 확정된 후에야 그 기록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당활동 금지 가처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57조의 위헌성과 심판정족수 문제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기본법에 정당해산에 대해 포괄적으로 법률에 위임하는 규정을 둔 독일의 경우와는 달리, 우리 헌법은 정당해산과 관련하여 법률에 위임한 바가 전혀 없습다.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에 대한 정부의 해산청구권과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심판권만을 규정하고 있다”며 “정당해산심판에서 가처분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57조는 정당해산 심판의 예외성과 최후수단성의 원칙에 반하고, 또한 헌법 유보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처분 정족수와 관련해 “정당해산심판절차는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의결로 결정되는데 그에 부수된 가처분 결정은 보통의 가처분절차와 마찬가지로 7인의 헌법재판관이 참여하여 과반수 의결로 결정한다면, 위헌결정을 위해서는 6인 이상의 의결을 요구한 ‘절대다수결’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당은 절차상 문제점에 관해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과 제57조에 대한 법령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재판 중인 형사사건의 기록송부촉탁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이의신청 및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결정은 이 사건 심판절차 진행의 선결문제이므로 먼저 결정되어야 하고, 가처분 사건의 심리는 그 근거규정의 위헌성에 대한 판단 이후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수 변호사 “헌재 심리 과정서 절차 준수해야”
 
김 변호사는 정부가 제출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서의 내용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목적을 진보적 민주주의, 민중주권주의, 민중 주체의 자립적 경제체제, 연방제 통일방안 등의 관점에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근본적으로는 피청구인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전제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며 “청구인은 스스로 규정한 피청구인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공격하는 이른바 ‘허수아비 공격’, 즉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구인은 ‘사회주의 이상과 가치의 승계’를 강령에 명시했을 때는 문제 삼지 않다가 오히려 이를 폐지한 이후 ‘위장’이라며 문제 삼는 모순된 주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위 RO의 내란음모 활동과 관련해 “RO는 청구인이 단체로 기소도 하지 못할 정도로 그 실체가 없고, 더군다나 재판이 확정되지도 않은 현 단계에서는 심판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례대표의원 부정경선, 국회에서의 폭력 등을 해산사유에 삼은데 대해선 “선거에서의 불법이나 국회 운영과정에서의 폭력 또는 의회민주주의 침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 양당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훨씬 더 많지만, 그러한 사정이 정당해산사유로 주장된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의원직 상실 청구에 대해선 “국회의원은 정당의 대표로서 지위만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지위를 가집니다. 정당해산의 경우 의원직 상실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정당해산을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변론을 마치면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을 심리함에 있어 헌법재판소법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피청구인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신중하게 진행해 주시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절차진행과 관련해 먼저 정당해산제도 일반에 대하여 참고인 진술을 듣고 절차와 관련해 제기된 쟁점들에 대해 결정한 후, 실체적인 변론절차를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음 변론은 오는 2월18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글= 진보정치 권종술 기자
사진=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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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등 3천명 관리…‘눈먼돈’ 위해 로비 또 로비하라

등록 : 2014.02.02 20:00 수정 : 2014.02.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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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심사위원도 내편
뒷돈 뿌려 590억짜리 공사 수주

나랏돈을 지원받는 데 대기업이 기득권을 누리는 구조엔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는 조직과 돈이 있어서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나 단체를 꾸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리를 확대 재생산하며 전문가와 언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때론 편법과 불법을 써가며 국가자원의 배분을 결정하는 정부와 국회를 직접 움직인다. 이처럼 대기업이 나랏돈을 빼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래의 글은 금호건설,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법원 판결문과 잠수함 탑재 장비 연구개발 관련 짬짜미, 4대강 사업 짬짜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 등 사실을 바탕으로 해 가상의 기업 이야기로 재구성됐다. 또 대기업 임직원, 국회의원 및 보좌관, 기획재정부 공무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의 인터뷰도 반영했다. 이밖에 감사원의 금융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보고서, 참여연대의 공직자 재취업 분석도 참고했다. 새벽 6시 “김일엽 교수입니다.” ㄱ건설 영업팀 상황실의 홍기남 부장에게 전화가 왔다. 미리 6000만원을 건네준 ㅍ시청 공무원은 “김 교수”라고 말했다. ㅍ시청은 기업의 로비를 피한다며 심사 당일 새벽 4시에 ㅍ도시복합커뮤니티센터(공사예산 590억원) 설계적격심의위원회 평가위원을 선정했다. 하지만 돈을 받은 공무원은 선정이 끝나자마자 기업에 평가위원 이름을 알려줬다. 홍 부장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홍 부장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의 한 아파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교수가 됐다. 계획대로 해.” 20분 뒤 ㄱ건설 직원은 설계적격심의위에 가기 위해 집에서 나오던 김일엽 교수 앞을 가로막았다. “교수님, 저희 회사에 좋은 점수를 부탁드립니다.” 김 교수에게 100달러짜리 지폐 400장(4만달러·우리돈 약 5000만원)이 든 가방을 건넸다. 이미 안면이 있는 직원이라 김 교수는 가방을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교수는 이날 열린 심의위에서 ㄱ건설에 최고점을 줄 것이다. 홍 부장은 수주를 확신했다. “정부 돈은 먼저 먹는 게 임자지….” 오전 10시 사무실로 출근한 김근춘 ㄱ건설 상무는 새벽에 ㅍ시청 수주 작업이 잘 진행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 상무는 2년 전에 만든 ‘지인관리시스템’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재계 수위권인 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ㄱ건설은 2년 전 공사 수주가 급감했다. ㄱ건설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대형 건설공사를 노리기로 했다. 정부 발주 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발주하는 공사(턴키입찰)가 많다. 대기업은 이 공사를 수주한 뒤 실제 공사는 하청업체에 싼값에 나눠 맡긴다. 이 과정에 대기업이 먹는 이익이 커 정부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많다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김 상무도 이를 무마할 논리를 만들어 정부와 언론사에 뿌리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이런 틈에 ㄱ건설은 수주를 위한 ‘작전’을 짰다. 턴키입찰공사의 설계적격평가위원 자격을 가진 대학교수 및 공무원 등 3000여명을 관리하기로 했다. ‘직원 가운데 학연, 지연 등을 고려해 가까운 사람을 담당자로 지정해 관리하라.’ 회사 지시가 떨어지자 직원들은 회사의 지인관리시스템을 통해 로비 활동 내역을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와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김 상무는 홍 부장에게 평가위원 명단을 유출한 공무원에게 2000만원을 더 챙겨주라고 지시했다. 김 교수에겐 연구용역을 주라고 했다. 정부가 기업의 로비를 막으려 최근 심사위원 수를 줄이고 관리를 강화하려고 해, 이들과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홍 부장은 사전에 돈을 전달하지 않은 이아무개 대학교수에게도 백화점상품권 10만원권 100장을 만들어 1000만원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낮 12시 김근춘 상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점심약속 장소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이미 자리엔 ㄱ그룹 대관 담당 부장과 한 국회의원 보좌관이 앉아 있었다. 이 보좌관이 김 상무의 고등학교 후배여서 ㄱ그룹 부장이 함께 자리에 청했다. ㄱ그룹 부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에서 취급하는 ㅅ물품의 관세가 낮아지려 하자 국회에 와서 살다시피 하며 정보를 캐고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보좌관에게 “ㄴ그룹이 우릴 죽이려고 ㅅ물품 관세를 낮추려고 로비하고 있다니까”라고 말했다. ㄱ그룹과 사이가 안 좋은 ㄴ그룹은 최근 ㅅ물품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 구도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았다. 관세를 낮춰 진입장벽부터 없앤다는 것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밑에서 일하는 보좌관은 가만히 듣다가 “일단 기획재정부가 세제개편안 들고 오는 것을 봐야죠”라고 대꾸했다. 그 말을 들으며 김 상무는 ‘조세에 관한 파워가 기획재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갔다’고 말한 한 대학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이미 국회는 기재부 세제실이 빠진 상태에서 여야가 합의해 소득세율을 올린 적도 있다.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었을 때도 기업들은 국회의원의 움직임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ㄱ그룹 역시 계열사별로 국회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다. 법안이 비과세 감면과 조달 등 기업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전에 ‘창구’였던 협회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 국회는 ‘시장’(마켓)이 됐다. 김 상무는 점심 자리가 파할 때쯤 보좌관에게 “이 일 끝나고 우리 회사로 오는 건 어때?”라고 한마디 건넸다. 보좌관은 웃으며 “요즘 많이 가긴 하대요”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 보좌관이 더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게 ‘돈일까 일자리일까’ 생각이 들었다. 오후 5시 국회에서 돌아온 김 상무 사무실로 조현진 상무가 찾아왔다. ㄱ그룹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입사 동기인 조 상무의 얼굴은 어두웠다. ㄱ방위산업체는 경쟁 회사와 함께 2조7000억원 규모의 잠수함 연구개발 사업을 짬짜미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짬짜미에 참여한 4개사에 4억1700만원에서 26억7800만원까지 각각 과징금을 매겼다. 김 상무는 “어떻게 했길래 공정위에 걸렸냐”고 물었다. 조 상무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털어놨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경쟁 회사 임원을 만났어. 그 임원에게 ‘수상함은 너희가 주간사가 되는 것을 인정할 테니 잠수함은 우리가 주간사가 되게 해달라’고 했지.” 무기를 개발해 국가에 납품하는 방산연구개발 사업은 그동안 전문화·계열화 제도가 있어 한 기업의 독점 사업이 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방산업체들은 경쟁에 직면했다.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어. 그래서 ‘수주 목표를 달성하고, 출혈 경쟁을 지양할 수 있는 협력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보고를 올렸지.” 조 상무는 “우린 그래도 ‘협력’이라 했는데 다른 회사는 ‘상호 독점적인 협력을 체결하여 제3자의 센서 분야 진입을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쓴 문건이 공정위 조사에서 나와버렸어.” 기업의 짬짜미는 정부나 국민이 더 많은 돈을 기업에 지급하게 만든다. 김 상무는 조 상무에게 “걱정 마라”며 정부 직접지원금을 유용하다 들통난 다른 회사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회사는 정부 연구개발 보조금 177억6500만원을 받아 이 가운데 77억400만원을 빼돌린 게 검찰에 적발됐다. 유죄를 받았지만 회사는 돈을 유용한 직원들을 감쌌다. 김 상무는 “정부 돈 받아다가 있는 기술 적당히 포장하고 다른 연구에 쓰는 게 관행이었잖아. 회삿돈 아낀 거니까 얼마나 좋아. 그 사람들 나중에 승진까지 했대. 너도 괜찮을 거야”라고 했다. 기업이 원하는 건 도덕이 아니다. 저녁 7시 퇴근 뒤 김 상무는 국책은행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친구는 “요즘 한 대기업에서 감사로 오라고 해서 고민”이라고 했다. 김 상무도 그 기업이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자금줄을 쥔’ 금융기관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친구 역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눈치에 “퇴직 뒤에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기업의 말에 흔들리고 있었다. 헤드헌터 회사의 추천도 이미 내정자가 있는 ‘짜고 치는 고스톱’인 경우가 많다. 대신 친구는 “자리를 만들려면 아무래도 대출을 승인해주는 데 힘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역시 선배들이 퇴직하기 전에 대출 실적이 없던 업체에 갑자기 1300억~4000억원씩 대출을 승인해 준 사례를 본 바 있다. ‘저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퇴직 뒤에 그 업체에 안착한 선배 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김 상무는 씁쓸했다. 자신이 하는 일도 그렇지만, ‘나랏일 하는 게 좋다’던 친구 역시 기업에 의해 흔들리는 게 마음에 걸렸다. ‘좋은’ 친구가 이젠 기업에 ‘좋은’ 친구로 바뀌는 것을 그는 많이 봐왔다. ㄱ그룹 역시 국책은행 출신 임원들이 들어와 있다.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늘면서, 경영을 감시한다는 명분으로 기업에 은행 출신 ‘낙하산’이 떨어지는 게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김 상무는 “공직자 윤리규정엔 안 걸리냐”고 걱정했다. 친구는 “요즘은 바로 그 기업에 들어가지 않고 규모가 작은 계열사나 협력업체에 적을 두라고 하거든. 그러면 업무 연관성도 없고 걸릴 염려가 없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김 상무는 “눈먼 돈이 얼마나 많은지, 퇴직 뒤 자리를 찾는 공무원이나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모를 뿐”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은 1000억원어치 상품을 팔거나 공사를 수주해 10억원을 남기거나, 법인세 감면이나 보조금을 받아 10억원을 받는 거나 같다. 김 상무는 건배를 청했다. “너도 그동안 봉사 많이 했잖아. 이제 돈도 벌어봐라.”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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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제국의 부활, 한반도의 운명은?

[동아시아를 묻다] 제국의 진화

이병한 동아시아 연구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2.03 10:15:54

 

 

남북과 양안
 
갑오년, 통일론이 분출한다. 남북만은 아니다. 양안도 그러하다. 대륙과 대만(타이완) 사이 뼈를 담은 말이 오고 갔다. 시진핑은 이렇게 말했다.
 
" 양안의 오래된 정치적 분열은 점진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결코 다음 세대까지 남겨줄 수도 없다." 집권 10년의 청사진을 담은 중국 공산당 3중전회에서의 발언이었다. 양안 문제 해결의 긴박성을 촉구하며, 과거의 사고방식에 얽매이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 각별하다.
 
마잉주도 간접적으로 화답했다. 화어권 최고의 권위지인 <아주주간(亞洲週刊)> 신년 특집 인터뷰에 응했다. 올해 가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시진핑과의 회담을 원한다는 뜻을 공개리에 천명한 것이다. 그는 집권 6년간 양안 간 직항로를 허용하고, 대륙에 진출한 대만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며, 대륙 학생의 대만 유학을 수용하기도 했다. 이미 대만에 유학한 대륙 학생의 경험담이 십수 권 째 출판되었다.
 
그러나 대만의 여론지형이 녹록치는 않아 뵌다. 2016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재집권을 장담키 어려운 형국이다. 물론 민진당이 정권을 회수한다 해도 기존 정책을 철회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속도를 더 내는 것 또한 힘들 것이다. 집권 초기의 시진핑과 집권 말기의 마잉주가 만나야 할 서로 다른 이유가 있는 셈이다. 국공 합작을 도모할 조건은 갖추어졌다.
 
남북 정상 회담이 두 차례 열렸던 것과는 달리 양안 간 정상은 마주한 적이 없다. 마오쩌둥과 장제스의 분열 이래 한 갑을 넘겼다. 이순(耳順)이 지난 것이다. 귀가 순해질 때도 되었다. 마침 시진핑과 마잉주 모두 1950년대 출생이다. 1949년의 분열 이후 태어나, '두 개의 중국'에서 60년을 살았다. 살아있는 동안 아버지 세대('신청년')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역사적 책무를 나누어 갖는다. 올 가을 '세기의 회담'을 기대해보는 까닭이다.
 
시진핑이 언급한 '과거의 사고방식'이란 '92년 컨센서스'로 짐작된다.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여전히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92년 이래 양안은 주권(主權)은 상호 불인정하지만, 치권(治權)은 상호 부인하지 않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양쪽 모두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을 지지하되, 각자가 그 '하나의 중국'을 대표한다고 자임해온 것이다.
 
원칙의 공유와 해석의 자유에 기대어 '선경후정(先經後政)'이 추진되었다. 경제 합작을 우선하고, 정치 합작은 미루어 둔 것이다. 그러나 양안 간 경제 통합이 벌써 일정한 수준을 넘어섰다. 일본과 미국과의 네트워크로 100년을 지속했던 대만은 이미 대륙과 긴밀한 생활권, 생활망을 형성했다. 정치 의제가 부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부지불식 간 통합에서 통일로 이행 중이다.
 
그 래서 새삼 주목되고 있는 것이 중국 공산당 원로였던 왕따오한(汪道涵)의 발상이다. 그는 1999년 대만 인사와의 접견 자리에서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분열을 넘어서서 '중국'으로 통일하자는 견해를 제기했던 바 있다. '두 개의 중국'에 새겨진 좌우 갈등, 이념과 정권의 다툼이라는 100년의 흔적을 지우고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기초하여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과 연, 中國이란 두 글자는 퍽이나 의미심장하다. 반만 년 문명 전통이 함축되어 있을뿐더러, 100년의 근대화도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진한에서 명청에 이르기까지 누천년을 지속했던 왕조의 이름이 아니다. 공화국의 국명으로 '중국'이 부상한 것이다. 정녕 역사상 처음으로 '中國'을 국호로 삼는 국가가 등장할 것인가?
 
제국의 진화
 
중 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을 넘어서 제기된 '중국'이 구호로만 그치지도 않는다. 그 내실을 다지는 제도적 방안을 천착해온 지식인으로 중국인민대학의 카오팡(高放)이 있다. 그는 대륙은 조국 통일을 완수해야 하고, 대만은 그 독립성을 보전하며 국제적 활로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대국이 소국을 품는 방식의 제국형 통일을 궁리한다.
 
국가 안에 국가가 존재하는 정치 형식의 탐구로 근대 국가의 문법을 돌파하는 '새 정치'라고 하겠다. 그리고 '새 정치'는 '옛 정치'와 통한다. 멀리는 중세 유럽의 카롤링거 제국이 거론된다. 노르망디 공국을 품어서 카롤링거 르네상스를 발양했다고 한다. 가까이로는 1876년 성립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도 있다.
 
제국형 통일 방안은 연방제도 아니며, 연합제도 아니다. 대륙과 대만 간의 현저한 비대칭성과 불균등함을 고려하자면 연합제와 연방제는 적절치 않은 탓이다. 짐작컨대 티베트, 신장, 내몽골을 품고 있는 대륙의 입장에서도 연합·방은 부담스러울 법하다. 이들 자치구의 면적이 대만에 비해 훨씬 크다.
 
그렇다고 홍콩과 마카오식의 행정 특구도 적합하지 않다. 무엇보다 1894년 갑오 청일 전쟁 이래 대만과 대륙이 경험한 100년의 역사가 판이하다. 대만이 일본의 식민지였을 때 대륙은 항일 전쟁을 거듭했고, 대만이 미국의 반공 기지였을 때 대륙은 사회주의의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대 만의 민주화 이행과 대륙의 개혁 개방 또한 상이한 경로였다. 따라서 한때나마 독립 기운이 고조되었을 만큼 별개의 국가적 정체성을 강화해 온 대만의 사정을 넉넉히 끌어안아야 한다. 정치(政治)보다는 덕치(德治) 쪽이다. 즉 신장·티베트·내몽골과도 다르고, 홍콩·마카오와도 다른 별개의 독자적 구역으로 삼을 일이다.
 
그리하여 대만=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교한 국가들에도 공사와 대사관 파견이 가능하다는 파격적 발상이 등장한다. 전혀 터무니없는 구상도 아니다. 선례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리 먼 과거의 일도 아니다. 소련이 그러했다. 즉 소비에트연방에는 '독립 국가'들이 존재했다. 그래서 소련은 유엔에서도 3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이었다. 중화민국도 '중국' 안에서 그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오팡의 제국형 통일론이 매우 인상적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느낌을 떨치기도 어렵다. 구태여 카롤링거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소비에트연방으로 우회할 것도 없다. 대청제국이야말로 그가 모색하는 '中國'에 값하는 제국형 통일 모델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대 청제국은 중원과 북방을 통합적으로 지배했다. 중원은 중화 세계의 전통적 통치 방식인 행성(行省)을 매개로 직접 지배하고, 북방은 토착 지배자(몽골과 회강은 왕공, 티베트는 승려)를 통하여 간접적인 지배를 시행했다. 그래서 비중화 세계는 정치적, 문화적으로 중원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지역으로 지속할 수 있었다.
 
물론 베이징에 이번원(理藩院)을 두어 번부와 관련된 사무를 총괄케 했다. 또한 번부에 주방장군(駐防將軍), 도통(都統), 대신(大臣) 등의 중앙 관료를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해당 지역에 대한 '관리'의 차원이었지 '통치'의 차원은 아니었다. 즉, 제국의 주권을 명확히 해두는 조치에 그치고, 실질적 통치는 현지의 지배자 혹은 종교적 권위자들이 담당했다. 이른바, 주권과 치권의 분리이다.
 
이로써 대청제국은 중원의 유교 세계, 몽골과 티베트의 불교 세계에 이어 이슬람 세계를 통합하는 보편 제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대청제국의 지배자는 황제이자 현신불(現身佛)이며, 유목 세계의 대칸이면서 이슬람의 보호자로서 보편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과시했다.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을 아울러서 등장하는 '中國' 또한 이러한 제국형 정치체에 방불할 것이다. 중원에서는 사회주의의 수호자이며, 홍콩·마카오에서는 자본주의의 후원자이자, 대만에서는 독자적 군대마저도 허용하며 '대만 민주'의 지속을 보장하는 것이다. '주권'을 확보하되, '치권'은 지역의 토착 지배자들에게 아웃소싱하는 '복합 국가'이자 '제국'으로 대일통(大一統)을 완수하는 것이다.
 
즉, 중국은 100년을 거듭하여 제국에서 국민 국가로 이행했던 것이 아니다. 장기 지속하는 제국의 근대화, 혹은 제국의 진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 유일한 '지속의 제국'인 저들의 역사 감각에 비추어 보자면, 10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새 국가의 기초를 닦아 성세를 다짐하는 준비 기간에 그친다. 우리 '근대인'들의 시간 감각이 너무나 얕고 밭았던 것이다. 호흡이 좀체 짧다.
 
백년대계
 
제국의 진화는 지식과 사상의 지각 변동을 수반할 것이다. 정치학 교과서는 다시 쓰일 것이다. 말은 고쳐 잡고, 패러다임은 전환된다. 부국강병을 목적으로, 민족주의를 수단으로 삼았던 유럽형 국민 국가는 기각될 것이다. 만국의 만국에 대한 투쟁을 촉발함으로써 천하를 어지럽히고 엔트로피를 증폭시키는 산업 혁명 시대의 예외적 정치체로 기록될 것이다. 전국 시대의 일시적인 정치 형식에 불과했던 것이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또한 제자백가의 일파였을 뿐이다. '동양적 전제'라 폄하되었던 제국은 재평가될 것이다. 안정과 통합, 질서와 위계가 재조명되고 재조망될 것이다.
 
머지않아 5·4 운동 100년이 다가온다. 2019년, 코앞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2021년)도 잇따른다. 그 전후로 동서 문화 논쟁 제2막도 개시될 것임을 예감해 본다.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될 것이다. '신청년'이 모셨던 동구파와 서구파는 흐릿해질 것이다. 100년간 고독했던 동방파가 약진할 것이다.
 
그 와신상담의 끝에서 양안의 화해도 자리할 것이다. 즉, 양안 간 통합과 통일은 국공 합작, 좌우 합작에 그치지 않는다. 그 기저에 고금 합작이 자리한다. 계몽의 변증법으로 중화를 복원하고 신동방을 창출하는 것이다. 즉, 중국의 통일은 100년 근대화의 완성인 동시에, 누천년 문명의 계승이기도 하다. 따라서 '中國'의 새 헌정 또한 자유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닐 것이다. '천하위공'을 제 1사표로 삼는 고전적 국가의 재림일 것이다.
 
허황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인가? 아닌 것 같다. 아닐 것이다. 옛 것을 익히면 새 것을 안다고 했다. 옛 것을 배워서 새 것을 일군다고도 했다. '역사의 종언'은 종언을 고하고 '역사의 관성'이 기지개를 켠다. 대륙과 대만은 고전문명의 만개, 르네상스를 향하여 성큼성큼 나아간다. 미래를 향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남북의 통일론은 어디쯤에 와 있나? 2019년은 우리에게도 각별하다. 3·1 독립 운동 100주년이다. 2019년의 3·1절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2045년 해방 100년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2050년 한국전쟁 100년은 또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갑오년의 통일론에도 백년대계가 없다. 뜬금없는 대박론에는 여전히 부국강병과 강성대국의 미망이 자욱하다. 20세기형의 발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사상(思想)이 부재한 탓이다. 사상(史像)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역사 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유민주주의'로 통일하자는 허언이 새어나온다. 1991년 이래 자유민주주의는 쇠잔해지고 형해화하고 있다. 일관된 추세이다.
 
목하 동(East)과 서(West)가, 고(古)와 금(今)이 반전한다. 시세(時勢)에 걸 맞는 백년대계를 세워야 하겠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이병한 동아시아 연구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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