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돌팔이가 사람을 죽이는 방식에 관한 고찰

[박동천 칼럼] '왕초' 돌팔이 대통령님, 그냥 가만 계세요

박동천 전북대학교 교수(정치학)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5.01 09:04:05

 

 

 

 

 

 

 

 

 

중화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앞에 두고 악귀를 쫓는답시고 굿판을 벌이면 어떨까?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원기를 보한답시고 보약을 처방한다면 어떨까? 대장암 환자에게서 맹장을 적출하고 있다면 어떨까? 군대 지휘관이 수하의 병력을 사지로 몰아넣는 명령을 내린다면 어떨까? 사후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어이없도록 무지한 짓들이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에서 이런 무지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런 멍청한 짓들이 당대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사실이다.
 
돌팔이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죽인다. 돌팔이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과정에는 환자를 죽이기는 고사하고 해치고자 하는 정도의 '악의'도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돌팔이는 환자를 살려보려고,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할 때 사람을 죽이기가 쉽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진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돌팔이인 것인데, 동시에 자신의 무능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특징이 또한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려는 세월호 선장에 관해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지만 자신만 돌보느라 의무를 팽개친 사람인가 아니면 애당초 직무수행 역량 자체를 갖추지 못한 돌팔이였는가? 
 
당시에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여 구조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는 그의 변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전형적인 돌팔이가 된다. 자신이 탈출한 시각부터 선체 대부분이 물에 잠긴 시각 사이에 아무리 적게 잡아도 90분 이상의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 객관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한다는 낭만적인 이념은 접어두고 선장도 사람인지라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남을 구조하기보다 먼저 구명도생할 권리가 있다고 쳐주더라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지 못했다는 것은 선장은 고사하고 하급 선원으로서도 돌팔이였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물론 그가 역량을 갖췄지만 악령에 사로잡혀 의무를 저버렸을 가능성도 틀림없이 남아 있다. 그를 돌팔이로 볼 것인가 아니면 악의에 따랐다고 볼 것인지는 추후에 형량을 사정할 재판정에서 결정할 일이다. 이 사건에서 내가 부각하고 싶은 한 양상은 치명적인 선택을 내려야할 수많은 계기에서 한결 같이 돌팔이들이 결정권을 쥐고 앉아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도리어 문제 해결을 방해했다는 측면이다. 
 
세월호 선장을 '나쁜 사람'으로만 바라보는 프레임, 다시 말해 선주와 관료들의 유착과 탐욕에만 주목하는 프레임은 이 측면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효과가 있다. 반면에 선장이 돌팔이에 해당한다는 측면을 예리하게 발굴하게 되면, 선주, 선사, 해경, 해군, 언딘마린인더스트리, 언론, 안행부 장관, 해수부 장관,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이 또한 그에 못지않은 돌팔이임을 인지할 수가 있다. 이들이 어떤 점에서 돌팔이였는지는 이미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므로 일일이 적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단, 이 글의 전개상 몇 가지는 특정해서 부각할 필요가 있다. 우선 배가 넘어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탈출한 승객만을 구조하고 갇혀있는 승객을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유리창을 깨서 선실에 있던 7명을 구조했다고 하지만, 그 경우도 눈에 띄었기 때문에 구조할 생각이 난 것이다. 가장 먼저 '구조하러' 출동한 대원들이 기본적으로 그 배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출동한 대원들이야 나름대로, '선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결과겠지만, 전체 상황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고 있었던 누군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구조대원 개인들의 선의와는 완전히 별도의 차원에서 그들에게는 선실에 갇힌 승객을 구조할 능력이 이렇게 애당초 없었다.
 
다음으로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다음의 상황에서도 구조의 책무가 돌팔이에게 맡겨져 있었다. 구체적으로 그 돌팔이가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인지 해경인지 해군인지는 앞으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 현재 내가 확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일은 물론이고 사고가 난 지 2-3일이 지난 후까지도 누군가는 살아있었을 것이 틀림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런데 조류가 빠르다는 둥, 날씨가 나쁘다는 핑계만이 난무했을 뿐, 결국 300명 중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구조할 생각이 없었다는 음모론에는 동조할 생각이 내게는 없다. 그러나 구조할 능력이 없었다는 점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구조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사상 최대의 구조 작전”을 벌였다는 것은, 스스로 구조할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확증으로 충분하고도 남는다.
 
현장을 장악한 사람들이 스스로 무능을 인지했다면, 당연히 혹시라도 자기들보다 구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다. 국내의 인력으로 안 된다면 국제적인 지원을 절박하게 요청했어야 했다. 언딘이라는 업체든, 해경이든, 해군이든, 현장을 차지하고 앉아 주도권을 쥔 사람들이 스스로 구조에 무능하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돌팔이의 전형이라고밖에 부를 수가 없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면, 돌팔이 중에서 돌팔이는 대책본부의 지휘부였다는 결론이 자명하게 도출된다. 강병규, 이주영, 정홍원은 구조가 목표인지 인양이 목표인지 아니면 여론조작이 목표인지조차 헛갈린 상태에서 우왕좌왕과 허둥지둥을 솔선수범했다. 생존자를 한시바삐 찾아서 구조해야 한다는 목표의식도 없고, 험악한 환경 아래서 어떻게 구조할 수 있을지 전략을 수립할 능력도 없다 보니, 다양하게 분출하는 여러 가지 방안들 사이에 시도해 볼 만한 대안을 분별하지도 못한 채, 그저 눈치만 보며 자신의 보신에만 연연했다. 이보다 더 한 돌팔이는 과거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다시 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돌팔이의 왕초는 두 말할 나위 없이 박근혜다.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로 드러난 지 몇 시간이 지난 다음에 “구명조끼 다 줬다는데 그렇게 찾기 힘드나요?”라고 했다든가,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 한 명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는 정도는 말실수 정도로 넘어가도 좋다. 문제는 “구조하라”고 명령하고 “옷 벗기겠다”고 엄포만 놨을 뿐, 실제 구조 현장에서 어떤 착오가 발생하고 있는지, 그런 착오를 해소하기 위해 무슨 가닥을 잡아줘야 하는지에 관해서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아무런 의식 자체가 없었다는 데 있다.
 
나는 2012년 선거 직전에 <신동아>(2012년 12월호)에 '박근혜 불가론'을 쓴 적이 있다. 나는 거기서 역사(헌법)의식 결여, 공사구분 불능, 디테일에 대한 이해력의 결핍을 지적했었다. 역사의식의 결여라는 문제야 5년 임기만 지나면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 치더라도,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력은 대단히 심각하다고 주장했었다. 불행히도 당시의 우려는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당시에 우려했던 정도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당시에 나는 다음과 같이 썼다.
 
사안의 진상을 스스로 확인할 능력이 없는 지도자는 귀가 얇아서 참모와 관료들에게 휘둘리는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앞에 언급한 권력의 사유화 문제가 여기에 직접 결부된다. 권력이란 대통령이라는 직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의 관료들과 국회의원들과 검찰의 직위에서도 나온다. 이들 모두가 권력을 사유화해서 이권과 결탁할 유혹을 끊임없이 받는다. 대통령이 사안의 진상을 파악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들의 권력 남용을 제어할 길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 문단에서 내가 지적했던 병폐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해운업자, 선급협회, 해경, 해수부, 등의 간부급에 앉은 자들이 제멋대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어도 박근혜 정부는 도무지 아무 문제도 인지하지 못한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박근혜의 권력을 마사지 해주는 대가로 시장의 권력을 맘껏 휘두르는 언론기관들은 관료와 업자들의 돌팔이 짓을 감시하고 고발하기는커녕 유언비어를 중구난방으로 보도해서 공론의 질서를 파괴하고, 그 틈에 중요한 의제를 파묻어버리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못된 버릇을 발휘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정부의 돌팔이 식 발표를 받아쓰기 식으로 보도하더니, 이제는 성금을 모금하자는 애도의 프로파간다로써 의제를 희석시키고 있다.
 
돌팔이가 엉터리 수술을 하다가 사람을 죽여도 살인죄를 묻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순서에 따라 유기치사죄까지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 대통령이 유능했더라면 구조될 수 있었던 생명이 무능한 대통령 때문에 희생되었다고 해도, 대통령에게 유기치사죄를 묻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전혀 없는 돌팔이라면, 권한을 대행할 인재를 널리 물색해서 자리에 앉힌 다음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선량한 선택이다. 박근혜가 만약 이런 선택이나마 내릴 수 있다면, '용단'을 내린 대통령으로 길이 역사에 남을 것이고, 자기 아버지 박정희의 명예도 완전히 파괴되기 전에 어느 정도 보전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아마도 현실에서 실현될 가망이 별로 없다. 애당초 이런 용단을 내릴 만한 이해력의 소유자라면 지금처럼 엉망진창을 만들어놓지는 않았을 테니까. 다만, 기어기 그 자리를 내놓고 물러나기가 너무나 아깝고 분하다면, 남은 임기 동안에는 그냥 패션쇼나 하면서 관료와 자본과 언론의 꼭두각시 노릇에 만족하기 바란다. 옳고 그름을 분간할 줄 모르는 사람이 괜시리 "국가개조"니 뭐니 하면서 설쳤다가는, 개조가 아니라 파괴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돌팔이는 가만있는 편이 그나마 도움이 된다. 돌팔이가 자리를 차고앉아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설 때, 사람들은 죽어나간다.


 

페이스북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미투데이 보내기 요즘 보내기 C로그 보내기 구글 북마크

 박동천 전북대학교 교수(정치학)  필자의 다른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근혜 기초연금안' 찬성 새정치연합, 복지국가 포기?

[분석]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법안이 위험한 이유
14.05.01 06:47l최종 업데이트 14.05.01 11:00l

 

 

기사 관련 사진
▲ "반서민 기초연금 법안 절대 반대"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과 '참여연대' 회원들이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장 앞에서 김한길 공동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향해 국민연금과 연계된 정부의 기초연금안 수용반대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박근혜 정부가 제안한 기초연금안을 수용하려 하고 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민주진보세력이 추구해 온 복지국가 노선을 실질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이 결정으로 인해 이제 한국사회는 유럽식 복지국가라는 꿈을 완전히 접고 자유주의적 복지체제에 투항해야 할지도 모른다. 

도대체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본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번 결정이 가져올 역사적 파장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유럽식 복지국가의 핵심은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노후연금과 건강보장을 공공의 책임으로 제공하는 것이며 민간보험의 역할은 극히 미미하다. 2009년에 OECD 선진국들은 공적연금으로 GDP의 10%를, 공공의료비로 GDP의 6.6%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공공복지비 지출의 40%와 29%를 차지하는 높은 비중이다. 즉, 연금과 의료에서 공공부문이 제공하는 복지 수준이 매우 높아 민간보험의 역할이 미미한 것이 유럽 복지국가의 특징이다.

박근혜 정부안 기초연금 20만 원이 위험한 이유 

박근혜 정부안이 시행되면 당장은 기초연금이 20만 원으로 올라 노후보장에서 공적연금의 역할이 커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반대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액이 삭감되서 현재 가치로 20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점차 줄고, 기초연금액이 물가에 연동되어 급여율도 10%에서 점차 하락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하면 기초연금이 삭감되기 때문에 장기가입을 꺼리게 되고 이는 낮은 국민연금액으로 이어진다. 결국 '박근혜 안'은 세금이 들어가는 기초연금은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국민연금의 노후보장은 약화되는 효과를 가져 온다. 노후소득보장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박근혜 안'의 본질적 측면이고 이는 보수가 열심히 추구하는 연금개혁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될 때는 소득대체율이 70% 수준으로 매우 높아 국민연금 하나만으로도 품위있는 노후가 가능했다. 그러나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제1차 연금 '개악'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60%로 낮아졌다. 그리고 국민연금과 연계되어 있던 퇴직금을 분리시켰고, 이것이 나중에 기업연금(퇴직연금)으로 전환되어 시장의 역할이 강화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보험회사와 은행에 적립되어 있는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83조 원인데 이중 삼성생명 등 삼성계열회사가 약 20%에 달하는 16조2000억 원을 갖고 있다. 즉 노후소득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축소된 것이 김대중 정부의 제1차 연금개혁의 결과이다. 

진보정부를 자처했던 노무현 정부의 제2차 연금 '개악'은 국민연금을 더욱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급격히 낮추는 안을 참여정부가 강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최저생계비 수준도 안되는 '용돈연금'으로 전락했고, 공적연금을 통해 품위있는 노후를 보낸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역설적이게도 그 당시 기초노령연금 도입을 주장한 것은 보수인 지금의 새누리당이었다. 노후보장에서 공공의 역할을 무력화시키려는 보수의 임무를 진보를 자처한 정권이 총대를 메고 한 것이다. 

그 결과는 뻔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후불안을 걱정하며 개인연금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즉 노후책임을 공공부문에서 시장 쪽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아마도 한국 진보세력 최대의 역사적 실책 중 하나가 바로 노무현 정부의 국민연금 '개악'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처럼 구 민주당, 친노 등 새정치연합의 주축세력들은 적어도 연금문제에 관한 복지국가 노선과는 정반대로 공공의 역할을 축소하고 개인과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퇴행적 결정을 한 것이다. 진보의 뼈아픈 역사적 과오이며 자기반성이 필요한 결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수용하면 이는 진보세력이 국민의 등에 비수를 꽂는 제3차 연금 '개악'이 될 것이다. 노후소득보장에서 앙상하게 남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비중을 더욱더 약화시키는 것이 박근혜의 연금안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유럽식 복지국가는 공공부문에 의한 복지공급 비중이 크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체제이다. 가장 비중이 큰 연금에서 공공부분의 비중이 극히 작은 나라는 유럽식 복지국가가 될 수가 없다.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정부안을 수용하면 복지국가 노선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필자의 주장은 바로 이점에 근거한 것이다. 이미 재벌 보험회사와 은행이 차지한 민간연금보험 시장을 다시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유럽식 복지국가의 꿈이 사라지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역사의 죄인될 수 있다 
 
기사 관련 사진
▲  '박근혜 정부의 반서민 기초연금법안 입법 저지 기자회견'이 4월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국민연금바로세우기국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새정치연합이 민주화, 인권, 복지국가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되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이루어진 연금 '개악'을 정치적으로 사과하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역할을 더 강화하는 정책대안을 관철시켜야 한다. 그런데 복지국가 노선과는 정반대의 철학이 담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수용한다고 하니, 도대체 이 정치집단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새정치연합의 주요 정치세력들은 역사적으로 보면 '친복지세력'이었다. 이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만들었고, 의료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 의료보험을 통합했으며 아동보육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역사적으로도 구 민주당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스스로 '보편적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는 점을 당 강령에 포함시키기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연금에서 공공의 책임을 더 약화시키는 정치적 결정을 하면 이 모든 역사적 성과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한국이 복지국가로 전진해 가는 길에 만리장성같은 큰 장벽을 놓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에게 연금문제에 관한 인식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입니다.

태그:기초연금 태그입력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통일대박은커녕 민족파멸이 우려된다

 
<기고>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강정구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30  16:18:24
트위터 페이스북

강정구 / 전 동국대 교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신뢰프로세스이고 통일정책은 통일대박이라고 한다. 통일질주론으로 치닫는 대통령의 입만 따른다면 70년 가까운 민족분단도 이제 곧 끝장이 날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신뢰프로세스는 1년여 만에 신뢰는커녕 최악의 남북 적대를 가져왔고, 3개월 된 통일대박론은 통일전망은커녕 전쟁위험성만 높이면서 그 허구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최악으로 몰고 갔던 이명박 못지않게 더 위험스럽고 폭발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처형 이후 급조된 북한붕괴론, 북한변화유도론, 통일대박론 등에 들떠 중국에게 한반도 통일을 논의하자는 정신 나간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2월14일 “우리는 반도(한반도)에서 난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 우리는 그렇게 말할 뿐 아니라 (실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한·미에 최후통첩과 같은 신호를 보냈다. 시진핑 주석 또한 한중정상회담에서(14.3.23) “멀리 내다보고 인내심을 갖고 부단히 화해와 협력 프로세스를 추진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통일준비위원장까지 맡겠다면서 한껏 부풀어 있는 박 대통령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러시아 외무부 또한 4월10일 전례가 없을 정도의 강한 어조로 "한반도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강조했고, 3월31일에는 "불필요한 군사활동 강화와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폭격 훈련, 타국(북한)의 '행정중심지' 장악을 위한 공수훈련과 같은 도발적 요소 표출이 용납돼선 안 된다"며(<연합뉴스>2014.4.11.) 한·미 키 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21년 만에 펼친 최대 규모의 쌍룡상륙훈련, 무려 103대의 비행기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의 맥스 샌드 한·미연합 공군훈련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 훈련을 두고 남한 국방부도 ‘도발원점 정밀 타격’, ‘적 중심에 침투중인 특수부대에게 보급품을 공중에서 투하’하는 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미국과 김정일 위원장이 뇌출혈로 쓰려졌을 때 가동했던 북한급변사태대비계획(작전계획5029)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북한 국방위는(4.12)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 ‘이념적 흡수통일’ ‘경제적인 일방적 흡수통일’ ‘군사력에 의한 점령통일’이라고 못 박았다. 또 남북관계가 “불신과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 박근혜의 입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렇게 위험스런 상황과 급박한 조건이 조성된 마당에 통일대박이니 드레스덴 평화통일구상이니 하는 것들이 현실 적실성이나 정책 정합성을 가질 리 없다. 이는 박근혜 개인이나 추종자들이 맹목적으로 읊조리는 망상에 불과하다.

북한붕괴론으로부터 출발한 통일대박론은 미국 정보당국도 진단한 것처럼 허구와 진배없다. 미 국방·국가정보국(DIA,DNI)은 상원군사위 청문회 보고서(2014년2월11일)에서 “2년이 지난 현재 김정은은 유일 지도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화했다”, “북한은 무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 시도가 실패할 것이고 남한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엄청난 반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군사훈련은 기본적인 역량을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다면 통일대박론은 한·미정부가 합의한 북한변화유도론과 북한급변사태대비계획 재가동, 또는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14.1.20) 대통령의 도발적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통일을 이루겠다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허황된 꿈과는 달리 이런 게 작동하지도 않겠지만 굳이 감행하려든다면, 이는 엄청난 비극을 가져올 전면전쟁으로 비화되기 십상이다. 꿈같은 통일대박론은 허망한 민족파멸론이 되는 셈이다.

설사 변화유도론과 급변사태대비계획이 작동해서 북이 붕괴되더라도 이는 통일대박이 아니라 골드만 삭스의 지적처럼 천문학적 통일비용과 갈등의 폭발을 가져올 흡수통일이기 때문에 통일쪽박이 될 것이다. 또 이 경우 박노자의 지적처럼 북 주민과 군부는 남쪽보다 친중 정권이나 중국개입을 요구할 것이다. 이 경우 통일대박론 유령에 홀린 한·미가 군사개입을 해 결국 제2의 6.25와 민족파멸로 귀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도박인가? 과연 현 집권세력과 외세는 이런 도박을 할 권리가 있는가? 이는 민족에 대한 씻지 못할 범죄행위다. 이들은 참된 통일대박론의 원조인 골드만 삭스의 2009년 보고서를 다시 읽어야 한다. 통일대박론은 독일식의 흡수통일이 아니라 두 개의 정치·경제체제가 공존하면서 남북간 이주를 제한하는 중국·홍콩식의 통일방안일 때만 그 효력을 발한다고 그 전제조건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지 않은가?

이 기고는 민주노총의 <노동과 세계>(548호)와 함께 실립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석기 항소심 변호인 무죄 대검, 형량 낮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4/30 12:03
  • 수정일
    2014/04/30 12: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석기 의원 “폭력행위 모의 없었다. 판결 바로 잡아야.”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4/30 [09:3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석기 의원 사건은 조작이라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소위 ‘내란 음모’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원심 형량이 낮다는 검찰과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과 공안당국 국정원 협조자인 이아무개씨의 조작된 합작품으로 무죄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변호인단과 폭력행위를 모의한 적이 없다는 피고들의 날선 공방이 이루어 졌다.

지난 29일 서울 서초등 고등법원 312호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양측은 무려 5시간이 넘는 항소 이유 의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또한 소위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일명 RO 총책으로 지목 된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은 "어떤 폭력적 행위도 없었고 준비하기 위한 아무런 모의도 없었다."며 “1심 재판부의 구시대적 판결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재판부에 주문했다.

항소이유를 먼저 시작한 검찰은 곤지암 회의와 지난해 5월 마리스타 수도회 강연에서 있었던 내용을 국정원 협조자가 불법 녹취한 내용을 근거로 RO는 지하혁명 조직으로 폭력혁명을 일으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려 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1심 형량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하며 항소심에서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진행 된 변호인 측은 표현의 자유, 불법 체증한 녹음 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 없음, RO가 실체적 존재가 없다는 점, 내란을 일으킬 정치군사적, 물질 기술적 토대가 없고 준비도 없었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무죄가 되어야 한다고 항변 했다. 

검찰은 또한 "북한(조선)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등 이어지는 대남 무력도발 속에서 RO 조직원들은 이 상황을 전쟁 상황으로 인식해 각종 지침을 하달하고 모종의 군사적 행동을 준비해왔다"며 "전쟁 상황에서 대남 혁명 결의를 다지기 위해 곤지암·마리스타 회합을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2013년 북미와 남북의 정세를 일자별로 분석 소개하며 2012년 12월 12일 공명성 3호 2호기 발사와 2013년 2월 12일 3차핵시험으로 촉발 된 북미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시작 되었고, 3월부터 시작된 한미 군사연습인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으로 긴장 상태에 돌입 3월 26일 북의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한 1호 전투태세 진입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계속해 최고조에 이른 북미의 긴장관계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북의 정확한 의도가 미국에 전달되었다는 소식과 4월 15일 조선중앙통신의 ‘평양은 축제 분위기’의 보도에 이어 중국의 대화 노력을 수용하겠다는 뜻에 의한 우다웨이 방북 소식,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한 F-22 철수와 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 취소 등의 조치에 따라 한반도는 전쟁정세의 긴장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어 “이렇게 4월에 북미 대결 긴장이 해소되었는데 결정적 시기(전쟁 시기, 검찰과 국정원이 주장하는)라고 판단하고 내란 음모를 모의했다는 마리스타 모임은 긴장 정세가 한참 지난 5월 12일로 검찰과 국정원의 주장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란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내란 행위- 경위- 결과과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과 결과가 전혀 없다며 이 사건은 국정원과 협조자인 이 아무개씨, 그리고 공안당국이 합작해 조작한 사건으로 무죄임을 강력 주장했다. 

검찰 측은 “가스. 철도, 후방 교란 등을 목적으로 결의에 따라 실제 정보를 수집하기까지 했다면 '내란음모'를 넘어 '내란예비'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죄, 간첩죄 등보다도 죄질이 더 중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내란죄는 대표적인 정치형법으로 확대 적용될 소지가 높으므로 악용 소지를 축소해 민주주의를 보호해야 한다"며 "실제 우리나라에서 내란죄는 독재정권의 민주화 탄압과 정적 제거에 악용됐을 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소위 5월 12일 마리스타 모임이 결정적시기로 판단하고 준비한 지하혁명 조직이었고 내란을 모의한 자리였다면 당연히 내려진 지침에 따라 행동에 들어갔어야 하나 모임이 끝난 뒤 모두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했다.”며 정세강연에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우선 "이 재판은 무력을 사용해 폭동을 음모했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말과 글, 서류에 대한 재판에 관한 것"이라며 "이 의원들이 했던 말에서 사상을 추측해 RO의 존재를 추측하고 주체사상 존중·국헌문란 목적도 추측했던 것"이라고 1심 재판부가 논리를 비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 등이 사용한 '미 제국주의', '자주민주통일' 등 용어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토론의 대상으로 삼아 논쟁을 벌일지언정 재판의 대상으로 삼아 유죄를 선고할 사안은 아니다"며 "실제 '미 제국주의'에 대한 연구는 각종 학술 분야에서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다."고 공안당국과 1심 재판부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검찰과 국정원이 언론을 이용해 밀입북’ ‘공작원과 만남’ 등을 내돌리며 북과 연계설을 공표했으나 소위 RO와 북과 연계는 전혀 찾지 못했고 연계가 없음이 드러났다며 공안당국의 대남전략노선에 따라 활동했다는 RO조직이 허구임을 명확히 했다

국정원과 검찰이 소위 RO모임의 총책으로 지목한 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모두 진술을 통해 "내란음모는 없었고 '지하혁명조직(RO)'의 존재 자체도 모른다."며 "만일 제가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이른바 RO의 총책이었다면 그냥 지침을 내리면 될 일이지 굳이 130여명이 넘게 한자리에 모일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석기 의원은 "정치인이 당원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인데 저와 동료들의 '말'이 짜깁기돼 내란음모로 둔갑됐다"고 말하면서 "진보정당의 길을 가는데 왜 북한을 추종하겠느냐"며 "다른 사상을 가졌다고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1심 선고가 내려졌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 소위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재판이열린 29일 서울고등법원 앞에는 진보와 보수단체가 무죄석방과 형량을 높이라는 주장을 하며 집회를 열었다 집회도중 보수단체 회원 일부는 진보단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난동을 부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 이정섭 기자

한편 항소심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 앞에서는 이석기 의원을 사형에 처하라는 어버이 연합등 보수단체와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 사건은 무죄라며 관련 피고인들을 즉각 석방하라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집회 도중 보수단체 일부회원은 진보단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현수막을 가로 채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했다.

또한 법정에서는 이석기 의원과 관련자들이 입장하자 방청객들의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이석기 의원은 웃으며 답례했다. 재판 도중 변호인의 변론에 대해 방청객들이 박수를 치자 재판부는 변론에 도움이 안된다며 재발하면 퇴정 명령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다음 공판은 5월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CNN, 세월호 마지막 영상 방영, 온 세계가 충격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이 되니 달라진, 박근혜식 사과와 조문

 
 

 

 


박근혜 대통령은 4월 29일 오전 8시 50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 분향소"를 방문, 영정에 분향하고 묵념한 후, 방명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습니다.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방명록에 글을 쓰는 동안에도 계속 울부짖었고, 분향소를 떠날 때까지도 '분향소 이전 문제'와 '구조 작업' 등의 문제를 놓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많은 국민과 유가족이 슬퍼하면서도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수장으로 그녀가 보여주는 모습이 생각과(?)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조문 모습을 통해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를 정리해봤습니다. 

' 무려 14일 만에 나온 간접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난 뒤 무려 14일 만에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을 사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공식적인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이나, 긴급 담화문 발표도 아니고, 국무회의 시간에 사과했기 때문입니다. 

 

 

 


국무회의는 말 그대로 국무위원이 모인 회의 시간입니다. 이 회의는 최고정책심의기관으로 국무위원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거나 질의 응답하는 시간입니다. 

회의 구성원이나 참석자가 유족이나 국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대국민사과'라고 부르기 참 모호합니다.

 
'대국민사과'라고 인정한다고 해도, 사과가 너무 늦었습니다. 사고가 나고 무려 14일 만에 사과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 관련 사과는 역대 대통령들의 대형참사 사과 중 MB를 제외하고는 가장 늦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 관련 사과를 사고 발생 3일 후에, 서해훼리호 당시는 8일 후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화성씨랜드 화재' 사고가 난 바로 다음 날 사과를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가 나자 대통령이 아닌 당선인 신분에도 3일 후에 사과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과는 MB의 천안함 사과에 비하면 빨랐지만, 순수 대형참사로 본다면 가장 늦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과가 이렇게 늦어진 점은 도저히 이해되기 어렵습니다. 공식적인 대국민사과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늦었다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러 사과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품게 합니다.

' 예전과 너무 달라진 조문 태도' 

대통령의 사과와 조문 그 자체로 세월호 사고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과와 조문은 국민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위로한다는 동질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조문 방식과 비교하면 세월호 사고 분향소에서의 모습은 대단히 소극적이었습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일부에서 제기한 분향소 사진 연출 의혹과 별개로, 유족이 박근혜 대통령을 안으려고 해도 손을 유족 가슴 쪽으로 대고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유족과의 만남을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경호원이 제지하는 행동과 떨어져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위로보다는 대치 장면이 연상됩니다. 

2012년 보좌관 사망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애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빈소를 찾았을 때는 유족과 함께 앉기도 했으며, 발인 때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 울기도 했습니다. 

2004년 김선일 씨 빈소에서는 남보다 훨씬 낮은 자세로 영정 앞에 갔으며, 유족의 손을 잡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위로하고 얘기를 들어줬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은 오늘 분향소에서도 그냥 광고 찍으러 온 것 같았다"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으며,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밖으로 치워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었을 때와 후보 시절, 한나라당 당 대표의 모습이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세월호 분향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소극적이었으며, 그다지 슬퍼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자국민에 대한 무관심 X'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이번 사건은 관료사회의 문제점과 그 관료들의 수장인 대통령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사건 관련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비교할 수 있는 사건이 2004년 김선일 씨 피살 사건입니다. 당시 많은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교부의 안일한 대처와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지 않았던 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본인 스스로 '근데 이라크에 파병했죠. 그죠? 그것 말고도 국가적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말하는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한 게 있을 거에요.'(진보의미래) 밝혔듯이 김선일 씨 피살 사건은 대통령이 비판받을 일이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김선일 씨의 시신이 발견된 6월 23일 곧바로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느냐고 묻는데, 그 대답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2004년에 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당 대표는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연설했습니다.

많은 국민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비판하는 이유에 대한 정답입니다. 현재까지 205명. 그중에 단원고 학생만 백여 명이 넘게 죽었습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현재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면, 김선일씨가 억류됐을 때 이라크 파병을 철회했을까요? (아이엠피터는 개인적으로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혀서라도 그를 구해야 했다고 봅니다.)
 

 

▲확대해서 봤지만 문구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메모했듯이 '자국민에 대한 무관심은 X'이기 때문입니다. (자국민에 대한 무관심이 없다로 해석해도 대통령이 비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헌법에서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금 국민이 그녀를 향해 실망하고 분노하는 이유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에 대한 노력과 관심이 별로 국민에게 와 닿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지만, 무릎 꿇은 유족을 부둥켜안고 함께 눈물을 흘려주는 여성 대통령이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국민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정말 X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월호침몰원인] 진실에 입다문 정부와 KBS 왜?

진실이 궁금하다, 세월호의 침몰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장유근 | 2014-04-30 09:44:1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의 진실이 궁금하다
-진실에 입다문 정부와 KBS 왜?-

세월호의 침몰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사진 한 장을 앞에 두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묻고 있다. 언제인가 이런 날이 오고 말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눈 앞에 닥치자 마치 꿈을 꾸는 듯 하다. 뭐가 진실이며 거짓인지, 진실이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거짓이면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지자, 공영방송의 이름을 걸고 내 보낸 KBS의 트위터 글 속에는 “세월호가 07시 20분부터 침몰이 시작됐고, 수중탐색이 재개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내 보낸 침몰시간(8시 58분) 보다 무려 1시간 38분 정도의 차이가 난다. 누군가 장난을 쳤다는 말인가. 그것도 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세월호 참사가 열나흘째를 맞이하면서 필자부터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표정들을 살펴보면 적지않은 우리 국민들이 패닉현상을 겪으며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같은 분노의 원인은 여럿 있을 수 있겠지만, 사고 초기부터 세월호의 침몰소식을 전하고 있었던 언론이 주범(?)이 아니었나 싶은 것. 특히 세월호 침몰 직후 방송 3사가 보여준 ‘대국민 기망쇼’는 가뜩에나 실의에 빠진 유가족과 국민들의 의혹을 증폭시켰을 뿐만 아니라 분노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이 소설을 쓰고 있었다고나 할까. 사실이 왜곡.호도된 내용이 전국에 방송되면서 세월호 침몰사고는 점점 더 사건으로 변질되고 비화되기 시작한 것.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 과정을 놓고 정부를 심히 불신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세월호 침몰시간 그 중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통해 전파된 세월호 침몰시간을 참조하면 정부가 내 보낸 침몰시간(8시 58분) 보다 무려 1시간 38분정도의 차이가 나는 데, 이 같은 시간차는 정부 당국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강한 의혹을 낳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따라서 <연합뉴스>에서는 세월호 선원의 증언을 통해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시점이 오전 7시 40분께이며, 어민들이 배가 멈춰 있었다고 증언한 시점인 오전 8시라서 이전 위치 보고 교신 시각과 내용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쇄기를 박고 있는 것.
<출처: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4/25/0200000000AKR20140425180600056.HTML?input=1179m> 정부의 발표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세월호는 침몰 직전에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었을까.

세월호의 침몰원인에는 여러 가설이 있었다. 사고 초기에는 암초충돌설과 구조결함설 및 구조변경설,변침설(헝로변경설) 심지어 내부 폭발설은 물론 복합원인설과 느슨한 결박설, 과적 및 선체결함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원인들은 주로 세월호의 항적 중 일부분(침몰 전의 상황)을 생략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바 침몰원인 가설 중에는 <선체결함설>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세월호의 선체결함설은 최초로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부터 제기 됐는 데, 세월호가 어떤 이유 등으로 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발라스트 탱크(평형수)에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것. 그 문제는 특정 지역에서 암초 등에 스쳐 선저에 파공이 생기면서 침수가 발생한 경우의 수가 있었다. 신 전 위원은 항해학을 전공한 항해사 출신이자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선박전문가였다. 따라서 신 위원의 추론이 탄력을 받으려면 선체가 인양되기 전에 세월호 관계자들로부터 사실 여부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 예상은 적중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세월호에 승선한 적 있는 전 기관사들의 증언이 있었다.

“물이 한쪽으로 실리는 경향이 있어요. 한 번 물을 딱 맞춰 놓으면 그대로 있어야 하는데… ” 

세월호는 발라스트 탱크에 문제가 있다는 것. 이같은 증언은 JTBC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아울러 세월호는 평형수 시설이 2월에 수리를 하고 안전점검까지 받아 통과했지만, 그 이후에도 ‘선원들은 전혀 고쳐진 바가 없다’는 말을 언급한 것이다. 따라서 인천발 제주행 세월호가 순항을 하며 진도 앞 바다 맹골수도 해역에 도착할 때 쯤 선체의 균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닐까. 그 때 시각이 대략 오전 7시 20분부터 였으며 침몰되기 1시간 전인 7시 40분경부터 이미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게 KBS와 연합뉴스에 드러난 보도사실이었다. 경악할 일 아닌가.

다년간 눈에 익은 항로로 항해한 선장과 승무원은 자신은 물론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안전사고를 대비해 조난신호를 보내 구조를 요청하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었다. 따라서 SNS에서는 이러한 상식적인 판단과 후속조치(구조)에 대해 사실을 전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뭉기적 거리거나 회피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무한 떠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아니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으면 관계 당국은 8시 55분 이전에 세월호와 교신한 내용 전부를 공개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열사나흘동안 세월호 참사 현장을 생중계 해 온 친정부 방송과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며 소설 쓰듯 현장의 상황을 마음껏 부풀리거나 왜곡 하는 등 수법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팽목항 현지에서는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연합뉴스 홍창진 기자에게 퍼부은 욕설이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거짓 보도를 일삼은 홍 기자와 연합뉴스에 대해 분노를 폭발 시킨 게 국민적 이슈로 떠오른 것. 그렇다면 친정부 언론과 정부는 왜 진실을 덮으려고 한 것일까.

*자료사진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방송을 켑쳐해 둔 것.

주지하다시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는 사고가 실제로 일어났을 때인 대응 단계는 물론  예방, 대비, 복구 단계에서도 ‘위기관리에 관한 정보와 상황을 종합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맨 먼저 가동돼야 할 곳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예컨데 세월호가 사고해역에서 맨 먼저 선박의 이상징후를 발견한 즉시,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이 사실을 즉각 위기관리센터로 보고하고, 국가안보실은 사태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여 군.경은 물론 민간인까지 총출동해 구조에 임했어야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첫날,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은 ‘위기관리센터에서 구조현황을 파악’하는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 길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직무를 유기하고 사고를 방치한 중대한 범죄와 다름없는 일을 청와대에서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 국민들이 청와대 홈피 등을 통해 정부는 물론 대통령의 존재가 국민들에게 백해무익함을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인터넷에 로그인 하는 순간부터 혹은 TV를 켜는 순간부터, 진실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얼마나 힘든 지 실감하고 있는 사회라면 그건 비정상이다. 특정 사건에 대해 합리적 의혹을 가지는 것부터 통제하거나 통제되는 사회가 '자유민주주의국가'라면 우리는 더 이상 그런 나라에서 어떤 희망을 안고 살아갈까.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씻어내지 못하는 한 그 누구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며칠 전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의 외침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넌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연합뉴스 기자 개XX, 니가 기자야 개XX…”

이 같은 일이 연합뉴스에 국한된 게 참 미안한 일이기도 할 것. 대한민국의 언론사 내지 기자들이 정부의 나팔수가 된 지 꽤 오래되었다면, 그건 언론인들의 해묵은 관행 혹은 관습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연합뉴스가 사과한 이상호 기자를 '고소하겠다'는 겁박질까지 할 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언론의 헛발질 등에 대해 ‘사과 안 하는 언론’은 반드시 퇴출 시켜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 일을 애국 네티즌들이 앞장 서 주길 바란다.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히는 노력에 앞서 수렁에 빠진 나라와 민족을 구하는 매우 귀중한 일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13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원고 유가족 "대통령 사과 받아들일 수 없다"

 

유가족대책위 꾸려져... "비공개 사과라니... 대국민 사과 필요하다"

14.04.29 21:16l최종 업데이트 14.04.30 08:17박소희(sost)
기사 관련 사진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대표 기자회견 세월호 침몰사고 14일째인 2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 마련된 유가족대책위 사무실에서 유가족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기사수정: 30일 오전 8시 18분]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유가족은 29일 정부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고경위 파악, 불투명한 성금 모금 중단 등을 요구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했지만, 시기나 내용면에서 불충분했다며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고 14일째, 희생자는 이제 200명이 넘었다. 29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와스타디움 회의실에 학생 100여 명의 가족들이 모였다. 대부분 검은 옷을 입은 유가족들은 2시간가량 회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했고, 유가족대책위를 꾸렸다.

오후 6시 반, 딸을 잃은 김병권(50)씨가 대표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기자회견 전 기자들에게 "유가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제발 부탁인데 정확하게  보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딸, 아들 잃은 분들은 눈물나는 정도가 아니라 집에도 못 들어간다"고 호소하며 '정확한 보도'를 거듭 강조했다. 순간 눈시울을 붉어진 김 대표는 마음을 추스른 뒤 유가족대책위의 공식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JTBC와 <뉴스타파>가 보도한 사고 당일 세월호 동영상도 공개했다.
 
▲ [전체영상]단원고 아이들이 남긴 마지막 15분
ⓒ 강신우

관련영상보기


"우리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권력층에게 책임 물으라"

"첫째, 우리는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고 발생의 진상 규명을 정식으로 정부에게 요청합니다.

둘째, 우리는 정부의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 체계 탓에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사고 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해 아직 바다에 남아있는 어린 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의 변명 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합니다.

셋째, 이 사고로 매일 울고 안타까워하는 국민여러분, 제 자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업무 성과와 밥그릇 싸움, 집단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권력층과 선박 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정부 및 관계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넷째, 지금 현재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되는 성금 모금은 저희 유가족 의사와 전혀 무관합니다. 생활재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저희들에게 성금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임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이 사고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 라인을 구성해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했습니다. 

이상 저희 유가족은 지금이라도 투명한 사고 진위 파악을 요청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금 모금을 당장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 사과 받아들일 수 없어... 대국민 사과 필요"

유가족 대표들은 분명하게 사과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사진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9회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관련사진보기


2학년 4반 권오천 학생의 형 권오현(28)씨는 "박 대통령의 오늘 합동분향소 조문은 당연한 일"이라며 "(희생자들은) 저희 아이들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국민 사과 같은 부분은 분명히 일찍 나왔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없다"고 지적했다.

2학년 3반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 유경근(46)씨는 29일 오전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발언 형식으로 사과 뜻을 밝힌 일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단 일부에게만 공개한 자리였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14일만에 사과 "국민께 죄송" )

"그걸 묻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몇몇 국무위원 앞에서 비공개로 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 오늘 온갖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분향소에 온 것도 무슨 광고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이건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유가족들은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다른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걱정하며 취재진에게 "팽목항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유경근씨는 "당장이라도 팽목항으로 달려가서 아이들을 꺼내고 싶다, 빨리 부모님에게 안겨야 한다"며 "이건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진도에 남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수색작업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5월 1일 진도 사고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 단원고 유가족 "대통령 조문? CF찍으러 온 것 같았다"
ⓒ 최인성

관련영상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식량주권' 잃으면, 국민 절반이 굶는다

[협동연대 대안국민농정]<16> ‘식량주권’의 정책목표는?

 

기사입력 2014.04.29 09:34:44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같은 인재만이 위험한 게 아니다식량문제도 심각하다우리 국민이 나눠 먹을 식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만일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다면 국민 둘 중 하나는 굶어야 한다.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양정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3%로 사상 최저치다. 1970년만 해도 80%가 넘었다식용과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을 보면 사태는 더 심각하다. 23.6%에 불과하다두 지표 공히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나라가 총체적인 식량위기,위험에 처해있는 셈이다. 100%를 넘겼던 주식인 쌀 자급률마저 86.1%로 떨어져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벼 재배면적은 2012년보다 1.9% 줄어든 832625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 전보다 17ha가 줄어들었다식량을 생산할 농지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주된 원인은 농지 감소 등 국내 생산기반이 크게 약화하고 해외곡물의 도입 여건도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세계적 기상이변곡물수출 통제투기자금 유입 등 국제곡물시장에 상존하는 공급불안 요인이 중요한 이유다.

 

근본적으로 민생과 인권을 도외시하는 박근혜 정부는 농정도 뒷전이다실천은 없고 오로지 공허하고 무책임한 목표뿐이다. 2015년 식량자급률 57%, 곡물자급률 30%, 2020년 각각 60%, 32%로 자급률 목표치를 상정해놓았다하지만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애초 연차적으로 자급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역행하고 있다지금의 추세와 정황으로는 목표 달성은 어림도 없다현상유지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식량주권은 고사하고 낮은 단계의 식량안보(Food Security) 전선에도빨간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그럼에도 농정 당국 등 정부 부처의 대처는 안이하고 무기력하다심지어 무모하게 낙관적이기까지 하다농민과 국민들의 정책적 대안 제시에는 부정적이고 비협조적이다익숙한 살농 정책을 공공연히 지속하고 있다농민들이 목을 매는 쌀 직불금 인상밭 직불제 확대는 매년 소귀에 경 읽기다예산당국은 재정부담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박근혜 정부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는 말이다.

 

 

▲여의도 전국농민대회. ⓒ정기석

▲여의도 전국농민대회. ⓒ정기석

 

 

국민이 먹을 식량은 나라와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해법은 어쩌면 지극히 단순하고 자명하다적정 농지면적 확보농가소득 안정소비기반 확충 등 식량안보 차원의 종합대책으로 크게근본적으로 풀어야 한다무엇보다 식량안보식량주권의 문제는 식량자급이라는 양적 측면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어설픈 반쪽 정책이 되고 만다농산물과 먹거리 안전이라는 식품의 안전성을 놓치면 안 된다질적 측면의 식량안보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물론 농정 당국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곡물(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쌀 등 주요 곡물 공공비축제도다양한 농수산물 및 식품 안전 인증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하지만 진정성은 부족하다실효성도 떨어진다. 2004년 WTO 이후 추곡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농산물 수요 및 공급 시스템은 왜곡되고 붕괴하고 말았다오로지 시장과 상인들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농민이나 일반 국민들이 개입할만한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통로는 사라지고 없다.

 

근본적으로 농산물은 외부의 자연재해에 의해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그래서 수요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고유 특성을 지닌다그래서 시장을 통한 가격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시장가격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할 수밖에 없다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장치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국민이 먹을 식량은 나라가정부가 책임져야 마땅하다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수매가격 상하한제도주요 곡물 공공비축제 등이 농민들에게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절실한 이유다일정한 기초농산물을 국가가 수매하고 비축하면 곡물자급률 상승농산물 가격안정농업인 소득안정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아울러 국민기초식량보장을 위한 기본계획을 통해 식품안전관리제도를 확립하면 안전한 농산물 및 식품의 생산 및 공급 기반도 보장할 수 있다이게 식량 생산자인 5%의 농민뿐 아니라식량소비자인95%의 국민을 위해 국가의 감당해야 할 의무이고 책임이다정부로서 제 역할이고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우리 식량주권의 역사는 '파괴와 상실의 시대'

 

식량주권(Food Sovereignty)은 한마디로 식량에 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뜻한다. “식량의 생산과 유통소비를 통해 자연과 인간사회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닌 생태환경과 자연자원을 지키는 시스템이며생산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는 거대곡물 기업초국적 농식품복합체들의 식량투기에서 비롯되었다식량위기는 '식량값 폭등으로 물가가 인상되는'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으로 발전했다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홍수폭염도 농업에 가장 직접적이고 심대한 피해요인으로 작용한다개발지상주의 경제개발 모델은 기후변화지구환경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화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농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토지수탈과 수출 농업으로 이익을 보는 자는 초국적 기업들뿐이다또 식량주권은 수출 지향적인 무역을 반대한다.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상품화된 식량생산이 아니라 '좋은 먹을거리'로서의 식량 생산자로 농민은 거듭나야 한다세계화된 식량시스템은 지역생산과 지역소비를 중심으로 한 공공정책에 기반을 둔 지역식량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의 식량주권 역사는 한마디로 '파괴와 상실의 시대'로 대변된다일찍이 일제의 토지조사사업미곡 공출로 식량주권은 파괴되기 시작했다한국전쟁에 이은 분단으로 작부체계는 완전히 붕괴했다미국의 잉여 농산물과 구호물자 원조로 밀 농사목화농사 등 주요 작물의 명맥마저 사라졌다.

 

1970년대 개발독재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탈농이 가속화되면서 이른바 녹색혁명과 자본주의적 상업농 체계가 이식되었다. 1980년대부터는 신자유주의 농업 체계와 개방농정이 본격 전개되었다종자 산업은 외국의 초국적 기업에 넘어갔다. WTO, FTA, IMF로 농업의 보호장벽이 사라지면서 신자유주의 농정과 살농’ 구조조정 작업은 본격화되었다농민들은 임노동자로채무노예로 전락했다맞추어 1970년대 개발독재 정권 아래 '식량안보'란 개념이 등장했다. FAO가 도입한 국가주의적 지배개념으로 민중 또는 국민을 염두에 둔 식량주권보다 하위개념이다.적절치 않은 개념이다더욱이 오늘날 외국농산물과 GMO 수입식품으로 장악된 시장에서 식품의 안전성은 보장받기 어려워지고 있다고용불안사회 양극화사회안전망 부재로 식량접근권도 점차 국민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식량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현장농민들의 노력은 1986년 가톨릭 농민회가 서울 제기동에 낸 작은 쌀가게에서 발아되었다이후 원주의 한살림 등 생산자-소비자직거래운동,경인지역 노동운동가들이 주도한 소비자 생협운동으로 발전되었다. 1994년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에 따른 대안으로 통일농업환경친화적 농업소득보장형 농업 실현남북농업교류남북공동농업비무장지대공동경작 등의 제안이 전농 등 진보적 농민단체에서 정책제안으로 제기되었다.

 

2000년대 넘어 활성화된 학교급식 운동을 통한 조례제정과 학교급식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전국여성농민회를 중심으로 소농 생산방식의 전형인 '텃밭', '주는 대로 먹는 신뢰'와 '생산자 중심'의 관계를 통한 '꾸러미' 사례가 본격화되었다. '윤리적인 소비자'와 '윤리적인 생산자'가 만나는 접점에서 식량주권이 실천됐다. 1993년 결성된 범세계적 농민운동조직 비아캄페시나를 통한 토종 종자지키기 활동도 전국적인 차원의 농민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홍성 농민장터. ⓒ정기석

▲홍성 농민장터. ⓒ정기석

 

 

식량주권의 주적은 '초국적 농식품복합체'

 

식량주권을 침해하는 주범 또는 주적은 이른바초국적 기업(농식품복합체)’미국계 카길 등 5대 곡물 유통회사(메이저)가 전 세계 유통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초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전 지구적 범위의 독점 식량체계다전 세계의 농업농민농촌그리고 농산물 시장은 이들 초국적 독과점자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

 

초국적 기업들의 면면은 농화학기업곡물기업식품기업유통기업들이다실제로는 이들 업종을 통합한 초국적 농식품복합체가 시장지배자다농업의 생산과 수집유통판매가공에 이르는 식량체계 전반을 지배하고 이윤 극대화를 오로지 추구한다초국적 농식품복합체는 심각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문제를 초래한다농업생산의 획일화,농업의 유전적 자원 다양성 감소농업의 지속가능성 감소 등이다.

 

마침내 종자의 상품화와 독점을 통해 세계 농업의 지배를 획책한다그래서 마침내GMO 종자를 개발하기에 이른다종자에 대한 농민의 권리를 근원적구조적으로 박탈한 것이다부작용과 폐해가 인류와 자연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예측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도 식량 소비가 생산을 추월하기 시작했다식량 생산 절대량이 부족해진 것이다이전처럼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상대적 식량위기는 더욱 심화됐다생산이 소비에 따라잡힌 원인은 1차적으로 소비량의 증가에 있다특히 중국인도브라질 등 인구 대국에서 육류 소비가 급증했다.

 

동물은 사람보다 많이 먹는다육류 공급원인 가축도 마찬가지다소는 12~14돼지는 6~7닭은 2배 정도 사람보다 더 먹는다사람이 육류를 많이 먹을수록 곡물 등 식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진다최근에는 바이오디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옥수수 등 곡식을 소비하고 있다. 2005년 이후에는 곡물소비량 증가 추세를 바이오디젤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반면 곡물 생산량은 더 늘어나지 않고 있다농업기술의 발전농업생산성의 향상도 별 효과가 없다이유는 기후변화와 세계화 때문이다기후변화로 인한 농지의 사막화세계화(Globalization)로 인한 농산물의 자유무역이 원인이다그 결과 전 세계의 소농들은 동반 몰락했다농업 선진국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이후부터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식량 부족 사태가 고착됐다자연스레 식량 가격은 상승했다애그리플레이션이 일상화됐다식량자원은 점차 무기화되고 투기자본화됐다구조적인 애그리플레이션은 기본적인 가격상승과 함께 수출통제곡물투기 등을 초래한다. 2007, 2008년도의 급격한 곡물가격 폭등은 해당 시기의 작황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식량자주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식량대책 부재를 고백하는 것

 

국내의 식량부족 문제를 해외 수입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다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외 생산량까지 포함한 '식량자주율’'라는 허구적인 개념과 구호까지 만들어냈다해외에서 수입하는 식량까지 국내 생산·공급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한국이 해외농업개발을 통해 확보한 곡물이나 한국형 곡물메이저를 통해 확보한 곡물도 국내 자급과 동등하게 인정하자는 것이다이전 정부의 농정기조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당연히 사용하고 있다.

 

2011년 7월 농식품부의 식량대책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식량자급률을 32%로 올리고 해외에서 33%의 식량을 확보해 65%의 식량자주율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다해외 도입물량 33%에서 138만 톤은 해외 농업개발로, 400톤은 독자적인 곡물조달시스템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하지만 비현실적이다허구다거짓말이다무엇보다 수입식량까지 포함해 지표를 부풀리려는 의도의 식량자주율은 기만적이다정부로서 식량자급률은 자신 없다는 자기고백에 불과하다.

 

애초 해외농업개발은 수지맞는 장사가 아니다비용이 과다하게 투입된다몽골이나 시베리아의 불모지 같은사실상 한계농지를 농지로 개발하는 일부터 난제다설사 해외에서 생산해 도입한다고 해도 수송하고 보관하는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또 돈이 들어간다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식량을 조달하는 사업은 타당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설사 해외농지에서 생산에 성공했다 한들 국내로 도입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다. 2007년 이후 미국유럽호주를 제외한 모든 곡물수출국들은 수출통제 정책을 취했다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는 지금도 부분적으로 수출 통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작황이 안 좋고 흉작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수출통제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자국의 이익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작은 곡물메이저 기업을 육성해 국제곡물조달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주장도 빈틈이 많다일본은 상대적으로 공급량이 소비를 초과하던 시기인 40여 년 전부터 마루베니미쓰이물산 등을 통해 여유 있게 공을 들인 산물이다한국이 뒤늦게 기존 초국적 곡물메이저 기업과 경쟁해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이와 관련해 이미 막대한 국가 예산을 헛되게 낭비해 지난 국감에서 질타받은 바 있다.

 

애초 식량자급률 지표도 왜곡된 것이다. ‘식량자급률(사료용 제외)’은 사람이 먹는 식용곡물(보리옥수수수수 등)의 국내소비량 중 국내생산량을 말한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5.3%.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각종 곡물의 국내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곡물자급률은 서류(감자고구마)의 자급률 수치도 포함한다따라서 자급률이 83%에 달하는 감자나 92%에 달하는 고구마 등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더 떨어진다. 2012년 곡물자급률은 23.6%.

 

결국 자체적으로는자국의 생산기반으로는 국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의 절반도 자급하지 못한다는 말이다나머지 절반 이상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심각한 처지다외국의 경우 OECD 주요국들의 곡물자급률은 2009년 기준으로 스위스(205.6%), 프랑스(190.6%), 캐나다(143.5%), 미국(129.4%) 순으로 높다일본은 30.7%한국이 역시 최하위다(농업전망 2013, 농촌경제연구원).

 

곡물 이외에 육류와 과일채소류 등 농산물 일반을 모두 포괄하여 자급률을 산출하기도 한다무게를 기준으로 계산할 수 없어서 에너지 열량(칼로리. kcal)을 기준으로 계산한다한국도 최근 관련법을 개정해 식량칼로리(열량)자급률을 보조적인 자급률 지표로 발표하기로 했다. 2011년 한국의 식량칼로리 자급률은 약 40.2%이다그런데 식량자급률식량칼로리자급률 등의 보조지표는 정부 등 신자유주의 개방론자들이 주로 활용한다다소 높은 수치를 내세워 국민들의 위기의식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그래서 곡물자급률을 실질적인 '식량자급률'으로 이해하는 게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인식방법이다.

 

식량자급률을 법제화하고 50%까지 올려야 한다

 

결국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현재 23% 수준인 식량(곡물)자급률 지표를 최소한50%로 높여야 한다무엇보다 나머지 50%도 기존의 글로벌푸드시스템이나 곡물메이져 기업에 부당하고 불안하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가령 남북 간 농업협력이른바 통일농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남한의 쌀과 북한의 잡곡을 거래하면 된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 국가단위 식량보장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인근 국가들끼리 식량보장 문제를 상호호혜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이다대표적인 사례는 가장 오래된 식량보장 협력체계인 유럽연합의 경우다유럽경제공동체 시절의 공동농업정책은 유럽 내의 식량안보는 유럽국가들이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것이다.

 

해외농업개발 방식도 근본적인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몽골시베리아연해주 지역에서의 농업개발을 기업이나 민간에만 맡기지 말아야 한다엄연한 공공의 영역이니 국익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국가가 나서서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이때 국가 간 협력 방식을 통하면 된다그래야 수출통제 같은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안정된 식량안보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노무현 정부 시절동북아경제공동체 구상은 곧 식량자원을 공동개발하자는 것에 불과했다그 대상지역은 시베리아연해주중국 동북 3성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량자급률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정부는 내우외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시 최소한의 식량과 주요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식량증산유통제한 및 그 밖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농민단체의 오랜 숙원인 식량자급률의 법제화’ 조항은 이번에도 빠졌다농민단체는 "농정의 신뢰회복과 농업·농촌대책의 실효성 증진을 위해 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농식품부는 법제화에 일관되게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을 1% 끌어올리는 데 수천억 내지 1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고목표치를 정할 경우 적정수치 도출 과정에서 엄청난 논란을 벌여야 한다"는 게 반대의 논리다"자급률 목표치만 법제화해놓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동의할 수 없다전혀 그렇지 않다식량자급률은 곧 식량안보식량주권의 지표다사막에서 농사를 짓는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의 3% 정도의 농민이 국민식량의 95%를 책임지고 있다나아가 연간 10억 달러 어치의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다스위스는 평상시65% 수준의 식량자급률을 유지하지만 비상시에는 100%(최저 칼로리 기준)로 높일 수 있는 식량안보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쿠바는 1989년 이후 농업혁명에 성공해 식량 자급률이 98%에 달한다게다가 대부분 유기농 생산이다식량 자급률이 40% 수준인 일본도 2015년까지 식량자급률을 4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특히 공공비축제와 식량자급률 목표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이렇게 주요 국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로 식량을 자급하고 있다하지만 대다수 개발도상국은 식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한국도 식량주권 측면에서는 개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언제든 자연재해나 경제 불황이 닥치면 식량부족으로 국가는 혼란에 처하게 된다정부는 농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주요 곡물의 자급목표를 설정하고 유지 의무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농민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면 된다.

 

 

▲전농, 전여농 등 주관 식량주권 포럼. ⓒ정기석

▲전농, 전여농 등 주관 식량주권 포럼. ⓒ정기석

 

 

식량주권 확보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부터

 

현재 제기된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식량주권 정책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라 할 수 있다정부 측에서는 WTO 협상으로 인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하지만 농민단체의 해석은 다르다국가에서 농산물을 수매하는 것은 WTO 금지사항이 아니라 감축대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WTO 협정에서 정해진 농업지원보조금의 총액한도 내에서는 얼마든지 집행 가능하다는 논거다.

 

전농 등 농민단체에서 제시한 대처방법은 2가지다일단 WTO협정의 허용범위인 감축대상보조금 총액한도로 직접수매 방식을 취한다나머지 물량은 생협농협 등과 계약재배 방식을 취한다정부가 국가수매제 시행 예산을 전적으로 책임질 필요도 없다기존 정부의 가격관련 정책 예산과 기금 약 35000억 원을 우선 활용하면 된다부족한 예산은 약 66조 원에 달하는 농협의 상호금융 운용자금에서 차입할 수 있다단 이때 차입이자는 정부가 차액지원으로 보조해 주면 된다이러한 자금 운용 방식은 WTO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게 농민단체의 주장이다차제에 농업과 먹거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협약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각 사회구성원의 주체들에 대해 역할부담을 명기하고 점검과 평가를 위한 협약기구도 만들어 감독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의 법제화는 식량자급을 목표로 하는 양적 식량주권 대안이라 규정할 수 있다현재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5년마다 국민기초식량보장 기본계획 수립', '국민기초식량보장위원회 설치',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농산물 품목별 수매가격상하한제도 실시', '농산물국가수매기금 설치' 등이 주요 골자다.

 

발의안은 "국민의 생활에 중요한 기초농산물의 일정 부분을 국가가 수매·비축함으로써 안정적인 국내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곡물자급률을 제고하며농산물의 가격안정과 농업인의 소득안정 등을 도모"하려는 목적이다무엇보다 "농산물 공급은 외부의 태풍가뭄홍수 등의 재해에 의하여 크게 영향을 받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시장을 통한 가격결정 시스템은 농산물 가격안정 및 농가소득 안정을 달성함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므로국민기초식량보장위원회에서 수매가격과 수매량을 결정할 경우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아울러 "식량수매제를 통하여 농업인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고 그에 따라 곡물생산이 증가함으로써 2011년 22.6%로 하락하고 있는 곡물자급률 제고에 일정 부분 기여 할 수 있다"는 취지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기초농산물 수매제'는 "기초농산물의 취약한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고농산물의 가격안정과 농업인의 소득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다또 농산물국가수매기금은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수매가격 수매가격상하한제도의 실시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수매대상 품목은 총 16개 품목이다. 5대 곡물(보리옥수수), 7대 채소(배추마늘고추양파대파당근), 3대 과일(사과감귤), 한우 등이다수매방식은 정부직접매입농협위탁매입농협계약재배 등이고수매량은 곡물과 채소는 30%, 과일은 20%, 한우는 수매가 결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수매가는 품목별 수매가 결정위원회에 농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상하한가 설정 방식이다.

 

전농 등 농민단체는 "농민에겐 가격보장국민에겐 농산물 가격 안정나라는 식량자급률 향상"이라는 1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농식품부는 이 법률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감축대상 보조금(AMS) 한도(14900억 원)를 초과하게 되어 WTO 협정상 보조금 감축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고정부의 재정부담이 대폭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농민단체는 정면으로 반론을 펴고 있다. "감축대상 보조 총액은 14900억 원이 아니라최소 허용보조 약 4조 원"이라는 것이다또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반박이다. "곡물 채소 30% 이상 수매과일 20% 이상 수매한우 20만 두 수매를 기준으로 초기 투자비용은 약 8조 원"이라는 것이다이 때 농협은행 상호금융특별회계 중 10%, 66000억 차입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또 "2013년 농업예산 전체 예산 대비 1.4%, 국가 전체 예산 상승률 5.1%만 적용해도 매년 1조 원 정도를 수매제에 쓸 수 있다"고 한다.

 

또 직불제 확대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평균 19000억 원을 고정직불금(6800억 원변동 직불금(4200억 원), 공공비축미 사업(8000억 원)에 쓰고 있으나 쌀 소득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매년 평균 15000억 원씩 쌀 소득은 감소했다근본적으로 전농 등 농민단체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는 '농민 인간 선언운동', '농민조직 강화 운동', '식량독립운동', '자주적 농정개혁운동'으로 규정한다배추감귤 등 생산농가가 가격결정에 참여하고품목별 연합회농민회가 가격 결정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이다현재 수입농산물 78% 중 미국산이 60%로 전체 국민 농산물 소비의 46%를 차지하고 있다국내 농산물 시장이국민의 식탁이미국에 예속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국가수매제 실현의 힘으로 농가부채 해결농지개혁농자재값 반값 실현농어업재해보상법 제정농협은행장 직선제 쟁취 등의 농정 개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수매제에 반대하는 입장의 정부도 이미 부분적으로나마 수매제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고추배추마늘소고기 등을 수매하고 있다또 농협은행은 2015년까지 전체 채소의 50%를 산 지매입해서 유통할 계획이다.

 

공공비축제 확대 등 식량주권운동은 곧 국민주권운동

 

공공비축제 확대도 효과적인 방법이다지난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마련됐다.이 법률안에서는 "국민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공공비축미곡(公共備蓄米穀)을 비축운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개정 이전에는 쌀 이외의 양곡은 공공비축제도의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았으나 식량주권 확보 차원에서 공공비축제도의 대상을 밀콩 등 여타 기초농산물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다우선 식량자급률 개선을 위해 공공비축 대상을 쌀과 함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양곡으로 확대했다정부관리양곡의 수급계획에는 공공비축양곡의 운용에 관한 사항을 포함했다개정안은 미곡(米穀)이외의 양곡도 공공비축 대상품목에 포함하되대상품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국제곡물시장의 불안정성 증대에 대응하고재해나 비상시에 대비하여 국가가 일정수준의 재화를 비축하는 공공비축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미곡 이외에도 국내 소비량이 많고수급·가격의 변동성이 커서 비축을 통한 대응여력이 있는 곡물에 대하여는 미곡과 마찬가지로 비축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공공비축제도의 필요성과 효용을 인정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공동으로 식량주권포럼을 출범시켰다최근 '식량주권과 먹거리안전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로 확대발전했다. ",방사능 오염 식품 문제 등 안전한 먹거리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각종 FTA와 TPP등 통상협정이 우리의 식량주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자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운동이다.

 

전농 등 식량주권 운동가들은 "식량주권운동은 시민운동 진영의 다양한 활동이 그물망처럼 엮이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또 "소비자인 국민과 함께하려면 먹거리라는 관점뿐 아니라 생태위기 속에서 자연생태계와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농업을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전 지구적 차원의 식량위기 앞에 준비되지 않은 '식량 개발도상국' 한국은 풍전등화의 형국이다곡물의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이쯤 되면 최소한 식량주권에 있어서 주권국가라 말할 수 없다게다가 그나마 86%대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는 주곡 쌀마저 2015년 쌀 시장 전면 관세화 개방으로 값싼 수입쌀이 밀려 들어와 시장과 생산기반이 교란되면 자급률 유지를 장담하기 어렵다.

 

식량 문제는 단순히 먹거리 문제가 아니다사회적·정치적·문화적 문제로 직결된다식량주권을 잃은 나라는 사회적인 주권정치적 주권문화적인 주권을 보장받기 어렵다. ‘사람답게 사는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모든 사람은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 연재 목록

 

 

1. [농민] '귀농촌'의 협동연대 대안 도시난민에서 '마을시민'으로
2. [농민] '농촌복지'의 사회적 서비스 해법 - 100세시대 '협동사회경제형'으로 
3. [농민] '농민운동'의 연대 전략 - '사회연대적농민운동으로 
4. [농민] '공익농업'의 국가기간산업화 -공익농민에게 '월급 기본' 

5. [농민] '여성농민'의 가치 여성농민에게 '절반의 영농권 소득을
6. [농업] '6차농산업화'의 정도 중소농 중심 '협동화 6차산업'으로 
7. [농업] '기업화 농산업'의 대안 - '마을·지역 공동농업'으로 
8. [농업] '먹거리 정의'의 중요성 - '농도상생형 사회복지'의 열쇠 
9. [농업] '농산물 유통'의 혁신 대안 도시민이 책임지는 '농민의 생활' 
10. [농업] '친환경농업'의 실천 방안 - '잘 먹고잘 사는지름길 

11. [농촌] '농촌교육공동체'의 전망 마을을 살리는 '학교'
12. [농촌] '협동조합'의 사회적 경제 - '(중심'으로 
13. [농촌] '농촌마을만들기'의 출구전략 사회생태적 '마을살리기'로 
14. [농촌] '농정협치(거버넌스)'의 가능성 - '한국형 농업회의소'의 법제화를 
15. [농촌] '에너지자립마을'의 전환 - '지역순환농업기반으로

16. [농정] '식량주권'의 정책목표 - '양적 식량자급'과 '질적 먹거리 안전
17. [농정] '농정 재정'의 개선 방향 중앙집중에서 '지방분권'으로 
18. [농정] '도시농업'의 역할 -'국민농업'의 학교이자 전진기지 
19. [농정] '지역공동체'의 발전전략 -'지방재정'의 균형부터 
20. [농정] '농협'의 개혁 해법 - '경제협동조합'으로 환골탈태를

 

페이스북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미투데이 보내기 요즘 보내기 C로그 보내기 구글 북마크

 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  필자의 다른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 청해진 직원, 청와대 신문고에 ‘청해진 위험’ 고발했었다

등록 : 2014.04.29 01:57수정 : 2014.04.29 09:25

툴바메뉴

기사공유하기

보내기
 

전 중간관리자, 올 1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원 접수
잦은 사고·정원 초과 등 지적…“임금 외 답변 못 들어”

세월호 침몰 석달 전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처리 의혹, 상습적 정원 초과 운항 실태, 회사 쪽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 등과 관련해 정부의 조사를 요청하는 고발 민원이 ‘청와대 신문고’에 접수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민원에 담긴 이런 고발 내용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청해진해운은 문제의 세월호 등을 운영해온 연안해운업체다.

 

청해진해운 중간관리자 출신인 ㄱ씨는 지난 1월 청와대 민원실 누리집을 찾아 이 업체 소속 여객선의 안전사고 위험성과 임금 체불 등에 관한 고발 민원을 접수했지만, 임금 부분을 뺀 나머지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한겨레>와 세 차례 만나 “청해진해운의 문제를 몇 장에 걸쳐 고발하는 과정에서 잦은 사고에도 아랑곳 않고 운항하는 오하마나호와 관련한 뒷배 의혹, 안정적이지 않은 직원 고용의 문제 등을 소개한 뒤 ‘이런 청해진해운을 정밀 조사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으나 청와대는 무시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청와대 민원실은 흔히 ‘청와대 신문고’로 불리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로 자동연결된다. ㄱ씨는 청해진해운 설립 직후 이 업체에 입사해 일하다 지난해 중반 회사를 나왔다.

 

28일 <한겨레> 취재 결과, ㄱ씨가 청와대 신문고에 ‘청해진해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민원 글을 올린 때는 1월20일 오전이다. ㄱ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회사에서 받은 인사상 불이익과 관련한 억울함 및 임금 체불에 따른 고통 등을 호소하며 직접 경험한 청해진해운의 각종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A4 용지 11장 분량의 ㄱ씨 민원 글 가운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은 △2006년 오하마나호의 연속적 사고 무마와 배후에 대한 의혹 △성수기 정원 초과 운항 및 해당 운임 횡령 의혹 △불법적 비정규직 직원 채용 기간 연장 △일부 청해진해운 관계자의 화물 운임 유용 의혹 △선내 매출금의 비자금 전용 의혹 등이다.

 

먼저 2006~2007년 오하마나호의 연속적 사고와 관련해 ㄱ씨는 글에서 “제주 부두에는 지금도 썰물 때면 파공(구멍)이 드러난다. 인천~제주를 오가는 오하마나호는 6개월 동안 선박 사고를 4회나 냈는데도, 버젓이 운항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어떤 특별한 힘이 존재하는 것인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밝혔다. ㄱ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배는 2007년 2월 승객 537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다 앞서 가던 대형 선박(오렌지스카이호)을 크게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가 나기 두달여 전에는 입항하던 제주 부두를 들이받는 사고를 두차례 내기도 했다. 청해진해운이 이처럼 잦은 선박 사고를 냈는데도 관계기관한테서 적절한 제재를 받지 않은 건 보이지 않는 ‘배후’의 힘이 작용한 탓이 아니냐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ㄱ씨는 “그렇게 크고 작은 사고를 연속적으로 내면서도 오하마나호는 언제나 사고 당일 아무렇지도 않게 운항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짚었다. 오하마나호(6322t급)는 청해진해운 소속 대형 여객선으로 침몰한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불린다.

 

ㄱ씨는 민원 글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저임금 비숙련 선박 직원의 문제도 짚었다. 그는 회사의 특정 직원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한 뒤 “편법은 한두 건이 아닙니다. 3년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근무시키며 3개월 만에 한번씩 지인들 주민등록증을 돌려(사용해)가면서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청해진해운의 정원 초과 운항과 관련해서도 “성수기에 정원 초과를 한 요금들은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는지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ㄱ씨는 민원 글에서 “(청해진해운에) 근무하는 동안 수도 없는 정원 초과와 불법(행위) 등을 했다”고 고백했다.

 

ㄱ씨는 <한겨레>에 “지금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라며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 승객 정원 초과, 잦은 선박 사고에 대한 무책임한 처리 등의 문제는 당시 내가 청와대에 민원을 넣을 때 소개한 내용과 똑같다. 민원과 관련해 단 한명의 담당자라도 고발 내용을 세심히 살펴 청해진해운을 들여다봤더라면 이번 세월호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의 청해진해운 고발 민원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원인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며 고용노동부를 처리 기관으로 지정했고, 노동부 산하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이 자체적으로 민원 처리를 완료했다. 연간 150만건을 처리하는 국민신문고 시스템상 청와대가 해당 민원에 대해 사전에 알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ㄱ씨는 고발 민원 제기 이후 청와대가 아닌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지청한테서 청해진해운의 시간외근무(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수당 미지급 건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부고용지청은 지난달 말 ㄱ씨의 밀린 연장근로 수당 700여만원 등 모두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청해진해운 쪽에 명령했다. ㄱ씨가 2월24일 청와대 신문고를 다시 찾아 최초 민원 처리 결과가 ‘매우 불만’이라고 응답한 뒤의 일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대독 총리’ 사퇴, 대통령 책임 못덮는다 [성한용의 진단 #26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오바마와 함께 떠나간 '통일대박론' 효과


 한.미 정상회담과 북 조평통의 '욕설' 반응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28  22:03:07
트위터 페이스북

북한의 박근혜 정부와의 ‘선긋기’

북한이 박근혜 정부와 확실한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25~26일) 직후인 2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에게 인신공격성 욕설을 퍼부었다.

“떼질쓰는 못돼먹은 철부지계집애같기도 하고 기둥서방에게 몸을 바치면서 남을 모해하는 간특하고도 요사스러운 기생화냥년 한가지”, “극악한 사대매국노, 추악한 미국위안부, 더러운 민족반역매음부로서의 몰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등 최악의 표현들을 남김없이 동원했다.

결국 “박근혜에게는 이제 다른 약이 없으며 년이 청와대에 둥지를 틀고있는 한 북남관계에서 그 무엇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는 결론이다.

북한은 지난 1월 16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이른바 ‘중대제안’을 발표, 1월 30일부로 비방중상 전면금지를 제안한 바 있고, 남북은 2월 14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비방중상 전면금지에 합의했다. 물론 그 이후로도 서로 말싸움을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분명한 비방중상을 가한 적은 없었다.

아직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응은 확인된 것이 없지만 이 정도의 욕설이라면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할 동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8일 통일부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막말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패륜 그 자체”라고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순방이 판세 갈라

   
▲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을 경고하는 등 북한의 대남, 대미 메시지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23~25) 국빈방문과 한국(25~26) 방문은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미.일 군사.경제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 포위와 북핵 포기 압박이었다. 특히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인정, 한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사실상 참여와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검토, 북한 인권 문제 거론 등에 비해 6자회담 재개나 남북대화 등은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24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많은 보고서와 비공개 전략회의에서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그 결론은 현재의 경로 외에 다른 모든 대안이 더 안 좋다는 것이다”고 보도했다. 현재의 북핵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전략적 인내’ 보다 나은 대안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북한.이란제재조정관은 "(미국) 행정부는 의식적이든 암묵적이든 이란이 보다 중요하고 뭔가 해낼 전망이 더 크다고 결정했다"며 "이란과 그들의 오일 머니를 쥐어짤 수는 있으나, (중국이 재정 지원을 계속하는 한) 북한을 쥐어짜기는 훨씬 더 힘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직후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8일 기자들에게 “대화 재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북한에게 요구하고 있는 ‘사전 조치’에 대해 “좀더 유연성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가 미측의 항의를 받았고, 이후 청와대로부터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도 일본의 외교적 성과에 비해 한국은 잃은 것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미국의 재정상황이 열악한 틈을 타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보장과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지지를 획득하면서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는 외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국은 MD 사실상 가입,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MOU 추진 등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한.미 FTA에서도 미국에게 많은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실속 없는 북핵.북인권 공조, 전작권 반환 재검토 등만 챙겼다면 챙긴 것이다.

사라진 ‘통일대박론’ 효과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지켜본 뒤 나온 북측의 격렬한 반응을 볼 때, 당분간 남북대화나 북미대화, 그리고 6자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비례해 북한의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핵문제에 눈길을 두지 않고 있음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여지를 남겨두느니 확실한 선긋기를 통해 세월호 사건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박근혜 정권을 더욱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북한의 구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6.4 지방선거를 마치기 전까지 남북관계가 풀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배적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과 남북관계 파탄이라는 내외의 어려운 조건에서 지방선거를 치러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통일대박론’을 내세우며 여론지지율에 반사이익을 챙기던 구도의 한축이 허물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반발만 산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큰 보탬이 된 것도 아니다. 전작권 반환 재검토 등으로 일부 보수층의 지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졌는지는 몰라도 일반 국민들에게 특별히 다가올만한 메시지는 없었다. 오히려 세월호 사건에 묻히고,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선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만 쏟아졌다. 더구나 일본에 비교돼 취약한 외교력에 대한 논란까지 빚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5월말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정상회담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든가 일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든가 그렇지 않다”며 “한마디로 소설이다”고 일축했다. 현실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지방선거 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8월 한미군사훈련

   
▲ 한.미 연합사령부는 지난 3월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독석리 해안에서 한.미 해병대와 해군이 실시한 ‘쌍용훈련’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이 연합상륙훈련은 1993년 팀스피리트 훈련 이후 21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당분간 남북, 북미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 확실시되자 자연스럽게 북한의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 여부가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당분간 허송세월하느니 그 시간에 자신들의 무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냉각기를 지난뒤 더 우월한 입지에서 협상에 임하려 할 것이라는 상식적 관측이다.

다만, 변수는 남쪽이 세월호 사건으로 지금은 전국민적 애도기간 중이고 당분간 이 사건의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과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사항일 것이다.

먼저, 북한이 4차 핵실험 등을 단행했을 경우 세월호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정부와 보수세력은 일제히 북한을 ‘공공의 적’으로 돌릴 것이고, 국민들 역시 슬픔에 빠진 남측 국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북한에 대해 격심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북한이 중국의 거듭된 강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등을 단행한다면 상당기간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3월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실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점은 결코 간단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북측은 지난 23일 조평통 명의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평화통일을 바라는가, 전쟁을 바라는가”등 10가지 항목으로 된 ‘공개질문장’을 던졌고, 27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은 “박근혜는 이번의 추악한 행실로 북남화해에 기초한 평화통일이냐, 체제대결에 의한 전쟁이냐 하는 우리의 물음에 전쟁으로 대답하였고 자기의 ‘신뢰프로세스’라는 것이 리명박역도의 것과 같은 대결정책이라는 것을 적라라하게 내보이였으며 북남관계개선은 꼬물만치도 안중에 없고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면서 정세를 파국에로 몰아가겠다는 것을 온 세상에 선포하였다”고 평했다.

이에 비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및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27일 개인필명의 논평을 통해 “박근혜는 우리만이 아니라 온 겨레와 세계평화애호인민들이 조평통의 공개질문장에 대한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명백한 입장과 태도를 밝혀야 할 것”이라며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해 여지를 남겼다.

특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8일 개인필명의 논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를 바란다면 ‘남북관계 완화가능성’을 운운하는 허튼 말장난은 그만두고 무엇보다 미국과 함께 벌이는 북침 합동군사연습부터 전면 중지해야 한다”며 “오는 8월부터 남조선에서는 미국과 남조선 호전세력의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이 감행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에서 보았듯이 8월 군사연습이 취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다만,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로우 키’로 조용히 치르겠다던 약속과 달리 미군이 대대적인 무력시위에 나서 상황을 악화시켰던 올해 3,4월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개선은 바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6.4 지방선거 이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무력시위 단행 여부와 8월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전후한 군사적 대치상황에 따라 ‘전쟁이냐 평화냐’, 즉 대치냐 대화냐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워싱턴 동포들 세월호참사에 비통과 울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01:2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워싱턴 동포들의 세월호 참사 토론회와 추모식     © 자주민보
 
▲  추모 기도회   © 자주민보
 
▲ 양현승 목사     © 자주민보
 
▲ 세월호 참사 추모의 글을 낭독하다. 충혈된 눈을 들어 깊은 숨을 내쉬기를 반복하던 사람사는세상 메릴린대모임 조성태 대표     © 자주민보
 
▲ 세월호 희생자들 영정 사진을 추모의 마음 담은 촛불 사진으로 대신     © 자주민보
 
▲ 추모의 헌화를 하는 동포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각오까지 어려있었다. 다시는 이런 아픔 자라는 아이들에게 다시는 주지 않겠다는...     © 자주민보


27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와 인접한 메릴랜드 한인회관에서는 ‘사람사는세상워싱턴 메릴랜드시민학교’ 주최로 6.15공동선언실천 미주 위원회 신필영 위원장 등 원로와 젊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에 대한 토론회와 추모식을 진행하였다. 
이 모임에서 매달 한 번 씩 정기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강연과 토론을 중심으로 한 시민학교를 열어왔었다. 

이번 세월호참사 관련 토론회 강사로 나선 양현승 목사는 먼저 무릎을 꿇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다음 강연을 시작하여 토론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양목사는 미 적십자사에서 50여년 봉사활동을 해 왔으며 지난해 미 적십자사가 주는 ‘올해의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는 “아이들을 물 밖으로 꺼내고 보니 손가락이 다 부러지고 손톱에 피멍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속에서 살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쳤겠습니까”라며 비통함을 토로하자 사람들의 눈시울이 뜨겁게 충혈되었다. 
그는 이어 “내가 엘이에 폭동, 태풍 카트리나 재해, 북의 수해 현장 등 많은 사고 현장을 다녀보아 압니다. 세월호는 초기에 제대로만 대응했다면 1시간 안에 다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1시간이면 말입니다. 구조 활동 초기는 수많은 생명을 다투는 시기이기에 그 시간엔 밥먹을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료들이 현장에 가서 라면이나 먹고 있으니 말이 됩니까.”라며 가슴아파하였다.


이어 토론에 나선 사람들도 하나 같이 비통하고 울분에 찬 목소리로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

“중학교, 고등하교에 다니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써 내 자식이 바다 속에서 그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직도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그 부모들의 심정이 오죽할까요.”

“정말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구조는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책임만 면할까 하는 당국의 행태를 보면 정말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저 돈밖에 모르는 해피아가 되어버린 자본가들이 아이들을 학살한 것입니다.”

“민영화가 이런 참사를 불렀습니다. 민영화된 해양안전점검 관련 회사들이 뒷돈 받아먹고 대충 안전검사 통과시켜주니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도로, 철도만이 아니라 해운도 공영화를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들이 죄인입니다. 우리들이 국가기관대선부정 사건임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죄하지 못했기에 저런 엉망인 사람들이 권좌에 앉아 있게 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구조할 생각은커녕 사고는 사고를 낸 회사에서 사고를 수습하게 되어 있다는 법조항만 들먹이며 언진이라는 회사에게만 구조를 맡겨놓게 했답니다. 민간잠수사 수백명이 모여들었는데 구조에 참여시키지도 않고 아이들을 죽어가게 했다는 것입니다.”결국 우리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외신들이 연일 보도하는 내용을 해외에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 박근혜정권이 나라망신 다 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울분을 참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지경입니다. 그래서 워싱턴 복판에서 박근혜 하야 시위라도 해서 한국인이 깨어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썪어빠진 나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라도 국민이 바른 선택을 하여 뒤집어버려야 합니다.”

토론에서는 이런 자책과 분노에 이어 그 전에 학생들을 추모하는 한인 신문에 광고라도 내자는 안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까지 제시되었다.


강사로 나선 양현승 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자라나는 우리 후대들에게 다시는 이런 아픔을 주지 않는 것이 그 희생된 아이들의 염원이었을 것이라며 그 염원을 꼭 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후 이어진 세월호 희생자 추모식에서 교회와 불교 종교인들이 나와 추모기도, 발원문 낭독 등으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하자 참가자들의 눈시울에 다들 눈물이 고이고 참고 참았던 신음과 울음까지 터져나왔다.

마지막 순서로 헌화를 할 때는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마음들이 어려있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청와대 게시판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글' 원작자 박성미씨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4/29 10:27
  • 수정일
    2014/04/29 10: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통령 자리 위태로운 줄 알아야
국민과 생명이 소중한 줄 알겠죠"

[인터뷰] 청와대 게시판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글' 원작자 박성미씨14.04.28 23:04l최종 업데이트 14.04.29 06:52l박정호(gkfnzl)강신우(fabiuse)최인성(withyou7886)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글은 지난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수 50만 건을 넘겼다. 

하지만 이 글은 게시자 정 아무개씨가 직접 쓴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복사해 올린 것으로, '퍼온 글'의 반응이 커지자 정씨는 이 글을 자진 삭제했다. 

<오마이TV>는 이 글의 작성자인 영화인 박성미씨를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글을 쓰게 된 계기와 당시 심경을 들어봤다. 

"일단 그런 생각이 다들 들잖아요, '뭐라도 하고 싶다 뭐라도… 도대체 뭐가 문제고 뭐라도 하고 싶은데.' 저도 너무 죄책감이 많이 들었어요, (저와) 관계는 없지만 이런 세상을 만든 이런 세상을 지지했던 우리가 잘못이다." 

프랑스에서 4년 동안 머물며 영화 공부를 한 뒤 단편 영화들을 연출해 온 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이 청와대 실명 게시판으로 옮겨져 큰 반향을 일으킨 것에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이라면서 "이번 일이 대통령 실명 비판의 계기가 됐다"고 고마워 했다. 

"'여자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해서 박근혜를 뽑았던 사람인데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내 손으로 박근혜를 뽑았는데 아니, 이건 그냥 아닌 것 같다, 정부도 아닌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젊은 고등학생인가 대학생 분들이 굉장히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신 분도 계시고…. 그 글이 촉매제가 되어서 '사람들이 대통령 비판글을 실명 인증 하고 쓰고 있어'라는 게 보편적으로 됐다는 게 되게 감사하고 고맙고." 

특히 박씨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임무를 다 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고 질타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거듭 요구했다. 

"(세월호) 선장을 감싸고 있는 그 시스템이 훨씬 문제이고. 저는 그래서 대통령과 선장이 똑같이 책임 있다고 생각해요. 박근혜 하야가 목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라 생각해요. 이걸 시작으로 사회를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말로 국민이 화가 난다면 내릴 수 있어야 그 사람들이 우리를 국민이 소중한 줄 알고 생명이 소중한 줄 알겠죠. 이런 이유로 대통령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앞으로 그 사람들이 함부로 하지 않겠죠." 

다음은 박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안전 문제만큼은 정부에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못 하잖아요"

-페이스북에 이 글을 올린 계기가 있을 것 같다, 그 때 당시의 심경은 어땠나.
"일단 그런 생각이 다들 들잖아요. 뭐라도 하고 싶다, 뭐라도. 도대체 어떻게 이게 뭐가 문제고 뭐라도 하고 싶은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애써야 되는게 어찌 보면 저도 너무 죄책감이 많이 들었어요. 저랑 관계는 없지만. 

처음에는 사고가 났을 때 이런 세상을 만든, 이런 세상을 지지했던 우리가 잘못이다, 그래서 정말 이게 뭐냐 그러다가 점점…. 저는 구조가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고. '유속이 빠르다, 시계가 흐리다' 그러니까 얼른 유속을 늦추는 방법 이런 걸 검색하고. 그게 안 돼서 (구조를) 못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그런 게 점점 밝혀지니까 슬프고 죄책감 같은 게 점점 더 분노하게 되잖아요. 

물론 애도도 해야 되는데 애도라는 감정을 가지기 무섭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지켜주지 못했고 그런게.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 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게 됐나.
"사실 저는 그동안 시민들이 정신을 차리고 시민들이 열심히 하면 세상을 더 잘 바꿀 수 있다고 믿어 왔었기 때문에, 사실 정부는 원래 무능한 거고 그래서 정부를 내버려 뒀어요. 그런데 안전 문제만큼은 정부에서 하는 거잖아요, 보니까 딴 데 시골에서 자체적으로 농사 짓고 협동조합 만들고 그런 게 아니라 이거는 이 구조랑 안전의 문제는 온전히 정부에 맡겼던 거잖아요. 

이 행정 시스템에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 밑에 사람을 처벌한 것처럼 우리가 대통령을 처벌하는 걸 피해갈 수 없는 거예요.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려면 내각이 사퇴하고 새로운 사람들로 갈아치워줘서 그 사람들이 안전과 사람을 위해서 사람의 생명을 우선해두고 일을 해줄 것이냐,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 위에 리더가 바뀌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또 똑같이 윗사람의 눈치를 볼 거예요. 그건 대통령이 그렇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윗사람의 눈치를 우선 순위로 놓을 거고 그 밑에 똑같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을 거예요."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고 썼는데 어떤 점에서 그걸 느꼈나.
"3일 정도에 걸쳐서 그 글을 썼거든요. 시간을 들여서 여러 번 고쳐서 썼어요. 이런 저런 드는 생각들을 적고 나니까 세 가지 정도로 분류가 되더라고요. 사실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나쁘다고 비난하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진짜 그냥 일을 못해서 비판을 할 수도 있거든요. 부정으로 당선됐다, 이런 저런 이유로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일을 못해서 하는 비판은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대통령인데 자기 할 일을 못하는 대통령, 그게 제일 쉽게 많은 공감이 될 것 같아서. 

일단은 초반에 특공대 투입지시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로 시스템이 거의 내각을 총사퇴 한다는 건 한 명부터 열 명까지 다 잘못했다는 거거든요. 그건 리더 책임이잖아요, 다 잘못했으면. 일반인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거죠. 사실 처음에 최선을 다해서 구조해라, 어찌보면 너무 뻔하기도 하고 싶기도 하고. 정작 대통령만 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본인 스스로 찾고서 해야 하는데 그걸 정 안돼서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런 기본적인 게 안 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죽어도 해라' 그러고서 '나는 책임 안 진다"는 대통령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없다'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인디언 명언 중에 '다른 사람의 목화신을 신어보지 않고는 그 사람에 대해서 판단하지 말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내가 만약 해경이었다면, 대책본부장이었다면, 장관이라면' 생각을 해봤어요. 지금 물에 들어가서 목숨 걸고 일하시는 분들 보고 책상에 앉아 있는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는데. (저 같으면) 책임을 미뤘을 것 같아요. 이거 한 번 시도했다가 잘못되면 내 책임인데. 

조금 열려 있는 조직이거나 했으면 사실 방법은 많았거든요. 전문가들 다 불러올 수 있었고 유속을 막는 방법 다 해볼 수 있었을 텐데, 방법이 참 많았어요. 이거는 왜 안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걸 다 무시한 거죠. 그 꽉 짜인 조직 안에서 정말 내가 중간관리자였다면 못 했을 것 같아요. 내가 구조 의지가 있어도 '자칫 새로운 방법으로 했다가 잘못된다면'… 대통령의 모양은 협박이었죠. '제대로 구조 못하면 자리 보존 못할 줄 알아라', '죽어도 해라' 그러고서 나는 '책임 안 진다'. 제반비용도 환경도 상황도 마련해주지 않고 그 리더는 간 거죠. 그를 누가 따를 수 있겠어요. 이건 정말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라고 생각해요. 밑에 사람들이 움직일 줄 모르는 거죠."

-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없다'...그 결론이 '하야'까지 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이미 밑에 사람들 책임자 엄벌하겠다고 했잖아요, 그거랑 똑같아요. 대통령 위에 갑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대통령 위에 갑은, 대통령을 벌할 수 있는 사람은 국민밖에 없거든요. 그거랑 똑같이 너무나 당연한 절차로 책임자한테 '넌 더 있어선 안돼'. 그런 거죠, 우리가 누굴 고용했고 그 사람이 심각한 사고를 일으켰어요. 그 사고의 책임이 대부분 그 사람이 못해서 너무 심각한 인명피해가 났어요.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무엇으로 죄를 갚겠어요. 

어쨌거나 처벌은 굉장히 나중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도대체 무엇으로 이 죄를 갚나. 책임자를 벌하는 건 첫번째 하나의 스텝일 뿐이고 이걸 시작으로 사회를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말로 국민이 화가 난다면 (벌을) 내릴 수 있어야 그 사람들이  국민이 소중한 줄 알고 생명이 소중한 줄 알겠죠. 이런 이유로 대통령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앞으로 그 사람들이 함부로 하지 않겠죠."

- 글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이 있나?
"사실 이 사람은 절대 슬퍼하지 않았었다, 라는 걸 느꼈어요. 대통령이 이 아이들의 죽음에  슬픈 마음이 들었으면 죄책감이 들었을 거고. 일반 시민들도 그렇게 느끼는데. 죄책감을 느꼈으면 당연히 '내 책임이다'라는 말이 나왔을 거예요. 당연히 사과가 나왔을 거예요. 그런데 슬퍼한 적이 없어요. 이 대통령은 여론통제, 여론플레이에 훨씬 에너지를 많이 쏟는 대통령이에요. 

이렇게 생명을 경시하는 마인드를 가진 대통령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생명을 경시했거나 언론플레이에 많이들 속았거나. 언론 너무나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사람이나 아이들을 좀 더 지켜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사람들한테 숙제가 됐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독립언론 후원하는 활동을 할 거에요."

"진짜 답답해 박근혜 보라고 그 글 가져가신 것 같아요"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이 올라가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소회가 어떤가.
"공유하고자 쓴 글이기 때문에 일단은 널리 알려져서 좋았어요. 내용을 공유하려고 쓴거지, 내가 썼다, 라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오히려 그 분(청와대에 글 올리신) 한테 고마워할 정도로. 어디 기고한 글도 아니고. 저랑 같은 생각을 한다면 의견이라도 듣고 싶고,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내 논리가 맞나 검증을 받고 싶기도 했고.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사실은 청와대에 글이 올라갔기 때문에 저 분이 더 위험할 텐데, 란 생각을 했어요. 

글은 내가 썼지만 용기는 그 분이 내주셨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짜 답답하셔서 박근혜 보라고 그 글을 가져가신 것 같아요. 저도 그 정도까진 예상을 못 했어요. 박근혜 하야, 라는 이슈를 의도적으로 널리 터뜨릴 생각은 없었고 조금씩 내 생각을 전달하면 사람들도 설득되지 않을까. 민감한 부분도 있었어요. 실종자 가족 분들이 과연 대통령 하야를 원할까. 정치적 이슈화 되는 걸 원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테고. 그런 의견을 듣고 싶었어요. 정말 대통령 하야를 원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이렇게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죠."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답글이나 댓글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나.
"답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자 대통령이 좋아서 박근혜를 뽑았었는데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 '내 손으로 박근혜를 뽑았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슬픔의 시기를 충분히 공감하고 그러면 박근혜 하야를 위해서 촛불을 들 수도 있겠죠. 아니면 정말 사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 사람과 함께 고민할 거고. '하야'라는 걸 정치적으로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음 좋겠고, 우리가 이 사람을 심각하게 잘못 고용해서 당연히 벌을 줘야하는 사람에게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청와대 게시판은 실명으로 써야 하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글이 올라왔다.
"젊은 고등학생이 굉장히 긴 답글을 적은 것도 기억나고. 그 글이 촉매제가 되어서, 대통령 비판 글을 실명 인증하고 쓰고 있어, 라는 게 보편적으로 됐다는 게 감사하고 고마워요. 다른 분들도 부담없이 대통령 비판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우리끼리 얘기해도 소용없어요, 청와대 가서 글 써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움직였다는 거에요. 주민번호도 다 입력해야 해서 부담이 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전 프리랜서라서 정말 내 생각을 꾹꾹 눌러서 공유하고 의견을 물어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정부와 언론에서는 선장과 해경 등에 집중적으로 책임을 묻고 있다.
"처음에는 진짜 선장을 원망 많이 했어요. 책임자를 찾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시급하다는 생각에 선장을 비판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진짜 그냥 보통 사람? 한 친구가 그랬어요. 솔직히 나 살고자 먼저 나와서 돈도 말리고 하는 게 어찌 보면 주위에 볼 수도 있는 사람 아니냐. 악마로 만들긴 쉽죠. 속된 모습이 진짜 소시민의 모습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누구는 선장이 사이코패스 아니냐고 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선장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니까 화가 나는 거래요. 책임자는 선장이나 대통령이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선장은 이미 너무 많은 분들이 비난하고 처벌에 처벌을 받을 예정이죠. 그런데 선장을 감싸는 그 시스템이 훨씬 문제에요. 저는 그래서 대통령과 선장이 똑같이 책임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 만나면 '수고했어요 이제 내려오세요'라고 하고 싶다"
 
기사 관련 사진
▲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박성미 감독.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 만약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수고했어요, 이제 내려오세요', 그 말 할 것 같아요. (잘못을) 스스로 알아야 하는데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얘기해도 귀 담아듣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내려오시는 게 답이라 생각해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수고했어요. 하실 만큼 다 하신 것 같아요."

- 유학 생활도 하셨는데 외국에서 겪어본 리더십과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해달라.
"영화라는 게 파트별로 지휘를 하잖아요. 그게 중요해요. 그 사람마다 얼마나 책임을 주고 역할을 줄 것인가. 그런 걸 잘 정해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감독 역할 맡아서 이거 해, 저거 해 하면 그냥 다 하거든요. 프랑스에서는 감독이 '조명을 이렇게 해라' 했을 때 내가 '조명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하면 감독이 '이런 저런 이유가 있어서 조명을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다 설명을 해줘요. 설득을 하죠. 존중해주는 거죠.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 뜻을 이 사람들에게 다 얘기해줘야 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을 움직이죠. 

대통령 의존적으로 시스템이 되어 있다는 것도 대통령 잘못인 거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지 못했다는 것도 대통령 잘못이죠. 지금 대통령 밑에 있는 사람들은 윗사람 심기를 훨씬 많이 보는 것 같고 언론 플레이를 훨씬 많이 생각하는 것 같고 권력의 맛은 알지만 책임은 잘 모르는 사람들 같고 그래요. 나 장관이다, 뭐다, 그런 자리에는 있지만 책임에 대한 무거움은 두려워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기록을 남기는 등의 활동을 계획한 게 있나?
"계획은 아직 없어요. 그때 당시엔 알려야 할 필요성은 있었지만 지금은 이 얘기를 많이 꺼낼수록 좋은지 감출수록 좋은지조차 되게 조심스러워요. 상처 받으신 분들한테 이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상처이기 때문에…."

"'재해가 나면 사람 죽는 거 어쩔 수 없다'며 정부 방치한 잘못"  

-이번 사고를 보며 개인적으로 무엇을 느꼈나.
"한동안 밥벌이 하느라 잠시 눈을 뗀 사이에 쌍용차 분들은 복직 판결도 받으셨지만 몇 분은 돌아가셨어요. 세 모녀 자살사건도 있었고. 저는 생활인이 되는 듯 싶었는데 정부를 잘못 뽑은 거에 대해 내가 뽑은 게 아니니 내 책임이 아니야, 나는 다른 사람 뽑는 데 최선을 다 했어, 이런 식이었는데 이 정부를 방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국정원 촛불 때도 안 나갔거든요. 정말 우리가 조금씩 묵인을 해왔으니까. 자살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데 이건 신호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죽고 하는데 이 거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정치 쪽에 잘못을 묻지 않고 안이하게 있었더니 이런 일이 터진 것 같아요. 정부밖에 구조작업 할 수가 없었잖아요. 

이 정부가 생명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거에 경각심을 줘야 했는데, 죽은사람, 자살한 사람들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해 달라 끊임없이 요구해야 했는데 그냥 나만 살자고, 당장 내가 불편한 게 없었으니까. 이런 식이었죠. 구조작업에 있어서 정부는 평소와 똑같이 했을 뿐이에요. 그냥 숫자예요, 재해가 일어났을 뿐이고 재해가 일어나면 사람들이 죽고 어쩔 수 없다, 그동안 계속 묵인해왔던 게 다 생각이 나는 거죠. 정부를 방치한다는 게 이렇게 위험한 거구나, 하고 말이에요." 

-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정부에 바라는 것도 있고 사람에게 바라는 것도 있는데. 사람들이 정말 뭐라도 하고 싶다면 잊지 말아주세요. 돈과 사람 중 언제나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걸 꼭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생명 가치에도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어요. 정부에 바라는 건 국민 마음도 바뀌면 대통령도 그런 대통령을 뽑을 수밖에 없어요. 경제 성장을 우선해 오다보니 사람은 소홀히 해왔던 거예요. 바라는 건 이거에요. '너네는 우리가 고용한 사람이니까 우리 말 들어라, 안 들으면 잘린다. 국민 말 들어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美 NBC,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이 찍은 사진 보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4/28 09:28
  • 수정일
    2014/04/28 09: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재난은 대통령 책임"

'이명박근혜 정부', 컨트롤타워 없애버리더니...

14.04.28 08:33l최종 업데이트 14.04.28 09:04l진도취재팀(anti-20)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훈련, 재난 발생 시 컨트롤타워 운용, 피해자 가족과 관계맺기, 안전전문가와 전문센터 육성 등을 통해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고 그 대안을 모색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기획취재 : 이주빈 강성관 선대식 최지용 강민수 소중한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로 현 정부의 국가재난위기관리 체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초동 대응은 물론 재난을 수습하는 과정 어디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 온 '안전한국'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때문에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정부가 초동 대응에 실패하면서 '사고'를 '대참사'로 키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초래 됐을까.

전통적인 군사 분야의 위협만을 국가위기상황으로 규정하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국가재난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 즉  단계별 대응을 총괄·통제·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 '컨트롤타워' 부재를 초래했다.

 
기사 관련 사진
▲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관련사진보기


1. 세월호 참사는 국가위기상황이 아니었나

세월호 침몰사고 같은 재난 상황을 우리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국가위기 사태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비상대비 시민보호법 2004(CivilContingenciesAct 2004)' 제1조에 명시된 비상사태(Emergency)는 '국내 어디서나 시민의 행복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민의 행복'을 위협한다는 것은 생명의 손실·상해·주거소실·재산 피해·공공재의 공급 중단, 통신수단·교통수단·의료서비스 공급체제의 중단·장애 등의 사태 발생, 전쟁이나 테러 등을 의미한다.

과거 참여정부는 어땠을까. 참여정부는 국가위기를 '국가의 주권 또는 국가를 구성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체계 등 국가의 핵심요소나 가치에 중대한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거나 가해지고 있는 상태(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대형 자연·사회재난 등 비군사 분야를 국가위기관리 대상으로 확대해 위기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고 대응했다.

그 역할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수행했다. 센터는 군사적 안보·자연재해·사회적재난 등 33개의 유형별 국가위기를 분류하고, 국가재난위기상황을 상시적으로 통제, 초동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군사적 안보 위협만을 국가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갈수록 복합적이고 피해 규모가 커지는 재난상황 등은 국가위기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2. 선진국은 상시·수직적 통제체계로 신속 대응

이런 인식은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기본법)'과 재난위기관리 시스템에 그대로 투영돼 있다.

지난 2월 정부는 개정된 기본법을 시행하면서, 안전행정부(안행부)의 안보분야를 제외한 모든 재난상황을 총괄·조정하도록 기능을 강화했다. 

기본법에 따라 평시에 중앙안전관리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국가재난안전정책을 관리하고, 재난 발생 시 안행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를 가동해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평시에는 안전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비상·재난대비 업무는 안행부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재난관리 분야도 이원화 돼 있다. 태풍 등 자연재난은 소방방재청이 맡고, 각종 사고 등 사회재난은 안행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재난 유형으로 분류되는 세월호 침몰 사고는 중대본 차장·총괄조정관 등을 재난 전문성이 없는 안행부 차관 등이 맡았다.

'비상사태'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영국은 우리와 크게 다르다. 영국은 평시와 비상시의 조직운영체계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재난과 위기상황에 동일한 통합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기사 관련 사진
▲ 차에 갇힌 정홍원 총리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3시간 가까이 차안에 머무르며 항의를 받았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3. 53분 지나서야 중대본 가동... 골든타임 놓쳐

영국·프랑스·독일의 경우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한 사태파악을 위해 위기관리 전문가·통신전문가·위기재난 전문가 등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소규모 위기대응지원팀(팀장 재난전문가)을 급파한다. 이후 통신위성에 의한 상황 통제 즉 통신체제 및 상비구급물자 등을 갖춘 상비대응군 등을 추가 지원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일사분란한 통제·지휘체계를 갖춰 신속한 초동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본법 개정 이전부터 "안행부 장관이 타 부처와 군·경 등을 지휘·총괄 조정하는데 한계가 있어 즉각적인 초동 대응에 미흡하다"면서 "재난 대응을 이원화 해 매우 비효율적이다"라고 끊임없이 비판해 왔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어떻게 초동 대응했는지 짚어 보자.

16일 오전 사고 발생(신고 시점) 후 53분이 지나서야 정부는 중대본을 가동했다. 재난상황을 총괄할 책임이 있는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사고 보고를 받고 다른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고 초기 중대본은 "368명 구조"라고 엉뚱한 발표를 했다. 즉 대규모 재난상황이 아니라 '사고'로 판단한 것이다. 

초기통제, 즉 초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 체계가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초기통제 실패는 수색·구조 등 초동 대응 실패로 이어졌다. 구조작업은 사고 발생 10시간여 만에 시도됐고 이마저도 채 2시간이 되지 않아 중단됐다. 중대본과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 해군·해양경찰청이 위기대응반·현장수색반·가족전담반 등 역할을 분담해 입체적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할 긴급한 상황에서 '숫자 맞추기'를 하며, 하루 이상을 보낸 셈이다.

혼란이 커지자 정부는 중대본 가동 하루 만에,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로 총괄기구를 대체했다. 정부 스스로 법적으로 부여한 재난대응체계를 부정한 것이다. 이렇게 인명구조에 필요한 '골든타임' 72시간은 흘러갔다.

4. 위기관리체제 흔들어 놓은 MB·박근혜 정부

박근혜 정부의 국가재난위기관리 시스템의 실패는 이미 예견됐다.

지난해 기본법 개정 이전은 물론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국가재난위기관리 컨트롤타워 부재'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2012년 12월 한국행정연구원이 발간한 <범정부적 국가위기 재난관리시스템 연구> 보고서는 구제역 재난 등을 거론하며 통합성·조정성·전문성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 위기관리 체계의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은 바로 '총괄 조정 기능'의 부재"라며 "현 정부(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를 폐지하면서 예견된 바이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참여정부 당시 NSC 사무처의 역할에 주목했다. 참여정부의 경우 "'NSC 국가위기관리센터장 → NSC 사무처장 → 대통령'으로 실시간 보고체계가 갖춰져 있어 국가재난·위기상황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실시간 국가안보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안보·다양한 재난 징후를 통제·관리했다. 센터는 평시에는 범정부 차원의 국가위기관리 체계를 기획·구축·정비하고, 국가위기의 징후가 보일 때는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NSC 사무처를 폐지하는 대신 위기정보상황팀으로 축소하고, 박근혜 정부는 NSC 사무처를 부활시켰지만 국가안보실장(실장 김장수) 산하에 편입시켜 전통적 안보분야만 담당하게 했다.
 
기사 관련 사진
▲ 박근혜 후보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대한민국' 약속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12년 10월 19일 서울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박근혜 대선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5. 전문가들 "대통령 직속 상시 기구 필요"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초기 대응 실패를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있지만 현장과 부처 간 협업, 통일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더 강력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본이 실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3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책임을 회피해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와 각종 연구보고서는 ▲ 상시적 국가재난·위기관리시스템 대안으로 미국의 국토안전부 같은 국가위기관리부(재난관리처·장관급) 신설 ▲ 대통령 직속 국가위기관리위원회 설립 ▲ 참여정부 당시의 NSC 사무처(국가위기관리센터 기능) 재설치 등을 제안하고 있다.

정상만(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방재학회장과 김두현(충북대 안전공학전공 교수) 한국안전학회 부회장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을 분리해서 대응체계를 이원화 한 것이 문제다"며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으로 국가 안전을 총괄하는 실질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당시 국가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던 류희인 전 참여정부 NSC 사무차장은 "애초 안행부에 대규모 재난 대응을 총괄 조정하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안행부는 재난 전문성과 능력 부실 차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조직이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의 NSC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확대, 대통령 직속 국가위기관리위원회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대통령이 대형 재난을 두고 '내 소관이 아니다'고 팔짱 끼고 외면 할 수 있느냐.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다"고 지적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청와대(대통령 직속 상시운영 기구)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