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오빠는 놓쳤지만, 당신은 놓치지 않겠다"
재판을 맡은 자는 나치 인민재판소(Volksgerichtshof) 소장 롤란트 프라이슬러(Roland Freisler, 1893~1945). 사형 선고를 내리며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신 오빠는 우리 손을 벗어났지만, 당신은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재판기록에 그녀의 실제 범죄가 아니라 오빠의 문학적 죄가 버젓이 언급되었다. 법정이라는 곳이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복수극 무대가 된 사례도 드물다.
처형 비용 청구서가 살아남은 다른 여동생 에르나에게 날아갔다고 한다. 사람을 죽이고 그 값을 유가족에게 청구하는 나라. 잔혹함이 이렇게까지 사무적인 얼굴을 하고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차라리 섬뜩하다. 정작 오빠 레마르크는 스위스에 있다가 종전 뒤에야 여동생의 죽음을 알게 됐다. 그는 훗날 강제수용소를 다룬 소설 『생명의 불꽃』을 여동생의 영전에 바쳤다. 정작 독일어판에는 그의 헌사가 빠졌다. 전후에도 한동안 독일에서는 그를 조국을 버린 배신자 취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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